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미각의 메커니즘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2:43

0. 목차

  1. 미각의 메커니즘
  2. 미뢰(Taste Bud)
  3. 5종의 센서
  4. 미각의 신비

1. 미각의 메커니즘

 우리의 입속에 들어간 것이 영양분인지 해로운 물질인지는 분자 구조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영양분은 '좋은 맛'으로 느끼고, 해로운 물질 은 '싫은 맛'으로 느끼고, 소화되지 않는 것에는 일반적으로 맛을 느끼지 않는다. 즉, 미각이란 입에 들어온 분자 구조를 즉시 분석해서 영양분인지 해로운 물질인지 분별하는 센서이다.

1-1. 혀에는 '미뢰'라는 미각 센서가 흩어져 있다.

 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는 수십 개씩 모여 '미뢰'라는 구조를 이룬다. 그리고 미뢰는 혀의 표면과 목구멍, 위턱 안쪽의 '연구개(물렁입천장)'에 자리 잡고 있다. 미각 세포가 맛 분자를 감지하면 그 정보는 미각 신경을 통해 '연수'의 '호속핵(Nucleus of Solitary Tract)'이라는 부위로 보내진다. 그리고 그 맛 정보를 바탕으로 반사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예컨대, 침이 분비된다거나 신 음식을 먹었을 때 얼굴이 찌푸려지는 것은 이 단계에서 일어난다. 이 단계에서 몸에 이로운 물질인지 해로운 물질인지 판단이 일어나고, 몸속에 섭취할 것인지 토할 것인지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맛의 기본적 선별과 반사적 반응은 연수를 포함한 뇌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대뇌에 장애가 있어도 맛의 반응은 일어난다.

1-2. 맛의 학습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호속핵에서 '짠맛'과 '감칠맛' 등의 맛 정보 등이 중계되어, '시상'을 거쳐 대뇌의 '1차 미각 영역'으로 맛 정보가 전달된다. '1차 미각 영역'에서는 맛의 강도와 질이 분석되고, '2차 미각 영역'으로 전달된다. '2차 미각 영역'에서는 시각과 촉각을 통한 음식의 독특한 맛이나 식감 등의 정보가 조합되어,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맛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한편, '편도체'에서는 먹고 있는 음식이 좋은가 싫은가라는 '감정 정보'가 판단된다. 그리고 '시상 하부'에서는 식욕을 담당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또 '해마'에서는 맛에 대한 기억이 형성된다. 그런데 '호속핵'에서 '싫은 맛'으로 분류되어도 '대뇌'에서 맛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사실 쓴맛과 신맛은 원래 '싫은 맛'으로 '독'이나 '부패물'이라는 신호다. 그런데 귤의 신맛과 커피의 쓴맛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맛들을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이 음식들이 안전하고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뇌가 학습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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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뢰(Taste Bud)

2-1. 맛에 민감한 부분

 혀의 맨 끝에서는 단맛을 느끼고, 옆면에서는 신맛, 혀뿌리 부근에서는 쓴맛을 느낀다고 설명하는 '미각 지도'를 본 적이 있는가? '미각 지도'에서는 혀의 옆면에 더 낮은 농도의 신맛 물질을 검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미각 지도'는 잘못된 것이다. 혀의 부위에 따른 맛 종류의 감수성에 대한 명확한 차는 없다.

 사실 우리의 혀는 기본적으로 어느 부분에서든 쓴맛, 신맛, 단맛, 짠맛의 차례로 민감하다. 쓴맛 물질을 느낄 수 있는 하한선은 신맛의 수십 분의 1 이하, 단맛 물질과 짠맛 물질의 수백 분의 1 이하이다. 다만, 맛을 느끼기 쉽다는 것 자체는 혀의 세부적인 부위에 따라 다르다. 왜냐하면 맛을 느끼는 '미뢰'조직은 혀 전체에 고르게 퍼져있는 것이 아니라 혀끝이나 혀뿌리, 옆면 뒤쪽의 가장자리 등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2-2. 혀 유두

 혀 위에 있는 '미뢰'는 40~70개의 세포의 집합체이다. 미뢰는 물질을 검출, 반응해 뉴런으로 신호를 보낸다. '미뢰'는 혀 유두'라는 돌기 모양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혀 유두'에는 '유곽 유두(Circumvallate Papilla)', '엽상 유두(Foliate Papillae)', '용상 유두(Fungiform Papilla)', '사상 유두(Filiform Papillae)' 4종이 있다.

 미뢰는 태아기 때 약 1만 개이지만, 성인이 되면서 6~7000개로 줄어든다. 성인의 미뢰 가운데 약 80%는 혀 위에 있고, 나머지는 목구멍이나 '연구개(입안 천장의 부드러운 부분)'에 있다. 그래서 혀에 선천적으로 미뢰가 없는 사람도 입천장에 있는 미뢰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미뢰의 감도는 10일 전후로 세포를 교체함으로써 유지된다. 세포를 교체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에는 '아연'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연'이 부족하면 세포를 교체하는 과정이 막혀 '미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1. 유곽 유두(Circumvallate Papilla): 혀뿌리 부근에는 10개 정도가 V자를 거꾸로 한 모양으로 '유곽 유두'가 늘어서 있다. 중앙에 부풀어 오른 원기둥의 부피는 약 2mm 정도이다. 그 주위에는 고랑을 사이에 두고 둘러싸고 있고, 성곽 같은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관 유두라고 한다. 유곽 유두 하나에 200개가 넘는 미뢰가 집중되어 있다. 고랑에 녹아든 적은 물질의 맛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2. 엽상 유두(Foliate Papillae): 혀의 옆쪽 가장자리에 뒤에는 '엽상 유'가 주름을 이루고 있다. 한 단면 당 10개 이상의 미뢰가 모여 있고, 서로 이웃한 엽상 유두 사이에는 고랑이 있다. 고랑 바닥에 있는 '애브너 샘'에서 나오는 분비액은 고랑에서 맛 물질을 씻어내고 새로운 맛을 빨리 느낄 수 있게 한다.
  3. 용상 유두(Fungiform Papilla): 혀끝에는 버섯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용상 유두'가 많다. 1개 유두당 3~4개의 미뢰가 윗면에 있다. 미뢰가 윗면에 있기 때문에 미뢰가 고랑에 있는 '유곽 유두'나 '엽상 유두'와는 달리 재빨리 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4. 사상 유두(Filiform Papillae): 사상 유두에는 미뢰가 없다. 사상유두는 혀의 윗면 전체에 무수히 있으며 다양한 질감을 실체이다. 핥을 때 도움이 된다.

3. 5종의 미각을 감지하는 세포

 미뢰에는 '5종의 미각(단맛, 감칠맛, 짠맛, 신맛, 쓴맛)'을 감지하는 세포가 모여 있다. 하나의 미뢰에는 다섯 가지 맛 중에서, 1종의 수용체만을 가지고 있다. 미각 세포가 맛 분자를 감지하면 전용 신경 섬유에 전달 물질을 보내 '단맛'이나 '짠맛' 등을 의미하는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그러면 다섯 가지 맛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감지하고 있을까?

 단맛, 감칠맛, 짠맛의 미각은 '영양분'이 되는 분자를 검출하는 역할을 한다. 단맛은 생물의 중요한 에너지원인 설탕 등의 분자를 검출한다. 감칠맛은 '글루타민산(Glutamic Acid)'과 '이노신산(Inosinic Acid)' 등의 분자를 검출한다. 이들 분자는 고기나 생선의 단백질 등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짠맛은 나트륨 이온을 감지한다. 우리의 몸은 일정량 이상의 미네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의 염분이 있는지를 감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맛과 쓴맛은 우리에게 해로운 분자를 검출하기 위해 경고 역할을 하는 감각이다.

 사람의 혀에는 약 5000개의 미뢰가 있다. '미뢰'는 '미각 세포'가 40~70개 모인 집합체이다. 그리고 미각 세포에는 'Ⅰ형 세포[암(暗) 세포]', 'Ⅱ형 세포[명(明) 세포]', 'Ⅲ형 세포[중간 세포)]'의 3종이 있다. Ⅱ형 세포는 '단맛'이나 '감질맛'이나 '쓴맛'을 감지한다. 'Ⅲ형 세포'는 신맛을 감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Ⅰ형 세포'는 미각 세포를 지지하는 지지 세포의 역할을 한다. 짠맛을 수용하는 세포는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Ⅲ형 세포'라는 가설이 있다. Ⅳ형 세포는 Ⅰ, Ⅱ, Ⅲ형 세포의 '전구 세포(특정 세포의 형태 및 기능을 갖추기 전 단계의 세포)'이다. 미뢰 안의 세포는 평균 수명이 약 10일로, 항상 새로운 세포로 바뀌고 있다.

미각 세포의 종류 특징
Ⅰ형 세포 (암 세포) 미각 세포를 유지하는 지지 세포의 기능을 한다.
Ⅱ형 세포 (명 세포) 단맛, 감칠맛, 쓴맛 중 하나의 수용체를 갖는다.
Ⅲ형 세포 (중간 세포) 신맛의 수용체를 갖는다.
Ⅳ형 세포 (기저 세포) Ⅰ, Ⅱ, Ⅲ형 세포의 전구 세포이다.

4. 수용체에서 음식물을 인식하는 과정

  1. 침 속으로 음식물 분자가 퍼져 나간다: 입속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침에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풀린다. 그 일부가 미뢰의 표면에 있는 '미공'으로 들어간다.
  2. 수용체에서 음식물을 인식: 미각 세포의 '미세 융모'에 있는 수용체에서 물질을 감지한다.
  3. 전달 물질이 방출되고 신경 섬유가 흥분한다: 미각 세포는 '전달 물질(ATP 등)'을 방출해 신경 섬유를 흥분시킨다. 각각의 미각 세포는 각각의 전용 미각 신경을 통해 뇌에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미뢰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Ⅲ형 세포는 전달 물질을 품은 소포체가 보이지만, Ⅰ형과 Ⅱ형의 세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 세포는 소포체가 아니라, 세포막에 묻혀 있는 채널을 통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달 물질을 미각 신경에 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4. 맛 정보가 연수에 전달된다: 미각 신경을 통해 연수의 '호속핵(Nucleus Tractus Solitarii)'에 전기 신호가 전달된다.

 그러면 수용체에서 음식물은 어떻게 인식하는 걸까? 미각 수용체가 미각 물질을 받으면, 그 정보가 미각 세포 내부에서 전기 신호로 바뀐다. 그 구조가 몇 가지인지 계속 밝혀지고 있다. 단맛·감칠맛·쓴맛의 미각 세포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구조는 수용체가 다르다는 점을 빼고는 공통이다. 최근 단맛과 감칠맛의 수용체로서, 2개의 단백질이 연결된 구조를 갖는 것이 발견되었다. 'T1R 패밀리'라는 단백질군 가운데, 단맛 수용체는 'T1R2'와 'T1R3', 감칠맛 수용체는 'T1R1'과 'T1R3'가 쌍을 이루고 있다. 쓴맛 수용체는 다른 4개의 미각보다도 다양한 형태의 분자를 감지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4개의 미각에는 1~2개의 수용체밖에 없는데 비해, 쓴맛에는 25종의 수용체가 있다. 그들은 'T2R패밀리(TSRs)'라는 단백질 군이다.

4-1. 단맛, 감칠맛, 쓴맛의 세포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메커니즘

  1. 수용체에 맛 분자가 결합한다.
  2. 수용체의 세포 안쪽으로 솟아 있는 부분이 변형되어 'G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3. 'G 단백질'이 '포스폴리파아제Cß2(PLCß2)'라는 효소를 활성화하여 전달물질 'IP3(이노시톨3인산)'가 만들어진다.
  4. IP3에 의해 세포 내의 '소포체'에 담겨 있는 '칼슘 이온(Ca2+)'이 방출되고, 이온 밸런스 변화로 인해 열린 이온 채널을 통해 세포 밖으로 '나트륨 이온(Na+)' 등의 양이온이 들어온다.
  5. 전기적 변화로 열린 다른 이온 채널을 통해 전달 물질인 ATP가 세포 밖으로 방출되고, 대응하는 신경 섬유를 활성화시켜 신호가 뇌에 전달한다.

4-2. 짠맛의 세포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메커니즘

 몇 가지가 있는 메커니즘 가운데, 수용체가 'ENaCs(아밀로라이드 감수성 상피형 나트륨 채널)'인 경우 예로 설명한다..

  1. '나트륨 이온(Na+)'이 이온 채널 ENaCs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와 전기 밸런스가 변한다.
  2. 세포의 다른 이온 채널이 열려, 나트륨 이온과 칼슘 이온이 들어온다.
  3. 전달 물질이 미각 세포 쪽으로 방출되어, 대응하는 신경 섬유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신호가 뇌에 전달된다. 전달 물질은 소포에 포함되어 있으며, 소포가 세포막과 융합해 파괴됨으로써 세포 밖으로 방출된다. (Ⅲ형 세포의 경우)

4-3. 신맛의 세포에서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메커니즘

 시큼한 맛은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있는 '수소 이온(H+)'에 의해 생긴다. 예컨대,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CH3COOH)'은 일부 분자가 '수소 이온(H+)'과 '아세트산 이온(CH3COO-)'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수소 이온(H+)'이 식초의 시큼한 맛을 만들어 낸다. 입속에 들어온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있는 '수소 이온'이 미뢰에 있는 신맛을 느끼는 미각 세포에 달라붙으면, 수소 이온이 달라붙은 것을 알리는 전달 물질이 신경 세포를 향해 분비된다. 그리고 전기적인 자극이 뇌의 신경으로 전해셔 뇌가 '시큼하다'라고 느끼는 것이다.

 몇 가지가 있는 메커니즘 가운데, 수용체가 'ASICs(산에 의해 열린 양이온 채널)'인 경우로 예로 설명한다. 그 밖에 H+가 떨어질 때 열린 이온 채널 'PKD2LI'도 수용체 후보로 생각된다.

  1. '수소 이온(H+)'이 이온 채널 ASICs에 결합하면 채널이 열려, 양이온이 세포 내로 들어와 전기 밸런스가 변한다. 몇 가지가 있는 메커니즘 가운데, 수용체가 'ASICs(산에 의해 열린 양이온 채널)'인 경우로 예로 설명함. 그 밖에 H+가 떨어질 때 열린 이온 채널(PKD2LI)도 수용체 후보로 생각된다.
  2. 세포의 다른 이온 채널이 열려, 나트륨 이온과 칼슘 이온이 들어온다.
  3. 전달 물질이 미각 세포 쪽으로 방출되어, 대응하는 신경 섬유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신호가 뇌에 전달된다. 전달 물질은 소포에 포함되어 있으며, 소포가 세포막과 융합해 파괴됨으로써 세포 밖으로 방출된다.

5. 해로운 것이 신맛이나 쓴맛을 가진 이유

 그러면 해로운 것이 신맛이나 쓴맛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이 썩으면 강한 신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의 분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맛이 강한 것을 먹는 것은 썩은 것을 먹는 위험을 저지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연계에는 식물에 포함된 '알칼로이드(Alkaloids)' 등의 다양한 독 분자가 있다. 쓴맛을 느끼는 세포는 독 분자의 검출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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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각의 신비

6-1. 미맹

 맛을 느끼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브로콜리 등의 야채를 먹을 때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과 '쓴맛을 별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후자의 살마들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미각에 문제가 있는 '미각 장애'는 아니다. 이 현상을 '미맹(Taste Blindness)'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맛을 느끼는 방식이 다른 이유는 수용체의 유전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수용체를 가진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야채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이러한 차이는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6-2. 온도와 미각 세포

 아이스크림은 얼어있을 때 먹을 때보다 녹아 있을 때 먹으면 훨씬 달게 느껴진다. 또 뜨거운 수프가 식었을 떄보다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따.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맛 정보를 전하는 단백질인 효소가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서 더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만약 미각 세포가 고온이나 저온이 되면, 효소의 작용이 일시적으로 약해져 맛을 감지하는 기능이 둔해진다. 하지만 다시 상온이 되면, 미각 세포의 효소의 작용이 강해져 맛이 진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6-3. 맛있음과 관련된 맛 이외의 요소

 우리는 다섯 가지의 기본적인 미각에 의해서만 맛있음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음식물을 맛볼 때는 미각 외에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감기에 걸리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식사를 하면 맛이 달라졌거나 맛이 알 수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미각이 둔해진 것이 아니라 후각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험 삼아 코를 막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아무거나 꺼내 먹어 보면 상당히 단순한 맛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맛을 느낄 때 후각의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매운 것도 맛있음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이지만 사실 매운맛은 미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매운맛은 통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3차 신경은 다른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한다. 시각적인 효과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아무리 맛있는 김치찌개라도 하늘색이라면 먹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과거 인간의 조상이 쥐와 같은 모습이였을 당시에는, 주로 후각과 미각을 통해 독을 판별했다. 하지만 현재 인간은 후각과 미각 외에 '먹어본 적이 있는지', '독이 있는 것과 닮았는지' 등의 기억을 통해서도 '안전'과 '영양의 효율'을 판정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쓴맛이어도 '맛있다'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각 세포 내의 반응에서 뇌까지의 정보처리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6-4. 소장, 췌장의 '미각 수용체'

 최근에는 미각의 수용체가 소장, 췌장에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장, 췌장에 왜 미각 수용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예컨대 단맛의 수용체가 당의 센서로 작용해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의 병에 관여할 수도 있다. 후각 수용체도 '전립샘(남성의 생식 기관중 하나)' 등의 후각 상피 세포 외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들 수용체가 이런 곳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