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약을 섞어 먹으면 위험할까?

SURPRISER - Tistory 2022. 10. 3. 15:34

 당신은 약을 먹을 때 '먹는 방법'에 대하여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가? '약과 약을 섞어먹기'나 '약과 음식물 섞어먹기'는 때로 약의 효과를 없애거나 반대로 증가시켜서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다.

0. 목차

  1. 약은 효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
  2. '약'과 '음식물' 섞어먹기는 괜찮을까?
  3. 약과 약을 섞어먹는 것은 더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4. 약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5. 약의 올바른 복용법

1. 약이 효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

 약을 섞어 먹고 싶다면, 약이 몸속에서 어떻게 효과를 나타내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먹는 약의 경우 입으로 들어간 후,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먼저 간으로 운반된다. 그리고 간에서 일부 분해되고, 분해되지 않고 남은 약은 심장을 통해 온몸으로 전달된다. (분해됨으로써 효과를 내는 약도 일부 있음) 그다음 약이 세포의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세포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거나, 세포 효소 등의 단백질에 작용해서, 그 작용을 자극하거나 방해해 효과를 일으킨다. 혈액 안을 돌던 약은 마침내 간에서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설된다.

 약의 양은 장에서 어느 정도 흡수되는지, 혈액을 돌기 전에 간에서 어느 정도 분해하는지, 어디에 작용하는지 등을 고려해 효과를 잘 발휘하도록 계산되어 있다. 따라서 그 중간 과정에 '방해'가 있으면, 본래의 약의 역할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먹는 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과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다. '전문 의약품'은 '일반 의약품'보다 효력이 강한 성분이 사용되거나, 같은 성분이라도 양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환자의 증상에 맞도록 의사가 판단하기 때문에, '전문 의약품'은 더욱 정확하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반 의약품'은 '두통·콧물·기침에 효과 있는 감기약'과 같이 몇 가지 유효 성분을 조합시켜 배합해, 폭넓은 효능을 가진 것이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문 의약품'에서 '일반 의약품'으로 바뀌는 약이 늘어났다. 예컨대 '위궤양약'이나 '수면 개선 약' 등 효과가 강한 '일반 의약품'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일반 의약품'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므로, '약을 먹는 방법'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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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문 의약품'과 '음식물' 섞어먹기는 괜찮을까?

2-1. '약'과 '차'를 함께 먹어도 될까?

 우선 '약(Drug)'과 '차(Tea)'를 함께 먹어도 되는지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약은 차와 함께 먹어도 큰 문제는 없다. 빈혈 치료를 위한 철분제를 차와 함께 먹으면, 차에 함유된 떫은 물질 '타닌(Tannin)'이 '철(Fe)'과 결합한다. 그리고 철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차와 함께 먹으면 안 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뒤의 연구에서는 빈혈 치료의 목적으로 식사에 포함되는 철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처를 알약으로 차와 함께 복용하더라도, 약의 효과가 없어지는 등의 영향은 없다는 연구가 보고되었다. 따라서 현재에도 약의 설명서에는 기재되어 있으나,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한다.

2-2. '약'과 '자몽 주스'를 함께 먹어도 될까?

 '자몽 주스'와 함께 먹는 것이 금지된 의약품이 있다. 바로 '혈압 강하제(고혈압에 대한 약)'이다. '혈압 강하제(Blood Pressure Lowering Drugs)' 중에서도 '디히드로피리딘(Dihydropyridine)'이라는 화학 구조를 가진 '칼슘 길항제(Calcium Antagonists)'가 사용된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약은 혈관의 세포에 결합해, 칼슘 이온이 세포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막음으로써 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로 혈압을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A씨는 혈압이 높아서 의사로부터 받은 '혈압 강하제(디히드로피리딘계 칼슘 길항제)'를 1일 2회 먹고 있다. 그 결과 최고 혈압이 130 전후, 최저 혈압이 80 전후로 안정되었다. 어느 날, A씨는 아침 식사 때 '자몽 주스'를 마셨다. 그다음 보통 때처럼 약을 먹었는데 컨디션이 이상했다. 혈압을 측정했더니 최고혈압이 100, 최저 혈압이 60으로 낮아져 있었다.

 이것은 자몽 주스에 함유된 쓴맛의 천연 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원인이다. '칼슘 길항제'의 일부는 소장에서 흡수되는 과정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그런데 '플라보노이드'가 그 효소의 역할을 방해한다. 그래서 본래 분해되어야 할 약도 흡수되어서, 다량의 약이 혈액을 통해 순환된다. 그리고 급격하게 혈압이 낮아지는 것이다. 때로는 현기증을 일으키므로 넘어져서 다치기도 한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몽 주스'와 '혈압 강하제'와의 관계는 임상시험 도중에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어떤 칼슘 길항제와 술의 상호 작용을 검토하는 임상 실험에서, 알코올의 냄새와 맛을 감추기 위해 약을 자몽 주스로 먹도록 계획했다. 그랬더니 예측할 수 없었던 약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그것이 예상 밖의 발견을 가져온 것이다.

2-3. '일반 의약품'과 음식의 조합을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자몽 주스'의 예는 '음식'과 '전문 의약품'의 조합이었다. 그러면 '혈압 강하제'같은 '전문 의약품'이 아니라, 누구나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과 음식물을 섞음으로써 위험한 경우는 없을까? 사실은 그런 경우가 많이 보고되어 있다.

 먼저 '감기약'과 '양배추'를 섞어먹는 경우, 약의 효과가 약해진다는 설이 있다. 감기약의 해열 진통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간에서 일부 분해된 다음 핏속을 돌아 효과를 낸다. 양배추에 함유된 '글루쿠론산(Glucuronic Acid)'이 간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이 분해되는 것을 돕기 때문에, 원래보다 많이 아세트아미노펜이 분해된다. 결과적으로 약이 혈액 속에 흐르는 양이 줄어들어, 해열 진통의 효과가 낮아진다. 그리고 '숯불구이 고기'나 '훈제 식품'의 성분이, 감기약의 해열 진통 성분인 '페나세틴(Phenacetin, C10H13NO2)'이 간에서 일으키는 분해 반응을 촉진한다는 설이 있다. 또 진통제인 '아스피린(Aspirin)'을 콜라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늦어져서 효과가 줄어든다는 등의 설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반 의약품'과 음식의 조합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감기약'과 '양배추'를 섞어 먹음으로써 생기는 몸속의 감기약 농도 변화는 약 20%에 지나지 않아, 임상적으로 주의할 만큼의 효과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예도 대부분은 약물의 효과에 변화가 있다 해도,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정말 주의해야 할 내용에 관해서는 약의 설명서에 적혀 있다.

2-4. 섞어 먹으면 안 되는데, 발견되지 않은 조합이 있지는 않을까?

 그러면 섞어 먹으면 안 되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이 있지는 않을까? 만약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음식과 약을 함께 먹어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모든 음료와 음식으로 실험되지는 않았다. 약의 설명서에는 대부분 물로 먹도록 적혀 있듯이, 새로운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조사하는 '임상 시험'에서는 약을 물로 먹도록 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임상 시험에서는 수백 명 단위로 약이 투여된다. 그러나 수천 명에 1명꼴로 일어나는 부작용은 임상 시험만으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신약으로 나온 뒤에도 정보를 수집해 부작용을 파악하게 된다. 시판되는 감기약 등은 수백만 명 이상이 먹었다. 따라서 이미 다양한 음식과 함께 복용되었으며, 특정한 음식에 의한 심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새로 알게 된 주의 사항은 설명서에 기재하게 된다.

2-5. 약과 음식물 섞어먹기의 예

 아래는 약과 음식물의 섞어먹기에 따른 부작용을 표로 정리한 것이다. 부작용이 일어날 것 같은 '요주의 배합'같은 경우는 약의 설명서에 씌여 있다. 판단하기 어려우면 약국에서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약의 종류와 성분 음식물 섞어먹을 시 부작용 등
빈혈 치료제 (철제) 차 (타닌) 큰 문제는 없으나, 약의 흡수를 방해한다.
혈압 강하제 (디히드로 피리미딘 슘 길항제) 자몽 주스 (플라보노이드) 혈압 저하 작용이 강해진다.
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 양배추 (글루쿠론산) 특별한 문제는 없으나, 약의 효과를 낮춘다는 설이 있음
감기약 (페나세틴) 숯불구이 고기나 훈제 식품 특별한 문제는 없으나, 약의 효과를 낮춘다는 설이 있음
감기약 (아스피린) 콜라 특별한 문제는 없으나, 약의 효과를 낮춘다는 설이 있음
기관지염 치료약 커피 부정맥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수면제 알코올 뇌 기능을 강하게 억제하며,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는다.
천식 치료약 (테오필린) 담배 약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항응고약 (와파린) 삶은 콩 (비타민K) 약의 효력이 약해진다.

3. 약과 약을 섞어먹는 것은 더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지금까지는 약과 음식을 섞어먹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면 약과 약을 섞어먹는 경우는 어떨까? '약과 약을 섞어 먹는 것'은 '약과 음식을 섞어 먹는 것'보다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더 크다.

 약은 예컨대 두통약이라도 그 약효 성분은 달라진다. 약의 성분이 어떻게 흡수되어 효과를 내는지 알 수 없으면, 섞어 먹음으로써 어떤 부작용이 일어나는지 상상할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와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3-1. 전문의약품 + 전문의약품

 효과가 강한 '전문 의약품'끼리 섞어먹으면 심한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일반 의약품'의 경우, 부담 없이 먹기 때문에 '처방약과 일반약을 섞어먹는 경우' 또는 '일반약끼리 섞어먹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전문 의약품'끼리 섞어 먹은 예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뇌에 작용하는 약물인 '신경 안정제'나 '특수한 고혈압 치료약', '중추신경 작용약' 등을 함께 먹음으로써 정신이 희미해지는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고령인 경우, 치매가 될 우려가 있다. 각각 먹을 때는 문제없는 약을 두세 가지 섞어 먹음으로써, 생활의 질과 관계되는 심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그 경우에는 약의 종류를 조정해 치료하면 개선된다.

 이와 같이 '전문 의약품'을 섞어 먹음으로써 일어나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의약 분업은 중요하다. 의사가 처방한 처방전을 가지고 단골 약국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을 지키면 내과와 피부과 등 여러 병원에 다니더라도, 단골 약국에서 사정을 알고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문 의약품'의 경우이다.

3-2. 전문의약품 + 일반 의약품

 '일반 의약품'을 사 먹으면서 약국에서 자세하게 상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두 종류의 두통약을 동시에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므로, 웬만큼 아파도 먹지 않는 등의 경우이다. 물론 이것은 바람직하다.

 고열과 심한 두통에 시달려 병원에 간 A씨의 예를 살펴보자. A씨는 병원에서 '세균 감염'으로 진단되어 '항생물질'을 처방받았다. 항생물질은 몸 속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위가 약한 A씨는 '약 때문에 위가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항생물질'과 함께 시판되는 '위장약'을 먹었다. 며칠 후, 약을 먹었는데 두통이 심하고 열도 내리지 않았다. A씨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았는데, 문제가 밝혀졌다. '항생물질'과 '위장약'과 함께 먹었기 때문에 효과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것도 '전문 의약품'과 '일반 의약품'을 섞어 먹은 경우인데, 왜 위험한지는 알기 어렵다. 그런데 실은 '뉴카이런계'라는 항생물질과 '수산화마그네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산제를 섞어먹으면, 항생물질이 위에서 흡수되기 어려워진다. 세균에 저항하기 위해 먹은 항생물질의 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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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약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약을 개발하는 단계의 시험에서는 정해진 값으로 선을 그어서 '효과가 있다', '효과가 없다'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발 단계에서 '효과가 없다'라고 판단된 것도 실제로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약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며, 효과가 있는 사람들도 그 효과의 정도가 다르다.

 그러면 약효의 개인차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예컨대 어떤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 그 약을 간에서 분해하는 능력이 높다거나, 약이 작용할 때 관계하는 수용체의 수가 적은 등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약의 효과는 유전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모든 약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각각의 성분에 대해 개인차가 있다. 그리고 약의 효과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에 대해서도 개인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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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약의 올바른 복용법

 지금까지는 약을 섞어먹는 것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 약을 섞어먹는 것 이외에 주의해야 할 복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약은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한 컵의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어떤 약에서나 적합한 복용법이다. 약을 물 없이 먹거나 옆으로 누운 채로 먹으면, 몇천 번에 한 번의 확률로 약이 식도 중간에서 머물고, 거기에서 녹아버린다. 만약 그것이 자극성 높은 약이라면, 약이 직접 식도에 닿아서 궤양이 원인이 된다. 그것은 '필 식도염(Pill Esophagitis)'이라 불리는데, 실제로 골다공증 약인 '알렌드론산(Alendronic Acid)'이나 항생물질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을 복용하는 예에서 보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