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지능'이란 무엇인가?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0:05

 인간은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하며 고도의 언어를 구사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능력은 지능 덕분이다. 그러면 '지능(Intelligence)'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인간의 능력은 과연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휘되는 것일까?

0. 목차

  1. 호모 사피엔스
  2. 뇌화 지수
  3. 사람의 뇌가 커진 이유
  4. 대뇌 피질의 진화
  5. 사람의 대뇌 피질에서 특히 발달한 네 영역
  6. 거대 방추 신경 세포
  7. 사람의 특징을 초래하는 유전자
  8. 신경 네트워크의 진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1. 호모 사피엔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우리 인간을 한 종으로 분류할 때의 학명이다. Homo는 라틴 어로 '사람'을 뜻하고, Sapiens는 '현명한'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호모 사피엔스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등장한 시기는 대략 20만 년전으로 생각된다. 어느 지역에서 기원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있지만, 동아프리카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호모 사피엔스는 겨우 20만 년 만에 대 번영을 이룩하고 위대한 문명을 이뤄냈다. 인간은 열대 지역에서 극지방까지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다. 하나의 종이 이렇게까지 분포한 적은 '호모 사피엔스' 말고는 없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큰 강 부근 등에 도시를 세우고, 각지에서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이제는 우주 공간에까지 거주하려고 한다. 도대체 인류는 어떻게 이런 경이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바로 호모 사피엔스가 가지고 있던 압도적인 무기 '두뇌(Brain)'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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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뇌화 지수

 미국의 진화학자 '해리 제리슨(Harry J. Jerison, 1930~)'은 몸무게와 뇌의 크기에 일정한 균형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다양한 동물을 조사하여,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뇌도 크고,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뇌도 작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몸무게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큰 뇌를 가지고 있다. 원래 사람의 몸무게가 60kg이라고 치면 이에 알맞은 뇌의 크기는 약 200g이다. 하지만 사람은 이보다 약 7배나 더 무거운 1400g이나 되는 뇌를 가지고 있다.

'해리 제리슨(Harry J. Jerison)'은 이 배율을 '뇌화 지수(Encephalization Quotient)'라고 부르고, 동물의 지능 수준을 추정하는 하나의 지표로 제안했다. 즉, '뇌화 지수'란 그 동물이 가진 뇌의 무게가 그 동물의 몸무게에 어울리는 표준적인 뇌의 몇 배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따라서 사람의 뇌화 지수는 약 7이다. 이 수치는 포유류, 조류 등을 포함하는 고등 척추동물 중에서 가장 큰 수치dl다. 고래나 코끼리의 경우 약 1정도가 된다고 하고, 사람을 제외하고 뇌화 지수가 높은 동물을 찾아보면 돌고래가 약 5 정도, 침팬지가 약 3 정도 까마귀가 약 2정도 된다고 한다. 사람의 뇌화 지수는 이들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앞서 있는 것이다.

3. 사람의 뇌가 커진 이유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뇌의 용량은 '원인(原人)'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의 용량에 비해 3배 이상이다. 그러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이렇게 커질 수 있었을까? 인간의 뇌가 커진 요인으로는 다양한 것들이 생각되고 있다.

 뇌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두개골과 아래턱을 연결하는 근육(저작근)'이 축소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연구자도 있다. '저작근(Masticatorymuscle)'은 두개골과 아래턱을 단단히 연결하고 있다. 그런데 저작근이 작아져서, 단단한 죔에서 해방된 두개골이 대형화될 여지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약 240만 년 전에 일어난 어떤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300만 년 전에 살고 있었던 초기 인류의 일종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학명: 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저작근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있고, 그에 따라 뇌를 넣어두는 공간이 넓어져 있다. 지능이 발달하고 불을 이용한 음식 조리 방법을 습득하면서, '저작 능력(씹는 능력)'이 그전에 비해 약해져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MYH16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근육을 만드는 중요한 단백질 '미오신(Myosin)'의 설계도가 되는 유전자의 하나로, 사람 이외의 영장류는 가지고 있지만 사람에서는 작용이 사라졌다.

저작근 (masticatorymuscle)

3-1. 인류의 진화와 뇌 용량

  1.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약 400만~약 300만 년 전): 뇌 용량 400cm³
  2. 호모 하빌리스 (약 250만~약 300만 년 전): 뇌 용량 600cm³
  3. 호모 에렉투스 (약 180만~약 5만 년 전): 뇌 용량 950cm³
  4.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약 20만~ 약 3만 년 전): 뇌 용량 1500cm³
  5. 호모 사피엔스 (약 20만 년 전~현대): 뇌 용량 1400cm³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용량은 아니다. 약 3만 년 전의 '크로마뇽인(해부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화석 인류)'이나 네안데르탈인에 비하면 우리들의 뇌는 약간 작다.

4. 대뇌 피질의 진화

 우리의 뇌는 대뇌, 소뇌, 간뇌 등 다양한 부위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서 사람에게 특히 발달한 부위가 바로 '대뇌'이다. 대뇌는 신경 세포의 본체가 모여 형성되는 1장의 시트인 피질과 신경 세포끼리를 연결하는 배선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의 대뇌는 온통 주름투성이인데, 이는 큰 시트를 두골의 안쪽에 있는 한정된 공간에 밀어 넣은 결과이다.

 원시적인 영장류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대뇌는 매우 커졌는데, 이 과정에서 대뇌 시트의 두께도 증가하였지만 특히 시트의 겉넓이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즉, 대뇌의 발달은 주로 대뇌피질의 겉넓이가 넓어진 데서 비롯된 것이다. 대뇌 피질의 겉넓이가 넓어지면서 신경세포끼리의 연락도 더욱 복잡해졌다. 그래서 사람의 대뇌에 있는 배선 부분도 다른 동물에 비해서 현저하게 발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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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람의 대뇌 피질에서 특히 발달한 네 영역

 원숭이와 사람의 대뇌를 비교해 보면, 사람에게서 특히 발달되어 있는 영역이 몇 군데 있다. 이 중 네 군데 영역을 소개하겠다. 과학자들은 이들 영역에 아마 사람 특유의 기능이 숨어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5-1. 하두정 소엽

 두정엽과 측두엽의 경계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는 '하두정 소엽(下頭頂小葉; 브로드만 영역 39, 40)'은 침팬지 등의 유인원과 비교하면 몇 배나 크다. 이 영역은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뇌의 작용과 관계되어 있다. '하두정 소엽'은 시각, 청각, 촉각 등 서로 다른 종류의 감각 정보가 뇌 안에서 합류하는 장소로 생각되고 있다.

 물을 예로 들면, 물에 닿은 감각 '촉각'은 '일차 체성 감각 영역'으로, 물의 소리 '청각'은 '일차 청각 영역'으로, 시각(물의 그림)은 '일차 시각 영역'으로 정보가 전달된 뒤, '하두정 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에서 정보가 모여 우리의 뇌가 '물'을 인식한다. 우리 인간은 실물을 실제로 보거나 듣지 않아도 '물'이라는 것을 머릿속에서 추상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숫자나 시간과 같은 더욱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데 '하두정 소엽'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인다.

5-2. 브로카 영역 및 베르니케 영역

 사람의 대뇌 좌반구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두 중추가 있다. 바로 전두엽에 자리한 '브로카 영역(Broca's area)'과 측두엽에 자리한 '베르니케 영역(Wernicke's area)'이다. '브로카 영역'은 브로드만 영역 44, 45 부분이고, '베르니케 영역'은 브로드만 영역 22 부분이다. 이 두 영역은 사람의 뇌에 발달한 특유한 영역으로, 다른 동물에는 없거나 있더라도 별로 발달하지 않았다. 특히 사람의 베르니케 영역은 침팬지 등의 유인원에 비해 6~7배나 커져 있다. 사람은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고 언어 덕분에 사람은 경험과 지혜를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고도의 언어 소통 능력은 인류 문명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전두엽에 자리한 '브로카 영역'이 어떤 이유로 손상을 입으면 말을 하거나 글자를 쓰는 일이 되지 않는 '실어증'이 된다. 하지만 문자나 언어를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또 측두엽에 자리한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을 입으면 보거나 듣거나 한 말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 타입의 '실어증'이 된다. 말을 하거나 글자를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잘못 말하거나 잘못 쓰는 경우가 매우 많아진다.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있는 대뇌의 좌반구는 오른손의 운동이나 감각을 지배한다. 이로 미루어, '주로 사용하는 오른손을 써서 도구를 다루는 외의 부위가 발달한 결과, 언어를 다루는 능력으로 파생한 것이 아닐까?'하는 가설을 세우는 연구자도 있다.

5-3. 전두극부

 '전두전 영역'은 뇌 전체의 작용을 감시하고, 그것을 제어하는 '뇌의 사령탑'이다. 그중 이마의 바로 뒤에 있는 '전두극부(frontopolar; 브로드만 영역 10)'은 '전두전 영역' 중에서도 특히 복잡한 처리에 관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전두극부'의 부피는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의 영장류가 3cm³ 이하인 데에 비해 사람은 약 14cm³나 된다. 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더라도, 사람의 '전두극부'는 다른 유인원에 비해서 1.5~2배나 크다. 전두전 영역의 주된 작용 가운데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전두전 영역'의 첫 번째 주된 작용은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라는 것이다. 조금 전에 들은 전화번호를 잠시 머릿속에 외워 두거나, 여러 가지 물건에 대한 순서를 머리 안에서 바꾸거나 하는 일은 이 작용 덕분이다.
  2. '전두전 영역'의 두 번째 주된 작용은 '자기 제어'다. 이 작용을 상실하게 되면 일시적인 감정에 치우치게 되고, 익숙해진 습관을 고집하게 되어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전두극부(Brodmann area 10)'는 전두전 영역 안에서도 가장 복잡한 처리를 담당한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 대표적인 예는 '추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추론'이란 몇 가지 사례를 보고 그 배후에 있는 법칙을 알아차리며, 그것을 바탕으로 답을 추측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IQ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사람일수록 '전두극부'의 피질이 두껍다는 데이터도 있다.

IQ TEST

5-4. 전부 대상회

 대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갈라져 있다. 그 사에는 깊은 도랑이 있는데, 그 깊은 도랑의 벽에 있는 것이 '전부 대상회'이다. '전부 대상회(브로드만 영역 32)'에는 사람 특유의 거대한 신경 세포가 밀집해 있다.

 이 '전부 대상회'는 사람의 사회성을 바탕을 이루는 어떤 중요한 작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 작용이란 바로 '타인의 시점에 서서 생각한다'라는 능력이다. 인간이 소통할 때 표정, 처사, 거동 등으로 미루어 상대의 의도나 감정을 헤아리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이 능력을 바탕으로 남의 생각을 헤아려, 그것에 공감하거나 속이기도 한다.

 남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뇌의 기능을 전문적인 용어로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라고 한다. 침팬지와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의 경우 '마음의 이론'은 불완전한 형태로밖에 작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유인원 이외의 원숭이는 '마음의 이론'을 지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마음의 이론'에 대해서는 '미러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신경 세포와의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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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거대 방추 신경 세포

 '마음의 이론'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영역인 '전부 대상회'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바로 이 영역에 사람 특유의 거대한 신경 세포가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영장류의 대뇌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신경 세포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대형인 것은 '추상체 세포'라는 유형의 신경 세포이다. 이 이름은 신경 세포의 본체인 '세포체' 부분이 원뿔(추)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사람의 '전부 대상회'에는 '추상체 세포'의 4배나 되는 거대한 신경 세포가 많이 있다고 한다. 이 세포는 세포체의 형태가 '방추'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거대 방추 신경 세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 '거대 방추 신경 세포'는 사람을 포함한 유인원의 무리에서만 발견되고 그 밖의 원숭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발견되지 않는다. '전부 대상회'의 한 단면 당 '거대 방추 신경 세포'의 수를 비교하면 고릴라 20개, 침팬지 40개, 보노보 70개에 대하여 사람은 90개로 가장 높은 밀도로 존재한다.

 원래 젖먹이로 태어난 단계의 뇌의 신경 세포는 모두 갖추어져 있고, 자라면서 신경 세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거대 방추 신경 세포'는 예외적으로, 생후에 수가 늘어나며 4세 무렵에 성인과 그 수가 같아진다고 한다. 이것은 '마음의 이론'이 완성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이 '거대 방추 신경 세포'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마음의 이론'과 관련해 연구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7. 사람의 특징을 초래하는 유전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중에는 사람의 특징을 초래하는 유전자들이 있을 것이다. 인간다움을 초래하는 유전자로 보이는 유전자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FOXP2 유전자: 인간다움을 초래하는 유전자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중 하나는 1990년에 발견된 'FOXP2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에 선천적으로 변이가 있는 가계에서는 말하는 데 장애가 있는 사람이 높은 빈도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뇌에서는 언어 중추의 하나인 '브로카 영역'이 작고 활동도 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간은 독자적인 'FOXP2 유전자'를 입수하여 언어를 획득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다만,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언어의 획득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 MYH16 유전자: 턱의 근육인 '저작근'의 축소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MYH16 유전자'도 있다. 'MYH16 유전자'는 근육을 만드는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인 '미오신'의 설계도가 되는 유전자 중 하나이다. 사람 이외의 영장류는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드는 'MYH16 유전자'가 있는데, 사람은 이 유전자의 작용이 상실되어 있다. 이 변이는 약 240만 년 전에 일어났다고 추정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3. MCPH1 유전자: 뇌의 대형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MCPH1 유전자'도 있다. 이 유전자는 '마이크로세팔린(Microcephalin)'이라는 단백질의 설계도로 작용한다. 선천적으로 이 유전적으로 변이에 있는 사람은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는 '작은머리증(소두증)'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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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신경 네트워크의 진화

 지난 수십 년간 뇌과학은 급격히 발전했지만 '인간의 지성이 다른 동물에 비하여 왜 이정도로 뛰어 날까?'라는 물음에 대한 결정적인 답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으로 이 수수께끼를 풀려는 연구자들도 있다.

 예컨대 얼음의 온도를 높이면 물이 되고, 온도를 더 높이면 수증기가 된다. 분자의 구조나 성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전체의 성질은 전혀 달라진다. 그래서 이처럼 사람 뇌의 진화 과정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신경 세포 하나하나에 구조나 성질 자체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도, 세포가 늘어나면 그들을 잇는 '배선'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의 상태나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