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38억 년 전 - 가장 오래된 바다
- 5억 4000만 년 전 - 캄브리아기의 바다
- 4억 2000만 년 전 - 이아페투스 해
- 2억 5000만 년 전 - 초해양 판탈라사
- 2억~6550만 년 전 - 태티스 해
- 현재의 해류
1. 38억 년 전 - 가장 오래된 바다
'바다'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지구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지질을 조사하고 그 연대를 측정하는 작업을 되풀이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적어도 38억 년 전에는 바다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1. 가장 오래된 바다의 증거
특히 1990년대 후반에 '그린란드(Greenland)' 남부의 '이수아(Isua)' 지질에서 발견된 38억 년 전의 용암이 그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이 용암의 모양은 둥글고 가늘게 생겼다. 이 용암의 형태는 지구의 역사를 추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일반적으로 육지에 분출된 용암은 중력 때문에 편평하게 찌부러진다. 그 결과, 질척이게 지상을 기어가듯 흘러간다. 반면, 해저에서 분출된 용암은 그 표면이 바닷물에 의해 순식간에 냉각되므로 분출 당시의 형태 그대로 둥글게 되어 비탈면을 굴러가듯이 이동한다. 용암은 뒤에서 계속 공급되므로, 용암의 덩어리는 저지대에서 차례차례로 굳는다. 이렇게 생긴 용암을 '침상 용암(枕狀鎔巖)'이라고 한다. '침상 용암'은 육지에서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과거에 이곳이 해저였다고 추리할 수 있게 되었다.
1-2. 가장 오래된 바다에 이미 생물이 존재했다?
아직 그 침상 용암이 발견되지 않았던 1979년, 지구과학자 '만프레트 시틀롭스키(Manfred Schidlowski, 독일, 1933~2012)'는 이수아의 암석을 분석해, 거기에서 생물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탄소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가장 오래된 바다에 이미 생물이 존재했다'는 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화석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기 때문에, 이를 두고 연구자들의 견해는 갈라지고 있는 편이다.
2. 5억 4000만 년 전 - 캄브리아기의 바다
지층을 오래된 시대부터 차례로 조사해나가다 보면, 5억 4000만 년 전인 '캄브리아기' 시대에 해양 생물의 화석 종류와 양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시대에 일어난 '진화의 빅뱅'을 '캄브리아 대폭발(Cambrian explosion)'이라고 한다.
베게너가 '대륙 이동설'을 발표할 무렵, 캐나다의 캄브리아기 해저 지층에서 '버제스 셰일 동물군'이라는 화석들이 속속 발견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에는 중국의 난징 지질 고생물연구소가 원난 성 쳉장에서 매우 비슷한 화석군을 발견했다. 이 외에도 세계의 약 30개 지역에서 '버제스 셰일 동물군'과 비슷한 화석을 발견하였다.
그러면 이러한 생물들을 담은 바다는 어떤 상태에 있었을까? 이에 대한 연구자들의 견해는 아직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제스 셰일 동물군' 유형의 화석이 세계 각지에서 나온다는 점이 당시의 바다가 어땠는지에 대한 힌트일지도 모른다. '버제스 셰일 동물군'은 기묘한 형태의 생물군인데, 이런 유형과 비슷한 화석군이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는 점은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거의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생태계가 전 세계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현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고생물학자들은 캄브리아기 이전의 지층에서는 미미한 화석밖에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들 생물군이 등장했을 때의 바다는 생존 경쟁의 상태가 없는 '빈 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생존 경쟁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 탄생한 최초의 '버제스 셰일 동물군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각지에서 유사한 생태계를 구축했을지도 모른다.
3. 4억 2000만 년 전 - 이아페투스 해
해양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중에는 '사라진 바다'도 있다고 생각된다. 대륙이 이동하면 바다의 모양도 변하게 되는데, 대륙과 대륙이 충돌하면, 그 사이에 있던 바다는 사라지고 만다. 그러면 바다가 사라졌을 때, 바닷속에 살던 생물들은 어떻게 됐을까?
3-1. 이아페투스 해가 존재했다는 증거
영국의 '그레이트브리튼 섬(Great Britain)'에는 약 4억 2000만 년 전에 바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사실은 섬의 북부와 남부에서 나오는 삼엽충의 화석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으로부터 알아낸 것이다.
삼엽충은 대륙 연안의 얕은 해역의 중심으로 살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절지동물이다. 삼엽충의 다수가 큰 바다를 헤엄쳐 건너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륙과 대륙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각각의 연안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해 다른 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즉, 삼엽충 화석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은, 북부와 남부 사이에 삼엽충이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바다가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바다를 '이아페투스 해'라고 한다. 이아페투스 해는 산호초 등의 존재나 지구자기 연구 등을 통해 당시에 적도 부근에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3-2. 이아페투스 해가 사라질 때 생물에게 끼친 영향
삼엽충은 사라진 바다의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바다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생물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아페투스 해가 닫히면서, 삼엽충의 종수도 차츰 감소해 갔다. 이아페투스 해를 둘러싸는 대륙이 접근함으로써, 그 연안에 사는 삼엽충의 서식 지역이 줄어들어, 생존 경쟁이 일어난 것도 삼엽충이 쇠퇴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4. 2억 5000만 년 전 - 초해양 판탈라사
약 2억 5000만 년 전에는 모든 대륙이 모여 초대륙 '판게아'가 형성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때의 바다를 생각하면, 판게아를 둘러싸는 오직 하나의 바다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바다를 '초해양 판탈라사(Panthalassa)'라고 한다.
4-1.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 절멸
1980년대에 과거 200년 동안 인류가 발견한 방대한 화석 자료가 정리되었다. 그 결과, 약 2000만 년에 걸쳐 생물 화석의 기록이 끊어진 기간이 있다는 기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때 판탈라사에서 지구 역사상 최대의 절멸 사건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때 해양 생물의 최대 96%가 절멸되었으며, 육상 척추동물의 70% 이상이 절멸했다고 한다.
고생대와 중생대를 구분하는 기준이며, 약 2억 5천1백만 년 전, 고생대의 페름기와 중생대의 트라이아스기의 사이에 일어난 이 지구 역사상 최대의 대멸종을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 절멸(Permian–Triassic extinction event)이라고 한다. 그러면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Permian–Triassic extinction event)'이라고 불리는 이 대절멸은 왜 일어났을까?
4-2. 산소가 없어졌다는 설
1990년 대에는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 절멸'이 일어난 이유로, '산소가 바닷속에서 사라졌다는 설'이 크게 주목받았다. 바닷물이 녹아 있던 산소가 감소하자 해양에 살고 있던 생물들이 살 수 없게 되어 대멸절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지층이 색깔이 있다. 이 시대의 지층은 검은색이 특징으로, 연구자들은 이 지층을 '검은색 이암'이라고 부른다. '검은색'은 생물의 유해 등 '유기물'의 색깔이다. 보통 바다에서는 해저에 쌓인 유기물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므로, 검은색 지층이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소가 없으면 세균이 살지 못하므로, 유기물이 분해되지 않은 채 검은색으로 지층에 그대로 남게 된다.
4-3. 산소가 없어진 이유에 대한 설
그러면 바닷속에서 산소는 왜 없어졌을까? 해양 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 바닷속의 산소는 감소한다.
그래서 당시 대규모의 화산 활동이 일어나서, 먼지가 상승해 대기를 뒤덮여 햇빛이 차단되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시베리아에서는 이 시대의 대규모 용암이 발견되었다. 또 다른 설로는 운석의 충돌로 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충돌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
4-4.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 이후
지층 분석에 따라면, 생물이 절멸한 상태는 약 2000만 년 동안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멸종에 의해 당시의 생물상이 크게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삼엽충의 모습이 사라진 점, 부족류가 새로 번영을 맞이한 점 등이 있다. 이 이후 시대의 지층에서는 삼엽충류의 화석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5. 2억~6550만 년 전 - 태티스 해
육지에서 '공룡이 번영하던 시대(쥐라기~백악기)'에, 바다에서는 지느러미를 가진 악어, 뒷다리가 있는 뱀, 거대한 머리를 지닌 장경룡 등 기묘한 파충류들이 크게 번영했다는 사실이 화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때 번성한 대표적인 바다 파충류들을 몇 종 소개한다.
- 옵탈모사우르스(Ophthalmosaurus)
- 템노돈토사우루스(Temnodontosaurus)
- 모사사우루스(Mosasaurus)
-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us)
- 무라이노사우루스(Muraenosaurus)
- 플라테카르푸스(Platecarpus)
- 스테놉테리기우스(Stenopterygius)
- 파키라키스(Pachyrhachis)
- 메토리오링쿠스(Metoriorhynchus)
- 클립토클레이두스(Cryptocleidus)
- 익티오사우루스(Ichthyosaurus)
- 에우리노사우루스(Eurhinosaurus)
- 틸로사우루스(Tylosaurus)
- 플라팁테르기우스(Platyptergius)
5-1. 환적도 해류
그러면 이때의 바다는 현재의 바다와 무엇이 다를까?
대륙의 배치는 해류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구자기나 화석의 기록에 따르면, 약 2억 년 전의 판게아는 적도 부근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열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그 사이를 흘러 지구를 일주하는 '환적도 해류'가 생긴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의 바다는 현재의 바다와 많이 다르다.
5-2. 태티스 해'는 따뜻하고 얕았다.
2억 년 전의 '환적도 해류'의 경우, 해류는 방향을 바꾸지 않고 지구을 일주한다. 또 당시에는 적도 아래에서 햇빛을 받아 더욱 따뜻해졌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당시 해수면은 현재보다 100~200m 정도 더 높았던 것 같다. 해수면이 높았기 때문에 유럽에서 서아시아까지 많은 지역이 수몰되어 있었고, 현재 내륙인 곳들도 얕은 바다로 형성되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바다를 '테티스 해(Tehys Sea)'라고 부른다. 현재 '흑해(Black Sea)'와 '지중해(Mediterranean Sea)'는 '태티스 해'의 흔적이다.
따뜻하고 얕았던 '태티스 해'에서는 실제로 따뜻한 바다 특유의 '산호 화석'도 많이 발견된다. 또 현재의 열대나 아열대와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서는 생물이 번식하기 쉽고 먹이도 풍부했으리라 생각된다. 바다에서 파충류가 번영했던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6. 현재의 해류
현재의 해류는 해류는 적도 부근을 흐르는 따뜻한 해류가 동아시아나 북아메리카에 충돌해 극지방으로 방향을 바꾸고, 극 부근에서 냉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