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미래학 (Futurology)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는 '과학'이다.

SURPRISER - Tistory 2022. 6. 15. 11:22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미래 세계를 예측해 왔고, 그중에는 매우 날카롭고 유용한 지적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주로 역사학자나 사회학자, 공상과학 작가 등 첨단과학 지식을 직접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정작 실험실에서 미래를 창조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연구에 너무 바빠서 미래 예측에 대한 활동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자연의 법칙(특히 물리학)'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미래의 문명'은 각종 발명품과 기계 및 의술에 대한 과학이 응용되면서, 그 형태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자본주의의 경제 구조는 '물리학'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0. 목차

  1. 위대한 예언자들
  2. 100년 후의 세계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3. 과학의 진보 속도는 과소평가된다.
  4. 올바른 방법으로 미래 예측하기
  5. 왜 진보를 거부하는가?

1. 위대한 예언자들

1-1. 쥘 베른(Jules Verne)

 1863년,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은 자신의 예측 능력을 총동원하여 일생일대의 역작인 '20세기 파리(Paris in Twentieth Century)'를 탈고했다. 이 원고는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채 서랍 깊숙이 숨어 있다가, 130년이 지난 후 그의 증손자에 의해 발견되어 1994년에 출판되었고, 발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863년 황제와 왕들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대로서, 가난한 소작인들은 1년 내내 중노동에 시달렸다. 당시 미국은 내전을 겪으면서 온 나라가 황폐화되었고, 갓 발명된 증기기관에 의해 산업 혁명이 촉발된 시기였다. 하지만 베르는 소설 속에서 유리로 된 고층 빌딩과 에어컨, TV, 엘리베이터, 고속 열차, 가솔린 자동차, 팩스 등의 출현을 예견했고, 심지어는 지금의 인터넷과 비슷한 통신망까지 등장시켰다. 그가 예견한 20세기 파리의 모습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확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쥘 베른'은 '20세기 파리(Paris in Twentieth Century)'를 탈고하고, 불과 2년 만에 또 하나의 역작인 '지구에서 달까지(From the Earth to the Moon)'를 발표했는데, 우주인을 달까지 보내는 방법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읽는 사람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인간이 실제로 달에 간 것은 1969년이었으니, 그의 선경지명은 정말로 탁월했다. 예컨대 책에 등장하는 달 착륙선의 크기는 실제와 불과 몇 퍼센트밖에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했으며, 발사 장소, 승무원 수, 향해 소요시간, 우주 공간에서 겪게 될 무중력 상태, 그리고 바다로 귀환하는 장면까지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된다. 실제와 유일하게 다른 부분은 로켓연료가 아닌 화약으로 우주선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주선에 사용되는 액체 연료는 소설이 발표되고 70년이 지난 후에 발명되었다.

 그러면 '쥘 베른'은 100년 후의 세상을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을까? '쥘 베른'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는 과학자들과 끊임없이 만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상을 소설 곳곳에 심어놓았음을 알 수 있다. '쥘 베른'은 과학자가 아니었지만, 그 무렵에 이루어진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에 대하여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는 과학이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는 엔진이며, 앞으로 다가올 세기에 더 놀라운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쥘 베른'이 미래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의 위력은 그만큼 깊이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

1-2.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쥘 베른' 이전에도 또 한 사람의 위대한 예언자가 있었다. 바로 화가이자 사색가이자 탁월한 공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4~1519)'이다. '쥘 베른'과 마찬가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시대를 크게 앞서간 선구자였으며, 새로운 혁신의 최첨단에 섰던 몇 안 되는 인물들 중 한 명이었다. 게다가 그는 모든 발명품의 설계도를 그리고, 직접 제작하고, 성능을 실험하는 3단계를 빠짐없이 거쳤다. 이것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구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1. 비행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00년대 말기에, 장차 하늘을 뒤덮게 될 여러 장치의 설계도를 아름답고도 정확하게 그려놓았다. 그중에는 '낙하산', '헬리콥터', '행글라이더(Hang Glider)', 심지어는 '비행기'까지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물건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작동했다는 점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다빈치의 비행기는 엔진이 없어서 작동하지는 않았다. 만약 그 시대에 1마력짜리 엔진만 있었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의 영광까지 빼앗아갔을지도 모른다.
  2. 계산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동시대의 공학자들보다 150년이나 앞서 계산기의 설계도까지 그려놓았다. 1967년에 발견된 그의 설명서를 해독한 결과, 다빈치가 설계한 계산기는 13자리 숫자의 덧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크랭크(crank)'를 돌리면 그 안에 있는 기어들이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계산을 수행하는 식이다. 이 기계는 1968년에 원래 설계도와 동일하게 만들어졌고, 실제로 훌륭하게 작동하였다.
  3. 전쟁무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전쟁무기도 많이 발명했는데, 그중에는 1950년대에 발견된 갑옷이 있다. 이 갑옷은 입은 채로 자유롭게 앉을 수 있고, 팔과 목 그리고 턱까지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도 나중에 실물로 만들어졌는데, 설계도에 적힌 설명대로 완벽하게 작동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2. 100년 후의 세계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쥘 베른(Jules Verne)'과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처럼 100년 후의 세계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쥘 베른'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던 것처럼 장차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최첨단 기술과 그 시제품들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헐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들이 가진 상상력도 필요하겠지만, 주로 현재 실험 중인 과학기술에 초점을 맞춰 예측하야 하는 것이다. 실은 첨단 기술의 시제품 대부분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의 저자인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1972~)'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미래는 사방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을 뿐, 이미 여기에 와 있다.'

 2100년의 세계를 예측하는 것은 유난히 어려운 일이다. 현재 과학의 발전 속도는 과거와 비교도 되지 않은 정도로 빨라지고 있는 데다가, 혁명적인 발견과 발명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과학적 지식이, 그전까지 쌓아왔던 지식보다 많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2100년에는 지금의 몇 배~몇십 배에 달하는 지식이 축적될 것으로 보인다.

3. 과학의 진보 속도는 과소평가된다.

3-1. 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의 진보 속도를 엄청나게 과소평가한다.

 향후 100년을 예측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기 위해, 1900년대에 사람들이 2000년의 세상을 어떻게 예견했는지 알아보자. 1893년 시카고에서 개최된 콜럼버스의 박람회에서는 74개의 회사들이 참가하여, 사상 최대의 성황을 이루었다. 이때 주최 측은 참가기업들에게 '각자의 기술을 토대로 향후 100년을 예측해 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학의 진보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바람에 잘못된 예측을 내놓았다.

 예컨대 이들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 운송수단의 출현을 예측하긴 했지만, 그것이 '기구(Balloon)'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미국 의회의 상원 의원이었던 '존 제임스 인걸스(John James Ingalls, 1833~1900)'는 '마차나 신발을 소유하는 것처럼 모든 시민들은 운항 가능한 풍선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당시의 첨단기업들은 자동차의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에서 우체국장을 지내던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 1838~1922)'는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미국의 우편물은 여전히 말이나 역마차를 통해 배달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3-2. 전문가들도 대부분 과학의 진보 속도를 과소평가한다.

 미국의 특허청도 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과소평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특허청장을 지냈던 '찰스 홀랜드 듀얼(Charles Holland Dueel, 1850~1920)'은 1899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이제 발명할 수 있는 물건은 모두 발명되었다.'

 가끔은 전문가들조차 자신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간과하곤 한다. '위너 브러더스(Warner Bros)' 사의 창립자인 '해리 모리스 워너(Harry Morris Warner, 1881~1958)'는 무성영화시대에 "배우가 직접 말하는 모습을 대체 누가 보고 싶어 하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다.

 1943년에 IBM의 사장이었던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은 '내가 보기에 컴퓨터의 수요는 전 세계를 통틀어 5대 정도이다'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 지금 들으면 어이없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그는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미국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도 과학의 위력을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타임스(The Times)'는 1903년에 '하늘을 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단언했는데, 그로부터 일주일 후 라이트형제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최초의 비행기인 '키티호크(Kitty Hawk)'호를 타고 처녀비행에 성공했다. 또 '타임스'는 1920년에 로켓과학자인 '로버트 고다드(Robert Godard)'를 비난하면서, '로켓은 진공 속에서 비행할 수 없으므로, 고다드의 연구는 넌센스'라고 조롱했다. 그로부터 49년 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자 '타임스'는 자신을 잘못은 다음과 같이 시인했다. '이로써 로켓은 진공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타임스는 과거의 실수를 크게 뉘우치는 바이다.'

 '빌 게이츠(Bill Gates, 1955~)'는 1981년에 '640kb면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다'라는 황당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들으면 황당한 얘기이지만, 그는 분명 진지하게 말했다. 현재는 640kb 정도면 사진 한장, 음악 한곡 제대로 담을 수 없는 양이다. 당시에는 사진·음악·동영상 저장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텍스트 저장만을 생각했을 것이다. 640kb이면 한글 텍스트 기준으로 원고지 약 1200매 정도의 분량이고, 장편소설 한 권 정도의 분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한 권 이상의 글을 저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3-3. 심지어 공상과학 작가들조차 과학의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한다.

 심지어 공상과학 작가들조차 과학의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한다. 1960년대에 방영된 TV 시리즈 '스타트렉(Star Trek)'을 보면, 23세기 기술이라고 선보였던 것들 중 상당수가 이미 실현되었다. 당시 시청자들은 휴대전화, 컴퓨터, 말하는 기계, 받아쓸 줄 아는 타자기 등을 보며 경외감을 느꼈겠지만, 현재 이런 것들은 우리 주변에 넘쳐 난다. 외계인의 언어를 즉석에서 통역해 주는 '범용 번역기(Universal Translator)'나 먼 거리에 있는 환자를 진단하는 '트라이코더(Tricoder)'도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다. '스타트렉'에서 선보였던 23세기 과학기술 중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은 '초광속 엔진(Superluminal Engine)'과 '공간 이동(ㅅTeleportation)'뿐이다.

반응형

4. 올바른 방법으로 미래 예측하기

 그러면 사람들이 이토록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과소평가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관련 정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예측은 올바른 정보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4-1. 미래를 예측하려면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

 과학이 발전하기 이전의 시대에, 사람들은 번개와 전염병이 신의 노여움 때문에 생긴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는 세상은 '자연을 지배하는 법칙'에 의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미래를 예측하려면 '자연의 법칙(특히 물리학)'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지만, 우주의 4가지 힘만 알고 있어도 오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 힘들이 하나씩 규명될 때마다 인류의 문명은 크게 진보해왔다. 현재 과학자들은 이 4가지 힘들을 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뉴턴의 '중력'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으로 '업그레이드(Upgrade)'되었고, 나머지 3가지 힘들은 양자역학의 틀 안에서 서술되고 있다.

 또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트랜지스터와 레이저를 안겨주었고, 현대 문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혁명을 촉발시켰다. 과학자들은 DNA의 염기 서열을 해독할 때에도 양자역학을 이용한다. DNA 해독은 온갖 기계장치와 로봇, 그리고 컴퓨터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명공학은 컴퓨터공학에 힘입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다.

  1. 중력(Gravity): 첫 번째로 알아야 할 힘은 '중력'이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임이의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 움직이는 방식을 '철학'이나 '신학'이 아닌 '역학(mechanics)'을 이용하여 완벽하게 설명했다. 증기를 이용한 기차와 발전소, 그리고 현대인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은 '산업혁명'은 바로 이 '뉴턴의 법칙'에서 시작되었다.
  2.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두 번째로 알아야 힘을 '전자기력'이다. 전자기력은 온갖 전자제품을 작동시키고 도시의 밤을 밝혀줬다.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과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제임스 클럭 맥스웰(James Clerk Maxwell)'등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전기력'과 '자기력'은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3. 약력(Weak force)과 '강력(Strong force): 세 번째와 네 번째로 알아야 할 힘은 원자핵 스케일에서 작용하는 '약력'과 '강력'이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E=mc2를 알아냈다. 그리고 1930년대에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원자를 성공적으로 분해한 후에야 하늘에서 오는 '빛'의 정체를 규명할 수 있었다. 그 빛은 바로 별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핵융합반응의 부산물이었다. 이로부터 인류는 핵무기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핵융합반응을 지구에서 할 수 있을지도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과학이 진보한 결과, 우리는 앞으로 과학과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과학이 진보하다 보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가 얻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현대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은 매우 확고하게 다져져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2. 21세기 현대 문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학'

 과거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자연을 바라만 보는 수동적 관찰자에 머물러 있었다. 선조들은 '혜성', '번개', '화산 분출', '질병' 등의 원인을 몰랐으므로 두려움을 느끼면서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자연은 미스터리이자 경외와 숭배의 대상이었으며, 신화와 종교에 의지하여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연의 법칙을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고, 자연을 직접 조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되어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사회로 되돌아가서, 그곳 사람들에게 최첨단 기술을 보여준다면, 그들은 우리를 마법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을 달에 데려다주는 '로켓', 살아 있는 생명체의 몸속을 보여주는 '자기공명 영상 장치(MRI)', 지구 반대편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 등은 고대인들에게 기적 그 자체일 것이다. 여기에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맥북(Macbook)'까지 꺼낸다면, 고대인들은 우리를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4-3. 과학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며, 과학은 결코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아니, 머물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과학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 발표되는 논문의 수는 1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학적 발견으로 인한 혁신은 과거의 믿음과 편견을 뿌리째 뒤흔들면서, 정치·경제·사회 등 현대 문명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 문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언컨대 '과학 기술(Science Technology)'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 기술'은 세상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킬 것이다.

 그러면 2100년의 세상은 과연 어떨까? 2100년이 되면 인간은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마치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신과 같은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할 도구들은 '컴퓨터 공학(Computer Technology), '나노기술(Nano Technology), '인공지능(AI)', '생명공학(Biotechnology)',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등이다. 우리에게 신과 같은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과학 기술'인 것이다.

 2100년의 인류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처럼 직접 몸을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것을 '염력'으로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허풍이 아니라,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에 근거한 예측이다. 그때쯤이면 사람의 생각을 읽는 컴퓨터가 충분히 만들어질 것이고 로보틱스 기술 또한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공학의 도움으로 몸을 원하는 대로 설계·수정할 것이며, 인간의 수명 또한 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 지금까지 존재한 적 없었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나노기술을 사용하여, 어떠한 물체를 다른 물체로 변형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연료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 자동차를 타고 공중부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태양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 태양계 바깥의 별에 우주선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말도 안되는 정신나간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이미 개발 중에 있다. 그리고 100년 내에 카르다쇼프 척도 '1단계 문명'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도중에 인류가 멍청한 판단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는 불상사만 없다면, 1단계 문명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다.

반응형

5. 왜 진보를 거부하는가?

5-1. 동굴 거주자의 원리

 하지만 우리의 앞 세대 사람들이 예측한 내용을 보면, 실제와 다른 것들도 많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미래학자들이 허풍쟁이라고 조롱한다. 그러면 어떠한 예측들은 왜 종종 빗나갈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모두 관성적이고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론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Michio Kaku, 1947~)'는 이처럼 '어떠한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들이 진보를 거부하는 습성'을 '동굴 거주자의 원리(Cave Man Principle)'로 설명하였다.

 화석 연구와 유전자 연구에서 얻어진 증거에 따르면,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현대인은 10만 년 이상 전에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연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초 출현 이후로 인간의 두뇌와 기질이 얼마나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10만 년 전으로 돌아가서 한 사람을 현대로 데려온 후, 목욕과 면도를 시키고 정장을 입힌 후 월스트리트 한복판에 세워놓는다면, 오가는 사람들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것이다. 즉, 인간의 바람과 '꿈', '기질', '욕망' 등이 지난 10만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Michio Kaku)'가 주장한 '동굴거주자의 원리'에 따르면, 현대의 '과학기술'과 인간의 '원시적 욕구'가 서로 충돌하면 항상 후자가 이겨왔다고 한다. '동굴 거주자의 원리'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한다: 과거 미래학자들은 인터넷이 TV를 사장시킨다고 예측했지만, 아직도 TV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노년층 중에는 TV를 보는 사람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두 보수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원시적 욕구'가 있다.
  2. 눈에 보이는 것을 더 신뢰한다: 원시인들에게는 '내가 커다란 사냥감을 거의 다 잡았다가 놓쳤다.'라는 감질나는 이야기보다, 직접적인 사냥의 증거가 훨씬 중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확인할 수 없는 영웅담보다는 손에 주어지는 고깃덩어리가 더 중요했다. 이처럼 현대인들 중에는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보다 종이에 인쇄된 결과물을 아직까지도 더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무실에서 종이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원시적 욕구'는 눈에 보이는 증거를 더 원하는 경향이 있다.
  3. 샤냥 본능이 남아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인간에게 사냥 본능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라볼 때 별로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심리학자들의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이 낯선 사람의 시선을 견딜 수 있는 한계가 4초라고 한다. 누군가가 4초 이상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상태로 10초가 지나면,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면서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기 시작한다. 화상 통화가 인기가 없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한몫했을 것이다. 게다가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외모를 가다듬어야 한다면 이것만큼 번거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5-2. 따름정리(Corollary)

 '동굴거주자의 원리(Cave Man Principle)'에서 파생된 '따름정리(Corollary)'도 있다. 1960년대에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인터넷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교육과 과학 연구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의 인터넷을 보면 교육과 과학은 극히 일부분이고, 온갖 '상행위'와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동굴거주자 원리의 '따름정리'에 따르면, '미래 세계에 이루어질 사회적 교류의 양을 예측하려면, 10만 년 전에 있었던 사회적 교류의 양을 추정한 뒤 거기에 10억을 곱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왜 그럴까? 현대 사회에서는 '가십거리',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나 연예인들이 속한 소문은 거의 광속으로 퍼져나간다. 이런 현상은 잡화점에만 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명인들과 관련된 자잘한 기사외 그들이 만들어낸 유행을 소개하는 잡지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젊은 인터넷 사업가가 하룻밤 사이에 백만장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동굴 거주자의 원리'를 입증하는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다. 진화의 역사를 돌아보면 '소셜 네트워크'를 많이 확보할수록 생존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본능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우리가 이루어놓은 문화의 대부분은 엔터테인먼트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과거의 조상들도 사냥이 끝나면 긴장이 풀면 유흥거리를 찾았을 것이다. 유흥은 상호 유대관계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종족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또 춤과 노래는 유흥의 핵심이자 동물의 세계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숫새가 복잡한 노래를 아름답게 부르며 짝짓기를 시도한다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건강하고 튼튼하고 좋은 유전자를 많이 갖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우리의 유전자가 크게 변하지 않는 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시장은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팽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