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대륙들은 2억 년 전에 있던 초대륙 '판게아(Pangaea)'가 분열되면서 생긴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대륙은 어떻게 움직일까? 사라진 대륙의 운명은 지표면을 구성하는 판의 운명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판은 현재 느리지만 쉽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륙도 먼 미래에는 모습이 크게 바뀔 것이다. 판의 운동은 복잡하고 불규칙해 미래의 지구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의 판 운동에 나타나는 특징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미래의 지구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는 있다.
0. 목차
- 5000만 년 이내에 아프리카와 유럽이 완전히 충돌한다.
- 1억~2억 년 뒤 대서양이 축소되기 시작한다.
- 아프리카는 2개로 분열된다.
- 약 2억 년 후에는 초대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 수억 년 후, 대륙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
1. 5000만 년 이내에 아프리카와 유럽이 완전히 충돌한다.
우선 현재 아프리카는 서해안의 측정치로 연간 약 8cm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이대로 계속 북상하면, 300만 년 이내에 '지브롤터 해협(Strait of Gibraltar)'은 닫힐 것이다. 이로써 '대서양(Atlantic Ocean)'과 단절된 지중해는 말라버려서, 염분이 많은 불모의 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5000만 년 이내에 아프리카와 유럽은 완전히 충돌해 '지중해(Mediterranean Sea)'와 '흑해(Black Sea)', '카스피해(Caspian Sea)' 등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 후에도 아프리카가 계속 북상한다면, 현재의 알프스에서 히말라야에 이르는 거대 산맥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2. 1억~2억 년 뒤 대서양이 축소되기 시작한다.
현재 '대서양(Atlantic Ocean)'은 중앙 해령을 경계로 연간 2~4cm의 속도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 바다는 약 4~5억 년을 주기로 '닫힘'과 '열림'을 되풀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 주기를 생각하면 '대서양'은 1억~2억 년 뒤에 다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3. 아프리카는 2개로 분열된다.
'아라비아 반도(Arabian Peninsula)'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는 '홍해(Red Sea)'라는 바다가 있다. 예전에는 이 바다가 없이 2개의 육지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약 2500만 년 전, 지구 심층부의 고온 맨틀의 대류로 인해 대지가 갈라져 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일이 아프리카 동부의 거대한 계곡 '대지구대(Rift Valley)'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판 운동으로 인해 바로 아프리카 대륙이 분열하고 있는 것이다다. 대지구대 부근에서는 최근 화산의 분화나 지진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케냐 남서부에서 수 km에 걸친 균열이 갑자기 만들어져 현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진이나 호우가 관계되어 있다고 한다. 2020년 2월에 지질 조사를 한 결과, 결국 2500만 년 전과 같은 맨틀의 대류에 의한 지각 분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프리카 대륙은 앞으로 수천만 년의 세월에 걸쳐 2개로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4. 약 2억 년 후에는 초대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2억~3억 년 후에는, 판게아 이래 약 4억 년 만에 모든 대륙이 한데 모이는 '초대륙(Supercontinents)'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륙이 충돌한 곳에는 거대한 산맥이 형성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대륙이 이동해 나갈지는 연구자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몇 가지 유력한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미래의 초대륙 시나리오에는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 '오리카(Aurica)', '노보판게아(Novopangea)', '아메이시아(Amsia)' 등이 있다.
4-1.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현재의 움직임을 유지하며 북상해 유럽 대륙과 충돌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결과, 지중해와 흑해, 카스피해는 사라진다. 과거에 대서양이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으므로, 현대 확대 중인 대서양은 앞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남극 대륙은 한 몸이 되고, 다시 동아시아와 충돌할 것으로 생각된다. 초대륙의 중앙에는 현재의 인도양이 육지로 둘러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 대륙이 생기면 내륙 지역은 굉장히 건조해져, 광대한 사막 지대가 열릴 것이다. 판게아 시대에 '수형류'가 번영한 것처럼, 초대륙의 전 영역에서 번영하는 새로운 동물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300만 년 전의 아메리카에서 있었던 일처럼, 각 대륙의 고유 동물은 쇠퇴하거나 절멸하고, 생물 전체의 다양성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4-2. 아메이시아(Amasia)
2016년에는 일본 해양 연구개발 기구의 '요시다 마사키' 주임 연구원 등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2억 년 후의 지구의 모습을 예측했다. 이 연구에서는 2~3억 년 후에 현재의 대륙이 합체해 '아메이시아(Amasia)'라는 초대륙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래의 그림은 그 시뮬레이션에 의한, 2억 년 후의 대륙의 상상도를 제시한 것이다. 북반구에 초대륙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유라시아 대륙(Eurasia Continent)'과 '북아메리카 대륙(North America Continent)', '아프리카대륙 (Africa Continent)' 등이 모여 만들어진 '아메이시아 대륙(Amasia Continent)'이라는 초대륙은 원래 1990년에 캐나다의 '폴 호프만(Paul Hoffman, 1956~)' 박사 등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전의 초대륙 '판게아(Pangaea)'는 약 3억 년 전에 탄생했는데, 그전에는 현재의 지구처럼 대륙이 따로따로 흩어져 배치되어 있었다고 생각된다. 대륙은 그런 이합집산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 왔다. 적어도 과거에 3회, 5~8억 년마다 한 번씩 초대륙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2억년 후의 대륙의 상상도에 현재의 한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북반구에 머무르는 '유라시아 대륙(Eurasia Continent)'과 '북상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Australia Continent) ' 사이에 끼어 초대륙에 흡수된다.
5. 수억 년 후, 대륙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
수억 년 후, 현재의 대륙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문명은 우리의 현재의 일상을 '사라진 대륙의 전설'로 이야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