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살고 있다. 소리는 귀로 포착되어 뇌에서 지각된다. 귀는 소리를 들을 뿐만 아니라 머리의 움직임이나 기울기 등의 '평형감각'도 담당한다. 귀는 '청각'과 '평형 감각'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0. 목차
- 소리(Sound)
- 귀의 구조
- 소리의 증폭
- 소리 자극은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 청각 신호를 뇌에 전송하기
- 평형 감각
- '평형 감각'을 뇌에 전송하기
1. 소리(Sound)
우리가 귀로 듣는 것은 소리이다. 그러면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소리를 내는 물체는 진동하는데, 이 진동이 공기 중으로 전해지는 현상을 '소리(Sound)'라고 한다. 예컨대, 드럼과 같은 악기의 표면은 진동해서 소리를 낸다. 스피커 내부에도 소리를 내기 위해 진동하는 부품이 들어있다. 그러면 '소리의 크기', '솔리의 높낮이', '음색(Tone Color)'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 소리의 크기: 소리의 크기는 진동의 크기에 비례한다. 만약 드럼의 스네어를 약하게 치면 작은 진동밖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소리도 작아진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의 크기를 이해해 보자. 스피커의 표면에는 진동판이 있다. 이 진동판은 앞으로 뒤로 움직이면서 공기 중에 소리를 만들어 낸다. 진동판이 앞으로 움직이면 공기 중의 분자가 압축되어 밀도가 높은 곳이 생기고, 반대로 진동판이 뒤로 움직이면 밀도가 낮은 곳이 생긴다. 이렇게 공기의 압축과 팽창이 반복되면, 공기의 밀도 차이가 생겨 이것이 파동(음파)으로서 공간에 퍼져나간다.
- 소리의 높낮이: 그러면 소리의 높낮이는 어떻게 결정될까? 드럼의 스네어를 치는 강도를 바꾸어 봐도 소리의 높이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소리가 전해질 때 분자의 밀도가 높은 영역과 낮은 영역이 생기는데, 이때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는 분자의 밀도가 높은 영역의 간격이 서로 다르다. 높은 소리가 나올 때는 파장이 짧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 차이가 반복되는 횟수가 많다. 즉 진동수가 높다. 반대로 낮은 소리가 나올 때는 파장이 길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 차이가 반복되는 횟수가 적어, 진동수가 적다. 그래서 음의 높이는 1초에 공기가 진동하는 횟수인 'Hz(헤르츠)'라는 단위로 표현한다.
- 음색(Tone Color): 같은 높이의 소리들도 음색이 다를 수가 있다. 이는 신호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파동의 생김새 즉, '파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아노의 440Hz와 클라리넷의 440Hz는 '파형'이 다르다.
1-1. 초음파(Ultrasonics Wave)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약 20Hz에서 20000Hz까지의 진동수다. 이보다 진동수가 높은 소리를 '초음파(Ultrasonics Wave)'라고 하고, 이보다 진동수가 낮은 소리를 '초저주파(Infrasonics)'라고 한다. 그런데 자연계에는 '초음파'나 '초저주파'를 듣는 생물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박쥐와 돌고래다.
- ex)박쥐: 박쥐는 목에서 자신의 목에서 초음파를 낸다. 그리고 이 초음파가 먹이나 장애물에 부딪치면 반사되어 메아리친다. 박쥐는 자신이 낸 초음파와 메아리를 비교하여 장애물까지의 거리, 방향, 크기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목에 있는 1쌍의 성대 주름의 주변부에는 1/100mm 정도의 얇은 막이 있는데, 이 막은 두텁고 강한 근육에 의해 늘어나 있다, 이 막의 진동에 의해 막 사이에 들어온 공기가 진동해 초음파를 낸다. 박쥐는 장애물이 움직이는 경우에도 '도플러 효과'로 그 움직임과 그 속도를 알 수 있다. '도플러 효과'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설명한다.
- ex)돌고래: 돌고래는 40000~150000 Hz의 진동수의 초음파를 낸다. 돌고래는 '비성문'으로부터 앞쪽의 '메론'이라는 지방 조직을 지나 주위로 방출된다. 이 '메론'이라고 불리는 부분을 통과할 때 초음파 다발의 폭과 방향이 조절된다. 돌고래는 반사되어 돌아오는 초음파 정보를 통해 주위의 상황을 알 수 있다. 반사되어 온 소리는 아래턱 뒤쪽의 매우 얇은 부위의 안쪽에 있는 음향 지방 조직을 통과해 '내이'로 전달된다. 초음파는 주위의 상황을 파악하는 용도뿐만 아니라, 먹이를 발견했을 때 대상을 기절시키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돌고래는 몸을 숨기고 있는 먹이를 발견하면 강한 초음파를 내서 기절시킨다.
1-2. 음속(Speed of Sound)
그러면 우리는 음원까지의 거리를 어떻게 하면 측정할 수 있을까? 빛과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의 차이를 측정하면 음원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음파는 1기압 20℃의 환경에서 초속 340m의 속도로 전달되며, 빛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 km이다.
1기압 20℃의 조건을 가진 환경에서 번개가 쳤다고 가정해보자. 번개에서 발생한 빛은 거의 즉시 도착하겠지만, 소리는 빛이 발생한 후 늦게 오기 때문에, 번개가 보이고 나서 소리가 들리기까지는 시간차가 생긴다. 예를 들어 번개가 보이고 3초 후에 소리가 들렸다면 340m×3초=1020m(약 1km)이므로, 번개까지의 거리는 약 1km라고 생각할 수 있다. 번개의 빛과 소리가 거의 동시에 났다면 바로 근처에 번개가 떨어진 것이다.
소리는 공기뿐만 아니라 액체나 고체 속에서도 전달된다. 다만 '음속(Speed of Sound)'은 전달되는 물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물속에서는 소리의 속도가 공기 중의 4배 이상인 약 1500m로 전달되고, '철(Fe)'의 내부에서 전달될 때는 약 6000m로 전달된다. 기본적으로 기체보다 액체에서, 액체보다 고체에서 음속이 빠르다. 소리라는 것은 원자나 분자의 진동이 전달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입자끼리 강한 힘으로 연결된 물질일수록 음속이 빨라지는 것이다.
1-3.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란 멀어지는 곳에서 오는 빛의 파장은 길어지고 가까워지는 곳에서 오는 빛의 파장은 짧아지는 효과를 말한다. 나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는 '도플러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지면 소리가 높게 들리고, 반대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멀어지면 소리가 낮은 음이 들린다. 이는 가까이 오는 구급차에서 나오는 파동은 마루와 마루의 간격이 짧아져 짧은 파장(진동수 높음)이 되고, 멀어지는 구급차에서 나오는 파동은 마루와 마루의 간격이 넓어져 긴 파장(진동수 낮음)이 되기 때문이다. 높은 소리(진동수 높음)가 파장이 짧은 소리이고, 낮은 소리(진동수 낮음)가 파장이 긴 소리이다.
2. 귀의 구조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로 구분한다. 외이는 고막보다 바깥쪽 부분이고, 중이는 고막의 안쪽 부분, 내이는 두개골 속에 뚫린 복잡한 동굴 같은 부분이다. 소리는 외이에서 중이를 통해 내이에 이르고, 그곳에 있는 '털'이난 특수한 세포인 '유모 세포'에 포착된다. 그리고 내이에 있는 다른 기관에서는 역시 '유모 세포'가 머리의 움직임이나 기울기 등의 '평형 감각'을 포착한다. '평형 감각'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포착된 소리와 '평형 감각'에 관련된 정보는 뇌로 들어가 뇌로 들어가 지각되고 분석된다.
'중이'에 있는 '유스타키오관(귀 인두관)'은 목구멍 안쪽 상부와 연결되어 있어, 중이의 공기압을 조절하고 중이의 공기를 교체하는 역할을 한다.
3. 소리의 증폭
'소리(공기의 진동)'은 외이의 귓바퀴로 모인 후 외이도를 통해 '고막'을 진동 시킨다. 고막의 안쪽에는 '망치뼈'가 연결되어 있고, '망치뼈'는 '모루뼈'에, '모루뼈'는 '등자뼈'에 닿아있다. 등자뼈의 바닥은 '내이'의 '전정창'이라는 구멍에 끼워져 있어, 등자뼈가 진동하면 '내이'로 전해진다.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를 합쳐 '귓속뼈'라고 부른다.
진동이 이처럼 복잡한 경로를 거쳐 전달되는 이유는 이 3개의 뼈가 진동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망치뼈와 모루뼈는 고막의 진동을 약 1.3배 증폭시키고, 등자뼈는 고막의 진동을 약 17배 증폭시킨다. 결과적으로, 귓속뼈는 고막의 진동을 약 1.3X17=22.1배 증폭시킨다. 만약 귓속뼈가 없다면, 사람은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내이(Inner ear)'는 '골미로(Bony labyrinth)' 속에 '막미로(Membranous labyrinth)'가 들어있는 구조이다. '골미로'는 '외림프(Perilymph)'라는 액채로 채워져 있으며, '막미로'는 '내림프(Endolymph)'로 채워져있다. 등자뼈가 진동하면 신호는 '골미로'의 '외림프'에 전달되고, '외림프'에 전달된 진동은 '와우(蝸牛)'라는 나선 모양의 통로를 지나게 된다. 진동이 '와우'의 꼭대기로 향하는 경로를 '전정계'라고 하고, 꼭대기에서 바닥으로 향하는 통로를 '고실계'라고 한다. 또 '와우' 속에는 진동이 지나는 '전정계'와 '고실계'와는 별도로 '달팽이관'이라는 관이 있다.
4. 소리 자극은 전기 신호로 변환된다.
와우의 단면을 보면, '달팽이관'은 '전정계'와 '고실계' 사이에 끼워져 있다. '전정계'가 3층이이고 '고실계'가 1층이라면, '달팽이관'은 그 사이인 2층에 끼워져 있다. 진동이 고실계를 지나면, 진동이 달팽이관의 바닥에 있는 '바닥판'에 전해진다. 이것은 마치 1층의 진동이 1층 바닥에 전해지는 것과 같다.
달팽이관의 바닥판 위에는 '코르티 기관'이라는 장치가 있고 '코르티 기관'의 상부에는 '감각모'라는 '털'이 나있는 '유모 세포'가 늘어서 있다. '달팽이관'의 '바닥판'이 진동하면 '코르티 기관'이 위아래로 진동하면, 유모세포의 감각모와 '덮개막'이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서 '감각모'가 기울어진다. 그러면 감각모의 맨 끝부분에 있는 '이온 채널(ion channel)'이 열려, 내림프의 칼륨이온이 유모세포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러한 칼륨 이온의 유입이 전기 신호로 변해 뇌로 전달되어 청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4-1. 바닥판과 주파수
달팽이관의 바닥판은 와우의 바닥일수록 폭이 좁고 딱딱하고, 반대로 와우의 꼭대기 쪽일수록 폭이 넓고 부드럽다. 때문에 와우의 바닥 부근은 높은 주파수에 진동하며, 꼭대기 부근은 낮은 주파수에 진동한다. 사람이 20~20000Hz까지 들을 수 있는 것은 소리의 주파수별로 진동하는 바닥판이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와우'는 왜 나선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 와우가 왜 나선 모양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와우가 나선 모양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음의 높이를 구분할 수 있다. 실제로 조류의 와우는 나선 모양이 아니라 바나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도 추측을 해보자면, 더 넓은 주파수의 음을 포착하기 위해 '바닥판'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바닥판을 제한된 공간에 채워 넣기 위해 말린 것이라고 생각된다.
5. 청각 신호를 뇌에 전송하기
소리의 진동을 감지해 '유모 세포'에 세포에 칼륨 이온이 흘러들어오면, 전기적인 신호를 '와우 신경'에 전달한다. '와우 신경'은 '연수'에 연결되어 있어, '와우신경'은 '연수'의 '와우 신경핵'에 신호를 전달한다. '와우 신경핵'에 전달된 신호는 다시 다른 신경세포에 의해 '뇌교'를 경유해 '중뇌'까지 전해진다. 그리고 청각 신호는 최종적으로 대뇌 피질의 '1차 청각 영역'에 전해진다.
- 와우 신경: 와우에서 출발한 이 뉴런은 연수의 연수의 신경핵에 시냅스를 만들어 다음 뉴런에 접속한다.
- 와우 신경핵: '연수 상부'의 와우 신경핵에 전달된 신호의 대부분은 '상올리브핵'에 전달되고, 그 후 신호는 '뇌교'에 전달된다.
- 뇌교: 뇌교에는 두 종류의 '신경핵'이 있다. 여기서는 양쪽 귀에 이른 소리의 '시간 차'와 '크기의 차'를 계산하여 음원의 위치나 거리를 측정한다.
- 중뇌: 중뇌의 신경핵에서는 뇌교에서 온 정보와 와우 신경에서 온 정보가 모여 음원의 위치와 음의 성질에 대한 정보 처리가 이루어진다.
- 1차 청각 영역: 중뇌를 거친 신호는 '시상'의 '내측 슬상체'를 거쳐 '1차 청각 영역'에 전해진다. 1차 청각 영역에는 같은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이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으며, 피질에 대해 세로 방향으로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들이 모여 기둥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뉴런이 특정 주파수의 높고 낮은 순서로, 그리고 공간적으로도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을 '토노토피(tonotopy)'라고 한다.
6. 평형 감각
사람의 귀는 청각 정보만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평형 감각(머리의 가속 운동과 기울기 그리고 회전 감각)'도 포착한다. 머리의 내이에 있는 '막미로'의 '난형낭'과 '구형낭'에 있는 '유모 세포'는 머리의 가속 운동과 기울기를 감지하고 머리의 회전 운동을 감지하는 것은 '내이'의 '반고리관'에 있는 '유모 세포'이다.
6-1. 가속운동과 기울기
'난형낭'의 '유모 세포'는 수평방향으로 분포해 주로 수평 방향의 가속 운동을 포착한다. 한편, '구형낭'의 '유모 세포'는 수직 방향으로 분포해 주로 수직 방향의 가속 운동을 포착한다. ;예컨대, 자동차를 타고 있을 때 머리가 수평 방향으로 가속운동을 하면 '난형낭'의 '유모 세포'는 머리와 함께 움직인다. 하지만 이석(평형 모래)를 얹은 젤라틴(젤리 상태의 물질)은 '관성의 법칙' 때문에 같은 곳에 머물려고 하기 때문에 동시에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 결과 유모 세포는 젤리 상태의 물질에 의해 기울어지게 된다. 난형낭과 구형낭의 유모 세포는 기울기도 감지한다. 머리가 기울어지면, 젤리 상태의 물질이 움직여, 유모 세포의 감각모가 기울어진다.
이렇게 '난형낭'의 '유모 세포'의 '감각모'가 기울어지면 감각모의 채널이 열리고 '칼륨 이온'이 유모 세포로 흘러든다. 이후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되어 뇌에 전달되면 가속 운동과 기울기를 느끼게 된다.
6-2. 회전 운동
'회전 운동'은 내이의 '반고리관'에 있는 유모 세포가 포착한다. 반고리관은 반원 모양을 한 관으로 '전반고리관, '후반고리관', '수반고리관'의 3개가 있다. 이 3개의 반고리고나은 서로 직각으로 위치해있기 때문에 머리가 어떤 각도로 회전해도 회전운동을 감지할 수 있다. 이 3개의 반고리관을 '세반고리관'이라고 한다.
3개의 반고리관의 근원에는 '팽대부'라는 부푼 기관이 있고, '반고리관'의 '유모 세포'가 있는 곳은 '팽대부'의 '막미로'이다. 반고리관의 유모 세포는 팽대부의 막미로를 가로지르는 '팽대능선'이라는 부분의 표면에 늘어서 있다. '유모 세포'의 '감각모'는 젤리 상태의 물질에 파묻혀 있으며, 젤리 상태 물질의 높이는 '막미로'의 천정까지다.
머리가 '회전 운동'을 하면 반고리관의 유모 세포는 머리와 함께 움직인다. 하지만 이에 비해 막미로를 가득 채운 내림프액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같은 곳에 머물려고 하기 때문에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젤리 상태의 물질은 내림프액의 저항을 받아 기울어지고 유모 세포의 감각모를 기울어지게 한다. 유모 세포의 감각모가 기울어지면 채널이 열리면서 칼륨 이온이 유모 세포로 흘러들어가 전기적인 신호가 생기고, 전기적인 신호는 뇌로 전해져 '회전 운동'이 느껴진다.
6-2-1. 회전을 멈춰도 어지러움이 계속되는 이유
제자리에 서서 10바퀴 정도 회전하고 나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회전 운동을 멈춰도, 어지러움은 계속된다. 왜 그럴까? 반고리관의 유모 세포가 멈추는 것과는 달리, 내림프는 관성에 의해 계속 움직이게 된다. 그러면 젤리 상태의 물질이 내림프의 움직임에 대응해 회전하고 있을 때의 반대쪽으로 기울어지므로, 감각모도 반대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래서 회전을 멈추면 회전하고 있을 때와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 운동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어지러움을 느끼는 원인 중 하나이다.
어지러움을 느끼는 또 하나의 원인은 안구의 움직임에 있다. '반고리관'이 회전 운동을 감지하면, 안구는 무의식에 의해 회전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회전 운동을 멈추어도 이 움직임이 계속되는데, 이것이 어지러움을 느끼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7. '평형 감각'을 뇌에 전송하기
낭형낭과 구형낭, 반고리관 팽대부의 유모 세포에 칼륨 이온이 유입되 전기적인 신호가 발생되면, 이 신호를 '전정 신경'에 전달한다. 그리고 '전정 신경'은 '전정 신경핵'과 '소뇌'에 전달한다. 전정신경핵에 전달된 신호는 안구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복수의 신경핵과 머리와 근육과 몸을 지탱하는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척수'에 전달한다. 전정신경핵에서 나온 신호는 대뇌 피질에 전해져 평형 감각을 일으키는데, 이 경로는 아직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
우리가 갑자기 넘어질 뻔할 때 순식간에 쓰러지지 않게 되는 이유는 '전정 신경'에서 온 신호가 대뇌를 거치지 않고 반사 작용으로 근육에 보내져 순식간에 근육이 움직여 주기 때문이다. 한편, 전정 신경이 과도하게 자극을 받거나, 평형 감각 정보와 시각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뇌에 혼란이 올 경우 '멀미'를 하게 된다. 멀미 예방약에는 평형 감각과 시각의 불일치에 의한 뇌의 혼란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