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심해 탐사의 역사

SURPRISER - Tistory 2021. 12. 14. 21:33

 15세기에 시작된 '대항해 시대' 이후 인류는 바다 위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인류가 다음으로 목표로 한 곳은 바닷속이었다. 처음에는 '잠수종(Diving Bell)'이라고 불리는 장치들이 고안되었다. '잠수종(Diving Bell)'은 범종 같은 용기에 공기를 집어넣고 추로 가라앉히는 단순한 것이었다. 16세기 무렵에는 얕은 바다나 호수에서 침몰선을 탐사하는 일 등에 사용되었다. 18세기에는 한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기 위한 헬멧식 잠수복이 고안되었다.

 프랑스의 공상 과학 작가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은 1870년에 발표된 작품 '해저 2만 리(프랑스어: 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에서 잠수함 '노틸러스호(Nautilus)'로 바닷속을 관찰하거나, 공기가 든 탱크를 가지고 다이버가 바닷속을 탐험하는 장면을 그렸다. 이것은 현대의 스쿠버다이빙에 해당하는 것으로, '쥘 베른'의 발상은 시대를 앞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0. 목차

  1. 베시스피어(Bathysphere)
  2. 트리에스테(Trieste)
  3. 앨빈호(DSV Alvin)
  4. 노틸호(Nautile)
  5. 신카이 6500
  6. 가이코(KAIKO)
  7. 그 외의 탐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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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시스피어(Bathysphere)

  1. 개발 연도(완성): 1934년

 1934년 8월 15일에는 미국의 발명가 '윌리엄 비브(William Beebe, 1877~1962)' 등이 잠수구 '배시스피어(Bathysphere)'를 만들어 버뮤다 앞바다에서 923m를 잠수하는 데 성공하였다. 베시스피어는 전원이 공급되지 않고, 케이블을 통해 바다로 내려가는 독특한 구형 심해 잠수정이다.

잠수구 '배시스피어(Bathysphere)'

2. 트리에스테(Trieste)

 1960년에는 심해 잠수 조사정 '트리에스테(Trieste)'가 마리아나 해구에서 10916m를 잠수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트리에스테는 마리아나 해구에서 사진 촬영과 표본 채취 등은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심해 잠수 조사정 '트리에스테(Trieste)'

3. 앨빈호(DSV Alvin)

  1. 개발 연도(완성): 1964년

 심해를 과학적으로 조사하려면, 단순히 깊이 잠수하기만 해서는 않는다. 해저를 넓은 범위에서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현대의 심해 유인 잠수 조사선의 선구격이 되는 것이, 미국의 '우즈홀 해양연구소(WHOI: Wood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에서 1964년에 만든 '앨빈 호(Alvin)'이다. 앨빈호는 3인승 유인 잠수정으로, 인간의 팔과 유사한 동작을 하는 기계 장치인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 2개가 있어 샘플을 채집할 수 있다. 처음 완성되었을 때는 잠항 가능 심도가 수심 2400m였으나, 1973년에 개조되어 4500m로 향상되었다. 그 후에도 몇 차례 개조되었다.

 앨빈호는 지금까지 수많은 잠항을 통해 '열수 분출공' 발견과 '신종 생물'의 발견에 공헌하였다. 특히 '앨빈 조개(Alviniconcha sp.)'라고 불리는 생물은 앨빈호에 연유해 명명되었다. 1986년에는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발견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유인 심해 조사선 '앨빈 호(Alvin)'

4. 노틸호(Nautile)

  1. 개발 연도(완성): 1984년

 1980년대에는 일본, 미국, 프랑스, 소련에서 6000m급 유인 잠수 조사선을 개발하는 경쟁이 벌어졌다. 6000m급 잠수 조사선이 있으면 세계 해양의 97%에서 잠항할 수 있다.

 1984년, 프랑스 국립 해양개발연구소에서 개발된 '노틸호(Nautile)'는 과학자, 조종사, 부조종사 3명을 태우고 6000m의 심해까지 들어가 2개의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로 샘플을 채집할 수 있었다. 완성 다음 해인 1985년에는 일본과 프랑스가 일본 해구의 공동 조사 'KAIKO 계획'을 세우고, 일본 주변의 심해 3000~6000m에서 잠항 조사를 했다. 27회의 잠항을 기록했으며, 단층의 상처 자국이나 분단된 '해산(Sea Mount)', 메탄을 함유한 용수를 이용하는 '화학 합성 생물 군집(Chemosynthetic Organism)'의 발견 등 수많은 성과를 올렸다.

노틸호(Nautile)

5. 신카이 6500(SHINKAI 6500)

  1. 개발 연도(완성): 1989년 11월

 1990년에는 'JAMSTEC(일본 해양 연구개발 기구)'의 유인 잠수 조사선 '신카이 6500(SHINKAI 6500, しんかい 6500)'이 완성되었다. 이후 1300회 이상 잠항하면서 수많은 성과을 올렸다. 2012년에는 장비를 대규모로 개조해, 유인 잠수 조사선으로는 '현재(2022년에도)'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신카이 6500 (2012년 개조 이후)

5-1. 대서양 중앙 해령의 거대 마운트를 탐색하였다.

 '신카이 6500'은 1994년에 대서양 중앙 해령의 북위 26°에 있는, 'TAG 마운트(TAG Mount)'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급의 '열수 마운드(Hydrothermal Mound)'를 탐색하고, 그 형성 메커니즘을 조사하였다. 'TAG 마운트'의 가장 윗단에는 검은 연기를 뿌어 내는 거대한 '침니'들이 솟아 있다. '침니(Chimney)'란 해저에서 분술하는 열수 속의 광물이 침전해 생긴 굴뚝 모양의 광체를 말한다. 이 거대한 침니군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씨의 만화에 연유해 '라퓨타'라고 명명되었다. 'TAG 마운트'의 상부 테라스에는 높이 약 2m의 죽은 침니군이 흩어져 있다.

 중앙 해령은 '판(Plate)'가 새로 형성되는 장소로, 거기서는 해저가 찢어져 연간 몇 cm 정도로 양쪽으로 벌어진다. 바닷물이 지각의 갈라진 틈에서 지하 심층부로 침투해 마그마로 뜨거워져 다시 해저로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해저로 뿜어져 나올 때, 고온의 검은 연기를 방출하는 굴뚝 모양의 열수 침니를 형성해서, 그 주변에 특이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5-2. 'TAG 마운트'의 '라퓨타'는 어떻게 해서 생겼는가?

 그러면 'TAG 마운트'의 '라퓨타'는 어떻게 해서 생겼을까? 1994년의 '신카이 6500'의 잠항 결과 등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제시되었다. 'TAG 마운트'는 현무암의 침상 용암 위에 형성되어 있다. 이 마운트는 높이 10m 정도의 2단 테라스 중앙의 라퓨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라퓨타의 형성에는 3회의 활동기와 2회의 휴지기가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3회째의 활동기이다.

 먼저 최초의 침니가 몇몇 형성되고, 주변에는 열수성 침전물이 고인다. 마침내 침니는 구부러지거나 망가지거나 해서 해저에 쌓이고, 그 위에 더 새로운 침니가 형성된다. 그리고 10m 정도 높이의 마운트가 생긴 곳에서 열수의 활동이 일단 정지하고, 해저의 흐름에 의한 침식 등을 받아 평평한 면인 '테라스(terrace)'가 형성된다. 그 후, 새로운 침니가 마운드의 형성이 재개되어, 더 작은 마운드가 생긴다. 다시 휴지기를 거쳐 형성된 것이 현재의 침니 '라퓨터'인 것이다.

5-3. '동태평양 해팽'에는 생물들이 많았다.

 '신카이 6500'은 1994년에 캘리포니아 만의 남쪽으로 뻗어 있는 대해팽인 '동태평양 해팽'의 남위 14°~18°의 심해저 조사도 했다. '해팽(rise)'이란 해령의 한 종류로, 확장 속도가 빠른 해령을 말한다. '동태평양 해팽(East Pacific Rise)'은 해팽 중에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해저가 확대되고 있는 중앙 해령이다.

 '동태평양 해팽'에는 유리질 용암이 노출되어 몇 단이나 거듭 겹쳐 있다. 해저의 확대에 따라 생긴 갈라진 틈 안에는 폭 100m, 깊이 10m에 이르는 웅덩이도 있었다. 열수 분출공은 골짜기로 둘러싸인 선 모양으로 나열되어 있었으며, 다양한 유형의 것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심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생물이 풍부하게 있었다. 온도가 낮은 분출공 주변에는 '말미잘'이나 '이매패'가 있었으며, 온도가 높은 곳에는 '갈라파고스 새날개 갯지렁이(tube worm)'가 있었다. 또 눈이 퇴화한 순백의 게의 무리인 'Gandalfus Yunohana'와 새우의 무리인 'Alvinocaris longirostris'도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들 '화학 합성 생물 군집(Chemosynthetic Organism)'은 태양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 열수 해역의 '황화수소'나 '메테인' 등을 산화해서 얻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동태평양 해팽(East Pacific Rise)

5-4. 신카이 6500이 본 심해저

 1989년에 완성된 이후, '신카이 6500'은 세계의 바다에 도전하면서 수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5-4-1. 일본 해구의 모습

 '신카이 6500'의 목적 중 하나는 거대 지진의 발생 장소를 탐사하는 일이다. 일본 근해에는 '일본 해구(Japan Trench)'라는 육지의 판 아래에 해양의 판이 밀려들어가는 곳이 있다. 일본 해구의 수심 6200~6300m 부근은 바다 쪽 판인 '태평양판(Pacific Plate)'이 꺾여 구부러진 부분으로, 거대 지진의 발생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1991년의 조사에서는 수심 6366m 지점에서 지진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균열을 발견했다.

'일본 해구' (2011년)

5-4-2. 고래의 뼈에 사는 생물 군집

 1992년에는 '이즈·오가와사라 해구'의 도리시마 해산'에서 고래의 뼈에 사는 생물 군집을 발견하였다. 열수 분출공의 생물 군집과는 다른 것이었다. '갈라테이드크랩'이나 성게, 히드라 무리 등이 발견되었다.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도 유사한 생물 군집이 1987년에 발견되었다.

고래뼈 주위에 사는 생물 군집 (2013년)

5-5. 버전 업그레이드 '신카이 6500'

 2012년 3월에는 '신카이 6500'이 대폭 개조되었다. 기체 뒷부분에 있는 주추진기가 대형 선회식 1대에서 중형 고정식 2대로 변경되었으며, 수평 방향의 추진기도 기체 뒷부분에 1대가 추가되었다. 이로써 종래 4대이던 추진기가 6대로 늘어난 데다 추진기의 모터도 개량됨으로써 '조종 성능'과 '운동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2012년 대폭 개조된 신카이

5-6. 신카이의 구조

 '신카이 6500'에는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여러 장치가 고안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내압각(사람이 타는 곳)'에는 가벼우며 녹이 잘 슬지 않는 두께 73.5mm의 티타늄 합금이 사용되었다. 내압각은 완전한 '구(Sphere)'에 가까워야 한다. 많이 일그러질수록 내압각의 각 부분에 걸리는 힘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파괴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카이 6500'의 내압각은 약 2m인 안지름의 어느 부분을 측정해도 오차가 0.5mm 이하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안지름 2m의 공간에는 조종사 2명과 연구자 1명이 탄다. 투시창은 3개가 있으며, 창의 지름은 12cm이다. 창은 유리가 아니고 탄력성이 좋고 투명도가 높은 '메타크릴 수지(poly methyl methacrylate 수지)'로 되어 있다.

 '로봇팔(Manipulators)'은 좌우에 모두 2개가 있으며, 1개의 머니퓰레이터에는 7곳이 구부러지거나 회전한다. 물속에서는 100kg 정도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신카이 6500의 구조

5-7. 크벨레 2013 (QUELLE 2013)

 '일본 해양 연구개발 기구(JAMSTEC)'의 유인 잠수 조사선 '신카이 6500'은 2013년 1월부터 지원 모선 '요코스카(YOKOSUKA)'와 함께 '세계 일주 심해 조사'를 수행했다. 이 '세계 일주 심해 조사'의 항해 명칭은 '크벨레 2013(QUELLE 2013)'으로, 'QUELLE'는 독일어로 '기원', '원천'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생명의 한계에 다가간다(Quest for Limit of Life)'의 약자이기도 하다. 이 항해의 목적은 심해의 극한 환경을 조사해 생명의 한계와 기원, 진화를 규명하는 것이다.

 '크벨레 2013'에서는 약 1년에 걸쳐 인도양, 대서양, 태평양의 심해 조사 등을 진행하였다. 2013년 1월 15일에 출항하여, 2013년 1~3월에는 인도양 해령, 4~5월에는 브라질 앞바다, 6~8월에는 카리브 해, 10~11월에는 통가 해구, 그리고 뉴질랜드 북쪽의 '케르메덱(kermadec)'을 조사했다.

지원 모선 '요코스카(YOKOSUKA)

5-7-1. 인도양

  1. 조사 시기: 2013년 1월 말~3월 말

 'QUELLE 2013'으로 세계 일주의 조사 항해를 하는 '신카이 6500(Sinkai'과 '요코스카(Yokosuka)'가 최초로 향한 곳은 인도양의 중앙 인도 해령과, '로드리게스 삼중점(Rodrigues Triple Point)' 주변이었다. '로드리게스 상중점'의 북쪽에서는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열수 활동 영역'인 '가이레이 필드(KAIREI field)'가 있다. '가이레이 필드'는 2000년에 무인 탐사선 '가이코'가 처음 발견했다. 그리고 이후 '중앙 인도 해령'과 '로드리게스 삼중점' 주변에서는 '솔리테어 필드(Solitaire Field)'와 '도도 필드(Dodo Field)'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연구팀이 열수 활동 영역을 확인했다.

 2001년 '가이레이 필드'에서는 황화철의 비늘을 가진 검은 고둥인 '비늘발고둥'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2001년에 검은 비늘발 고둥이 발견된 곳에서 700km 떨어진 '솔리테어 필드'에서 황화철로 덮이지 않은 '흰 비늘발고둥'이 발견되었다. 이들이 유전적으로 거의 같은 종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래서 'QUELLE 2013'에서는 비늘발고둥을 채취해 황화철의 검은 비늘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화학 합성 미생물이 언제 비늘발고둥의 소화관에 공생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비늘발고둥의 채집과 선상 사육 실험이 실시되었다.

 '가이레이 필드'에서는 높은 수소 농도의 열수가 분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수소에서 메탄을 만들어 내는 '초호열 메탄균'을 1차 생산자로 하는 '하이퍼 슬라임(HyperSLiME: Hypertheromophilic Subsurface Lithoautotrophic Microbial Ecosystem)'이라고 불리는 생태계가 있다. 그런데 수소는 초기 생명의 에너지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QUELLE 2013'의 인도양 조사에서는 초기의 생명 진화 규명을 목표로, 열수 활동 영역의 지하 구조와 생물의 조사가 실시되었다.

검은색 껍질을 가진 '비늘발고둥(Scaly-foot gastropod)'

5-7-2. 브라질 앞바다

  1. 조사 시기: 2013년 4월~5월

 2013년 4월~4월에는 'QUELLE 2013'의 두 번째 조사 해역인 브라질 앞바다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남대서양에서 유인 잠수 조사선이 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였다. 'QUELLE 2013'에서 브라질 앞바다의 조사 해역은 '상파울루 해령', '리오그란데 해팽', '상파울루 해대'의 세 곳이었다.

 '상파울루 해령'과 '리오그란데 해팽'은 모두 광범위하게 펼쳐진 융기 지형이지만, 가파르고 험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상파울루 해령'은 높이차 1700m의 가파르고 험한 낭떠러지가 있다. 그리고 '리오그란데 해팽'의 중앙부에는 갈라진 틈이 있으며, 가장 깊은 곳의 해저에서 수직 낭떠러지가 깎아지른 듯 솟아 있으며, 그 높이는 5000m를 넘는다. 두 해역에서는 수심에 따른 생물상 변화 등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상파울루 해령'에서는 맨틀에서 유래한 '초염기성 사문암(Superbasic Serpentine)'이 노출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2010년 당시 마리아나 해구에서 '초염기성 사문암'이 발견되고 나서, 그 주변에서 '화학 합성 생물 군집'도 발견되었다. 그래서 '상파울루 해령'에서도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의 발견도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번에 조사하지 못한 곳에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파울루 해령'과 '리오그란데 해팽'의 특이한 지형이 만들어진 원인 등을 찾기 위해 지질 조사도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수심 약 900m의 해저에 옛날 대륙의 일부였던 것으로 보이는 화강암이 확인되었다. 대서양에는 과거에 '아틀란티스'라고 불리는 대륙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아틀란티스' 대륙의 발견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이 육지였던 시기는 수천만 년 전으로 추측되므로, 아틀란티스라고 생각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된 것 같다. 앞으로의 상세한 조사에 의해 '리오그란데 해팽'이 만들어진 원인이 더 자세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상파울루 해대'에는 광대한 천연가스와 유전이 펼쳐져 있다. 해저 유전이 있는 멕시코 만에는 해저의 암염이 녹아 나온 장소에 용수성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이 존재한다. 그래서 암염층이 해저 부근으로 상승해 오는 것으로 생각되는 '상파울루 해대'에서도 메탄가스 등을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상파울루 해대에서도 용수성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는 '화학 합성 생물 군집'을 발견하지 못했다.

5-7-3. 카리브 해

  1. 조사 시기: 2013년 6월~8월

 2013년 6월부터는 세 번째 조사 해역인 '카리브 해'의 영국령 케이맨 제도 앞바다에 있는 '중부 케이맨 해팽'에서 조사를 하였다. '중부 케이맨 해팽'에서는 2009~2010년에 수심 약 5000m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열수 활동 해역이 발견되었다. 그곳에서는 5000℃가 넘는 열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열수에 포함된 수소의 농도도 높아서, '하이퍼슬라임'이 서식하는 것으로 기대되었다.

 'QUELLE 2013'의 카리브해의 조사 목적 중 하나는, 그런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생물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물들을 조사하면, 생명 서식의 한계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미생물과의 공생 등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전략도 조사한다. 그리고 옛날에 연결되어 있던 태평양과 대서양의 생물이, 분단 후에 어떻게 진화하고 적응했는지에 대한 조사 등도 이루어졌다.

5-7-4. 통가 해구, 케르메덱 해구

  1. 조사 시기: 2013년 10월~11월

 '카리브 해(Caribbean Sea)'의 조사 후, '요코스카'는 '신카이 6500'의 전지 교환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그리고 2013년 10~11월에 '통가 해구(Tonga Trench)'와 '케르메덱 해구(Kermadec Trench)'에서 'QUELLE 2013'의 마지막 조사가 이루어졌다.

 '통가 해구(Tonga Trench)'에서 가장 깊은 곳인 '호라이즌 해연(Horizon deep)'은 마리하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Challenger Deep)' 다음으로 깊은 초심해이다. '호라이즌 해연'의 수심은 10850m로, 수심 10911m인 챌린저 해연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QUELLE 2013'의 목적 중 하나는 '호라이즌 해연'과 '챌린저 해연'의 상태계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카이 6500은 6500m까지밖에 잠항할 수 없기 때문에, 호라이즌 해연'의 조사를 위해 11000m까지 잠항할 수 있는 '랜더'라고 불리는 장치가 이용된다. '랜더'는 촬영은 물론 채집도 할 수 있다.

 '케르메덱 해구(Kermadec Trench)'에서는 '루이빌 해산열'이라고 불리는 70개 이상의 해산이 연결된 장소를 조사한다. 지금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해산(Sea Mount)'에 생물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 해역을 조사하는 이유는 해산의 생물 다양성이나 수심에 따른 생물상의 변화 등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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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이코(KAIKO)

  1. 개발 연도(완성): 1995년

 1995년에 개발된 무인 탐사선 '가이코(KAIKO)'는 세계 해양의 최심층부 잠항에 성공하였다. 1995년에 '가이코'가 도달한 곳은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으로, 수심은 10911.4m이다. 이 수심에서 1cm2의 넓이에는 1톤 이상 되는 큰 압력이 걸린다. 1960년에 미국의 유인 잠수정 '트리에스테'가 잠항했으나, 사진 촬영과 표본 채취는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가이코'의 등장으로 인해, 전 해양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되었다. 1만 m 급의 무인 탐사선 '가이코'의 가장 큰 공적 중에 하나는 2000년에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열수 분출공을 발견한 일이다.

가이코(KAIKO)

6-1. 엄청난 수압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

 '가이코'는 원격 조종식으로, '론처(Launcher)'라고 불리는 '수중 발착대'와 '비클(Vehicle)'이라고 불리는 수중 항해 로봇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력 공급은 지원 모선인 '가이레이(KAIREI)'에서 수중 케이블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 같은 케이블 안의 광섬유를 통해 정보 전달과 제어도 이루어진다. '비클(Vehicle)'에는 추진 장치와 팔과 유사한 동작을 하는 기계 장치인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 그리고 먼 곳을 감시하는 '소너(Sonar)', 관찰용 텔레비전 카메라 등이 장착되어 있다.

 바닷속은 10m마다 수압이 1기압 상승하므로, 수심 1만 m라면, 약 1000기압이 된다. 100기압은 1cm2당 1톤의 힘이 강해지는 엄청난 압력으로, 손톱 위에 1톤 트럭을 올려놓는 정도의 압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이코는 각 부분이 그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골조가 되는 테두리 부분은 가벼워서 매우 다루기 좋은 '티타늄'과 그 합금을 사용하였다. 또 '비클(Vehicle)'에 장착된 부력재로는 50㎛의 속이 빈 마이크로 벌룬을 '에폭시 수지(Epoxy Resin)'로 굳혀 만든 내압성 높은 소재를 사용하였다.

가이코의 구조

6-2. 가이코가 본 심해저

6-2-1. 열수 분출공의 생물군

 가이코는 2000년 8월, 인도양에서 세계 최초로 열수 분출공을 발견하였다. 침니는 높이 10m를 넘는 것도 많았으며, 활동적이어서 침니의 정상부는 분출하는 검은 열수로 덮여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멀리서 본 침니군은 순백의 크리스마스트리 숲처럼 보였으나 가까워지자 무수한 벤트새우 무리임이 밝혀졌다. 아래의 사진에는 그 짙은색의 열수를 분출하고 있는 침니에 '벤트새우(vent shrimp, Rimicaris kairei)'가 무리지어 있다. 또 오른쪽 아래에는 말미잘도 있다. 밴트새우의 주요 먹이는 침니 주변을 떠돌거나 침니 등에 달라붙어 있는 '화학 합성 박테리아'이다. '화학 합성 박테리아'는 뿜어져 나오는 열수 안에 함유된 황화수소를 이용해 살고 있다. 활동적인 침니 주변에는 새우의 먹이가 무진장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새우가 살고 있는 것이다. 또 벤트새우는 입 주위나 등딱지 안에도 '화학 합성 박테리아'를 살게 해서 먹이로 한다. 이 발견으로 열수 분출공 생물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 등을 알게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6-2-2. 블랙 스모커

 아래의 사진은 수심 2450m에서 발견된 '블랙 스모커'이다. '블랙 스모커(Black Smoker)'란 굴뚝 모양을 한 해저의 퇴적물에서 분출하는 열수가 미세한 침전물을 내뿜어서 연기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과열된 물의 온도는 최고 360°나 되었으며, 분출하는 열수의 기세는 가이코가 10m 상승하면 그 일대가 시커먼 열수로 감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정도로 활발했다.

 원래 분출하는 순수한 열수는 투명하지만, 중금속을 많이 함유하게 되면 주위의 바닷물과 반응해 검은색이 된다. 특수한 열수 채취 장치의 채수구를 통해 분출공 안에 꽂아 넣고 채취한 열수 시료는 거의 투명했지만, 강한 황화수소 냄새를 뿜고 있었다. 열수 시료의 화학 조성을 분석하자, 인도양에서 채취된 열수의 화학 조성은 동태평양 해팽이나 대서양 중앙 해령의 블랙 스모커의 열수와 조성이 비슷했다.

블랙 스모커

6-3. '가이코 7000 Ⅱ'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1만 m급 무인 탐사선 '가이코'는 1995년에 마리아나 해구에서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을 잠수하는 데 성공하였고,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도양에서 열수 분출공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2003년 5월에 '일본 시코쿠' 앞바다 약 130km 해역에서 '난카이 지진'의 장기 관측 데이터를 회수하다가 '2차 케이블(Secondary Cable)'이 끊어져서 '비클(Vehicle)'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생겼다.

 그 후 가이코는 2004년에 7000m급 세경 광섬유 무인 탐사선 'UROV7K'를 개조해서 '가이코'의 '론처(Launcher)'와 하나로 만들어 '가이코 7000'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다 2006년에는 기계의 대형화, 머니퓰레이터의 증설, 추진력 증강 등을 개조하여 '가이코 7000 Ⅱ'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가이코 7000 Ⅱ'는 잠항 가능깁이 7000m로, 1만 m급 무인 탐사선 '가이코'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UROV7K'의 잠항 가능 깊이가 7000md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7000m도 충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이코 7000 Ⅱ'는 해저 지형이 복잡하고 위험한 심해역 등 유인 잠수 조사선으로 탐사하기 어려운 곳을 조사하고 있다.

가이코 7000 Ⅱ

7. 그 외의 탐사선

7-1. 오토히메(Otohime)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 길이 2.5m, 중량 0.8톤

 자율형 무인 탐사선 '오토히메(Otohime)'의 특징 중 하나는, 관측 목적에 따라 '작업형', '순항형', 착저형'의 세 가지 운용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업형'은 기체의 선두에 붙은 머리퓰레이터로 샘플 채집 등을 할 수 있다. 또 2대의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스테레오시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레오 시 카메라(Stereo Camera)'는 대상물을 2대의 카메라로 다른 위치에서 촬영하여 입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스테레오 시 카메라를 통해 대상물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오토히메'는 자율형 탐사선으로 운용할 수도 있지만, 배와 지름 1mm의 광섬유로 연결하여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 심해에서 오는 실시간 영상을 배 위에서 머니퓰레이터 작업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또 통신 중계 장치를 이용한 '고속 음향 통신'이라는 통신 형태도 취할 수 있다. 음파를 사용하면 '오토히메' 광섬유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므로,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오토히메(Otohime)

7-2. 진베이(JINBEI)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길이 4m, 중량 2톤
  3. 최대 잠항 깊이: 3000m

 자율형 무인 탐사선 '진베이(JINBEI)'는 'pH-CO2 하이브리드 센서'라고 불리는 신개발 화학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pH-CO2하이브리드 센서'는 바닷물의 '이산화탄소(CO2)'와 'pH(수소 이온 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산화탄소(CO2)'와 'pH'를 동시에 측정해야 할까? 여기에는 온난화와 바다의 산성화가 관계하고 있는데,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사람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이산화탄소(CO2)'증가 때문이다. '이산화탄소'의 30% 정도는 바다에 흡수되어, 바다의 산성화가 진행된다. 바다의 산성화가 진행되면, 어떤 종의 플랑크톤의 껍데기가 녹아 나와서 해양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바다의 '이산화탄소'와 'pH'를 파악하는 일은 지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열수 광상 부근 등의 관측에서도 'PH-CO2 하이브리드 센서'가 활용된다.

 또 '진베이(JINBEI)'는 세밀한 측정을 위해, 기체의 중앙에 '추진 장치(Thruster)'를 붙여, 저속으로도 안정되게 항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진베이는 해저 지형을 조사하기 위한 고성능 '소너(Sonar)'도 갖추고 있다. '소너(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는 음향 에너지를 이용해 수중 물체 또는 현상에 관한 정보를 얻는 장치나 기법으로, 해저 자원 탐사 등에 활용된다.

진베이(JINBEI)

7-3. 유메이루카UMEIRUKA)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길이 5m, 중량 2.7톤
  3. 최대 잠항 깊이: 3000m
  4. 평균 시속: 4~6km

 '유메이루카(YUMEIRUKA)'는 주로 해저 자원 탐사나 그곳의 해저가 어떤 지형인지를 상세하게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탐사선이다. 일본 주변의 해저에는 희소 금속과 '메탄 하이드레이트' 등의 풍부한 자원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 해저 자원 탐사를 할 수 있는 탐사선이 필요해졌다.

 '유메이루카(UMEIRUKA)'에 탑재된 신개발 '합성 개구 소너'는 해저에 음파를 쏘아 되돌아온 정보를 바탕으로 해저의 지형을 파악하는 장치이다. 해저 지형을 광범위하고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는데, 그 정밀도는 1km 앞에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이다. 또 해저 아래의 모습을 조사할 수 있는 '서브 보텀 프로파일러(sub bottom profiler)'라는 관측 기기 등도 탑재되어 있다. 또 대용량 리튬 이온 전지가 탑재되어 최대 16시간까지 탐사할 수 있다.

 기체의 앞뒤에는 X자형 날개가 있는데, 이 날개를 연동시켜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해저에 기복이 있어도 해저로부터의 고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항상 기체의 자세를 수평으로 유지한 채 움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관측 장치는 항상 해저면을 향할 수 있어, 정밀도 높은 관측이 가능하다.

유메이루카(YUMEIRUKA)

7-4. 우라시마(URASHIMA)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 길이 약 10m, 중량 약 8톤(리튬 이온 전지 탑재시)
  3. 최대 잠항 깊이: 3500m

 '우라시마(URASHIMA)'는 'JAMSTEC(일본 해양연구개발 기구)'에서 1998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자율형 무인 심해 탐사 로봇이다. 당초 '우라시마'는 온난화나 기후 변동의 메커니즘을 규명을 목표로 내걸었다. 온난화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해양의 염분 농도와 수온 등의 데이터를 광범위해야 채취해야 한다. 그래서 우라시마는 장거리를 항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항속 거리가 '짧은 리튬 이온 전지'와, 항속 길이가 긴 '연료 전지'가 탑재되어 있었다. 2005년에는 '연료 전지'를 이용해 세계 기록인 연속 항행 거리 317km를 달성하였다. '우라시마'의 탐사 대상은 온난화와 기후 변동의 메커니즘 규명이었지만, 현재는 해저 자원의 탐사로 넓어지고 있으며, 동력원도 주로 리튬 이온 전지가 이용되고 있다.

우라시마(URASHIMA)

7-5. 딥 토 (Deep Tow)

  1. 조직: JAMSTEC
  2. 최대 잠항 깊이: 4000m~6000m

 케이블로 연결된 '예항체'에 '카메라(Camera)'와 먼 곳을 감시하는 '소너(Sonar)',를 장착하고, '모선(Mother Ship)'을 이용해 저속으로 끌면서 해저를 탐사하는 시스템이다. 잠수선 등의 사전 조사 등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심해 예항 조사 시스템 '딥토(Deep Tow)'

7-6. MR-X1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 길이 2.5m

 작업형 소형 자율 탐사선으로 운용할 수도 있고, 세경 광섬유를 이용해 원격 조종도 가능하다. 연구 개발한 첨단 기술을 실증하고, 더 나은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양된 기술은 차세대 탐사선에 피드백한다.

해양 로봇 'MR-X1'

7-7. 하이퍼돌핀

  1. 조직: JAMSTEC이 소유·운용, 캐나다에서 제조됨
  2. 크기: 전체 길이 약 3m
  3. 최대 잠항 깊이: 2010년에 개조 후 4500m

 '하이퍼돌핀'은 1999년에 캐나다에서 제조된 후, JAMSTEC에서 소유·운용되고 있는 무인 탐사선이다. 최대 잠항 깊이는 3000m이었으나 2010년에 개조된 후, 4500m까지 잠항할 수 있다. 하이비전 카메라를 탑재하여, 눈으로 보면서 심해를 조사하고 몇 cm 크기의 작은 생물도 촬영할 수 있다. 또 머니퓰레이터를 이용해 샘플 채취도 가능하다.

 2005년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Sumatra Island)' 난바다를 긴급 조사하였고, 진원역 해저 아래의 넓은 범위에서 절벽의 붕괴와 땅사태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또 같은 해에 마리아나 해저 화산 조사를 실시하여, 해저 화산 분화의 영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하기도 하였다.

하이퍼돌핀(Hyper-dolphin)

7-8. ABISMO

  1. 조직: JAMSTEC
  2. 크기: 전체길이 약 3.3m, 중량 3톤, 비클 전체길이 1.3m, 중량 350kg
  3. 최대 잠항 깊이: 1만 m급

 '대심도 소형 무인 탐사선(ABISMO: Automatic Bottom Inspection and Sampling Mobile)'은 1만 m 급 무인 탐사선이다. ABISMO는 카메라 촬영과 시료 채취를 할 수 있어, 2008년에는 마리아나 해구 챌린저 해연의 1만 m가 넘는 심해저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데 성공하였다.

 '오픈 프레임(Open Frame)' 구조로, 수중 발착대인 '론처(Launcher)'와 항해 로봇인 '비클(Vehicle)'로 이루어져 있다. '론처'와 '비클'은 전체 길이 160m의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으며, 론처는 '가이레이'의 배 위에 있는 장치와 비클의 중계기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착수·양수 시스템과 1차 케이블은 지원 모선 '가이레이'에 이미 설치되어 있던 무인 탐사선 '가이코'의 것을 사용한다.

7-9. 피카소(PICASSO)

  1. 조직: JAMSTEC
  2. 크기: 2m × 0.8m × 0.8m
  3. 최대 잠항 깊이: 1만 m급
  4. 순항 속도: 2~3노트 (시속3.7~5.6km)
  5. 잠항 시간: 5~6시간

 '피카소(PICASSO: Plankton Investigatory Collaborating Autonomous Survey System Operon)'는 심해에 서식하는 부유성 생물 등을 고화질로 촬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인 탐사선이다. 예컨대, 깊이 1000m까지 서식하는 '플랑크톤'이나 '바다눈'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다. '플랑크톤(Plankton)'은 해류에 저항할 수 있을 정도의 부유력이 없어, 물속을 떠돌아다니는 부유성 생물을 통틀어 일컫는다. 플랑크톤에는 갑각류나 해파리류 등의 '동물 플랑크톤'과, 규조류 등의 '식물 플랑크톤'이 있다. 플랑크톤은 양과 종류가 다양하다. 플랑크톤을 연구하는 이유는 바다의 생태계를 더욱 잘 이해하고, 해양에서의 탄소 순환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지구 온난화를 생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바다눈(Marine Snow)'은 플랑크톤의 사체 등에서 생긴 입자 모양의 물질을 말한다.

 또한 피카소는 대형인 전용 지원선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기동성이 높고 해양 생태계의 규명에 위력을 발휘한다. 종래의 유인 탐사선과 무인 탐사선에서는, 대형 지원선이 필요하고 비용도 들어서 편하게 운용할 수 없었다. 플랑크톤은 지역적으로나 계절적으로, 또 낮이나 밤에도 분포 상황이 변하므로, '피카소(PICCASSO)'처럼 편리하게 운용할 수 있는 소형 무인 탐사선이 필요했다. 두꺼운 케이블로 모선과 연결되는 탐사선과는 달리, '피카소(PICCASSO)'는 지름 0.9mm의 가는 광섬유로 모선과 연결되어 원격 조정된다. 케이블은 물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아서, 물속에서 플랑크톤을 추정하기 위한 미세한 동작도 가능하다.

소형 심해 무인 탐사선 'PICA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