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SURPRISER - Tistory 2021. 10. 6. 03:47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색깔, 키, 체형, 눈·코·입의 생김새까지 모두 다르다. 혀 말기가 되는 사람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고, 햇빛을 보면 재채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처럼 똑똑한 사람도 있고, 성격이 이상한 사람도 있으며,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처럼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사람도 있다. 이런 개인들 간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인간이 서로 다른 이유는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 차이가 생기게 된다. 선천적인 것은 유전자에 의한 것이다. 즉, DNA의 염기 서열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를 보면 유전적으로 같아도 커 갈수록 성격이 다르고 외모도 조금씩 달라진다. 후천적 환경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의료 현장에서 이러한 개인의 차이와 특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 예컨대, 어떤 특정 약물이 치료가 별로 효과가 없는 환자도 있지만 매우 잘 드는 환자도 있으며, 특정 약물에 대해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있다. 어떤 사람은 특정 질병에 잘 걸릴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고려도 부족했다. 이러한 기존의 의료 시스템의 평균적이고 일률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정밀의료 기술'이다.

0. 목차

  1. '정밀의료'란?
  2. 왜 지금 정밀의료 기술에 주목하는가?
  3. 유전체 의학
  4.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5. 액체생검(Liquid Biopsy)
  6. 후성 유전학(Epigenetics)
  7.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

1. '정밀의료'란?

 '정밀의료(PM: Precision Medicine)'란 유전정보, 임상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을 분석하여 질병의 진단, 치료, 예측,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최적의 맞춤형 의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즉, 정밀의료는 다양한 '오믹스(Omics)' 정보와 빅데이터 통합 분석을 바탕으로 각 개인을 질병 민감도에 따라 세부 그룹으로 분류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진단하여 치료하기 위한 최적의 처방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오믹스(Omics)'란 전체를 뜻하는 -ome과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ics가 결합된 말로, 총체적인 개념의 데이터 세트를 바탕으로 하는 생물학 분야를 말한다.

 '정밀의료(PM)'의 개념은 '캘리포니아대학(UCSF: University of California, SanFrancisco)'에서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질병의 근원(Root of Disease)'과 '정확한 치료법 개발(Develop Targeted Therapies)'에 대한 보다 새로운 이해를 위해 기술, 과학 그리고 의료기록을 이용하는 것'으로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이후 2015년 미국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1961~)' 대통령이 암·당뇨와 같은 질병의 완치 가능성을 높이고,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국가 연구 사업을 하겠다는 내용의 '정밀 의료 발전 계획(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를 발표하면서 정밀의료가 보건의료의 새로운 정책이자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1-1. 정밀의료의 주요 데이터 소스

 정밀의료 연구는 대규모 '코호트(Cohort)'를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코호트'란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말한다. 구축된 코호트는 장기 추적을 통해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생 정보를 비교하여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사용된다. 유전자 정보, 인체유래물 관련 정보, 식습관과 생활습관 정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정보들은 개인의 '전자의무기록'에 연계되어 연구에 활용된다.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은 환자의 병력, 실험실 테스트, 진단과 같은 의료 차트를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정밀 의료'와 비슷한 말로 '맞춤의료(Personalized Medicine)'라는 말도 있다. 개인 간의 차이를 고려한 의료기술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다루는 데이터 소스의 범위가 다르다. '맞춤의료'는 유전체 정보와 임상정보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 예측하여 치료하는 것이지만, '정밀의료'는 유전체 정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단백질체(Proteome)', '전사체(Transcriptome)', '대사체(Metabolome)' 등의 각종 오믹스 정보와 생활습관 정보, 다양한 인체 유래물 정보까지 활용한다. 정밀 의료에 사용되는 '데이터 소스'를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유전 정보: '전장 유전체(Whole Genome)', '전사체(Transcriptome)', '단백질체(Proteome)', '후성유전체(Epigenome)',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같은 '오믹스 데이터(Omics Data)' 등
  2. 임상 정보: '영상 데이터(MRI, CT, 분자영상, 병리검사영상 등)', '전자의료기록(EMR/EHR)', '환자 건강 기록', '약물 순응 여부' 등
  3. 생활습관 정보: 활동량 정보, 영양 데이터, 자가 측정 임상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등
  4. 기타: 인체유래물(바이오뱅크: 혈액·조직·세포·단백질처럼 사람에게 채취한 인채 유래물과 유전정보 등을 수집해 동결보존한 뒤 연구자 요구에 따라 제공해 주는 기관), 외부 환경 정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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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지금 정밀의료 기술에 주목하는가?

2-1. 유전자 분석 기술의 급격한 발전

 사람의 차이를 나타내는 유전적 요인에는 대개 여러 개의 유전자가 관여한다. 여러 개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떤 유전자가 관련되어 있는지 찾아내기 어렵고, 알아내더라도 형질이나 질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증가, 감소하는지 예측만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서 형질이나 질병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이나 '헌팅턴병'과 같은 희귀 유전병, 마른 귀지 등 생존과 관련성이 낮은 형질이 그 예다. 이런 경우 유전자 하나의 변이로 형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변이된 유전자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그 형질이 나타날지 여부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복합유전형질의 차이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호트'를 구축하고 유전자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해야 했는데 지금까지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1990년에 시작된 '게놈 프로젝트'만 해도 13년이 걸렸고 비용은 30억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3조 원이 넘게 들었다. 하지만 차세대 유전체 분석기술이 발전하고 '시퀸싱'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그 비용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미 1000달러 수준의 비용으로 게놈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유전자 분석에 필요한 시간은 이제 고작 15분 남짓이다. 1000달러 게놈 시대가 열렸다는 것은 '소비자 게놈'의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이다. 전문가들은 MRI나 CT 검사를 받는 비용에 게놈 분석을 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게놈을 분석할 것이고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정밀 의료 기술도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유전자의 변이가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내고, 이를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유전자들을 분석해야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 분석비용

2-2. 바이오 기술, IT 기술의 발전

 게놈 분석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유전자 편집,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 Reprogramming)' 등 바이오 관련 기술의 급격한 발달 또한 '정밀의료'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 기술의 진보도 정밀의료 기술의 사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정밀의료 기술의 근간이 되는 인체 및 건강, 진료 정보는 일종의 '빅데이터(Big Data)'이다. 따라서 빠르게 생성되는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가 AI 등의 다양한 IT 기술과 접목되면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 지고 있는 지금이 '정밀의료 기술'에 주목해야 할 적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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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전체 의학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의 중심에는 '유전체 의학(Genomic Medicine)'이 있다. 현재 '정밀의료'를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동반 진단(Companion Diagnostics)', '표적치료(Target Therapy)', 질병 위험도 예측, 약물 유전체 맞춤 치료 등이다. 각 분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3-1. 동반 진단

 '동반 진단(Companion Diagnostics)'은 특정 약물의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성을 예측하는 '분자진단(Molecular Detection)' 기법 중 하나이다. 즉, 개인적 유전 특성 및 변이를 진단하여 의약품을 선택하고 치료를 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검출하는 것이다.

3-2. 표적 치료

 '표적치료(Target Therapy)'는 질환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중요 프로세스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다. 현재에는 주로 항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항암치료의 경우 암세포에만 많이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이나 특정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하여 암의 성장과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정상 세포에 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다.

3-3. 질병 위험도 예측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 위험도 예측'이란 개인의 유전체를 분석해 얻은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질병의 발병 가능성의 낮추는 치료를 하는 등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처럼 질병의 치료나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유전자를 '실행 가능한 돌연변이(Actionable Mutation)'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1000여 개 이상이 발견되었다. 치매 유전자로 알려진 'APOE 변이', 비만 확률을 높이는 'FTO 변이', 심혈관 질환과 유방암 그리고 치매 등의 질병 위험도를 높이는 'MTHFR 변이' 등이 알려져 있다.

 2013년에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 1975~)'는 유방암 위험 제거를 위해 유방 제거 시술을 하였다. 안젤리나 졸리는 선천적으로 유방암 관련 유전자인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9%나 되었다. 미국 여성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10%이니, 이는 상당이 높은 확률이었다. BRCA 변이는 유방암 뿐만 아니라 난소암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젤리나 졸리의 어머니와 이모는 각각 난소암과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이에 졸리는 예방 조치로 유방절제 시술을 받았고, 유방함 발병 확률을 5%로 낮추었다.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절제술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 2013년 5월 27일 자에 실려, 이와 비슷한 상황의 다른 여성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질병의 치료나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유전자를 '실행 가능한 돌연변이(Actionable Mutation)'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1000여 개 이상이 발견되었다. 치매 유전자로 알려진 'APOE 변이', 비만 확률을 높이는 'FTO 변이', 심혈관 질환과 유방암 그리고 치매 등의 질병 위험도를 높이는 'MTHFR 변이' 등이 알려져 있다.

3-4. 약물유전체 맞춤 치료

 '약물유전체 맞춤 치료'는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를 기반으로 개인의 유전적 요인에 따른 약물 반응의 다양성과 차이를 고려한 치료방법이다. 다시 말해, '약물유전체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가 있는지에 따라 특정 치료제의 안정성, 유효성, 약물 용량을 결정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를 말하는 것이다. 약물 유전체 맞춤치료의 전제 조건은 약물대사와 연관된 효소 또는 유전자 발현, 약물 수용체의 염기 다형성등 관련 지표들을 찾아낸 후, 지표들이 실제 약물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약물유전체 맞춤치료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환자마다 적정한 약물한 약물과 용량을 알 수 있어 부작용을 예방하고, 치료 효과 또한 높일 수 있다.

 한 예로, 2019년 항응고제인 '와파린(Wafarin)'이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몽골인과 같은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사람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래서 와파린'처럼 유전체에 따라 약의 효과나 부작용이 달리 나타날 수 있는 약의 경우 투약 전에 '유전체 검사'를 받도록 하기도 한다.

인종별 '와파린(Wafarin)' 권장 치료 농도

3-5. 희귀병 진단 및 치료와 태아의 산전 진단 활용

 미국의 '니콜라스 볼커(Nicholas Volker, 2004~)'는 만 두 살 때부터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내장에 구멍이 생기는 병을 앓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생사를 넘나들었다. 유전자 해독을 통해 XIAP 유전자 병이 때문에 병임을 알 수 있었고 골수이식을 하여 건강을 되찾았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노아 비어리(Noah Beery)'와 '알렉시스 비어리(Alexis Beery)' 쌍둥이는 열두 살까지 알 수 없는 기침으로 고통받았다. 기침을 한 번 시작하면 토할 때까지 이어졌고, 숨을 쉬기 위해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유전체분석 결과 비어리 쌍둥이는 SPR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세로토닌(Serotonin)'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쌍둥이는 세로토닌 전구체 치료로 다시 건강해졌다.

3-6. 기형아 검사

 유전체 분석은 기형아 검사에도 활용된다. '태아 NDA 선별 검사(NIPT 검사)'란 산모의 혈액을 통해 태아에서 유래된 DNA를 검출해 태아의 염색체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태아와 산모의 혈액은 태반의 탯줄을 통해 연결되어 있어 산모의 혈액에는 태아의 DNA가 떠다닌다. 이를 증폭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발전되어 태아의 유전적 질병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1년, 태아의 DNA에서 '다운 증후군'을 진단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임신 10주부터 태아의 다양한 염색체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는 염색체 이상 기형은 산모의 배를 관통하는 '양수 검사'같은 침습적 검사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태아 DNA 선별 검사(NIPT 검사)'는 이보다 더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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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앞으로 정밀의료에 쓰일 중요한 데이터 중 하나가 바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다. 우리의 몸에는 체세포 수의 10배나 되는 미생물들이 있다. 이들의 유전정보는 사람의 100배 이상인 약 330만 개로 알려져 있다. 이 미생물들은 입, 코, 귀, 전신의 피부, 생식기, 겨드랑이, 장 등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데 특히 대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숫자가 가장 많다고 한다. 우리 몸 곳곳에 사는 이 미생물 집단을 '상재미생물총(Indigenous Microbiota)'이라고 하고, 이들의 유전정보 전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마이크로바이옴이 인체의 생명현상이나 질병과 상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제프리 I. 고든(Jeffrey I. Gordon, 1947~)' 박사는 체내에 미생물이 없는 무균 쥐에게 뚱뚱한 쥐와 마른 쥐의 대변을 각각 주입해 관찰해 보는 '무균 쥐 실험'을 하였다. 그랬더니 같은 양의 먹이를 먹어도 뚱뚱한 쥐의 대변을 이식받은 쥐의 체중이 2배나 더 늘어난 것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이 소화와 영양 흡수를 도울 뿐만 아니라 비만 같은 질병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 연구 결과가 '네이처(Nature)'지에 실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이끌었고 이후 미생물총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해졌다. 미생물은 비만, 당뇨와같은 대상성 질환,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 질환, 우울증,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암, 골다공증, 노화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그 결과, 마이크로바이옴은 게놈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인체와 질병에 대한 많은 수수께끼를 풀 열쇠로 기대되면서 '제2의 게놈'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국제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IHMC: 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 '지구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EMP: Earth Microbiome Project)' 등에서 세계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어나가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5. 액체생검(Liquid Biopsy)

 '액체생검(Liquid Biopsy)' 기술 또한 '정밀의료'를 위해 필요한 기술 중에 하나이다. '액체생검'이란 혈액이나 소변, 침과 같은 액체에서 특정 장기(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DNA나 RNA, 단백질 등을 얻어 병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현재 암 진단 분야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해마다 관련 산업은 22%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 검사하는 기존의 조직생검(Tissue Biopsy)은 주사나 개복 수술이 필요해 침습적 방식으로 비교적 위험하고 수시로 검체를 얻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액체생검은 쉽게 검체를 얻을 수 있고 특정부위에서 떼어낸 DNA가 아닌 암조직 전반에서 떨어져나온 DNA를 얻어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암의 이질성, 다양성을 대표하기에 훌륭한 검사법이다. 현재 여러 가지 암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는 등 이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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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후성 유전학(Epigenetics)

 '후성유전학(Epigenetics)'도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에서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다양한 환경변화 때문에 그 발현(Expression)이 변화하여 후세에까지 전달되는 것이 후성유전이다. 화학절 오염물질, 섭취하는 영양성분, 심한 스트레스 등이 모두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환경 변화가 될 수 있다. 후성 유전의 한 예로, 같은 유전자를 타고난 꿀벌이 생후 3일부터 로얄젤리를 집중적으로 먹으면 여왕벌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벌이 되는 것을 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전적으로 특정 질병에 취약하게 태어났어도 적절한 음식을 먹거나 스트레스 관리,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면 그 특정 질병의 발생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후성 유전을 '정밀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후성유전학
후성유전학(Epigenetics)

7.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는 인간의 건강과 영양에 대해서 '대사체 진단기술', '단백질체학(Proteomics)', '전사체학(Transcriptomics)', '유전체학(Genomics)'을 적용하여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개인이 섭취한 영양소에 반응하는 차이까지 규명하는 학문이다. 개인의 유전체 변이에 따라 영양소의 대사 및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음식과 섭취하게 해야 한다는 '영양유전체학(Nutrigenomics)'도 최근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