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화학 (Chemistry)

'산'과 '염기'

SURPRISER - Tistory 2022. 4. 16. 06:15

0. 목차

  1. 산은 시큼한 맛을 낸다.
  2. 리트머스 색소
  3. '산'과 '염기'의 정의
  4. pH
  5. '산-염기'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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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은 시큼한 맛을 낸다.

 산은 영어로 'Acid'라고 한다. 라틴어의 'Acidus(시큼하다)'에서 유래하는 acid는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이 1626년에 영어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Acid의 어원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음) 또 한자의 '산(酸)'은 요리할 때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작용을 가진 시큼한 맛을 나타낸다는 설이 있다.

 17세기까지는, 물질이 산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맛을 보고 시큼한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큼한지 아닌지의 판단은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며, 맛을 보면 위험한 물질도 있다. 즉, 산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시큼한 맛이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있는 '수소 이온(H+)'에 의해 생긴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예컨대,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CH3COOH)'은 일부 분자가 '수소 이온(H+)'과 '아세트산 이온(CH3COO-)'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수소 이온(H+)'이 식초의 시큼한 맛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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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트머스 색소

2-1. 리트머스는 양털을 염색하는 재료였다.

 물질이 '산(Acid)'인지 아닌지를 최초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구분한 사람은 영국의 화학자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1627~1691)'이다. 보일은 어느 날 실험을 하다가, 산의 하나인 '염산 수용액'의 방울이 날려서 우연히 제비꽃 꽃잎에 떨어뜨렸다. 얼마 뒤 보일은 아무 생각 없이 제비꽃 꽃잎을 쳐다보았는데, 염산 수용액이 묻었던 부분만 붉게 변색되어 있었다. 이것을 본 보일은 산이 식물의 색소를 변색시켰음을 알아차렸다.

 당시 양털을 염색하기 위한 염료에 '리트머스(litmus)'라는 염료가 있었다. '리트머스'는 '리트머스이끼'에서 추출한 푸른 색소이다. 산이 식물의 색소를 변색시키는 것을 안 보일은 '리트머스 색소'를 사용해 여러 가지 액체를 차례로 실험했다. 그리고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붉게 변색시키는 물질을 '산(acid)'으로 분류했다. 보일은 또 산의 성질을 없애는 물질을 '염기(base)'라고 했다.

 보일은 액체가 '산(acid)'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위해,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사용했다. 그리고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붉게 변색시키는 액체를 '산(acid)'로 분류했다. 액체에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가했을 때, 액체가 붉은색이나 분홍색이 될 경우 액체는 '산'이다. 액체가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붉게 변색시켰기 때문이다. 반대로 액체에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가했을 때, 액체가 푸른색이 될 경우 액체는 '산'이 아니다. 액체가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붉게 변색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2-2. '산(acid)'은 '산소(O)'를 함유한 물질이 아니었다.

 프랑스의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1743~1794)'는 영국의 화학자 '조지프 플리스틀리(Joseph Priestley, 1733~1804)'가 1774년에 발견한 원소 '산소(O)'를 포함하는 물질이 바로 '산(acid)'라고 생각했다. '탄산(H2CO3)'이나 '인산(H3PO4)' 등의 수용액이 모조리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붉게 변생시켰기 때문이다. 라부아지에는 1779년에 '프리스틀리'가 발견한 원소 'O'를 '산(oxys)' + '을 만드는 것(gen)'이라는 의미에서 '산소(oxygene)'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염산(HCl)'은 산소(O)'를 함유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용액이 산성이다. 그리고 수용액이 '염기성(알칼리성)'을 나타내는 '석회(CaO)'에는 산소가 들어 있다. 즉, 라부아지에의 생각은 틀렸다. '산(Acid)'은 '산소(O)'를 함유한 물질이 아니었다.

 물에는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이 아주 조금 들어 있다. '석회(CaO)'는 물에 들어가면 '칼슘 이온(Ca2+)'와 '산화 이온(O2-)'으로 나누어진다. '산화 이온(O2-)'은 물에 들어 있는 '수소 이온(H+)'과 결합해 '물 분자(H2O)'가 되기 때문에, 물에 들어 있는 '수산화 이온(OH-)'의 수가 '수소 이온(H+)'보다 많아진다. 그 결과, 석회 수용액은 '염기성(알칼리성)'을 나타낸다.

2-3. 푸른 리트머스 색소는 리트머스이끼에서 추출했다.

 '푸른 리트머스 색소'는 리트머스 이끼에서 추출했다. '리트머스이끼'는 지중해 지방과 서아프리카 지방에서 자라는 '지의류(이끼 무리)'이다. 리트머스 색소를 만드는 '리트머스이끼'에는 30여 종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로켈라 팅크토리아(Roccella tinctoria)'이다. 이 '리트머스이끼'를 짓이겨 암모니아(NH3)'와 '석회(CaO)' 등을 가하고 발효시켜 추출한 것이 '푸른 리트머스 색소'이다.

로켈라 팅크토리아

2-3-1. '리트머스 시험지'에는 리트머스 색소를 발랐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실험에서 사용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에도 '리트머스 색소'가 사용된다. '푸른 리트머스 시험지'는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납지 등에 바른 것이다 한편, 붉은색 리트머스 시험지는 푸른 리트머스 색소'를 산으로 붉게 변색시키고 나서 납지 등에 바른 것이다.

 '푸른 리트머스 시험지'를 사용하면, 액체가 산성인지 아닌지를 조사할 수 있다. 액체를 유리 막대로 푸른색 리트머스 시험지에 묻혔을 때, 액체가 산성이면, 푸른색 리트머스 시험지가 붉게 변한다. 반대로 '붉은색 리트머스 시험지'를 사용하면, 액체가 '염기성(알칼리성)'인지 아닌지를 조사할 수 있다. 액체를 '붉은색 리트머스 시험지'에 묻혔을 때, 액체가 염기성이면 '붉은색 리트머스 시험지'가 푸르게 변한다.

 '리트머스이끼'가 자라지 않는 나라에서는 과거에는 '리트머스이끼'를 수입해 '리트머스 시험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리트머스 색소를 공업적으로 합성해 '리트머스 시험지'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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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산'과 '염기'의 정의

3-1. 시큼한 물질은 물에 녹으면 '수소 이온'을 내놓는다.

 '수소(H)'는 영국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헨리 캐번디시(Henry Cavendish, 1731~1810)'가 1766년에 발견했다. '헨리 캐번디시'는 금속을 산성의 액체에 녹였을 때 발생하는 '연소하는 공기'를 분리하고 그 성질을 자세히 조사했다. 이 연소하는 공기가 나중에 '수소(H)'라고 불리는 기체였다.

 '헨리 캐번디시'가 발견한 '연소하는 공기'를 '수소(H)'라고 명명한 사람은 '앙투안 라부아지에'이다.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1789년에 캐번디시가 발견한 원소 '수소(H)'를 '물(hydro)' + '-을 만들어 내는 것(-gen)'이라는 의미에서 '수소(Hydrogen)'이라고 명명하였다. 본래는 캐번디시가 발견한 원소 '수소(H)'야말로 산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라부아지에'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산(Acid)이 '수소 화합물'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사람은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 1778~1829)'이다. 데이비는 1808년 산인 '염산(HCl)'의 염소(Cl)'가 원소임을 밝혔으며, 염산이 '수소(H)'와 염소(Cl)'만으로 되어 있음을 밝혔다.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 1859~1927)'는 1887년에, 물에 녹으면 '수소 이온(H+)'을 내놓는 물질이 '산(Acid)'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물에 녹으면 '수산화 이온(OH-)'을 내놓는 물질을 '염기(Base)'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염산(HCl)'은 물에 녹으면 '수소 이온(H+)'을 내놓으므로 산이고, '수산화나트륨(NaOH)'은 물에 녹으면 '수산화 이온(OH-)'을 내놓으므로 '염기'이다. 또 산과 염기를 섞으면, 산에서 나온 수소 이온과 염기에서 나온 수산화 이온이 결합해, '물 분자(H2O)'가 되는 '중화 반응(Neutralization Reaction)'이 일어나는 것을 밝혔다. 아레니우스가 말한 산과 염기의 정의는 가장 알기 쉬운 정의라고 할 수 있다.

3-2. '산(acid)'을 구분하기 위한 새로운 정의가 나왔다.

 하지만 '아레니우스'의 '산'과 '염기'의 정의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도 있다. 예컨대, '암모니아(NH3)' 수용액이 염기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물에 녹아도 '수산화 이온(OH-)'을 내놓지 않는다. '물(H2O)' 속의 일부 물 분자는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나뉘어 있다. 암모니아 수용액이 염기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암모니아(NH3)'가 물에 들어 있는 '수소 이온(H+)'과 결합해 '암모늄 이온(NH4+)'이 되어, 물에 들어 있는 '수산화 이온(OH-)'의 수가 '수소 이온(H+)'의 수보다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덴마크의 화학자 '요하네스 브뢴스테드(Johannes Nicolaus Brønsted, 1879~1947)'와 영국의 화학자 '마틴 로리(1874~1936)'는 1923년에 각각 독자적으로 산과 염기의 정의를 만들었다.

 '브뢴스테드'와 '로리'는 '산(acid)'란 상대에게 '수소 이온(H+)'을 줄 수 있는 물질이며, 염기란 상대로부터 '수소 이온(H+)'을 받을 수 있는 물질이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염산은 물에 녹으면 수소 이온을 '물 분자(H2O)'에게 줄 수 있으므로 산이다. '수소 이온(H+)'을 받은 물 분자'는 '옥소늄 이온(H3O+)'이 된다. 사실 '수소 이온(H+)'은 물속에서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물 분자(H2O)'와 결합한 '옥소늄 이온(H3O+)'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화학식 등에서는 알기 위해 '수소 이온(H+)'을 단독으로 적는다.

 이 정의에 따르면, '암모니아(NH3)'도 물에 녹으면 '수소 이온(H+)'을 받아 '암모늄 이온(NH4+)'이 되므로 '염기(base)'인 것이다. '브뢴스테드'와 '로리'의 정의에 따라, '수산화 이온(OH-)'을 내놓지 않는 염기와, 기체인 '산'과 기체인 '염기'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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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H

4-1. 아무리 순수한 물에도 '수소 이온(H+)'이 아주 낮은 농도로 포함되어 있다.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콜라우슈(Friedrich Kohlrausch, 1840~1910)'는 1869~1880년에 여러 가지 수용액의 '전기 전도도(전기를 전하기 쉬운 정도)'를 조사했다. 수용액의 '전기 전도도'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대로 순수한 물을 사용해 수용액을 만들어야 한다. 물에 불순물이 녹아 있으면, 그 불순물의 이온이 전기를 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수용액의 볼래 '전기 전도도'를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라우슈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 순수한 물을 준비해도, 그 물의 '전기 전도도'가 0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이것은 물속의 '물 분자(H2O)' 자체의 일부가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로 나누어져 전기를 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콜라우슈는 순수한 물에 들어 있는 '수소 이온(H+)'과 '수산화 이온(OH-)'을 엄밀하게 측정해 보았다. 그러자 상온의 물에는, 1L당 약 0.0000001mol이라는 아주 낮은 농도의 '수소 이온(H+)'과 0.0000001mol이라는 아주 낮은 농도의 '수산화 이온(OH-)'이 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1mol은 6.02×1023개)

4-2. 수소 이온 농도를 쉽게 나타내기 위해, pH라는 지표가 만들어졌다.

 덴마크의 화학자 '쇠렌 쇠렌센(Søren Peter Lauritz Sørensen, 1868~1939)은 1909년에 '수소 이온의 농도'를 '10의 마이너스 몇 제곱인지'로 나타낼 것을 제안했다. 수소 이온 농도의 소수점 이하의 0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pH(수소 이온 농도 지수, 피에이치 또는 페하)'이다. 예컨대 순수한 물의 수소 이온 농도는 1L당 '0.0000001mol(10-7mol)'이다. 그래서 1L당 10-7mol이라는 수소 농도를 pH7라고 나타내기로 했다. pH7의 액체를 중성, pH가 7 미만인 액체를 산성, pH가 7보다 큰 액체를 '염기성(알칼리성)'이라고 한다. pH가 1 달라지면, '수소 이온 농도'는 10배 달라진다.

수소 이온 농도 지수  
pH0 (100mol/L) -
pH1 (10-1mol/L) 산성 변기용 세제(pH1 정도), 위산(pH1~2)
pH2 (10-2mol/L) 사과, 레몬, 코카콜라(pH2.5), 아세트산
pH3 (10-3mol/L) 와인(대부분 pH3~4 정도)
pH4 (10-4mol/L) 간장(pH4.5~5)
pH5 (10-5mol/L) 커피
pH6 (10-6mol/L) 수박, 우유(pH6.5 정도)
pH7 (10-7mol/L) 물(pH7), 혈액(pH7.35~7.45), 눈물(pH7.5~8)
pH8 (10-8mol/L) -
pH9 (10-9mol/L) 비눗물(pH9~10)
pH10 (10-10mol/L) 재를 녹인물(pH10~13)
pH11 (10-11mol/L) -
pH12 (10-12mol/L) -
pH13 (10-13mol/L) 알칼리성 환풍기용 세제(pH13 정도)
pH14 (10-14mol/L) -

5. '산-염기'와 생활

5-1. 탄산음료는 이를 녹인다.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탄산 가스)'의 수용액이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으면, 일부 분자가 '물 분자(H2O)'와 결합해 '탄산(H2CO3)'이 된다. 그리고 탄산은 일부 분자가 '수소 이온(H+)'과 '탄산수소 이온(HCO3-)'으로 나누어지고, '탄산수소 이온'은 일부가 '수소 이온(H+)'과 '탄산 이온(CO32-)'으로 나누어진다. 그 결과, 수용액 속에 '수소 이온(H+)'이 늘어나므로 탄산음료는 '산성 액체'이다.

 그리고 이의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의 주성분은 '히드록시아파타이트[(Ca10(PO4)6(OH2)]'라는 화합물이다. '히드록시아파타이트'는 pH5.5 이하의 산성액체에 들어가면 '칼슘 이온(Ca2+)', '인산수소 이온(HPO42-)', '인산2수소 이온(H2PO4-)', '인산(H3PO4-)', '물 분자(H2O)' 등으로 나뉘어 녹아 나온다. 이 때문에 탄산음료 등의 산성 액체를 마실 때, 입속의 수분이 pH5.5 이하의 산성이 되면 이가 녹을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가 산성 액체에 녹아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입속에서 분비되는 침이 이에 묻은 산성 액체를 씻어 내, 입속의 수분을 중성에 가깝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침에 들어 있는 성분이 사라진 '히드록시아파타이트'를 보충해 주기도 한다. 다만, 산성 액체를 자주 마시거나 산성 액체가 이에 묻은 체 강한 힘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녹아 얇아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탄산음료 뿐만 아니라, 스포츠 음료, 식초, 감귤류 과즙, 와인 등 pH가 낮은 산성 식품을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사람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5-2. 위장약

5-2-1. 위산은 강한 산

 입으로 들어간 음식은 일시정으로 '위(Stomach)'에 저장된다. 음식물이 위에 들어오면, 위는 내벽에서 '위액(Gastric Juice)'을 분비해 뒤섞고, 약 2~4시간 동안 짓이겨 음식을 죽처럼 흐물흐물하게 만든다. '위액'의 주된 성분은 '위산(위액 속에 들어있는 산성 물질로 주성분은 염산)',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 '펩신(Pepsin)', '위벽을 보호하는 점액'이다. '위산(Gastric Acid)'은 위 속에 있는 수분의 pH를 1~2까지 내려 음식에 들어 있는 세균을 죽인다. 또 '펩신'은 pH가 2 전후일 때 가장 잘 작용한다. 위가 음식을 소독하거나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것도 '산(Acid)' 덕분이다.

 위 속에 있는 수분의 pH는 공복 때 1~2 정도인데 비해, 식사를 하면 pH가 4~5로 올라간다. 그리고 식사로 올라간 pH는 2~3시간 정도 걸려 1~2 정도로 다시 내려간다.

5-2-2. 위산과 위장약의 중화 반응

 스트레스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거나 폭음 또는 폭식을 거듭하면, 위산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는 '위산 과다(Excess Acid in the Stomach)'라는 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위산 과다'가 되면 위 속에 음식이 없을 때도 대량의 위산이 나와, 흉통이나 위염 등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위산 과다'가 되었을 때 먹는 '위장약' 중에는 '중화 반응(Neutralization Reaction)'을 일으켜 흉통이나 위통을 완화해 주는 약이 있다. '중화 반응'은 산이 내보낸 '수소 이온(H+)'과 염기가 내보낸 '수산화 이온(OH-)'이 결합함으로써 '물 분자(H2O)'가 되어 산의 성질과 염기의 성질이 사라지는 반응이다.

 위산을 중화하는 위장약의 주성분에는, 예컨대 염기인 '탄산수소나트륨'이 있다. '탄산수소나트륨(NaHCO3)'을 먹으면, 탄산수소나트륨에서 갈라져 생긴 '탄산수소 이온(HCO3-)'이 위산의 '수소 이온(H+)'과 결합해 '탄산(H2CO3)'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물 분자(H2O)'와 '이산화탄소(CO2)'로 나누어진다. 그러면 위 속에 있는 수분의 pH가 일시적으로 5~7까지 올라가,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그리고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트림' 등으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산과 염기의 중화반응에서는 물 외에 '염(salt)'도 생긴다. 예컨대 '염산(HCl)'과 '수산화나트륨(NaOH)'의 중화 반응에서는 '염화 나트륨(NaCl)'이 생긴다. '염기'라는 말은 '염의 바탕'이라는 뜻이다

5-3. 산성비

 '산성비'는 문자 그대로 산성비를 뜻하며, 대기 오염 등에 의해 생긴다. 산성비는 화석 연료의 연소 등에 의해 발행산 '환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염화수소(HCl)' 등이 대기 중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해, 황산이나 질산, 염산 등 강산이 생기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산성비의 영향으로는 삼림이 말라 죽거나, 호수나 토양을 산성화하는 등 환경에 대한 악영향이 지적된다.

5-4. 해양 산성화

 현재 바닷물의 pH는 해수면 가까운 곳에서는 평균 약 8.1이다. 즉 '바닷물'은 약한 염기성이다. 하지만 바닷물의 pH는 '산업혁명(1750년~1800년 무렵)' 이후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활동에 의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고, 대기에서 바닷물에 녹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닷물의 pH 저하'를 '해양 산성화(Ocean Acidification)'라고 한다. 해수면에 가까운 바닷물의 pH는 이미 산업 혁명 이전에 비해 약 0.1 정도 내려갔으리라고 추측된다. 그런데 바닷물의 '수소 이온(H+)' 농도가 상승하면, 수소 이온이 '탄산 이온(CO32-)'과 결합해 '탄산수소 이온(HCO3-)'이 된다.

 '바닷물의 pH 저하'는 바다에 서식하는 생물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바다에는 '탄산칼슘(CaCO3)'을 주성분으로 하는 껍데기를 가진 생물이 많이 서식한다. 예컨대, 식물 플랑크톤, 동물 플랑크톤, 새우, 게, 성게, 조개, 산호 등의 생물이다. 이들은 바닷물 속의 '칼슘 이온(Ca2+)'과 '탄산 이온(CO32-)'으로부터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껍데기를 만든다. 그런데 '해양 산성화'가 일어나 '탄산 이온(CO32-)'의 농도가 낮아지면, 탄산칼슘으로부터 이루어진 껍데기를 가진 생물이 껍데기를 만들기 어려워진다. 새우나 조개 등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껍데기를 가진 많은 생물에게 멸종 위기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