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은 시공의 휘어짐이 파동처럼 전해지는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존재를 예언했다. 그 후 세계의 여러 관측소에서 중력파 관측이 시도되었고, 마침내 2015년 9월에 실제로 중력파를 관측하였다. 중력파를 직접 포착함으로써, '초신성 폭발(Supernova Explosion)'이나 '블랙홀의 메커니즘(Black Holes' mechnism)', '빅뱅 직후의 우주의 모습' 등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력파가 무엇인지, 그리고 중력파를 어떻게 포착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 중력파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언되었다.
- 중력파
- 중력파를 내보내는 천체 현상
- 중력파 천문학
- 빅뱅 이전의 시기를 들여다 본다.
- 레이저 간섭계
1. 중력파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언되었다.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그 존재가 예언되었다. 중력파는 질량을 지닌 것에 흔들림이 발생해, 공간이 신축하면서, 그 신축이 파동으로 멀리까지 전해지는 현상이다. 중력파는 흔들리는 것의 질량이 클수록, 격렬하게 흔들릴수록 커진다. 예컨대,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등 고밀도 천체로 이루어진 쌍성 등이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는 등의 경우에는 강한 중력파가 나오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신축은 매우 작다. 예컨대 우리 은하의 중심에서 중성자별이 합체하는 것 같은 커다란 일이 일어나도, 1m의 길이가 지구에서 신축하는 양은, 1m의 1019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을 정도라고 예측된다.
2. 중력파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간단히 말하면, 문자 그대로 '중력의 파동'이다. 따라서 중력파를 이해하려면, 중력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 중력을 설명하는 가장 유명한 이론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이 작용하는 물리적인 '시공간(Space-Time)'이 휘어진 4차원 공간으로 표현된다. 중력의 효과가 공간의 휘어짐에 기하학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2-1. '참된 중력'과 '관성력'은 구분할 수 없다.
'중력(Gravity)'은 지구에서 생활하는 인류에게 익숙한 힘이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지구에서 느끼는 중력은 지구나 달, 태양 등의 천체로부터 받는 순수한 중력 외에, 지구의 자전이나 공전에 의한 가속도 운동에서 생기는 관성력, 즉 원심력이 섞여 있다. '질량을 가진 힘인 관성력'과 '그 운동을 변화시키는 참된 힘인 중력'을 구별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모든 물체에서 관성력을 만들어 내는 '관성 질량(Inertial Mass)'과 중력을 만들어내는 질량인 '중력 질량(Gravitational Mass)'이 같다는 등가 원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참된 중력'과 '겉보기의 힘'이 구별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발상을 역전시켜서, '참된 중력'도 '겉보기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중력을 관성력에 포함한 것이다. 그러려면 종래의 '절대 공간'의 개념을 버리고, '휘어진 4차원 시공간'을 도입해야 헀다. 휘어진 시공간 안에서 거리가 최단이 되는 경로를 '측지선(Geodesic Line)'이라고 한다. 이것은 중력을 제외한 고전 역학에서, 힘을 받지 않는 물체의 관성 운동이 등속 직선 운동으로 표현되는 것에 해당한다. 휘어진 공간의 '측지선'은 중력을 받은 물체의 관성 운동을 나타낸다. 이렇게 해서 '중력(Gravity)'은 휘어진 공간의 기하학적 성질로 표현되었다.
2-2. 무엇이 시공간을 휘게 하는가?
그러면 시공간을 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만유인력(Gravitation)'이라 불리는 것처럼, 질량을 가진 모든 것은 중력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모든 질량이 휘어진 공간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또 E=mc2으로부터 잘 알려진 것처럼 '에너지(Energy)'와 '질량(Mass)'은 등가이므로, 모든 에너지가 시공간의 휘어짐의 근원이 된다. 그리고 질량이나 에너지가 시공간을 어느 정도 휘어지게 하는지는 '아인슈타인 방정식(Einstein Equations)'으로 알 수 있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 그 존재가 예언되었다. 질량이나 에너지의 분포가 변하면, 그에 따라 주위 시공간의 휘어짐도 변한다. 시공간의 휘어짐의 변동'은 그 주변 시공간의 휘어짐을 더욱 유발한다. 이렇게 해서, 수면에 막 발생한 물결이 동심원 모양으로 퍼져나가듯이, 시공간의 휘어짐의 변동이 먼 곳까지 파동으로 전해지는 것이 '중력파'이다.
2-3.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은 '조석 작용과 비슷하다.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휘어짐은 '조석 작용'과 비슷하다. '지구의 중심에 작용하는 중력'은 '관성'에 의해 상쇄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달이나 태양이 끼치는 중력의 작용에 의해, 지구 표면의 바닷물은 달이나 태양 쪽과 반대쪽의 양방향으로 부풀고, 그것과는 직각 방향으로 줄어든다. 달이나 태양 쪽의 방향으로 부푸는 것을 '만조', 달이나 태양 쪽의 직각 방향으로 줄어드는 것을 '만조'라고 한다.
'어느 한곳에 작용하는 중력'은 '겉보기의 힘'과 구별할 수 없다. 하지만 조석 효과 같은 장소에 의한 중력의 차이는 중력의 본질적인 성질에서 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휘어진 공간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이 본질적인 중력의 작용이 파동으로 전해지는 것이 바로 '중력파'이다.
3. 중력파를 내보내는 천체 현상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질량이나 에너지 분포의 변화에 따라, 시공간이 휘어지는 방법이 바뀜으로써 발생한다. 그래서 시공간의 휘어짐이 원래 큰 천체가 그 상태를 크게 변화시킬 때, 큰 중력파가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공간의 휘어짐이 큰 천체로는 '중성자별(Neutron Star)'이나 '블랙홀(Black Hole)'이 있다. 그리고 시공간의 휘어짐이 크게 변하는 것으로, 별 일생의 최종 단계인 '초신성 폭발(Supernova Explosion)'이 있다. 이외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천체 현상이 대량으로 중력파를 내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3-1. '쌍성 펄서'의 관측에 의해, 중력파의 존재가 증명되었다.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중력파의 존재가 처음 증명된 것은, 최초로 발견된 쌍성 펄서 PSR1913+16의 관측에 의해서다. 중력파의 효과는 쌍성 펄서의 공전 주기가 짧아짐으로써 확인되었다. 2개의 중성자별이 서로의 주위를 돌면, 주위의 시공간이 휘어지는 방법이 변하고, 그 변동이 파동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중력파의 발생이며, 그 반작용으로 쌍성계의 에너지가 상실되고, 쌍성의 궤도가 줄어들어 공전주기가 짧아진 것이다. 'PSR1913+16'의 관측으로, 실제로 중력파에 의해 일어나는 공전 주기의 단축이 확인되었다.
이 발견으로 인해, 쌍성 중성자별이라는 불가사의한 천체의 존재와 동시에, 중력파의 발생을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 또 그 후 비슷한 쌍성 펄서가 발견되어서, 쌍성 중성자별도 그렇게 특이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존재임이 시사되었다. 2개의 중성자 별이 중력파를 내보내면서 서서히 공전 궤도를 줄여 가고, 최후에 충돌·합체하는 시나리오도 보편적이라고 생각된다. 또 이것은 강한 '중력파 버스트(Burst Gravitational Waves)'의 유력하고 확실한 발생원이라고 생각된다.
3-2. 초신성 폭발
'초신성 폭발(Supernova Explosion)'도 '중력파'를 발생시키는 천체 현상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별이 핵연료를 다 쓰고 자신의 중력을 지탱하지 못하게 되면, 중력에 의해 급격히 찌부러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중력 붕괴(Gravitational Collapse)'이다. '중력 붕괴'가 시작된 후의 별은 원래 있던 별의 질량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
전형적인 초신성 폭발에서는 급격한 수축으로 중심부에 딱딱한 핵이 생기고, 그곳으로 낙하하는 주변 물질과의 충돌로 충격파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 충격파에 의해 중심핵 이외의 주변 물질 대부분이 흩날린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물질의 대규모 이동이 급격하게 일어나면, 중력파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폭발이 온갖 방향에서 마찬가지로 일어나면, 어찌해서 물질의 이동이 있었다고 해도 주위의 중력에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중력파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초신성이 폭발할 때의 중력파의 크기를 확실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3-3. MACHO
또 은하의 '헤일로(Halo)'를 구성하고 있는 물체 '마초(MACHO)'도 주목받는다. MACHO는 massive astrophysical compact halo object의 약자로 어두운 별, 갈색왜성, 행성, 중성자별, 블랙홀 등 천문학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밀집된 천체를 말한다. MACHO는 '중력 렌즈 효과'에 의해 발견되었다. '중력 렌즈 효과(Gravitational lens effect)'란 '먼 곳에서 이르는 빛이 큰 질량을 가진 별이나 은하 등의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이다. 즉, 별이나 은하가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현상이다.
MOCHO가 어떤 천체인가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 한 가지 가능성은 MACHO의 정체가 블랙홀이 아닐까 생각한다. 쌍성 블랙홀도 쌍성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중력파를 내면서 서서히 궤도를 줄여나간다. 그리고 최후에는 불안정 궤도로 돌입해 충돌·합체해 대량의 중력파를 내보낸다고 생각된다. 만약에 MACHO의 정체가 블랙홀이고 많은 비율로 쌍성계를 구성하고 있다면, 중력파의 관측에 의해 그 정체가 확인될 가능성도 있으며, 또 검출할 수 있는 중력파가 발생할 빈도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까지 설명한 '쌍성 중성자 별이나 쌍성 블랙홀'의 충돌·합체'와 '초신성 폭발'에서 발생하는 중력파의 주파수는 수십 Hz에서 수 kHz 사이에 있으리라 예상된다. 이 주파수대의 중력파를 겨냥한 검출 장치는 지상에서 만들 수 있다.
3-4. 그외의 중력파 발생
은하끼리 충돌할 때,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이 충돌하거나 합체할 때 '중력파'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은하 중심부 '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에 별이나 가스가 낙하할 때에도 중력파가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이들의 중력파 발생의 메커니즘은 블랙홀 쌍성계나 중성자별 쌍성계의 충돌·합체의 경우와 같다.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질량보다 100만 배~ 1억 배 크므로, 발생하는 중력파의 주파수는 mHz 이하라고 생각된다. 이 주파수의 중력파를 포착하는 검출기를 지상해서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주파수의 중력파를 포착하기 위해, 우주에 검출기를 발사하게 된다.
4. 중력파 천문학
4-1. '중력파'는 물질과 작용하지 않아, 투과력이 강하다.
'중력파'와 '전자기파'는 파동으로의 성질이 매우 비슷하다.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물질을 빠자나가는 투과력은 '중력파'가 '전자기파'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점이다. 투과력이 강하다는 것은 물질과의 작용이 작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중력이 본래 가지고 있는 상호 작용이 작은데 원인이 있다.
예컨대, 수소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양성자와 전자에 작용하는 중력과 전기력을 비교하면, 중력은 전기력보다 약 40자리나 더 약하다. 그리고 빛이나 전파는 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이용해 굴절시키거나 반사시킬 수 있으며, 다른 에너지로 변환해 검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력파는 모든 물질과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흡수되지 않고 물질 안을 빠져나가 버린다. 그래서 중력파의 검출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강한 투과력에 의해 다른 관측 수단으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2. '중력파'가 '중성미자'보다 투과력이 더 강하다.
'초신성 폭발'에 관해서는 '온갖 방향으로 마찬가지의 폭발이 일어나는 모델'로 가정한 연구가 오래도록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그 모델이 대략적으로 올바르다는 사실은 1987년 2월에 16만 광년 거리의 '마젤란은하(Magellan Galaxies)' 속에서 일어난 초신성 폭발로 증명되었다. 이 폭발로 동반해 소립자인 하나인 '중성미자(Neutrino)'가 일본과 미국에서 검출되어 '중성미자 천문학'이 시작되었다. 관측된 중성미자를 는, 초신성 폭발의 중심부에서 예상대로 핵반응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중력 붕괴에서 폭발로 전환하는 모습과 원인에 관해서는, 이론적인 연구도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다. 그래서 최후까지 '구대칭(Spherical Symmetry)'을 유지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중성미자는 확실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초신성이 폭발할 때, 중심 부근의 밀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도중에 흡수되거나 산란되므로, 중성미자가 발생원에서 지구에 직접 이르는 것은 아니다. 중성미자가 강한 투과력을 가지고 있어도, 중심부의 뚜렷한 정보를 알아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중성미자보다 투과력이 더 뛰어난 중력파로 초신성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4-3. '중력파 관측'이 필요한 이유
'중력파'는 초신성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대규모 이동이 급격하게 일어날 때 발생한다. 그래서 초신성 폭발의 열쇠가 되는 '폭발로 전환하는 순간의 정보'를 중력파로 직접 얻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쌍성 중성자별'이나 '쌍성 블랙홀'은 합체해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고 예상된다. 갓 만들어진 블랙홀은 특유의 주파수로 진동하며, 그 특징을 중력파로 관측할 수 있으면, 비로소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이것에 의해, 강한 중력 아래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올바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쌍성 중성자별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관측하는 것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천체까지의 거리가 직접 결정된다는 점이다. 중력파의 주파수와 주파수의 시간 변화에서 중력파의 발생량을 알 수 있다. 중력파의 에너지는 거리의 제곱의 반비례해 줄어들므로, 중력파의 발생량과 실제로 검출되는 중력파의 크기를 비교하면 거리를 구할 수 있다. '먼 곳의 천체까지의 거리'는 우주의 연령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정보이다. 중력파 관측에 의해, 이제까지의 거리 결정법과는 다른 수법으로 정밀도가 높은 거리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4-4. 중력파로 초기 우주를 관측한다.
앞으로 우주와 지상에서 모두 '중력파 관측(Gravitational Wave Observatory)'이 더 고감도로 가능해지면, 중력파의 눈은 우주의 시작을 향하리라 생각된다. 전자기파에 의한 관측으로는, 우주가 전자기파에 대해 맑게 갠 빅뱅 후 38만 년 이후의 우주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중성미자 관측'으로도 빅뱅 후 1초 경과한 우주의 모습밖에 볼 수 없다. 그에 비해 '중력파'는 물질을 빠져나가는 성질이 강해서, 빅뱅 직후 우주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관측될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은 우주가 탄생 직후에 급팽창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팽창 과정에서 온도가 내려가, 공간의 성질이 바뀌는 '상전이(Phase Transition)'를 일으켰다고 예상한다. 그리고 상전이가 전체 공간에서 똑같이 일어나지 않고 부분적으로 먼저 상전이를 해서, 하나의 공간 속에 다른 공간이 생긴다. 이때 거품처럼 생기는 것이 '우주의 거품'이며, 끈 모양으로 된 것이 '우주 끈(Cosmic String)'이다. '우주의 거품'이나 '우주 끈'이 진동하면 중력파가 발생하므로, 그것이 관측될지도 모른다.
4-5. '중력파'로 블랙홀의 탄생 포착하기
'쌍성 블랙홀'이나 '쌍성 중성자별'이 합체하면 하나의 블랙홀이 된다고 생각된다. 갓 만들어진 블랙홀은 특유의 주파수로 진동할 것이다. 그리고 그 특징을 중력파로 관측할 수 있으면 최초로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는 셈이 된다. 쌍성 중성자별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관측하는 것의 이점 가운데에는, 천체까지의 거리를 직접 정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중력파의 주파수와 주파수의 시간 변화를 알면 시간 변화에서 중력파의 발생량을 알 수 있다. 중력파의 에너지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적어지므로, 중력파의 발생량과 실제로 검출된 중력파 크기를 비교하면 거리를 구할 수 있다.
또 중력파는 전자기파보다 물질을 빠져나가는 투과력이 매우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특징은 중력파 검출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특징 때문에 다른 관측 수단으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전자기파에 의한 관측으로는, 우주의 맑게 갬'이 일어난 빅뱅 후 38만 년 이후의 우주의 모습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중력파는 물질을 빠져나가는 성질이 있어, 빅뱅 직후의 우주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관측될 가능성이 있다
5. 빅뱅 이전의 시기를 들여다 본다.
5-1. 중력파 망원경 LISA
빅뱅 직전에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의 우주는 빅뱅에서 태어났으므로,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면 정말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이었을 것이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계획된 것이 바로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a)'이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멀리 있는 은하들이 지구로부터 멀어져 가는 '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광원이 관측자를 향해 다가오거나 관측자로부터 멀어져 갈 때 파장이 달라지는 현상을 '도플러 편이(Doppler shift)'라고 하는데, 달라진 정도를 관측하면 광원의 속도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시간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복원하면 비디오테이프를 거꾸로 되돌리듯이 우주의 시작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것은 파편이 흩어진 모양을 역으로 추적하여 폭발이 일어나던 시점의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빅뱅이 137억 년 전에 일어났다는 것도 이런 역추적 방식을 통해 얻은 결과이다.
그런데 한 가지 감질나는 것은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위성이 찍은 사진으로는 빅뱅 후 40만 년까지밖에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빅뱅이 일어났다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빅뱅이 왜 일어났는지, 무엇이 폭발했는지, 무엇이 폭발을 야기했는지는 기존의 관측자료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과학자들이 LISA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LISA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복사인 '중력파'를 감지할 수 있는데, 빅뱅의 순간에 생성된 중력파의 메아리를 감지하는 것이 LISA의 임무이다. LISA는 충돌하는 블랙홀에서 생성된 복사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빅뱅 이전의 시기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형태의 복사를 활용할 때마다 세계관도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광학망원경으로 별과 행성을 관측한 이후로 '천문학(Astronomy)'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탄생했다. 또 2차 세계대전 직후에 탄생한 라디오 망원경은 '폭발하는 별'과 '블랙홀'을 발견하여 천문학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중력파(Gravitational Wave)'를 감지하는 3세대 천체망원경은 충돌하는 블랙홀과 고차원 공간, 다중우주 등 더욱 파견적인 이론을 검증해 줄 것이다.
5-2. 끈이론은 검증되는가?
'끈이론'은 빅뱅 이전의 우주를 설명하는 몇 가지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우리의 우준은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는 거대한 거품이며, 우리는 이 거품의 표면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끈끈한 테이프에 들러붙은 파리의 신세와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의 우주는 혼자가 아니며, 거대한 거품 욕조 안에서 다른 수많은 거품 우주들과 공존하고 있다. 때때로 이 거품들은 충돌하거나 둘이 융합되어 하나가 되기도 한다. 개개의 '선 빅뱅 이론(pre-big bang theory)'들은 초기 대폭발이 일어난 후, 중력 복사에너지가 퍼져나간 방식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는데, LISA가 중력파를 감지하면 이들 중 어떤 이론이 맞는지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LISA도 이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차세대 관측 장비인 '빅뱅 관측기(BBO: Big Bang Observer)'의 설계에 착수한 상태이다. LISA와 BBO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우주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해답이 주어질 것이다. 이것은 그리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6. 레이저 간섭계
6-1. 중력파로 인한 시공의 휘어짐
중력파로 전해지는 시공간의 휘어짐이란 어떤 것일까? 우선 중력파는 '횡파'이다. '횡파'는 '파동이 진행하여 나아가는 방향'과 '매질의 진동 방향'이 수직을 이루는 파동을 말한다. 중력파는 횡파이므로, 중력파가 통과중인 시기에는 파동의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인 면의 방향으로 공간의 휘어짐이 주기적으로 늘어나고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반 주기(half cylcle)' 후에는 늘어남과 줄어듦이 역전해, 이것이 교대로 반복된다.
늘어나고 줄어드는 방향이 45° 어긋난 것은 독립한 '편파(Polarization)'인데, 중력파에는 2개의 '편파' 성분이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A를 하나의 '편파'라고 하면, B와 같이 공간이 휘어지는 방향이 45°인 또 하나의 편파가 있다.
6-2. 레이저 간섭계
세계 각지에서는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늘어남과 줄어듦을 검출하는 관측 장치인 '레이저 간섭계(Laser interferometer)'의 건설이 진행되었다. '레이저 간섭계'는 레이저 광선이 전하는 거리 변화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파동을 가진 빛(레이저)'를 되풀이해 반사시키고 있는 곳으로 중력파가 통과하면, 공간이 신축하는 영향으로 파동에 어긋남이 생기는데, 이것을 검출해 중력파를 검출하려는 것이다. 레이저 광원에서 나온 빛은 '빔 스플리터(beam splitter)'에서 직교하는 두 방향으로 나누어지며, 각각의 경로를 몇 차례 왕복해 다시 빔 스플리터로 돌아와 간섭한다. 정확히 경로의 한쪽에 공간이 커지고, 다른 쪽으로 줄어드는 편파를 가진 중력파가 오면, 간섭광의 강도가 변한다. 이 변화를 관측해 중력파를 검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늘어남과 줄어듦은 매우 작다. 이것을 검출하려면 빛의 왕복 시간을 길게 하면 된다. 하지만 빛의 왕복 시간을 중력파 주기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면, 빛이 왕복하고 있는 동안에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늘어남과 줄어듦의 방향이 역전해 소멸되어 버린다. 그래서 어떤 주기 또는 주파수의 중력파에 대해, 최적의 빛 왕복 시간 및 왕복 거리가 있다. 1kHz 주파수의 중력파에 대해서는, 빛의 왕복 시간 2000분의 1초, '광로 길이(Optical path length)' 150km가 최적의 값이다.
하지만 지상에서 1왕복 150km 길이의 간섭계를 만들기는 어려우므로, '광로(Optical path)'를 몇 겹으로 겹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관측 장치 각각의 경로에서는 2장의 거울이 마주 보고 있으며, 그것들 사이를 레이저가 여러 차례 반사되는 메커니즘으로 되어 있다. 이것을 '페브리페로 광공진기(Fabry-Perot optical resonator)'라고 하며, 빛의 왕복 거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6-3. 지상의 레이저 간섭계
미국은 'LIGO 계획'에서 루이지애나 주와 워싱턴 주에 각각 길이가 4km인 레이저 간섭계를 건설해 2002년에 완성했다. 2016년 2월에는 미국의 중력파 관측 장치 'LIGO(라이고)'에서 중력파를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또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동팀은 'VIRGO 계획'에서 경로 길이가 3km인 레이저 간섭계를 이탈리아의 피사 교외에 건설해 2003년에 완성하였다. 또 독일과 영국 그룹은 경로 길이가 600m인 레이저 간섭계 'GEO600'을 독일의 하노버 교외에 건설해 2002년부터 관측 운전을 개시하였다.
일본의 TAMA300은 세계 각지의 중규모~대규모 레이저 간섭계 중에서는 가장 소형이다. TAMA300에서는 빛의 왕복 거리가 약 100km로 되어 있다. 하지만 목표로 하는 중력파에 의해 생기는 효과는 지극히 작으므로, 극한적인 계측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거울이나 레이저 등으로 세계 최첨단의 성능을 가진 것이 개발되었다.
6-4. 우주의 '레이저 간섭계'
LIGO같은 레이저 간섭계는 그 길이가 길어질수록 감도가 좋아져 미약한 중력파도 포착한다. 하지만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그 길이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중력파 관측 장치를 우주에 발사하려는 계획도 추친되고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에는 '레이저 간섭계 우주 안테나(LISA: 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계획이 있다. LISA 계획은 한 변이 500만 km인 레이저 간섭계를 지구 공전 궤도상에 설치하여, 거대 블랙홀이나 우주 초기부터로의 중력파를 검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