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미래학 (Futurology)

브레인넷(Brain-net)

SURPRISER - Tistory 2021. 10. 3. 06:49

0. 목차

  1. 인터넷을 이용하여 쥐의 두뇌를 연결하였다.
  2. 인터넷을 이용하여 인간의 두뇌를 연결하였다.
  3. 브레인넷을 통한 '미래형 소셜 네트워크'
  4. '완전 몰입' 엔터테인먼트
  5. 브레인넷 구축하기
  6. 인간은 운영체제의 일부가 될 것이다.
  7. 영혼 도서관

1. 인터넷을 이용하여 쥐의 두뇌를 연결하였다.

 두뇌와 두뇌를 연결하는 '뇌-뇌 인터페이스(Brain to Brain interface)'를 이용하면 '마음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브레인넷(Brain-net)'을 구축할 수 있다. 2013년에 '듀크 대학교(Duke University)'의 '미겔 니코렐리스(Miguel Nicolelis, 1961~)' 박사는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의 '생각 공유기(Mind Meld)'를 방불케 하는 장치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듀크대학교와 브라질의 '나타우(브라질 동북쪽 대서양 연안에 있는 도시)'에 분리 수용된 두 그룹의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첫 번째 그룹은 붉은빛을 볼 때마다 레버를 누르도록 훈련시켰고, 두 번째 그룹은 뇌에 삽입된 칩에 신호를 보내서 뇌가 자극을 받을 때마다 레버를 누르도록 훈련시켰다. 그리고 쥐들이 레버를 제대로 누르면 보상으로 약간의 물을 주었다. 이 훈련을 어느 정도 진행한 후, '미겔 니코렐리스(Miguel Nicolelis)' 박사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듀크대학교와 나타우에 있는 쥐들의 운동 피질을 서로 연결했다.

 이 실험은 첫 번째 그룹의 쥐들에게 붉은빛을 보여주고, 그들의 뇌신호를 브라질에 있는 두 번째 그룹에게 보내서 이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열에 일곱 번꼴로 두 번째 그룹의 쥐들이 레버를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두뇌끼리 신호전송이 가능하며, 올바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된 것이다. 물론 신호 내용이 매우 초보적이고 샘플의 수도 적어서 두 개의 생각을 하나로 합쳐주는 '생각 공유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브레인넷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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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터넷을 이용하여 인간의 두뇌를 연결하였다.

 2013년에는 이 분야에서 또 다른 중요한 진보가 이루어졌다. 동물실험단계를 넘어서 인간의 뇌-뇌 통신을 구현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한 사람의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다른 사람의 뇌로 전송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룬 곳은 워싱턴 대학이다. 이곳에서 한 과학자의 오른팔을 움직이는 '뇌의 신호'를 다른 과학자의 뇌에 성공적으로 전송하였다. 송신자는 'EEG' 헬멧을 쓴 채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오른팔을 움직여 대포를 발사하는 행동을 머릿속으로 상상했고, 이때 발생한 신호가 EEG헬멧과 인터넷을 통해 수신자에게 전달되었다. 수신자는 오른손을 제어하는 두뇌 부위에 맞춰진 자기 헬멧을 쓰고 있었고, 신호가 도착하자마자 헬멧에서 자기장 펄스가 발생하여 두뇌에 전달되었다. 그 결과, 수신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른팔을 움직였다. 이로써 과학자들은 한 사람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인터넷을 통해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메시지'도 서로 교환할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춤을 추거나 번지점프를 할때 느끼는 감정이나,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느끼는 짜릿한 감정을 인터넷을 통해 전송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육체적 행동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도 '뇌-뇌 통신(Brain-Brain Communication)'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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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레인넷을 통한 '미래형 소셜 네트워크'

 '미겔 니코렐리스(Miguel Nicolelis)' 박사는 전 세계 사람들이 키보드가 아닌 '마음(Heart)'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미래형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구상하고 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브레인넷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전화는 대화 내용과 억양만 전달할 수 있을 뿐 다른 기능은 없다. 하지만 브레인넷 통신은 대화의 저변에 깔려있는 감정과 묘한 뉘앙스, 그리고 상대방이 숨기는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다. 미래의 인류는 타인과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친밀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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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전 몰입' 엔터테인먼트

 브레인넷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오락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지난 100년동안 영화는 '빛과 소리의 조합'이라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의 오락산업은 '오감(시각,청각, 후각, 미각, 촉각)'과 함께 모든 감정을 종합한 '완전몰입(Total Immersion)'의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예컨대 텔레파시 탐침을 머리에 착용하면 등장인물이 느끼는 감각과 감정을 똑같이 느끼면서 영화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맨스나 스릴러 영화를 볼 때, 마치 본인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모든 촉감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관객들은 여주인공의 몸에서 향수냄새를 맡고, 괴한에게 납치된 희생자의 공포와 악당을 무찌르는 통쾌감을 똑같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전 몰입(Total Immersion)'을 영화에 구현하려면 제작과정부터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우선 배우들은 감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EEG나 MRI 센서와 탐침을 장착한 채,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것은 배우들에게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온갖 장비를 걸친 채 다섯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연기하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영화산업은 이와 비슷한 과도기를 겪었다. '무성영화(소리, 특히 등장인물의 대사가 없이 영상만으로 된 영화)'에서 '유성영화(화면과 함께 소리가 나오는 영화)'로 전환되던 무렵, 목소리가 좋지 않거나 암기력이 떨어지는 배우는 자연스럽게 퇴출당하고 새로운 신인 스타들이 떠올랐다. 미래에도 오감을 능숙하게 연기하는 신인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영화산업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다.

 편집 과정도 필름을 자르거나 잇는 작업에 그치지 않고 각 장면에서 화면과 감각정보를 동기화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동시녹음이 없던 시절에 영상과 음향을 동기화하던 작업과 비슷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객석에 있는 관객들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려면 3D 안경 대신 특수 제작된 '두뇌 센서(Brain Sensor)'를 제공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영관의 구조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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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브레인넷 구축하기

 두뇌 정보를 공유하는 '브레인넷'은 단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우선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과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좌측 전두엽' 등 뇌의 중요한 부위에 나노탐침'을 삽입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접수된 신호는 컴퓨터에서 분석된 후 광케이블을 통해 '인터넷(Internet)'으로 전송된다.

 신호를 보내는 과정보다 이 신호를 다른 사람의 뇌에 전달하는 과정은 더 까다롭다. 지금까지는 신호를 '해마(Hippocampus)'로 보내는 게 전부였지만, 진정한 브레인넷이라면 청각, 시각, 촉각 등 다양한 부위에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당장은 두뇌피질의 각 부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부터 세밀하게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두뇌 피질의 지도가 완성되어야 다른 사람의 뇌에 단어, 생각, 기억, 경험, 느낌 등을 주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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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간은 운영체제의 일부가 될 것이다.

6-1. 집단 의식(Hive Mind)

 '미겔 니코렐리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다음과 말했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 후손들은 기능과 기술 그리고 윤리를 하나로 규합하여 브레인넷을 구축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수십업의 사람들은 브레인넷을 통해 생각만으로 접촉할 수 있게된다. 이 거대한 '집단 의식(Hive Mind)'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브레인넷은 문명 자체를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과거에도 새로운 통신수단이 등장할 때마다 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곤 했다. 원시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소수단위의 유목생활을 하면서 울부짖는 듯한 소리와 몇 가지 몸동작으로 의사표현을 했다. 그 후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기호로 표현하게 되었으며, 교환하는 정보의 규모가 커지면서 마을과 도시도 생겨났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문자를 이용하여 방대한 정보와 지식을 축적해왔고, 이로부터 과학, 예술 그리고 거대한 제국이 탄생했다. 20세기에 발명된 전화, 라디오, TV, 컴퓨터 등은 대륙간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었으며, 20세기 말에 등장한 '인터넷'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문화권으로 통합하였다. 앞으로 '브레인넷(Brain-net)'이 구축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감각과 감정, 기억 생각을 교환할 수 있게 되면, 또 한 번의 혁명이 불어닥칠 것이다.

6-2. 인간과 기계는 결국 하나가 된다.

 '미겔 니코렐리스' 박사는 NASA의 달 탐사선 발사 프로젝트인 '문샷(Moon Shot)' 프로젝트를 목격하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런 그가 지금은 임의의 물체를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또 하나의 '문샷'을 계획 중이다. 그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공상과학 소설 '인간의 뇌(The Human Brain)'을 읽고 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책의 끝 부분에 수많은 두뇌들이 상호작용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아무런 언급이 없어서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는 그 결과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미겔 니코렐리스'는 그때부터 뇌의 비밀을 밝히는 데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에 그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본격적인 실험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첫 작품은 쥐의 행동을 조종하는 기계장치였다. 쥐의 뇌신호를 읽는 센서를 뇌에 삽입한 후 레버에 전선을 연결하여, 쥐가 특정한 생각을 떠올리면 레버가 물을 떠서 쥐의 입에 갖다주는 식으로 작동했다. 이 쥐들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 능숙하게 레버를 움직였고, 원할 때마다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이것은 동물의 두뇌가 기계를 연결한 첫번째 실험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고 기계를 작동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미겔 니코렐리스' 박사는 원숭이 두뇌 안에서 몸의 움직임과 관련된 수천 개의 뉴런도 분석하였다. 원숭이는 이 장치를 이용하여 인공팔을 움직이거나, 사이버공간에서 가상이미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훈련한 원숭이는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오직 생각만으로 자신의 '아바타(Avatar)'를 조종할 수 있다. 원숭이에게 자신의 아바타가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면, 생각만으로 아바타를 조종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래에는 비디오 게임과 컴퓨터 등 모든 가전제품을 생각만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인간이 '운영체제(Operating System)'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실험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결국 기계와 하나가 될 것이다.

7. 영혼 도서관

 오늘날 우리들이 수시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Instagram)'이나 '유튜브(Youtube)'에 올리는 것처럼,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수시로 저장해 인터넷에 업로드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나중에 조상이 남긴 기록을 조회하면, 그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일을 겪으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죽고 수백 년이 지났더라도 데이터만 있으면, 그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이 영혼을 저장하는 '영혼 도서관(Soul Library)'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는 이 땅에 태어나 살고, 고통을 겪고, 성공을 거두고, 교훈을 남기고 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기록으로 보존될 것이며, 그중 일부 기록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