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소화의 메커니즘 4 - 장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2:54

0. 목차

  1. 장의 구조
  2. 소장의 운동
  3. 소장의 미세 구조
  4. 미세 융모
  5. 3대 영양소의 행방
  6. 장내 세균

1. 장의 구조

 소화관을 타고 이동해 온 음식물은 최종적으로 '장'에 이른다. 장은 '소장(Small intestine)'과 '대장(Large intestine)'으로 구분되는데, 소장에서는 음식물의 최종적인 소화와 흡수가 이루어지고, 대장에서는 막대한 수의 장내 세균이 '음식물의 나머지'에서 도움이 되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 '소장'은 전체 길이가 약 6~7m로 다시 '십이지장(Duodenum)', '공장(Jejunum)', '회장(Jejunum)'으로 나누어진다. '십이지장'은 0.25~0.3m, '공장'은 2m~3m, '회장'은 3~4m 정도이다. 하지만 소장은 신축성이 높아, 밖으로 꺼내면 최대 10m 정도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대장'은 전체 길이가 약 1.5m 정도이고 '맹장(Appendix)', '결장(Colon)', '직장(Rectum)'으로 구분된다.

세부 구조
소장
십이지장(Duodenum)
공장(Jejunum)
회장(Jejunum)
대장
맹장(Appendix)
결장(Colon)
직장(Rectum)
  1. 십이지장(Duodenum): 위에서 연결된 소장의 처음 부분이다. 십이지장은 소장 전체의 5%도 되지 않는다.
  2. 공장(Jejunum): 십이지장에서 이어진 소장의 일부인 '공장'은 소장 후반부의 '회장'보다 굵으며, 내부에 주름이 많다. 영양소의 대부분은 '공장'에서 흡수된다.
  3. 회장(Jejunum): 소장의 후반부인 '회장'은 공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영양소를 흡수하고, 비타민12를 흡수한다.
  4. 맹장(Appendix): 대장의 첫 부분으로, '소장'의 '회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 부위를 '회맹부'라고 한다.
  5. 결장(Colon): 맹장과 연결된 대장 영역이다. 방향이나 모양에 따라 상행 결장, 횡행 결장, 하행 결장, S상 결장으로 구분되어 불린다. 안에는 많은 장내 세균들이 작용하고 있다.
  6. 직장(Rectum): 대장의 끝부분인 'S자 결장(구불 창자)'에서 이어져 항문에 이르는 직선 부위이며, 길이는 약 20cm이다.

2. 소장의 운동

 밥을 먹은 지 2시간~ 4시간 정도 되었다면, 음식물은 소장의 최초 영역인 '십이지장'에 도달해 췌장액 등과 섞이기 시작한다. 이후 음식물은 공과 회장을 지나가면서 췌장액 등과 더 잘 섞인다. 이 과정에서 소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활발하게 움직인다.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수축을 반복하면서 내용물을 섞고, 때로는 내용물을 후퇴시키는 경우도 있다. 소장의 복잡한 운동은 소장을 몸 밖으로 꺼내놓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장의 신경 네트워크는 뇌와 독립해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장은 식도와 마찬가지로 두 종류의 근육이 있다. 바로 관과 평행하게 달리는 섬유인 '종주근(Longitudinal Muscle)'과 관을 감싸듯 달리는 섬유인 '윤주근(Circular Muscle)'이다. 다만 식도와 다른 점은, 소장과 대장에는 두 종류의 근육 사이에 있는 신경 네트워크 안이나 근육 세포 사이에서 근육의 활동과 신경의 활동을 중계하는 세포인 '카할 간질 세포(Cajal Stromal Cells)'가 빽빽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간질'은 결합조직, 신경 조직, 혈관을 포함한 기관의 지지 조직을 말함) '카할 간질 세포'는 신경 네트워크와 연락하고 있으며, 미약한 전기 신호를 주기적으로 발생시켜 소장의 운동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카할 간질 세포'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밝혀져,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1. 분절 운동, 진자 운동, 연동 운동

 소장은 '분절 운동(Segmentation Movement)', '진자 운동(Pendulum Movement)', '연동 운동(Peristalsis)'을 통해 움직인다. 하나하나의 운동은 길어야 30cm 정도의 범위에서 일어나며, 이들 운동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소장에 도착한 음식물은 십이지장에서 회장의 출구까지 보통 3~5시간에 걸쳐 통과한다.

  1. 분절 운동(Segmentation Movement): '분절 운동'은 '윤주근(관과 평행하게 달리는 섬유)'에 의해 일어난다. 어느 윤주근이 느슨해지면 관이 굵어지게 되고, 윤주근이 오그라들면 관이 가늘게 좁아진다. 이와 같은 수축을 서로 다른게 반복함으로써, 내용물은 윤주근이 느슨해진 부분으로 밀려나가면서 섞이게 된다. 이때 '장관(장의 관)'은 마디가 생긴 것처럼 된다.
  2. 진자 운동(Pendulum Movement): '진자 운동'은 '종주근(관을 감싸듯 달리는 섬유)'에 의해 일어난다. 종주근이 오그라들면 관이 굵고 짧아지고, 느슨해지면 가늘고 길어진다. 이 운동이 반복되면서 내용물이 섞이거나 천천히 나아간다.
  3. 연동 운동(Peristalsis): '연동 운동'은 '윤주근'과 '종주근' 양쪽의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음식물에 의해 장관이 늘어나면 장관의 신경계의 작용으로, 위(stomach) 쪽의 윤주근은 오그라들지만 항문 쪽의 윤주근은 느슨해진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위 쪽의 종주근에 의해, 치약을 짜내듯이 내용물을 항문 쪽으로 보낸다. 이 속도는 최대 1초에 2cm 정도라고 한다.

2-2. 신경층

  1. 근충간 신경총 (어우어바흐 신경총): 윤주근과 종주근 경계에는 신경 세포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다. 카할 간질 세포가 빽빽하게 분포해 있으며, 신경과 근육을 중개한다. ('신경총'은 신경 섬유가 서로 섞여서 그물처럼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2. 점막하 신경총 (마이스너 신경총): 식도나 위에서는 발달하지 않고 장에서 발달한 신경 세포 네트워크다. 장의 표면에서 출입하는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 물의 양 조절이나 점막 안을 흐르는 혈류의 조절 등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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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장의 미세 구조

 소장 전체에는 약 800개의 고리 모양의 주름이 있다. 주름을 확대하면, 높이 1mm 전후의 수많은 돌기를 볼 수 있다. 특히 장에서 주름과 융모가 가장 발달한 곳은 '공장(Jejunum)'이다. 이 주름과 융모는 장 내부 표면의 넓이를 넓히는 효과가 있는데, 넓이가 넓을수록 분해된 영양소가 더 많이 소장의 세포와 접촉해 효과적으로 흡수된다. 대부분의 영양소가 공장에서 흡수되는 이유는 공장의 면적이 넓이 때문이다. 광학현미경으로 촬영한 융모와 미세융모의 영상으로 추정한 장 전체의 겉넓이는 평균 32m²이었다. 소장의 평균 지름은 소장은 2.5cm, 대장은 4.8cm이다. 관의 표면이 평탄한 경우와 비교하면 60~120배나 겉넓이가 넓은 셈이다.

3-1. 파이어판(Peyer's patch)

 회장의 후반부로 나아가면서, 융모는 짧아지고 성겨져 '파이어판'의 구조가 눈에 띈다. 회장에 많은 파이어 판은 장관에 들어찬 미생물 등에서 유래하는 성분을 받아들여, 그 정보를 받아들여 몸의 면역기능을 작동시키는 조직이다. 내부에는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세포가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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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세 융모

4-1. 녹말과 단백질의 흡수

 섭취한 녹말은 침이나 췌장액에 포함된 '아밀라아제(Amylase)'에 의해 '포도당(Glucose)' 2개가 연결된 '엿당(Maltose)'으로 분해되어 소장에 이른다. 하지만 녹말의 분자 구조에는 아밀라아제로 분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분해되는 중인 '덱스트린(Dextrin)'이라는 구조도 소장에 오게 된다. '엿당(Maltose)'이나 '덱스트린(Dextrin)'을 최종적으로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것이 소장 세포에 무수히 있는 미세한 돌기 '미세 융모(Microvillus)'이다.

 섭취한 단백질은 위산이나 췌장 등의 효소에 의해 짧게 끊어져, 3~8개의 '아미노산(Amino Acids)'이 연결된 '올리고펩티드(Oligopeptide)'가 되어 소장에 도달한다. 이세 융모에는 '올리고펩티드'의 끝에서부터 아미노산을 하나하나씩 떼어내는 소화 효소가 있다. 또 세포 안에는 2~3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소화 중의 펩티드를 단일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있다. 따라서 어떤 단백질이든 아미노산의 상태까지 되어 흡수된다.

 '미세 융모(Microvillus)'에는 '포도당(Glucose)'과 '아미노산', 분해 중인 '펩티드(Peptide)' 등에 대한 각각의 전용 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입구는 힘차게 돌아가는 회전문처럼 이온을 빨아들이고, 그 흐름을 타고 영양소를 흡수한다. 이렇게 해서 섭취한 밥이나 빵, 생선 등은 몇 시간 사이에 소화, 흡수가 완료된다.

4-2. 녹말과 단백질의 최종 분해

 포도당 분자 2~3개가 연결된 부분인 덱스트린은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결합을 절단할 수 있는 부분에 제대로 들어맞지 않아 분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장의 미세 융모에는 이 부분을 포함한 복수의 결합을 절단해 단독의 당으로 끊어내는 소화 효소 복합체인 '이소말타아제(Isomaltase)'가 있다. 이 효소 등의 작용으로 덱스트린은 단일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은 미세 융모에 있는 '회전문'과 같은 전용 입구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미세 융모에는 '올리고펩티드(Oligopeptide)'의 끝에서부터 아미노산을 하나씩 끊어낼 수 있는 '소화효소(아미노펩티다아제, 카르복시펩티다아제)'도 들어있다. 단백질은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펩티다아제의 작용에 의해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끊어진다. 대부분의 아미노산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다른 입구를 통해 세포에 흡수된다. 일부 분해되지 않은 '트리 펩티드'도 다른 입구를 통해 흡수된다.

 소장의 상피 세포의 내부에는 '디펩티드(Dipeptide)'나 '트리펩티드(Tripeptide)'를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펩티드는 세포 안에서도 계속 아미노산이 될 때까지 분해된다. 당과 아미노산은 소장 세포의 아래쪽에 있는 전용 출입구로 운반되어 혈류를 탄다. 일부 펩티드는 분해되지 않고 혈액 속으로 들어가지만, 혈액 속에 있는 효소에 의해 결국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4-3. 지질의 흡수

 지질이 흡수되는 방법과 경로는 녹말과 단백질이 소장에서 흡수되는 방법과 경로와는 크게 다르다. 미세 융모의 부분을 포함해서 세포막은 '지질 이중막'이라는 지질로 이루어진 얇은 막 구조를 하고 있다. 영양소인 콜레스테롤이나 긴 분자를 가진 지방산(대부분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방산은 4~28개까지의 짝수의 탄소 분자로 이루어져 있음)은 막을 만드는 '같은 종류'의 지질과 지질 사이로 들어가 막을 빠져나갈 수 있다.

3-2-1. 중성 지방의 흡수 과정

 '중성 지방(지방산 3개와 글리세롤이 결합한 것)'은 우리가 섭취하는 '지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성 지방의 소화물 등을 포함한 공인 '미셀(Micelle)'이 갈라지며 내용물이 나온다. 나온 내용물은 분해되지 않고 미세 융모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미세 융모의 막(지질 이중막)'에 용해되듯이 해서 세포막으로 스며든다.

 '장쇄지방산(Long-Chain Fatty Acids)'은 탄소수 10개 이상인 지방산으로서, 생체에서는 대개가 장쇄지방산이다. 지질의 소화물 중 '장쇄 지방산'은 세포 안에서 '지질의 공장' 역할을 하는 '소포체의 작용으로, 중성 지방과 같은 구조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세포 안의 단백질 공장 역할을 하는 '골지체' 속에서, 지질과 달라붙어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등과 하나가 되어, 공 모양의 '카일로마이크론(Chylomicron)'이라는 구조를 만든다.

 '카일로마이크론(Chylomicron)' 등은 소장의 세포 바닥을 통해 융모 조직 속으로 방출된다. 조직 속에는 세포나 단백질의 사이를 혈관에서 새어나오는 혈구 외에 혈액 성분인 '간질액(Interstitial Fluid)'이 채우고 있다. 그 속을 카일로마이크론 외에, 단당, 아미노산 등이 확산되어 모세 혈관이나 림프관에 도달한다. 소장의 모세 혈관에는 60~80nm 크기의 조그만 창이 있다. 조그만 분자인 단당이나 아미노산은 빠른 혈류의 빨아들이는 힘에 의해 '창'을 통해 모세혈관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카일로마이크론'은 지름이 100~1000nm에 이르기 때문에 '창'을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지질은 림프관으로 간다. 림프관은 벽을 만드는 세포들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있고, 주변 세포의 작용으로 인해 틈이 넓어지는 경우도 있다. 카일로마이크론은 그 틈을 지나 간질액의 일부 등과 함께 림프관으로 들어갈 수 있다.

4-4. 수분의 흡수

 물 분자는 장의 이웃한 상피세포 사이나 전용 입구를 통과할 수 있다. 또 장의 세포에는 막 안팎에 이온 농도의 미세한 차이(삼투압의 차이)를 만들어 물 분자를 끌어들이는 메커니즘이 있다. 하지만 이런 메커니즘도, 장이 대량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음식물에서 섭취한 수분과 분비되는 소화액을 합치면 하루 9L 이상의 수분이 장에서 흡수 또는 재흡수된다. 그리고 이렇게 흡수된 후에는 변에 0.1L 정도의 수분 밖에 남아있지 않게 된다. 수분 흡수의 80~90%는 소장에서 일어나고 10~20%는 대장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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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대 영양소의 행방

5-1. 포도당의 행방

 소장에서 흡수된 포도당은 모세 혈관에서 혈관을 타고 심장을 지나 온몸의 조직으로 운반되어 세포 속으로 흡수된다. 포도당은 우리의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주요 원천이 된다. 체온을 유지하고, 근육을 움직이고, 뇌나 심장이 기능을 발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가 없으면 우리의 생명 활동은 중지된다.

 그러면 포도당으로 어떻게 에너지가 만들어질까? 에너지의 주요 생산 공장은 세포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이다.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효소들이 들어있다. 혈액에서 흡수된 포도당은 세포 안에서 '피루브산'이라는 분자로 변한다. 이후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 다양한 분자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30개 이상의 ATP(아데노신 3인산)'이라는 분자가 합성된다. ATP에는 3개의 인산을 붙이고 있는데, 인산끼리는 큰 에너지를 써서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인산이 하나라도 떨어져 나가면 큰 에너지가 방출된다. 1g의 포도당에서는 약 4kcal의 에너지가 생긴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하루에 섭취해야 할 에너지는 성인 남성은 2500kcal, 성인 여성은 약 1800kcal 정도라고 한다.

 포도당은 에너지의 재료가 될 뿐만 아니라, 포도당으로부터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분자가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이나 지방, DNA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포도당은 간에서 '글리코겐(Glycogen)'이라는 큰 분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음식에서 포도당을 섭취하지 못할 때 혈당값을 유지하기 위해, 간에 저장하고 있는 글리코겐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쓸 수 있다. 하지만 간에 포도당이 저장되는 양은 약 반나절 동안 음식을 안 먹으면 사용되는 정도이다. 이보다 오랫동안 에너지원을 섭취하지 못하면, 포도당이 아닌 다른 재료를 사용해 간에서 포도당이 만들어진다. 하나는 근육이나 적혈구에서 만들어지는 '젖산(Lactic Acid)'이고 하나는 '아미노산(Amino Acid)'이다. 또 과잉 섭취된 포도당은 간과 지방 조직에서 지방산에 첨가되어, 중성 지방의 형태로 저장된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5-2. 아미노산의 행방

 단백질에서 분해되고 소장에서 흡수된 '아미노산(Amino Acid)은, 포도당과 마찬가지로 소장의 모세혈관에서 간을 거쳐 혈류를 타고 몸속에 세포에 공급되며 새로운 단백질의 재료가 된다. 즉,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었다가 다시 합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소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의 몸이 소처럼 되는 것이 아니고, '콜라겐(Collagen)'을 먹었다고 해서 몸속에서 콜라겐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의 근육, 머리카락, 피부 등 몸을 이루는 모든 것에는 단백질이 사용된다.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Antibody)',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Hemoglobin)', 망막에서 빛을 인식하는 '로돕신(Rhodopsin)' 등 우리 몸속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분자들이 모두 단백질이다. 사람의 몸에는 약 10만 종의 단백질이 있다. 또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원래 몸속에 있던 것도 단백질의 재료가 된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재료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아미노산의 일부가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아미노산은 최종적으로 '요소'가 되어 몸밖으로 배출되고, 나머지 남아있는 아미노산들은 새로운 아미노산의 재료로 사용된다.

 20종의 아미노산은 9종은 '필수 아미노산'이다. 필수 아미노산은 몸 속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5-3. 지방산의 행방

 우리가 '지질'에서 가장 잘 섭취하는 지방은 '중성 지방'이다. '중성 지방'은 소장에서 분해되어 소장 세포에 흡수된 후, 세포 안에서 '중성지방(Triglyceride)'이나, '인지질(Phospholipids)',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라는 분자로 바뀐다. 이들 모두 기름과 친한 부분이 있어, 그대로는 물이 주성분인 림프액이나 혈액 안으로 녹아들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인지질과 단백질은 공 모양으로 모여 '지질(Lipids)'을 운반하는 운반체를 만든다. 이 운반체는 물과 친한 부분을 바깥쪽으로 향하고, 물과 친하지 않은 부분은 안쪽으로 해서 모인다. 따라서 이 운반체의 내부는 기름과 친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지용성 비타민 등이 들어가, 림프액 안을 지나 혈액으로 들어가게 된다.

 혈액 속의 대부분의 지방은 피하에 지방 조직에 저장된다. 혈당값이 내려가면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지방이 분해되어 지방산과 글리세롤이 된다. 글리세롤은 혈액을 타고 간으로 운반되어 당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한편 지방산은 세포 속으로 들어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지방은 탄수화물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ATP라는 에너지 분자를 만들어 낸다. 지방은 탄수화물보다 에너지를 만드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1g당 만드는 에너지의 양은 탄수화물보다 많다. 탄수화물이 1g당 약 4kcal를 생산하지만 지방은 1g당 약 9kcal를 생산한다. 이것은 지방 내부에 존재하는 탄소와 수소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인지질과 마찬가지로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 되기도 하고, 쓸개즙산이나 다양한 호르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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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장내 세균

 대장은 변을 만든다. 그런데 대장에서 먹고 남은 찌꺼기를 변으로 만드는 동시에, 인체 세포가 분비하는 소화 효소에 의지하지 않는 '소화'가 일어나고 있다. 장내 세균에 물에 녹는 유형의 식이섬유가 분해되거나, 완전히 소화되지 않음 음식에서 유래한 분자의 일부가 다른 형태로 변환되고 있다.

 장내 세균은 식이섬유를 활용해 단당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섭취하여 활동할 수 있다. 장내 세균은 부산물로 '뷰티르산(Butyric Acid)' 등의 짧은 분자인 지방산을 만든다. 이들은 세포가 점액을 만들거나 수분을 흡수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또 샐러드유에 포함된 '리놀산(Linolic Acid)'이나 '올레인산(Oleic Acid)'등의 장쇄지방산의 일부는 장내부에서 유산균 등에 의해 다른 형태로 변환된다. 이처럼 장내 세균은 '인간이 분해할 수 없는 것(식이 섬유)'을 분해하고, 장 내부의 지질이나 아미노산을 변환해 다양화시킨다. 수많은 종류와 양의 물질이 장내 세균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들이 장세포끼리의 결합을 강화해 병원체의 침입을 막는 방호벽의 역할을 강화하고 면역계를 작동시키기도 한다. 또한 장내 세균은 비타민 등의 성분을 흡수하기 좋은 형태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대장의 0.1%에 지나지 않지만, 또 소장 내부에도 장내 세균이 있다. 이 장내 세균들은 소화와 흡수에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