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탄소 소재 - 탄소나노튜브, 풀러렌, 그래핀 등

SURPRISER - Tistory 2022. 5. 12. 22:32

 20세기는 '실리콘(Silicon, 규소)'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리콘'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Semiconductor)'와 '집적 회로(Integrated Circuit)'가 컴퓨터를 급속하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원소'가 '실리콘(Si)'이라면, '21세기의 원소'는 무엇일까? '21세기의 원소'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바로 '탄소(C)'이다. 탄소는 유기물 분자의 골격에 해당하는 원소로, 탄소가 들어있지 않은 것을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이렇게 흔한 원소가 '21세기의 원소'가 될 것이라고 하면 의외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과학자들은 '21세기의 원소'로 '탄소'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 '탄소'가 주목받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계기가 된 일은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의 발견이다. '탄소나노튜브(CNT)'는 탄소 원자가 튜브 모양으로 이어진 구조의 물질로, 그 지름은 'nm(나노미터)' 정도로 매우 미세하다. 탄소나노튜브는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나노 기술(Nano Technology)'의 대명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중요성을 가진 물질이다. 탄소나노튜브의 응용범위는 매우 넓다. 예컨대 '실리콘을 대신한 전자 제품의 소자', '원자를 보는 현미경'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응용이 기대된다.

0. 목차

  1. '탄소나노튜브' 발견의 역사
  2. '탄소나노튜브'의 성질
  3. '탄소나노튜브'의 응용
  4. 풀러렌(Fullerene)
  5. 그래핀(Graphene)
  6. 워프트 나노그래핀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

1. '탄소나노튜브' 발견의 역사

1-1. 풀러렌의 발견

 실은 탄소나노튜브의 발견사를 이야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대발견이 있다. 그것은 바로 '풀러렌(Fullerene)'의 발견이다. '풀러렌(C60)'은 탄소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의 탄소 분자이다. 풀러렌은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이 서로 붙은 공 모양을 하고 있다. C60이 발견된 이후 C70, C76, C78, C82, C84, C90, C96 등도 발견되었다. 이들 탄소 원자의 바구니 모양의 분자를 '풀러렌(Fullerene)'이라고 한다.

 C60은 1985년에 발견되었다. 그때까지 탄소의 결정이라고 하면, 탄소 원자가 평면 모양으로 이어진 '흑연(그래파이트)'과 탄소 원자가 정사면체 모양으로 질서 있게 늘어선 '다이아몬드'가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탄소는 이미 연구가 끝났다고 생각되었었다. 그런 와중에, '풀러렌'이 발견된 사건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풀러렌의 발견에 공헌한 '로버트 컬(Robert Curl, 1933~)', 리처드 스몰리(Richard Smalley, 1943~2005), '해럴드 월터 크로토(Harold Walter Kroto, 1939~2016)' 세 사람은 1996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풀러렌(Fullerene)

1-2. 탄소나노튜브의 발견

 C60의 합성법에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아크 방전법(Arc Discharge)'이라는 방법이 있다. 밀폐된 용기 속에서 '탄소(흑연)'으로 이루어진 전극 사이에 전압을 걸어 방전시킨다. 그러면 방전에 의해 전극의 탄소는 증발하고 검댕이 되어 날아서 올라가다 용기의 내벽에 달라붙는다. 이 과정 속에서 C60이 합성되어 용기 내병의 검댕 속에 C60이 포함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아크 방전'으로 C60을 합성했을 때의 찌꺼기 속에 '탄소나노튜브'가 존재하고 있었다. 아무도 눈을 돌리지 않았던 음극에 달라붙어 있던 탄소의 찌꺼기가 '탄소나노튜브('였다. 이것을 놓치지 않고 현미경으로 조사한 사람이 일본의 전자기업 'NEC'의 기초 연구소의 '이지마 스미오(いいじますみお)' 박사였다. '이지마 스미오' 박사는 1991년에 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발견했다. 탄소나노튜브의 겉모습은 검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탄소나노튜브는 '검댕에 감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진 것이다. 이때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발견한 것은 탄소나노튜브의 통이 여러 개 겹쳐 차곡차곡 쌓인 '다층 탄소나노튜브'였다. 1993년에 '이지마 스미오' 박사는 속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모양의 '단층 탄소나노튜브'도 발견했다.

아크 방전법(Arc Discharge)

2. '탄소나노튜브'의 성질

2-1. '탄소나노튜브'는 '금속'이 되기도 하고, '반도체'가 되기도 한다.

 탄소나노튜브는 모양도 특이하지만, 그 성질은 더욱 특이하다. '탄소나노튜브'는 '그 지름의 크기', '탄소 원자의 배열 방식(엄밀하게는 탄소 원자가 나선처럼 배열되는 각도와 방향)'에 의해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Metal)'이 되기도 하고, 전기가 아주 조금만 통하는 '반도체'가 되기도 한다. 이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예컨대 '구리(Cu)'는 언제나 금속이며, 보통의 고무는 언제나 전기를 통하지 않는 '절연체'이다. 한편,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로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속'이 되기도 하고 '반도체'가 되기도 한다. 보통의 물질은 이런 상태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탄소나노튜브'의 특이한 전기적인 성질을 이용해, 전자 제품으로 응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02년에는 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한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져, 종래에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던 트랜지스터보다 높은 성능을 실현하였다. '트랜지스터(transistor)'란 전류나 전압 흐름을 조절하여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로, 여러 개의 반도체를 조합시켜 만든다. 매우 미세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면, 궁극적으로는 전자 하나하나를 제어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도 가능하다고 한다.

 탄소나노튜브는 구조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다르다. '구리처럼 전기를 통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실리콘처럼 반도체의 성질의 가진 것'도 있다.

  1. 암체어형(Armchair): 암체어형은 '금속'의 성질을 갖는다. 탄소나노튜브를 전개한 모양의 흑연은 금속적인 성질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2. 지그재그형(Zigzag): 지그재그형은 크기에 따라 전기적인 성질이 바뀐다. 여러 가지 크기의 지그재그형 탄소나노튜브 가운데, 3분의 1이 금속, 3분의 2는 반도체가 된다.
  3. 나선형(Chiral): '암체어형', '지그재그형'을 제외한 모든 탄소나노튜브는 '나선형'이다. '나선형'은 반도체의 성질을 가진다. 반도체라 해도 나선의 각도나 굵기 등의 구조 차이에 따라 더욱 세세하게 성질이 바뀐다.

탄소나노튜브의 형상

2-2. 균일한 탄소나노튜브 합성하기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는 무게가 알루미늄의 절반이 강철처럼 강하며 전기를 통하는 등 뛰어난 성질이 많은 분자이다. 그러나 균일한 것을 입수하기가 힘든 큰 문제가 있다. 사실은 탄소나노튜브에는 많은 구조가 있어서, 지름 등의 구조가 약간만 다르면 성질이 단번에 변한다. 어떤 것은 금속처럼 전기를 통하지 않고, 어떤 것은 반도체에서 전기를 잘 통하지 않는다.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면 그것은 혼합물로 섞여 버려 정제할 수도 없다. 균일하게 생기지 않는다는 이 문제 때문에 탄소나노튜브는 지금도 일렉트로닉스에 응용하기가 상당이 어렵다.

 그래서 나고야 대학의 '이타미 겐이치로' 교수 등은 먼저 튜브를 자른 '링(Ring)'을 최소 단위로 만들려고 생각했다. 그것을 주형으로 할 수만 있다면, 균일한 튜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발상은 단순하다. 이 링은 'CPP'라는 분자로, 1세기 가까이에 걸쳐 아무도 만들 수 없었던 분자임을 알았다. 이 링은 육각형 벤젠 고리가 나열된 형태이다. '벤젠(Benzene)'은 평면상으로 잘 구부러지지 않는 분자이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연결해서 링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사실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L자형으로 구부러진 '시클로헥산(Cyclohexane)'을 가지고 가서 '직선형 벤젠'과 교대로 나열해 먼저 사각 분자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시클로헥산' 부분을 화학 반응으로 벤젠 고리로 변환함으로써, 벤젠 고리만 나열된 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간단히 설명했지만, CPP를 만들기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2013년에 이 링에 에탄올을 500℃의 고온에서 작용시킴으로써, 탄소나노튜브를 세계 최초로 깨끗하게 지름을 맞추어 만들게 되었다. 앞으로는 합성 정밀도를 좀 더 좋게 해서 실용화가 가능하도록 연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CPP

2-3. 강철의 100배 이상의 강도를 가진다.

 '탄소나노튜브'는 엄청난 강도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다. '강철'의 100배 이상이며, 앞으로의 기술 발전에 따라 강도는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이는 다이아몬드가 탄소 원자끼리의 강한 결합에 의해 경도가 높아진 것과 기본적으로는 같은 성질이다.

 게다가 단순히 튼튼할 뿐 아니라, 탄소나노튜브는 '탄력성'도 뛰어나 60° 정도 구부려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런 성질을 바탕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수지·금속·세라믹 등에 섞어 넣으면 강도가 늘어나는 복합 재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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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탄소나노튜브'의 응용

 '탄소나노튜브(CNT)'는 강철보다 강하면서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곳에 응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의 표는 '탄소나노튜브'의 응용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서 소개한 내용 이외에도 탄소나노튜브는 여러 가지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실용화가 된 것도 있으며, 탄소 기반의 집적 회로나 나노 기계의 제조 장치로 응용되는 등 다양한 기술에 응용이 기대된다.

 그렇다고 해도 탄소나노튜브의 가장 중요한 응용분야는 아마도 컴퓨터일 것이다. 탄소는 컴퓨터 기술의 근간이 되었던 실리콘을 대신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한 가지 문제는 재질의 순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조건 때문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탄소나노튜브라고 해봐야 길이가 고작 몇 c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모든 부품이 탄소나노튜브로 되어 있는 컴퓨터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분야 세부 응용 분야
일렉트로닉스 배선,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논리 회로, 메모리
복합 재료 수지·금속·세라믹의 강화, 전도성 재료(금속성의 탄소나노튜브를 섞는다)
표시 장치 형광 표시관, 전등, 평판 패널 디스플레이
에너지 리튬 전지의 수명 강화, 수소 저장, 연료 전지의 전극
기타 주사형 탐침 현미경'의 탐침, 나노 핀셋, 약물 운반 시스템, 가스 센서

3-1. '주사형 탐침 현미경'의 탐침

 '주사형 탐침 현미경(scanning probe microscope)'은 원자를 관찰할 수 있는 첨단 현미경이다. '주사형 탐침 현미경'은 나노 크기의 '바늘(탐침)'을 시료 표면에 아주 가까이까지 접근시키고, 시료와 탐침 사이에 작용하는 원자 사이의 힘과 미약한 전류 등을 감지해 시료 표면의 요철을 원자 수준으로 조사한다. 그런데 '주사형 탐침 현미경'의 '눈(eye)'에 해당하는 이 탐침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탐침은 가늘고 날카로울수록 현미경의 정밀도가 좋아진다. 탄소나노튜브는 나노 크기로 매우 가늘고 강도도 높다. 그리고 탄력성도 있으므로, 이제까지 사용되었던 실리콘 등의 탐침에 비해 잘 파손되지 않아 오랜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이미 나노 세계의 '눈'으로 단백질의 미세 구조를 관찰을 가능케 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3-2. 나노 핀셋(Nano Pincette)

 또 탄소나노튜브의 바늘을 2개 늘어세워, 정전기의 힘으로 붙였다 뗐다 하는 '나노 핀셋'의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나노 핀셋(Nano Pincette)'이란 탄소나노튜브의 물리적 및 전기적 특성을 이용하여,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조작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집게를 말한다. 앞으로는 탄소나노튜브 핀셋으로 나노 크기의 물질을 집어 운반하거나 조립해서, 나노 크기의 기계를 제작하는 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3-3. 약물 운반 시스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소재로 주목되는 것 가운데 '피포드(Peapod)'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단층 탄소나노튜브 속에 풀러렌을 콩처럼 집어넣은 구조이다. '풀러렌'을 '아크 방전(Arc Discharge)'으로 생성할 때 전극에 금속을 넣어두면, 금속을 속에 넣은 '금속 내포 풀러렌'이 생긴다. 이런 풀러렌을 집어넣은 '피포드(Peapod)'도 만들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내부에 여러 가지 분자가 들어가는 방법을 응용하여, 약을 채워 넣은 약물 운반 시스템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3-4. 연료전지의 전극

 탄소나노튜브가 탄소 계통의 소재라는 응용한 실용화도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탄소 재료는 활성탄처럼 표면에 기체 분자를 흡착시키는 성질을 갖는다. 차세대의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불리는 '연료 전지(Fuel Cell)'이나 '메탄 흡수제'에 이 성질을 이용하는 연구가 이미 시작되었다.

 2001년, 일본의 전자기업 'NEC'는 '탄소 나노혼'을 전극에 채용한 소형 '연료 전지(Fuel Cell)'를 개발했다. '탄소 나노혼'은 '탄소 나노튜브'의 일종으로, 선단을 삼각뿔 모양으로 날카롭게 만든 것을 가리킨다. '탄소 나노혼(Carbon Nanohorn)'은 '탄소나노튜브'보다 '수소-탄소 결합이 훨씬 안정적이다. '탄소 나노혼(Carbon Nanohorn)'은 탄소나노튜브와 비슷한 스케일에서 변형된 형태로 제작되며, 탄소나노튜브의 훌륭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온에서 CO2 레이저를 이용하여 월등한 수율로 생산이 가능하므로 생산성 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연료 전지의 심장부는 전해질 막을 '카본 블랙(carbon balck)' 등의 탄소 전극에 끼워 넣은 듯한 구조를 하고 있다. 수소를 받는 전극과 산소를 받는 전극이 있으며, 수소가 수소 전극에 이르면 '전자(electron)'와 '수소 이온(H+)'으로 나누어진다. 이리하여 생긴 '전자'를 '전기'로 이용하는 것이다.

3-5. 전기가 통하고 강도가 높은 플라스틱

 전기를 통하고 강도도 높은 '탄소나노튜브'를 제대로 섞으면, 새로운 능력을 가진 플라스틱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 많은 연구자와 기술자가 그 일에 도전하였지만, 기대하는 기능을 가진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탄소나노튜브의 다발을 제대로 풀어서 균일하게 분산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래 탄소나노튜브는 다발 모양으로 모여, 말하자면 뒤얽힌 상태로 합성된다. 그래서 그것을 '풀어 흩어지게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 2006년에 우연한 발견과 그 후의 착실한 연구 결과가 결실을 맺어 드디어 찾고 있던 신소재가 탄생했다고 한다.

 '이온 액체(Ionic Liquid)'는 상온에서 물 등에 녹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뿔뿔이 이온으로 존재하는 액체이다. 그리고 탄소나노튜브를 흩어 분산시킨 이 '이온 액체'는 유기물의 양이온과 '플루오린(F)'을 포함하는 음이온만으로 구성되는, 상온에서 액체인 물질이다. 보통의 물질, 예컨대 '소금(NaCl)'은 801℃라는 고온이 되지 않으면, 액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온 액체'는 소금인데도 상온에서도 액체인 특수한 물질이다.

 일본 도쿄 대학의 '아이다 다쿠조' 교수와 일본 과학기술 진흥 기구의 '후쿠시마 다카노리' 그룹 리더 등의 그룹은 '이온 액체(Ionic Liquid)'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나노튜브를 흩어 분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탄소나노튜브를 흩어 분산시킨 '이온 액체'는 유기물의 양이온과 '플루오린(F)'을 포함하는 음이온만으로 구성되는, 상온에서 액체인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액체에 넣어 섞어도 다발은 풀어지지 않고 탁한 액체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온 액체에 넣고 막자사발에서 10분 정도 으꺠면, 다발이 풀어져 겉보기에도 균일하게 분산된다고 한다. 균일하게 분산되면, 현탁액은 마요네즈처럼 끈기가 있는 '젤(gel)'로 변한다. 그러면 연구자들은 어떻게 탄소나노튜브를 '이온 액체'에 섞는 일을 생각했을까? 발견은 우연이었다. '후쿠시마 다카노리' 씨가 합성을 연습하기 위해 만든 '이온 액체'를 시험 삼아 섞어보았던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가열하면 플라스틱이 되는 다른 '이온 액체'를 사용해 탄소나노튜브가 균일하게 분산된 플라스틱 복합체를 합성하는 데에도 성공하였다. 탄소나노튜브가 속에 균일하게 갇힌 체 플라스틱으로 단단해지는 사시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탄소나노튜브가 들어있는 플라스틱을 만들려 해도, 제조 과정에서 분리되어서 균일하게 섞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만든 신소재는 탄소나노튜브가 들어 있지 않은 플라스틱과 비교하면 약 120배나 되는 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섞기 전에는 전기를 통하지만, 이 신소재는 전기를 통한다. 이 소재를 예컨대 폴더블폰의 폴드 부분 배선에 사용하면, 더욱 강도가 높고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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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빛을 쬐면 발전하는 '광전도성 나노튜브'

 '태양 전지(Solar Cell)'는 '전자 공여체(전자를 공급하는 부위)'와 '전자 수용체(전자를 받아들이는 부위)'로 구성된다. 빛을 쬐면 그 사이를 전자가 이동해, 전압의 차가 생기면서 전자가 흐르는 메커니즘으로 발전하게 된다. 전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꺼내기 위해서는 '전자 공여체(Electron Donor)'와 '전자 수용체(Electron Acceptor)'가 뒤섞임 없이 분리된 채, 넓은 면적에서 접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전자 공여체'와 '전자 수용체'는 매우 섞이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 분리된 채 넓게 접하도록 배치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태양 전지의 새로운 재료로 탄소 시트 '그래파이트(흑연)'가 통 모양으로 감싼 구조인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자를 결합시키면 전도성을 잃어버리고, 여러 가지 기능을 부가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일본 도쿄 대학의 '아이다 다쿠조(相田卓三)' 교수와 '후쿠시마 다카노리' 그룹 리더, '야마모토 요헤이' 연구원 등은 '그래파이트'를 잘라 낸 구조를 지닌 분자를 나선 모양으로 쌓아 올려, 새로운 나노 튜브를 만들었다. '아이다 다쿠조' 교수 등은 우선 그 분자의 한쪽에 소수성인 부위를, 다른 한쪽에는 친수성인 부위를 결합시킨 분자를 합성했다. 그 분자를 어느 액체에 녹이면, 분자끼리 겹쳐지면서 자연적으로 나노 튜브가 구축되어 나간다고 한다.

 '아이다 다쿠조' 교수 등이 만든 나노튜브는 말하자면, '전자 공여체'가 겹쳐 쌓인 층 구조를 지닌다. 그래서 쌓이기 전의 분자에 '전자 수용체'를 붙이는 것을 생각해 냈다. '전자 공여체'가 안쪽, '전자 수용체'가 바깥쪽을 향한 상태로 튜브가 만들어지면, 나노 크기의 두께로 각각의 층이 접합하는 셈이다. 태양 전지에서 필요한 구조가 실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분자를 합성해 액체에 녹여도 제대로 튜브가 되지 않았다. 즉, 층 구조가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녹는 농도를 묽게 하는 등 조건을 바꾸자 제대로 튜브를 형성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나노튜브에 실제로 빛을 쬐자, 빛을 쬐지 않았을 때의 약 1만 배나 되는 전류 값의 변화가 확인되었다. 이리하여 세계 최초의 지름 16nm의 광전도성 재료가 실현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실제로 '태양 전지'에 쓰기 위해서는 '기전력(Electromotive Force)'과 '내구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한다. 기술이 더 진전되면, 기와 하나하나에 아주 얇은 태양 전지를 붙이는 등, 보는 사람의 눈에는 다른 지붕과 똑같아 보이는 값싼 태양 전지 시스템이 실현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3-7. 탄소 나노 코일

 생체 내의 '단백질'이나 'DNA(디옥시리보 핵산)', 땅속 깊은 곳에서 생기는 '다이아몬드(Diamond)'는 모두 탄소 등의 원자를 1개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만들어 낸 '거대한 분자' 이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사람이 분자를 합성할 때는, 화학 반응 중에 원자끼리 잘못된 연결이나 틈 등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현재 수준에서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사람이 거대한 분자를 정확하게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그 적지 않은 '예외'의 하나가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이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라는 흔한 원소를, 결함 없이 정확하게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발상으로, 삼각뿔 모양의 '탄소 나노혼(Carbon Nanohorn)'이나 '그래핀(Graphene)' 등의 여러 가지 '탄소 소재(carbon material)'가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화학 반응에 의해 나노 구조를 가진 물질을 만들려면, 우선 원자를 정확하게 나열할 필요가 있다고 알려졌다.

 2008년 8월, 미국의 '클렘슨 대학교(Clemson University)'의 올라 박사팀은 몇 nm의 '탄소나노코일(carbon nanocoil)'의 대량 생산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재는 나선을 만들면서 길게 성장한다고 한다. '탄소나노코일'을 1990년에 발견한 일본 기후 대학의 '모토지마 세이지' 명예 교수에 의하면, '탄소나노코일'은 '탄소나노튜브'같은 거대 분자는 아니라고 한다. 단지 탄소 원자가 불규칙하게 모여 있을 뿐인데도, 소용돌이를 그리는 규칙적인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규칙적인 나선을 만들어 내는 메커니즘은 반응을 돕고 있는 미세한 촉매 결정에 있다고 한다. 나노 코일은 다음과 같이 만들어진다. 우선 '니켈(Ni)' 등 '금속의 미결정'과, 탄화수소의 일종인 '아세틸렌(C2H2)', 미량의 '황(S)'과 '인(P)'을 750~800℃에 둔다. 그러면 금속 결정은 고열로 기화한 탄화수소를 빨아들이기 시작해, 마침내 결정의 각 면에서 고체 탄소를 내기 시작한다.

 이 금속의 결정은 세 종류의 면으로 이루어진다. 3개의 면에서 나온 탄소는 더욱 모여서 좌우로 늘어난다. 이때 온도 등의 조건 차이로 탄소가 나오는 빠르기가 결정의 면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 그러면 철사는 나선을 감기 시작한다. 탄소가 나오는 빠르기가 결정의 면마다 크게 차이나면 코일의 반지름이 작아지고, 차이가 적게나면 반지름이 커진다. 이렇게 해서 철사가 늘어나는 속도가 제어되고, 코일의 반지름은 몇십nm~μm까지 100배의 폭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분자가 불규칙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인 '탄소나노코일'은 결정에 비해 신축성이 좋다. 코일의 반지름에 따라서는 5~10배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미세한 신축으로 전기적인 성질이 변하기 때문에, 인공 피부의 촉각 센서에 이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또 전파를 흡수해 발열하는 '전파 차폐제' 등의 용도로도 기대된다.

탄소 나노 코일(Carbon Nanocoil)

4. 풀러렌(Fullerene)

4-1. 풀러렌의 액화에 성공해, 어려웠던 응용화의 길이 열렸다.

 '풀러렌(Fullerene)'는 탄소를 성분으로 한 나노 소재로, '탄소나노튜브(CNT)'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합성된 '풀러렌'은 개체로 존재하면, 어느 정도 합쳐진 양의 풀러렌은 검은 모래처럼 보인다. 풀러렌은 축구공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어서, 진짜 모래처럼 하나하나 뿔뿔이 흩어져 존재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풀러렌끼리 응집해, 몇 개의 덩어리로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풀러렌을 구성하는 탄소 사이에 작용하는 '분자 간 힘'에 의한 작용인 'π-π 상호 작용(π-π interaction)' 때문이다. 이처럼 '덩어리'가 된 풀러렌은 다루기가 어려워서, 지금까지 덩어리 그대로 대량의 용제에 녹여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낱낱이 분산되는 데다, 농도가 높은 풀러렌으로는 다룰 수가 없어서 그 응용 범위가 좁아졌다.

 일본의 물질·재료연구기구의 '나카니시 다카시' 주간 연구원은 '풀러렌'에 다양한 분자를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기능을 가진 '풀러렌'을 만들어 내는 연구를 했다. 언젠가 그 연구 과정에서 '풀러렌'에 '탄소와 수소로 된 사슬' 모양의 구조를 붙였더니, 풀러렌 자체가 액체가 되는 것을 발견했다. '나카니시 다카시' 연구원은 이 현상에 주목해, 부가하는 사슬과 풀러렌에 관한 성질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예컨대 액화하더라도 본래 풀러렌이 가진 성질이 사라져 버리는 물질이 경험상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사한 결과, 액화한 풀러렌은 몇몇 전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등, 풀러렌의 성질을 제대로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부가하는 사슬의 길이를 바꿈으로써 느슨한 액채로부터 딱딱한 상태까지 점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풀러렌에 부가한 구조'가 풀러렌끼리의 거리를 제대로 떼어 놓음으로써, 응집시키지 않고 액체가 되는 미묘한 상호 작용의 제어를 실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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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액체 풀러렌의 응용

 이 액체 풀러렌은 액체인 점을 장점으로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예컨대, 전극에 바르면 '태양 전지(solar cell)'처럼 작동하는 '충전 가능한 전지'의 전극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풀러렌 이 공 모양이므로, 잘 미끄러지는 윤활제로도 기대된다. 이번에 합성된 물질은 어는점 이하에서부터 350℃ 정도의 고온까지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음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따라서 추운 곳에서 사용하는 자동차 등 가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기기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폴리머 등의 강도와 반발력을 크게 하는 첨가제로도 기대된다.

 '액체 풀러렌'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탄소와 수소로 된 액체 물질이므로, 기화해도 '유기 용매(물질을 녹일 수 있는 액체 상태의 유기화학물질)'처럼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다만, 아직까지는 풀러렌의 값이 비싸서 실제 응용까지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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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래핀(Graphene)

5-1. 그래핀의 발견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원자 1개의 두께밖에 되지 않는 얇은 막이다. 그래서 '2차원 탄소 재료'라 불리기도 한다. 육각형을 빈틈없이 깔아놓은 벌짐 모양으로 탄소 원자가 배열되어 있고, 구부릴 수도 있다. 그래핀은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존재한다. '그래파이트(흑연)'는 막대한 수의 '그래핀'이 겹쳐 쌓인 것이다. 그래핀끼리의 결합은 약하기 때문에, 종이 위에 연필을 그으면 그래핀의 덩어리가 '그래파이트'에서 벗겨져 종이에 달라붙는다.

 그래핀의 존재는 1940년대부터 이론적으로 예언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자의 한 층분밖에 안되는 박막을 어떻게 만들지, 또 만들어도 안정되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 1958~)' 박사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1974~)' 박사는 '그래파이트(흑연)'에 셀로판 테이프를 달라붙게 해 벗겨 내는 방법으로, '단 한 층의 그래핀'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냈다. 실로 간단한 이 방법으로, 이들은 업적을 인정받아 2010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되었다.

그래핀(Graphene)

5-2. 그래핀은 투명하면서도 전기를 통한다.

 그래핀은 강철의 100배 이상 되는 강도를 가진 동시에 신축도 자유롭다. 또 '그래핀(Graphene)'은 '투명한 성질'과 '전기를 통하는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물질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특성이다. 예컨대 금속은 전기를 통하지만 투명하지 않다. 금속은 내부를 움직이는 전자의 수가 많아 전기가 잘 흐르지만, 이 전자가 빛을 튕겨내기 때문에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그래핀'은 왜 이 두 가지 특성이 양립할까? 그래핀을 만드는 각 탄소 원자는 4개의 손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3개의 손은 다른 탄소와 결합되어 있고, 나머지 1개의 손은 비어 있다. 이 1개의 손을 떠돌아다니듯이 해서, 전자는 그래핀 속을 자유로우면서도 매우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원자 1개의 두께밖에 되지 않는 '그래핀'에서는 빛을 튕겨 내는 전자의 수도 적어서 빛의 대부분을 통과시킨다. 이것이 바로 그래핀이 투명하면서 전기를 통하는 '투명 전도막'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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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그래핀은 어디에 응용될까?

 '투명 전도막(Transparent Conductive Film)'은 '액정 TV(Liquid Crystal TV)'나 '터치 패널(Touch Pannel)', '태양 전지(Solar Cell)' 등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는 그 대부분이 희소 금속인 '인듐(In)'을 함유한 'ITO(산화인듐주석)'를 재료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체 재료로서 그래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나아가서는 '정보 통신 시스템'의 속도 향상으로 이어지는 '초고속 트랜지스터' 등 '투명 전도막' 이외의 것에 응용을 목표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5-4. '그래핀'의 대량 생산을 위한 경쟁

 '그래파이트(흑연)'에서 벗겨내는 바법으로는 작은 그래핀밖에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의 연구자들은 그래핀을 대형화하고 대량생산하기 위해 치열한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성균관대 연구팀은 2009년 초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Nature)'에 '대면적 그래핀 합성 기술'을 발표하면서, 그래핀 사용화 가능성을 열었다. 그리고 2010년에 삼성전자의 연구팀은 '구리(Cu)'의 박막에 1000℃나 되는 고온으로 '메탄(CH4)' 가스를 부딪치는 방법으로 투명성과 전도성이 뛰어난 30인치의 그래핀을 만들어 냈다. 그래핀은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합성 기술' 개발이 난제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전력발전소자'는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도, 휘거나 누르거나 진동을 주면 스스로 전력을 발생시키는 소자다. 연구팀이 그래핀을 '나노전력발전소자'에 적용함으로써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난제인 '전력 공급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연구로 인해 '디스플레이', '입는 휴대폰', '플렉서블 터치 센서(Flexible Touch Sensor)' 등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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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워프트 나노 그래핀

 2013년에는 탄소나노튜브, 풀러렌, 그래핀에 이은 제4의 탄소나노튜브인 '워프트 나노그래핀(Warped Nanographene)'을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워프트 나노그래핀'은 탄소로 이루어졌으며, 감자칩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을 하고 있다. '워프트 나노 그래핀'은 매우 재미있고, 특징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는 용매에 녹지 않는다. 그런데 '워프트 나노그래핀'은 노란색 고체로 '유기 용매'에 잘 녹는다. 이것은 일렉트로닉스 재료 등에 사용할 때 중요한 성질이 된다.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해 회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탄소 나노 분자'로는 불가능했던 용도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분자를 만드는 데 열쇠가 된 것은 2011년에 발견한 '촉매'의 존재였다고 한다. 개발되면 많은 연구자가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던 중요한 촉매였으므로, 2000가지의 촉매 후보를 만들어 시험했다. 하루에 한 가지 조건씩 시험해도 2000일, 6년 정도 걸린다. 그러나 개발이 완료되고 보니 시판되는 화합물을 섞었을 뿐, 깜짝 놀랄 정도로 간단한 조합이 답이었다고 한다. 촉매를 개발할 때는 조건 검토로 5개 정도의 매개 변수가 있었다고 한다. 1개만 빠져도 안되고, 그 모든 변수가 적절하게 충족되어야만 촉매로서 제대로 기능한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촉매를 발견할 때는 디자인과 이론만으로는 되지 않고, 실험을 해서 시도해 봐야 했다.

워프트 나노그래핀(Warped Nanograph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