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소화의 메커니즘 3 - 췌장(이자)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2:51

0. 목차

  1. 십이지장(Duodenum)
  2. '췌관(이자관)'과 담도
  3. 췌장의 소화 효소
  4. 쓸개즙
  5. 췌장의 외분비와 내분비
  6. 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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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십이지장(Duodenum)

 우리가 먹은 것 중 '3대 영양소(에너지 생산 영양소)'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은 모두 기본적으로 잘게 분해되서 흡수되어야 한다. 모든 분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소장(Small Intestine)'의 시작 영역인 '십이지장(Duodenum)'이다.

1-1. '대십이지장 유두'와 '소입이지장 유두'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들어와 하강하는 부분에 다다르면, 한쪽 벽에 작은 돌기와 큰 돌기가 있다. 이 2개의 돌기는 소화액이 흘러나오는 출구로, '십이지장 유두(Duodenal Papilla)'라고 한다.

 큰 유두인 '대십이지장 유두(주유두)'에서는 간에서 만들어지고 쓸개에서 농축된 '쓸개즙'과 '췌장액'이 섞여 흘러나온다. 췌장액은 하루에 약 1L가 분비되지만 그 대부분은 '대십이지장 유두'에서 흘러나온다. 쓸개즙은 쓸개에서 적어도 0.1~0.2L까지 농축되어 있다.

 반면, 작은 유두인 '소십이지장 유두(부유두)'에서는 췌장(이자)에서 분비되는 '췌장액'만 흘러나온다. 액의 출구는 가늘게 찢어진 눈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근육이 복주머니의 끈처럼 출구를 조이거나 풀면서 유출량을 조절한다.

1-2. 소화 효소와 환경

 위액과 섞인 음식물이 십이지장에 오면 '쓸개즙'의 양이 급증한다. 쓸개즙과 췌장액은 '중탄산 이온 (HCO3-)'가 많이 포함된 알칼리성이다. 따라서 십이지장에서 중탄산 이온은 위산을 중화시킨다. 각각의 소화효소는 잘 작용하는 Ph가 있다. 예컨대, 위의 소화효소인 '펩신'은 강산성에 가까운 환경이 아니면 작용하지 않지만, 췌장액의 소화 효소는 중성에 가까운 환경이 아니면 작용하지 않는다. 침에 포함된 '아밀라아제'는 위 속에서 분해 능력을 상실하지만, 췌장액에서도 아밀라아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녹말은 십이지장과 그다음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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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췌관(이자관)'과 담도

 췌장액의 통로는 마치 물고기의 뼈처럼 뻗어 있다. 축을 '주췌관'이라고 하고 갈라진 곳에서 뻗어나간 췌관을 '부췌관(accessory pancreatic duct)'이라고 한다. 주췌관에는 쓸개즙을 내보내는 '총담관'이 췌장을 관통해 십이지장의 벽 안에서 합류한다. 그리고 그 출구는 '대십이지장 유두'이다. 한편 부췌관은 담도(쓸개에 붙은 작은 관)와는 합류하지 않고 소십이지장 유두와 연결된다.

2-1. 췌장액과 쓸개즙의 조절

 췌장액과 쓸개즙의 양과 타이밍 조절은 십이지장이 감지하고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위에서 음식물이 넘어오면, 십이지장 안쪽 표면에 있는 곳곳에 있는 세포가 위산을 감지하여 호르몬을 분비한다. 단백질이 분해되고 있는 혼합물이나 지질을 감지하는 세포도 있어,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들 호르몬은 혈관 등을 통해 췌장과 쓸개로 보내저 주변의 '미주 신경'에 작용하고, '미주 신경'은 뇌를 거쳐 췌장과 쓸개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췌장에서는 소화 효소와 알칼리성 성분이 대량으로 만들어져, 췌장액의 분비가 촉진된다. 이때의 분비량은 공복일 때의 최대 10배 이상이다. 쓸개도 오므라들며 쓸개즙의 분비가 촉진된다. 쓸개즙은 간에서 하루에 500~800mL가 만들어지지만 십이지장으로 나오는 양은 그 정도는 아니다. 쓸개에 모여 있는 사이에 수분이 흡수되어 최대 50배 정도 농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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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췌장의 소화 효소

 췌장액에는 5종 이상의 소화 효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중 핵심효소는 '트립신(trypsin)'이다. '트립신'은 차례차례 다른 효소를 활성화시키면서 단백질의 소화가 진행된다. 예컨대, '콜라겐(collagen)'이라는 단백질을 먹어도 그대로 콜라겐으로써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췌장액의 소화 효소 등에 의해 쪼개진 다음 흡수된다.

3-1. '트립신'의 작용 메커니즘

 트립신은 분해 능력을 가지지 않은 '트립시노겐'의 형태로 분비된다. 그리고 십이지장 점막의 세포(배세포)에서 분비된 효소 '엔테로키나아제'에 의해 일부가 끊어짐으로써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트립신은 다른 트립시노겐도 활성화시킨다. 또 트립신처럼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분비된 '엘라스타아제(Elastase)'나 '카복시펩티다아제(carboxypeptidase)' 등의 다른 효소에도 작용해 차례차례 활성화시킨다. 이로써 활성화된 효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이어진 분자 구조이다. 트립신이나 엘라스타아제는 사슬 중간 부분에 있는 특정 아미노산의 위치에 달라붙는다. 카복시펩티다아제 또한 사슬의 한쪽 끝에서 두 번째에 특정 아미노산이 있으면 그 위치에 달라붙는다. 달라붙은 소화 효소는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결합을 자른다.

4. 쓸개즙

 십이지장에서는 '단백질'의 분해뿐만 아니라 '지질'의 분해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지질의 50~70%는 십이지장 이후에서 분해된다. (입속에서 몇%, 위에서 10~30%)

 '대십이지장 유두'에서는 쓸개에 저장되어 있던 진갈색의 '쓸개즙'도 흘러나온다. 그런데 사실 쓸개즙에는 소화 효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수분 등을 제외하면, 쓸개즙 성분의 약 50%는 '쓸개즙산(담즙산)'이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적인 대변이 황갈색인 이유도 쓸개즙에 포함된 색소인 '빌리루빈(bilirubin)' 때문이다. '쓸개즙산'의 역할은 비누와 비슷하다.

 리파아제와 쓸개즙산의 분자 구조에는 물에 달라붙기 쉬운 부분(친수성 부분)과 기름에 달라붙기 쉬운 부분(소수성 부분)이 있다. '쓸개즙산'은 기름에 달라붙기 쉬운 부분을 지질로, 물에 달라붙기 쉬운 부분을 물로 향하게 해, 본래 섞이기 어려운 물과 기름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그러면 물에 녹아있는 리파아제가 지질과 만나기 쉽게 된다.

4-1. 지질의 소화 과정

 지질은 원래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죽과 같은 상태가 된 음식물 속에 '기름방울'처럼 뭉쳐져 있다. 이것을 '지방 방울'이라고 한다.

 쓸개즙에 포함된 쓸개즙산'이나 '인지질'은 '지방 방울'을 떠오르게 하는 기능이 있다. 다분자 구조 가운데 기름과 붙기 쉬운 부분이이 '지방 방울'로, 물에 달라붙기 쉬운 부분이 반대쪽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미셀(micelle)'이라는 조그만 입자로서 지질을 물에 녹인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갈 수 있다.

 소화 효소인 '리파아제'는 기름보다 물에 붙기 쉬운 성질이 있는데, '미셀'의 표면에는 물에 달라붙기 좋기 쉬운 구조가 모여 있어, '지질'에 '리파아제'가 다가가기 쉽고 작용하기 쉬운 상태라고 생각된다. 리파아제에 의해 '중성지방(지방산 3개와 글리세롤이 결합한 것)'은 2개의 2방산과 1개의 '모노글리세리드(지방산과 글리세롤이 결합한 것)'로 분해된다. 리파아제에 의해 분해가 진행되면 미셀 안에 지방산이 증가한다. 소장의 연동 운동으로 음식물과 소화액은 점점 섞여, 소화 효소의 반응이 촉진되거나 지방산 또는 또는 모노글리세리드가 빠져나가 미셸의 지름은 5nm 정도까지 작아진다. 더 작은 입자가 되는 것이다.

미셀(micelle)

4-2. 지방변

 췌장에 염증이나 암이 발생하여 리파아제가 분비되지 않아 쓸개즙산이 침전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지질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서 '지방변'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이 대량으로 나오면 변은 회상을 띈다. 지방변은 소화 불량의 상태이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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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췌장의 외분비와 내분비

 지금까지는 소화관 속으로 소화액을 분비하는 췌장의 측면인 '외분비'를 살펴보았다. (소화관 안쪽은 바깥 세계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바깥쪽'이라고 한다.) 그런데 췌장에는 다른 측면도 있다. 췌장은 몸의 '안쪽' 즉 혈관쪽으로도 혈당값(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을 조절하는 호르몬 등을 분비하고 있다. 이를 '내분비 작용'이라고 한다. 외분비는 '선방(분비 세포를 가르킴)', 내분비는 '랑게르한스섬(세포가 모여 섬처럼 보이는 내분비 조직)'이 담당한다.

 이 내분비 작용은 당뇨병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5-1. 만성 췌장염

 내분비와 외분비 양쪽이 손상되는 질병으로 '만성 췌장염'이 있다. '만성췌장염'이 생기면 췌장의 본체가 딱딱해지는 등, 기능을 잃게 된다. 그 원인으로는 음주가 가장 많다. 또 '담도(쓸개에 붙은 작은 관)'를 막는 담석이 원인이거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만성 췌장염은 본래 능력의 10%를 잘라낼 정도로 기능이 악화되지 않으면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 대변에 소화 불량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췌장은 많이 약해진 상태이다.

 외분비의 저하는 소화 효소제로 보충할 수 있다. 돼지의 췌장에서 추출한 소화 효소를 알갱이나 알약으로 만들거나 여기에 곰팡이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소화 효소 등을 더하기도 한다. 즉, 췌장의 소화 효소 자체를 복용하는 치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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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뇨병

 '당뇨병'은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글루코오스)'의 농도가 높아진 채 떨어지지 않는, 즉 혈당값이 올라가 떨어지지 않는 병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목이 말라 물을 자주 마시게 되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몸무게가 줄어들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즈음에는 이미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당뇨병의 무서운 점은 뇌혈관장애 등 목숨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도 이어진다는 데에 있다.

 혈당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Insulin)'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인슐린은 골격근과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러면 세포 안에 자극이 전해져, 세포는 혈액 속의 '포도당(글루코오스)'를 세포 안에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 '인슐린 부족 상태'나 인슐린이 분비되고 있어도 제대로 이용되고 있지 않은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등이 요인이 되어, 혈당값이 올라간 채 내려가지 않은 경우가 있다.

6-1.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

 1형 당뇨병은 '랑게르한스섬'의 'β(베타) 세포'가 손상되어, 인슐린 분비가 급격하게 불가역적으로 감소되기 때문에 고혈당이 되는 질환이다. 젊은이들과 몸이 마른 형에게 많고, 급격히 증상이 나타난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주사로 치료한다.

 반면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이나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인슐린이 잘 나오지 않거나 효과가 없어지는 질환이다. 인슐린 분비 장애와 인슐린 저항성이 관여하고 있으며, 모두 복수의 유전인자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2형 당뇨병은 중장년에서 많이 발병되며,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치료에는 식사 요법이나 운동요법, 내복약, 경우에 따라서는 인슐린 주사도 사용한다.

6-2. 당뇨병의 진단

 당뇨병은 혈당값이 상당이 높아지지 않으면 웬만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수 년이 지난 다음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혈당값과 '당화혈색소(HbA1c)'값을 측정하여 기준보다 높은지 판단하여 진단을 내린다. 혈당값은 검사한 시점의 혈당 농도를 맗고, 당화혈색소값은 채혈한 때로부터 과거 1~2개월의 평균 혈당값을 말한다.

6-3. 당뇨병의 합병증

 당뇨병이 정말 무서운 것은 합병증이다.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6-3-1. 당뇨병성 케토산증

 급성 합병증 하나로 '당뇨병성 케토산증(Ketoacidosis)'을 들 수 있다. 혈당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은 몸이 혈당 대신에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분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케톤체'라는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물질군이 간에서 합성되는데, 케톤체가 혈액 속에 지나치게 늘어나면 독성을 나타낸다. 그러면 급하게 목이 마르고 소변도 많이 나오며, 온몸이 나른해지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당뇨병성 케토산증은 특히 1형 당뇨병의 환자에게 일어나는 합병증인데, 2형 당뇨병 환자들도 청량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나타난다. 청량음료에는 체내 흡수가 빠른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더 많은 수분하고 싶어 하지만, 이때 청량음료를 마시면 혈당값이 더 오르고 다시 청량음료를 마심으로써 한꺼번에 당분을 다량 섭취하게 된다.

6-3-2. 심장이나 혈관의 질환

 만성 합병증에는 심장이나 혈관의 질환이 있다. 혈당값이 올라간 채로 지속되면, 혈관에 부담이 가해져 혈관이 손상된다. 그러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고, 그것을 청소하려는 백혈구의 일종의 사체가 쌓이면서 혈관이 점차 좁아진다. 그러면 동맥경화되어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또 혈관의 부담은 망막에 출혈이 생기는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고혈당 상태가 되면, 말단의 신경에 '소르비톨(sorbitol)'이라는 물질이 쌓여 신경 세포가 기능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가는 혈관의 혈류를 나빠지게 만들고, 신경세포에 충분한 영양분과 산소가 보급되지 않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당뇨병 때문에 치매가 일어날 수도 있고, 대장암, 간암, 췌장암과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