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켜 온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2021년에 발표된 'IPCC 제6차 평가 보고서'의 결론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그 원인이 인류에게 있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확인되었다. 온난화를 일으키는 인간의 활동이란 구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 배출이다. 온실가스에는 태양광으로 데워진 지구 표면에서 복사하는 적외선을 대기 중에 가두어 지구를 덥히는 효과가 있다. 물론 온실가스는 지구에 생물이 적합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 연료 사용으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온실 효과에 의해 지구가 지나치게 더워진다.
세계의 평균 기온은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인 '1850년~1900년의 평균'을 기준으로 하면, '2011~2020년의 평균'까지 약 1℃가 상승했다. 평균 기온의 사승은 세계 각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극단적으로 기온이 높은 날이 생기기 쉽다. 해수면 수위도 높아지기 때문에 해발 고도가 낮은 지역이 수몰되거나 '폭풍 해일'과 '지진 해일'의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또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교과서에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농도는 교과서에도 약 '0.03%(300ppm)라고 나와 있었지만, 불과 수십 년 사이에 농도가 급격히 늘어나서 2013~2014년에 처음으로 '0.04%(400ppm)'을 넘어섰다.
0. 목차
- 21세기 후반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
- 현실의 노력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 과학의 힘으로 직접 온난화를 억제한다.
- 이산화탄소 제거(CDR)
- 태양 복사 조정(SRM)
- SRM 실시에는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 제3의 온난화 대책
1. 21세기 후반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
온난화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현재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각국이 노력해야 할 내용을 정한 것이 '파리 협정'이다.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은 지구 온난화 대책의 국제적인 대책으로, 2015년에 세계 196개국과 지역이 합의했다. 파리 협정에는 '세계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보다 충분히 낮게 유지함과 더불어 1.5℃로 억제하려고 노력한다.'는 목표가 명기되어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세계 전체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1세기 후반에는 0으로 한다.'는 점도 기록되어 있다.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0)'로 한다는 말은 화석 연료의 사용 등으로 인한 '인위적인 배출량'과 '인위적인 대책'을 통한 흡수량을 같게 한다는 것으로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이라고 한다.
'파리 협정'에 근거해, 세계 각국은 온실 가스 감소 목표를 설정했다. 우루과이는 2030년까지, 핀란드는 2035년까지, 독일과 스웨덴은 2045년까지 한국·미국·EU·일본 등 120여 국가는 2050년까지,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은 2060년까지, 인도는 2070년까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 현실의 노력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실제로 배출량 감소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을까? 사실 배출량 감소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엔 환경 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은 2010년부터 매년 '배출 격자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이것은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소해야 할 배출량과 실제로 예상되는 배출량 차이, 즉 '배출 격차'를 분석해 고하는 것이다. 2021년판의 보고서 제목은 아예 '가열은 계속되고 있다 - 세계 기후 약속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원제: The Heat is On - A world f climate promises not yet delivered)'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고서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배출량 감소 노력은 불충분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2019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양으로 치면, 연간 약 590억 톤이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배출량은 약 380억 톤으로 약 64%에 이른다. 또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기온 상승 정도는 이산화탄소의 누적 배출량과 거의 비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인류는 이미 약 2조 39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고, 그로 인해 평균 기온은 약 1℃ 상승했다. 2021년 8월 9일에 보고된 'IPCC 제6차 보고서'에 의하면,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앞으로 허락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00억 톤으로 산출된다.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30년을 앞두고 온실가스의 연간 배출량을 250억 톤 정도까지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그렇지만 각국이 제출한 감소 목표를 보면 전혀 달성할 것 같지 않다. 2030년에도 연간 500억 톤 이상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허용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넘어 산업혁명을 기준으로 1.5℃ 이상 기온이 상승하는 일은 거의 피할 수 없다.
UNEP의 '배출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감소 목표가 현재 상태에서 앞으로도 거의 변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의 누적 배출량은 계속 늘어, 2100년 무렵에는 평균 기온의 상승폭은 2.7℃ 전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설령 2050년~2070년까지 각국이 목표대로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상승폭은 약 2.2℃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3. 과학의 힘으로 직접 온난화를 억제한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평균 기온의 상승을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 혹은 2℃ 이내로 억제한다.'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온난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과학의 힘으로 직접적으로 온난화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과 '태양 복사 조정(SRM: Solar Radiation Modification)'이 온난화 대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하는 방법이다.
- 태양 복사 조정(SRM: Solar Radiation Modification): '태양 복사 조정(SRM: Solar Radiation Modification)'은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양을 줄임으로써 지구를 냉각시키려는 것으로, '기후를 직접 냉각하는 방법'이다. 기후 시스템에 직접 개입한다는 점에서 '지구 공학(Geological Engineering)'이나 '기후 공학(Climate Engineer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CDR와 SRM 아이디어 자체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SRM에 관해서는, 예컨대 태양광을 반사하는 미립자를 상공에 살포하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이라는 방법은 1970년대에 이미 제안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기후를 바꾸는 일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다. 왜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통한 지구 온난화 대책이 무산될 가능성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배출량을 감소기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SRM으로 지구를 식히면 된다는 생각이 퍼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CDR은 이미 어느 정도 연구가 진행되어, 온난화 대책의 하나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SRM은 부작용을 포함해 불확실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시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의견이 많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오존층에 관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파울 요제프 크뤼천(네덜란드어: Paul Jozef Crutzen, 1933~2021)' 박사의 제언과, 지구 온난화 대책의 지연에 대한 과학자의 위기감 등으로 인해, SRM을 비롯한 기후 조작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논의가 이뤄졌다. SRM 등을 사용해야만 하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과학적인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4. 이산화탄소 제거(CDR)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감소 등과 함께 온난화 대책으로서 이미 필수로 생각되고 있다. 'IPCC 제6차 평가 보고서'에서도,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CDR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CDR이라고 하면 고도의 기법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예컨대 대규모의 나무 심기도 CDR의 일종이다. CDR에는 크게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자연의 무기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 '공학적인 회수 방법'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하는 방법이 주된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른 기업들의 계획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산화탄소의 직접 회수를 대규모화할 수 있을지, 또 회수 비용을 낮출 수 있을지 계속 주시해야 한다. 재생 에너지 이용 확대 등을 통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감소 등, 이전부터 시행해 온 온난화 대책도 계속 시행해야 한다.
분류 | 이산화탄소 제거(CDR) |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 나무 심기 |
CCS 활용 바이오매스 에너지 | |
유전공학 이용하기 | |
녹조류 번성시키기 | |
자연의 무기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 | 현무암 등을 가늘게 쪼개 흙에 뿌리기 |
공학적인 회수 방법 | 알칼리성 물질에 이산화탄소 흡착시키기 |
4-1. 나무 심기
- 분류: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나무 심기이다. 숲을 가꾸어, 성장하는 수목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하는 것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한편,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도 한다. 성장기의 수목은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광합성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흡수량'이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웃돈다. 그렇지만 성숙해짐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흡수량이 줄기 때문에 그 차이는 작아진다.
수목이 흡수한 이산화탄소도 수목을 벌채에 태우거나 썩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다시 이산화탄소가 되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이때 성장한 수목을 '숯(Biochar)'으로 보존하거나 '토양 개량재'로서 땅에 뿌리면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수목이 붙들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묻는 것이다.
4-2. CCS 활용 바이오매스 에너지
- 분류: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CCS 활용 바이오매스 에너지'라는 방법도 CDR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을 의미한다. 즉 공장과 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대기 중에 방출되지 않도록 땅속이나 해저에 묻는 기술이다. 그러나 단순히 CCS를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일 뿐이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하지는 못한다. CCS를 '바이오매스(Biomass)'를 사용한 발전과 결합하면, 바이오매스가 그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들 수 있다. 즉, 배출량보다 흡수량을 많게 할 수 있다.
4-3. 유전공학 이용하기
- 분류: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유전공학(Genetic Engineering)'을 이용하여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특수 생명체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방식의 열렬한 지지자 중에는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가 있다. '크레이그 벤터'는 '인간게놈 프로젝트'에서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은 저명인사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주장한다. 인간 게놈은 일종의 소프트웨어나 운영 체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소프트웨어를 다시 쓰면 유전적으로 수정되거나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우리의 목적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후 천연가스와 같이 유용한 가스를 배출하는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이미 이 방법을 알고 있는 생명체가 수천, 수백만 종이나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번식력'과 '가스 배출 능력'을 향상시키면 된다.
한편,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ersity)'의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 1923~2020)'은 나무의 유전자를 수정하여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릴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지구상에는 수조 그루의 나무가 있으므로 실험이 성공한다면 효과는 확실하다.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우리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량을 제어할 수 있는가?(Can We Control the Carbon Dioxide in the Atmosphere?)'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빠르게 자라는 나무들'로 구성된 '탄소은행(Carbon Bank)'을 조성하여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유전공학을 이용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잘못 만들어진 생명체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환경 속에 살포되면 다른 생명체에 영향을 주어 '먹이사슬(Food Cahin)'과 '생태계(Ecosystem)'를 통째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4-4. 녹조류 번식시키기
- 분류: 생물 활동을 이용하는 방법
'녹조류(Green Algae)'의 광합성을 활성화해, 이산화탄소의 흡수량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해양 표층에 있는 녹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표층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소비한다. 표층의 이산화탄소가 줄면, 그만큼 대기에서 이산화탄소가 녹아든다. 즉, 녹조류의 광합성이 활발해질수록 대기로부터 많은 이산화탄소가 흡수된다. 영양이 풍부한 심해의 물을 표층까지 끌어올리거나 '철(Fe)'을 바다에 뿌려 바다의 표층에 있는 녹조류에 영양을 보급하면 식물 플랑크톤의 광합성이 활발해진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의 흡수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환경 관련 벤처기업 '플랑크토스(Planktos)'가 남대서양에 화학물질을 살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런던협약(폐기물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협약)' 가입국들이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고, UN도 녹조류 번식 프로젝트를 무기한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4-5. 현무암 등을 가늘게 쪼개 흙에 뿌리기
- 분류: 자연의 무기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
'자연의 무기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이란, 예를 들어 현무암 등을 가늘게 쪼개 흙에 뿌리는 방법이다. 암석은 풍화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탄산염(탄산의 수소 이온이 금속 이온 따위의 양이온과 바뀌어 된 화합물)'을 만든다. 즉,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 원리를 적용해 암석을 작게 쪼개 흙에 섞어 인위적으로 풍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무기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이 밖에도 바다에 알칼리성 물질을 뿌려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그것을 중화하기 위해 바닷물에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는 방법도 있다.
4-6. 알칼리성 물질에 이산화탄소 흡착시켜서 대기에서 직접 포집하기
- 분류: 공학적인 회수 방법
'공학적인 회수 방법'은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를 알칼리성 물질에 흡착시켜 대기 중에서 직접 포집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국제 우주 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과 '원자력 잠수함(Nuclear Submarine)' 같은 밀폐 공간에서의 사람의 호흡으로 높아진 공간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해 예전부터 사용되었다. 단, 공학적인 회수는 효율이 낮다.
그렇지만 세계에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하는 벤처 기업이 여럿 있다. 스위스의 '클라임 웍스(Climeworks)'와 캐나다의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 미국의 '참 인더스트리얼(Charm Industrial)' 등 유럽과 미국에는 이산화탄소 직접 회수에 나선 기업이 여럿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의 대기업도 그런 벤처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 중에서도 '직접 회수'가 주목받는다고 말할 수 있다.
2009년에 창업한 스위스의 '클라임 웍스(Climeworks)'는 흡착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소형 포집기를 여러 개 연결해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한다. 팬으로 공기를 통과시켜 이산화탄소를 흡착한 다음, 열을 가해 이산화탄소를 추출한다. 회수한 이산화탄소는 식물을 키우는 온실에 공급하거나 땅속 깊이 보존한다. '클라임 웍스'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이산화탄소 직접 회수 시설인 '오르카(Orca)'를 '아이슬란드(Iceland)'에 만들고 2021년에 조업을 시작했다. 이 시설은 1년에 최대 약 400톤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할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는 연간 400억 톤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오르카의 회수량은 약 0.00001%에 해당한다. '클라임 웍스'는 앞으로 회수 시설을 늘려, 2050년까지 회수량을 연간 수십억 톤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5. 태양 복사 조정(SRM)
이미 민간 차원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에 비해 '태양 복사 조정(SRM: Solar Radiation Modification)'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으며, 필요성과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었다. 통틀어 SRM이라고 부르지만 CDR처럼 SRM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SRM은 기본적으로는 태양광을 반사시켜 태양의 에너지를 우주로 되돌림으로써 지구를 '차갑게 하는 것'이다. 어느 위도에서 태양광을 반사시키느냐에 따라 SRM은 몇 가지로 나뉜다. 높은 곳부터 차례로 '우주', '성층권', '대류권', '지표면'의 4가지이다.
SRM은 실시 방법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기술이다. 어떤 방식이든 과학적인 연구가 아직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다. SRM을 실시할지의 여부를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야 한다.
5-1. 우주에 큰 차양 펼치기
- 태양광을 반사하는 곳: 우주
가장 알기 쉬운 것은 '우주'에서 실시하는 SRM이다. 예를 들어 우주 공간에 큰 차양을 펼쳐 지구에 닿는 태양광을 약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의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 거대한 거품을 늘어 세운 반투명 차양을 만들어 지표면에 닿는 태양광을 약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차양의 크기는 브라질과 같은 정도로 거대하다고 한다. 단, 우주에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기란 경제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어려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래의 그림은 우주 공간에 펼쳐진 차양의 상상도이다.
5-2. 오염물질 우주 공간에 버리기
- 태양광을 반사하는 곳: 우주
'이산화황(SO2)' 같은 오염물질을 로켓에 실어서 대기권 위에 살포하여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방법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첸(Paul Crutzen, 1933~2021)'은 이것이 지구 온난화라는 인류 대재앙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1991년에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Mount Pinatubo)'이 폭발하는 광경을 보면서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시 100억 톤에 달하는 먼지와 파편이 대기층 위로 날아가 태양을 가리는 바람에 하늘이 어두워졌고, 그 여파로 세계의 평균 기온이 0.5℃ 정도 낮아졌다. 이로부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오염물질의 양도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이 방법이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으며, 온난화보다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을 때에도 강수량이 갑자기 감소하여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 전례가 있다. 게다가 이산화황의 효과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매해 새로 뿌려줘야 하는 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5-3. 성층권에 에어로졸 주입하기
- 태양광을 반사하는 곳: 성층권
SRM 가운데 가장 실현성이 높은 방법이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이다. 이것은 '성층권(10~50km)'에 부유성 미립자 '에어로졸(Aerosol)'을 살포함으로써 태양광의 반사율을 높이는 것이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이 지구를 식히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은 어떤 의미에서 이미 실증되었다. 왜냐하면 '대규모 화산 분화'에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과 같은 원리에 의해 기온 저하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91년에 발생한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의 대분화는 지구의 평균 기온을 0.5℃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분화할 때 분출한 화산 가스 속에는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가 들어 있다. 이것들이 상공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화장의 미립자 '에어로졸(Aerosol)'이 되어 성층권을 떠다닌 것이다. '피나투보 화산(Mount Pinatubo)' 분화 때, 2000만 톤에 이르는 이산화황이 성층권에 주입되었는데, 그것들이 에어로졸이 되어 성층권에서 태양광을 반사했다. 성층권의 에어로졸은 좀처럼 지표면까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1~2년은 계속 성층권에 머문다. 그 결과,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 분화한 지 1년 반 후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0.5℃ 내려갔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은 화산 분화 때 일어난 일을 인공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화산 분화에서는 한 곳에서 한 번에 대량의 에어로졸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인공적으로 실시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곳에서 매일 소량의 에어로졸을 비행기로 살포하는 방법을 상정하고 있다.
인공적인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효과를 여러 기후 모델을 사용해 확인한 실험에 따르면, 분명히 지구를 식히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단, 열대 영역에서 보다 큰 폭으로 기온이 내려가거나 세계적으로 강수량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확인되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의 부작용 가운데 '종단 문제(Terminal Problem)'가 있다. 이것은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을 갑자기 중단하면, 그때까지 억눌렸던 온난화의 영향이 일시에 나타나는 것처럼 급격하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현상이다. '종단 문제'는 몇 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발생이 확인되었으며, 일단 에어로졸 주입을 멈추면 현재의 온난화 속도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토록 급격하게 온난화가 진행되면, 인간 사회와 생태계 모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영향이 미칠 것은 분명하다.
5-4. 인공적으로 운립 수를 늘려 하얀 구름 만들기
- 태양광을 반사하는 곳: 대류권
'대류권(지표에서 고도 10~16km의 영역)'에서 실시하는 SRM으로는, 예를 들어 바다 위의 구름을 하얗게 만들어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구름을 이루는 입자 '운립(Cloud Partical)'은 미세한 물방울과 얼음의 결정이다. 일반적으로 '운립'은 많을수록 구름은 하얘진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운립 수를 늘려 하얀 구름을 만드는 것이다.
2020년 3월,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대보초)'에서 바다 위의 구름을 하얗게 만드는 기법에 관한 실증 실험이 이루어졌다. 바닷물을 빨아들여 하늘을 향해 뿜어 증발시킴으로써, 공기 중에 미세한 소금 입자가 다량 생기게 했다. 미세한 소금입자는 '운립'의 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하얀 구름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의 실험에의 실험은 소규모였기 때문에, 실제로 구름을 하얗게 만들어 반사율을 높일 정도의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구름과 관련해서는 '대류권 상층에 생기는 구름을 엷게 만들어, 지구에 서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태양광의 반사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므로, 엄밀하게는 SRM이 아니다. 구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다. 구름을 이용하는 방법은 기온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강하거나 약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온난화 대책으로는 선뜻 쓰기 어려운 방법이다.
5-5. 지표면 하얗게 만들기
- 태양광을 반사하는 곳: 지표면
지표면에서 실시하는 SRM도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지표면을 최대한 하얗게 만들어 태양광의 반사율을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택과 공장의 지붕을 하얗게 만들거나 사막에 반사율이 높은 시트를 깐다. 실시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지구 전체를 식힐 정도로 대규모로 실시하려면 엄청나게 큰 비용이 든다. 지구 규모의 온난화 대책이 아니라, 국소적인 '열섬(Heat Island)' 현상 대책으로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6. SRM 실시에는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세계는 지금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가능한 높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제거(CDR)'은 그런 흐름에 부작용도 비교적 관리하기 쉽다. CDR의 부작용으로는 예컨대 '해양의 알칼리화'와 'CCS 활용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실시 등이, 현재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한 국가와 지역에서 관리할 수 있는 범위이기 때문에, 국가·지역 단위로 법을 정비해 실시할지를 판단하면 대응할 수 있다. 현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CDR은 기업의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SRM은 지표면에서 실시하는 것을 제외하면, 실시했을 때 영향이 미치는 범위가 하나의 국가와 지역에 그치지 않고 대부분 지구 규모로 광범위하다. 예컨대 '태양 복사 조정(SRM)' 가운데 한 방법인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을 어떤 나라가 독단적으로 실시하면, 분명 국제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A국이 온난화 대책으로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을 강행한 다음, 대립하는 B국에서 가뭄이 발생하면 B국은 'A국이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했기 때문에 가뭄이 발생했다.'고 비난할 것이다. 이어서 A국이 '만일 자신들이 실시하지 않았다면 훨씬 심한 가뭄이 발생했을 것이다.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응수하는 사태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A국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옳을지도 모르지만, 국제적 합의를 얻지 않고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학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혀진 일도 국가와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국제적으로 협력하기란 매우 어렵다. SRM은 합의하기 어려운 사업의 하나이다.
7. 제3의 온난화 대책
위에서 소개한 '이산화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와 '태양 복사 조정(SRM: Solar Radiation Modification)' 외에도 특정 지역에 맞는 대책을 세워 온난화를 억제하는 방법도 제안되었다.
예를 들어 남극의 빙상이 녹는 것을 공학적으로 막는 것이다. 남극 대륙은 두께가 평균 2.5km나 되는 두꺼운 빙상으로 덮여 있다. 온난화가 진행되어 빙상이 녹으면,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 또 하얀 얼음은 태양광 반사율이 높은데, 그것이 녹으면 해수면이 노출되어 태양광이 흡수되기 쉬워져 온난화가 더 진행된다. 남극 빙상이 녹는 것을 늦추는 일은 온난화 대책에 유효하다. 그래서 중국의 연구자들은 남극 빙상이 주위의 바닷속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커튼을 설치해, 따뜻한 바닷물을 빙상에 닿지 않게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을 대폭 막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