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구뇌(Old Brain)

SURPRISER - Tistory 2022. 9. 22. 07:33

 인간의 뇌를 아주 단순하게 구분하면 '구뇌(Old Brain)'과 '신뇌(New Brain)'으로 구분시킬 수 있다. 진화 단계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여 본능과 생존에 큰 형향을 주는 부분을 '구뇌(Old Brain)'이라고 하며, 가장 나중에 발달하여 이성적인 사고와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부분을 '신뇌(New Brain)'이라고 한다. '신뇌(New Brain)'는 '신피질(Neocortex)'을 말하는 것이고 '구뇌(Old Brain)'는 신피질을 제외한 뇌를 말하는 것이다. '구뇌'는 원시적인 인간 사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진화해왔기 때문에, 구뇌는 '파충류 뇌'와 대부분 일치한다.

 우리의 정서 경험은 '구뇌(Old Brain)'과 '신뇌(New Brain)' 양쪽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다고 해야 타당할 것이다. '생각(Thinking)'은 '신뇌'에서 발생하지만 '감정'은 '구뇌'과 '신뇌'에서 모두 발생한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려면 '구뇌'와 '신뇌'를 모두 모형화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인지 지능만을 모방하고자 하면, 신피질만 연구해도 충분하다.

 인간의 머릿속에서는 지금도 '구뇌'와 '신뇌'가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구뇌'는 '쾌감'과 '공포' 경험을 관할하는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신뇌'는 구뇌의 비교적 원시적인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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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시상
  2. 해마
  3. 소뇌
  4. 쾌감과 공포

구뇌(Old Brain)

1. 시상

1-1. 감각 정보의 경로

 우리는 눈을 통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시신경이 뇌에 전달하는 정보는 시야에 들어온 관심을 끄는 몇몇 대상의 일련의 윤곽과 실마리에 불과하다. 병렬 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매우 적은 양의 데이터로 이루어진 일련의 영상 자료를, 피질의 기억에 의존하여 해석함으로써 우리가 세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UC 버클리의 분자생물학 교수 '프랭크 워블린(Frank Werblin)'과 박사과정에 있던 학생 '보턴 로스카(Boton Roska)'는 2001년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신경은 10개~12개의 출력 채널을 가지며, 각 채널은 주어진 장면에 관해 소량의 정보만을 전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신경절세포(Ganglion Cell)'라고 하는 세포 집단은 '가장자리에 대한 정보(명암 대조의 변화에 대한 정보)'만을 전달한다. 또 다른 세포 집단은 넓은 단색 영역만 탐지하고, 또 다른 세포 집단은 관심 대상 뒤에 있는 배경에만 민감하다.

 피부, 근육, 장기 등 온몸에 퍼져있는 신경망을 통해 올라오는 입력신호는 척수 상부를 거쳐 뇌에 들어온다. 이 신호에는 '촉각 정보'는 물론, '온도', '산의 농도', '소화관을 지나는 음식의 움직임'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 이러한 정보는 '뇌간(Brainstem)'과 '중뇌(Midbrain)'를 거쳐 처리된다. '제1판 뉴런(Lamina 1 Neuron)'이라고 하는 핵심 세포들은 인체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지도를 그린다. 비행 상태를 보여주는 항공계기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감각정보는 여기서 '시상(Thalamus)'이라는 신비한 영역으로 올라간다.

1-2. '시상'은 감각정보를 신피질로 들여보내는 관문 역할을 한다.

 중뇌를 거친 감각정보는 시상의 'VMpo(후측배내측핵)'이라는 영역으로 흘러 들어간다. 호두만 한 크기의 'VMpo(후측배내측핵)'은 '맛이 형편없네', '웬 악취야', '자극적인 손길이야' 같이 몸의 상태에 대한 복잡한 반응을 연산해낸다. 이곳에서 다듬어진 정보는 마지막으로 '섬엽(insula)'라고 하는 신피질 영역에 도달한다. '섬엽'은 새끼손가락 크기로 피질의 좌우에 하나씩 존재한다. '배로우 신경연구소(Barrow Neurological Institute)'의 '아서 크레이그(Arthur Criag)'박사는 'VMpo(후측배내측핵)' 두 부분의 '섬엽(insula)'을 '물리적인 나를 표현하는 시스템'이라고 표현한다.

'시상'의 기능 가운데 하나는 몸에서 올라오는 감각정보를 신피질로 들여보내는 관문 역할을 하는 것이다. 'VMpo(후측배내측핵)'을 거쳐 흘러 들어가는 촉각 정보뿐만 아니라, 시신경에서 처리되어 상당히 변형된 상태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도 '외측슬상핵(Lateral Geniculate Nuleus)'이라는 시상 영역을 거쳐, 다시 신피질의 V1 영역으로 전달된다. 청각정보도 시상의 '내측슬상핵(Medial Geniculate Nucleus)'을 거쳐 신피질의 하위 청각 영역으로 들어간다. 후각신경구를 거쳐 신피질로 들어가는 후각계를 뺀 나머지 감각정보는 모두 시상을 거쳐 신피질로 들어간다.

1-3. '시상'은 '신피질'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시상의 역할'은 '신피질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다. 신피질의 패턴인식기의 6층과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들 정보는 기본적으로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 기능을 한다. 이러한 신호는 신경망의 연결 없이는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신피질의 모든 영역'과 '시상' 사이에는 엄청난 양의 신경망이 연결되어 있다. 신피질에 있는 수억 개의 패턴인식기들이 시상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신경다발이 필요할지 상상해 보라.

 그렇다면 수억 개의 패턴인식기들은 시상과 무슨 대화를 할까? 시상의 주요 영역에 손상을 입으면, 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이 사실에 비춰보면, 이들 사이에 중요한 대화가 오가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시상이 손상된 상태에도 신피질은 그대로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연상에 의한 '방향성 없는 생각'이 촉발될 수는 있어도, '방향성 없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해도, 차에 타려고 해도,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21살 때 심장마비와 호흡부전 끝에 혼수상태에 빠진 '카렌 앤 퀸란(Karen Ann Quinlan)'이라는 여성은 10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가 세상을 떴는데, 사망한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피질은 정상이었지만 시상이 망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어느 곳에 집중하는 능력을 발휘할 때, 시상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때 시상은 신피질에 담겨 있는 구조화된 지식에 의존한다. 시상은 리스트에 따라 생각의 꼬리를 쫓거나, 행동 계획에 따를 수 있도록 한다. MIT의 '피카워 학습기억 연구소(Picower Institue for Learning and Memory)' 신경과학자들이 수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작업기억을 한 번에 '총 4개씩(좌반구와 우반구에 각각 2개씩)' 저장할 수 있다. 시상이 신피질을 관장하는지 신피질이 시상을 관장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둘 중 어느 하나가 없으면 제대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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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마

 양쪽 대뇌반구의 안쪽 측두엽 속에는 '해마(Hippocampus)'를 닮은 작은 영역이 숨겨져 있다. '해마'의 주요 기능은 새로운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다. 시상을 거쳐 신피질로 들어간 감각정보가 새로운 경험이라고 판단되면, 이는 다시 해마로 전달된다. 낯선 얼굴처럼 특정한 특징들의 집합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원래는 익숙한 상황에 새로운 속성이 덧붙여졌음을 인식했을 때, 신피질은 그것을 새로운 경험이라고 판단해 '해마'로 내려보낸다. 이러한 정보는 신피질을 거쳐서 해마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기억은 이미 신피질에서 하위 레벨 패턴으로 인식되고 저장된 것들이다. 쉽게 말해 새로운 경험은 '신피질'과 해마'에 모두 저장된다.

  1. 신피질이 있는 동물의 경우: 신피질이 있는 동물의 경우에는 '해마'는 신피질의 연습장처럼 사용되지만, 해마에서 신피질로 보내는 기억은 본질적으로 계층구조로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신피질이 있는 동물들은 해마를 이용해 사건을 기억할 수 있지만, 그 기억은 계층적이지 않다.
  2. 신피질이 없는 동물의 경우: 한편, 신피질이 없는 동물의 경우에는 감각에서 올라오는 정보가 곧바로 해마에 저장된다. 그리고 그다음에 '감각 사전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2-1. 해마는 '단기기억'을 신피질의 '계층적 장기기억'으로 올려보낸다.

 해마는 크기가 작은 만큼, 해마에 저장된 기억은 잠깐 동안만 유지된다. 해마는 특정한 패턴의 나열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때마다 그것을 계속 신피질에 전달하고, 이로써 자신의 단기기억을 신피질의 '계층적 장기기억'으로 올려보낸다. 어쨌든 새로운 기억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그것들이 해마에 먼저 저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양쪽 해마가 모두 손상된 경우, 기존의 기억은 유지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억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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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뇌

 '소뇌(Cerebellum)'는 한때 사실상 인간의 움직임을 온전히 통제했던 '올드 브레인(Old Brain)'의 하나이다. 지금도 우리 뇌에 존재하는 뉴런이 소뇌에 있지만, 뉴런의 크기가 작아 전체 뇌 무게에서는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소뇌 또한 신피질처럼 반복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게놈에서 소뇌의 설계에 관한 정보는 거의 존재하지 않다시피 하는데, 몇 개의 뉴런이 수십억 번 반복되는 균일한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3-1. 날아오는 공

 날아오는 공을 잡으려면 몇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먼저 '공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복잡한 연립 미분방정식'을 풀어야 하고, 동시에 '공을 받는 사람의 시야각을 통제하는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그다음,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위치'에 몸과 팔과 손을 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계산하는 방정식'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뇌는 이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뇌는 이러한 무수한 방정식을 단수한 '추세 모형(Trend Model)'으로 압축한다.

 공이 시야의 어느 부분에서 나타났는지, 또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데 추세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추세 모형은 손의 움직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야에 나타나는 '공의 정확한 위치'와 '손의 위치'를 선형 예측하는 것이다. 여기서 목표는 시공간적으로 공과 손이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다. 공이 매우 빠르게 날아오는 반면, 손이 너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면, 뇌는 손에게 더 빨리 움직이라고 지시할 것이고, 이로써 두 개의 추세는 한 지점에서 만날 것이다. 극도로 복잡한 수학 문제가 엉켜있는 실타래를 칼로 끊어 푸는 이러한 해법을 '기저 함수(Basic Function)'라고 하며, 이 작업은 '뇌간(Brainstem)' 바로 위에 얹어져 있는 콩처럼 생긴 야구공 크기의 '소뇌(Cerebellum)'에서 수행한다.

3-2. 소뇌는 움직임을 통제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근육을 통제하는 소뇌의 기능은 대부분 '신피질'로 넘어갔다. 신피질은 지각과 인지에 사용하는 '패턴 인식 알고리즘'을 그대로 촬영하여 운동기능을 수행한다. 움직임의 경우, 신피질의 기능은 '패턴의 인식'이라기보다는 '패턴의 실현'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적합할 것이다. 소뇌에는 '서명을 하는 손의 움직임'이나 '음악이나 춤 같은 예술적 표현이 담긴 움직임'에 대한 섬세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신피질은 이러한 소뇌의 기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아이들이 글씨 쓰는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소뇌의 역할 연구한 결과, 소뇌의 '푸르킨예세포(Purkinje Cell)'는 실제로 일련의 동작을 표본화하며, 제각각 특정한 표본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금은 움직임이 대부분 신피질에 의해 제어되기 때문에, 소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더라도 장애는 비교적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작이 예전만큼 부드럽지는 못할 것이다.

 소뇌는 또한 우리가 곧 실행하려고 생각하려는 동작의 결과는 물론, 다른 사람이 실행할 수 있는 동작의 결과를 예측하는 실시간 연산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연산을 통해, 그 동작을 실행할지 말지 결정한다. 신피질은 이런 소뇌의 예측 기능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는다. 이는 우리 뇌에 선형적 예측 기능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는다. 이는 우리 뇌에 '선형적 예측기능'이 선천적으로 탑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3-3. 인공 소뇌

 '기저 함수(Basic Function)'를 활용하여 인식한 감각을 단서로 역동적인 단서로 역동적인 반응을 계산해 내는 소뇌의 능력을 재현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었다. 즉, '인공 소뇌'를 만들려는 것이다. 생화학적 모형에 기초한 '상향식 시뮬레이션(Bottom-Up Simulation)'과, 소뇌에서 반복되는 각 단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수학적 모형에 기초한 '하향식 시뮬레이션(Top-Down Simulation)' 모두 상당한 성과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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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쾌감

 '신피질(Neocortex)'이 문제 해결에 능하다면, 우리가 풀고자 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진화(Evolution)'가 언제나 풀고자 했던 문제는 '종(Species)'의 생존이다. 물론 개개인 차원에서도 생존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살아남기 위해 먹이를 조달해야 하는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먹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 번식도 해야 한다. 초기의 뇌는 이러한 가장 근본적인 욕구를 가능케 하는 기초적인 행동과 더불어, 이러한 욕구를 충족했을 때 보상하는 쾌감과 공포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경쟁하는 종과 환경이 서서히 바뀌면서, 생물학적 진화도 그에 맞게 변화했다. 계층적 사고가 가능해지면서 결정적인 충동을 만족시키는 일은 더 복잡해졌는데, 이제는 '생각 속 생각'이라는 매우 복잡한 미로를 거쳐야 하는 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은 신피질이 상당 부분 조율하고 통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신피질을 제외한 뇌'인 '올드 브레인(Old Brain)'은 여전히 살아서 쾌감과 공포를 자극한다.

4-1. 쾌감과 연관된 영역

 쾌감과 연관된 영역으로 '측좌핵'가 있다. 1950년대에 실시된 유명한 실험으로, 쥐의 뇌에 전극을 꽂아 레버를 누르면 전기가 흐르게 하여, 쥐 스스로 측좌핵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한 실험이 있다. 쥐는 결국 먹거나 교미하는 것도 잊은 채 끊임없이 레버를 누르는 행위만 반복하다가 마침내 굶주리고 탈진한 상태로 죽어버렸다. 인간의 경우에는 '측좌핵(Nucleus Accumbens)'뿐만 아니라 '배쪽창백(Ventral Pallidum)', 더 나아가 '신피질' 자체도 쾌감을 유발하는 데 기여한다.

4-2. '화학반응'에 의한 쾌감

 쾌감은 또한 '도파민(Dopamine)'이나 '세로토닌(Serotonin)'같은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조율된다. 이런 호르몬 시스템은 매우 복잡해서 여기에서 상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이 포유류 이전의 먼 친척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쾌감과 공포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신피질'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중독 행위에 자주 빠진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신피질의 노력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 도파민(Dopamine): '도파민'은 특이 쾌감과 밀접하게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이다. '도파민'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여자친구와 첫 키스를 하거나, 집단에서 인정받거나, 농담으로 친구를 웃기는 데 성공하는데 성공하는 등 사소한 성취를 거두었을 때처럼 기분 좋은 일을 경험했을 때 분비된다. 물론 우리는 짜릿한 쾌감의 '분출'을 경험하기 위해 지름길을 선택하지도 하는데, 이는 '측좌핵'을 지나치게 자극하다 죽음에 이르는 쥐처럼 대개 나쁜 결말로 이어진다. 예컨대 도박을 하면, 적어도 도박에서 승리를 거두는 순간에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것은 예측할 수 없는 도박의 고유한 특성에 의존한 쾌감이다. 하지만 도박은 잠시 동안 도파민을 분출시키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떠 없이 적절한 방법일 수 있지만, 승률이 갈수록 낮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도파민'을 쫓아가는 지름길 전략을 선택한다면, 곧 그사람의 인생은 파멸할 것이다. 중독성이 있는 행위에는 언제나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 세로토닌(Serotonin): '세로토닌'은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은 뇌의 상위 레벨에 존재하는 행복과 만족이라는 감정과 연관된다. 세로토닌은 시냅스의 '세기조절', '식욕', '잠', '성욕', '소화'를 비롯한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같은 항우울제는 굉장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성욕감퇴 같은 부작용도 유발한다. 패턴의 인식과 축삭의 점화가 한 번에 몇몇 회로에만 영향을 미치는 신피질의 작동과 달리, 이러한 화학물질은 광범위한 뇌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3. 유전적으로 중독성향을 타고난 사람들

 '도파민수용체 D2 유전자(Dopamine Receptor D2 Gene)'의 특정한 유전적 돌연변이는 중독 물질과 중독 행위를 처음 경험했을 때 매우 강함 쾌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사용할 때마다 그 효과가 계속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쾌감과 관련한 또 다른 유전적 돌연변이는 일상의 작은 성취에는 도파민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것으로, 이 역시 중독 행위를 통한 강렬한 초기 경험을 추구하게 만든다.

 이렇게 유전적으로 중독 성향을 타고난 소수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나 의학적으로 막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심각한 도박의 유혹에서 간신히 벗어났다고 해도 그들은 '도파민 분비'라는 보상과 '도파민 분비'를 촉발하는 행동의 결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4-4. 공포를 느끼는 '편도체'

 인간의 대뇌반구 양쪽에는 몇 개의 소엽으로 이루어진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Amygdala)'가 있다. '편도체' 역시 '구뇌(Old Brain)'의 일부로 몇몇 감정반응 처리에 관여하는데, 그중 가장 두드러진 감정처리에 관여하는데, 그중 가장 두두르진 감정은 '공포'다. 포유류 이전 단계의 동물은 위험을 상징하는 자극이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이 자극이 편도체에 직접 싸우거나 도망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촉발한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신피질'을 거쳐 '해마'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피질'을 거쳐 '편도체'로 신호가 전달된다. 신피질이 '위험'이라고 판단한 정보를 '편도체'로 보내는 것이다.

 예컨대, 상사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 일자리를 잃은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촉발될 수 있다. '편도체'가 눈앞에 위험이 닥쳤다고 판단하는 순간, 우리 몸속에서는 고대로부터 지속되어온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다. '편도체'는 '뇌하수체'에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 Adrenocorticotropic Hormone)'을 방출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 호르몬는 '부신피질(Adrenal Cortex)'에서 '코티졸(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도록 촉발하고, 이 호르몬은 근육과 신경계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한다.

 부신은 또한 '아드레날린(Adrenaline)'과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을 생산하는데, 이 호르몬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여겨지는 소화, 면역, 생식계의 활동을 억제한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피브리노겐 수치도 모두 올라가며, 심장박동과 호흡수도 증가한다. 적의 움직임이나 도망칠 경로를 더욱 빠르고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동공도 커진다. 이 모든 생리현상은 포식자와 갑자기 마주치는 것처럼, 실제 위험과 맞닥뜨리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인들은 이처럼 싸우거나 도망치도록 하는 메커니즘이 활성화된 상태를 만성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피로사회에서 살아간다. 이는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당뇨병 등 다양한 건강상 문제를 유발하며, 이로써 건강이 영구적으로 망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