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SURPRISER - Tistory 2022. 9. 30. 15:57

 '우울증'은 아주 흔한 '마음의 병'이자, 정신 질환 가운데 특히 현대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병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울증의 메커니즘'부터 '최첨단 치료법', '주위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의 지원 방법' 등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자.

0. 목차

  1. 우울증은 굉장히 흔한 질병이다.
  2. 우울증의 진단
  3. 우울증의 메커니즘
  4. 항우울제
  5. 인지 행동 요법
  6. 자기 자극 요법
  7. 전기 경련 요법
  8. 신형 우울증
  9. 자살의 위험
  10. 우울증은 유전되는가?

1. 우울증은 굉장히 흔한 질병이다.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의하면, 한국에서 평생 동안 '기분 장애(우울증, 양극성 기분장애 등)'에 걸리는 비율은 남자 4.8%, 여자 10.1%, 전체 7.5%이다. 더구나 우울증이지만, 실제로는 의료 기관의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이 2배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생 동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8~15% 정도라고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WHO(세계보건기구)'의 자살 예방 매뉴얼에 따르면, 자살자의 90%는 어떤 정신 질환을 앓고 있으며, 60%가 자살할 때 '우울 상태(기분이 가라앉아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은 상태)'였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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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울증의 진단

 우리는 매일 생활 속에서 즐거운 일뿐만 아니라 괴로운 일, 어려운 일에 맞닥뜨린다. 그때 기분이 가라앉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고 단기간에 회복되는 경우를 '우울증'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우울한 기분이나 전반적인 흥미나 기쁨의 상실이 2주일 이상 계속되고,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지며, 불면이나 기력 감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남으로써, 본인에게 강한 고통이 되거나 사회생활을 주는 경우에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한편, '양극성 기분 장애(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는 '울 상태'와 기분이 지나치게 고양되는 '조 상태'가 몇 개월~ 몇 년 간격으로 나타나는 경우 '양극성 기분 장애'로 진단된다. 격렬한 조 상태가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 I형'과 가벼운 상태가 나타나는 '양극성 기분 장애 II형'으로 나뉜다.

2-1. 우울증을 조사하는 객관적인 방법

 대부분의 질환에는 객관적인 지표가 있다. 예컨대 당뇨병의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혈당값을 측정함으로써, 어느 정도 중증의 당뇨병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의 경우는 그러한 객관적인 지표가 없이,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문진을 통해 우울증 여부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심리 치료를 받는 사람은 기분이 저하되었을 때는 상담을 하지만, 기분이 고조되었을 때는 별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 결과, 실제로는 '양극성 기분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광토포그래피(Optical Topography)'라는 기술을 사용해 정신 질환을 진단한다. '광토포그래피'에서는 '근적외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두피 위해서 비춘다. 이 빛은 두피를 투과해 뇌혈관에 흐르는 적혈구에 닿아 반사한다. 그 빛을 포착함으로써 뇌 활동에 따른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한다. 진료할 때, 환자는 광토포그래피 장치를 붙인 상태로 연상 게임과 같은 간단한 질문에 답한다. 건강한 사람은 답할 때 혈류량이 빠르게 상승하지만, 우울증 환자는 혈액량의 상승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또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양극성 기분 장애' 환자는 건강한 사람이나 우울증 환자와는 또 다른 혈류 패턴을 나타낸다. 이러한 혈류의 움직임을 측정함으로써 진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정신 질환별로 혈류 패턴이 다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광토포그라피의 결과만으로는 진단을 내릴 수 없으며, 어디까지나 문진 등과 조합하는 일이 중요하다.

광토포그래피(Optical Topography)

2-2. 언제 우울증에 걸릴까?

 우울증은 '중년의 병'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초등학생 이후 어느 세대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커다란 환경 변화가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각각의 인생 단계에서 걸리기 쉬운 우울증의 종류를 사전에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1. 어린이의 우울증: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교생활이 원활하지 않아 집에 틀어박히거나 등교하지 않는 케이스가 있다. 또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인한 '탈진 증후군(Burnout Syndrome)'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2. 한창 일할 나이의 우울증: 정리 해고나 취직 또는 전직의 실패로 인한 환경 변화에서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승진이라는 언뜻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환경 변화에도 업무 내용이나 인간관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우을증을 보이는 케이스가 있다. 최악의 경우,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나 과로사도 일어날 수 있다.
  3. 노년기의 우울증: 퇴직이나 배우자의 질병이나 사망을 계기로 우울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또 자식이 독립함으로써 사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점이 우울증의 원이 되기도 한다. 치매나 뇌졸중도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4. 여성의 우울증: 결혼이나 임신, 출산이라는 행복한 환경 변화나, 가사나 고부 갈등이라는 가정 내의 지속적인 갈등이 스트레스가 되어 우울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또 신체에 커다란 부담인 출산 외에 육아에 대해 과도한 책임을 느껴 우울증에 걸리는 케이스도 있다. 또 일과 가사 모두를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나머지 의욕이 지나쳐 우울증에 걸리는 케이스도 있다.

2-3. 우울증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

  1. 정신적 증상: 우울증에 걸리면 우울한 기분이 이어지며, 무엇에 대해서든 흥미나 느낌이 없어진다. 또 비애감이나 열등감, 죄악감 등을 갖거나 사고력이나 집중력, 결단력, 판단력이 낮아짐으로써 일상생활이 지장이 생긴다.
  2. 신체적 증상: 우울증에 걸리면 '식욕 저하' 또는 '식용 항진', '불면' 또는 '과수면', '두통', '어깨 결림', '요통', '복통', '변비', '구토', '두근거림', '어지럼증', '전신 권태감' 등이 나타나며 쉽게 피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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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울증의 메커니즘

3-1. 우울증의 원인은 온몸을 도는 '스트레스 호르몬'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우리 몸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스트레스를 느끼면 몸의 자율 기능과 호르몬의 양을 조절하는 뇌의 영역이 '시상 하부(Hypothalamus)'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CRH: 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정보는 근처의 '뇌하수체(Pituitary Body)'를 거쳐 혈액을 타고 '신장(콩팥)' 위에 있는 '부신 피질'로 전달된다. 이 자극을 받은 '부신 피질'은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는 '코르티솔(Cortisol)'은 온몸을 돌며 혈당값과 혈압을 올리거나 면역 반응을 가라앉혀 염증을 억제한다. 이들 반응은 몸이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이다. 왜냐하면 혈당값이 올라가면 뇌로 가는 당분이 많아져 정보 처리 능력이 향상되며, 혈압이 올라가면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기 쉬워져 운동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염증이 억제되면 몸의 통증이나 고통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3-2. 우울증이 생기면 뇌의 뉴런이 파괴된다.

 '코르티솔'은 '시상 하부(Hypothalamus)'나 '뇌하수체(Pituitary Body)'에도 작용해 'CRH(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이로써 코르티솔의 양이 줄고 몸은 보통 상태로 돌아온다. 그러나 강한 스트레스를 장기간에 걸쳐 계속 받게 되면, 코르티솔이 항상 분비되기 때문에 몸은 항상 긴장 상태에 놓이기 된다.

 그런데 연구 결과, 과도한 코르티솔 분비가 이어지면 '뉴런(Neuron)', 특히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Hippocampus)'의 뉴런이 충격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뉴런의 위축이나 뉴런의 수의 감소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또 스트레스는 공포나 불안을 느끼는 '편도체(Amygdala)'의 기능을 높인다.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 편도체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지기 때문에, 분노, 슬픔, 불안, 무기력 등 부정적 감정을 자주 갖게 된다.

3-3. 양극성 장애의 원인

 '양극성 기분 장애(조울증)'의 뇌에서는 뉴런 안의 '칼슘 이온'의 농도가 높다. '칼슘 이온(Ca2+)'은 '세로토닌'이 뉴런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일련의 화학 반응에 의해 세포 안으로 들어온다. '양극성 기분 장애'의 약에 사용되는 '리튬(Li)'은 이 화학 반응을 저지하는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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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항우울제

 항우울제는 어떤 메커니즘으로 우울증을 치료할까? 우리의 사고와 감각은 뇌의 뉴런의 작용으로 생겨난다. 뉴런과 뉴런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냅스(Synapse)'라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신호를 건네받는다. 시냅스에는 뉴런끼리 밀착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냅스 간극'이라고 하는 틈이 있다.

 뉴런을 타고 온 전기 신호가 시냅스에 이르면 '세로토닌(Serotonin)' 등의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이 방출된다. 이 '신경 전달 물질'이 시냅스 간극을 넘어 수용하는 쪽이 '수용체 단백질'에 달라붙음으로써, 다음 뉴런으로 정보가 전달된다. 시냅스에서 방출되는 '세로토닌(Serotonin)'은 분해되거나 '세로토닌 트랜스포터(Serotonin Transporter)'라는 '통로'를 지나면서 원래의 뉴런에 회수되어 재이용된다.

4-1. 신경의 정보 전달을 개선함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한다.

 우울증이 생기면, 흥미나 쾌감, 학습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Dopamine)'이나 '세로토닌(Serotonin)' 등의 기능이 떨어져 기분이 가라앉는다고 생각된다. 항우울제의 하나인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시냅스 간극의 세로토닌 양을 늘려 신경 전달을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기능이 있다.

 SSRI를 복용하면 몇 시간 안으로 시냅스 간극의 세로토닌 농도가 상승하지만, 우울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 몇 주일 동안 계속해서 복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세로토닌의 양이 증가함으로써 뉴런 사이의 정보 전달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뉴런에서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BDNF)'라는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분비량이 늘어나며, 그로 인에 해마 등에서 뉴런이 수상돌기라는 '발'을 뻗거나, 다른 신경 세포와의 시냅스 형성을 촉진하거나, 새로운 뉴런이 만들어지는 것이 우울증 개선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SSRI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약을 며칠 먹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복용을 멈춰서는 안된다. 몇 개월~1년간은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은 스트레스나 양육 환경, 유전, 신체 질환 등 다양한 요인의 조합으로 발생한다. 우울증은 스트레스를 받아 뇌의 뉴런의 돌기가 수축하면서 새로 생기는 뉴런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는 설이 주목받고 있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을 늘림으로써 신경 영양 인자를 늘려, 뉴런의 돌기를 뻗거나 뉴런이 새로 생기게 하는 작용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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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지 행동 요법

5-1. 계속 떠오르는 생각에 쐐기를 박는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일과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편향이 있다. 예컨대 모든 일을 흑백으로 확실하게 가리려고 하는 '흑백 사고'나 자신의 실패를 과도하게 인식하는 '확대 해석' 등이다. 이런 생각이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비관적인 생각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생각'과 '편향된 사고방식'이 다시 부정적인 생각을 낳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더 현실적인 눈으로 보고, 과제의 수행이나 대화를 통해 과연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지를 평가해 현실적인 사고로 조정하는 치료법이 바로 '인지 행동 요법(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이다. 우울증 등에 걸려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상황을 파악하는 등의 인지가 비틀어져 있을 경향이 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실패는 정해저 있다.', '직장 사람들은 나를 미워하고 있다' 등 상황을 비관적으로 파악한다. 그런 '인지 왜곡'으로 인해 외출할 수 없거나 술이나 도박에 빠지는 등의 '소극적인 행동'이나 '자신을 팽개치는 행동'으로 내닫게 한다. '행동 인지 요법'에서는 우선 내담자로 하여금 인지가 왜곡되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음, 인지하는 버릇과 행동을 바꾸어 나간다. 이처럼 인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작성한 다음, 그런 생각에 근거가 있는지 검토해 생각이 치우쳐 있음을 수정하는 절차를 '인지 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이라고 한다.

 인지의 편향을 조절함으로써 우울증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인지 행동 요법' 이전의 치료는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면 우울증에 대항할 수 없었다. 한편, '인지 행동 요법'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과 자신의 성격을 올바르게 파악해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의 재발도 예방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가벼운 우울증에 대해서는 항우울제를 처방하지 않고 '인지 행동 요법'을 실시하는 치료법을 택하고 있다.

5-2. 마음 챙김(Mindfulness)

 우울증의 치료법으로는 '인지 행동 요법'이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인지 행동 요법'처럼 자신의 '인지 왜곡'을 인정하며 바꾸어 가는 작업은 우울증 환자에게 커다란 부담이다. 그래서 또 다른 '인지 행동 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바로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는 방법이다. '마음 챙김(Mindfulness)'은 '불교'와 '선(禪)'에서 나온 것으로, '이 순간에 느끼고 있는 사고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생각나는 것에 기분을 집중시키면서, 그것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조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해서, 조금씩 행동을 바꾸어 가는 치료 방법을 취한다. '마음 챙김'에서는 호흡이나 명상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 의식을 집중시킴으로써 과신이나 구속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이런 생활을 계속함으로써 어려운 상황에 빠져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인지 왜곡'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간다. '마음 챙김'도 '인지 행동 요법' 기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음 챙김(Mindfulness)'은 '구글(Google)'등의 대기업이 직원들의 스트레스 경감과 창조성 발휘에 염두에 두고, 사내 프로그램으로 도입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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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자기 자극 치료

 항우울제나 '인지 행동 요법' 뿐만아니라 '자기'를 이용한 우울증 치료법도 있다. '자기 자극 치료(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는 머리 위에서 강한 자기장을 걸어 뇌 안에 약한 전류를 발생시킴으로써 특정 뉴런만을 흥분시키는 방법이다. 우울증에서는 공포나 불안, 슬픔, 자기혐오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편도체가 과잉으로 반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편도체는 '배외측 전두전 영역(DLPFC: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이라는 뇌의 영역에 의해 제어된다. 그러나 장기간 스트레스 계속되면 DLPFC의 기능이 저하되어 결과적으로 편도체의 작용이 폭주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DLPFC를 전기 자극으로 활성화시켜 편도체의 과잉 행동을 억제함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려는 것이 '전기 자극 치료'의 메커니즘이다.

 SSRI와 같은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시냅스 간극의 세로토닌의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BDNF)'의 양이 증가해 우울증이 개선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전기 자극 치료에 의해서도 BDNF의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전기 자극치료도 항우울제와 마찬가지로 BDNF를 매개로 뉴런을 회복시켜 우울증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다.

 또 '자기 자극 치료'는 DLPFC에만 자기장을 비출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기능하지 않는다고 판명된 뇌의 특정 부위만을 국소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따라서 약물 요법과 같은 신체 전체에 걸친 부작용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자기 자극 치료'는 우울증만이 아니라 두통이나 뇌경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자극 치료'는 항우울제나 인지 행동 요법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잘 사용하면 항우울제 투여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자기 자극 치료는 미국에서 2008년 'FDA(미국식품의약국)'의 인증을 얻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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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기 경련 요법

 '자기 자극 치료(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와 비슷한 치료법으로 '전기 경련 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도 있다. 이것은 환자의 머리에 전극을 붙인 다음 100V(볼트) 전후의 전압을 걸어 뇌 안의 특정 부위에 전류를 2~3초 흘림으로써 뉴런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다.

 '전기 경련 요법'은 항우울제도 듣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으며, 즉효성이 있기 때문에 중증 우울증으로 자살 위험성이 매우 높을 때 등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치료법은 항우울제가 등장하기 전부터 실시되었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주류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정성도 확립되었기 때문에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8. 신형 우울증

 '신형 우울증'이란 기본적으로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지만, 데이트나 쇼핑 등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의욕이 샘솟는 등, 종전의 우울증 형태에 적용되지 않는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신형 우울증'은 정식 병명은 아니기 때문에 진료에서 사용되지는 않는다. 우울증의 한 유형으로 정식 병명인 '비정형 우울증(Atypical Depression)'이 신형 우울증과 비슷하다는 보고도 있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견해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그러면 '신형 우울증' 환자 수는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럴까? '신형 우울증'의 증상의 예는 수십 년 전부터 보고되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불면이나 거식 같은 전형적인 우울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이라고 진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매스컴 등에서 '신형 우울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진료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신형 우울증 환자 수가 늘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 종래의 우울증 신형 우울증
우울한 기분 거의 종일 우울한 기분이 이어진다. 좋은 것이 있으면 기분도 좋아진다.
활동 의욕 거의 모든 활동에 의욕이 없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활동할 기운이 생긴다.
수면의 변화 이른 아침에 잠이 깬다. 불면 경향이 인다. 밤중에 잠이 깬다. 과수면 경향이 있다.
식욕의 변화 식욕 및 체중의 감소 식욕 및 체중의 증가
죄악감 자신을 비난한다. 타인을 비난한다.
기분의 변화 집중력, 결단력의 저하 충동성, 짜증이 나타남

8-1. 신형 우울증의 치료 방법

 신형 우울증에 대해서는 SSRI와 같은 항우울제의 효과는 거의 없고, '양극성 기분 장애' 등에 사용되는 '기분 안정제'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 '인지 행동 요법'을 통해 자신이 인간관계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올바르게 자각한 다음, 상사 등과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주위 환경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또 일반적인 우울증에서는 우선 쉬는 것이 중요하지만, 신형 우울증의 경우 다소 괴롭더라도 일을 하면서 생활 리듬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리듬이 깨지고 밤낮이 바뀌면, 더 심각한 우울증이 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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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자살의 위험

 자살하는 사람 중에는 우울증에 걸린 경우가 많다. 특히 치료를 통해 건강해졌을 무렵에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또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 '강한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 '실업 등으로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자살할 위험성이 높다. 그래서 '카운슬러'는 우울증 환자를 볼 때 이런 상황에 있지 않은지 주의를 기울인다. 내담자에게서 자살의 위험을 느끼면 '다음에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며 카운슬링 약속을 강조하거나, 기관과 협력을 통해 필요한 생활 지원을 제공하는 등, 내담자가 처한 상황을 보면서 카운슬링 이외의 필요한 지원을 한다. 이런 대응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살자가 나온 경우, 남겨진 사람들의 심적 지원도 중요하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이미 각오하고 깨끗이 정리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기에는 멀쩡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주위 사람은 자살의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러나 '그때 내가 눈치챘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하며 자신을 책망해 마음의 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자살을 없애기 위해 사회적인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상담 창구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려, 힘들 때 상담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는 가족이나 친구를 의식해, 상담하지 않고 혼자서 고민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병원은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각종 '상담 전화'나 '메일 상담' 등 상담을 계기로 접근하기 위한 창구를 널리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재치 있는 조언'이나 '격려'를 하지 않아고 단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구원이 된다.

10. 우울증은 유전되는가?

 그러면 우울증은 유전될까? 형제 등 가까운 친족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발생률이 1.5~3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또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발생 일치율(한쪽이 발생하면 다른 한쪽도 발생할 비율)'이 거의 2배가 된다. 이런 점으로 볼 떄 우울증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에 발생에 확실하게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유전자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으로 우울증 발생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30~40% 정도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울증의 발생에 대해서는 유전자의 관여 정도는 비교적 낮으며 오히려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양극성 기분 장애(조울증)'는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발생 일치율이 약 80%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양극성 기분 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구체적인 유전자에 관한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연구 그룹도 'FADS' 등의 유전자가 '양극성 기분 장애' 발생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