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목차
- 만유인력의 법칙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 역제곱의 법칙
- 지구로부터의 만유인력
1. 만유인력의 법칙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1. 아리스토텔레스의 '낙하의 법칙'
물체는 왜 아래로 떨어질까? 우리를 지구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이 의문에 대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기원전322)'는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물체는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무거운 물체가 본래 있어야 할 곳은 우주의 중심이며, 그것은 곧 지구의 중심이다. 무거운 것일수록 그곳으로 향하는 성질이 강하므로 더욱 빨리 아래로 떨어진다." 예컨대, 무거운 쇠공은 가병운 깃털보다 분명히 빨리 떨어지므로, 고대인에게 이 생각은 옳다고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낙하의 법칙'은 17세기까지 신뢰되었다.
1-2. 갈릴레이의 사고 실험
그 생각을 깨뜨린 사람은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였다. 갈릴레이는 다음과 같은 사고 실험을 했다. 무거운 공과 가벼운 공을 끈으로 떨어뜨린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무거운 것일수록 빨리 떨어진다.'라는 가정이 맞다면, 이 상황에서 관점에 따라 서로 상반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이 나온다.
- 관점1: 무거운 공이 빨리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끈으로 연결된 가벼운 공이 브레이크를 걸게 되므로, 무거운 공만 떨어질 때보다 늦게 떨어질 것이다.
- 관점2: 공 2개의 합계 무게는 오히려 늘어났으므로, 무거운 공만 떨어질 때보다 빨리 떨어질 것이다.
같은 현상이 관점을 바꾸면, 다른 결과가 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갈릴레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무거운 물체일수록 빨리 떨어진다.'는 생각이 잘못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갈릴레이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본래는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 깃털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은 깃털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만약 진공을 만들면 쇠공과 깃털은 같은 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갈릴레이의 이 생각은 나중에 '진공 펌프(Vacuum)'가 개발되어 실증되었다.
1-3. 낙체의 법칙
공이 낙하하는 운동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에서 모순을 발견한 갈릴레이는 실제로 물체가 낙하하는 모습을 조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물체의 낙하는 너무 빨라서 직접 관측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갈릴레이는 먼저 경사면을 구르는 공으로 낙하 운동을 연구했다. 경사면의 각도를 점점 크게 해서, 최종적으로 경사면이 수직이 되면, 그것이 낙하 운동이 된다.
갈릴레이는 일정한 시간마다 공이 통과하는 지점을 조사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공의 이동 거리는 경과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 이것이 '낙체의 법칙(The Law of Fall)'이다. 예컨대 1초 후에 도달하는 거리를 1이라고 하면, 2초 후에 도달하는 거리는 4, 3초 후에 도달하는 거리는 9의 지점을 통과한다. 이때 경사면의 각도가 크든 작든 관계는 없다는 사실도 실험으로 밝혀졌다. 즉, '낙하 운동(경사면의 각도 90°)'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경사면을 구르는 공이 시간이 지날소록 1초당 이동 거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중력(Gravity)'은 물체의 속도를 증가시킨다.
1-4. '만유인력'이란 무엇인가?
'갈릴레이'나 '뉴턴' 이전 시대에는 태양, 행성 등이 존재하는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가 서로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를 지배하는 물리 법칙도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때에는 가해지는 힘에 의해 여러 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상의 세계'에 비해, '천상의 세계'에 있는 천체는 원을 기본으로 하는 운동만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뉴턴은 당시 이런 상식을 무시하고,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의 물리학을 통일했다.
갈릴레이는 물체가 어떻게 떨어지는가는 설명했지만, 물체가 '왜(Why)' 떨어지는가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 의문에 답을 한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난 해애 태어난 '아이작 뉴턴(issac newton, 1642~1727)'이다. 1666년경의 어느 날, 뉴턴은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의 사실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으나, 뉴턴이 말했다고 지인의 회고록에 기록되어 있음) 그는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 ' 달이 지구를 도는 것'이 모두 '만유인력' 때문임을 간파했다.
'만유인력(Universal Gravitation)'이란 문자 그대로 '만물이 가지는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책상 위에 있는 연필과 지우개도 만유인력에 의해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 하지만 그 힘이 매우 약해서, 책상 위의 마찰력 등에 의해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물체 사이에서 생기는 만유인력의 효과는 거의 볼 수 없다. 하지만 무중력과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물체가 서로를 끌어당겨, 결국 달라붙어버릴 것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천체들도 먼지와 가스가 만유인력에 의해 조금씩 뭉쳐서 탄생한 것이다.
2. 역제곱의 법칙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약해지는데, 이것을 '역제곱의 법칙(Inverse Square Law)'이라고 한다. 역제곱의 법칙은 '만유인력'에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고, 예컨대 '빛의 밝기'나 '전기력'에서도 성립한다.
꼬마전구가 내는 빛을 무수한 광선으로 바꾸어 생각해 보자. 그리고 거리 1만큼 떨어진 곳에서의 광선의 '밀도'를 '1(12 분의 1)'이라고 하자. 그러면 거리가 2 떨어진 곳에서는 광선의 밀도가 '4분의 1(22 분의 1)'이 되고, 거리가 3 떨어진 곳에서는 광선의 밀도가 '9분의 1(32분의 1)'이 된다. 이러한 식으로, 거리 r인 곳에서 광선의 밀도는 'r2 분의 1'이 된다. 즉, 빛의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만유인력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 지구에서 만유인력의 '역선(Line of Force)'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지구와 멀어질수록 역선의 밀도가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 것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두 물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은 각각의 질량에 비례하고, 물체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함을 나타낸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의 식처럼 된다.
3. 지구로부터의 만유인력
그러면 물체까지의 거리 r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일까? 예컨대 사과가 지구로부터 받는 '만유인력'을 계산할 때 거리 r은 어디서 어디까지일까?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사실 지구로부터 받는 만유인력은 알갱이 하나하나를 다 계산해서, 그 합력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번거로운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 지구의 중심에 지구의 질량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사과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을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즉, '만유인력의 법칙'에서의 거리 r은 중심과 중심의 거리라고 생각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3-1. 중력=만유인력+원심력
지구는 지구의 중심 방향을 향해 물체를 끌어당기듯이 작용한다. 그러면 '만유인력'이 '중력' 그 자체라고 생각해도 좋을까? 실은 물체를 지면으로 끌어당기는 힘 모두를 '만유인력'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구는 '자전(Rotation)'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전 운동에 의해 지구의 표면에서 내던져지는듯한 힘을 미세하게 받고 있는데, 이 힘을 '원심력(Centrifugal force)'이라고 한다. 지구 표면의 물체는 결국, 물체와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과 '원심력'을 모두 받게 된다. 따라서 지구 표면 위의 '중력(Gravity)'은, 엄밀하게 말하면 '만유인력(Gravitation)'과 '원심력(Centrifugal Force)'의 합력이다. 물체의 낙하 방향 또한 '만유인력의 방향'이 아니라 '중력의 방향'이 된다. 결국 물체는 적도와 양극 이외에서는, 지구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방향으로 낙하한다.
우주에서 천체끼리 작용하는 인력에도 '중력'이라는 말을 쓴다. 이 경우는 '만유인력'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해도 된다. 단, '만유인력(Universal Gravitation)'이라는 말이 '뉴턴 역학(Newtonian mechanics)'의 문맥에서 쓰이는 데 비해, '중력(Gravity)'라는 말은 뉴턴 역학 뿐만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 등에서도 널리 쓰인다.
3-2. 중력과 위도
그런데 지구 표면 위의 '원심력(Centrifugal force)'이 어디에서나 같은 것은 아니다. 자전의 속도는 적도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에, 자전에 의한 원심력은 적도에서 가장 크다. 그런데 중력은 만유인력과 원심력의 합력이므로, 같은 고도 기준으로 중력은 적도에서 최대가 된다. 적도에서의 원심력은 만유인력의 약 300분의 1이다. 한편, 북극이나 남극에서는 원심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적도(Equator)'와 '극지방(Polar Regions)'에서의 중력의 차이는 또 하나의 이유로 더욱 커진다. 그것은 지구의 전체 형태에 의한 영향이다. 지구는 자전 운동에 의해 적도 방향으로 부풀어 있다. 지구의 중심에서 지표까지의 거리가 적도에서는 약 6378km이지만 극에서는 약 6357km로 그 차이는 약 21km나 된다. 만유인력의 크기는 지구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작아지므로, 적도에서는 극에 비해 중력이 작아진다.
이 두 효과를 합치면, 극에 비해 적도에서 0.5% 정도 중력이 작아진다. 0.5%라고 하면 작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정밀한 무게를 측정할 때에는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중량 200kg이라면 측정하는 장소에 따라 1kg이나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정밀한 측정에는 위도에 따른 중력의 차이를 보정하는 표가 붙어 있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은 용수철저울을 사용했을 때뿐이고, 천칭 저울을 사용했을 때는 이러한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