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암(Cancer)

SURPRISER - Tistory 2022. 9. 30. 15:56

 대한민국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암 발생 부위별 사망률은 폐암, 간암, 대장암 순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암으로 인한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2020년 160.1명으로 전년 대비 1.9명 증가했다.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고, 암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0. 목차

  1. 암은 왜 생기는가?
  2. 암의 조기 진단
  3. 면역 요법
  4. 내시경 수술
  5. 방사성 요법
  6. 정밀 의료 (Precision Medicine)
  7. 화학 요법(약물 요법)
  8. 암 백신 (Cancer Vaccine)
  9. 인간은 암을 정복할 수 있는가?

1. 암은 왜 생기는가?

 '암(Cancer)'이란 어떤 질병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암이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주변 세포와 협조하는 관계를 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질병이다. 암세포는 무질서하게 분열을 반복하며 증식해 정상 세포를 희생시키면서 우리 장기를 손상시킨다. 암세포가 이처럼 자기 멋대로 증식하는 것은 세포가 지니고 있는 DNA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담배나 음식물 등에 포함된 '발암성 화학 물질'이나 '자외선', '바이러스' 등이 DNA에 손상을 가해 배열이 변한 것이다. 그러면 세포는 DNA로부터 적절한 정보를 끌어낼 수 없게 된다. 만약 DNA에 변이가 생긴 부분이 세포 분열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지닌 부분이었다면, 세포는 적절한 순간에 질서 있게 분열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무질서하게 분열해 증식하는 암세포로 변해버린다. 오래 살수록 DNA의 변이가 축적되기 때문에, 암세포의 커다란 원인 가운데 하나가 노화(Aging)'라고 한다.

 2017년 3월 23일, 미국의 과학지 'Science'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암을 일으키는 DNA 변이의 약 66%는 세포가 분열할 때 일어나는 DNA 복제 시의 우연한 오류로 생기고, 담배나 자외선 등의 환경 요인에 의한 변이는 29% 정도이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변이는 5%에 지나지 않는다. 즉, DNA 복제 오류가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을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앞으로도 금연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암 발생 원인의 대부분이 DNA의 복제 오류라고 한다면, DNA 변이를 조기에 검출해 그 변이 정보를 이용한 '암 백신' 같은 면역 요법의 개념으로 암 발생을 예방하려는 방식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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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암의 조기 진단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까? 현재 암 진단은 주로 X선을 사용한 영상 진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검진에서 이상이 있다고 진단될 경우, 정밀 검사로 옮겨 '내시경'이나 'CT', 'MRI'를 사용함으로써 더욱 상세하게 진단된다. 하지만 이런 영상 진단에서는 지름 1cm보다 작은 암조직을 포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암 진단을 귀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암 검진을 받는 비율이 낮다는 문제점도 있다.

2-1. 단백질 '종양 표지자'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이어지도록, 지금 '종양 표지자' 탐색이 정력적으로 계속된다. '종양 표지자'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생체 안에 들어 있는 양이 변하는 단백질 등의 물질을 말한다. 뛰어난 종양 표지자가 있으면, 간단한 채혈로 암의 진행 정도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없는 단계부터 암의 진행을 막는 처치를 할 수 있다.

 간암의 종양 표지자로 '글리피칸 3(Glypican 3)'라는 단백질의 주목받고 있다. '글리피칸 3'는 주로 간의 암세포가 분비하는 한편 정상적인 세포에서는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그래서 간암이 생기면 글리피칸3의 혈중 농도가 상승한다. 이 점에서 혈액 속의 글리피칸3을 측정함으로써 간암의 조기 발견이나 재발 예측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글리피칸3를 비롯해 현재 연구되는 종양 표지자는 그 단독으로 암 유무를 확정하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영상 진단보다도 예민하여 조기 진단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종양 표지자의 탐색과, 아주 미량의 단백질로도 측정할 수 있는 기기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아래의 표에 신체 각 부분의 '암'과 '종양 표지자'의 대응 관계를 정리하였다.

단백질 '종양 표지자'
신경아종 NSE
갑상선 수양암 NSE
위암 CEA, STN
췌장암 CA-125, CA19-9, CEA, NCC-ST-439, SLX, STN, Elastase Ⅰ
난소암 ßHCG, CA125, STN, SLX
자궁 경부암 ßHCG, SCC, STN
자궁 체부암 ßHCG, SCC
식도암 SCC
폐암 CEA
폐 편명 상피암 CYFRA, SCC
소세포 폐암 NSE, ProGRP
유방암 CA-125, CA15-3, CEA, NCC-ST-439
간세포암 PIVKA - ⅠⅠ
담도암  CA19-9, CEA
대장암 NCC-ST439, CEA, STN
전립샘암 PSA

2-2. 혈액 속을 흐르는 DNA로부터 암을 진단한다.

 나아가 단백질과는 다른 '종양 표지자'의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혈액 속을 흐르는 '혈중 순환 암세포'의 검출이다. 환자의 혈액 속에는 혈액 세포 1억 개에 대해 암세포가 1개 정도 흐르고 있다고 한다. 현재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아내듯이, 혈액 속에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집어내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국의 기업 '베리덱스(Veridex)'가 개발한 '셀서치(CellSearch)'는 혈액 속에서 유방암, 대장암, 전립샘암 등의 암세포를 골라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국 FDA에 의해 검사의 임상적 유용성이 인정되었다.

 나아가 DNA 염기 배열을 고속으로 해독하는 '차세대 시퀸서'를 활용함으로써 혈액 속에서 꺼낸 암세포의 DNA나, 혈액 속에 들어 있는 DNA의 염기 배열을 정밀하게 해독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리고 해독한 DNA가 정상 세포의 것인지 암세포의 것인지 판별하는 일도 가능하다. 즉, 환자의 혈액만 있으면 '정밀 의료'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항암제 효과의 판정은 주로 'CT(컴퓨터 단층 촬영), 'MRI(자기 공명 영상법)',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을 사용해 암조직이 작아졌는 지로 판단된다. 그러나 혈액 속을 순환하는 암세포나 혈중 DNA 검사를 사용하면, 영상 진단보다 빨리 치료 효과를 판정할 수 있다. 나아가 암의 발병이나 재발·전이 예측이나 조기 진단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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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면역 요법

 우리 몸속에서는 날마다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세포가 많이 마들어진다. 그러나 이들 세포는 암세포가 되어 증식하기 전에 날마다 '면역계'에 의해 제거된다.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서 암을 치료하는 '면역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3-1. 유전자 수정 T 세포 요법

 면역계를 담당하는 림프구 가운데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포 상해성 T세포(CTL: Cytotoxic T-cell)'라는 것이다. 몸속의 세포는 '펩티드(Peptide)'라는 약 10개의 아미노산을 가진 손을 세포 표면에 내밀고 있다. 마찬가지로 CTL도 '손(T세포 수용체 TCR이라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CTL은 암세포의 손을 자신의 손을 이용해 '인식'함으로써 공격해야 할 상대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원래의 정상적인 세포였기 때문에, 세포 표면에 있는 '손'도 정상세포와 거의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암세포를 분간할 수 있는 CTL은 수가 적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CTL 가운데 암의 '손'을 인식할 수 있는 'TCR의 유전자'를 도입함으로써, 암세포를 특이하게 발견할 수 있는 T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다시 환자에게 되돌리는 치료법이 개발되었다. 이런 면역 요법을 '유전자 변형 T세포 요법'이라고 한다.

 CTL에 유전자를 도입해 세포 표면에 나게 하는 분자로는 TCR 이외에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가 있다. CAR도 암세포를 인식하며, 'CAR 유전자'를 도입함으로써, CAR가 T세포의 표면에 나타난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을 대상으로 '유전자 수정 T세포 요법'의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1.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T세포를 꺼내 배양, 증식, 활성화시킨다.
  2. 암세포를 특이하게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의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끼워 넣는다.
  3. 증식시킨 T세포에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CAR 유전자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CAR가 T세포의 표면에 나타난다.

3-2. '유전자 수정 T세포 요법'으로 백혈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하였다.

 CAR는 암세포의 표면의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항체' 영역과, 'T세포를 활성화하는 영역'을 연결한 것이다. 항체 영역이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에 달라붙으면, 스위치가 켜져 T세포를 활성화·증식시킬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급혈 백혈병을 대상으로 한 '면역 요법'의 임상 시험이 이루어진 결과, 약 90%의 환자에서 완전히 병 상태가 가라앉아 매우 높은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는 여러 가지 암에 대한 '유전자 변형 T세포 요법'의 개발이 전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목적하는 CTL을 환자 자신의 CTL로부터가 아니라, 어느 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는 iPS 세포로부터 만들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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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시경 수술

 암 치료법 중에서 '수술 요법'은 가장 오래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는 암세포를 놓치는 것을 막기 위해 '병소(조직에 문제가 생긴 자리)'뿐 아니라 주위의 정상 조직도 크게 잘라내는 '확대 수술'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런 수술은 수술 뒤의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소화관(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 등)'의 암에 관해서는 '내시경(맨 끝에 초소형 렌즈를 붙인 관을 입이나 항문으로 삽입해 위나 대장 안을 직접 관찰하는 장치)'을 이용한 수술이 확립되어 왔다. 이 방법을 통해 전혀 개복하지 않고 암조직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4-1. 내시경 점막 하층 박리술

 초기의 소화관 암을 내시경 수술로 제거하는 첨단 치료법이 '내시경 점막 하층 박리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이다. ESD에서는 짧은 바늘 모양의 전기 메스를 사용해 암 주위의 조직을 조금씩 태워 소화관 벽으로부터 암을 벗겨낸다. ESD는 2cm를 넘는 큰 암도 한 번에 절제할 수 있으며 절제하지 못하고 남은 것 때문에 생기는 재발의 위험도 거의 없다. 이 수법으로, 종래에는 개복을 해야 했던 환자의 20% 정도가 내시경 수술로 끝내게 되었다.

 '내시경 점막 하층 박리술(ESD)'는 몸의 부담이 가벼운 치료법이지만, 내시경 조작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 습득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근년에는 내시경 기술 지원을 하는 로봇의 개발이 진행되는 등 내시경 수술의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내시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병리 진단을 할 때의 지원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내시경 점막 하층 박리술(ESD)

5. 방사선 요법

 '방사선 요법'은 암의 병소를 겨냥해 X선 등의 방사선을 비추는 치료법을 말한다. 강한 방사선을 쬔 세포에는 DNA가 절단되기 때문에 세포가 주음에 이런다. 하지만 이 작용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대로 방사선을 암조직에만 비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토, 설사, 빈뇨 등 부작용이 일어난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강도 변조 방사선 치료(IMRT: 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이다. IMRTs는 X선원을 3차원적으로 이동, 회전시켜 여러 방향에서 비춤으로써 암조직에 X선을 집중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정상 조직에 대한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병소의 형태대로 비추는 것만으로는 부작용을 줄일 수 없다. 장기는 호흡이나 소화 활동 등에 의해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영상 유도 방사선 치료(IGRT: Image Guided Radiotherapy)'라는 새로운 기술도 나왔다. 이것은 'CT(컴퓨터 단층 촬영버)'이나 'MRI(자기 공명 영상)'을 이용해 방사선을 비추기 직전이나 비추는 중에 환자의 장기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병소에만 정확히 방사선을 비추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부작용을 더욱 억제할 수 있다.

5-1. 세포 안에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킨다.

 또 양성자선 치료나 중성자선 치료 등 X선 이외의 방사선을 사용하는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하나의 예로 '붕소 중성자 포착요법(Boron Neutron Capture Therapy)'을 소개한다. 이 요법에서는 먼저 '점적(주삿바늘을 이용해, 환자의 몸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에 의해 붕소 화합물을 몸속에 투여한다. 이 붕소 화합물은 필수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에 붕소를 부가한 구조이며, 세포 분열을 무질서하게 하는 암세포에 많이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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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밀 의료 (Precision Medicine)

 요즘 암 치료는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에 의해 크게 바뀌려 하고 있다. '정밀 의료'란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각각의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품의 종류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암 치료는 '장기별'로 이루어져 왔다. 폐암이라면 폐암 약을, 대장암이라면 대장암 약을 투여하는 식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폐암'이라 해도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래서 약이 잘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한 부작용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현재는 1000달러 이하로 인간 게놈을 모두 해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입수한 게놈 정보를 바탕으로,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암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특정하기란 쉽지 않다.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게놈을 비교하면 100만 개 이상의 배열의 차이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 과연 어느 유전자 변이가 암을 일으키는 것일까? 어느 배열의 차이가 중요한 변이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지금 '인공 지능'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을 활용하여 암 치료에 도움을 얻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왓슨은 논문을 2000만 건 이상, 약의 특허 정보를 1500만 건 이상, 나아가 치료 경험 정보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암의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이 되는 주요 유전자 변이를 특정해 개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즉 이들 암 치료에서는 장기별로 항암제가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변이별로 최적의 약이 선택되는 것이다. 이것이 '정밀 의료'이다.

7. 화학 요법(약물 요법)

 '화학 요법(약물 요법)' 분야에서도 암 치료는 나날히 발전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해 '이마티닙(imatinib)', 유방암에 대해 '트라스투주맵(Trastuzumab)' 등 각각의 암세포만 가지고 있는 단백질을 공격하는 '분자 표적약'이 차례로 등장하였다. 이로써 '정밀 의료'를 통해 확자 각 개인에 맞춘 약을 투여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아가 2014년에는 면역 계통의 '브레이크(Break)'를 떼어 냄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는 전혀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니볼루맵(Nivolumab)'이라는 획기적인 면역 치료약이 등장해, 악성 흑생종이나 폐암 등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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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암 백신 (Cancer Vaccine)

 '암의 조기 진단' 뿐만 아니라 '암을 예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암 백신(Cancer Vaccine)'이다. '백신(Vaccine)'이란 일반적으로 독성을 없애거나 약하게 한 병원체나 그 일부를 몸속에 미리 투여하고, 나중에 그 병원체가 몸속에 들어왔을 경우에 그것을 없애는 치료법을 가리킨다. 이들 물질을 미리 몸속에 넣어 두면, 몸속의 면역계가 그 병원체에 대한 공격 준비를 갖춘다. 그래서 강력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면역계가 재빨리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즉, 백신은 면역계에 공격 상대의 정보를 기억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예컨대 자궁경부암에 대해서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간암에 대해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등 특정 바이러스가 각각 암을 발병시키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암 예방을 위해 각각의 바이러스 대한 백신이 사용된다.

8-1. 개별화 암 백신

 한편, 지금까지 암세포 자체의 정보를 사용한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개개인의 모든 유전자 변이를 쉽게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개별화 암백신'제작이 가능해지리라고 생각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개개인의 암세포 유전자 변이에 의해 만들어지는 '네오안티젠(Neoantigen)'이라는 펩티드는 정상 세포의 표면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다. 그래서 '세포 상해성 T세포(CTL)'는 그것을 적으로 간주해 공격한다. 따라서 '네오안티젠'을 미리 투여함으로써 암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은 네오안티젠을 사용한 개별화 암 백신 요법이 암의 치료법이나 재발 예방법으로 유효한지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 'TCR 유전자 변형 T세포 요법'에서도 환자 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네오안티젠'에 맞춘 TCR의 유전자를 도입함으로써, 면역 요법에 의한 개별화 치료를 하는 일도 꿈은 아니게 된다. 그리고 혈액 속을 흐르는 암 DNA의 분석과 조합시킴으로써, 환자의 암 조직 정보가 없어도, 나아가 장래에는 암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도 이 개별화 암 백신으로 암 예방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 예방법은 바로 면역 요법을 응용한 '궁극의 개별화 의료'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암의 발병 위험을 알고 암 백신을 사용함으로써, 암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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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간은 암을 정복할 수 있는가?

 암은 DNA가 손상되어 일어나므로, 암에 의한 사망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DNA의 손상은 '자외선'이나 '유해 물질' 등에 의해 생긴다. 설령 그러한 원인이 아니라도 세포가 분열할 때는 일정 빈도로 DNA의 복제 오류가 일어난다. 세포에는 이런 오류를 복구하는 메커니즘이 있지만, 복구에 실패하면 DNA가 손상된다. 따라서 인간이 오래 살수록 DNA 손상이 많아지며, 그 결과 암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암세포는 인체가 갖춘 '면역' 작용에 의해 제거되는 경우가 있지만, 나이가 들어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암세포는 제거되기 어렵다. 장수를 누리게 된 인간에게 암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암의 치료나 조기 발견 방법은 매년 개선되고 있다. 2019년 공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약 27%가 암으로 죽고, 암 5년 생존율은 65.4%이다. 만약 인류가 미래에 암을 정복할 수 있다면 인간의 수명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 핵심은 '자외선'과 '유해 물질'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 DNA의 복구 능력과 면역 기능을 높일 것, 그리고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방법을 더욱 개선하는 것이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라는 설치류의 경우, 암이 거의 생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메커니즘도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