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지진은 어떻게 일어날까?

SURPRISER - Tistory 2021. 11. 5. 15:22

0. 목차

  1.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
  2. 지진파
  3. 규모와 진도
  4. 지진을 예측하려는 노력
  5. 지진으로 인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과 피해
  6. 지진의 피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지구의 판

1. 판 구조론

 지진과 화산 활동은 특정 장소에 편중되어 있으며, 대산맥은 대륙이 이동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대지의 변동'을 설명하기 위해, 1960년 후반에 '판 구조론(plate techtonics)'이 만들어졌다. '판 구조론'은 지구의 표면이 몇 개의 두꺼운 '판(plate)'으로 덮여 있으며, 이 판들은 딱딱하지 않은 층 위를 '이동'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아래의 사진은 '판의 경계'와 20세기에 일어난 '지진의 발생 위치'를 표시한 세계 지도이다. 주황색 선은 판의 경계이며, 동그라미는 지진이 발생한 장소이다. 판과 판이 부딪쳐 판이 가라앚는 부분을 '침강대'라고 하는데, 아래 지도를 보면 '초거대 지진'은 모두 판 침강대에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판의 경계'와 20세기에 일어난 '지진의 발생 장소'

1-2. 맨틀이 '대류'함으로써 지구를 식힌다.

 1980년대 이후, '지진파(seismic wave: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의 움직임)'를 써서 지구 내부를 투시하는 '지진파 토모그래피'가 발전했다. 그 결과, '맨틀(mantle)'의 심층에서 끓어오르는 상승류와 지표면에서 가라앉는 하강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맨틀이 지구 내부의 열을 외부로 달아나게 하도록 '대류(유체가 부력에 의한 상하운동으로 열을 전달하는 것)'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뜨거운 것은 밀도가 작고 가볍고, 차가운 것은 밀도가 크고 무겁다. 그래서 '유체(Fluid: 공기나 물처럼 잘 흐르는 물질)'에 온도차가 있으면, 뜨거운 것은 위로 이동하고 차가운 것은 아래로 이동한다. 이처럼 유체에서 상승류와 하강류가 일어나는 현상을 '대류(convection)'라고 한다. 유체의 온도차가 별로 없을 때는 열이 유체 안을 이동하고 유체는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온도차가 클 때는 유체 자체가 움직여서 열이 효율적으로 운반된다.

1-3. 지진은 판이 뒤틀릴 때 일어난다.

 지진은 판이 이동하다가 뒤틀리고, 그 결과 암반이 파괴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구상의 지진의 대부분은 판의 경계를 따라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은 '침강대(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가라앉는 장소)'이다. 판 경계면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해양판 또는 대륙판이 뒤틀려서 지진이 일어날 때도 있다.

  1. 판 내부 지진: 해양판이 가라앉는 곳에서는 인접한 대륙판에 큰 힘이 가해진다. 그 힘에 의해 대륙판 내부가 크게 변형되고 융기되어 산맥이 되기도 하고, 침강해서 만이나 평야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산맥과 평야 사이에서는 그 강도가 한계를 넘어서면 종종 '단층(외부의 힘을 받은 지각이 두 개의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난 지질구조)'이 생기는데, 단층이 어긋나면 '판 내부 지진'이 발생한다.
  2. 판 경계 지진(해구형 지진): 해양판의 침강에 끌려가던 대륙판이 튀어 오르면서 발생한다. 평상시에 해양판과 대륙판은 단단히 붙어 있는데, 해양판이 대륙판을 억지로 끌어들여 뒤틀리는 경우가 있다. 마침내 대륙판의 반발력이 한계를 넘어서면 일시에 튀어 올라, 거대한 지진이 발생한다. 2011년 3월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은 '판 경계 지진'이었다.
  3. 아우터 라이즈(Outer Rise) 지진: 판 경계의 주변에서도 종종 지진이 일어난다. 예컨대 해구의 '난바다(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쪽에서는 판이 양쪽으로 잡아당겨짐으로써 '아우터 라이즈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4. 슬래브 내(slab 內) 지진: 대륙판에 아래에 가라앉은 해양판 안에서 단층이 생기면, '슬래브 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1-4. 다른 행성도 판의 이동이 있을까?

 그러면 지구처럼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형성된 다른 행성, 예컨대 그중에서도 금성이나 화성 같은 암성형 행성에는 복수로 갈라진 판이나 이동이 없을까? 암석으로 이루어진 금성과 화성에서도 화산활동을 볼 수는 있다. 또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Enceladus)'에서는 물을 분출하는 얼음 산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는 '판의 경계'나 '판의 이동'은 관찰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지구 이외에서 판의 이동이 관찰된 적은 없다.

반응형

2. 지진파

2-1. 지진파는 지구 내부의 층의 경계에서 굴절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파(Seismic Wave)'가 발생해, 지구 내부 또는 표면을 따라 전해진다. 지구의 내부는 고체 금속으로 이루어진 '내핵(Inner Core)', 액체 금속으로 이루어진 '외핵(Outer Core)', 고온에서 부드러워진 암석으로 이루어진 '맨틀(mantle)'의 3개의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지진파는 지구의 내부를 통해 전해질 때, 이들 층의 경계에서 반사하거나 굴절한다. 그래서 큰 지진이 발생한 경우, 하나의 관측 지점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온 지진파가 관측되는 경우도 있다.

2-2. 지진파의 종류

 지진파는 전달되는 특성에 따라 '실체파(Body Wave)''와 '표면파(Surface Wave)'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실체파'에는 P파와 S파가 있으며, '표면파'에는 '러브파(Love Wave)'와 '레일리파(Releigh Wave)'가 있다.

  1. P파: 'P파'의 이름은 '먼저 도착한다'는 의미로 'Primaary Wave'에서 유래되었다. 고체, 액체, 기체 상태의 물질을 모두 통과할 수 있으며, 전달 속도는 5~7km/s이다. 소리와 같은 종파이다.
  2. S파: 'S파'의 이름은 '두 번째로 도착한다'라는 의미로 'Secondary Wave'에서 유래되었다. 고체 상태의 물질만 통과할 수 있으며, 전달 속도는 3~4km/s이다. S파는 P파에 비해 진폭이 커서 피해 정도가 비교적 크다.
  3. 표면파: 표면파는 '지구 내부'가 아니라 '지구의 표면'을 통해 전해지는 지진파이다. 보통 전파 속도가 2~3km/s로 지진파 중에 가장 느리며, P파, S파가 멀리까지 이동하는 데 비해, 지진파는 진원에서 가까운 곳에만 전해진다. 파괴력은 가장 크다.

 관측 지점에서는 P파가 먼저 도달하고 나중에 S파가 도착한다. 따라서 이 둘의 속도 차이를 이용하면, 관측 지점에서 진원까지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P파', 'S파', '러브파', 레일리파'

2-3. 지구의 내부 구조는 어떻게 알아냈는가?

 그러면 지구의 내부 구조는 어떻게 알게되었을까? 파동의 일종인 '지진파'의 움직임을 통해, '맨틀'이나 '외핵' 등의 지구의 내부 구조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래의 그림은 지구의 '특정한 지점(Focus)'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진파가 지나가는 길을 나타낸 것이다. 지구 전체에 전달되는 지진파의 전파 경로를 분석해 보면, 진원에서 103° 지점까지는 P, S파가 모두 도달하고, 103°에서 142°까지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아무 파도 도달하지 않으며, 110°에 한해 약한 P파가 도달하고, 142°부터 180°까지는 P파만 도달한다. 이를 통해 30~2900km는 고체 상태의 맨틀, 2900~5100km는 액체 상태의 외핵, 5100~6400km는 고체 상태의 내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정 지역에 S파가 도달하지 않는 것은 액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각과 맨틀의 경계를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Mohorovich Discontinuity)', 맨틀과 외핵의 경계를 '구텐베르크-비헤르트 불연속면(Gutenburg-Wiechert Discontinuity)', 외핵과 내핵의 경계를 '레만 불연속면(Lehmann Discontinuity)'이라 한다. 불연속면인 이유는 그 경계에서 지진파의 속도가 급속히 바뀌기 때문이다.

3. 규모와 진도

 지진이 일어나면 언론에 먼저 보도되는 것은 '리히터 규모(Magnitude)'와 '진도(Seismic Intensity)'가 발표된다. '규모'는 진원지에서 방출된 '지진 에너지의 절대적인 크기'를 말하고, '진도'는 각 지역이 실제로 흔들린 정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하나의 지진에서 규모의 값은 하나이지만, 진도의 값은 지역마다 다르다.

3-1. 규모

 '리히터 규모(Richter Magnitude Scale)'는 '규모(Magnitude, 기호 M)'라고도 한다.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인 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낸다. '리히터 규모'는 흔히 '규모'라고도 하며 '규모 5.8'처럼 소수점 아래 첫쨰자리까지 나타낸다. 규모 5.8은 기호를 써서 M5.8로 쓰기도 한다. '규모'는 지진계의 기록을 바탕으로 계산되며, 규모에도 몇몇 종류가 있다. 그중 가장 표준적으로 쓰이는 것은 '모멘트 규모(Mw)'이다. 

 지진은 힘이 가해져 뒤틀린 암반이 한꺼번에 파괴되어 어긋남으로써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파괴된 암반의 넓이×암반이 어긋난 양× 암반의 딱딱함'이 지진의 크기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양이 된다. 이들 값을 추정한 것을 바탕으로 구한 것이 '모멘트 규모(Mw)'이다. 하지만 모멘트 규모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산출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어느 정도 큰 지진이 아니면, '산출에 필요한 지진계의 파형(장주기의 지진 파형)'을 정확하게 관측할 수 없다. 그래서 작은 지진에서는 규모를 계산할 수 없다.

 '규모(기호 M)'는 '지진 규모의 절대적인 크기' 즉, '해방된 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해방된 에너지와 규모의 관계는 'log10E = 11.8+1.5M (E=에너지, M=규모)'이다. M의 값이 1 올라갈 때마다 지진 에너지의 크기는 '101.5배(≒32.622배)'가 되고, M의 값이 2 올라가면 에너지의 크기는 '103.0배(=1000배)'가 된다.

지진의 규모와 에너지 방출량

3-2. 진도

 한국 기상청이 발표하는 진도는 12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것을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MMI)'이라고 하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다. 아래는 한국 기상청 홈페이지에 기록되어 있는 '진도 등급별 현상'이다. (2023년 2월에 확인함)

  1. 진도 1: 대부분 사람들은 느낄 수 없으나, 지진계에는 기록된다.
  2. 진도 2: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낀다.
  3. 진도 3: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린다.
  4. 진도 4: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린다.
  5. 진도 5: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6. 진도 6: 모든 사람이 느끼고, 일부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며, 벽의 석회가 떨어지기도 한다.
  7. 진도 7: 일반 건물에 약간 피해가 발생하며, 부실한 건물에는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
  8. 진도 8: 일반 건물에 부분적 붕괴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며, 부실한 건물에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9. 진도 9: 잘 설계된 건물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며, 일반 건축물에는 붕괴 등 큰 피해가 발생한다.
  10. 진도 10: 대부분의 석조 및 골조 건물이 파괴되고, 기차선로가 휘어진다.
  11. 진도 11: 남아있는 구조물이 거의 없으며, 다리가 무너지고, 기차선로가 심각하게 휘어진다.
  12. 진도 12: 모든 것이 피해를 입고, 지표면이 심각하게 뒤틀리며, 물체가 공중으로 튀어 오른다.

 한편, 일본에서는 0~7까지 모두 10등급으로 된 독자적인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5와 6에는 5약, 5강, 6약, 6강이 있다) 진도는 1996년까지 120년 가까이 사람의 체감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흔들림을 느끼고, 전등의 흔들림을 보고 '이 지진은 진도 3'등과 같이 정한 것이다. 1990년경 '지진계(가속도계)'의 측정값이 체감에 의해 진도 몇에 해당하는지를 계산하는 방법이 일본 기상청에서 고안되었다. 그 계산식을 바탕으로 지진계가 측정한 흔들림으로 진도를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관측점에서 진도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고, 세밀한 각지의 진도가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반응형

4. 지진을 예측하려는 노력

 일반적으로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그에 앞서 어떤 조짐 같은 것이 잘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지진의 본진에 앞서 나타나는 어떤 조짐을 포착할 수는 없을까? 여기에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데이터를 소개한다. 'GPS에 의한 지각 변동 데이터', '대지의 근소한 기울기의 변화를 포착하는 경사계 데이터', '근년에 주목받고 있는 상공의 전자 수 변화' 등에 대해 소개한다.

4-1. GPS에 의한 지각 변동 데이터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는 상공에 있는 여러 개의 인공위성의 신호를 지상의 수신기로 받아, 수신기의 위치를 특정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각 변동을 관측하는 수단으로 정비가 진행되었는데, 그때 일본 국토지리원은 전국의 약 1200곳에 수신기를 내장한 전자 기준점을 설치했다. 기준점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정밀도는 mm 단위로 할 수 있다. 'GPS에 의한 관측'에서는 1초에 1회 데이터를 측정한다. 단, 이 데이터를 그대로 관측 기록으로 하면 오차가 매우 커진다. 일반적인 경우는 일정 시간 이상의 관측 데이터에서 평균치를 구함으로써 오차를 줄인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의 도호쿠 지방이 실려 있는 북아메리카판 아래에는 태평양판이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가라앉고 있다. 이 움직임에 의해 북아메리카판은 동서 방향으로 압축되는 것과 같은 힘을 계속 받는다. 실제로 GPS의 관측 데이터에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본진 발생까지 압축이 계속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4-2. 경사계 데이터

 '경사계'에 의한 관측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경사계 안에는 추가 달려 있다. 대지가 함께 장치가 기울어져도 추는 언제나 아래를 향하므로, 장치와 추의 위치가 어느 정도 어긋났는지를 관측하면 대지의 기울기가 구해진다.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가 설치한 경사계는 정확하게는 '고감도 가속도계'라고 불리는 장치이다. 지하 수백 m에 설치되어 있는데, 지각 변동에 의해 생기는 대지의 근소한 경사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런데 본진의 발생 전에 주위에서 계속해서 단층면의 파괴가 시작되고, 그것이 가속되어 본진이 발생된다는 모델이 있다. 이 본진의 며칠 전부터 또는 직전에 계속해서 시작되는 파괴를 '프리 슬립(Pre-Slip)'이라고 부른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에는 경사계의 설치 지점과 지진이 실제로 발발한 진원역을 고려한 모델 계산에 의하면, '프리 슬립(Pre-Slip)'이 발생한 장소가 관측 지점에 가까운 경우는 M6.2, 먼 경우는 M7.3 이상의 규모가 있으면 그 지각 변동이 경사계로 관측되었다고 한다. 단, 동일본 대지진 때는, 지진 전의 경사계의 관측 데이터에 지각 변동이 원인인 것으로 생각되는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다. 적어도 관측 가능한 규모의 프리 슬립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사계의 원리

4-3. 상공의 전자 수의 이상

 근년에 주목받고 있는 현상 중 하나는 '전자 수의 이상'이다. 지상에서 약 300km 상공에서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이 대기의 분자와 부딪침으로써 방출된 전자가 많이 존재한다. 이 층을 '전리층(ionosphere, 이온층)'이라고 부른다. '전리층'의 전자 수는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증가하는 등 항상 변한다. 한편, 위에서 소개한 'GPS 위성'은 지상의 수신기와 전파를 주고받는다. 전파는 전리층을 통과할 때 전자의 수가 많을수록 속도가 떨어지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반대로 전파가 늦어지는 정도를 측정하면 '전리층의 전자 밀도'의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그런데 '상공의 전자 수'와 '지하에서 발생하는 지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신기하게도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상공의 전자 수가 심하게 증가한다는 현상이 알려져 있다. 단, 전자 수 증가의 메커니즘은 명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다. 후보의 하나로, 지진 발생 전에 지표 부근이 양전기를 띠어, 전자가 잡아당겨진다는 설이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지진 발생 약 1시간 전부터 진원역 상공의 전자 수가 증가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만일 전자 수의 변화가 실제로 지진의 조짐이라면, 지진 예보의 실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는 전자 수의 변화에 대해, 지진 전에 증가는 하지 않으며 겉보기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내용이므로, 다양한 분야의 지구물리학자들의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다.

반응형

5. 지진으로 인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과 피해

 지진이 발생하면 크고 작은 진동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에는 땅이 갈라지기도 한다. 또 바다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지진은 쓰나미를 일으켜 해안 지역에 큰 피해를 준다. 여기에서는 쓰나미, 액상화, 고속 산사태, 건물의 진동과 화재 등, 거대 지진에 의해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5-1. 쓰나미는 해저가 솟아올라 바닷물이 올라오면서 발생한다.

 '쓰나미(Tsunami)'란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일어나는 해일을 말한다. 한국 기상청의 자료에 의하면, 이 용어는 1896년 6월 15일, 일본 혼슈 동북부의 산리쿠 지역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 해일로 22000명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세계 공용어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는 '지진 해일'이라고 한다.

 쓰나미는 일반적인 파도와는 다른 것이다. 쓰나미를 일으키는 요인은 해저 지형의 변화이다. 동일본 대지진처럼 해저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면, 판이 어긋남으로써 해구 부근의 해저가 가라앉거나 솟아오른다. 해저가 솟아오르면 그 위의 바닷물이 끌어올려지고 해수면도 솟아오른다. 솟아오른 바닷물은 직후에 중력에 의해 단번에 무너지고, 파도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것이 바로 쓰나미이다.

 쓰나미의 파장은 수십~수백 km나 된다. 이 파장의 길이가 '일반적인 파도(파장 약 600m 이하)'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쓰나미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파도라기보다는 오히려 홍수 같은 상태가 되어 육지로 밀려들고 거리를 습격한다. 그리고 파도가 물러나면서 모든 것을 바다로 끌고 나간다. 동일본 대지진 때의 동영상을 보면, 바닷물이 출렁이며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을 유지한 채로 그대로 계속해서 육지로 밀려들어오는데, 그것이 바로 쓰나미의 모습이다. 쓰나미는 최초에 수심이 약 4000m인 경우, 시속 약 720km라는 제트기 수준의 빠르기로 진행하고, 수심이 얕아짐에 따라 느려진다. 그래서 뒤의 파도가 앞서 있는 파도와 겹쳐져 높은 쓰나미가 만들어진다.

5-2. '액상화 현상'에 따른 '측방 유동'이 구조물을 덮친다.

 지진으로 인해 건축무링 무너지는 데는 직접적인 진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또 하나 '액상화 현상'과 그에 따라 생기는 '측방 유동'의 문제가 있다. '지하수위'가 높은 지반이 지진으로 흔들리면 흙의 입자끼리 접착력이 떨어져, 입자끼리 달라붙는 힘보다 수압 쪽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각 입자는 떠다니는 듯한 상태가 되고, 그 지반이 마치 액체처럼 변한다. 이것이 '액상화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습지나 바다 등을 메워서 만든 땅에서는 '호안(강·바다의 기슭이나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시설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액상화된 지반이 습지나 바다 쪽으로 흘러가 버린다. 이것이 '측방 유동(Lateral Flow)'이며 특히 오래전에 매립된 곳이 위험하다고 한다. 만일 '측방 유동'이 발생하면 건물이나 교각 등을 지탱하는 기초가 끊어진다. 그러나 호안 시설을 보강하면 측방 유동을 막을 수 있다.

'측방 유동'이 일어나는 구조

5-3. '고속 산사태'의 메커니즘

 일반적으로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재해는 경사가 30˚ 이상이 되는 비탈면에서 일어나기 수비다. 지하수위가 높은 지반이 강한 지진으로 흔들리면, 지표면의 층이 단숨에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고속 산사태이다. 고속 산사태에도 실은 액상화 현상이 관계하고 있다. 이리하여 생긴 액상화층을 경계로 위쪽의 흙덩어리가 썰매처럼 미끄러지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비가 내린 직후에는 작은 지진에도 대규모의 고속 산사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지진의 진동에 의해 지반 속의 어느 층이 흔들리고 흙의 입자가 가늘게 부서진다. 그러면 토층의 부피가 줄어든다. 이떄 토층이 지사후면 이하에 있으면, 물은 부피가 찌그러들지 않으므로, 흙의 입자 틈새에 물이 들어 있는 상태에서 물속에 흙의 입자가 낱낱이 떠 있는 상태가 되어 액상화 한다. 액상화하는 층의 두께는 몇 cm 정도이다. 그리고 이 층보다 위에 있는 층이 단숨에 흘러내린다. 부분적으로 액상화함으로써 본래 토사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완만한 비탈면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난다.

5-4. 건물마다 '흔들리기 쉬운 주기'가 있다.

 강한 지진이 일어나면 도심에서는 '도로 및 고가 도로의 붕괴', '육교 낙하' 등의 피해도 생긴다. 고가 도로와 육교, 사무용 건물, 주택 중에는 내진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또 내진 설계가 적용되었다고 해도 얼마나 충실하게 시공되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이러한 것들이 원인이 되어 쓰러지거나 부서지는 건축물이 많이 나올 수 있다.

 건물에는 저마다 다른 '흔들리기 쉬운 주기'가 있다. 이 주기와 '지면의 진동 주기'가 일치하면 '공진(Resonance)'을 일으켜 더 크게 흔들린다. 주기가 1초 이하일 때는 목조 건물이 흔들리기 쉽고, 1~2초에서는 10~20층의 건물이, 6~7초일 때는 60~70층의 초고층 빌딩이 흔들리기 쉽다. 여기서 말하는 '주기(Period)'란 진동이 1왕복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진원지에서 다양한 진동이 사방으로 방출된다.

5-5. 지진으로 난로, 주방의 화기 등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

 화재에 의한 피해 규모는 풍속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화재에 의해 괴멸적인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1923년의 일본 간토 대지진에서는 초속 15m의 강풍이 불었다. 이 바람을 타고 불이 번져 도쿄 시가지가 완전히 불타 버렸다.

 현대에도 난로 등 난방 기구를 많이 사용하는 겨울철에 강한 지진이 일어나면 화재 피해가 커진다. 그리고 식사 준비를 하는 시간에 대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가장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응형

6. 지진의 피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까?

 지진이 예측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지진 피해를 어떻게 막거나 줄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지금부터라도 건축물 등을 제대로 튼튼하게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수밖에 없다. 지진은 매우 큰 피해를 준다. 한편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므로 준비를 소홀히 하기 쉽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제까지 대형 지진 재해를 겪은 적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고 전문가도 적으며, 피해 방지 대책 등등 모든 면에서 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하나씩 체계적이고도 꾸준하게 준비해 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향이며, 그래야만 10년, 20년 후에는 지금보다는 훨씬 발전된 방법으로 지진 에 대한 대비를 하게 될 것이다.

6-1. 개인은 3일은 생존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

 그러면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 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대지진이 발생하면 전기, 수도, 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길거리로 많은 사람이 쏟아져 나오고, 승용차 등을 이용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도 크게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무너지거나 부서진 건물의 잔해, 그리고 지진의 여파로 발생하는 화재 때문에 거리는 크게 혼란스러워진다.

 이러한 현상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구조대의 투입이나 생활필수품을 비롯한 각종 물자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지연된다. 따라서 각 개인은 전기, 수도, 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누구의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을 전제로 최소한 3일 정도는 생존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 이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대응과는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