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Liquid)

SURPRISER - Tistory 2022. 4. 12. 08:38

 얼음, 물 수증기는 모두 같은 물질이다. 하지만 밀도, 분자의 운동 능력 등 여러 점에서 성질이 서로 크게 다르다. 그런데 물은 매우 극단적인 환경에 놓이면, 물과 수증기의 구별이 사라진 '초임계수(Supercritial Water)'가 되어 기묘하고 강력한 성질을 갖는다.

0. 목차

  1.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Liquid)
  2. 초임계수(Supercritial Water)
  3. 산업에서의 응용

1. 초임계 유체

 '얼음(Ice)', '물(Water)' '수증기(Steam)'는 모두 같은 물질이지만, 밀도, 분자의 운동 능력 등 여러 점에서 성질이 서로 크게 다르다. 그런데 극단적인 환경에 놓인 물질은 때때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성질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상태도'에서는 '임계 온도'를 넘으면 기체와 액체를 구별하는 '증기압 곡선'이 끊어진다. 이 끊어진 점을 '임계점'이라고 하며, 임계점을 넘은 상태의 물질을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Liquid)'라고 한다. '초임계 유체' 상태는 이산화탄소, 알코올 등 다른 물질에서도 나타난다. 물의 경우에는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라고 하며, 이때의 온도를 '임계 온도(Critical Temperature)', 이때의 압력을 '임계 압력(Critical Pressure)'이라고 한다.

 '초임계 유체'는 밀도는 액체처럼 작지만 기체처럼 분자가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액체처럼 물질을 녹이기 쉽고 기체처럼 확산하기 쉬운 성질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들 성질은 온도와 압력을 바꾸면 크게 변한다. 모든 물질은 '임계점'을 가지고 있지만, 물과 이산화탄소가 산업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물의 경우에는 '초임계 유체'를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한다. 물은 374℃·220.6기압에서 초임계점에 도달한다. 아래의 '물 상태도'를 보면, 374℃·220.6기압 이상의 영역에서는 고체·액체·기체의 상태가 적혀있지 않다. 이것은 고온·고압의 환경에서는 물이 액체·기체의 상태가 구별되지 않는 '혼돈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초임계 상태의 물은 산화력이 높아, 소각재에 포함된 유독성인 '폴리염화비닐(PCB)'이나 '다이옥신' 등의 분해에 이용된다.

 한편, 이산화탄소의 임계점은 31.0℃·73.7기압으로 물보다 상온·상압에 가깝다. 그래서 공업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예컨대 온도나 압력을 바꾸면, 용해도가 크게 변하는 성질을 이용해 커피의 카페인, 식품 속의 진액 추출 등에 사용된다.

물의 상태도(Water Phase Diagram)

2. 초임계수(Supercritial Water)

2-1. '초임계수'는 자연계에도 존재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 생기는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심해저에서 솟아나오는 '열수(Hydrothermal)'가 바로 '초임계수'이다. '열수'는 해저의 암석으로부터 여러 가지 이온을 녹인다.

 인공적으로 초임계수를 만들 때는 물을 단단한 용기에 넣고 '임계 온도(Critical Temperature)', '임계 압력(Critical Pressure)' 이상의 조건에 놓아두면 된다. 먼저 물이 증발하면 수증기가 만들어진다. 수증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증기의 밀도는 점점 커진다. 한편, 액체인 물은 가열에 따른 팽창에 의해 밀도가 차츰 작아진다. 이리하여, 수증기와 액체인 물의 밀도 차가 달라지고, 마침내 구별되지 않는 상태로 서로 섞이게 된다.

심해저에서 솟아나오는 '열수(Hydrothermal)'

2-2. '초임계수'의 성질

 이렇게 생긴 '초임계수'는 액체인 '물(Water)'과 기체인 '수증기(Steam)' 양쪽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다. 예컨대 밀도의 경우, 액체인 물보다는 약간 낮지만 수증기의 500배 정도나 된다. '밀도(Density)'가 클수록 물질을 녹이는 힘은 커진다. 그리고 '분자의 운동 능력(확산 계수)'를 보면, 수증기와 액체인 물의 중간 정도 크기이다.

 나아가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는 '극성(Polarity)'이 액체보다 상당이 작다. 액체인 물은 '극성'이 크므로, 소금 등 '이온으로 나누어지기 쉬운 물질(전해질)'을 잘 녹이지만, 극성이 작은 유류는 녹일 수 없다. 하지만 '초임계수'는 극성이 작으므로, 소금을 녹이지 않고 유류는 녹일 수 있다.

 아래는 '초임계수', '액체의 물', '수증기'의 성질을 비교한 표이다. 초임계수에서는 밀도·점도·확산 계수·열전도율의 값이 액체의 물과 수증기 사이에 온다. 이 때문에 '초임계수'는 액체의 물처럼 물질을 녹이는 힘을 가지면서, 수증기처럼 활발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불가사의한 성질을 갖게 된다.

- 초임계수 액체의 물 수증기
밀도(kg/m3) 102~103 103 0.6~1
점도(Pa·s) 10-4 10-3 10-5
확산 계수(m2/s) 10-7~10-8 10-10 10-5
열전도율(mW/mK) 20~150 50~200 5~30

3. 산업에서의 응용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나 '아임계수(Subcritical Water, 200℃~350℃인 액체의 물)'는 그 불가사의한 성질로 인해, 여러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으며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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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플라스틱 물질 분해

 원래 물은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으로 나뉘어 물질을 분해하는 힘이 있다. 이를 '가수 분해(Hydrolysis)'라고 한다. 물에서 나뉜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은 촉매가 되므로, '가수 분해'의 힘이 커진다. 특히 '아임계수(Subcritical Water)'는 이들 이온으로 잘 나누어지므로, 가수 분해력이 높다. 높은 이 분해 능력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해 원료, 기름, 가스 등의 자원으로 바꾸는 현장에 사용된다. 종래의 분해 방법보다 반응 시간이 단축되고 촉매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3-2. 유기 화합물 분해

 대표적인 사용 방법으로, 안정적이고 파괴하기 어려운 '유기 화합물'의 분해가 있다. 먼저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나 '아임계수(Subcritical Water)'는 고온·고압이므로 파괴력이 크다. 그리고 극성이 작으므로, 유기 화합물 주위에 모이기 쉽다. 또 분자 밀도가 높고 운동 능력도 높으므로, 유기 화합물의 분자와 격렬하게 충돌해 파괴한다. 그리고 수증기 같은 기체 형태이므로, 대량의 산소를 녹일 수 있다. 이 산소가 '유기 화합물'을 산화 분해한다.

 또 'PCB(폴리염화바이페닐)' 등 유기 염소 화합물을 분해해, 아무런 해가 없도록 하는 데도 이용된다. 그 밖에도 '바이오매스(biomass)'로부터 메탄가스, 수소가스를 얻는 현장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또 맥주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 원료인 '맥아(malt)'를 '가수 분해'하는 공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