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원자력 발전

SURPRISER - Tistory 2021. 8. 7. 07:41

0. 목차

  1. 핵분열의 발견
  2. 원자력 발전 상황
  3. 원자력 발전소
  4. 원자력 발전의 전체 모습
  5. 원자력 발전의 메커니즘
  6. 사용이 끝난 연료 처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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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분열의 발견

 1938년, 독일의 화학자 '오토 한(Otto Hahn, 1897~1968)'은 실험 결과의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오토 한'과 그의 연구 파트너 '리제 마이트너(Lise Meitner, 1878~1968)'의 목표는 자연계 최대의 원자핵인 우라늄 원자핵에 중성자를 발사해 더욱 큰 원자핵을 합성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원자핵을 발사해도 큰 원자핵이 합성되기는커녕 반대로 작은 원자핵들이 나타났다.

 '오토 한'은 물리학자인 '리제 마이트너'에게 편지를 보내 의견을 구했다. 당시 유대인이었던 마이트너는 이 해에 독일에서 쫓겨나 스웨덴에 머물고 있었다. 마이트너는 다음과 같이 추리했다. '중성자를 흡수한 다음 우라늄 원자핵은 그 크기를 견디지 못하고, 더욱 작은 원자핵으로 분열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추리에는 난점이 있었다. 원자핵을 깨고 그 파편을 떼어놓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에서 공급되고 있는지를 설명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때 '리제 마이트너'의 머리속에 떠오른 것이 바로 E=mc2이었다. '우라늄 원자핵'이 분열하면 질량의 약 0.1%가 상실된다. 그것이E=mc2에 의해 에너지로 바뀌고, 깨진 원자핵의 파편을 튕겨내는 운동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모두 맞았다. 이리하여 원자핵에 갇혀 있던 에너지를 해방하는 구체적인 수단인 '핵분열(Nuclear Division)'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인류는 이 새로운 에너지를 '원자 폭탄'이라는 무기에 가장 먼저 응용하였다.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 1904~1967)'가 이끄는 계획이 성공하고 1945년 8월, 겨우 1g 정도의 질량에서 나온 엄청난 에너지가 일본의 '히로시마(Hiroshima)'와 '나가사키(Nagasaki)'의 거리를 한순간에 불태워버렸다. 이 에너지가 '원자력 발전'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951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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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자력 발전 상황

 2021년 7월 15일 기준, 전 세계에 발전 가능한 '원자로'는 444기 있다. 그리고 2021년 기준, 세계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약 10%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2-1. 전 세계 국가별 원전 운영 현황

 아래의 표는 전 세계 국가별 원전 운영 현황이다. 2021년 7월 15일 기준 자료이며, 운전 중·건설 중인 원전은 IAEA PRIS를 참조하였다.

국가명 운전 건설 정지
미국 93 2 40
프랑스 56 1 14
중국 51 13 0
러시아 38 3 9
일본 33 2 27
대한민국 24 4 2
인도 23 6 0
캐나다 19 0 6
영국 15 2 30
우크라이나 15 2 4
벨기에 7 0 1
스페인 7 0 3
독일 6 0 30
스웨덴 6 0 7
체코 공화국 6 0 0
파키스탄 6 1 0
대만 4 0 2
스위스 4 0 2
슬로바키아 4 2 3
핀란드 4 1 0
헝가리 4 0 0
아르헨티나 3 1 0
남아프리카공화국 2 0 0
루마니아 2 0 0
멕시코 2 0 0
불가리아 2 0 4
브라질 2 1 0
네덜란드 1 0 1
벨라루스 1 1 0
슬로바니아 1 0 0
아랍에미리트 1 3 0
아르메니아 1 0 1
이란 1 1 0
리투아니아 0 0 2
방글라데시 0 2 0
이탈리아 0 0 4
카자흐스탄 0 0 1
터키 0 3 0
38개국 합계 444 51 193

2-2. 한국의 원자력 발전 비중

 한국의 경우, 필요한 전력을 주로 화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으로 만들어 왔다. 하지만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에 의한 발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 발전'은 온난화 대책 측면에서도 주목받게 되었다.

 현재 한국의 '원자력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약 30% 정도이다. 앞으로도 전력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도 많이 있다.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소의 운용이나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로써 계속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는 문제는, 세계 공통의 과제가 되었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 비중

3. 원자력 발전소

3-1. 화력 발전 vs 원자력 발전

 화력 발전소에서는 석탄이나 석유를 태워서 물을 끓여, 거기에서 나오는 증기의 힘으로 발전기에 연결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원자력 발전도 증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화력 발전과 같다.

 그러면 원자력 발전과 화력 발전은 무엇이 다를까? 원자력 발전에서는 물을 가열하기 위한 '열원(heat source)'이 되는 원료가 '우라늄(uranium, 원자번호 92번)'이라는 물질이다.

3-2. 핵분열

 '핵분열(Nuclear Division)'이란 어떤 원자가 부서져 다른 원자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때 막대한 열이 생기는데, 원자력 발전에서는 '원자로'라 불리는 용기 안에서 '우라늄(원자 번호 92번)''을 핵분열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그때 생기는 열로 물을 끌여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핵분열에 의한 발전은 연료가 매우 적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100만 kW의 발전 능력을 갖춘 발전소를 1년 동안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료는 석유로는 155만 t인데, 우라늄으로는 겨우 21t 정도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량과 비교해 보면, 우라늄 연료 1g으로 일반 가정 1세대가 사용하는 전기의 약 1개월분을 만들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의 또 다른 장점은, 연료를 연소시키지 않으므로 발전할 때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 탄소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에는 큰 단점이 있다. 바로 '방사성 물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안전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큰 지진이나 어떤 이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자동적으로 원자로의 가동을 중지시키고 냉각시킨다. 그리고 다시 방사성 물질을 가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이러한 '다중 방호'와 안전 설계가 이루어진다.

Doel Nuclear Power Station

3-2-1. 5중 방벽

 원자력 발전소라고 하면 웅장한 5중 방호벽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방사성 물질을 가두는 데는 다음과 같은 '5중 방벽'이 사용된다. 5중 방벽을 사용하면, 사고가 일어나도 이들에 의해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

  1. 우라늄 연료를 구워서 고체로 만든 '연료 펠릿(fuel pellet)'
  2. 그것을 밀폐하는 금속의 '피복관'
  3. 연료를 넣어두는 두께 16cm의 강철제 '압력 용기'
  4. 압력 용기를 넣어 두는 '격납 용기'
  5. 그들을 덮어 두는 두께 2m의 철큰 콘크리트제의 '원자로 건물'

 하지만 이런 치밀한 방호벽에도 불구하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이러한 벽의 대부분이 손상되어, 후쿠시마 원전의 미증유의 원자력 재해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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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자력 발전의 전체 모습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 쓰이는 금속 원소 '우라늄'에는 '동위 원소(원자핵 속의 중성자 수가 조금씩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동위 원소에 따라 핵분열을 하기 쉬운 정도가 다르다. 예컨대 '우라늄235(양성자 92개, 중성자 143개)'는 핵분열하기 쉽지만, '우라늄 238(양성자 92개, 중성자 146개)은 핵분열하기 어렵다.

4-1. 우라늄 채굴

 '천연 우라늄' 중에는 대부분 핵분열하지 않는 238이 99%를 차지하며, 핵분열하기 쉬운 우라늄 235는 약 0.7%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에서 사용하는 우라늄 연료에서는 우라늄 235의 비율이 3~5%가 되도록 천연 우라늄을 농축한다.

  1. 우라늄(Uranium): '우라늄'은 1789년에 발견된 금속 원소 중 하나로, 명칭은 '천왕성(Uranus)'에서 유래한다. 우라늄은 산화물로 암석 내부 등에 자연 히 널리 존재하는데, 그 상태에서는 자외선을 쬐면 초록색으로 발광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은 우라늄 광석의 감정이나 '광상(유용한 광물이 땅속에 많이 묻혀 있는 부분)'의 탐사 등에 이용된다. 우라늄은 바닷물 중에도 포함되어 있어, 이것을 자원으로 회수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2. 천연 우라늄(Natural Uranium): '천연 우라늄'은 산소와 결합한 화합물의 상태로 암석 중에 존재하며, 천연 우라늄을 많이 포함한 '우라늄 광석'은 전 세계의 우라늄 광석에서 채굴되고 있다. IAEA에서 추정된 자료에 따르면, 지구 전체에 매장되어 있는 우라늄의 양은 인류가 100년 이상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4-2. 핵연료 제조 공정

 우라늄 광석은 우선 화학적으로 처리되어 '옐로케이크(Yellowcake)'라 불리는 노란 분말인 '중우리우라늄산염'으로 가공된다. 우라늄에는 핵분열 시키기 쉬운 '우라늄 235'와 핵분열 시키기 어려운 '우라늄 238'이 있다. 천연 우라늄은 핵분열 시키기 쉬운 '우라늄 235'가 포함된 비율이 낮다. 그래서 '우라늄 235'의 비율을 높이는 '우라늄 농축(Uranium Enrichment)'이라는 작업을 하게 된다.

 농축된 우라늄은 지름과 높이 약 1cm, 무게 약 6g의 원통형 덩어리로 성형되어 단단하게 구워지는데, 이것은 핵연료의 본체로 '연료 펠릿(Fuel Pellet)' 혹은 '우라늄 펠릿(Uranium pellet)'이라고 불린다. '연료 펠릿'은 핵분열로 생긴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잘 새나가지 않도록 되어 있다. '연료 펠릿'은 '피복관'이라 불리는 길이 약 4m의 '지르코늄 합금'으로 된 금속관에 약 350개 정도가 끼워져 '연료봉(fuel rod)'이 된다. 다시 60~260개 정도의 연료봉이 모이면 '연료 집합체(Fuel Assembly)'가 된다. 이것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게 된다.

4-3. 핵연료 재처리

 원자로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3~4년마다 새로운 것으로 교환된다.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이 끝난 연료'는 폐기물로 그대로 지하에 묻는 '원스 스루(once through)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이 끝난 연료를 '재처리'해서 다시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사용이 끝난 핵연료에서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이나, 원자로에서 태우는 동안 생긴 '플루토늄' 등을 꺼내어 핵연료로 재가공하는 것이다. 이를 '핵연료 재처리(nuclear reprocessing)'라고 한다. 사재 처리를 하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가 1/20, 발열량은 1/100, 방사성 독성은 1/1000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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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원자력 발전의 자세한 메커니즘

5-1. 우라늄 연료 만들기

 천연 우라늄 그대로는 핵연료로 쓰지 못한다. 왜냐하면 천연 우라늄 중 99% 이상이 핵분열 시키기 어려운 '우라늄 238'이고, 핵분열 시키기 쉬운 '우라늄 235'는 약 0.7%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연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천연 우라늄을 '농축'해 우라늄 235'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우라늄 235'는 '우라늄 238'보다 약간 가볍다. '천연 우라늄'의 '농축'에는 이 무게의 차이가 이용된다. 기체로 한 우라늄(육플루오린화우라늄)을 원심 분리기라는 용기 안에서 회전시키면, 우라늄 원자에 '원심력(원운동을 하는 물체나 입자가 원의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힘)'이 작용한다. 그런데 '우라늄 238'이 '우라늄 235'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원심력은 '우라늄 238'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 즉, 무거운 우라늄은 원심 분리기 측면의 벽으로 밀려나게 되고, 그 부분에는 우라늄 238이 많이 포함된다. 반대로 원심 분리기의 중심에 가까운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우라늄 235'가 많이 포함된다.

 우라늄 235가 진해진 부분을 모아 다음 원심 분리기로 옮기고, 거기에서도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그러면 우라늄 235를 더욱 진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을 계속 반복하면, 우라늄 235의 비율을 점점 높일 수 있다. '우라늄 235'의 비율이 3~5%가 될 때까지 우라늄 농축을 반복한다. 참고로 우라늄 235 농도가 거의 100%로 농축된 것은 '원자 폭탄'으로 쓴다. 단, 요즘은 우라늄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고, 핵무기에서 플루토늄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5-2. 핵분열 연쇄 반응

 우라늄 원료는 화력 발전에서와같이 실제로 불타는 것은 아니다. '탄다(연소)'라는 것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격렬하게 열이나 빛을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에서는 이처럼 연료를 태우는 것은 아니라, 원자의 '핵분열'이라는 현상을 통해 열을 방출시키는 것이다.

 우라늄 235의 원자핵은 중성자를 흡수하면 불안정해진다. 그러면 원자핵은 대개의 경우 2~3개의 원자핵으로 분열한다. 그리고 이때 막대한 열도 발생한다. '우라늄 235의 핵분열'에서는 중성자도 튀어나오는데, 이 중성자는 다른 우라늄 235에 흡수되어 다음 핵분열을 일으킨다. 즉, 중성자를 흡수하면 우라늄 235는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렇게 해서 거기서 생긴 중성자가 다시 다음의 핵분열을 일으키는 '연쇄 반응'이 계속 일어난다. 우라늄 235 핵분열 때 튀어나오는 중성자는 2~3개이므로, 그것이 모두 핵분열을 일으키면 핵분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핵분열에서 생긴 중성자의 대부분이 핵연료 이외의 물질에 흡수되어, 다음 우라늄 235의 핵분열을 일으키지 못하면 연쇄 반응은 중단된다.

 원자로에서는 그 안의 중성자 수를 조정해, 하나의 '우라늄 235'의 핵분열이 다음 우라늄 235'의 핵분열 하나를 일으키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은 '핵분열 연쇄 반응 상태'를 '임계(Critical)'라고 부른다. 한편, 하나의 핵분열이 다음 핵분열을 하나 이상 일으키는 경우, 핵분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런 상태를 '초임계'라고 부른다. 이 경우 지나치게 열이 발생하는 등의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의 핵분열이 다음 핵분열을 하나 미만으로 일으키는 경우, 최종적으로는 반응이 멈추는데, 이런 상태를 '임계 미만'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최초의 중성자는 어떻게 생길까? 사실 연료 집합체 사이에 '베릴륨 9'나 '캘리포늄 252' 등 중성자를 방출하는 물질을 넣어둔다. 그것들이 내보내는 중성자가 핵분열의 연쇄를 시작하는 최초의 중성자가 된다.

 핵분열이 일어나면, 핵분열 생성물과 중성자의 질량 합계는 원래 원자핵의 질량보다 약간 줄어든다. 이렇게 줄어든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가장 먼저 안 사람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고 평가되는 E=mc²으로 표현된다. 이 식에서, '핵분열로 발생하는 에너지(E)'는 '줄어든 질량(m)'에 '빛의 속도(c)'의 제곱을 곱한 것과 같다.

 우라늄 연료 1g에 포함된 '우라늄 235'를 핵분열하면, 20℃의 물 약 10t을 끌일 수 있다. 원자력 발전에서는, 핵분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30~35%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참고로 화력 발전의 경우, 연료를 태운 에너지의 40% 정도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5-3. 비등수형 경수로(BWR)

 원자로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유형 중 하나가 바로 '비등수형 원자로(Boiling Water Reactor: BWR)'이다. 2011년 3월에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원전도 '비등수형 원자로'였다.

 '비등수형 경수로'에서는 길이 약 4.5m의 연료 집합체 400~760개 정도가 '압력 용기' 안에 들어 있다. 이 부분을 '노심(爐心; 원자로에서 연료가 되는 핵분열성 물질과 감속재가 들어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압력 용기'는 두께 약 16cm의 높은 강도를 가진 특수 강철로 되어 있다. 거기에는 300t 이상의 물이 들어 있는데, 그 물을 핵분열 때의 열로 직접 끓인다. 그러면 운전 중인 '압력 용기' 내부는, 발생된 약 280℃의 수증기에 의해 약 70기압의 고압 상태가 된다. 그리고 압력 용기 안에서 만들어진 증기는 '터빈'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터빈에 접속된 발전기를 돌려 전기가 만들어진다. 증기의 힘으로 1분에 1500회전을 해서, 접속된 발전기를 돌린다.

 그런데 이때 비등수형 원자로에서는 압력 용기에서 터빈 건물로 보내진 수증기에는 핵연료로 끓인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터빈 건물에서도 방사선을 관리해야 한다. '압력 용기'는 두께 3cm의 강철제 '격납 용기'로 밀폐되어 있다. '격납 용기'는 '압력 용기'가 파손되었을 때 방사성 물질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는 이 밀폐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격납 요기는 다시 두께 2m 가량의 콘크리트로 덮여, 내부의 방사선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또다시 두께 1m의 콘크리트제 '원자로 건물'에 들어가 있다.

 2011년 3월에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채택한 '비등수형 경수로(BWR)'에서는, 원자로의 중심부에 높이 약 22m, 지름 약 6.4m의 '압력 용기'가 있다. 그 내부에는 가로 세로 14cm, 길이 약 4.5m의 '연료 집합체'가 400~500개 정도 들어 있다. '연료 집합체'는 60~80개의 '연료봉'을 묶은 것이다. 1개의 연료봉에는 '이산화우라늄(UO2)'를 태워서 한데 모은, 높이와 지름이 약 1cm, 무게 약 6g의 '연료 펠릿(fuel pellet)'이 350개 정도 밀폐되어 있다. 펠릿의 내부에서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킨다.

5-4. 가압수형 경수로(PWR)

 '원자로의 유형' 중에는 '가압수형 경수로(PWR: Pressured Water Reactor)'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가압수형 경수로'가 가장 많다. (2021년 기준) '가압수형 경수로'에서는 두께 약 14cm 정도의 강철제 압력 용기에, 높이 약 4m의 연료 집합체 120~190개가 들어 있다. 압력 용기를 채우는 약 350t의 물은 '비등수형 경수로'와 마찬가지로, 핵연료로 가열된다. 단, 이 물은 약 160기압의 압력이 걸려 있기 때문에, 수온은 약 320℃나 되지만 끓지는 않는다.

 가압수형 경수로에서는 고온, 고압의 물을 '증기 발생기'에 보내고 거기에서 다른 배관을 흐르는 물에 열을 전해 끓게 한다. 이렇게 생긴 증기를 터빈 건물로 보내, 터빈을 돌려서 발전한다. 즉, 열을 2단계로 받아넘기는 것이다. '가압수형 경수로'에서는 '비등수형 경수로'처럼 핵연료로 가열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증기)을 '터빈(Turbine)'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터빈 건물에서는 방사선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원자로의 구조는 '비등수형 원자로'에 비해 복잡해 진다.

 '압력 용기'와 '증기 발생기'는 '격납 용기'에 들어 있다. 가압수형 경수로의 '격납 용기'는 두께 몇 cm의 강철제이거나, 안쪽에 두께 6mm 정도의 엷은 강철을 댄 콘크리트이다. 전자는 다시 바깥이 콘크리트 제 건물로 덮이고, 후자는 격납 용기 자체가 건물의 기능도 발휘한다.

5-5. 원자로의 출력 제어하기

 '원자로의 출력', 다시 말해 '핵연료의 발열량'을 조절하려면, 핵분열 연쇄 반응의 진행 정도를 조절하면 된다. 우라늄 235의 핵분열은 중성자를 흡수함으로써 일어나므로, 원자로 내의 중성자의 수를 조절하면 '핵분열 연쇄 반응'을 촉진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다.

 원자로 안에서는 핵분열이 한꺼번에 진행되거나 멈추지 않도록, 중성자를 흡수하는 '제어봉'을 원자로 안에 출입시켜서 연쇄 반응을 조절한다. '제어봉(Control rod)'은 중성자를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강철로 덮은 것으로, 중성자의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어봉은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 연쇄 반응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제어봉'을 노심에 넣거나 빼서 원자로 안의 중성자 수를 조절할 수 있다. 원자로 안에 수백 개가 설치된 제어봉을 모두 삽입하면, 제어봉에 중성자가 흡수되어 '핵분열 연쇄 반응'이 멈춘다.

 '비등수형 경수로(BWR)'에서는 '제어봉'을 용기의 아래에서 삽입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고압의 질소와 수압에 의해 아래에서 넣고 뺀다. 반면, '가압수형 경수로'의 제어봉은 위에서 넣거나 빼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전동 구동 장치를 통해 연료 집합체에 꽂는 정도를 조절한다.

 한편, 원자 폭탄에서는 핵분열의 연쇄 반응을 순식간에 진행해, 한꺼번에 대량의 열을 발생시켜 대폭발시킨다. 원자력 발전에서는 핵분열하기 쉬운 우라늄 235의 비율이 낮아서, 그런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연쇄반응을 서서히 진행함으로써, 에너지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제어봉(control rod)

5-6. 방사성 붕괴

 우라늄 원료를 원자로에서 핵분열시키면, 우라늄은 다른 원소로 변한다. 그 결과, '플루토늄(Pu)'이나 '세슘(Cs)', '요오드(I)', '스트론튬(Sr)', '바륨(Ba)', '루비듐(Rb)', '이트륨(Y)', '제논(Xe)' 등의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생긴다. '우라늄 235'의 핵분열로 생기는 물질들은 방금 소개한 것 이외에도 대단히 많다.

 방사성 물질은 방사선을 내보내고 차례로 그 모습이 바뀌는데, 이 현상을 '방사성 붕괴'라고 한다. 붕괴가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은 방사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요오드 131'은 약 8일 만에 절반의 양의 요오드가 붕괴해 '제논(크세논)'으로 변한다. 이처럼 어떤 물질의 원자의 수가 '방사성 붕괴'에 의해 절반의 양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반감기(Half-Life)'라고 한다.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에 따라 다양한데, 정말 순간적인 것도 있고 수백만 년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붕괴의 종류에는 '알파선(헬륨 원자핵)'을 내보내는 '알파 붕괴', '베타선(전자)'을 내보내는 '베타 붕괴', '감마선(전자기파)'을 내보내는 '감마 붕괴' 등이 있는데, 방사성 물질에 따라 어느 종류의 붕괴를 일으키는지는 정해져 있다. 방사성 물질은 최종적으로 방사선을 내보내지 않는 안정한 물질로 변한다.

 방사성 붕괴가 일어날 때는 반드시 '붕괴열'이 발생한다. '붕괴열(Decay Heat)'이란 방사성 물질의 붕괴에 의해서 생기는 열을 말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원자로가 정지해도 연료가 계속 열을 내는 것은 '핵분열' 때문이 아니라 '붕괴열' 때문이다. 반감기가 짧은 물질의 붕괴가 진행되면, 연료 전체의 붕괴열 발생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어진다. 하지만 방사성 붕괴와 붕괴열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원자로에서 사용이 끝난 꺼낸 연료는, 전용 저장풀에 넣어 4년 정도는 물속에서 냉각시켜야 한다.

5-7. 비상용 노심 냉각 시스템

 원자로가 정지되고 '핵분열 연쇄 반응'이 멈추어도 원자로 안에 축적된 다양한 방사성 물질에서는 붕괴열에 의해 열이 계속 나온다. 원자로 정지 직후의 붕괴열의 양은 겨우 1초 만에 물 3t을 끓게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만약 핵연료가 물에 노출되어 냉각이 되지 않으면, 연료봉의 온도는 몇 분 만에 2000℃ 이상까지 올라간다. 아울러 연료봉의 피복관은 녹는점이 1900℃이므로, 결국 녹아버려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압력 용기 안으로 새어나가게 된다. 또 연료 펠릿 자체(녹는점은 2800℃)가 녹아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원자로가 담긴 압력용기 안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중심부인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것을 '노심 용융(Meltdown, Core Melt)'이라고 한다. '노심 용융'이 일어나면 녹아서 떨어진 고온의 연료에 의해 '압력 용기'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

 어떠한 이유로 물이 순환되지 않고 물의 증발이 진행되거나, 배관이 파손되어 '압력 용기' 안의 물이 급격히 줄어든 비상사태의 경우, '비상용 노심 생각 시스템(ECCS: Emergency Core Cooling System)'라고 불리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노심(연료 집합체)'에 직접 물을 집어넣어 노심을 식히고 용융을 막는 것이다.

 '비상용 노심 생각 시스템(ECCS)'를 작동시킬 펌프 등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전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발전소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거나, 비상용 디젤 발전기를 준비해 둔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는 '비상용 노심 생각 시스템(ECCS)'를 유지할 수 없었다. 초거대 지진과 쓰나미로 이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1~3호기의 원자로에서는 붕괴열을 내보내는 핵연료를 냉각시킬 수 없었고, 이에 따라 부분적으로 노심 용융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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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용이 끝난 연료 처리하기

 지금부터는 사용이 끝난 핵연료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본다.

6-1. 부족한 연료 보관 장소

  발전하는 데 3~4년간 사용된 연료는 우선 원자로와 같은 건물 안에 만들어진 '사용이 끝난 연료의 저장폴' 등에 일시적으로 보관된다. 사용이 끝난 연료는 '재처리'라는 공정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재처리 능력은 사용이 끝난 연료의 양을 따라잡지 못해, 사용이 끝난 연료가 넘치는 상황이다 그래서 재처리를 기다리는 보관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중간 저장 시설'을 건설하기도 한다.

 사용이 끝난 연료에는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방사선과 붕괴열을 내보내며, 임계의 걱정도 있기 때문에 크게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사용이 끝난 연료의 운반, 보관에는 '캐스크(Cask)'라는 전용 용기가 쓰인다. '캐스크(Cask)'에는 사용이 끝난 연료의 운반, 보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에 세워져 있다. 예컨대, 중성자를 흡수하는 소재로 연료를 구분해 임계에 대비한다. 캐스크는 저장풀처럼 단순히 연료를 물에 담가 보관하는 것은 아니다. 연료가 내보내는 열은 금속제의 부품을 통해 용기 밖으로 효율적으로 내보내는 구조이다.

세아베스틸 군산 원자력 공장에서 생산된 CASK

6-2. '재처리' 공정

 사용이 끝난 연료에는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 여전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 성분을 꺼내는 것이 '재처리' 작업이다. 재처리 공정의 전체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일단 사용이 끝난 연료는 캐스트를 운반하는 전용 자동차나 배를 통해 재처리 공장으로 운반된다. 그리고 캐스에서 꺼낸 연료는 처리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연료 저장풀에 보관된다. 풀에서 꺼낸, 사용이 끝난 연료(연료 집합체)는 잘게 나누어져, 연료 펠릿이 노출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잘게 나누어진 연료봉을 질산으로 녹인다. 그리고 연료를 녹인 이 용액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화학적으로 추출한다.

 사용이 끝난 연료나 그것을 녹인 용액은 방사능이 매우 높아 사람이 접근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재처리 공정은 모두 원격 조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재처리 공정'도 방사선이나 방사성 물질이 시설 밖으로 새지 않도록 엄중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재처리 공정'에서는 부산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폐액'이 배출된다. 이들을 포함한 폐액은 극히 방사능이 높아서, '고레벨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된다.

6-3. 플루 서멀

 재처리로 추출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MOX 연료'라고 불리는 새로운 연료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MOX는 'Mixed Oxide(혼합 산화물)'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혼합된 연료이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다. 일반적인 원자로에서 'MOX 연료'를 써서 발전하는 일은 '플루 서멀(plu-thermal)'이라고 부른다. MOX 연료는 시설을 보수할 필요 없이 현재의 원자로에서 쓸 수 있다. 현재는 연료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우라늄 연료에서 MOX 연료로 전환시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플루 서멀'의 경우, 일반적인 우라늄 원료를 사용한 경우보다, 플루토늄이 전력 생산에 기여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일반적인 우라늄 원료를 사용한 원자로에서도 우라늄의 핵분열 반응에 의해 플루토늄이 만들어지는데, 그 플루토늄이 핵분열을 해서 열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우라늄 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 플루토늄이 기여하는 발전량은 전체의 30% 정도이다. 하지만 '플루 서멀'의 경우, 플루토늄이 기여하는 발전량은 전체의 50% 정도로 높아진다.

 'MOX 연료'는 우라늄 연료보다 녹는점이 70℃ 낮고, 열전달이 약간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또 제논(크세논)이나 크립톤 등, 핵분열에 따라 발생하는 가스의 양이 많기 때문에 연료봉 안의 압력이 높아지기 쉽다. 결론적으로, MOX 연료를 쓰는 '플루 서멀'에서는 '우라늄 연료'만을 쓸 때보다 더 신중한 운용이 필요하다. 또 플루토늄은 '알파선'이라는 방사선을 내보내고, 중금속이기 때문에 화학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다. 그런데 MOX 연료 안에는 플루토늄이 4~9%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연료가 녹아서 외부로 새는 등의 사고가 생길 수 있는 불안한 재료이다.

- 우라늄 연료 MOX 연료
성분 우라늄 235 (3~5%)
우라늄 238 (95~97%)
플루토늄238이나 239 등(4~9%)
우라늄 235(0.7% 이하)
우라늄 238(91~95%)
녹는점 약 2800℃
(일반적 운전시의 온도는 1700℃정도)
약 2730℃
(일반적 운전시의 온도는 1700℃정도)
사용 전 연료 표면의 방사선량 1시간당 약 0.04mSv 1시간당 약 1~3mSv

6-4. 고속 증식로

 일반적인 원자로(경수로)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우라늄 235'는 천연 우라늄에는 0.7% 정도밖에 없다. 결국 경수로를 사용하면 천연 우라늄의 1% 미만밖에 이용할 수 없다. 그런데 천연 우라늄의 60%를 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 원자로가 있다. 바로 '고속 증식로(fast breeder reactor)'이다.

 '고속 증식로'의 노의 중심부에는 연료(MOX 연료)인 '플루토늄'이 핵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거기에서는 많은 열과 '고속'의 '중성자'가 생긴다. 고속의 중성자가 플루토늄 연료를 둘러싸는 식으로 배치되어 있는 '우라늄 238'에 흡수되면 우라늄은 플루토늄으로 변한다. 이리하여 핵분열에서 소비한 플루토늄의 약 1.2배의 플루토늄이 생산된다. 결과적으로, 연료가 더 '증식'되는 것이다. 연료가 증식되는 것은 마법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속 증식로는 다루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고속 증식로와 일반적인 원자로가(경수로)가 크게 다른 점은,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물이 아니라 '나트륨(Sodium)'이라는 금속 액체라는 것이다. 나트륨은 물보다 끓는점이 높고 열을 더 잘 전하기 때문에, 냉각재로는 물보다 나트륨이 우수하다. 또 물과는 달리 플루토늄에서 나온 고속의 중성자를 감속 시키지 않는다. 이 특징은 연료를 증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나트륨에는 큰 문제점이 있다. 바로 물이나 산소에 닿으면, 수소와 열을 내며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즉,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만 관리가 어렵다. 실제로 일본의 유일한 고속 증식로인 '몬주(もんじゅ)'에서는 배관 일부에서 나트륨이 새는 사고가 일어나 화재가 발생한 적도 있다.

나트륨 냉각 고속로 (Sodium-Cooled Fast Reactor)

6-5.  한국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

 원자력은 극히 적은 원료로 막대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 방법이지만, 그 대가로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극히 귀찮은 부산물이 생긴다. 방사선 폐기물의 분류 및 거리 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은 방사능이 높고 낮음에 따라,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한다. 그리고 발생 형태에 따라서도 기체 방사성 폐기물, 액체 방사성 폐기물, 고체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한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덧신 걸레 등과 기기 교체 부픔 등을, 지금은 원전 부지 내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사용이 끝난 핵연료로, 국가의 정책에 의해 '활용 또는 영구 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저장된다. 기체 폐기물은 일단 밀폐 탱크에 저장한 후, 방사능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고성능 필터를 거쳐 대기 중으로 내보낸다. 액체 폐기물은 저장 탱크에 모아두었다가 증발 장치를 이용해 깨끗한 물과 찌꺼기로 분류한 다음, 물은 재사용하고 찌꺼기는 안정된 고화체로 만들어 철제 드럼통에 넣어 밀봉해서 저장한다. 고체 폐기물은 압축해서 철제 드럼통에 넣어 밀봉하여 저장한다.

 방사성 폐기물은 최종적으로는, 특정한 별도 장소를 마련해서 인간과 생태계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 이때는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얕은 땅속이나 깊은 동굴 등에 처분 시설을 만드는 방법이 고려된다. 한국에에서는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중저준위 방폐장(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이 있다. 한편,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관리하는 데는 기술 개발 수준을 비롯한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하고, 국제적으로도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그래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는 일단 원전 부지 내에서 저장 관리하고, 최종 관리 정책은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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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고준위 폐기물을 발전소 외부 전용 건물에 저장하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완성되어 있지 않다. 상업적 지하 저장고의 실제 건설에 들어간 곳은 2022년 현재, '핀란드(Finland)'의 '온칼로(Onkalo)' 한 곳 밖에 없다. '온칼로'는 원전에서 사용한 방사능 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해 지어지고 있는 시설물로, 지하에서 적어도 10만 년 동안 모든 것과 완벽하게 격리되어 보관되어야 한다. 10만 년 정도가 지나면, 방사는 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선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10만 년 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격리하여 핵폐기물을 처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10만 년을 버티는 것이 목표이다 보니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온칼로가 건설된 곳은 18억 년 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을 기반으로 건설되며, 이 지층은 10만 년 정도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온칼로는 2004년부터 건설이 시작되었으며, 6500톤 가량의 방사능 폐기물이 저장된 후, 2011년경에 영구 폐쇄될 예정이다. 단단한 화강암을 5km나 터널로 파야 해서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한다. 처분 장소가 가득 차면 입구는 두꺼운 콘크리트로 밀봉한 후 완전히 묻히게 되고, 이 일대는 처분 시설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환경으로 되돌아가게 될 예정이다.

'핀란드'의 '온칼로(Onka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