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차원'과 '상대성 이론'

SURPRISER - Tistory 2021. 8. 15. 15:56

0. 목차

  1. 제4의 차원은 무엇인가?
  2. 특수 상대성 이론
  3. 일반 상대성 이론
  4.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전 과정
  5. 중력과 시공
  6. 블랙홀과 시공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1. 제4의 차원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한 점의 위치를 특정하기에 필요한 수치는 3개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 세계는 3차원'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성급한 일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철수와 영희가 내일 만나서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지만, 정작 둘은 만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둘은 만날 장소만 정했지, '시각(time)'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물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장소뿐만 아니라 '시각(time)'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각을 눈금으로 하는 '시간'의 축은 3차원 공간에서 '제4의 차원'으로 간주되곤 한다.

1-1. 시간의 화살

 하지만 시간의 성질은 공간과는 크게 다르다. 예컨대 공간은 3차원이지만,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외길이기 때문에 1차원밖에 없다. 또 공간은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지만, 시간은 자유롭게 왕복할 수 없다. 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기는커녕 현재의 시간에 멈춰 설 수도 없다. 공간에서 세 차원은 왼쪽과 오른쪽이 대등하듯이 '양(+)'의 방향과 '음(-)'의 방향이 서로 대등하다. 하지만 시간에서는 과거와 미래에 대등하지 않다.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미래는 과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처럼 하나의 방향성을 '시간의 화살'이라고 한다. 이런 차이를 생각하면 '시간'은 제4의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공간과 대등하게 다룰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19세기의 물리학자들 대부분은 시간을 공간과는 다른 척도에 불과하다고 간주하고, 그 이상의 흥미를 갖지 않았다.

1-2. 시간의 흐름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그의 저서 '자연학'에서 '시간이란 운동의 수다. 운동이야말로 실재하는 것이며, 시간은 운동을 기술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생각하면 '모래가 떨어지지 않는 모래시계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은 물체 등의 운동 유무와는 관계없이 이 우주에서는 시간이 한결같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절대 시간(Absolute Time)'이라고 한다. 뉴턴처럼 생각하면 '모래가 떨어지지 않는 모래시계에서도 시간은 흐른다.'라고 말할 수 있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과 '운동의 법칙'을 발견해 운동의 법칙을 발견해 뉴턴 역학을 확립하였다. 그리고 뉴턴의 역학으로 모든 힘과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9세기 말에 이르러 뉴턴 역학과 모순되는 현상이 알려졌다. 그리고 그것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을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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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특수 상대성 이론

 철수와 영희가 만나서 데이트를 하려면 장소와 '시각(time)'이 필요하다. 하지만 철수와 영희 사이에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두 사람은 제대로 만날 수 있을까? 19세기까지의 물리학자라면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없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간과 시간이 입장에 따라 어긋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물리학의 기본 입장이자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식을 뒤엎는 혁명적인 이론이 1905년에 등장했다. 바로 독일 태생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특수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냈을까?

 아인슈타인은 '공간과 시간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 뉴턴의 생각을 버리고, '우주에서 절대적인 것은 '빛의 속도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견해를 더욱 발전시킨 아인슈타인은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관측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공간과 시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는 것이 '특수 상대성 이론'의 결론이었다. 상대성 이론은 앞에서 말했던 시간과 공간의 어긋남이 실제로 생길 수 있음을 예언한 것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이 늘어나고 줄어들 때, 반드시 공간도 함게 늘어나고 줄어든다. 즉, 공간과 시간은 서로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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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반 상대성 이론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에 만족하지 않았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뉴턴이 말한 만유인력, 즉 '중력(gravity)'를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뉴턴의 만유인력은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에도 순식간에 전해진다고 했지만, 상대성 이론과는 모순되었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어떤 정보도 광속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중력까지 다룰 수 있는 이론으로 확장시키려고 했다. 이에 1915년 말에 완성된 것이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이다.

3-1. 4차원 시공의 휘어짐

 '아이작 뉴턴'의 이론에서는 물체 사이에 중력이 왜 생기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다루는 것을 넘어, 중력 그 자체가 왜 생기는지를 근원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의 작용을 '4차원 시공의 휘어짐'으로 설명한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있으면 주위의 시공이 휘어져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의 휘어짐을 따라서 운동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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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전 과정

 우리가 보통 배우는 기하학을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이라고 한다. 이 기하학에서 평행선은 당연히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행으로 보이는 2개의 직선이 만나는 등의 색다른 기하학의 세계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을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하며, 이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 토대가 되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처음으로 제창한 사람은 독일의 수학자 '카를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 1777~1855)'였다. 그는 20년 이상 연구한 결과, 2개의 평행선이 만나는 새로운 기하학도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메모하는 데 그쳤다. 이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사람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로바쳅스키(Nikolai Lobachevsky, 1793~1856)'었다. 그는 1928년 논문 '기하 원리' 안에서 '평행한 선분은 어디까지 연장해도 만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부정해도 성립하는 기하학을 제창했다. 그리고 그 대신에 '한 점을 지나 하나의 직선에 평행한 직선을 다수 그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것은 말안장 같은 모양으로 아래에서 가운데 모양으로 되어있다. 또 가우스의 제자 '게오르크 리만(Bernhard Riemann, 1826~1866)'은 모든 직선은 만나며, 평행한 직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로바쳅스키'와는 다른 구형 공간을 제창했다. 그 그림은 아래에서 왼쪽 그림이다.

 한편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 1777~1855)'는 1832년 논문에서 '표면은 그 자체로 공간으로 간주될 수 있다.', '주어진 공간의 곡률을 알기 위해 그 공간에서 튀어나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개념은 2차원 곡률을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었다. '리만'은 이 내용을 더 확장해, 휘어진 공간 그 자체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휘어진 공간에서도 '기하학'이 성립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기하학의 체계를 세웠다. 이것이 바로 '비유클리드 기하학(non-Euclidean Geometry)'이다.

5. 중력과 시공

 2차원 공간인 '면'에서 평면과 곡면이 있듯이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과 4차원 시공에도 똑바른 경우와 휘어진 경우가 있다. 질량을 갖는 물체에 의해 주위의 시공이 휘어지는 것이 바로 중력의 정체이다. 예컨대, '사과의 낙하'를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지구가 존재하면 그 주위의 4차원 시공이 휘어지므로, 사과는 그 4차원 시공의 휘어짐을 따라 비탈길을 구르듯이 지구를 향하게 된다.

 우주에 존재하는 천체에 대해서도 시공의 휨은 마찬가지라,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위의 4차원 시공을 휘어지게 한다. 그리고 무거운 천체일수록 주위 시공의 휘어짐은 커진다. 예컨대, 태양처럼 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위 시공을 크게 휘게 하는데, 태양계의 행성들은 이처럼 공간의 휘어지는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태양 둘레를 공전하게 된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항성들은 일생을 마치면서 수축해, 밀도가 무한대인 천체 '블랙홀(black hole)'이 되어 주위의 시공을 극단적으로 휘게 한다. 블랙홀 주변의 시공의 휘어짐은 극심하여 빛조차도 중력을 거슬러 탈출할 수 없다.

천체에 의한 시공간의 휘어짐

6. 블랙홀과 시공

6-1.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시간과 공간은 서로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러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에서 시간은 어떻게 흐를까? 블랙홀에 접근할수록 블랙홀의 인력은 점점 강해진다. 그리고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어떤 지점에서 일어난 사건이 어느 영역 바깥쪽에 있는 관측자에게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 시공간의 영역의 경계)'에서는 '우주선(Space ship)'이 아무리 바깥으로 빛을 방출해도,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빛은 블랙홀로 낙하하는 속도와 광속도가 상쇄되어 빛이 그 자리에 멈춰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그곳에서 나온 빛은 먼 곳에 도달하지 못하고, 영원히 그곳에 달라붙게 된다. 이것이 '블랙홀'의 표면 즉, '사건의 지평선'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도 광속의 속도는 일정하다. 따라서 먼 곳에 있는 사람이 보는 빛의 속도가 겉보기에 느려지는 것은,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빛이 달라붙은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멈춘다.

 블랙홀로 낙하하는 우주선을 상상해보자. 그 우주선은 블랙홀에 천천히 접근해 가지만, 먼 곳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표면에는 도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블랙홀로 낙하하는 우주선을 탄 본인은 순식간에 블랙홀로 떨어져 버리지만, 멀리서 보면 그 운동은 한없이 느리게 보일 것이다. 블랙홀에 접근해 갈수록 시간은 더 천천히 흐르고, 그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시간이 완전히 멈춘다.

6-2. 특이점(singularity)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바깥쪽으로 나오는 빛조차 그 자리에 멈춘 것처럼 보인다. 빛은 아무리 바깥으로 나가려고 해도 블랙홀의 중력이 더 강해, 블랙홀의 중심으로 끌려들어 간다. 블랙홀 안에서는 빛뿐만 아니라 어떤 물체든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떨어진 모든 물체는 블랙홀 중심의 매우 좁은 영역에 갇히고 그곳에서 사라진다. 이 영역을 '특이점(singularity: 블랙홀의 중심으로 부피가 0이고 밀도가 무한대인 점)'이라고 한다.

 특이점에서 물체가 어떻게 사라지는지, 또는 우리가 전혀 알 수 없는 형태로 그 모습을 바꾸는지는 알 수 없다. 또 특이점에서는 시간과 공간 그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시간과 공간, 물질은 특이점에서 사라진다. 또한 블랙홀 안팎에서는 시간 좌표와 공간 좌표가 완전히 달라진다. 바깥쪽에서 블랙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무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블랙홀 밖에 있는 사람의 시간과 블랙홀 안에 있는 사람의 시간은 연결되지 않는다. 한편,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중심을 향한 운동밖에 허락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사람에게 시간은 미래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블랙홀 안에서는 공간 좌표가 시간처럼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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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특이점과 차원

 그러면 블랙홀의 '특이점'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일반적인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는 잘 들어맞지만, 특이점처럼 아주 좁은 영역을 설명하는 데는 잘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이점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과 '양자론(quantum theory)'을 통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통일되어 있지 않다.

 현재 '통일된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라고 주장되는 어느 이론에 따르면 '이 세계에는 3차원보다 높은 차원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블랙홀로 빨려간 물질은 산산히 깨져, 아주 작은 '끈'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이론을 '초끈 이론(super string theory)'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초끈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즉, '끈'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3차원보다 높은 차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