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왼손형 아미노산'과 '오른손형 아미노산'

SURPRISER - Tistory 2022. 10. 25. 12:28

0. 목차

  1. 화합물에는 왼손형과 오른손형이 있다.
  2. 왼손형과 오른손형을 분리해서 만든다.
  3. 생명 속에는 왼손형만 존재한다?
  4. 생명은 왜 왼손형 아미노산으로만 이루어져 있는가?
  5. 몸속에서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발견하다.
  6. 오른손형 아미노산으로 변화하는 메커니즘
  7.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

1. 화합물에는 왼손형과 오른손형이 있다.

 화합물에는 '왼손형'과 '오른손형'의 차이가 있다. 프랑스의 생화학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는 일찍이 화합물의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에 주목해 연구를 했다.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광견병 백신을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과학자다.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포도주의 침전물의 성분인 '타타르산(Tartaric Acid)'을 녹인 액체에 '편광(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을 입사하자, 투과한 빛의 편광 방향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는 '타타르산'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그것을 녹인 액체에서는 이 편광 방향의 회전이 일어나지 않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그래서 그는 인공적으로 합성된 '타타르산'의 결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결정의 형태가 2가지라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그 형태의 차이에 따라 핀셋을 사용하여 하나씩 결정을 2개의 유형으로 분리하는, 끈기를 필요로 하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각각의 결정을 녹인 액체에 편광을 비추자 한쪽은 오른쪽으로, 다른 한쪽은 왼쪽으로 편광 방향이 회전했다. 더구나 2개의 결정을 섞어 녹인 액체에 빛을 비추자, 각각의 효과는 상쇄되어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음을 밝혀냈다.

 그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1종이라고 생각되었던 '타타르산'의 분자가 사실은 2종의 분자가 섞여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는 2개의 유형 결정 형태가 '거울상'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로부터, 이들 2종의 분자는 서로 거울상의 관계에 있다고 추측한 것이다. 그 후 '유기 화학(Organic Chemistry)'의 연구가 발전하면서, 그의 추측이 정확했다고 증명되었다. 이러한 거울상 관계에 있는 분자를 '광학 이성질체(Optical Isomer)'라고 한다.

 우리의 '왼손형'과 '오른손형'은 모양이 똑같지만, 왼손과 오른손은 결코 같은 방향으로 겹칠 수 없다. 이처럼 왼손과 오른손 관계에 있는 분자를 '거울상 이성질체(Enantiomer)'라고 한다. '거울상 이성질체'는 오른손을 거울에 비치면 왼손과 일치하는 상이 비치는 것처럼, 분자의 구조끼리 거울에 비치는 관계에 있음을 가리킨다.

2. 왼손형과 오른손형을 분리해서 만든다.

 '광학 이성질체(Optical Isomer)'는 '끓는점', '녹는점', '용해도' 등은 아주 똑같은 값을 갖는다. 다른 점은 편광의 회전 방향뿐이다. 따라서 '왼손형' 또는 '오른손형'만의 화합물을 만들어 내기는 매우 어렵다. '거울상 이성질체'를 가진 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 경우,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는 한 왼손형과 오른손형은 1:1의 비율로 합성된다. 또 각각 한쪽만을 만들어내는 중요성도 별로 알지 못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 '탈리도마이드 약물 사건'이 일어났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진정 작용이 있어 수면제로 판매되었다. 탈리도마이드에는 광학 이성질체가 있다. 이 약이 판매될 당시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은 진정 작용을 나타내는 것은 '오른손형 탈리도마이드'이고, '왼손형 탈리도마이드'에는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는 성질이 있었다. 그러나 판매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에는 오른손형과 왼손형이 모두 들어 있었기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가 양팔이 없거나 손가락 수가 모자라는 기형적인 아이를 출산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광학 이성질체'를 분리해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러나 오른손형과 왼손형을 분리해서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당시 일본 나고야 대학의 교수였던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1938~)' 박사는 어떤 종류의 화학 반응을 통해 간편하게 광학 이성질체를 생산·분리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노요리 료지' 박사는 이 업적으로 2001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좌우의 모양에 따라 성질이 다른 것은 '살리도마이드'뿐만이 아니다.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Aspartame)'은 왼손형의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과 왼손형의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2개 결합한 '펩티드(Peptide)'이며, 매우 단맛이 나는 성질을 지닌다. 그러나 같은 아미노산의 오른손형을 2개 결합한 펩티드는 맛이 쓰다. 그래서 상품에는 왼손형만 사용된다. 이처럼 같은 분자라도 좌우형에 따라 아주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단 것과 쓴 것을 구별하고, 분자의 좌우형을 제대로 판별하고 있다.

3. 생명 속에는 왼손형만 존재한다?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이 가진 '아미노산(Amino)'은 모두 '왼손형'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래서 생체에 작용하는 아미노산의 연구는 모두 '왼손형의 아미노산'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근년의 연구에 의하면, '오른손형의 아미노산'도 생물 속에 존재한다고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가운데서도 '노화'와의 관련이 크다는 보고가 나왔다.

 오랫동안 생명은 모두 '왼손형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오랫동안 생각되어 왔다. 우리가 생명 활동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몸속의 여러 반응은 아미노산이 연결된 단백질이 맡고 있다. 반응을 악수해 비교해 보자. 마주한 사람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을 때, 상대방도 오른손을 내밀면 제대로 악수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왼손을 내밀면 제대로 악수할 수 없다. 즉, 왼손형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구조를 취할 수 있으며, 또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몸속에서는 아미노산끼리 결합해 단백질을 합성할 때 '왼손형 아미노산'만을 재료로 한다. 합성되는 장소로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tRNA(트랜스퍼 RNA)'가 '왼손형 아미노산'밖에 붙잡을 수 없기 때문에, 포유류의 몸속에서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사용해 단백질이 합성되는 경우는 없다.

4. 생명은 왜 왼손형 아미노산으로만 이루어져 있는가?

 그러면 자연계에는 왜 기본적으로 '왼손형 아미노산'만 존재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확실한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설이 존재한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다른 생물의 몸에서 합성된 것을 식사라는 형태로 몸속에 흡수하거나 몸속에서 합성한 것이다. 따라서 아미노산의 기원을 생각하는 경우, 지구 최초의 생명까지 올라갈 필요가 있다. 아미노산의 원료가 되는 물질은 '일산화탄소(Carbon Dioxide)'나 '메탄(Methane)', '암모니아(Ammonia)'라는 단순한 화합물로부터 우주 공간에서 합성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때는 아직 '왼손형'과 '오른손형'이 같은 양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좌우 비대칭성이 나타난 것은 아미노산이 분해되었을 때였다고 생각된다. 빛이 퍼져나감에 따라 진동 방향이 시계 방향 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리는 '원편광(Circular Polarization)'이 아미노산에 닿으면, 한쪽의 '광학 이성질체'가 더 많이 분해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0년, 일본 국립 천문대의 연구 그룹에 의해 흥미 있는 관측 결과가 보고되었다. 지구에서 1500광년 정도 떨어진 '오리온 대성운(Orion Nebula)'의 중심 영역에서 강한 시계 방향의 '원편광(Circular Polarization)'이 나오고 있으며, 더구나 그 빛이 태양계를 충분히 덮을 정도로 퍼져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빛의 영향을 받는 환경에서는 왼손형 아미노산이 많아진다. 지구가 탄생한 약 46억 년 전에도 이런 현상이 태양계 근처에서 일어났을 수 있다. 그 결과, 태양계 주변에는 아미노산의 전구체는 왼손형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들 물질이 운성이나 혜성을 타고 원시 지구에 쏟아지고, 그 편향이 지구에서 증폭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왼손형에 편향된 아미노산을 원료로 삼아 최초의 생명이 태어나고, 그 결과 현재 지구상에 서식하는 모든 생물의 몸은 왼손형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다양한 운석에 포함된 아미노산의 오른손형과 왼손형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모든 운석에서 왼손형의 함유율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적어도 태양계 부근의 우주 공간에는 왼손형 아미노산이 많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구가 탄생한 약 46억 녀 전, 그리고 생명이 태어난 약 40억 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증명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화성이나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 더 나아가 태양계 밖 행성의 탐사와 관측을 통해 각각의 별에 어떤 유기물이 함유되어 있는가를 조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분석 결과에 따라, 원시 지구의 환경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5. 몸속에서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발견하다.

 하지만 세균 등 일부 생물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 것은 예외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 후 분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식물과 양서류 등에서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개구리와 달팽이에는 '오른손형의 아미노산'이 들어있는 '오피오이드 펩티드(Opioid Peptide)'라는 뇌 속의 마약이 존재한다. '오피오이드 펩티드'는 '왼손형의 아미노산'이 몇 개 이어져 생긴 펩티드 가운데 한 군데만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결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인공적으로 왼손형으로 합성하면, 마약 작용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이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마약 작용 그 자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포유류의 몸속에서도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존재함이 밝혀졌다. 당시에 이것은 발효 음식물이나 조개의 섭취 등이 그 유래라고 생각되었다. 예컨대 '왕우럭조개(학명: Tresuskeenae)'를 100g 먹으면, 1g 정도의 '알라닌(Alanine)'이라는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섭취하게 된다. 만약 음식물에서 섭취한 아미노산이 몸속에 남는다면, 소화 기관을 비롯한 여러 부위에서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특정 부위에서만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검출됨이 알려져, 몸속에서 합성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포유류에서는 아직 보고가 없지만, 피조개 등에서는 유전자 분석 결과 왼손형에서 오른손형으로 변환하는 물질의 존재가 시사한다.

 나아가 '오른손형 아미노산'은 그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 그중 하나는 뇌 속에서 신경이 정보를 제대로 전하는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듯하다. 뇌 속에서의 정보는 신경의 기능을 이었다 떼었다 하는 것을 조합시켜 전해진다. 아미노산 '세린(Serine)'의 오른손형은, 신경의 기능이 이어진 상태에서 떼어지는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즉, 오른손형 아미노산은 일상적으로 우리 뇌의 작용에 관여하고 있는 듯하다. 또 정자의 성숙을 촉진시키는 과정에 작용해, 우리가 순조롭게 성장토록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5-2.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다양한 질병과 관계되어 있다?

 그리고 근년의 연구에 의하면, 단백질 속에도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존재함이 알려졌다. 생물이 죽은 뒤에 단백질 속의 아미노산이 서서히 오른손형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화석 속에 어느 정도의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연대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견해를 발전시켜 '대사'가 완만한 조직에서는 살아 있는 조직에서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왼손형에서 오른손형으로 변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연구자가 있었다. 미국의 '매스터스' 박사 등은 그것을 실증하기 위해 대사가 거의 없는 '수정체(안구의 동공 바로 뒤에 붙어 있는 볼록 렌즈 모양의 탄력성 있는 투명체)'를 분석했다. 그러자 수정체를 구성하는 단백질 속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있음이 알려졌다. 1978년의 일이었다. 그리고 일본 교토 대학 원자로 실험소의 '후지이 노리코' 교수는 이 보고에 고무되어, 수정체에 들어 있는 어느 단백질의 어느 부위에 있는 아미노산이 오른손형으로 변하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수정체의 주성분인 '알파 A-크리스탈린(α A-Crystallin)'이라는 단백질의 58번째와 15번째의 아미노산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이 오른손형으로 많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왼손형 아미노산'이 연결된 가운데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섞이면, 아미노산의 입체 구조가 크게 일그러진다. 단백질은 입체 구조가 중요하며, 일그러지면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이 일그러짐에 의한 기능 저하가 노화와 크게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추정되어 왔다. 이 일그러짐에 의한 기능 저하가 노화와 크게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추정되어 왔다. 이어 수정체뿐 아니라 뇌, 피부, 이, 뼈, 동맥의 벽 등 다양한 노화 조직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가진 단백질이 발견되어, 질병과의 작용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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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른손형 아미노산으로 변화하는 메커니즘

 그러면 어떻게 해서 생체 속의 단백질 속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발생하는 것일까?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는 모두 왼손형이었을 것이다. '왼손형 아미노산'으로부터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탄소 원자에 결합해 있는 수소 원자가 '탈리(분자·이온 등에서 원자 또는 원자단이 떨어지는 현상)'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반응은 생체와 같은 온화한 조건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이라는 아미노산은 곁사슬이 특수해서, 생리적 조건에서도 쉽게 '수소 원자'가 탈리한다. 탈리한 수소 원자는 다시 탄소 원자에 달라붙지만, 그때 반대쪽에서부터 결합하면 '오른손형 아미노산'으로 변한다. 이러한 반응이 생기는 아미노산의 곁사슬이 반대 방향이 되기 때문에 '펩티드 결합'이 불안정해진다.

 하나라도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단백질에 들어가면, 그 입체 구조는 완전히 바뀌고 그 물질의 성질도 달라진다. 예컨대 '수정체'를 구성하는 '크리스탈린(Crystallin)'은 본래 투명한 물질이며, 크리스탈린이 모여 맑게 층 모양으로 늘어섬으로써 '투명 렌즈'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크리스탈린 속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형성되면, 크리스탈린은 응집해 탁한 색깔이 된다. 이런 크리스탈린이 늘어나면 본래의 렌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백내장 환자의 눈을 들여다보면 희게 탁해져 있다. 오른손형 아미노산의 생성은 자외선 등의 산화 스트레스가 촉진한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6-1. '오른손형 아미노산'은 자외선에 의해 생기는가?

 '후지이 노리코' 교수 등은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염색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해, 어느 세포에서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발생하는지를 더욱 자세히 관찰해 보았다. 이 실험에 의해, 사람의 피부에서는 나이를 먹음에 따라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늘어남이 관찰되었다. 나아가 같은 80대라도 얼굴의 피부에는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많고, 등의 피부에는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등 쪽은 옷 등으로 가려져 자외선에 노출되는 노출되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쥐의 피부에 24시간 자외선을 비추면, 그러지 않은 것에 비해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많이 관찰된다.

 최근에는 피부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장기의 데이터가 채취된다고 한다. 발생한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 단백질은 몸의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생체 속에 불필요한 단백질이 발생한 경우, 일반적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 등으로 분해·배제되어, 생체에 유해한 영향이 일어나지 않게끔 방어하는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오른손형이 들어 있는 단백질에 대해서도 분해하는 효소가 있음을 시사하는 실험 결과가 얻어졌다.

 노화는 DNA 손상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면 '노화'와 '오른손형 아미노산'의 증가에는 어떤 관계가 없을까? 예컨대 DNA 손상에 의해 제거 반응이 감퇴되었기 때문에 제거해야 할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늘어난다는 설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복구 메커니즘'이 작용하지 않아 몸속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늘어난다는 견해이다. 그러면 장래에 '오른손형 아미노산'에 대한 연구는 '노화' 치료약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오른손형 아미노산→왼손형 아미노산'의 복구 효소의 존재가 밝혀지면, 그것을 이용한 노화 치료제도 개발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오른손형 아미노산'만이 노화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치료의 한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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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

 '오른손형 아미노산' 연구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오른손형 아미노산'과 '왼손형 아미노산'은 화학적 성질이 아주 비슷해서, 간편한 검출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Liquid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이라는 방법에 의해, 소량의 시료에서도 신속하게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함유한 단백질을 검출하고, 그 오른손형 아미노산이 어느 부위에 존재하는지도 알 수 있는 방법을 확립했다. 이에 따라 종래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오른손형 아미노산'을 함유한 단백질의 검출이 간편해지고, 연구가 비약적으로 진전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