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M-이론 (M-Theory)
- 브레인 세계 가설 (Brane World Scenario)
- M-이론을 우주론에 적용해 보았다.
- 막의 개념이 암흑물질을 설명한다?
1. M-이론 (M-Theory)
'M-이론(M-Theory)'의 가장 큰 특징은 '끈(String)'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의 '막(Membrane)'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세계의 용어를 따르자면 '점입자(Point Particle)'는 '0-브레인(Zero-Brane)'에 해당한다. '점(Point)'은 아무런 차원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길이를 가지고 있는 1차원 끈은 '1-브레인(One-Brane)'이며, 농구공의 표면처럼 길이와 폭으로 정의되는 물체는 '2-브레인(Two-Brane)'이다. 농구공 자체는 3차원의 물질이지만 '면(side)'은 2차원이다. 지구 표면 위에서 2개의 좌표를 정의하기만 하면 한 점이 결정되는 것은 지표면이 2차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길이', '폭', '너비'를 가지고 있는 일종의 '3-브레인(Three-Brane)'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이면, p차원의 공간은 'p-브레인(p-Brane)'이 된다. (p=정수)
'11차원의 M-이론'에 등장하는 '막(Membrane)'을 차원을 축소하면 5종류의 '10차원 끈이론'에 등장하는 '끈(String)'을 만들 수 있다. 11차원의 'M-이론(M-Theory)'을 10차원 이론으로 줄이는 데에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방법으로 얻어진 이론들은 이미 알려져 있는 다섯 개의 10차원 초끈이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로써 'M-이론(M-Theory)'은 끈이론이 왜 다섯 개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빠르고 직관적인 답을 제시하였다. 11차원의 관점에서 10차원을 내려다보면 다섯 깨의 끈이론들은 'M-이론'의 다섯 가지 단면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다.
'막(Membrane)'의 차원을 줄여서 '끈(String)'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11번째 차원을 작게 말아서 없앨 수도 있지만, 11차원 막의 적도 부분을 얇게 썰어서 윈형리본을 얻어낸 후, 리본의 폭을 0으로 가져가면 10차원의 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페트로 호바라(Petr Horava, 1963~)'와 '에드워드 위튼(Edward Witten, 1951~)'은 이 방법을 이용하여 'M-이론(M-Theory)'으로부터 '이형끈이론'이 유추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2. 브레인 세계 가설 (Brane World Scenario)
'M-이론(M-Theory)'은 기존의 끈이론을 모두 포함하는 강력한 이론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점을 꼽는다면 열한 번째 차원의 규모가 실험실에서 관측 가능할 정도로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의 끈이론에서는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4차원 시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6차원은 '칼라비-야우 다양체(Calabi-Yau Manifold)'라는 극미의 영역 안에 돌돌 말려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실험기술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먼 훗날 고차원의 초공간(Hyperspace)'로 뛰어올라 '4차원 시공간'을 조망할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끈(String)'이 아닌 '막(Membrane)'에 기초하고 있는 M-이론을 수용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지금보다 훨씬 큰 우주에서 바라보면, 막의 형태로 떠다니고 있는 우리의 우주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여분의 차원들이 모두 작은 영역 속에 말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중 일부는 아주 큰 규모에 걸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우주를 연구한 대표적인 물리학자로는 하버드대학의 '리사 랜들(Lisa Randall, 1962~)'을 들 수 있다. 그녀는 이 우주가 정말로 고차원 공간을 표류하고 있는 '3-브레인(3-brane)'이라면, 이로부터 중력이 다른 힘들보다 현저하게 약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고수하면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2-1. 중력은 왜 다른 힘보다 형편없이 약한가?
1990년대에 '리사 랜들(Lisa Randall)'은 우주 전체가 하나의 '막(Membrane)'이라는 '브레인 세계 가설(Brane World Scenario)'에 매력을 느껴 'M-이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그녀는 '중력(Gravity)'이 다른 힘보다 형편없이 약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것은 중력이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과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조차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였다.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세 종류의 힘들(전자기력, 약력, 강력)'은 다소 비슷한 세기로 작용하는 반면, 중력은 이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약한 힘이다.
중력이 약한 이유는 별의 덩치가 그토록 큰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우리의 지구는 바다와 산, 대륙 등으로 덮여 있는 거대한 행성이지만, 태양의 덩치에 비하면 그야말로 작은 점에 불과하다. 이렇게 중력 자체가 워낙 약한 힘이기 때문에, 양성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적 척력을 이겨내고 안으로 수축하려면 중력을 행사하는 질량이 엄청나게 많아야 한다. 별의 덩치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M-이론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일부 연구팀은 이 이론을 '우주(Cosmology)'에 적용해 보았다. 우리의 우주가 '5차원 세계'에 떠다니는 '3-브레인(3-Brane)'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 '3-브레인'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진동은 우리 주변에 있는 원자에 대응된다. 따라서 이 진동은 '3-브레인(3-Brane)'을 떠나서는 일어날 수 없으며, 다섯 번째 차원으로 전달될 수도 없다. 우리의 우주가 정말로 다섯 번째 차원으로 전달될 수도 없다. 우리의 우주가 정말로 다섯 번째 차원을 표류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 있는 원자들은 우리의 우주를 이탈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진동은 오직 '3-브레인(3-Brane)'의 표면에서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1921년에 '테오도어 칼루자(Theodor Kaluza, 1885~1954)'와 '오스카르 클라인(Oskar Klein, 1894~1977)',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제기했던 질문에 나름대로의 다음과 같은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 우리는 다섯 번째 차원을 표류하고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3-브레인(3-Brane)'의 표면을 이탈할 수 없기 때문이다.
2-2. 중력이 3차원 공간에만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한 가지 허점이 있다. '(Gravity)'은 '공간의 곡률(Curvature of Space)'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중력이 3차원 공간에만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중력은 5차원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력은 '3-브레인'을 이탈하면서 더욱 약해질 것이다. 물론 이것은 중력이 다른 힘보다 약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약해지는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킨다. '행성', '별', '은하' 등에 잘 적용되어온 뉴턴의 '역제곱 법칙(Inverse Square Law)'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관측해온 우주 공간에서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지 않는 사례는 발견된 적이 없다.
어두운 방을 비추는 백열전구를 예로 들어보자. 필라멘트에서 발생한 빛은 전구의 표면에 닿을 때까지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점차 흐려진다. 따라서 전구의 표면은 2차원이므로, 전구의 반경을 3배로 키우면 전구의 표면은 32배로 흐려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n차원 공간에서 전구의 표면은 n-1차원이므로, 전구의 반경을 3배로 키우면 빛의 강도는 3n-1배로 흐려진다. 즉 차원이 높을수록 빛의 강도는 훨씬 빠른 속도로 감소하게 된다.
2-3. 매우 짧은 거리에서도 '뉴턴의 중력 법칙'은 성립하는가?
'니마 아르카니 하메드(Nima Arkani-Hamed, 1972~)'와 '사바스 디모포울로스(Savas Dimopoulos, 1952~)', '기오르기 드발리(Giorgi Dvali, 1964~)'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섯 번째 차원'이 무한히 크지 않고 우리의 우주로부터 수 mm 정도 '떠 있다'는 가정을 내세웠다. (만약 다섯 번째 차원이 이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면 뉴턴의 중력 법칙에서 벗어난 효과가 실험을 통해 관측될 것이다. 아주 짧은 거리에서 뉴턴 중력 법칙의 성립 여부를 확인하면 이들의 가정을 검증할 수 있다. 그동한 뉴턴의 중력 법칙은 천문학적 스케일에서 여러 차례 검증되었지만, mm 단위의 짧은 거리에서 정밀하게 관측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현재 실험 물리학자들은 짧은 영역에서 뉴턴의 중력법칙이 벗어나는 정도를 열심히 관측하고 있다.
'리사 랜들(Lisa Randall)'과 그녀의 연구 동료인 '리만 선드럼(Raman Sundraum)'은 다섯 번째 차원이 우리로부터 수 mm가 아니라 무한히 멀리 떨어져 있을 가능성은 무한히 멀리 떨어져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그들은 다섯 번째 차원이 뉴턴의 중력 법칙을 어기지 않은 채로 무한대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설명해야 했다. 이에 '리사 랜들(Lisa Randall)'은 3-브레인의 '중력(Gravity)'은 '중력자(Graviton)'가 다섯 번째 차원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고 답했다. 즉 '3-브레인(3-Brane)'이 행사하는 중력 때문에 '중력자'들이 '3-브레인(3-Brane)'에 들러붙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리의 우주에서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물론 '3-브레인(3-Brane)'을 이탈하면 중력이 약해지지만, 중력자가 '3-브레인(3-Brane)'으로부터 멀리 이탈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제곱 비례 법칙'은 거의 정확하게 유지된다.
'리사 랜들(Lisa Randal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분의 차원이 계층 문제의 기원을 설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처음 제시되었을 때, 물리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 차원이 존재한다는 아이디어는 일견 황당하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중력은 원래 다른 힘들과 거의 비슷한 크기였는데, 일부가 더 높은 차원으로 새나가면서 약해졌다고 설명할 수 있다.
3. M-이론을 우주론에 적용해 보았다.
'M-이론(M-Theory)'을 우주론(Cosmology)'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시기 상조는 아닐까?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기존의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미 '막(Brane)'의 개념을 우주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 중 학계의 관심을 끄는 3가지 우주론을 여기에서 소개한다.
3-1. '로버트 브란덴버거'와 '쿰룬 바파'의 우주론
첫 번째 우주론은 '우리가 속한 시공간은 왜 4차원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 중이다. 원리적으로 M-이론은 11차원 이내의 모든 차원에서 전재될 수 있으므로, '시공간(Space-Time)'이 굳이 4차원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로버트 브란덴버거(Robert Brandenberger, 1956~)'와 '쿰룬 바파(Cumrun Vafa, 1960~)'는 시공간이 4차원인 이유를 끈의 기하학적 특성에서 유추하려고 노력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우주는 높은 차원들이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의 영역 안에 감긴 채 완벽한 대칭성을 갖고 출발했다. 우주의 초창기에는 고리형 끈들이 다양한 차원들을 단단하게 감고 있었기 때문에 팽창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끈이 끊어지면서 차원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초창기의 우주는 '끈(String)'과 '반끈(Anti-Sting)'이 차원을 감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끈(Anti-Sting)'이란 대충 말해서 끈과 반대 방향으로 차원을 감고 있는 끈을 말한가. 그러다가 '끈'과 '반끈'이 충돌하여 '무(無)'로 사라지면서 속박된 차원이 풀려나게 되었다. 그런데 규모가 큰 차원은 빈 공간이 많았으므로 끈의 충돌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서 풀려나지 못했다. '로버트 브란덴버거'와 '쿰룬 바파'는 3차원 또는 그 이하의 차원에서 끈과 반끈의 충돌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단 충돌이 일어나면 차원은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것이 '빅뱅(Big Bang)'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시공간이 4차원인 이유를 끈의 '위상(Topology)'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더 높은 차원도 가능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끈(String)'과 '반끈(Anti-Sting)'으로 묶여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우주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3-2. 에피크로틱 우주 모형 (Ekpyrotic Universe Model)
M-이론은 또 다른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만약 하나의 우주가 다른 우주로부터 탄생할 수 있다면, 그 역과정도 가능할 것이다. 즉 우주끼리 서로 충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주가 충돌하면 섬광이 발생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우주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논리에 의하면, 빅뱅은 한 우주에서 다른 우주가 발화하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두 개의 평행한 '브레인 우주(Brane Universe)'가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이론을 주장한 사람은 프리스턴 대학의 '폴 조셉 스타인하트(Paul Joseph Steinhardt, 1952~)'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버트 오브럿(Burt Ovrut)', 케임브리지 대학의 '닐 튜록(Niel Turok, 1958~)'이었다. 이들은 '막이론'과의 조하로운 결합을 위해 '여분 차원의 규모는 무한대까지 커질 수 있다는 '에크피로틱 우주 모형(Ekpyrotic Universe Model)'을 제안하였다. ekpyrotic은 그리스어로 '돌발적인 사건'을 의미하는데, 이 모형은 평평하고 균질한 최저 에너지 상태의 평행 '3-브레인(3-brane)'에서 출발한다. 이 '브레인(brane)'들은 차갑고 텅 빈 우주였지만, 중력에 의해 서서히 끌리다가 결국 충돌하여 '우주적 폭발'을 일으켜 방대한 양의 운동에너지가 '물질(Matter)'과 '복사(Radiation)'로 전환되면서 지금과 같은 우주가 탄생하였다. 즉 137억 년 전에 두 개의 거대한 '막 우주(Membrane Universe)'가 충돌했으며, 그 충격의 여파로 우리의 우주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두 brane의 충돌'이라는 가정이 깔려있기 때문에, 일부 물리학자들은 이 이론을 '빅뱅'이라는 이름 대신 '빅 스플랫(Big splat)'이라고 부르고 있다. splat은 '철썩!'처럼 '얇은 물체들이 부딪힐 때나는 소리'를 의미한다.
두 우주가 충돌한 후에는 서로 상대방을 밀쳐내고, 각각의 우주는 급격하게 식으면서 지금과 같은 우주로 진화한다. 온도의 하강과 부피의 팽창은 우주의 온도가 절대온도 0K에 이르고, 밀도가 1000조 광년당 전자 하나가 존재할 정도로 낮아질 때까지 수조 년에 걸쳐 계속된다. 이 정도가 되면 우주는 사실상 완전히 비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중력은 두 우주를 다시 끌어당길 것이므로, 수조 년이 지나면 다시 충돌을 겪으면서 동일한 주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 이론은 여러 면에서 기존의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를 보완해 주고 있다. 에피크로틱 우주 모형(Ekpyrotic Universe Model)'에서는 '평탄성 문제(Flatness Problem)'와 '지평선 문제(Horizon Problem)'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평탄성 문제(Flatness Problem): 우주가 평평한 이유는 두 개의 브레인이 원래 평평했기 때문이며, 우주가 모든 방향으로 균질한 이유는 평형상태에 도달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 지평선 문제(Horizon Problem): '인플레이션 이론'은 우주의 팽창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는 논리로 '지평선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브레인 충돌 가설은 우주가 평형상태를 찾아 서서히 변해간다는 가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초공간에 떠다니는 다른 우주도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우주들은 먼 훗날 우리의 우주와 충돌하여 또 하나의 '빅 스플랫(Big splat)'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의 우주는 팽창이 가속되고 있으므로, 다른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폴 조셉 스타인하르트(Paul Joseph Steinhardt)'는 우주 팽창의 가속 현상은 충돌의 전조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치곤 그다지 반가운 사건은 아닌 것이다.
3-3. 선 빅뱅 이론 (Pre-Big Bang Theory)
1968년부터 끈이론의 원조로 통했던 '가브리엘레 베네치아노(Gabriele Veneziano)'의 '선 빅뱅 이론(Pre-Big Bang Theory)'도 끈이론을 채용한 우주론이다. 이 이론은 우주가 '블랙홀(Black Hole)'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블랙홀의 내부 구조를 알고 싶다면, 그 안을 직접 들여다볼 필요 없이 바깥세상을 탐구하면 된다.
'선 빅뱅 이론(Pre-Big Bang Theory)'에 의하면 우주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나이를 먹었으며, 아득한 옛날에 차갑고 텅 빈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우주의 초창기에 중력이 작용하면서 물질들이 한 곳에 집중되기 시작했고, 일부 지역의 밀도가 서서히 높아지면서 블랙홀이 되었다. 그리고 블랙홀의 주변에 형성된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은 내부와 외부를 영원히 차단하게 되었다. 각 '사건의 지평선' 안에서는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더욱 압축되어, 결국 블랙홀은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까지 축소되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끈이론(String Theory)'이 개입되기 시작된다.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는 끈이론이 허용하는 가장 짧은 거리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로 압축된 블랙홀은 엄청난 규모의 폭발을 일으켰다. 이것이 바로 '빅뱅(Big Bang)'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블랙홀이 생성된 곳이라면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므로, 지금도 우주 저편에는 다른 블랙홀이나 다른 우주가 존재할 수도 있다.
우리의 우주가 블랙홀이라는 것은 그다지 허황된 주장이 아니다. 우리는 거의 습관적으로 블랙홀의 밀도가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블랙홀 주변에 있는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한다. 즉, 블랙홀이 무거울수록 '사건의 지평선'의 규모도 커진다. 그러나 '사건의 지평선'이 크다는 것은 물질이 그만큼 넓은 부피에 걸쳐 퍼져 있다는 뜻이므로, 블랙홀의 질량이 커지면, 밀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블랙홀이 우리의 우주와 맞먹는 질량을 갖고 있다면, 밀도는 형편없이 작아져서 우리 우주의 밀도와 비슷해진다.
4. 막의 개념이 암흑물질을 설명한다?
'막(Membrane)'의 개념은 아직 이론에 머물러 있기는 하지만, '암흑물질(Dark Matter)'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우주 바로 위에서 떠다니는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를 상상해 보자. 여기서 '떠 있다'는 표현은 3차원의 높낮이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우주와 아예 '분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평행우주 속에 있는 은하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초공간(Hyperspace)'의 굴곡은 중력을 야기하기 때문에, '중력(Gravity)'은 두 우주 사이를 건너 뛸 수 있다. 즉, 다른 우주에 있는 은하가 초공간을 통해 우리 우주에 있는 은하와 중력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은하의 특성을 잘 관측하면, 은하의 중력이 뉴턴의 법칙으로 예견되는 값보다 크게 나올 수도 있다. 근처에 숨어 있는 '브레인(brane)'에 다른 은하가 추가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암흑물질(Dark Matter)'의 정체는 '평행우주'에 속한 은하라고 생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