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시각의 메커니즘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2:34

0. 목차

  1. 시각의 자극
  2. 눈의 구조
  3. 안구가 움직이는 메커니즘
  4. 시야
  5. 눈에서 빛의 양이 조절되는 방법
  6. 초점이 맞춰지는 방법
  7. 시력
  8. 망막이 빛을 받아들이는 메커니즘
  9. 시세포의 분포
  10. 빛의 자극 → 전기 신호
  11. 색 정보의 '계산'
  12. 색각의 진화
  13. 눈에서 뇌로 가는 경로
  14. 맹점
  15. 인식

사람의 눈

1. 시각의 자극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눈에 빛이 닿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빛이 무엇일까?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파동 중에서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빛은 '가시광선'을 말한다. 가시광선은 파장에 따라 색이 다르다. 태양에서 오는 빛이나 조명의 빛에는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이 섞여 있다. 가시광선의 색 중에서도 빨강, 초록, 파랑의 3색은 '빛의 삼원색'이라고 한다. 이 3가지의 색을 밝기를 잘 조합하면 이론적으로는 모든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전자기파

 일반적인 물체는 태양이나 조명, 디스플레이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물체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어떤 광원에서 온 빛이 물체에 닿으면 어떤 파장의 빛은 흡수하고 어떤 색의 빛은 흡수하지 않고 반사를 하게 된다. 예컨대 빨간 사과는 빨간색 이외의 빛을 흡수하고 빨간색 빛만을 반사시켰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 사과가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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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눈의 구조

 우리의 눈의 구조는 디지털 카메라와 비슷하다. 디지털 카메라는 물체에서 나온 빛을 전기 신호를 변환해 기록한다. 눈이 하는 일도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변환 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카메라와 눈 모두 '점(화소)'의 집합으로 포착한다. 초점을 맞추는 기능도 비슷하다. 우리의 눈은 먼 것이나 가까운 것을 볼 때 자유자재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도 자동으로 이와 같은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있다. 아래에서는 눈의 세부 기관들을 디지털 카메라의 부품과 비교하여 설명하였다.

  1. 각막 - 단단한 제 1의 렌즈: '각막(cornea)'이 하는 일은 빛을 굴절시켜서 모으는 것이다. 눈 전체 굴절력의 약 65%를 담당한다. 단백질 섬유가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어 투명하다. 각막이 근소하게 일그러짐은 '근시', '원시', '난시'의 원인이 된다.
  2. 홍채 - 조리개 (빛의 양 조절): '홍채(iris)'는 중앙에 나 있는 구멍인 '동공'의 크기를 바꿈으로써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2종의 근육으로 동공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홍채는 멜라닌 색소를 포함하고 있어, 동공 이외에서는 빛을 통과시키지 않는다. 인종이나 개인마다 홍채의 색깔이 다른 이유는 홍채에 있는 멜라닌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멜라닌의 양이 많을수록 검은색을 띤다.
  3. 수정체 - 부드러운 제2의 렌즈: '수정체(lens)'는 먼 곳을 볼 때는 얇게 변하고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껍게 변해서 초점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근육 조직인 '섬모체(모양체)'와 실로 이어져 있고, 가늘고 긴 세포가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다. 나이가 들면 누래지거나 탁해진다. 이렇게 탁해진 상태가 '백내장'인데, 백내장에 걸리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어른거린다.
  4. 섬모체(모양체) - 초점 조절의 보조: '섬모체(모양체)'는 '수정체'를 실로 잡아당겨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한다. 여러 개의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는 고리 모양의 조직이다. 사람들은 '섬모체'와 '홍채'를 자신의 뜻대로 조절할 수 없지만, 새들은 이를 조절할 수 있다.
  5. 유리체 - 빛이 지나가는 길: '유리체(vitreous body)'는 렌즈를 통해 모인 빛을 망막까지 투과시킨다. '유리체'는 단백질로 된 '스펀지'인데 99%가 물로 되어있어 젤리처럼 부드럽고 투명하다. 혈관도 지나지 않는다. '비문증'은 유리체의 혼탁 등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일종의 내시 현상이다. 망막으로부터 벗겨져 떨어지면, 시야에서 검은 점이나 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아른거리는 '비문증'에 걸린다
  6. 공막 - 암실의 벽: '공막(sclera)'은 안구의 가장 바깥쪽의 층에 있는 하얀 막이다. 안구의 내부를 '암실'로 유지하고, 눈 전체의 강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각막'도 '공막'의 일부이다.
  7. 맥락막 - 영양분 공급: 공막과 망막 사이의 층에는 안구 전체에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맥락막(choroid)'이라는 층이 있다. 맥락막은 멜라닌 색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빛을 통과시키지 않는다. '맥락막'은 '섬모체', '홍채'와 1장의 막으로 이어져 있다.
  8. 망막 - 스크린: '망막(retina)'은 여러 종류의 신경 세포가 이어져 형성된 막으로, 빛의 신호를 전기 신호를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빛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영상을 처리하기도 한다. '유리체'는 망막의 일부이다.
  9. 시신경 - 송신 케이블: '시신경(Optic Nerve)'은 망막이 포착한 영상을 전기 신호의 형태로 뇌에 전송한다.

눈의 구조

3. 안구가 움직이는 메커니즘

 우리의 눈은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면 안구는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일까? 안구에는 6가닥의 근육이 붙어 있다. 이 6가닥의 근육은 '4가닥의 직근(외직근, 내직근, 상직근, 하직근)'과 비스듬히 붙은 '2가닥의 사근(상사근, 하사근)'으로 분류된다. 이 6가닥의 근육들이 신축하면서 안구가 움직이게 된다. 예컨대 안구를 좌우로 움직이는 경우, 외직근과 내직근이 신축한다. 사람은 이 6개의 근육을 통해 상하로 약 125°의 시야를 확보하고 좌우로는 약 190°의 시야를 확보한다. 이 6가닥의 근육을 수축시키는 것은 시신경이다. '활차(도르래) 신경'은 '상사근'을 수축시키고, '외전 신경'은 '외직근'을 수축시키며, '동안 신경'은 상직근과 내직근, 하직근, 하사근을 수축시킨다. '동체 시력(動體視力)'은 움직이는 사물을 보는 시력을 말한다. '동체 시력'이 높은 운동선수는 안구를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다. 예컨대 탁구 선수가 공을 칠 때는, 안구를 공 쪽으로 재빠르게 움직인다.

 우리가 하나의 점을 보고 있을 때, 안구는 언제나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 흔들림은 의식하지 못하고 겉으로 봐서도 알 수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안구의 흔들림이 없으면, 사물이 보이지 않게 된다. 안구의 흔들림에는, 눈의 안쪽에 빛이 닿는 장소를 미세하게 계속 바꾸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우리의 눈은 계속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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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야

 '시야'는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시력이 미치는 의미를 말한다. 시야의 종류에는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말하는 '단안 시야(單眼視野)'와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말하는 '양안 시야(兩眼視野)'가 있다. 즉, '양안 시야'란 '왼쪽 눈의 시야'와 '오른쪽 눈의 시야'의 교집합에 해당한다. 이 '양안 시야'의 범위에서는 보는 대상까지의 거리까지 거리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입체시(立體視)'가 생긴다. '사각(死角)'은 볼 수 없는 범위를 말한다.

 동물들은 어디에 서식하는지, 또는 '생태계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는지(포식자인지 피포식자인지)' 등의 조건에 따라 발달한 감각이 다르다. 시각의 능력도 어떠한 조건에 처했는지에 따라 발달한 능력이 다르다. 사람, 고양이, 토끼를 비교해 보면, 각각 발달한 시야 능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초식 동물은 시야의 넓이를 중시하고, 육식 동물은 거리감을 중시하도록 진화해왔다.

  1. 사람: 사람의 오른쪽 눈, 왼쪽 눈의 시야는 각각 약 145°이다. 그리고 이 시야의 교집합인 '양안 시야'는 수평으로 약 120°이다. 그런데 이 넓이는 사실 동물계에서도 최상위이다. 넓은 양안 시야를 가진만큼, 뒷부분은 볼 수 없다. 뒷부분에 존재하는 '사각'은 약 170° 정도 된다. 기본적으로 좌우의 눈이 떨어져 얼굴이 얼굴 옆쪽에 붙어 있을수록 '양안시야'가 좁아진다. 사람은 비교적 정면에 눈이 달려 있다. 머리 앞쪽에 붙어 있을수록 '양안 시야'가 넓어지는데, 나무 위의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눈이 옆면에서 정면으로 이동했으리라 생각된다.
  2. 고양이: 먹는 쪽의 육식 동물인 고양이도 '양안 시야'가 넓어서 '입체시'를 살려 사냥을 한다. 오른쪽 눈의 시야와 왼쪽 눈의 시야는 각각 약 200°이며 그 교집합인 '양안 시야'는 약 120° 정도이다. '사각'은 약 80° 정도이다.
  3. 토끼: 잡혀 먹는 동물 쪽에 속하는 초식동물 토끼는 눈이 머리 옆쪽에 달려있고, 360°를 모두 볼 수 있어 '사각'이 없다. 왼쪽 눈의 시야와 오른쪽 눈의 시야는 각각 190°정도 된다. 토끼의 경우 입체시할 수 있는 범위인 '양안 시야'가 전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뒤쪽에도 존재한다. 다만, 토끼의 양안 시야는 전방이랑 뒤쪽 모두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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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눈에서 빛의 양이 조절되는 방법

 눈의 내부는 '암실'이다. 바깥의 빛을 눈의 앞쪽에 있는 '동공'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동공은 도넛 모양의 '홍채'의 중앙에 열린 구멍을 말하는데, 홍채의 근육이 신축함으로써, 동공의 크기가 조절된다. 너무 밝을 때는 동공이 2mm까지 작아져 빛의 양을 줄이고, 너무 어두우면 최대 8mm까지 동공이 커져 빛의 양을 늘린다.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홍채의 근육은 2종류가 있다. 중심에 가까운 내륜부에 있는 원형의 '동공 괄약근'과 테두리 쪽의 외륜부에 있는 방사상의 '동공 산대근'이다. 너무 밝은 때는 '동공 괄약근'이 수축해 동공이 작아지고, 너무 어두울 때는 '동공 산대근'이 수축해서 동공이 커진다.

'동공 괄약근'과 '동공 산대근'

6. 초점이 맞춰지는 방법

 우리가 가까운 곳을 보다 먼 곳을 보면 '초점'이 저절로 맞춰진다. 왜냐하면 눈 안에서는 빛을 굴절시키는 렌즈인 '수정체'가 얇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먼 곳을 보다 가까운 곳을 보면 '수정체'가 두꺼워저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면 '수정체'의 두께는 어떻게 조절되는 것일까? 수정체는 조금 굳은 듯한 젤리 같은 조직이다. 수정체는 홍채의 안쪽에 있는 근육 조직인 '섬모체(모양체)'와 '진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실로 이어져 있는데, 섬모체에 있는 근육의 작용이 실을 통해 수정체의 두께를 변화시킨다.

 먼 곳을 보았을 때는 '섬모체'의 근육이 느슨해지고 이에 따라 '수정체'를 잡아당기는 '진대'의 장력이 강해져, 수정체가 얇아진다. 반대로 가까운 곳을 보았을 때는 '섬모체'의 근육이 수축되고 이에 따라 '수정체'를 잡아당기는 '진대'의 장력이 약해져, 수정체가 두꺼워진다. 이처럼 우리는 먼 곳을 보든 가까운 곳을 보든 '수정체'가 초점 조절을 하여 사물의 형태를 뚜렷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수정체가 충분히 얇아지지 않으면 망막의 앞에서 상이 맺히는 상태인 '근시'가 된다. 반대로 수정체가 충분히 두꺼워지지 않으면 망막의 뒤에서 상이 맺히는 상태인 '원시'가 된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 안경 등으로 굴절 정도를 조절해서 망막에 상이 맺을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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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력

 디지털 카메라에 존재하는 CCD는 의 화소 수를 결정한다. CCD에 간략히 설명을 하자면, CCD는 빛을 전하로 변환시켜 화상을 얻어내는 센서로 필름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망막에는 빛을 받아들이는 '시세포'가 1억 개 이상 늘어서 있으므로, 망막은 1억 화소를 넘는 셈이다. 다만, CCD의 화소 밀도는 일정한데 비해, 망막의 시세포의 밀도는 일정하지 않다. 망막의 중심부인 '중심와'라는 영역에서 가장 밀도가 높다. 그래서 시야의 중앙에 상이 맺히지 않으면 작은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시력'은 5m 앞에 있는 1.5mm 폭의 틈('C'와 비슷한 기호로 표기된 둥근 고리의 표기 부분)을 판별할 수 있을 때를 1.0이라고 말한다. 이 시력을 측정하는 고리를 '란돌트 고리(Landolt ring)'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판별할 수 있는 거리에 비례에 시력을 나타낸다. 만약 10m 떨어진 곳에 있는 1.5mm의 잘린 곳을 구별할 수 있으면 시력은 2.0이다.

 그러면 사람의 눈은 얼마나 작은 것까지 볼 수 있을까? 시력의 한계는 중심와의 시세포 사이의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2개의 점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각각의 점에서 방출된 빛을 1개의 시세포를 끼고 있어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와의 시세포는 서로의 중심이 약 0.002mm 떨어져 있다. 따라서 '10m 앞에 떨어져 있는 1.5mm의 잘린 자리'의 폭보다 2개의 점이 가깝다면, 중심와에서 각각의 시세포가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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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망막이 빛을 받아들이는 메커니즘

 그러면 망막의 '시세포'에서는 빛의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빛은 각막과 수정체라는 2개의 렌즈로 굴절되면서 투과하여, 최종적으로 눈 안쪽 면에 있는 망막에 상을 맺는다. '시세포'의 끝에 겹쳐 쌓인 '원판'은 '광자(Photon)'를 받아들인다. 막대 세포의 원판은 막으로 된 자루로, 세포 안에 있다. 반면 '원뿔세포'의 '원판'은 세포의 막 바로 그 자체이다.

 '원판'에는 광자와 반응하는 물질인 '시물질(Visual Pigment)'이 들어있다. 광자가 시물질과 충돌하면 시세포에 '전압'이 생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기 신호'가 뇌까지 전달되는 것이다. 시세포의 모양은 빛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모양이 되어있다. 왜냐하면 원판이 많이 쌓여있으면, 시물질과 광자가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다.

 잘 안 보이거나 눈부시다는 느낌도 시물질의 양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시물질의 양은 밝기에 따라 늘었다가 줄었다 한다. 예컨대 어두운 곳에서는 시물질의 양이 늘어나서, 최대한 빛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시물질'이 늘어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반대로 밝은 곳으로 이동하면 많은 '시물질'이 반응해 눈부시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때 '시물질'은 민첩하게 반응해 양이 줄어들어서, 눈부심을 느끼지 않게 된다.

9. 시세포의 분포

 어떤 물체를 자세히 보고 싶을 때, 우리는 물체를 유심히 바라본다. 왜 그러는 걸까? '망막'의 중심에는 빛을 감지하는 '센서 세포'가 밀집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망막의 중심'은 '시야의 중심'이다. 색채도 '시야의 중심'에서 가장 잘 느낀다.

  1. 원뿔 세포(Cone Cell): '원뿔 세포'는 세포 한쪽 끝이 원뿔 모양으로 오므라져 있어 '원뿔 세포'라고 불린다. 원뿔 세포는 망막 전체에 약 600만 개 가 있다. 원뿔 세포는 65% 정도를 차지하는 'L원뿔 세포(빨간 원뿔 세포)', 30% 정도를 차지하는 'M원뿔 세포(초록 원뿔 세포)', 5% 정도를 차지하는 'S원뿔 세포(파란 원뿔 세포)'세 종류로 나뉜다. L, M, S는 Long, Middle, Short의 머리글자로, 흡수하는 파장의 길고 짧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 빛에는 다양한 파장의 빛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보는 파장은 400~800nm의 범위로, 3종의 원뿔 세포는 반응하기 위한 쉬운 파장이 각각 다르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빨간 원뿔 세포, 초록 원뿔 세포, 파란 원뿔 세포라고 불린다고 해도 이 각각의 세포들이 그 특정 색에 대한 지각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원뿔 세포에서의 반응의 합과 차가 색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2. 막대 세포(Rod Cell): '원뿔 세포' 외에도 한쪽 끝이 막대 모양인 '막대 세포'도 빛을 받아들인다. '막대 세포'는 망막 전체에 약 1억 2000만 개가 있지만, 시야의 중심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막대 세포'는 '색각(색을 분별하는 감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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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빛의 자극 → 전기 신호

 원뿔 세포는 빛을 흡수하는 '시물질'을 가지고 있다. 색각을 만들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시물질에 빛이 흡수되어 전기 신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을 설명한다.

 '시물질'은 '세포의 내부(세포질)'이 아니라 차츰 좁아진 한쪽 끝인 '외절(Outer segment)'의 세포막에 저장되어 있다. '외절'은 세포막이 여러 겹으로 접힌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빛은 외절을 지나는 사이에 '시물질'과 만날 확률이 높아져 빛을 최대한 잡아둔다. '시물질'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빛을 흡수하는 저분자인 '레티날(Retinal)'과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하는 단백질 분자인 '옵신(Opsin)'이다. '옵신'은 '레티날'을 받아들여 결합한다.

 '원뿔 세포'의 '옵신(Opsin)'에는 3종류의 분자 구조가 있다. 분자의 구조가 다르면 흡수하기 쉬운 파장도 다르다. 그래서 3종의 원뿔 세포가 반응하기 쉬운 파장이 모두 다른 것이다. 'L원뿔 세포'는 565nm 전후, 'M원뿔 세포'는 540nm 전후, S원뿔 세포'는 430nm 전후의 빛을 가장 많이 흡수한다.

 시물질은 세포막에 묻혀 있다. 빛을 감지하기 전에는 신호 전달 역할을 하는 세포 안쪽에 있는 단백질 분자가 '시물질'과 접촉해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시물질의 세포막에는 나트륨 이온 등의 '관문'이 되는 단백질 분자도 있다. 빛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관문이 열려 있어, 나트륨 이온은 세포 밖에서 안쪽으로 일정량 흘러들어오는 상태이다.

 그러다 빛을 흡수하면 시물질의 레티날 분자가 변형되고, 이에 따라 옵신 부분도 변형된다. 이때 신호 전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시물질에 접촉하면 일부분이 이탈해서 (단백질이)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신호전달 단백질은 다른 단백질도 활성화시킨다. 다른 단백질에 의해 세포 내 물질의 농도가 변하면 나트륨 이온 등의 관문이 닫힌다. 그러면 밖에서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이온이 차단된다. 이로써 세포 안쪽에 있는 나트륨 이온이 보통 때보다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세포 안팎의 전압이 커지고, 이것이 원뿔 세포에서 일어나는 전기 신호의 발생이다.

원추 세포(Cone cell)

11. 색 정보의 '계산'

 원뿔 세포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는 우선 '쌍극 세포'로 전달되고 이어 '신경절 세포'로 보내진다. '신경절 세포'는 뇌까지 이어진 신경 섬유를 통해 신호를 뇌로 보낸다. 이 배선은 아주 정밀하게 짜여 있다. 사람은 10종류의 정도의 '쌍극 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한 종류는 막대 세포와만 연결되고 나머지는 원뿔 세포와 여러 배선을 통해 연결된다. '신경절 세포'에도 20~30종류가 있다. 그리고 '원뿔 세포'와 '쌍극 세포' 사이를 잇는 '수평 세포'도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이 복잡한 배선에서, 원뿔 세포의 반응 양을 더하거나 빼서 유도된 색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경로가 발견되었다.

 '색이 계산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너무 복잡하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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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색각의 진화

 지금까지 설명한 색각은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색각을 얻게 됐을까? 색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진화 과정을 살펴보자.

  1. 옵신의 탄생 (5억 년 전 무렵): 현재 척추동물이 가지고 있는 '옵신(opsin)'을 비교하면 '자외선/파란색형', '파란색형', '초록색형', '빨간색/초록색형'의 4종의 옵신이 있다. 이 4종의 옵신은 약 5억 년 전 무렵에 얕은 바다에서 탄생했으리라 생각된다.
  2. 일부 옵신을 잃음 (2억 년 전 무렵): 이 4종류의 옵신은 4억 년 전에 육상으로 진출한 육상 생물에게도 계승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파란색형 옵신'과 '초록색형 옵신'을 잃어 2색형 색각이 되었다. 이는 초기 포유류가 야행성이었기 때문에 색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포유류 중 일부는 3색형이 되었다. 영장류의 생활 무대는 삼림이었으므로, 이 사이에서 빛의 밝기와 파장의 범위는 변화하기 쉬웠을 것이다.
  3. 자외선형 옵신의 흡수 파장 변화 (6500만 년 전 무렵): 포유류의 다수에서는 자외선형 옵신이 파란색에 치우치는 빛을 흡수하는 것처럼 변해, 파란색 담당으로 변하게 되었다.
  4. 빨간색형 옵신이 늘어남 (5500~3500만 년 전 무렵): 영장류 중 사람을 포함하는 협비원류에서는 초록색으로 치우치는 흡수 파장을 가진 빨간색 옵신이 생겨났다. 이 '빨간색 옵신'은 초록색 담당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러면 옵신 유전자와 그것을 사용하는 시각 세포의 종류가 많을수록 다양한 색을 인식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갯가재는 12종이나 되는 시각 세포를 가지고 있지만, 파장 12~25nm의 차가 있는 두 가지 색을 구별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해 사람은 1nm보다 약간 많은 차이를 색으로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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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눈에서 뇌로 가는 경로

 그러면 눈을 통해 획득한 시각 정보는 뇌로 보내지기까지 어떤 경로를 거치게 될까? 간단히 요약하자면, '망막'에서 보내진 신호는 '시교차(Chiasma)'에서 엇갈리고, '외측 슬상체(Lateral geniculate body)'를 거쳐 '1차 시각 영역'에서 인식된다.

  1. 망막(Retina): 먼저 망막에 비친 영상은 송신 케이블인 시신경을 보내 뇌에 전해진다. 시신경은 망막에 있는 '신경절 세포'에서 뻗은 100만 가닥의 가는 축삭의 다발이다.
  2. 시교차(Optic Chiasm): 좌우 두 가닥의 신경은 '시교차(optic chiasm)'에서 엇갈린다. 교차한 시신경은 왼쪽 눈의 영상은 우뇌에, 오른쪽 눈의 영상은 좌뇌에 각각 보내진다. 신호가 교사하는 부분은 눈의 뒤쪽에 있어 '시교차'라고 불린다.
  3. 외측 슬상체(Lateral Geniculate body): 시교차를 지난 다음, 시신경은 간뇌의 일부에 있는 '외측 슬상체'의 뉴런에 접속한다. '외측 슬상체'의 뉴런은 1차 시각 영역으로 신호를 보낸다.
  4. 1차 시각 영역: '외측 슬상체'에서 나온 케이블은 뇌의 후두부 안쪽의 표면, 즉 '1차 시각 영역'에 접속한다. 1차 시각 영역'에서는 시야의 중앙 부분에 해당하는 영역이 확대된다. 많은 신경이 정보처리에 관계되기 때문에 정밀한 영상을 볼 수 있다.

14. 맹점

 시신경이 안구로부터 나와 가는 원형 부분을 '시신경 유두(Optic Disc)'라고 한다. '시신경 유두'에 대응하는 시야의 일부분이 바로 '맹점(Blind Spot)'이다. '시신경 유두'에는 시세포가 존재하지 않아서 빛을 감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경우에는 맹점을 의식하지 못한다. 한쪽 눈의 맹점은 다른 한쪽 눈의 시야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두 눈으로 볼 때는 물론, 한쪽 눈을 감아도 시야에는 구멍이 생기지 않는다. 맹점 부분에서는 주위의 색이나 모양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망막 충전'이라고 한다. 1차 시각 영역에는 '망막'에 대응하는 '지도'가 있어 맹점에 대응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1차 시각 영역의 맹점에 대응하는 영역에는 맹점 주변의 망막에서 오는 신호가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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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인식

 영상은 뇌에서 다양한 요소로 나뉘어 처리된다. 색각, 형태, 깊이 외에도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은 적어도 16군데가 알려져 있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15-1. 색각의 인식

 망막에서 뻗어 나온 100만 가닥의 신경 섬유 다발은 뇌 안쪽으로 연결되어 '대뇌' 뒤쪽으로 연결된다. '빨간색과 초록색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 파란색과 노란색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의 전기 신호는 최종적으로 뇌에서 색깔로 지각된다. 1차 시각 영역이 손상되면 손상된 부위에 따라 시야가 사라진다. 1차 시각 영역에는 망막의 한 점 한 점에 대응하는 '지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라진 시야 속에 있어도, 색깔 등으로 두드러진 부분에는 눈을 돌리는 '맹시(Blindsight)' 현상이 보고되었다. '맹시(Blindsight)'란 시각 자극 처리에 대한 의식적 경험은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극을 처리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맹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메커니즘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맹시 현상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원숭이 등을 통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맹점 주위의 망막에서 맹점에 대응하는 영역으로 신호가 이르는데, 이들 신호가 '2차 시각 영역'등에 전달되어 맹점 부분이 보완되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15-2. 형태의 인식

 우리가 사과를 보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사과라고 인식할 수 있을까? 눈에 들어온 빛은 망막에 있는 시세포를 자극해 흥분을 일으킨다. 이후 대뇌 후두엽의 '1차 시각 영역'에 도달한다. '1차 시각 영역'에는 선분의 기울기에 반응하는 뉴런(신경세포)'과 '색에 반응하는 뉴런'이 각각 모여 칼럼(기둥 구조)를 만든다. 즉, 우리가 본 것은 뇌 속에서 '어떤 각도로 기울어진 매우 짧은 직선'과 '색'이라는 요소로 분해된다. 이후 정보가 '측두엽'으로 가는 과정에서 물체의 윤곽과 모양이 재현된다. 특히 측두엽의 'TE 영역'이라는 부위에는 단순화된 다양한 도형에 대응하는 200여 종의 칼럼이 있다. 우리가 눈으로 접한 것들은 몇 개의 칼럼 도형의 집합으로 인식된다고 생각된다.

 예컨대 별 모양에 반응하는 세포가 모여 하나의 칼럼을 만든다. 그 칼럼의 어느 세포는 '+'에 아주 강하게 반응하고 어느 세포는 '×'에 반응한다. 이웃한 칼럼에는 다른 도형, 예를 들어 T 모양에 반응하는 세포가 모여 있다. 칼럼의 수평 방향 배열은 관련된 도형이 이웃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러면 신경세포가 반응하는 도형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을까? 어느 연구에서는 다 자란 동물에 대해 28개 도형을 식별하는 훈련을 1년간 시킨 뒤 하측두엽피질의 신경세포 반응을 조사해보았다. 그러자 훈련을 하지 않은 동물에서는 28개의 도형의 어느 것에도 반응한 세포의 수가 5%에 불과했지만, 훈련한 동물에게서는 25%나 되는 세포가 반응했다. 이 실험에서 신경세포가 반응하는 도형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 자란 동물의 경우에도 훈련에 의해 크게 변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러면 어린이의 경우 신경세포가 어느 정도에 도형에 반응할까? 그리고 칼럼 구조가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을까? 동물 훈련의 사례를 보면, 태어난 직후 하측두엽 피질은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세포가 반응하는 도형과 칼럼 구조는 성장하면서 학습에 의해 급속히 생긴다고 생각된다. 아랍의 기마 민족은 수십 종의 말을 구분하고, 에스키모는 수십 종류의 눈을 다른 말로 부른다고 한다. 이처럼 물체를 구분하는 능력은 생활 환경이나 직업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하측두엽 피질의 세포가 반응을 하는 도형과 칼럼 구조는 생활 환경이나 직업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15-3. '깊이'의 인식

 지금까지는 색'과 '형태'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간단히 알아보았다. 이들의 경로는 1차 시각 영역에서 측두엽 영역으로 향하는 경로였다. 시각의 메커니즘에는 '위치'를 아는 경로도 있다. 1차 시각 영역에서 두정엽으로 향하는 경로에서는 '사물과의 깊이 관계'를 분석한다. 이들 움직임의 경로와 깊이의 경로는 보고 있는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