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선캄브리아 시대(Precambrian Eon)
- 고생대(Paleozoic Era)
- 중생대(Mesozoic Era)
- 신생대(Cenozoic Era)
1. 선캄브리아 시대(Precambrian Eon)
지구가 탄생하고부터 생물의 화석이 본격적으로 남기 시작한 고생대 '캄브리아기(Cambrian Period)'가 시작되기까지 무려 40억 년 이상 되는 기간이 있었다. 이 기간을 '선캄브리아 시대'라고 부른다. '선캄브리아 시대(Precambrian Eon)'는 다시 46억~40억 년 전을 시대인 '명왕대', 40억~25억 년 전의 시대인 '시생대', 25억~5억 4000만 년 전의 시대인 '원생대'로 나누어진다.
1-1. 46억 년 전
1-1-1. 지구의 탄생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우리은하(Milkyway Galaxy)'의 한쪽에서 '태양계(Solar System)'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태양계가 형성된 계기에 대해서는 '초신성 폭발이 계기라는 설', '자연스레 형성이 되었다는 설' 등이 있지만, 아직 연구자들 사이에서 통일된 견해는 없다.
먼저 가스와 먼지가 뭉쳐져 태양에서 핵융합이 시작되었고, 그 주변을 둘러싸던 가스와 먼지가 뭉쳐져 마침내 지름 몇 km 정도의 '미행성(Planetesimal)'이 되었다. 당시에는 이런 미행성이 태양계에 100억 개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미행성들은 충돌과 합체를 반복하면서 많은 '원시 행성(Protoplanet)'들이 만들어졌다. 그 크기는 현재 지구의 절반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원시 행성이 충돌을 되풀이하면서, 주위에 남아있던 미행성을 흡수하면서 더욱 큰 행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수성과 금성이 만들어진 다음, 먼지가 많은 궤도에 있던 목성이 만들어졌고, 그 뒤에 지구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긴 지구의 모습은 현재의 지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미행성에 포함되어 있던 수증기가 지구를 덮고, 수증기에 의한 강렬한 온실 효과로 인해 지표의 암석이 녹아서 표면 온도가 1500℃인 '마그마의 바다(Magma ocean)'를 만들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1-1-2. 달의 탄생
지구가 탄생하고 약 4000만 년 후에, 반지름 약 3400km 정도 되는 크기의 행성 즉, 현재의 '화성(Mars)'과 같은 크기의 행성과 충돌하였다. 이 충돌로 인해 흩어진 파편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의 궤도를 돌게 되었고, 서로의 중력으로 끌어당겨져 다시 뭉쳐졌다. 이렇게 해서 생긴 게 바로 '달(Moon)'이다. 달을 만들어 낸 이 천체의 충돌을 '자이언트 임팩트(Giant Impact)'라고 부른다.
이 강력한 충돌이 지구의 내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도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자이언트 임팩트의 충격은 지구 내부의 물질을 전 지구 규모로 뒤섞을 정도였다고 한다. 공룡의 멸종시킨 6550만 년 전의 소행성 충돌은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이 소행성 충돌은 자이언트 임팩트를 일으킨 천체에 비하면, 지름 기준으로 300분의 1 이하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1-2. 46~38억 년 전
1-2-1. 바다의 탄생
현재 알려진 바로는, 적어도 38억 년 전에는 바다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1990년대 후반에 '그린란드'에서 '이수아(Isua)'라는 지역에서 '침상 용암' 암석이 발견되었는데, '침상용암'은 바다에서만 만들어지는 용암이다. 그런데 그 연대가 38억 년 전을 나타내므로, 적어도 38억 년 전에는 바다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38억 년 전 이전의 언제 바다가 생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면 바다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에 관한 몇 가지 견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류인 설은 '지구 형성에 관계된 미행성이 물을 가지고 왔다는 설'이다. 실제로 미행성을 이루는 암석 중에는 '점토 광물'이라고 불리는 광물이 확인되어 있다. '점토 광물'에는 수소와 산소의 원자가 들어 있는데, 미행성이 원시 지구와 충돌했을 때의 충격으로, 이 '수소(H)'와 '산소(O)'가 반응을 일으켜 '물(H₂O)'이 되었다고 한다. 이 설에서는, 지구 탄생 직후 사이에 지구에 쏟아진 미행성이 바다를 만들었다고 본다.
1-3. 43억 년 전
1-3-1. 대륙의 탄생
지구에 처음 바다가 생겼을 때는 대륙이 존재하지 않았다. 대륙은 처음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출현해 지금까지 성장을 계속해온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적어도 42억 8000만 년 전에는 대륙이 존재했다고 한다.
대륙은 단순히 표고가 높아 물이 괴지 않은 장소가 아니다. 대륙을 만드는 '대륙 지각'과 해저를 만드는 '대양 지각'은 암석의 종류가 다르다. 지구 외에 표층에 두 종류의 지각이 분포하는 행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지구도 탄생 직후에는 대양 지각만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근년의 연구에 의하면, 대륙지각은 지구 심층부에로 가라앉은 대양의 지각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 가능성을 더욱 정확히 하기 위해, 해저 밑으로 몇 km를 뚫고 들어가 '물증'을 확보하려고 한다.
1-4. 35억 년 전
1-4-1. 생명의 탄생
최초의 생명은 '바닷속'에서 탄생했다. 그중 생명의 탄생이 시작된 곳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해저에서 열수가 뿜어져 나오는 '열수 분출공(Hydrothermalvent)'이다. 열수에는 메탄이나 암모니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아미노산 등의 생명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이 재료를 바탕으로 해서 단백질과 핵산 등이 만들어지고, 마침내 이들을 포함한 '원시 세포'가 생겨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화학 진화'(Chemical Evolution)라고 한다.
그러면 '화학 진화'를 마친 뒤에는 최초의 생명은 언제 생겨났을까? 그것은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현재는 적어도 35억 년 전에 생명이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2010년, 오스트레일리아의 34억 년 지층에서 '진핵생물(Eukaryote)'일 가능성이 있는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 화석이 정말 진핵생물의 것이라면, 34억 년 전에 생명은 이미 '원핵생물(Prokaryote)'에서 진핵 생물로 진화한 셈이다. 이후 생명은 오랜 세월에 걸쳐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고, 마침내 우리가 화석으로 발견할 수 있는 크기까지 대형화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수십억 년이라는 세월을 필요로 했다.
1-5. 29억~27억 년 전
1-5-1. 대규모의 산소가 만들어지다.
현재 지구 대기의 21%는 산소이다. 하지만 지구가 탄생할 무렵에는 지구의 대기에 산소가 거의 없었다. 산소는 약 27억 년 전에 '시아노 박테리아(Cyanobacteria: 남조류)'에 의한 광합성에 의해 대규모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 불리는 암석을 만드는데,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이 27억 년 전의 것이다.
그런데 대기의 산소는 27억 년 전부터 조금씩 늘어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자기 급증하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24억 5000만 년 전에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1만 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를 '대산화 사건(Great Oxidation Event)'이라고 한다. '대산화 사건'의 영향은 대기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바닷속에서는 바닷물에 녹은 산소가 철 이온과 결합해 대량의 산화철이 되어 침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침전한 철은 '호상 철광층(Banded Iron Formation)'이라는 이름의 광상으로 오늘날에도 볼 수 있다.
1-6. 26억 년 전
1-6-1. 지구가 열을 급격히 방출하였다.
지구는 조금씩 식고 있지만, 지구 자체의 메커니즘으로 인해 쉽게 식지 않는다. 하지만 그 메커니즘은 완벽하지 않아, 46억 년의 지구 역사 가운데 열을 급격히 방출한 시기가 몇 번 정도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으로부터 26억 년 전 무렵에 화산 활동에 의해 생긴 암석들이 매우 많이 발견되다. 그래서 26억 년 전 무렵에는 매우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 지구가 열을 급격히 방출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기 위해, 지구 내부의 대류 양상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지구는 조금씩 식어가므로 맨틀의 점성도 점점 커진다. 그러면 맨틀 대류의 규모가 커져서, 그 위에 실려 있는 판이 이동하는 거리도 길어지고, 오랫동안 냉각된다. 그러면 판이 침강할 때 밀도가 커지고 무거워져 있으므로, 비중이 큰 아래쪽 맨틀로 돌입해, 지하 3000km에 있는 핵과의 경계까지 떨어졌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 지구 내부에 있던 뜨거운 물질은 밀려 나와 상승하고, 열에너지가 지구 표면까지 운반되어 화산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1-7. 19억 년 전
1-7-1. 초대륙의 탄생
성장한 대륙은 판에 실려 합쳐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19억 년 전, 현재의 북아메리카의 일부, 그린란드의 일부, 북유럽의 일부가 한곳에 모여, 지구 역사상 최초의 '초대륙'을 형성했다. 이 초대륙의 이름은 '네나(Nena)'로, 'North Europe and North Americ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대륙과 대륙이 충돌하면 대산맥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이때에도 대산맥이 생겨났다.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대산맥도 비바람에 깎여 결국 평지가 되었다. 그래서 이때 생긴 산맥의 모습은 오늘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하 암석의 구조가 변하기 때문에, 산맥의 흔적은 지하에 남는다. 네나는 이러한 지하의 구조를 조사함으로써 복원되었다.
'네나' 이후에도 대륙은 합쳐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때로는 초대륙을 만들어 왔다.
1-8. 6억 년 전
1-8-1. 전 지구가 동결되다.
약 6억 3000만 년 전, 지구 표면의 전체가 얼음으로 뒤덮였던 것으로 보인다. 땅도 바다도 모두 얼어붙어서 지표의 기온은 -50℃까지 내려갔고, 바다의 얼음 두께는 1000m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1990년대에 발표된 '눈덩이 지구 가설(Snowball Earth)'이다. 하지만 현재에는 많은 증거가 발견되어, 오늘날에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이 되었다.
그러면 당시 지구는 왜 얼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에 대한 몇 가지 설이 있다. 그중에는 당시 만들어졌던 초대륙 '로디니아(Rodinia)'의 분열에 따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속으로 거두어져서 추워졌다는 설이 있다. 대륙이 분열하면 해안선이 늘어나고 하천의 수가 늘어나므로, 그 하천이 깎는 지표의 암석의 양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암석의 성분인 칼슘 이온이 바다에 녹아서 이산화탄소와 결합했다는 것이다. 이런 극한의 세계에서 생명은 화산과 온천 등의 극히 일부의 장소에서만 겨우 명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전 지구가 동결된 상태에서도 화산은 활동하므로, 화산가스가 계속 분출되었다. 마침내 화산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온실 효과가 작용하였고, 이에 따라 전 진구의 동결 상태는 끝이 났다. 이때의 지표 온도는 50℃가 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 5억 7000만 년 전
1-9-1. '에디아카라의 정원' 형성
생명은 약 30억 년에 걸쳐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진핵생물에서 다세포 동물로 진화해 갔다. 그리고 약 5억 7000만 년 전이 되자, 생명은 비로소 대형의 몸을 획득해 '화석(Fossil)'으로 발견될 정도가 되었다. 이 시대의 생물을 '에디아카라 생물군(Ediacara biota)'이라고 부른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은 모두 연체성 해양 생물이었다. 껍데기가 없고, 눈도 없으며, 이빨도 없고, 발도 없다. 이빨이 없어서 다른 생물을 공격하지도 않았고, 발이 없으므로 이동 능력도 높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동물 간의 먹고 먹히는 관계도 본격적으로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이들의 주식은 '시아노박테리아' 등 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평온한 바다는 구약 성경의 '에덴(Eden)'에 비유해서 '에디아카라의 정원(Garden of Ediacara)'이라 부르기도 한다.
2. 고생대
약 5억 4000만 년 전부터 약 2억 5000만 년 전까지 계속된 시대를 '고생대'라고 한다. '캄브리아 폭발'로 막을 연 '고생대'는 또다시 오래된 시대부터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실루리아기', '데본기', '석탄기', '페름기'로 구분할 수 있다.
2-1. 5억 4000만 년 전
2-1-1. 캄브리아 폭발(Cambrian Explosion)
지금으로부터 약 5억 4000만 년 전, 다종다양한 해양 생물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다양해서 생명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때의 생물 대폭발 현상을 '캄브리아 폭발(Cambrian Explosion)'이라고 하며, '캄브리아 폭발'이 일어나면서 '고생대'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화석을 기반으로 생물의 진화 기록을 보는 것이므로,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도 이 시대부터이다. 캄브리아기 이전의 시대에 있던 동물은 대부분 연체성이기 때문에 화석으로 남아있지 않다.
이 시대의 화석은 매우 기묘하다. 5개의 눈과 노즐(nozzle) 모양의 입끝을 가진 동물, 등에 가시를 가진 보행 동물, 촉각은 새우 같지만 해삼 같은 여러 개의 지느러미를 가진 동물 등 다양한 동물이 탄생했다.
특히 캄브리아기 때 동물들은 껍데기와 발을 갖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눈(eye)'를 갖게 되었다. 또한 눈을 가지게 됨으로써 먹잇감과 천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 먹고 먹히는 생존 경쟁이 가속화되었다.
2-2. 4억 2000만 년 전
2-2-1. 어류의 시대
캄브리아 폭발로 고생대의 막이 열렸을 때, 생태계의 정점에 선 것은 '절지동물'이었다. 특히 몸길이가 60cm를 넘는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나 훗날 번영한 몸길이 2m의 바다 전갈류가 해양에서 압도적인 강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캄브리아기 폭발로 당시에 어류도 등장했지만, 몸길이가 겨우 몇 cm인 작은 물고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작은 물고기는 턱이 없어서 먹잇감을 잡아먹기 어려웠다.
하지만 4억 2000만 년 전에 시작된 데본기에 들어서는, 어류의 번성이 가장 뚜렷해졌다. 그래서 '데본기'는 어류의 시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류의 번성에는 '턱의 탄생'이 큰 역할을 했다. 턱은 효율적으로 상대를 포식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그 결과 어류는 급속히 다양해지고 대형화했다. 이전까지 어류는 큰 것이라도 수십 cm를 넘지 않았지만, 이 시대에는 몸길이가 7m인 어류도 있었다. 이때 해양의 생태계의 왕좌를 차지한 어류는 오늘날까지 생태계의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2-3. 3억 9000만 년 전
2-3-1. 척추동물의 육상 진출
'데본기(Devonian period)'는 어류가 해양의 패권을 차지한 시대이기도 하지만, 그 어류의 일부가 육지로 진출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느러미를 사지로 바꾸고, 아가미 호흡을 폐호흡으로 바꾸고, 부력이 없는 지상에서 몸을 지탱하기에 적합한 골격을 획득해 지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척추동물의 몸의 구조를 바꾼 대사건이었다.
1950년대에 제창된 어느 가설에서는, 어떤 종의 물고기가 육지에 던져저 물로 되돌아가려는 가운데, 지느러미가 발로 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의 연구에서는, 초기 네발 동물의 발은 구조적으로 약해서 땅 위를 걷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즉, 발의 획득은 물속에 있는 동안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부력이 없으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의 발은 예컨대 물속의 여울을 이동할 때 썩은 나무 등을 헤집는 데 사용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발을 획득한 동물은 곤충 등의 소형 동물밖에 없던 육지에 진출해 차츰 세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2-4. 3억 6000만 년 전
2-4-1. 대삼림이 형성되다
캄브리아 폭발'이 일어나기 이전에, 지금으로부터 약 7억 년 전 무렵에 여러 대륙이 모여서 초대륙 '로디니아(Rodinia)'를 만들었다. 로디니아는 전 지구가 얼어 있었던 6억 3000만 년 전에 분열을 시작해, 고생대가 시작된 5억 4000만 년 전 무렵에는 각 대륙이 지구에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대륙은 판에 실려서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약 3억 6000만 년 전의 고생대 석탄기 시대에는, 여러 대륙이 모여 그 일부가 극 지역에 모였다. 그 대륙 위에는 대규모의 빙하가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빙하에 수분이 모인 결과, 지구의 해수면이 크게 낮아졌다. 그리고 여러 대륙의 각지에는 광대한 습지가 남게 되었다.
이 광대한 습지대에서는 양치식물 무리가 번영을 누렸다. 그중에는 키가 30cm까지 성장하는 것도 나타났고, 지상에 과거에 없던 대삼림이 만들어졌다. 이 삼림을 바탕으로 해서 곤충 등의 작은 동물이 크게 다양해졌다. 다만 이 시대에 척추동물은 육지에 상륙했지만, 생태계에의 주역은 아니었다.
이 대삼림은 나중에 땅속에 묻혀서 오랜 세월에 걸쳐 대량이 석탄이 되었다. '석탄기'라는 이름 또한 대량의 '석탄'에서 유래한 것이다.
2-5. 2억 5000만 년 전
2-5-1. 초대륙 판게아의 탄생
2억 5000만 년 전에는 지구의 전 대륙이 모여 초대륙 '판게아(Pangaea)'가 형성되었다. '네나(Nen)', '로디니아(Rodinia)'에 이은 3번째 초대륙 탄생이다. 앞의 두 초대륙과는 다르게, '판게아'에서는 이미 많은 동물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러한 동물은 육지에 생활권을 만들어나갔다.
'초대륙(Supercontinents)'이라는 개념은 아직 판구조론이 알려지지 않았던 20세기 초에 제창되었다. 기상학자 '알프레트 베게너(Alfred Wegener, 1880~1930)'는 남아메리카 동해안과 아프리카의 서해안 해안선이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유럽과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여러 곳에서 공통된 동물의 화석과 지형이 있는 것을, 지층에 남은 빙하 등을 증거 삼아 '대륙 이동설'을 제창하였다.
2-5-2.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 절멸
고생대 말인 2억 5000만 년 전에 해양 생물의 90% 이상, 육상 생물의 약 70%가 갑자기 사라지는 대량 멸종이 발생했다. 이 멸종에 의해 캄브리아기 이후 3억 년에 걸쳐 진화해 오던 생물군의 대부분은 큰 피해를 입었고, 이 대량 절멸 사건으로 인해 지구의 생태계는 크게 바뀌었다. 이 대량 멸종은 2단계로 나누어 발생했다. 첫 번째 멸종에서는 저위도의 동물과 고위도의 동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두 번째 멸종에서는 다른 대부분의 동물이 사라졌다.
그럼 멸종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지구 이외의 천체를 원인으로 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소행성의 충돌'은 아닌 것 같다.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당시 아주 큰 규모의 화산활동이 있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시베리아에는 이때 분출한 용암이 2000km²라는 광대한 넓이에 두텁게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중국 남부 등지에 대규모 화산 활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또 이 시기에는 해양의 산소 농도가 매우 낮아져, 산소 결핍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즉, 현재는 '대규모 화산 활동'과 '해양의 산소 결핍'이 멸종과 관계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 대규모 화산 활동에 의해 막대한 양의 분연과 화산재가 대기에 감겨 올라가 햇빛이 가려졌고, 식물의 광합성 능력이 낮아져 산소가 결핍되었다는 것이다.
3. 중생대
고생대 말의 대멸종이 일단락되자, 지구의 각지에서는 생물이 다시 번영하기 시작했다. 고생대 다음의 이 시기를 '중생대'라고 한다. 중생대는 약 2억 5000만 년 전에서 6550만 년 전 까지의 약 1억 8000만 년 동안을 가리킨다. 그리고 중생대는 또다시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 '쥐라기(Jurassic Period)', '백악기(Cretaceous Period)'의 세 시기로 나누어진다. '중생대(Mesozoic era)'는 '파충류의 시대'이다. 땅에서는 '공룡'이, 하늘에서는 '익룡'이, 바다에서는 '장경룡' 등의 바다 파충류가 다양하게 번성해, 각각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했다.
하지만 중생대 말에 지름 10km 정도 되는 소행성이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충돌했다. 이 충돌로 인해 땅과 하늘, 바다에서 각각 번영했던 파충류는 큰 타격을 받고 대부분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3-1. 2억 5000만 년 전
3-1-1. 3파전의 시대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라고도 불리는 시대이다. 하지만 중생대가 시작될 때부터 공룡이 생태계의 정점에 있던 것은 아니다. 중생대를 구성하는 세 시대 가운데 가장 오래된 '트라이아스기'에는 초대륙 판게아를 무대로 단궁류, 크루로타르시류, 공룡류의 세 부류 동물 그룹이 생존 경쟁을 했다. 그래서 '트라이아스기'는 '3파전의 시대'라고도 불린다.
세 그룹 가운데 가장 오래전부터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한 동물은 '단궁류(synapsid: 척추동물 중에서 완전히 육상에 적응한 척추동물인 양막류의 두 분기군 중 하나)'라고 불리는 그룹이다. '단궁류'는 포유류의 선조를 포함한 동물군으로, 고생대 말의 페름기에 출현했다. 고생대 멸종에서 살아남은 그룹이 트라이아스기의 초기에도 세력을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 출현한 두 동물 그룹에 의해 멸종된다. 하나는 '크루로타르시류(Crurotarsi)'라는 동물군으로 현생 악어를 포함하는 동물군이다. 단궁류와의 생존 경쟁에서 승리한 '크루로타르시류'는 트라이아스기에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했다. 하지만 크루로타르시류'의 시대도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운 세력인 '공룡'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3-2. 2억 년 전
3-2-1. 공룡의 등장과 번영
지금으로부터 2억 년 전이 되자, 공룡이 육상 생태계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이 시기부터를 '쥐라기(Jurassic Period)'라고 한다.
동시에 초대륙이던 판게아는 계속 분열하여 나누어졌다. 동서로 나누어져 대서양이 탄생하고 점차 여러 대륙이 생겼다. 그리고 이 초대륙의 분열에 따라 다양한 공룡이 출현하였다. 예컨대, 전체 길이 30m를 넘는 초식 공룡인 '용각류'라는 그룹이 등장하였고, 나중에 육상 생태계의 왕좌를 차지하는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진화도 이 시대에 시작되었다.
중생대의 세 시대 중 마지막 시대인 '백악기(Cretaceous period)'에는 다양한 공룡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등에 뼈의 판을 나열하고 사족 보행을 하는 초식 공룡인 '검공류', 머리에 큰 프릴과 뿔을 가진 초식 공룡인 '각공류' 등 어떤 '무기'를 가진 것들이 있었다. 어떤 일부의 육식 공룡은 깃털을 발달시켜서 하늘로 날아가기도 했다. 이것이 '조류'의 탄생이다.
3-3. 6550만 년 전
3-3-1. 소행성의 충돌
지금으로부터 6550만 년 전에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지름 약 10km 정도의 소행성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1억 8000만 년 동안 이어진 '중생대'가 막을 내렸다.
이 소행성의 충격은 엄청났다. 충돌 지점인 유카탄 반도에 지름 170km나 되는 '화구(Crater)'를 만들고, 주변 지역은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지각의 표층이 벗겨져 분진이 되어 대기중으로 말려 올라가, 햇빛을 가려 기후는 단번에 한랭한 기후로 바뀌었다. 그 결과 광합성 생물이 죽어가고, 그것을 먹던 초식 동물도 사라져 갔다. 조류로 진화한 일부 공룡을 제외하고, 이때 다른 모든 공룡은 당시 환경 급변에 적응하지 못하고 모두 소행성 충돌로 멸종했다. 그 밖에도 장경룡류 등 바다 파충류와 익룡, 암모나이트류 등의 많은 동물이 멸종당했다. 그중 포유류는 간신히 완전 멸종을 피할 수 있었다.
4. 신생대
4-1. 5000만 년 전
4-1-1. 포유류의 번영
공룡들이 멸종한 후, 빈 생태계에서 두드러지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포유류이다. 포유류는 백악기에 이미 어느 정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날다람쥐처럼 활공했던 종도 있고 비버처럼 물과 땅에서 동시에 생활하던 종도 있었고, 1m의 몸길이를 가지고 어린 공룡을 먹던 종도 있었다고 한다.
백악기에 출현한 포유류 중 '진수류(Eutheria)'와 '유대류(Marsupialia)'라는 두 그룹은 대량 멸종을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들은 신생대 이후 폭발적으로 다양해지기 시작한다. 그중 '진수류'는 현생 포유류의 대부분이 속하는 그룹으로, 새끼를 몸속에서 기르기 위한 '태반'을 가지고 있다. '유대류'는 캥거루로 대표되는 그룹으로 배의 주머니에서 새끼를 기르는 그룹이다. 또 어떤 포유류는 바다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듀공과 매너티 등의 '해우류'의 선조가 바다에 적응했고, 인도에서는 고래류의 선조가 바다에 적응했다. 특히 고래류는 원양 생활에도 적응해, 여러 해역에서 번영하였다.
4-2. 1400만 년 전
4-2-1. 히말라야 산맥의 탄생
중생대에 초대륙 판게아가 분열한 이후, 인도 아대륙은 남반구에서 서서히 북상하다가, 약 3000만 년 전에 아시아 대륙과의 충돌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먼저 테티스 해의 해양판을 구성하고 있던 암석이 지표에 나타났다. 이 충돌에 의해 '융기(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어떤 지역의 땅덩어리가 주변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일)' 운동이 일어나, 충돌 부분에 산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400만~1000만 년 전에는 산맥이 8000m의 고도까지 이르러 현재의 '히말라야 산맥'이 생겼다.
히말라야 산맥이 탄생하면서 아시아의 기후는 많이 바뀌었다. 남쪽의 인도양에서 인도로 부텉 계절풍인 '몬순(monsoon)'이 히말라야 산맥을 넘지 못하게 되었고, 많은 양의 비를 히말라야 산맥 남쪽에 내리게 하였다. 그 결과, 히말라야 산맥의 북쪽은 아주 건조해져 '티베트 고원(Tibet Plat.)'이 만들어졌다.
4-3. 700만 년 전
4-3-1. 인류의 출현
약 700만 년 전에는 가장 오래된 인류인 '원인(猿人)'이 만들어졌다. 인류라고 할 만한 최대 특징은 '이족보행'이다. 이에 따라 앞다리가 완전히 자유로워져,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뇌의 발달로 이어진다.
'직립 보행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한 가설 중에는 당시의 지구 기후에 관련된 것이 있다. 당시에는 지구가 계속 추워졌는데, 추워지면 대기 중에 수분이 사라진다. 그러면 그동안 인류의 선조가 생활하던 삼림은 없어지고 초원이 확대된다. 이때의 인류는 어쩔 수 없이 확대된 초원에서 생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삼림에서 생활했던 당시 인류의 선조는 침팬지와 고릴라처럼 주먹을 앞으로 내밀면서 걷는 '너클 워킹(knuckle walking)'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립 이족 보행이 너클 워킹보다 초원에서 편리하다. 넓은 초원에서 걸을 때, 뼈와 근육에 주는 부담도 적고, 똑바로 섬으로써 시야도 넓어지기도 했다. 이로써 천적인 대형 육식 동물도 발견하기 쉬워졌을 것이다.
인류는 계속 진화하여, 약 240만 년 전에는 가장 오래된 호모속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약 20만 년 전에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