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죽은 생명체를 부활시킬 수 있을까?

SURPRISER - Tistory 2021. 10. 6. 03:38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수명 연장을 넘어서 죽은 생명체를 다시 부활시키는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 멸종했던 생명체들을 어떻게 부활시킬 수 있다는 걸까?

 영화 '쥬라기 공원(Jurrassic Park)'를 보면 공룡의 피를 빨아먹고 화석이 된 모기로부터 공룡의 유전자를 추출한다. 그리고 추출한 공룡의 DNA를 파충류의 알에 이식하여 공룡을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테마파크를 건설하여 공룡을 전시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사람들은 공룡의 습격들을 받는다. 그런데 정말 현실 세계에서 공룡을 부활시키는 일이 가능한 걸까? 현실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공룡의 DNA는 아직 발견된 적이 없지만, 영화 에서처럼 공룡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21세기 말이 되면, 동물원은 수천 년 전에 멸종된 동물들로 가득 찰 것이다.

0. 목차

  1.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을 부활시킨다.
  2. 루시게놈 프로젝트
  3. 네안데르탈인 부활시키기
  4. 매머드 부활시키기
  5. 공룡 부활시키기
  6. 죽은 사람 부활시키기
  7. 새로운 생명체 창조하기

1. 멸종위기에 빠진 동물을 부활시킨다.

1-1. 야생 소 '바텡'을 부활시켰다.

 앞서 말한 대로 '로버트 란자(Robert Lanza, 1956~)'는 멸종된 야생 소 '바텡(Bateng)'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로버트 란자'는 이 소가 명대로 살지 못하고 빨리 죽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바텡을 복제하되, 성별이 다른 바텡을 탄생시키는 쪽으로 연구를 했ㄷ.. 일반적으로 포유류의 성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 '로버트 란자'는 자신이 만든 '바텡'의 몸에서 세포를 추출하여 염색체에 수정을 가하면 성별이 다른 바텡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일 이 방법이 다른 동물에게도 적용된다면, 이미 멸종한 동물이 동물원 우리 안에 멀쩡하게 살아서 새끼까지 배고 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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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시 게놈 프로젝트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의 저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는 앞으로 멸종 위기에 빠진 동물뿐만 아니라, 오래전에 멸종한 동물들까지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의 생물학자들은 조그만 도구를 사용하여 눈앞에 마주치는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서열을 단 몇 분 만에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있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50년이 되면, 유전자 지도만으로 모든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고 장담했다. 그의 저서에는 이 내용과 관련해, 2050년이 되면 생명의 언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적혀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의 유전자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그 동물의 외형뿐만 아니라 천적과 먹이, 기생충과 숙주, 서식지, 심지어는 그들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이 모든 것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1927~2019)'의 연구를 언급하면서, 인간과 원숭이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까지 유전자 형태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진보가 아닐 수 있다. 화석과 DNA 정보로 유추해 볼 때, 인간과 원숭이는 약 600만 년 전에 진화의 나무에서 갈라져 나왔다. 인간과 침팬지의 DNA는 98.5%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이들의 DNA를 컴퓨터에 입력한 후 수학적 근사법을 적용하면, 인간과 침팬지를 낳은 공동조상의 DNA를 대충이나마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공동 조상의 게놈을 수학적으로 재현한 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외형과 기질을 만들어낸다. '리처드 도킨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의 화석에 붙여진 이름을 따서 이것을 '루시 게놈 프로젝트(Lucy Genome Project)'라 불렀다.

 '리처드 도킨스'의 예측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의 게놈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수학적으로 재현되면, 이 생명체의 진짜 DNA를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을 인간 여성의 난자에 이식하면 인간의 조상이 태어나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의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비상식적이라는 이유로 스폰서로부터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그다지 황당한 꿈은 아닌 것 같다.

2-3. ASPM 유전자

 첫째, 인간과 침팬지를 구별짓는 1.5%의 DNA는 현재 자세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두뇌의 크기를 제어하는 'ASPM 유전자'이다. 인간의 두뇌는 수백만 년 전에 갑자기 커졌는데, 그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ASPM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소두증(작은 머리증)'이 나타나서 두뇌의 크기가 70%로 감소하는데, 수백만 년 전에 인간의 조상이 바로 이런 크기의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유전자의 역사를 컴퓨터로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ASPM 유전자는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던 500~60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열다섯 차례의 변이를 겪었는데, 이것은 인간의 두뇌가 커진 정도와 거의 일치한다. 우리의 원시 사촌과 비교할 때, 인간의 ASPM 유전자는 가장 빈번한 변이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2-4. HAR1

 더 흥미로운 것은 게놈 중에서 118개의 문자 정보가 들어 있는 HAR1 영역이다. 2004년에 과학자들은 HAR1 영역에서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곳이 18개임을 알아냈다. 그런가 하면, 침팬지와 닭은 3억 년 전에 분리되었는데, HAR1 영역에서 이들 사이의 차이는 단 두 개뿐이었다. 이것은 게놈의 HAR1 영역이 대부분의 진화 과정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오다가, 인간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변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각 개인을 구분 짓는 유전자의 대부분은 이 영역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2-5. '네안데르탈인'의 게놈도 '잃어버린 고리'의 게놈을 복원하는 데 이용된다.

 도킨스의 계획이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증거가 있다. 유전학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우면서 오래전에 멸종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의 유전자배열이 밝혀진 것이다. 인간, 침팬지,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컴퓨터로 분석한 후 수학적 근사법을 적용하면,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의 게놈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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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안데르탈인 부활시키기

3-1.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은 약 30만 년 전에 진화 나무에 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은 3만 년 전에 유럽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9년에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진화인류학자 '스반테 파보(Svante Pääbo, 1955~)'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6명의 몸에서 샘플을 취하여 모든 게놈을 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첫 번째 버전이어서 정확하지는 않음)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네안데르탈인들의 게놈은 예상했던 대로 인간과 거의 비슷했으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도 있었다.

 스탠퍼드의 인류학자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 1941~)'은 '스반테 파보'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은 어떤 성격의 소유자였는지', '그들은 말할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한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FOXP2 유전자에 두 가지 특별한 변화가 생기면서 수천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말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역시 FOXP2 유전자에서 두 가지 변화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그들도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3-2.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공존하는 미래?

 네안데르탈인은 진화 계보상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이어서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개중에는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만들어서 사람의 난자에 이식하면 살아 있는 네안데르탈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지금으로부터 1000년쯤 지나면 지구상에는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 '조지 맥도날드 처지(George McDonald Church, 1954~)'는 3000만 달러면 네안데르탈인을 살려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미 계획도 세워놓았다고 공언했다. 그의 계획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우선 인간의 모든 게놈을 DNA 10쌍이 포함된 조각으로 분리한 후, 각 덩어리를 박테리아에 주입하여 네안데르탈인의 게놈과 일치하도록 유전자를 수정한다. 이렇게 수정한 DNA 조각들을 다시 재조립하면 완벽한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얻어진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역으로 되돌려서 이 세포가 배아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만든다. 이제 이 배아세포를 침팬지의 자궁에 이식하면 네안데르탈인 아기가 태어날 것이다.

3-3.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스탠퍼드의 인류학자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은 연구 목적 자체에 대해 회의적이다. '리처드 클라인'은 네안데르탈인과 오래전에 멸종한 생명체를 되살리려는 모든 시도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리가 네안데르인을 부활시킨다면 우리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변을 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1. 그 아기를 하버드에서 키울 것인가?
  2. 아니면 동물원에 기부할 것인가?
  3. 네안데르탈인에도 인권이라는 것이 있는가?
  4. 그들이 짝을 짓고 싶어 한다면 허용해야 하는가?
  5. 그들이 다치거나 사람에게 해를 입힌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네안데르탈인 (상상도)

4. 매머드 부활시키기

4-1. 매머드의 DNA서열을 채취하는 데 성공하였다.

 과학자들은 옛날에 멸종한 시베리아 매머드의 유전자 서열 중 상당 부분을 이미 재현해놓았다. 그전까지는 시베리아에서 1만 년 전에 동사한 매머드로부터 극히 소량의 DNA만을 채취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웹 밀러(Webb Miller)'와 '스티븐 슈스터(Stephen Schuster)'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얼어붙은 매머드의 몸에서 30억 개의 DNA 염기쌍을 추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멸종한 동물에서 확보한 DNA 서열 기록은 1300만 개의 염기쌍, 즉 전체 게놈의 1%에 불과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고효율 서열 기록 장치(high-throughput sequencing device)'였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유전자를 하나식 읽지 않고 한 번에 수천 개의 유전자를 스캔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매머드의 몸이 아닌 모공에서 DNA를 채취했다. 그곳의 DNA가 가장 좋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4-2. 매머드를 되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멸종한 동물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는 이제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일은 공상과학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매머드의 유전자 서열이 모두 밝혀진 지금, '스티븐 슈스터'는 멸종한 동물을 부활시키기 위해 앞으로 할 일이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아시아 코끼리의 DNA 중 약 40만 개에 수정을 가하면, 매머드와 거의 동일한 특성을 가진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수정된 코끼리의 DNA를 난자의 핵에 주입한 후, 이 난자를 다른 코끼리의 자궁에 착상시키면 얼마 후 새끼 매머드가 태어난다.

 이 연구팀은 다른 멸종 동물인 '주머니 승냥이'의 DNA 서열도 복원하고 있다. '테즈메이니아 산 주머니곰(Tasmanian devil)'을 닮은 '주머니 승냥이'는 호주의 유대동물 중 하나로서, 1936년에 공식적으로 멸종되었다. 그밖에 '도도새(Dodo bird)'를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있는데, 현재 옥스퍼드 박물되어 있는 도도새의 연조직이나 뼈에서 양호한 상태의 DNA를 추출할 수 있다면 'dead as a dodo(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씨가 말랐다는 뜻의 숙어)'이라는 표현은 사라질 것이다.

매머드 (상상도)

5. 공룡 부활시키기

 이쯤 되면 '공룡도 되살릴 수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쥬라기 공원에서는 모기에게 남아있는 공룡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양서류와 조류의 DNA로 메꾼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으로는 사실상 공룡의 부활은 불가능하다. 우선 공룡의 DNA가 잘 보존되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DNA는 많은 분자가 모인 생체 고분자 물질인데 세포가 죽는 순간 분자 간의 결합이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손상되지 않은 DNA를 추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발굴된 공룡 화석 중 가장 최근 것이라고 해도 무려 6500만 년이 지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룡 화석의 대퇴부에서 연조직이 발견되어 한때 과학자들을 흥분시킨 적이 있는데, 이들도 결국 DNA 채취에는 실패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약간의 단백질을 추출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가 개구리 또는 닭과 매우 가까운 친척임이 밝혀졌지만, 공룡의 게놈을 복원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5-1. 공룡의 유전자 중 일부가 현생 조류의 게놈에 남아있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조류의 게놈을 파충류와 비교하면 일반화된 공룡의 DNA 서열을 복원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또한 그는 새의 부리가 '치뢰(치아의 싹)'로 자라나거나 뱀의 몸에서 다리가 자라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기나긴 세월 속에 묻혀버린 고대 생물의 기질이나 성향도 게놈의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요즘 생물학자들은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서 on-off 스위치로 유전자를 켜거나 끌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고대 생물의 특성을 좌우했던 유전자가 현생 동물에게 'off' 상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유전자를 찾아서 'on' 상태로 만들면 고대 생물의 특징을 재현할 수 있다.

 예컨대 고대의 닭들은 발에 물갈퀴가 달려 있었다. 그 후로 오랜 진화를 겪으면서 물갈퀴는 사라졌지만, 물갈퀴와 관련된 유전자는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닭의 몸속에서 off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면(on 상태로 바꾸면)' 원리적으로 물갈퀴가 달린 닭을 만들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도 과거에는 체모가 많았으나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털보다는 땀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 몸에는 털과 관련된 유전자가 off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면 온몸을 털로 덮이게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천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의 유전자 중 일부는 아직도 현생 조류의 게놈에 잠든 채로 남아 있다면, 이들을 다시 활성화시켜서 공룡의 특성을 지닌 새를 만들 수 있다.

5-2. 공룡을 부활시키기 위해 닭의 DNA를 이용한다.

 실제로 고생물학자인 '존 잭 로버트 호너(John Jack Robert Horner, 1946~)' 는 공룡을 부활시키기 위해 DNA에 주목하고 있다. 공룡의 유전자는 수억만 년을 지나 닭과 새의 DNA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생각보다 닭과 새는 쥐라기 시절의 공룡들과 공유하는 DNA가 많다. DNA의 표본을 조합하고 닭의 DNA 변종시켜서 공룡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닭의 DNA를 이용해 과거의 파충류를 복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존 잭 로버트 호너'에 의하면, 공룡을 복제시키는 일은 이미 절반쯤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빨도 나게 해야 하고, 꼬리도 길게 만들어야 하고, 날개도 앞발로 바꿔야 한다. 이 과정을 위해서 공룡의 화석을 더 많이 찾아야 한다.

공룡

6. 죽은 사람 부활시키기

 유전학과 유전공학을 이용하여 과거에 죽은 역사적 인물을 살려낼 수도 있다. '로버트 란자(Robert Lanza)'는 이미 죽은 사람의 몸에서 손상되지 않은 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면, 다시 그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에는 오래전에 죽은 왕과 여왕, 시인, 종교인, 정치인, 그리고 '아이작 뉴턴(Issac Newton)' 같은 과학자들의 시신이 보존되어 있다. '로버트 란자'는 '그들의 몸에서 온전한 DNA를 추출하여 다시 살려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1978년에 개봉한 영화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The Boys from Brazil)'은 죽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를 되살리려는 어떤 과학자의 음모를 다룬 영화이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을 되살린다 해도, 그들의 천재성이나 악당 기질까지 되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 인물뿐만 아니라 주변의 환경이 당시와 똑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생물학자는 '히틀러를 되살려 봐야 2류 화가밖에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히틀러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별 볼일 없는 화가지망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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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새로운 생명체 창조하기

 이제 생명 창조에 관한 궁극의 질문을 던질 차례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한 적 없는 새로운 생명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창조할 수 있을까? 예컨대 고대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날개 달린 말)'이나 '용' 또는 '켄타로우스(반인반마)' 등을 유전자조작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7-1. 21세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생물을 창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의 추측으로는 21세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 후에도 과학은 동물의 세계에 변화를 주면서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화 속에 나오는 동물을 주문 생산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수많은 유전자를 한꺼번에 조작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야광 유전자(밤에 동물의 몸에서 빛을 발하게 만드는 유전자)'는 유전자 서열상에서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동물에게 주입하면 야광 몸체로 만들 수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성질이 난폭하거나 방랑 기질이 있는 등 집에서 키우기 부적절한 애완견의 유전자 하나를 수정하여 주인이 원하는 성격으로 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메라(머리는 사자, 가슴은 양, 꼬리는 뱀의 형상을 한 괴물)'처럼 완전히 새로운 생물을 창조하려면 유전자 수천 개의 위치를 뒤바꿔야 한다. 예컨대 '날개 달린 돼지'를 만들려면 유전자 수천 개의 위치를 뒤바꿔야 한다. 날개 달린 돼지를 만들려면 날개와 관련된 수백 개의 유전자를 이동시키고, 날개 부근의 근육과 혈관도 전체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도록 수정해야 한다. 지금의 기술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생물을 창조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7-2.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면?

 생물학자들은 몸의 각 층(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을 서술하는 유전자들이 이와 동일한 순서로 염색체 안에 배열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HOX 유전자'라고 불리는 이 유전자들은 우리 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말해준다. 자연은 역시 효율성을 선호하여 우리 몸에 장기가 배열된 순서와 염색체에 있는 해당 유전자의 순서를 동일하게 만들어 놓았다. 청사진의 기하학적 배치는 실제 건물의 물리적 배치와 동일한데, 이것은 마치 건축가가 건물의 청사진을 만들 때와 동일한 순서로 우리 몸을 만든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실제 물리적 배열 순서'와 '염색체의 유전자 순서'가 동일하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이 효율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또 청사진은 구획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이들을 하나로 합치면 전체 청사진이 완성된다. 게놈이 '모듈 구조(분리 가능한 부분들이 결합되어 전체를 이루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몸에는 여러 유전자의 특성을 좌우하는 '마스터 유전자(Master Gene)'라는 것이 있다. 이 '마스터 유전자'를 몇 개 조절하면, 다른 유전자 수십 개를 조절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페가수스(pegas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