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미래학 (Futurology)

에너지 형태의 의식

SURPRISER - Tistory 2022. 8. 6. 13:43

0. 목차

  1.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최후의 질문'
  2. 의식을 레이저빔에 실어 전송한다.
  3. 에너지 형태로 존재하는 의식

1.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최후의 질문'

 영국 '왕립천문학회(RAS: Royal Astronomical Society)'의 '마틴 리스 경(Sir Martin Rees)'는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의 의식이 우주 전역에 퍼진다는 아이디어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웜홀과 여분의 차원 그리고 양자컴퓨터는 우주 전체가 살아있는 코스모스로 변한다는 환상적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정말로 우리의 의식이 육체를 떠나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떠돌아다닐 수 있을까?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의 고전 SF 단편소설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에서는 이것을 주제로 다뤘다. '최후의 질문'은 '아이작 아시모프'는 자신이 발표한 모든 작품 중 에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던 작품이다.

 '최후의 질문'에서 문명을 고도로 발달시킨 인간은 나약한 육체를 외딴 행성에 설치한 '캡슐 센터(Capsule Center)'에 보관해 놓고, 순수한 에너지 형태의 정신으로 존재하면서 은하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이들은 철이나 실리콘으로 만든 '써로게이트(Surrogate)' 육체에 의존하지 않은 채, 폭발하는 별과 충돌하는 은하 등 우주의 신비한 광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문명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우주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최후를 맞이하는 '빅 프리즈(Big Freeze)'를 막을 수는 없었다. 깊은 절망에 빠진 인간들은 슈퍼컴퓨터에게 최후의 질문을 던졌다. "우주의 최후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이 컴퓨터는 너무 크고 복잡해서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초공간(Hyperspace)'에 놓여있었는데, 실망스럽게도 '정보가 부족해서 답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또 세월이 한참 지난 후, 별들은 빛을 잃기 시작했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곧 죽을 운명에 처했다. 인간은 자신을 유지할 에너지를 얻을 수 없었기에 슈퍼컴퓨터와 결합되면서 차츰 소멸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장구한 세월 동안 해답을 찾아오던 슈퍼컴퓨터가 드디어 '우주의 최후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우주 전역에 퍼져있는 죽은 별을 한곳에 모아 거대한 '우주 공'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공이 폭발하는 순간, 컴퓨터가 장엄한 목소리로 외쳤다.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그러자 온 우주가 빛으로 가득 찼다. 이리하여 먼 옛날 육체에서 자유로워졌던 인간은 '신(god)'과 같은 존재가 되어 새로운 우주를 창조하였다.

 이 소설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의식이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생명체를 생각할 때, 세포로 이루어진 생체조직을 더 올린다. 우리가 아는 생명체는 물리학과 생물학의 법칙을 따라야 하고, 지구의 대기로 호흡하고,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뿐이다. 그래서 의식이 육체에 갇혀 있지 않고, 에너지로 변환되어 은하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는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물리법칙에는 이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 즉 원리적으로는 '에너지로 존재하는 의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2. 의식을 레이저빔에 실어 전송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레이저 빔(Laser Beam)'을 생각해 보자. '레이저(Laser)'는 순수한 에너지이지만, 방대한 정보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금도 스마트폰과 동영상, 이메일 등에서 생성된 수조 개의 신호가 레이저빔 고속도로인 '광섬유 케이블(Optical Cable)'을 통해 매 순간 전달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커넥톰'을 강력한 레이저빔에 실어 '의식(Consciousness)'을 다른 행성이나 다른 별을 향해 발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커넥톰(Connectome)'이란 한 개체 내 신경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신경 세포 들이 서로 연결된 연결망에 대한 전체적 지도를 말한다. 뇌의 신호전달 경로를 찾는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뇌의 완전한 커넥톰이 밝혀지고, 다음 세기에는 이 정보를 레이저빔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레이저빔에는 인간의 의식을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커넥톰을 레이저빔에 담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레이저빔의 파장이 수백만 분의 1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파장이 짧을수록 파동 패턴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레이저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싶다면, 파장이 원자 크기보다 짧은 X선을 이용하면 된다. 아마 22세기에는 인간의 '커넥톰(Connectome)'을 강력한 레이저빔에 실어 '의식'을 태양계의 다른 행성으로 전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커넥톰을 빛에 실어 외계행성까지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빔이 외계행성에 도착하려면 몇 년에서 몇백 년이 걸리겠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그런 것이고, 커넥톰의 주인 입장에서는 순식간에 도달한다. 왜냐하면 레이저에 담긴 커넥톰은 살아 있는 의식이 아니라 '정보(Information)'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전송 당사자의 의식은 레이저빔 속에 동결되어 있으므로, 아무리 긴 시간이 걸려도 눈 깜짝할 사이에 도달한 것처럼 느껴진다.

반응형

3. 에너지 형태로 존재하는 의식

 '양자 컴퓨터(Quantum Theory)'를 이용하면 계산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허공을 떠다니는 '에너지 형태로 존재하는 의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들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의식으로, 아무리 먼 곳도 레이저빔의 형태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3-1. 빛을 허공에서 멈추게 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물리학자들은 '빛을 허공에서 멈추게 할 수 있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 당시 이들의 주장은 매스컴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큼 파격적이었다. 빅뱅 이후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는 빛을 도대체 무슨 수로 멈추게 한다는 걸까? 하지만 하버드대학교 물리학자들의 주장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들은 빛을 병안에 가둘 정도로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그다지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양자역학(Quantum Theory)'을 이해해야 한다. 허공을 가로지르던 빛이 물속으로 진입하면, '입사각(Incidence Angle)'에 따라 특정 각도로 굴절되면서 속도가 느려진다. 유리 속으로 진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망원경과 현미경은 이런 현상을 이용한 광학기계다. 빛은 진공에서 대략 초속 30만 km라는 엄청난 속도로 내달리지만, 원자에 부딪히면 일단 흡수된 후 다시 방출되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물이나 유리 속에서 빛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3-2. 온도가 낮을수록, 원자가 빛을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원자(Atom)'가 '광자(Photon, 빛을 입자로 봤을 때의 이름)'를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온도가 낮을수록 길어진다. 하버드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컨테이너 속에 기체를 가득 채우고 절대온도 0K 근처까지 냉각시켰다. 즉, 온도를 가능한 한 낮춰서 빛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일 때까지 평균속도를 늦춘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빛은 원자들 사이를 여전히 초속 30만 km로 이동한다. 하지만 흡수되었다가 다시 방출되는 데 매우 긴 시간이 걸려서, 전체적인 평균속도는 눈에 띌 정도로 느려진다.

 이 현상을 이용하면, 인간의 의식을 순수한 에너지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써로게이트(Surrogate)'에 안착할 필요 없이, 마치 귀신처럼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레이저빔에 커넥톰을 담아 보낼 때, 일단 레이저빔을 기체 분자 구름에 전송하여 병 속에 보관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빛 병(Bottle of Light)'은 모든 원자가 동일한 위상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와 매우 비슷하다. 즉, 모든 원자는 동일한 패턴으로 진동한다. 그리고 '빛 병(Bottle of Light)'과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의 연산속도는 평범한 컴퓨터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