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커피'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3. 2. 23. 13:40

 '커피(Coffee)'는 15세기의 예멘에서 발명되고 현재는 세계적인 음료가 되었다. 그 향기와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예전부터 커피에 대해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임신 중에 커피를 마시는 것을 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일수록 당뇨병이나 간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커피는 과연 몸에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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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커피'란 무엇인가?
  2. 각성제로 널리 퍼졌다.
  3. 볶으면 세포 안의 성분이 화학적으로 변화된다.
  4. 성분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방법
  5. 커피의 카페인
  6. 어느 정도까지 마시면 문제가 없을까?
  7.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

1. '커피'란 무엇인가?

 커피는 적도와 가까운 열대·아열대 지방의 표고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되는 꼭두서니과 커피나무속의 식물이다. 잎은 2장이 마주 붙어서 달리며, 잎이 달린 곳에 꽃과 열매가 뭉쳐 경단 모양으로 맺힌다. 하얀 꽃이 떨어진 다음 8~11개우러 정도 지나면 잘 익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이 열매 안에는 종자가 대개 2개 들어 있다. 이 열매의 알맹이가 이르바 '커피의 생두(생 커피콩)'이다. 콩이라고 부르지만 콩이나 팥과 같은 '콩(배젖이 없는 종자)'이 아니라 감이나 사과의 '씨(배젖이 있는 종자)'와 같은 종자이다.

 커피나무속에 포함된 125의 식물 가운데, 우리가 커피로 이용하는 것은 2~3종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인류와 가장 오래 함께 한 것이 '아라비카종'이다. '아라비카종'에는 특징이 다른 품종이 몇 가지 있으며, 세계적으로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재배되는 나라나 지방에 따라 '모카(Moka)'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모카(Moka)'라는 이름은 일찍이 예멘에 있던 '모카'라는 항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로 커피를 출하한 곳이다. 모카항이 폐쇄된 지금은 에티오피아나 예멘에서 만들어진 커피를 모카라고 부른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은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산맥의 고지에서 재배된 커피를 가리킨다. 향미가 좋기로 이름난 커피이다. 이런 이름의 차이는 녹차의 경우 '보성차', '하동차' 하듯이, 같은 아라비카종이므로 기본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재배되는 환경이나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하는 '정제 방법'이 이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미세한 성분의 차이가 생기고, 그것이 맛과 향기의 차이로 이어진다.

 '아라비카종(Arabica)'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것이 '카네포라종(Canephora)'이다. '로부스타(Robusta)'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말에 재배되기 시작한 커피계의 New Face이다. 아라비카종에 비하면 맛과 향은 떨어지지만, 질병에 강하고 비교적 표고가 낮은 곳에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 또 아라비카종과는 성분이 달라 쓴맛이 약간 강하기 때문에, 커피에 깊은 맛을 내고 싶을 때 아라비카종에 섞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재배종 아라비카종 카네포라종
열매 열매가 길다 열매가 둥글다
잎이 작다 잎이 크다.
재배 지역 고지대에서 재배 저지대에서 재배
기타 특징 향이 뛰어나다, 카페인이 적다. 질병에 강하고 수확률이 높다.

2. 각성제로 널리 퍼졌다.

 커피에 대한 기록한 가장 오래된 책은 10세기의 것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약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원형이 나타난 것은 15세기 중엽의 일이다. 예멘에 있던 이슬람교 수행자 사이에서 졸음을 쫓거나 흥분 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퍼졌다. 다만, 이 무렵에는 '과피'나 '과육'이 붙은 채 건조한 것을 우려냈다. '생두'만을 사용하는 스타일이 퍼진 것은 17세기 무렵이다. 이 시기 유럽에는 커피가 크게 유행했다.

 졸음을 쫓고 흥분 작용을 일으키는 커피는 전쟁 때도 크게 활용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에서 인스턴트 커피가 나왔다. 커피콩을 볶아서 분쇄한 다음 커피액을 추출하고, 다시 건조시켜 가루로 만든 것으로, 뜨거운 물을 붙기만 해도 간단히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또 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미국 국내에서 커피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적은 커피콩으로 절약하면서 마실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이렇게 연하게 만든 커피를 '아메리칸 커피(American Coffee)'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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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볶으면 세포 안의 성분이 화학적으로 변화된다.

 커피를 마시려고 할 때는 먼저 커피를 볶는다. '로스팅(Roasting, 커피를 볶는 것)'은 180~250℃로 건조하면서 가열하는 것을 말한다. 볶는 정도에 따라 '라이트 로스팅(Light Roasting)', '미디엄 로스팅(Midium Roasting)', '프렌치 로스팅(French Raosting)' 등으로 구분한다. 볶는 과정에서 생두의 수분이 빠지고, 세포 속의 당류나 아미노산 등이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그들 성분이 유지와 카페인과 함께 농축되어 세포벽 안쪽에 달라붙는다. 볶은 커피콩을 작은 알갱이 크기로 잘게 부수면, 농축된 성분이 알갱이 표면에 더욱 많이 드러나게 된다. 이 알갱이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성분이 뜨거운 물에 녹아 나와 커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계속 볶는 동안 커피의 맛과 향기는 시시각각 변한다. 볶는 정도를 정확히 알아 각각의 커피콩에 있던 맛과 향기를 추출해 내는 것은 '로스터(Roaster)'라는 장인의 뛰어난 솜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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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분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방법

 성분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방법은, 커피가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가장 오래된 방법은 끓이는 방법이다. 볶아서 곱게 빻은 커피 가루를 뜨거운 물과 설탕과 함께 작은 냄비에 넣고 끓이는 것이다. 시대가 지나면서 '커피와 뜨거운 물을 섞어 거르는 방법(프렌치 프레스, 사이펀)'과 '커피에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드립, 에스프레소)'도 개발되었다. '커피와 뜨거운 물을 섞어 거르는 방법'을 '침지식'이라고 하며, 그 방법의 하나가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이다. 홍차를 우려내는 기구로도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커피를 우려내기 위한 것이다. 우려내는 모습을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사이펀(Siphon)'도 침지식의 하나이다. '커피에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은 '드립(Drip)'으로, 이는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한편 '에스프레소(Espresso)'는 기계를 사용해 뜨거운 물을 9기압 이상의 높은 압력으로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이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분을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방법 분류
튀르크 커피(Turkish Coffee) 끓이는 방법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커피와 뜨거운 물을 섞어 거르는 방법
사이펀(Siphon) 커피와 뜨거운 물을 섞어 거르는 방법
드립(Drip) 커피에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에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

4-1. 튀르크 커피(Turkish Coffee)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한 방법이다. 곱게 가루로 만든 커피콩과 뜨거운 물을 작은 냄비에 넣고 끓인 다음, 그릇에 붓고 위의 맑은 것을 마신다.

튀르크 커피(Turkish Coffee)

4-2.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거칠게 갈아 놓은 커피콩 가루와 뜨거운 물을 섞었다가 필터로 걸러 마시는 방법이다. 아래의 그림은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라는 기구로, 프랑스에서 유행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4-3. 사이펀(Siphon)

  1. 물은 넣은 플라스크를 가열하고 커피콩을 넣은 깔대기를 위에 꽂는다.
  2. 플라스크 안에서 증기가 발생해 뜨거운 물을 밀어 내린다. (파란색 화살표 방향)
  3. 그러면 뜨거운 물은 관을 통해 깔대기로 이동한다. (빨간색 화살표 방향)
  4. 깔대기 속에서 커피콩 가루와 뜨거운 물이 섞인다. 플라스크가 식으면 플라스크 안의 압력이 낮아져 추출액만 내려온다. (빨간색 화살표 반대 방향)
  5. 가루는 필터에 걸러진다.

사이펀(Siphon)

4-4. 드립(Drip)

 갈아 놓은 커피콩 가루의 위에서부터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된 액을 마신다.

드립(Drip)

4-5. 에스프레소(Espresso)

 곱게 갈아 놓은 커피콩 가루의 위에서부터 고압으로 뜨거운 물을 붓고 추출액을 마신다. '레버(Lever)'를 내려 고압의 뜨거운 물을 커피콩 가루에 통과시킨다. 뜨거운 물을 통과시키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커피콩 성분이 농축된 진액을 아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Espresso)

5. 커피의 카페인

 지금 커피는 전 세계 사람들이 마시고 있다. 하지만 커피가 몸에 나쁜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 사실 이런 걱정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17세기 영구에서는 커피가 출생아 수를 낮춘다고 우려했으며, 18세기의 스웨덴 왕 '구스타브 3세(Gustav III, 1746~1792)'는 커피의 유해성을 증명하려고 인체 실험을 했다. 19세기 말 미국에서는 커피 대신 '곡물로 만든 대용 커피'가 유행한 적도 있다.

 커피는 졸음을 쫓고 흥분을 일으킨다. 이것이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Caffeine)'의 작용이라고 밝혀진 것은 1819년의 일이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틀리프 룽게(Friedlieb Rounge, 1794~1867)'는 커피콩에서 카페인을 추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커피에는 수백 종류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카페인은 그중 하나로 '알칼로이드(질소를 함유한 알칼리성 유기물질)'의 일종이다. 열매만이 아니라 잎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토양 속으로 카페인이 녹아 들어가 다른 식물이 '발아(Germination)'하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이 있다. 또 곤충이나 민달팽이에게 독이 되는 것도 있다. 카페인은 커피를 마실 때 느끼는 톡 소는 쓴맛의 근원이기도 하다. 다만 이 쓴맛은 커피 쓴맛의 10~30% 정도이며, 그 밖의 대부분은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에서 유래한다. 또 커피를 볶기 전후에 양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것도 카페인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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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모양이 똑같다.

  카페인이 졸음을 쫓고 집중력을 높인다는 사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그중 하나가 2006년 미국 내과학회의 학술 잡지에 발표된 연구로, 야간에 운전하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는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그룹'과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마신 그룹' 그리고 30분 정도 가수면을 취한 그룹으로 나누고, 그 후 운전의 정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셔 200mg의 카페인을 섭취한 그룹은 30분 정도 가수면을 취한 그룹보다 집중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그러면 카페인은 어떻게 졸음을 몰아내고 집중력을 높일까? 뇌에는 다른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는 '억제 뉴런(Inhibitory Neuron)'이 있다. 이 뉴런의 표면에는 '도파민(Dopamine)'이라는 물질을 받아들이는 '도파민 수용체(Dopamine Receptor)'와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물질을 받아들이는 '아데노신 수용체(Adenosine Receptor)'가 있다. 각각의 수용체에 어떤 물질이 결합하는가에 따라 억제 뉴런의 작동 방식이 정해진다. 우리가 깨어나는 동안, 잠들지 않게 활약하는 것이 '도파민'이다. '도파민'이 뇌의 각성에 관여하는 억제 뉴런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억제 뉴런이 작용하지 않게 되어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반면, 몸이 피곤해지면 아데노신이 분비된다. 아데노신이 억제 뉴런의 수용체에 달라붙으면, 도파민의 작용이 방해를 받는다. 그러면 '억제 뉴런'이 작용해 결과적으로 우리는 졸게 된다. 사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모양이 똑같다. 더구나 아데노신보다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에 결합하기 쉬워, 카페인이 먼저 결합해 아데노신을 방해한다. 결국 '억제 뉴런'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졸음을 막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아데노신은 뇌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여기저기에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역할은 온몸의 혈관 확장과 수축의 조절이다. 예컨대 신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데노신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편 카페인은 신장에 작용해 아데노신과는 반대로 혈관을 확장시킨다. 그러면 신장으로 가는 혈액이 늘어나 소변이 많이 만들어진다. 커피를 마시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1. 보통 때(잠이 안 온다): 억제 뉴런의 수용체에 도파민이 결합하면, 억제 뉴런이 작동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잠이 안 온다.
  2. 피로할 때(잠이 온다): 아데노신에 억제 뉴런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도파민의 작용이 방해되고 억제 뉴런이 작용해 결과적으로 잠이 온다.
  3. 커피를 마셨을 때(잠이 안 온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모양이 비슷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하기 쉽다. 도파민의 작용을 저해하는 아데노신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잠이 안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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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느 정도까지 마시면 문제가 없을까?

 이처럼 카페인은 뇌에 도달해 졸음을 쫓거나 혈관에 작용한다. 이것을 카페인의 좋은 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많이 마시면 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카페인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불안', '불면', '손발 떨림', '두근거림', '속 쓰림' 등을 일으킨다. 이것을 '카페인 중독'이라고 하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커피를 대량으로 한꺼번에 마시는 일은 드물겠지만, 최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수나 카페인 정제도 구할 수 있어 카페인에 중독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매일 마시는 사람이 마시기를 중단하면 두통이나 피로감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것들을 '카페인 의존'이라고 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양까지 마시면 문제가 없을까?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의 양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치가 나와있다. 여기에서는 '유럽식품안전기구(EFSA: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가 제시한 수치를 소개한다. EFSA에 따르면, '드립한 커피 1잔(200mL)'에는 약 90mg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고, '에스프레소 1잔(60mL)'에는 약 80mg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고, '에너지 드링크'라고 불리는 '카페인이 든 음료(250mL)'에는 에스프레소와 같은 정도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유럽식품안전기구(EFSA)'에 따르면, 임신하지 않은 건강한 어른의 경우, 한 번에 섭취하는 양이 200mg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만, 잠자기 전 등에 100mg을 넘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불면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또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총량이 400mg까지라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가 적당량인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어린이의 경우는 체중에 따라 섭취량이 달라진다. 체중 1kg당 3mg까지가 문제가 없는 선이다. 예를 들어 체중 20kg이라면 한 번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이 60mg까지라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임신 전과 같은 양을 섭취해도 더 오래 몸속에 머물게 된다. 또 태아는 카페인을 분해할 수 없다. 더구나 임산부가 카페인을 하루에 500mg 이상 계속 섭취하면 유산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식품안전기구(EFSA)'에서는 임신한 사람의 경우는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 총량이 200mg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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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

 오랜 기간에 걸쳐 매일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코호트 조사(Cohort Study)'라는 방법으로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있다. 이것은 수천 명, 수만 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때로는 수십 년에 걸쳐 영향을 계속 추적하는 방법이다. 개인 간에 다양한 영향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많은 인원을 오랜 시간에 걸쳐 조사함으로써 어떤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코호트 조사'가 활발해진 계기는 2002년에 네덜란드에서 발표된 어떤 조사 결과였다. 17000명 정도의 남녀에게 커피를 마시는 양을 묻고, 그 후 7년 사이에 어떤 질병이 걸렸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커피를 하루에 7잔 이상 마신 사람은 2배 이하의 사람에 비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약 절반'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2형 당뇨병'이란, 당뇨병 가운데 유전이 아니라 생활 습관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혈액 속의 당의 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당이 늘어나는 병이다. 커피가 어떻게 2형 당뇨병을 억제하는지 자세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커피에 포함된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 외에도 커피와 건강의 다양한 상관관계가 조사되었다.

  1. 심혈관 질병 감소: 같은 방법으로 '심혈관 질병'이나 '간암'에 대해서도, 커피를 많이 마신 사람들이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세계 각지에서 나오고 있다. '심혈관 질병'이란 심장이나 뇌졸중 등 혈관의 막힘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병이다.
  2. 파킨슨병 감소: 한편, 커피와의 관련 메커니즘이 상당히 밝혀진 질병도 있다. 바로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은 뇌 안의 억제 뉴런이 지나치게 활발해서 일어난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아주 적고, 아데노신이 과도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런 환자가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대신에 카페인이 '억제 뉴런'에 붙어 그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된다. 현재는 카페인과 같은 작용을 하는 물질이 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3. 사망률 감소: 이 밖에 커피는 사망률을 낮춘다는 조사도 결과도 몇 개 발표되었다. 사망 원인과 관계없이 단지 사망률과 커피를 마신 양만을 비교한 것이다. 모든 연구에서 하루에 4잔 정도 마신 사람은 사망률이 낮고 그보다 많거나 적은 경우 사망률이 올라갔다는 결과를 얻었다.
  4. 스트레스 감소: 스트레스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커피가 스트레스도 완화한다고 한다. 카페인을 포함하지 않은 커피를 마신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카페인 이외의 성분이 심신을 이완시킨다고 생각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커피의 향이다. 커피에는 1000종에 가까운 향기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이 심신의 이완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5. 방광암 증가: 또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방광암에 걸리기 쉽다는 결과도 있다. 다만, 이들 질병이 커피의 무엇이 어떻게 관계되는지는 아직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