우리는 수정란이라는 단 하나의 세포로부터 시작해, 어머니의 뱃속에서 세포분열을 반복하여 태어났다. 태어난 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세포 분열을 하고 있다. 세포분열은 밖에서 힘을 가하지 않아도 1개에서 2개로 나누어진다. 세포 분열은 실로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몸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일상적인 세포 분열을 '체세포 분열(Somatic Cell Division)'이라고 한다. 그에 비해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세대를 넘어 유전 정보를 전하기 위한 세포 분열을 '감수 분열(Meiosis)'이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체세포 분열'을 다룬다.
0. 목차
- 사람의 세포 분열
- 세포 주기
- 수축 고리
- 분열 장치
- 다양한 세포 분열
1. 사람의 세포 분열
1-1. 1초에 수백만 회의 세포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어른과 아이는 몸의 크기가 다르다. 그런데 이것은 세포의 수가 다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세포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일까? 어른과 아이는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수가 서로 다르다. 한 보고에 따르면, 평균적인 몸무게를 가지고 있는 30~40대 남성의 세포 수는 약 37.2조 개로 추산된다고 한다. 몸무게 3kg 정도의 신생아의 세포수는 단순하게 몸무게 비율로 계산하면, 1~2조 개가 된다. 1개의 난세포에서 신생아로 성장하는 동안, 그리고 신생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세포 분열'에 의해 세포의 수가 늘어난다.
세포 분열은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며, 실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몸에서는 끊임없이 세포 분열이 일어나, 1초에 수백만 개의 세포가 생겨나고 있다. 반면 죽어가는 세포도 있다. 예컨대 피부 세포의 사체가 표피의 때다. 유성펜으로 피부에 낙서를 해도 언젠가는 지워지는 이유도 표피가 바뀌기 때문이다.
- 약 4주일 만에 바뀌는 표피: 표피의 세포가 계속 분열하는 결과, 사람의 표피는 약 28일의 주기로 교체된다. 1회 분열에 걸리는 시간으로는 닭의 피부 세포의 일종에서는 12시간 정도라고 한다.
- 비장(지라): 면역 세포의 일종이 분열하는 부위이다. 적혈구가 교체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장기이다.
- 사실은 분열하고 있는 뇌: '뉴런(뇌의 신경 세포)'은 기본적으로 분열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마의 일부 등에서는 예외적으로 세포 분열이 일어나고 있어, 성인이 되어도 새롭게 뉴런이 생겨난다.
- 천천히 분열하는 각막: 검은 눈동자를 덮고 있는 안구 표면의 투명한 부분을 '각막'이라고 한다. '각막'의 세포는 200~300시간에 1회 정도로 천천히 분열한다.
- 재생되지 않는 근육: 성장한 포유류에서는 골격근 세포가 분열하지 않는다.
- 재생되지 않는 심장: 성장한 포유류에서는 심장 세포의 대부분은 분열하지 않는다.
- 재생되는 간: 일반적으로 활발하게는 세포 분열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술할 때의 절제 등을 계기로, 남은 세포가 비대해진 다음 일부 특수한 세포를 중심으로 분열해서 세포수를 늘려가면서 재생된다.
- 분열이 활발한 소장: 소장은 일생 동안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장기이다. 소장 입구에 해당하는 십이지장의 세포에서 분열 주기는 약 34시간이라고 한다.
2. 세포 주기
간은 수술 등으로 일부를 떼어내도 재생된다. 간의 절제에 의한 환경 변화가 계기가 되어, 주변 세포가 활발하게 분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포는 주변에 영양분이 있는지, 주변에 세포가 어느 정도 많은지 등을 감지해 필요할 때 분열의 사이클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분열 사이클을 '세포 주기(Cell Cycle)'라고 한다.
세포 안에는 여러 종류의 '세포 소기관'이 들어있다. 그 가운데 '세포 핵(Cell Nucleus)'이나 단백질의 가공 장소인 '골지체(Golgi Body)' 등은 일단 조그마한 알갱이가 되고, 2개의 세포에 분배되어 재구축된다.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나 식물 세포에 있는 '엽록체(Chloroplast)' 등의 세포소기관은 독자적인 분열 장치를 가지고 있다.
- G1기: 세포의 상태나 주변의 환경이 분열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기간이다. (G기의 G는 사이를 의미하는 Gap의 머릿글자)
- G0기(휴지 상태): 분열을 멈추고 있는 상태의 세포로 존재하는 기간이다. 체세포의 대부분은 분열을 멈춘다. 휴지 기간은 며칠에서 일생까지 다양하다.
- S기(유전 정보의 복제): 세포핵 안에서 유전 정보를 담당하는 DNA가 복제된다. 동물 세포에서 분열 장치의 핵심이 되는 '중심체(Centrosome)'도 2개로 복제된다. (S기의 S는 Synthesis의 머릿글자)
- G2기(유전 정보 복제 확인): DNA의 복제가 완료되었는지 확인하는 기간이다.
- M기 전체 설명: M기는 일반적으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주로 염색체 분배를 마칠 때까지의 전기, 중기, 후기, 말기로 세분된다.
- M기의 전기(염색체가 생긴다): '핵막(세포핵의 막)' 안에서 DNA가 응집해 염색체가 보인다. 또 중심체가 양쪽으로 나누어진다. 중심체에서는 속이 빈 미세한 섬유인 '미세 소관(Microtubule, 그림에서 초록색)'이 뻗어나온다. (M기의 M은 분열을 의미하는 Mitosis의 머릿글자)
- M기의 전중기(실이 뻗는다): '핵막'이 붕괴되어 보이지 않게 된다. 실과 같은 '미세소관(Microtubule)'은 더욱 뻗어 나와 일부는 '동원체(세포핵이 유사분열할 때 방추사가 붙는 염색체의 잘록한 부분)'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골지체 등은 조그만 알갱이가 된다.
- M기의 중기(염색체가 정렬): 아무렇게나 늘어서 있던 염색체가 한가운데에 정렬한다. 또 염색체에 달라붙지 않은 미세 소관도 있어서 적도면 등으로 뻣는다.
- M기의 후기(유전 정보를 분배): 염색체의 쌍이 2개로 갈라져, 양극을 향해 끌려간다.
- M기의 말기(잘록해진다): 염색체는 다시 핵막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세포막이 잘록해진다. 이 잘록한 부분 안쪽에서는 고리 모양의 구조의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가 있다.
- 세포질 분열기(분열 완료): 2개의 세포로 나누어진다. 나누어진 세포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조직과 합쳐진다.
2-1. 분열할 때 세포는 둥그레진다.
'세포(Cell)'라고 하면 둥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장 표면에 있는 상피 세포처럼 '기둥 모양'이나, 뇌의 뉴런을 만드는 세포처럼 '많은 돌기가 있는 모양' 등 여러 가지 모양이 있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동물 세포의 대부분은 세포가 분열할 때 둥근게 변형된다. 몸에서 떼어내서 실험실에서 배양해도, 그리고 몸속에서도, 주변의 세포를 밀어 젖히듯이 하면서 둥그레지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것은 1930년대에 발견된 현상이지만, 이 현상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세포가 분열할 때 둥그레지는 이유의 하나로, 세포를 2개로 잘라내는 장치인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를 만들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3. 수축 고리
세포의 본체를 2개로 나누는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가 발견된 것은 1968년의 일이었다. '이세이 마부치(Issei Mabuchi)' 박사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걸쳐 '성게의 난세포'와 '효모'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수축 고리의 작용에 '액틴(Actin)'과 '미오신(Myosin)'이 관여하고 있다는 획기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과 같은 동물의 세포 분열을 관찰하다 보면, 마지막에 깊은 굴곡이 나타난다. 바깥쪽에서 힘을 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생각할수록 신비한 현상이다. 굴곡을 세포 안에서 만들어 내어 세포를 자르는 장치를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 수축환)'이라고 한다. '수축 고리'의 정체는 주로 '액틴(Actin)'과 '미오신(Myosin)'이라는 2종의 섬유가 많이 모인 것이다. 이들은 근육의 구성 요소와 같은 종류의 단백질이다. '액틴 섬유'의 한 쪽 끝은 세포막에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액틴 섬유' 위를 '미오신 섬유'가 움직이려고 할 때, 장력에 의해 세포막이 안쪽으로 끌어당겨져 잘록해진다.
'수축 고리의 메커니즘'은 여러 사람이 이웃 사람과 손을 맞잡아 커다란 고리를 만들고, 서로 손을 끌어당기면 고리가 작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미오신 섬유'는 '액틴 섬유'를 가깝게 끌어당긴다. '액틴 섬유' 자체는 세포막에 결합할 수 없지만, 중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매개로 해서 막에 붙어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액틴 섬유'에 붙어있는 '세포막'이 안쪽으로 끌어당겨져 세포가 잘록해지는 것이다. '수축 고리'는 분명 근육과 같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혀 다른 점이 있다. 근육에서는 기본적으로 세포는 늘어나지 않으며, 대략 1개월에 세포 내용물의 분자가 대체되는 구조이다. 한편, '수축 고리'는 짧은 것은 몇 분 정도의 수명밖에 없다. 생기자마자 사라지는 신기한 것이다.
- 끌어당겨지는 액틴 섬유: 액틴 섬유는 공 모양의 단백질인 'G-액틴(G-Actin)'이 수백 개 연결된 끈 두 가닥이 꼬여서 이루어져 있다. 굵기는 5~9nm이다. 액틴 섬유의 한쪽 끝은 중계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매개로 세포막과 연결되어 있다. 또 'G-액틴'은 정해진 방향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액틴 섬유에는 방향성이 있으며, 미오신 섬유는 정해진 방향으로 장력을 발생시킨다.
- 끌어당기는 미오신 섬유: 미오신 섬유는 망치와 같은 모양의 낱개가 여러 개 모여 이루어져 있다. 미오신 낱개는 끝의 굵은 부분이 10여 nm, 중앙의 가장 가는 부분의 굵기가 2nm 정도이다. 섬유의 망치머리와 같은 부분이 액틴 섬유를 끌어당기도록 기울어짐으로써, 장력이 발생한다.
4. 분열하는 위치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수축 고리가 생기는 위치는 '분열하는 면'이 된다. 그것을 정하는 메커니즘은 세포 본체가 분열하기 전인 'M기 중기'에 나타나는 '분열 장치'에 있다. '분열 장치'는 핵심이 되는 '중심체(Centrosome)'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염색체(Chromosome)' 외에, 많은 '미세 소관(Microtubule)'이라는 가느다랗고 속이 빈 섬유로 이루어진 구조이다.
분열 장치인 '미세 소관'은 '튜불린(Tubulin)'이라는 단백질이 규칙적으로 나열되어 이루어진다. '미세 소관'은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액틴 섬유'나 '미오신 섬유'와 같은 세포 골격의 일종이다. '미세 소관'은 늘어나는 방향이나 역할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중심체로부터 사방팔방으로 나가는 곳은 '성상체(Aster)', 염색체를 끌어당기는 곳은 '염색사(Chromatin)', 분열면을 가로지르는 곳은 '방추사(Mitotic Spindle)'라고 하는 식이다.
'성상체'인 일부 미세 소관은 2개로 갈라진 중심체 각각에서 바구니 모양으로 뻗어 나온다. 그 끝이 분열하는 위치가 되는 것이다. 미세 소관은 단백질을 화물로 운반하기 위한 선로 같은 역할을 맡는다. 선로 위를 타고 운반된 단백질이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액틴이 섬유가 되고, 미오신이 활성화되어 섬유가 되어 '수축 고리'가 만들어진다고 생각된다.
4-1. 분열면을 결정하는 메커니즘
- 미세소관이 뻗어 나옴: 우선 중심체로부터 다수의 미세 소관이 뻗어 나와, 바구니 같은 모양을 만든다. (미세 소관의 지름은 25nm로 가늘지만, 그 길이는 수천 nm나 된다.
- 미세 소관 위를 '일꾼'이 이동: 미세 소관을 선로로 삼아 이동할 수 있는 '키네신(Kinesin)'이라는 단백질 그룹이 있다. '키네신'은 운반 담당이며 다양한 세포 내 물질을 키네신의 한쪽 끝에 부착하여 미세소관을 따라 이동시킨다. 그 가운데 '키네신6(Kinesin 6)'이라는 종류가 수축 고리와 관계가 깊어, 수축 고리를 만드는 '일꾼'을 태우고 미세소관 끝으로 운반한다고 생각된다.
- 중계자를 활성화하는 인자 Rho: 키노신이 실어온 '일꾼' 중에는, '수축 고리와 세포막을 잇는 중계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인자가 있다. 그 인자는 'Rho-GEF(로겝)'와 'Rho-GAP(로갭)'으로, 이 중계자의 이름을 'Rho'라고 한다. 또 '방추체(Mitotic Spindle)'에서 Rho를 활성화하는 신호 분자가 이동해 온다는 견해도 있다.
- 미오신은 활성화, 액틴은 길게: Rho는 다른 단백질를 통해, 바통을 주고받듯이 미오신을 활성화하고, 또 섬유화해 액틴을 끌어당기도록 변화시킨다. 또 활성화한 Rho는 또 다른 단백질과 하나가 되어, 낱개인 'G-액틴(G-actin)'을 연결하는 반응을 촉진해 액틴 섬유를 길게 만든다.
- 분열 위치가 정해진다: 액틴이 길어지고, 그것을 끌어당기는 미오신도 활성화됨으로써,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가 만들어진다. 이에 분열할 위치가 정해진다고 생각된다.
5. 다양한 세포 분열
5-1. 식물의 세포 분열
'동물 세포'와 '식물 세포'에서 '세포를 2개로 나누는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다. '동물 세포'는 세포 분열 시 중간이 잘록해지지만, '식물 세포'는 세포 분열 시 '칸막이'가 만들어진다. 분열하는 식물의 세포에는 수천 가닥이 넘는 '미세 소관(Microtubule)'으로 만들어진 구조가 나타난다. 이 구조를 '격막 형성체(Phragmoplast)'라고 한다. '프라그모(Phragmo)'는 '벽', '-plast'는 '생긴 것'을 의미한다. 벽이 되는 새로운 세포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선 수천 가닥의 '미세 소관(Microtubule)'이 분열할 면에 수직으로 정렬해 바퀴 모양의 구조를 만든다. '미세 소관' 위로 다수의 조그만 알갱이인 '소포'가 운반되어 '격막 형성체'의 중앙에서 융합해 새로운 세포막이 되는 '세포판(Cell Plate)'이 만들어진다.
살펴봤듯이 '동물 세포'는 '분열 장치'로 분열할 위치를 정하는 메커니즘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식물의 세포에는 분열 장치가 생기기 전에 분열할 위치가 정해지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5-2. 균류의 세포 분열
진핵생물 중에서도 10억 년 이상 전에 갈라져 나온 것으로 여겨지는 균류인 '분열 효모'에서는 분열할 때 중앙부에 '수축 고리(Contractile Ring)'가 나타난다. 한편, 빵이나 술에 사용하는 '출아 효모(출아에 의해 증식하는 효모의 총칭)'처럼 싹을 띄우듯 색다른 분열을 하는 것도 있다.
5-3. 세포의 분열 방식은 다양하다.
이처럼 세포의 분열 방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분열의 사이클인 분열 주기는 '균류에서 인간까지, 비슷한 분자에 의해 일어난다. 세포 본체의 분열과 함께 일어나는 중요한 사건은 유전 정보가 적힌 두 DNA를 2개의 세포에 분배하는 일이다. DNA를 정확하게 분배하지 않으면 곤란하기 때문에 분열 사이클을 지탱하는 메커니즘은 기나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 뿌리 깊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