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광학 위장

SURPRISER - Tistory 2021. 7. 28. 19:17

 만약에 완전히 투명한 생물이 존재한다면, 그 생물은 다른 생물에게 거의 발견되지 않아 생존에 매우 유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생물들은 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카멜레온과 어떤 곤충들은 주위의 흙이나 잎, 가지 등과 같은 색, 같은 형태로 묻혀 들어가, 그곳에 동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즉, 이들은 투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투명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투명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 말고, '투명화 기술'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걸까?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 크래프트(Star craft)'의 투명 유닛 '다크 템플러(Dark Templer)'나 '고스트(Ghost)'처럼 투명해지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실은 빛을 조종해 사물을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연구들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물론, 불투명한 물질을 그대로 투명하게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왜냐면, 물질이 투명하게 되는지 아닌지는 '물질의 상태', 그리고 '닿는 빛의 파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액체의 물을 아무것도 섞지 않고 불투명하게 만들 수는 없으며, 쇠뭉치를 투명하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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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광학 위장
  2. 빛은 보통 난반사한다.
  3. 배경 영상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정확하게 반사시키는 일
  4. 투영한 영상 이외의 빛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반사시키지 말아야 하는 일

게임 '스타 크래프트'의 유닛 '다크 템플러(Dark Templer)'

1. 광학 위장

 사람의 몸을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만드는 방법 중에는 뒤쪽 배경을 미리 촬영해놓은 후, 사람을 배경 앞에 세워놓고 그가 입고 있는 옷 위에 배경 영상을 투영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광학 위장(Optical Camouflage)'이라고 한다. 이 모습을 앞에서 보면 마치 빛이 사람의 몸을 통과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몸이 투명해진 것은 아니지만 배경에 묻혀 들어가 어쨌든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투명 인간'인 셈이다. '광학 위장(Optical Camouflage)' 분야의 선두주자는 도쿄대학 타치 연구소의 '가와카미 나오키(Kawakami Naoki)'이다. 그는 이 장치를 이용하여 비행기 파일럿이 바로 아래 지형을 볼 수 있고, 운전자가 주차할 때 지면 위의 장애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와카미가 만든 '망토'에는 빛을 반사하는 조그만 알갱이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데, 이들이 영화 스크린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배경 영상을 프로젝터로 망토에 쏘아주면 작은 알갱들이 이 빛을 반사시켜서 주변 사람의 눈을 속인다는 원리이다.

 코트 안쪽의 부분이 그대로 보이는 아래의 사진은 컴퓨터로 합성한 사진이 아니라 실제로 촬영한 사진이다. 그러면 '광학 위장(Optical Camouflage)' 코트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질까?

2. 빛은 보통 난반사한다.

 방안에 조명이 하나 켜져 있다고 하자. 조명에서 나온 빛은 직진해서 벽이나 바닥에 충돌하는데, 일부 빛은 흡수되고 나머지 빛은 반사된다. 그리고 벽이나 바닥 등, 우리 주변의 물체는 아주 미세한 '요철(오목함과 볼록함)'을 가지고 있다. 조명의 빛은 이 미세한 요철에 의해 '다양한 방향으로 반사'한다. 이를 '난반사(Scattered Reflection)'라고 한다. 조명의 빛은 반사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약해지고 이로써 하나의 조명에서 나온 빛이 방 안에서 사방팔방으로 반사되어 방 전체를 비추게 된다. 이것은 실외의 태양광 아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광학 위장(Optical Camouflage)' 기술로 만든 코트는 밝은 방 안에서 코트를 입은 사람을 투명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단, 코트가 투명해지기 위해서는 2개의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배경 영상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정확하게 반사시키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투영한 영상 이외의 빛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반사시키지 말아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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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경 영상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정확하게 반사시키는 일

 우선 들여다보여야 할 배경, 즉 코트를 입은 사람의 뒤에 있는 배경의 영상을, 특수 가공한 코트에 투영해 관찰자의 방향으로 정확하게 반사시켜야 한다. 이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보통 물질에 영상을 투영하면, 빛이 표면의 미세한 요철에 의해 제멋대로 '난반사'해서 상이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밝은 곳이라도 배경이 비쳐 보이는 것처럼 보이려면, 투영된 영상을 난반사시키지 말고 관측자를 향해 정확하게 반사시켜야 한다.

3-1. 각도를 바꿔도 뒷배경이 보이게 하려면 '홀로그램'이 필요하다.

 광학 위장술이 좀 더 현실적으로 업그레이드되려면 '3차원 영상(홀로그램)'을 이용한 입체영상을 투영해야 한다. 홀로그램은 레이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3차원 입체영상이다. 따라서 특수 제작된 홀로그램 카메라로 배경 영상을 촬영한 후 홀로그램 투사용 스크린에 뿌려주고, 그 뒤에 사람이 숨으면 완벽한 투명 인간을 구현할 수 있다. 스크린 앞에 있는 사람은 스크린에 투영된 3차원 배경 영상을 보고 있으므로, 사전 지식이 없는 한 그곳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 있는 자리에 배경과 똑같은 풍경이 입체영상으로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바라보는 각도른 바꿔도 발각될 염려가 없다.

 3차원 입체 영상이 가능한 이유는 레이저가 '결맞음 위상(Coherent Phase)'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레이저를 이루는 모든 파동의 마루와 골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뜻이다. 홀로그램은 결맞음 상태에 있는 레이저빔을 두 가닥으로 나눔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들 중 한 가닥은 직접 필름에 도달하고, 다른 한 가닥은 물체에 반사된 후 필름에 도달한다. 이렇게 경로가 다른 두 가닥의 레이저빔이 필름에서 만나면 '간섭(Interference)'을 일으키면서 파동의 형태가 달라지게 되는데, 여기에 3차원 영상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인화 과정을 거친 홀로그램 필름을 직접 들여다보면 나선과 직선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여 있을 뿐, 아무런 영상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레이저를 투사하면, 원래 물체의 3차원 영상이 정확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홀로그램 투명 인간은 생각보다 그리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홀로그램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씩 찍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기도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관찰자가 현실감을 느끼게 하려면 이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투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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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투영한 영상 이외의 빛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반사시키지 말아야 하는 일

 또 하나의 일은 투영한 영상 이외의 빛을 관찰자의 방향으로 반사시키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밝은 환경에서는 투영한 영상 이외의 빛도 코트에 닿는다. 이 반사광을 관측자가 보면 영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영상을 투영하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불필요한 빛을 제거시켜야 한다.

4-1. 재귀성 반사

 그러면 어떻게 해야 투영된 영상의 빛만을 관찰자에게 반사하고, 다른 빛은 차단할 수 있을까? '재귀성 반사재'라고 불리는 소재로 코트를 만드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2003년, 도쿄 대학의 '마사히코 이나미(Masahiko Inami)' 교수는 '재귀성 반사재' 소재를 이용해서 투명 코트를 만들었다. '재귀성 반사재(Retro Reflective)'라는 소재는 빛을 난반사시키지 않고, 각각의 빛이 입사한 방향으로만 반사되는 소재이다. 재귀성 반사재 코트는 어떻게 입사한 방향으로만 빛을 반사시킬 수 있을까? '재귀성 반사재'는 코트에 꽉 메워진 지름 50 마이크로미터(μm) 정도의 '구(Sphere)'다. '반사의 법칙(Law of Reflection)'과 '굴절의 법칙(Snell' s Law)'을 이용해, 모든 방향에서 온 빛을 원래의 방향으로 반사하는 것이다.

 '재귀성 반사재'는 이미 자전거나 도로의 표지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재귀성 반사재'가 차의 라이트에 비치면, 라이트의 빛이 반드시 운전자에게 되돌아온다. 그래서 전방의 자전거의 존재나 간판의 내용을 똑똑히 전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광학 위장' 기술은 다양한 용도로 실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내부에 '재귀성 반사재'를 부착시키면 차체에 가려진 차밖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이 기술은 X선 사진이나 건축물의 배선 등 모든 것의 구조를 실물로 비치는 기술로도 유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