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물리학 (Physics)

영구기관(Perpetual Mobile)

SURPRISER - Tistory 2022. 7. 23. 00:11

 연속적인 운전에 의하여 에너지를 창출하는 기계장치 및 열을 모두 남김없이 일로 변환하는 기계장치를 '영구기관(Perpetual Mobile)'이라고 한다. 에너지 손실 없이 영원히 작동하는 '영구기관'은 유사 이래 모든 발명가와 과학자, 그리고 온갖 사기꾼들의 영원한 성배였다. 그렇다면 이런 장치들은 실제로 가능할까? 영구기관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정확하게 얼마나 될까? 물리법칙에 어떤 맹점이 있어서, 그 부분을 수정하면 영구기관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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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영구기관의 역사
  2.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3. 루드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
  4. 영구기관의 종류
  5. 세 가지 법칙과 대칭
  6. 진공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영구기관

1. 영구기관의 역사

 영구기관을 찾는 인류의 여정은 고대부터 시작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구기관'을 시도했지만, 모든 영구기관은 실패로 끝났다. 영구기관은 누구나 관심을 보이는 물건이었어서, 이와 관련된 장난과 사기극도 많았다.

1-1.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영구기관

  1.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영구기관은 8세기에 '바바리아(지금 독일의 바이에른 지방)'에서 시도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장치는 향후 천년 동안 시도될 수백 가지 영구기관의 모태가 된다. 이것은 바닥에 대형 자석을 깔아놓고, 그 위에 소형 자석이 여러 개 붙어 있는 바퀴를 매달아서 자석의 힘으로 돌아가는 장치였다. 마치 놀이공원의 대관람차처럼 생겼다. 이것을 만든 장인은 바퀴에 붙어 있는 자석들이 바닥에 있는 자석을 지나갈 때마다 인력과 척력이 번갈아 작용하여, 별도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바퀴가 영원히 돌아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2. 1150년에 인도의 철학자 '바스카라(Bhaskara)'도 기발한 영구기관을 시도했다. 그는 바퀴의 테두리에 무거운 추를 걸어서 불균형을 유도하여, 영원히 돌아가는 장치를 시도했다. 바퀴가 회전할 때마다 테두리에 매달린 추가 어떤 일을 한 후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오면, 그 후부터는 모든 과정이 똑같이 반복된다. '바스카라'는 이 장치를 이용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영원히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후대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영구기관들은 방금 소개한 영구기관과 동일한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 한 번만이라도 돌릴 수 있으면, 영원히 원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무언가 유용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장치들을 실제로 가동해 보면, 예외 없이 에너지가 손실되어 한 바퀴를 채 돌지 못하거나, 한 바퀴를 돈다고 해도 유용한 일을 하지 못한다.

1-2. 르네상스 시대

  1. 르네상스시대에는 영구기관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1635년에 영구기관 특허가 최초로 승인되었고, 1712년에 '요한 베슬러(Johan Bessler)'는 그때까지 만들어진 3백여 종의 모형을 분석한 끝에, 독창적인 영구기관을 설계하였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나중에 한 하녀가 나서서 베슬러의 영구기관이 사기극임을 폭로했다고 한다.)
  2.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이자 뛰어난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도 영구기관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영구기관 발명가들을 '뜬구름을 쫓는 사람들'이라며 비난했지만, 사실은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영구기관을 연구하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케치북에는 '원심력 펌프'와 '환전식 굴뚝갓'을 이용하여 불 위에서 꼬챙이를 돌리는 영구기관 설계도가 남아 있다. 그 후에도 영구기관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파리의 왕립과학원 측에서는 영구기관과 관련된 제안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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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찰스 레드히퍼

 1813년에 '찰스 레드히퍼(Charles Redheffer)'는 뉴욕시에 영구기관을 전시하여, 군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후에 '로버트 풀턴(Robert Fulton)'이 '찰스 레드히퍼'의 영구기관을 조사하다가 교묘하게 숨겨놓은 케이블을 발견했다. 이 케이블은 천장까지 뻗어 있었고 그곳에 숨어 있는 사람이 손을 놀려 기계를 구동시켰다.

1-4. 윌리스

 1870년에 대중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의 편집자들은 '윌리스(E. Pl. Willis)'라는 사람이 만든 기계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당시 이 잡지에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는 머릿기사와 함께 윌리스가 만들었다는 영구기관이 대서특필되었는데, 후에 다른 과학자들이 이 장치를 분석하다가 교묘하게 감추져 있는 동력원을 발견하였다.

1-5. 존 에른스트 워렐 켈리

 영구기관으로 가장 큰 사기극을 벌였던 사람은 아마도 '존 에른스트 워렐 켈리(John Ernst Worrell Kelly)'일 것이다. 그는 1872년에 자신이 영구기관을 만들었다며 투자자들을 속여서 5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착복했다. '켈리'는 과학적 배경지식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에테르(빛의 매개체로 알려져 있던 가상의 물질)'에 의해 가동된다는 가짜 영구기관을 만들고, '수력 공기 진동 액포 엔진(Hydro Pneumatic Pulsating Vacuo Engine)'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놓았다. 그는 자신이 사는 집에 이 장치를 설치해 놓고,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가동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여기에 현혹된 순진한 투자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얼마 후 제정신을 차린 일부 투자자들은 '켈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유죄판결을 받은 그는 잠시 감옥생활을 했으나 대부분의 여생을 부자로 살았다. 캘리가 만들었다는 영구기관의 비밀은 그가 죽은 후에 밝혀지게 되었는데, 생전에 그가 살던 집을 철거하다 마루 밑에서 튜브가 발견된 것이다. 마루에서 벽을 타고 지하실까지 뻗어 있는 이 튜브를 통해 압축 공기가 주입되었고, 지하실에 감춰놓은 '플라이휠(Flywheel)'이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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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미국 대통령도 관심을 보인 영구기관

 심지어는 미국 해군과 대통령까지도 영구기관에 관심을 보인 사건이 있었다. 1881년에 '존 갬지(John Gamgee)'라는 사람이 액체 '암모니아(NH3)'로 작동되는 기계로 발명했는데, 차가운 암모니아가 기화하여 기압이 높아지면서 피스톤을 작동시킨다는 원리였다. 만약 이 장치가 예상대로 작동된다면, 바다의 열을 이용한 영구기관을 만들 수 있었다. 미 해군은 바다의 에너지를 무한정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크게 매료되어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가필드(James Garfield)'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정작 시제품을 만들어 가동해 보니, 기화된 암모니아가 다시 액체로 전환되지 않아서 완전한 순환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존 갬지'의 발명품도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1-7.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자, 급기아 '미국 특허청(USPTO)'는 시제품이 없는 영구기관 특허 접수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시된 모형 중에는 특허심사관이 아무리 살펴봐도 허점을 발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특허권을 인정한 제품도 있었다. 미국 특허텅의 담당자는 연구기관 발명특허를 출원할 때 시제품을 요구하는 것은 특허청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미국 특허청이 내 영구기관 발명품을 인정했다'며 순진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사기꾼들이 더욱 극성을 부렸다.

 그러면 영구기관 연구는 쓸데없는 짓이었을까? 과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영구기관을 만들려는 노력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제대로 작동되는 영구기관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수많은 발명가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 자극을 받은 물리학자들은 '열기관'의 특성을 신중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1760년에 '존 콕스(John Cox)'는 기압계로 대기압의 변화를 감지하여 영원히 작동하는 시계를 발명했는데, 25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잘 돌아가고 있다. 이것은 '기압의 변화'라는 자연현상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장치이므로, 지구에 대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작동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존 콕스'의 시계와 같은 영구기관을 분석한 끝에 '외부에서 에너지가 유입되기 때문에 작동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이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움직이기 때문에 언뜻 보기엔 영구기관 같지만, 사실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의 범주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탄생한 것이 바로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은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열역학 제1법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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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드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

 '루드비히 볼츠만(Ludwig Boltzman, 1844~1906)'은 모든 기체들이 당구공처럼 생긴 '원자(atom)'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원자는 '뉴턴의 운동 법칙'을 따른다는 것 가정하에서 출발하여, 기체의 운동을 서술하는 여러 개의 법칙을 우아한 방법으로 유도했다. 볼츠만이 볼 때, 기체로 가득 찬 상자는 수조 개의 작은 금속구로 가득 찬 상자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는 개개의 금속 구들이 벽에 부딪히거나 서로 충돌할 때에도 뉴턴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물리학 역사에 길이 남을 그의 논문에는 이 간단한 가정으로부터 기체의 운동을 서술하는 여러 법칙들이 완벽한 논리로 증명되어 있다. 그리고 이로부터 '통계역학(Statistical Mechanics)'라는 새로운 물리학 분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루드비히 볼츠만'은 당시 학계의 커다란 논쟁거리였던 '원자론(Atomism)'에 뉴턴의 이론이 엄밀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19세기는 17세기에 탄생한 '뉴턴의 물리학'이 확고부동한 진리로 자리 잡았던 시대였다. 당시 세계 물리학계를 이끌던 석학들 중에서도 '원자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20세기 초만 해도 다수의 과학자들은 원자라는 것이 그럴듯한 발상이긴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믿었다. 그들이 원자론을 반대했던 이유는 '관측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근시안적인 믿음 때문이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볼츠만'의 이론에 온갖 공격과 비방을 했고, '볼츠만'은 원자론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극성분자들의 온갖 비난과 비신사적인 공격을 받아내야 했다. 특히 철학자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는 원자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을 무자비할 정도로 깔아 뭉겠다. 이에 '볼츠만'은 심리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받게 되었다. 끊임없는 비방과 인신공격에 시달리다 몸과 마음이 극도로 황폐해진 '볼츠만'은 1906년에 아내와 딸이 해변가에서 수영을 즐기는 동안 밧줄에 목을 매달아 삶을 마감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1년 전인 1905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젊은 물리학자가 원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논문을 이미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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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구기관의 종류

 볼츠만을 비롯한 여러 물리학자들의 업적 덕분에, 우리는 영구기관을 '1종'과 '2종'의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

  1. 1종 영구기관: '1종 영구기관'은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되는 기관으로서, 투입된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도록 설계된 영구기관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장치들은 제작자가 에너지원을 은밀한 곳에 숨기고 있거나, 외부에서 에너지가 유입되고 있는데도 제작자가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경우이다.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이 '제1종 영구기관'을 분석한 결과, 여기에서 예외가 되는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 2종 영구기관: '2종 영구기관'은 좀 더 미묘하다. 이 장치들은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법칙)'을 만족하지만 '열역학 제2법칙(고립계에서 총 엔트로피는 절대로 감소하지 않음)'에는 위배된다. 이론적으로 따져보면, 2종 영구기관은 열 손실이 전혀 없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열효율'이 100%라는 뜻이다. 그러나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이런 장치는 존재할 수가 없다. 모든 열기관은 반드시 열손실이 있기 마련이고, 이로 인에 우주의 '엔트로피(무질서도)'는 증가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제아무리 효율이 높은 장치라고 해도 낭비되는 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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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총 '엔트로피(Entropy)'가 항상 증가한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무질서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제2법칙'에 의하면 '무언가를 만드는 것(무언가를 질서 있게 배열하는 것)'보다 '부시는 것'이 훨씬 쉽다. 멕시코의 '아즈텍(Aztec)' 제국처럼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문명도 단 몇 달 만에 초토화될 수 있다. 과거 스페인의 점령자들이 기마병과 소총을 앞세워 마야 제국을 침공했을 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노화도 '열역학 제2법칙'의 결과이다. 생물학자의 설명에 다르면, 노화 현상이란 인간의 세포나 유전자에 '유전적 오류'가 서서히 누적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서 세포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됨에 따라 늙어간다는 뜻이다. 노화, 부식, 부패, 붕괴, 분해 등과 같은 현상들은 모두 제2법칙에 의해 나타난 결과이다.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은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보기에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한다는 열역학 법칙은 다른 모든 법칙에 우선하는 최상위의 법칙이다. 만약 당신이 세운 이론이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난다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포기할 것을 권한다. 그런 이론을 고집해봐야 처절한 실패만이 돌아올 뿐이다."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영구기관' 개발에 매달리고 있으며,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오곤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물리학이나 화학 시간에 '영구기관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투자자들은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완전히 무시한 발명품에 현혹되어 거금을 쏟아붓곤 한다. 바보의 돈은 쉽게 흩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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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 가지 법칙과 대칭

 그러면 '열역학 법칙'들은 왜 다른 법칙에 우선할까? 이 질문은 '열역학 제1법칙'이 발견된 후로 과학자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답할 수만 있다면, 열역학법칙을 피해가는 방법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여파는 가히 세상을 뒤흔들고도 남을 것이다.

5-1. 뇌더의 정리

 물리학의 기본 원리 중에 1918년에 수학자 '에미 뇌더(Emmy Noether)'가 증명한 '뇌더의 정리(Noether's theorem)'이라는 것이 있다. 그 내용은 '물리계가 어떤 대칭성을 갖고 있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보존량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주를 다스리는 법칙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시간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는 사실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이고, '어떤 방향으로 이동해도 물리학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공간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는 사실로부터 '운동량 보존 법칙(Law of conservation of momentum)'이 얻어지며, '공간을 회전시켜도 물리법칙이 달라지지 않는다(방향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는 사실로부터 '각운동량 보존 법칙(Law of Conservation of Angular Momentum)'이 얻어진다.

  1. 시간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 → 에너지 보존 법칙
  2. 공간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 → 운동량 보존 법칙
  3. 방향에 따른 물리 법칙의 불변성 → 각운동량 보존 법칙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빛의 스펙트럼'은 '지구에서 발생한 빛의 스펙트럼'과 완전히 똑같다. 태양이나 지구가 존재하지 않았던 수십억 년 전에 우주의 끝에서 방출된 빛이 오늘날 지구에 있는 수소, 헬륨, 탄소, 네온 등에서 방출되는 빛과 동일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별과 지구는 거리 상으로 수십억 광년이 떨어져 있는데도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보존 법칙'은 적어도 수십억 년 동안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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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물리학 이론을 만들 때는 '대칭성'부터 확인한다.

 '뇌더의 정리'는 현대물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물리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개발할 때에는 제일 먼저 주어지 물리계가 있는 '대칭성(Symmetry)'부터 확인한다. 누가 뭐라 해도 '대칭성은' 새로운 이론의 앞길을 결정하는 확고한 지침이다. 과거의 물리학자들은 대칭을 이론의 부산물쯤으로 생각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의 물리학자들은 대칭이라는 것이 이론의 근본적인 특성을 정의하는 핵심 정보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을 세울 때 먼저 대칭을 규명한 후 주변 논리를 펼쳐나간다.

5-3. 웜홀 근처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대칭'과 '보존 법칙의 원리'는 또 하나의 불편한 질문을 야기시킨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 '시간에 따른 물리법칙의 불변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어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물리법칙의 대칭성'이 우리가 모르는 의외의 장소에서 붕괴되어 있다면, '에너지 보존 법칙'은 우주적 스케일에서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물리학의 법칙이 시간이나 거리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의 소설 '신들 자신(The Gods& Themselves)'에서는 '우리의 우주'와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를 연결하는 구멍 때문에 '시간과 공간 대칭'이 붕괴된다. 그 결과 구멍 근처에서 물리학의 법칙이 달라지고, 열역학법칙도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시공간에 웜홀이 존재한다면, 그 근처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이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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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진공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6-1. '니콜라 테슬라'는 진공에서 에너지를 무한정 추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을까? 사실 '진공(Vacuum)'은 완전히 빈 상태가 아니라, 복잡한 현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양자적 각축장'에 가깝다.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는 이 아이디어를 적극 지지했던 사람이다. 또 그는 진공 중에 은밀하게 존재하는 '영점에너지(Zero-point Energy)'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만약 그런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진공은 아무런 물질도 없이 텅 빈 공간이 아니라 무한한 에너지의 보고인 셈이다. 테슬라는 진공 중에서 에너지를 무한정 추출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에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테슬라는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1884년에 동전 한 잎 없이 미국으로 이주했다. 원래는 에디슨 전동 회사의 파리지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지사장의 추천을 받아 뉴욕에 있는 본사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그는 당시 발명왕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던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의 조수가 되었으나, 머리가 워낙 명성하여 결국은 경쟁관계로 갈라서게 된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이 '전류 전쟁'이라고 부르는 진흙탕 싸움에서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는 한바탕 진검승부를 벌였다. 당시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 모터로 전기 제국을 건설한다는 야망을 불태웠고, 테슬라는 교류의 원조로 통했다. 그는 교류 전기가 전송 거리 등 여러 면에서 에디슨의 직류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고, 결국 전류 전쟁은 교류를 지지했던 테슬라와 그의 고용주인 '조지 웨스팅하우스(George Westinghouse)'의 승리로 끝났다. 오늘날 지구 전역에 깔려 있는 전기 공급 시스템은 '토머스 에디슨'이 아닌 '니콜라 테슬라'의 아이디어에 기초한 것이다.

 '니콜라 테슬라'의 발명품과 그가 소유했던 특허는 모두 합해서 700개가 넘는다. 그중에는 현대 전자공학의 이정표가 되었건 걸작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니콜라 테슬라'가 최초의 라디오 발명자로 알려져 있는 '구글리엘모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보다 앞서서 라디오를 발명했으며, '빌헬름 뢴트겐(Wilhelm Roentgen)'보다 먼저 X-선을 발명했다고 믿고 있다. '구글리엘모 마르코니'와 '빌헬름 뢴트겐'은 둘 다 노벨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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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영점 에너지

 언뜻 생각해 보면 '영점에너지(Zero-point Energy)'는 '열역학 제1법칙(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점에너지'는 최근 물리학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자들은 WMAP 위성 등 다양한 위성이 보내온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주의 73%가 순수한 진공 에너지인 '암흑 에너지(Dark Energy)'로 이루어져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은하들 사이의 빈 공간이 방대한 에너지 저장소임을 의미한다. '암흑 에너지(Dark Energy)'는 우주 공간 어디에나 존재하며, 심지어는 당신의 방과 당신의 몸속에도 있다. 우주 공간에 퍼져있는 암흑에너지의 양은 모든 은하와 별의 에너지를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지구에 존재하는 암흑 에너지의 양도 계산할 수는 있는데, 영구기관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작은 양이다. 테슬라는 암흑 에너지를 제대로 예견하기는 했지만, 그 양을 제대로 산출하지는 못한 것 같다.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는 위성을 관측 가능한 암흑에너지의 총량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신 원자물리학을 이용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에너지를 계산해 보면, 실제 관측된 양과 10120배나 차이가 난다. 이것은 과학 역사상 이론과 실험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사례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계산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우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앞으로 현대물리학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 지금은 암흑 에너지를 설명하는 이론도 없고, 그 양을 계산할 방법도 없다. 다만 관측자료가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명백하게 입증하고 있을 뿐이다.

 '니콜라 테슬라'가 예견했던 대로 진공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양이 너무 작아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하들 사이에 빈 공간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숨어 있지만, 지구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진공 에너지는 극소량에 불과하다. 더 난처한 것은 이 에너지의 양을 아무도 계산할 수 없고, 출처도 모른다는 점이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진정한 '영구기관'이 가능한지 확인하려면, '열역학 법칙'들은 우주적 스케일에서 재검토해야만 한다. 즉, 영구기관은 완전히 불가능하거나, 우주적 스케일에서 물리학의 기본 법칙에 큰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