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바이러스(Virus)'란 무엇인가?

SURPRISER - Tistory 2021. 7. 10. 23:43

0. 목차

  1. '바이러스'의 발견
  2. '바이러스'의 구조
  3. '바이러스'의 증식
  4. 2단계 면역 시스템
  5. 감염증과의 싸움
  6. 역대 출현한 바이러스들

바이러스(Virus)

1. '바이러스'의 발견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세균을 통과시키지 않는 더 작은 병원체'가 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그래서 이 병원체는 '여과성 병원체(filterable virus)'라고 불렸다. 그리고 1930년에 이르러, 이 병원체는 '바이러스(virus)'라고 불리게 되었다. 'virus'는 라틴어로 '병독'이라는 의미다.

1-1. 최초의 백신

 영국의 의학자인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 1749~1823)'는 우유 짜는 여인들이 가벼운 '우두(바이러스에 의한 소의 급성 전염병)'에 걸린 후 '천연두'에 저항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소년을 '천연두'로부터 구하기 위해 우두 '고름'을 소년의 팔에 접종했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백신이었다.

 이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인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가 제너의 연구에서 힌트를 얻어, 광견병 바이러스 등의 백신을 개발하였다. 파스퇴르는 감염증이 '병원체'에 의해 일어나는 것임을 증명하고, 병원체를 약하게 만든 것이 백신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한 파스퇴르는 특수한 플라스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물질이 썩는 현상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을 떠도는 미생물이 들어감으로써 일어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라틴어로 암소를 'vacca'라고 하는데, '에드워드 제너'는 이것에서 이름을 따와 접종한 우두의 고름을 '백신(vaccine)'이라고 불렀다. 이후, '파스퇴르'가 '에드워드 제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예방 접종에 사용하는 재료의 총칭을 '백신'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하여, 지금까지 '백신'이라는 이름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당시 제너와 파스퇴르는 모두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백신을 만들었지만, 바이러스 연구로 이어지는 길을 개척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

1-2. 바이러스의 정체

 20세기 초 무렵부터 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는데, 당시 바이러스에 대한 설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세균보다 작은 미생물이다'라는 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단백질이다'라는 설이었다. 그러던 중 1935년, '웬들 스탠리(Wendell Meredith Stanley)'가 담배모자이크병을 일으키는 추출액에서 결정체로 분리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로써, 살아 있는 생물이 결정화하는 일은 없을 수 없으므로 '단백질이 틀림없다'고 결론이 났다.

 1939년에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의 사진이 처음 발표되었다. 1950년대에는 생물의 유전물질이 '핵산(Nucleic Acid)'이라는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졌고, 바이러스도 단순히 단백질이 아니라 '핵산Nucleic Acid)'과 '단백질(Protein)'이 결합한 것이라고 판명되었다.

반응형

2. '바이러스'의 구조

 생물은 세포라는 기본 단위로 구성되어 있지만, 바이러스는 그러한 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바이러스의 구조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유전정보가 되는 '핵산'과 핵산을 둘러싸고 보호하는 '단백질의 껍질'로 이루어진 매우 단순한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생물은 보통 세포 안에 핵산으로서 DNA와 RNA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DNA나 RNA 어느 한쪽만 가지고 있다. DNA만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 RNA만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고 불린다.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의 껍질은 '캡시드(Capsid)'라고 불린다. 캡시드의 형태는 정십이면체부터 가늘고 긴 통처럼 보이는 것까지 다양한 모양이 있다. '캡시드'는 '캡소미어(Capsomere)'라고 불리는 기본 단위의 단백질이 규칙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2-1. 바이러스의 전형적인 세 가지 유형

 바이러스는 전형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유형 중 하나에 속한다.

 가장 단순한 것은 캡시드와 핵산만으로 이루어진 바이러스다. 이런 유형의 바이러스에는 운동 신경을 마비시키는 '폴리오 바이러스(Polio Virus)', 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등이 있다. 이 유형의 바이러스는 정이십면체의 '캡시드(Capsid)' 속에 가늘고 긴 리본 모양의 RNA가 들어 있다.

 그다음으로는 정이십면체의 캡시드 바깥쪽에 '엔벨로프(Envelope)'라고 불리는 '피막(Capsule)'을 가진 유형이 있다. 엔벨로프는 원래 바이러스가 감염시킨 세포의 세포막이나 핵막이었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의 부품이나 장치를 교묘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 핵막에서 유래한 엔벨로프를 가진 바이러스에는 '입술 포진' 등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이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핵산으로 DNA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유형은 '캡소미어(Capsomere)'가 나선 모양으로 이어진 캡시드 바깥에 엔벨로프를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홍역 바이러스'나 유행성 감기를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홍역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DNA를 가지고 있다.

2-2. 바이러스의 크기

 바이러스는 전자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작다. 바이러스와 병원체로서 쌍벽을 이루는 '세균'이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크기의 세계에 있는데, 바이러스는 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 크기의 세계에 있다.

반응형

3. '바이러스'의 증식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것은 '유전 정보'와 '단백질 껍질' 그리고 '막' 뿐이므로, 스스로 증식할 수 없다. 하지만 세포 안에는 DNA를 복제하는 장치, DNA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장치, 다양한 생체 재료가 물질 등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세포의 시스템을 빌려서 증식한다.

3-1. 수용체와의 결합

 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떤 세포에나 마음대로 기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예외도 있지만, 바이러스의 표면의 구조와 세표 표면의 구조가 열쇠와 열쇠 구멍처럼 잘 맞아야 세포 내부에 침입할 수 있다.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숙주 세포의 표면에는 '수용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하나의 단백질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신드비스 바이러스'는 세포막 위의 '라미닌 수용체'와 결합된다. 하지만 2개의 다른 수용체와 결합해야 세포 안으로 침입할 수 있는 바이러스도 있다. 이처럼 '바이러스'와 '세포막 수용체'의 '열쇠와 열쇠 구멍같은 관계' 때문에, 어떤 바이러스는 목의 점막에만 기생하고 어떤 바이러스는 간의 세포에만 기생하게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 침입해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된다'고 말한다.

3-2. 급격한 증식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 정보에 따라 바이러스의 각 부분을 대량으로 만든다. 각 부분이 다시 조립된 다음에는 세포밖으로 나간다. 이들이 밖으로 나갈 때 세포가 파괴되면, 세포가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세포를 죽이지 않는 바이러스도 있다. 예컨대, 뎅기열 바이러스는 모기의 세포에 감염되어도 그다지 세포를 파괴하지 않는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 중 하나는 증식 속도는 정말 빠르다는 점이다. 바이러스 중에는 자식 바이러스의 수가 10만 개가 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한편, 바이러스와 자주 비교되는 세균은 '1개에서 2개로, 2개에서 4개로'같은 식으로 증식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처럼 급격한 증식은 할 수 없다.

반응형

4. 2단계 면역 시스템

 우리의 몸이 바이러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물질인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인식되는 즉시, 면역 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러면 면역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면역 시스템은 2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 - 불특정 면역

 1단계 면역은 '내추럴 킬러 세포(NK Cell)'라 불리는 림프구와 '인터페론(Interferon)'이라는 단백질에 의한 '불특정 면역'이다. '불특정 면역'이란 어떤 바이러스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면역이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고 이를 파괴한다. 감염된 세포에서는 '인터페론(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세포에서 생산되는 항바이러스성 단백질)'이 분비되는데, 인터페론이 아직 감염되지 않은 세포에 도달하면 그 세포에서 RNA 분해 효소 등이 활성화된다. RNA 분해 효소는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 침입했을 때 바이러스의 RNA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인터페론'에는 'NK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작용도 있다.

2단계 - 특정 면역

 2단계 면역은 킬러T 세포에 의한 '특정 면역'으로, 1단계의 반격이 실시되는 동안 우리의 몸은 2단계 반격을 준비한다. '특정 면역'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해 각각 특이하게 대응하는 강력한 면역인데, 충분히 작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2단계 면역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면, 'B세포'라고 불리는 림프구가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항체는 '면역 글로불린(Immuno Globulin)'이라 불리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모양은 Y자 형이다. Y자의 끝부분은 해당 바이러스 표면과 결합해, 표면에 항체가 결합된 바이러스가 수용체와 결합할 수 없게 되거나 세포막과 융합할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된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증식할 수 없게 된다.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내려면, 몇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수상 세포'라 불리는 세포가 '헬퍼 T세포'라고 불리는 림프구에게 '침입한 바이러스의 정보'를 제시한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얻은 헬퍼 T세포'가 B세포를 '플라스마 세포'로 변화시킨다. 이 플라스마 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감염된 세포에서는 항체가 잘 작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감염 세포는 활성화된 '킬러 T세포'라고 불리는 림프구에 의해 파괴된다. '킬러 T세포'를 활성화하는 것도 '수상 세포'인데, 활성화하는 데에 '헬퍼 T세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형

5. 감염증과의 싸움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감염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 항생 물질이 발견되어,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그리고 1980년에는 WHO가 천연두 바이러스의 박멸을 선언했다. 그 즈음부터 '감염증 위협은 과거의 일'이라고 인식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였다. 항생 물질의 남용으로 많은 세균에 약제 내성균이 나타났으며, 인간의 '열대우림 진출'과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공중위생 환경이 악화됐으며, 대량 물자의 고속 수송 등으로 미지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게 되었다. 감염증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1. 신종 감염증(재흥 감염증)

 1992년, 미국의 CDC(질병통제센터)의 센터장이었던 '데이비드 대처(David Thatcher)'박사는 '신종 감염증 또는 재흥 감염증(emergin and re-emergin infectious diseases)'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대처 박사는 "최근들어 새롭게 출현하거나 재출현한 감염증이 많이 있는데, 이런 감염증에 대해 좀 더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1993년, WHO(세계보건기구)와 전미과학자협회는 '신종 감염증에 대해 지구 규모의 감시 체제 확립이 급선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1994년에는 CDC와 WHO가 함께 신종 감염증의 위험성을 다시 경고했다.

5-2. 인류와 바이러스의 공존

 '신종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신종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위에서 소개한 '에볼라 바이러스'와 'HIV', 여러 '간염 바이러스'도 모두 '신종 바이러스'이다. 그러면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들은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새로운 바이러스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바이러스가 사는 곳을 헤집어 놓은 결과라는 것이 주된 견해다. 신종 바이러스는 열대지역의 삼림에 서식하는 원숭이나 쥐, 박쥐 등을 '자연 숙주'로 삼고 있다. 이 바이러스들은 깊은 숲 속에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인구 급증'이나 '대규모 삼림 벌채' 등으로 인해 봉인되어 있던 바이러스와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바이러스의 근절은 불가능하다. 물론 '코로나19'가 마지막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 될것이라는 주장도 많이 있긴 하지만,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는 신종 바이러스는 계속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환경 파괴 등으로 생태 변화가 이어지는 한, 인류와 바이러스의 적대 관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선진국에서 이러한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오늘날은 세계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비행기 등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옮겨 다닐 수 있으므로, 어느 나라든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 대응할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한다.

6. 역대 출현한 바이러스들

 최근 수십 년간 크게 유행한 바이러스들을 '연도 - 바이러스명 - 출현지 - 병명' 순서대로 정리하였다.

연도 바이러스명 출현지 병명
1967년 마르부르크 바이러스(Marburg virus) 우간다 마르부르크병
1975년 파르보 바이러스(parvovirus) 스코틀랜드 감염 홍반(점염성 혼반)
1976년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출혈열
1969년 라사 바이러스(Lassa virus) 나이지리아 라사열
1969년 B형 간염 바이러스 불명 B형 간염
1973년 A형 간염 바이러스 불명 A형 간염
1978년 한타 바이러스(Hanta virus) 한국 신 증후성 출혈열(유행성 출혈열)
1982년 인간 T세포 백혈병 바이러스 2형 불명 털세포 백혈병(hairy cell leukemia)
1983년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HIV) 1형 미국 에이즈(후천 면역 결핍증)
1986년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HIV) 2형 서아프리카 에이즈(후천 면역 결핍증)
1988년 인간 헤르페스 바이러스 6형 불명 돌발성 발진
1988년 E형 간염 바이러스 불명 E형 간염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 불명 C형 간염
1991년 과나리토 바이러스(Guanarito Mammarenavirus) 과나리토(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출혈열
1993년 신놈브레(Sin Nombre) 바이러스 미국 급성 호흡 장해 증후군 (한타 폐 증후군)
1994년 사비아 바이러스 브라질 브라질 출혈열
1998년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 말레이시아 뇌염, 척수염
2003년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 홍콩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2009년 A형 H1N1 아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미국, 멕시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0년 SFTS 바이러스 중국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2013년 MERS(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사우디아라비아 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 중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