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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SURPRISER - Tistory 2023. 4. 9. 18:13

 스마트폰은 201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보급되어, 이제는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스마트폰'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0. 목차

  1. 끊임없이 최적화되어 사람을 사로잡는 스마트폰
  2. 스마트폰 독서
  3. 스마트폰과 주의력
  4. 스마트폰과 어린이
  5. 온라인 게임과 뇌
  6. 디지털 건망증
  7. 스마트폰과 수면
  8. 걸으면서 스마트폰 사용
  9. 스마트폰'과 '인간 확장 공학'

1. 끊임없이 최적화되어 사람을 사로잡는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SNS, 쇼핑, 지도 검색, 메시지, 메모, 알람 시계, 뉴스 확인, 뱅킹, 투자, 이메일, 중고거래, 독서, 게임, 음악 감상, 동영상 시청, 지갑, 신분 확인, 현금 거래, 배달,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 스케줄 관리, 계산기, 검색, 모빌리티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 모든 일을 스마트폰 조작만으로 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우리는 생활 깊숙이 파고든 스마트폰을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많은 앱과 웹사이트는 우리가 빠져들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컨대 '선명한 색깔을 사용한 화면'과 '바로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기사 제목', '동영상 섬네일', '상품을 사고 싶게 하는 광고 디자인' 등은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면서 끊임없이 최적화되고 있다. 이런 고도화된 기술로 인해,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한다.

 광고와 웹사이트의 디자인과 문구를 검토할 때 사용되는 기술 중에 하나가 'A/B 테스트'이다. 'A/B 테스트'에서는 먼저 A 패턴과 B 패턴이라는 디자인이 서로 다른 광고를 준비한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액세스할 때 어느 한쪽 광고를 무작위로 제시한다. A와 B 각각에 대해 클릭된 횟수를 분석한 뒤 클릭 횟수가 많았던 디자인을 선택한다. 이것이 'A/B 테스트'이다. 'A/B 테스트'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스마트폰 화면은 사용자가 조작하고 싶도록 계속 진화한다.

 요즘에는 사용자의 많은 행동 데이터를 '인공 지능(AI)'에 학습시켜, 각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광고·뉴스·게시물 등을 보여주는 '추천 기능'도 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에서는 이 기능을 '유튜브 알고리즘(Youtube Algorith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인터넷 쇼핑의 경우 AI가 다양한 사용자의 구매 이력과 열람 이력을 학습한 후, 비슷한 구매 이력을 가진 사용자가 구입한 아이템 가운데 여러분이 아직 구입하지 않은 아이템을 추천한다.

1-2. SNS는 뇌의 '보상계'를 자극한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가 SNS이다.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게시물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의 게시물이 '좋아요'를 받으면 기쁨을 느낀다. 그 결과 '좋아요'를 받기 위해 게시물을 계속 올리거나 자신의 게시물이 '좋아요'를 받았는지 신경 쓰느라 몇 번이고 스마트폰을 확인하게 된다.

 '좋아요'를 원하는 욕구는 뇌의 '보상계'와 관련이 있다. '보상계'는 사람에게 쾌감을 주는 신경회로이다. 예컨대 열심히 공부를 해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하자. 이때 뇌에서는 보상계의 신경 세포 사이에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의 교환이 일어난다. 이것을 통해 사람은 쾌감을 느끼며, 이 쾌감은 높은 득점을 얻었다는 기억과 결합된다. 그 결과, 사람은 이 쾌감을 더 원하게 되어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는 동기 부여를 받게 된다. 자신의 SNS 게시물이 '좋아요'를 받았을 때도 '보상계(Reward System)'가 자극된다고 생각된다. 그 결과 '좋아요'를 받았을 때의 쾌감을 바라면서 계속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다. '보상계'는 새로운 새로운 정보를 통해서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스크롤을 하기만 해도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때 도판이 방출된다. 이런 원리로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하게 된다.

 물론 '보상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보상계라는 메커니즘은 인간의 조상이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 예컨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을 때도 보상계가 활성화된다. 수렵 채집 시대에는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칼로리가 높은 과일을 얻는 일이 중요했다. 달콤한 과일을 먹으면 보상계로 도파민이 방출되어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그 쾌감을 강하게 원함으로써 '과일을 발견하는 보상'을 향해 행동할 수 있다. 이런 보상계의 메커니즘 덕분에 인간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칼로리를 섭취해 결과적으로 유전자를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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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마트폰 독서

 전자책이 보편화되면서 대량의 서적을 다운로드해 어디에서나 휴대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 한편 '스마트폰 독서는 집중이 안 되고 눈도 피로하다. 역시 책은 종이여야 한다.'라는 의견도 있다. 2022년에 일본 쇼화 대학교 연구팀은, 이 의견을 지지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 연구팀은 건강한 대학생 3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종이로 소설을 읽게 한 뒤 '소설에 관한 질문의 정답 비율'로 독해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는 '스마트폰 독서는 종이책으로 읽는 것보다 독해력이 낮아진다.'라는 것이었다.

 전자책 독서가 종이책 독서보다 독해력이 낮은 것은 다른 나라의 연구에서도 제시되었다. 문제는 '스마트폰 독서의 무엇이 독해력을 낮아지게 하는가?'이다. 일본 쇼와 대학교 연구팀은 독서 중의 뇌 활동을 '광 토포그래피(Optical Topography)'라는 장치로 조사하였다. '광 토포그래피'는 뇌 혈류량을 지표로 그 활동 상태를 조사할 수 있는 장치이다. 측정 결과, 스마트폰 독서에서는 종이책 독서에 비해 뇌의 전전두엽이 '과잉 활성화'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전두엽'은 기억과 학습 등 고도의 인지 기능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과거의 연구에서 뇌가 과잉으로 활동하는 상태가 되면 독해력이 저하된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었다.

2-1. 스마트폰 독서 중에는 왜 전전두엽이 과잉 활성화할까?

 그러면 왜 스마트폰 독서 중에는 전전두엽이 과잉 활성화할까? 연구팀은 '호흡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연구를 통해 '심호흡(의식적으로 허파 속에 공기가 많이 드나들도록 숨 쉬는 호흡 방법)'은 집중력을 높이는 등 뇌의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이 밝혀졌다. 피험자의 호흡 상태를 조사했더니, '종이책 독서'에서는 깊은숨 횟수가 평균 3.3회인데 대해, 스마트폰 독서에서는 '깊은숨 횟수가 1.8회였다. 즉, 스마트폰 독서에서는 심호흡이 억제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독서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호흡이 얕아져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이 결과로부터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했다. 스마트폰 독서에서는 스마트폰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Blue Light)' 등의 영향으로 주의력이 강제적으로 높아져 심호흡 횟수가 감소하고, 그러면 뇌에 큰 부담이 되어 전전두엽이 과잉 활성화되어 독해력이 떨어진다.

 이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 독서로 독해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전자책에는 '가볍고 휴대가 편리하다', '신간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같은 여러 장점도 있고,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에는 '블루라이트 제거 기능'도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독서가 나쁘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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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마트폰과 주의력

 우리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가까이 둘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주변에 두기만 해도, 주의력과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 몇몇 연구로 밝혀졌다.

3-1. 워드 박사팀의 연구

 미국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xas)'의 '워드(Adrian F. Ward)' 박사 연구팀은 대학생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놓은 그룹',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은 그룹',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둔 그룹'의 3종류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 대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했다. 실험에서 스마트폰은 소리를 내거나 진동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지시했다.

 실험 결과,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놓은 피험자의 성적이 가장 낮고, 다른 방에 둔 피험자의 성적이 가장 높았다. 즉, 스마트폰이 보이는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과제의 성적이 저하된 것이다. 나아가 놀랍게도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한 경우에도, 다른 방에 스마트폰을 둔 사람에 비해 과제 성적이 낮았다. 실험 뒤에 실시한 앙케트에서 '과제에 몰두할 때 스마트폰을 의식했는가?'라는 질문에 피험자 전원이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워드(Adrian F. Ward)' 박사 연구팀은 가까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빼앗겨 사물에 대한 인지 기능이 저하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3-2. '가와하라 준이치로' 교수 연구팀의 연구

 일본에서도 같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일본 훗카이도 대학교의 '가와하라 준이치로(河原純一郎)' 교수 연구팀은 18세~23세 남녀 대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눈에 들어오는 곳에 스마트폰을 놓아둔 그룹'과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그 대신에 같은 크기의 메모장을 둔 그룹'으로 나누고 과제를 풀게 했다.

 실험 결과, 스마트폰이 '눈앞에 놓여 있는 그룹' 쪽이 과제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성적도 나빴다. 단 이러한 '스마트폰에 의한 주의력 방해 효과'는 평소에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과 '스마트폰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서 크게 달랐다. 자주 사용하는 쪽에서 방해 효과가 작았던 것이다. 이것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스마트폰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스마트폰에 쏠리는 주의를 억제하는 데 익숙한 반면에, '스마트폰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런 일이 서툴러 방해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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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마트폰과 어린이

 스마트폰에 빠지는 사람은 어른만이 아니다. 어린이 중에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오랜 시간 게임이나 동영상 감상에 열중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휴교나 온라인 수업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의한 인터넷의 장시간 사용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 나가사키 대학교 병원의 '야마모토 나오키(山本直毅)' 조교수 연구팀은 2020년 일본의 전국 일제 임시 휴교 뒤 나가사키현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게임 중독의 현지 조사를 실시해 조사 대상자의 7%가 게임 중독일 수 있음을 밝히고, 게임 중독 어린이에게 '결석', '정서와 행동 문제', '인터넷 중독' 등의 문제가 함께 나타난다는 것을 밝혔다.

4-1. 인터넷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뇌 발달이 늦어질 가능성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도 게임이나 동영상 중독이 어린이의 정신·학습·시력 발달 등에 미치는 악영향은 문제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인터넷의 장시간 사용은 어린이의 뇌 발달 자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 대학의 '가와시마 류타(川島隆太)' 교수 연구팀은 3년에 걸쳐 건강한 어린이 약 200명의 뇌를 꾸준히 조사했다. 그 결과 인터넷을 빈번하게 사용하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언어 지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뇌의 여러 영역에서 회백질과 백질의 용적이 작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용적이 작아진 영역에는 주의와 의사 결정 등에 관여하는 '바깥쪽 전전두 피질'과 '압쪽 띠이랑(대상회)',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인 '정동' 처리에 관여하는 '뇌섬엽(Insular Cortex)', 언어 처리에 관여하는 '측두엽', 보상계에 관여하는 '인와 피질', 사회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뒤족 띠이랑' 등이 포함되었다. 소아기의 인터넷 사용 습관이 언어 기능의 발달에 따른 뇌의 용적 증가를 광범위하게 방해할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수업과 학습에 태블릿을 도입하지 않는 학교는 거의 없다. 게임이나 동영상 감상을 포함해 어린이를 디지털 세계로부터 완전히 격리하는 것은 이제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문가는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가 아니라, 어린이의 발달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어떻게 사용할지를 정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4-2. 테크노퍼런스

 영유아는 본능적으로 부모와의 친밀성을 추구하며, 부모와 관계를 맺으면서 심신이 성장하고 말을 배운다. 하지만 부모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자녀에 대한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자녀와의 대화를 방해한다. 그 결과, 자녀의 스트레스나 문제 행동이 증대하고 언어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교류가 중단되고,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테크노퍼런스'라고 한다. '테크노퍼런스(Technoference)'는 '기술(Technology)'과 '간섭(Interference)'이 합쳐진 단어로, 스마트폰·태블릿 같은 장치에 의해 소통에 장애가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그리고 '테크노퍼런스' 현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다.

 '테크노퍼런스'라는 말을 만든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맥대니얼(Drandon T. McDaniel)' 박사 연구팀은 183쌍의 '부모와 자녀(부모는 18세 이상, 자녀는 5세 이하)'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48%의 부모가 하루에 3회 이상 테크노퍼런스가 일어난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0세~5세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 관찰을 통해, '테크노퍼런스'는 자녀의 '불만', '짜증', '주의 산만' 등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테크노퍼런스'에 대한 조사 보고는 전 세계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보호자의 73%가 식사 중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단말을 사용하는 바람에 자녀에 대한 주의가 저하되었다.', '우유병으로 수유하는 어머니에게 모바일 단말을 사용하게 하는 실험을 했더니, 유아들의 신호에 주의를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워 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나타났다.'와 같은 식이다. 이러한 나쁜 영향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보이는 곳에 두기만 해도 생긴다는 보고도 있다.

 아이는 1세 전후부터 말을 하고 6세 무렵에는 자신이 체험한 일을 이야기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테크노퍼런스는 어휘 획득과 언어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 사실은 활발하게 어휘를 늘려 가는 시기인 2세 아이와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제시되었다. '어머니가 자녀에게 새로운 단어 2개를 가르쳐 기억시킨다'는 과제를 주었을 때, '어머니가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기 위해 과제를 중단한 경우는 중단 없이 과제를 계속한 경우보다 단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실험을 실시한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The University of Auckland)'의 '코킨(Mara T. Corkin)' 박사 연구팀은 '모자 사이의 대화가 중단되고, 어머니의 주의력이 끊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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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온라인 게임과 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게임(Game)'과 'e스포츠(e-sports)'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같은 게임에 몰두한 사람 사이에는 뇌 활동의 '동기화(Synchronization)'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연수팀은 친구 또는 연인 사이인 쌍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피험자에게 뇌파 측정용 캡을 씌우고 쌍을 각각 다른 방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서로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경주용 자동차를 1대를 2명이 협력해 조작하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2명 중 1명이 핸들을, 다른 1명이 액셀과 브레이크를 조작해 제한 시간을 두고 하는 게임이었다. 실험 결과, 게임 중 '머리 앞부분', '중앙부', '두정부', '뒷부분'에서 특정 주파수의 뇌파가 2명 사이에 동기화됨이 밝혀졌다. 예컨대 '감마파(주파수가 26~70Hz인 뇌파)'가 동기화된 순간일수록 경주용 자동차의 조작을 훌륭하게 할 수 있었다. '감마파'는 집중을 유지할 때나 운동할 때 보인다 또 '알파파(주파수가 8~13Hz인 뇌파)'의 동기화가 큰 쌍일수록 게임 전체의 평균 실력이 높았다. '알파파'는 휴식할 때 보이며, 긴장하면 감소하는 뇌파이다.

 대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때 뇌파의 동기가 일어나는 것이나, 뇌파가 동기화하면 팀을 이루어 하는 작업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원래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물리적으로 격리된 상태의 두 사람 사이에서도 뇌파의 동기가 일어나, 마찬가지로 실력 향상과 관련된다는 점이 제시된 셈이다. 만약 이번 연구가 게임뿐만 아니라 온라인 작업에서도 적용된다면, 뇌파의 동기가 원격 작업의 성과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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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디지털 건망증

 장기간의 스마트폰 사용은 '단순히 잊어버림으로 끝나지 않는 건망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예컨대 대수롭지 않은 일도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기억해야 할 정보를 급히 사진으로 찍어두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기억 기능의 일부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억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디지털 건망증'이라는 상태이다.

 우리 뇌가 기억하는 것 중에는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 '슈퍼에 있는 상품의 가겨' 등 필요한 동안에만 짧은 시간 동안 기억하는 것이 있다. 이것을 '단기 기억'이라고 한다. 한편, '단기 기억'의 일부는 거듭 생각함으로써 정보가 뇌에서 안정화되어 간단하게 잊히지 않는 '장기 기억'이 된다. 스마트폰을 외부 기억 장치로서 뇌 대신 사용하면, 이런 뇌의 기억 회로를 사용하지 않게 되어, 얻은 정보를 바로 잊어버리고 생각해낼 수 없는 상태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된다. 디지털 기기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디지털 치매'나 '스마트폰 치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둘 다 의학적으로 정의된 말은 아니고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을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캐나다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은 뇌의 백질과 회백질의 부피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선행성 건망', '역행성 건망',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같은 상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 연구팀은 지금처럼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2060년 이후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치매가 4~6배 늘어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도 발표했다.

  1. 선행성 건망: 최근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
  2. 역행성 건망: 과거의 일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 상태
  3. 경도인지장애(MCI): 집중력 장애 등을 포함하는 경도 인지 장애

 한편, '디지털 건망증'을 회의적으로 보는 연구자도 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데이터는 현재 없다. 그렇기는커녕 '중요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보존해둠으로써 그 밖의 정보를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었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었다. 원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정보를 모조리 뇌로 기억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이전에는 전화번호를 잊지 않도록 수첩에 기록해 두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이상 전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기원전 470~기원전 399)'도 글자를 배워 종이에 기록하게 되면, 사람들의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미지수이며, 앞으로의 연구를 주시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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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마트폰과 수면

 일본 기업 'NTT 도코모(NTT DOCOMO)'가 운영하는 '모바일 사회 연구소'에서 15세~97세 남녀 약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43%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경험이 많이 있거나 조금 있다'고 응답했다. 이 경향이 가장 현저한 연령은 10대로,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경험이 많다'가 32%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경험이 조금 있다'가 40%였다.

 수면 장애는 때때로 억울 증상, 불안, 고독감, 우울증 등을 한꺼번에 일으킨다. 사람의 뇌는 불쾌한 자극을 받으면, '편도체(Amygdala)'의 과잉 반응을 막는 메커니즘인 '뇌의 복외측 대상 피질에 의한 편도체의 억제'가 작용한다. 일본 국립정신 신경 의료연구센터'의 '미시마 가즈오' 부장 연구팀은 수면 부족 상태의 뇌에서는 이 제어 메커니즘이 쇠약해져 불안이나 억울 상태가 생기기 쉽다고 보고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 중에 전자 기기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있다. 우리의 체온이나 호르몬 분비는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유지하도록 조절된다. '생물 시계(24시간 주기의 리듬을 유지시키는 시계)'의 중추는 뇌의 시상 하부에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신호가 뇌의 '송과체(Epiphysis Cerebri)'에 전달되면, 송과체에서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멜라토닌' 분비는 밤에 많고 낮에 적도록 제어되며, 이 분비 리듬이 '밤에 자고 아침에 눈을 뜨는 규칙적인 수면과 각성'을 만든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 기기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들어오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됨이 밝혀졌다. 즉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늘어나야 할 멜라토닌이 늘어나지 않아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문제는 '블루라이트'만이 아니다.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스마트폰을 통해 나쁜 뉴스 등 자극이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속에서는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교감 신경을 활성화시켜 잠드는 것을 방해한다. 이것은 스마트폰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은 손쉽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알고 있는데도 무의식중에 잠자기 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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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걸으면서 스마트폰 사용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일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본인은 보행과 스마트폰 조작을 둘 다 지장 없이 할 수 있다고 느끼더라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은 두 가지 전혀 다른 동작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뇌에 큰 부담이 된다. 또 고령자가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은 크게 위험하다는 사실이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일본 도호쿠 대학교 병원 지체부자유재활과의 '다케우치 나오유키' 강사 연구팀은 젊은이 16명과 고령자 15명에게 '광 토포그래피(Optical Topography)'라는 뇌 활동을 조사하는 장치를 장착시키고 보행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숫자를 차례로 누르는 과제'를 시켰다. 그러자 젊은이는 고령자보다 과제 성적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각각의 뇌 활동을 자세히 조사하자, 젊은이는 왼쪽 전두부가 활성화하는 사람일수록 스마트폰 조작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나아가 오른쪽 전두부가 활성화하는 사람일수록 안정되었다. 젊은이는 '스마트폰 조작'과 '보행'이라는 전혀 다른 조작을 각각 좌뇌와 우뇌로 따로따로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고령자는 '스마트폰 조작'과 '안정된 보행' 양쪽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었따. 고령자의 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조작을 따로따로 처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이 실험 결과가 젊은이는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좋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고 한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회의 자료를 작성하는 것' 등도 멀티태스킹이다. 멀티태스킹은 얼핏 보면 매우 효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일상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면 뇌가 피폐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피로한 뇌에서는 주의력과 기억력이 저하되어 의외의 실수와 사고를 초례하기 쉽다.

 단, 일정 기간에 한해 멀티태스킹을 부과하면 뇌의 '여러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점'과 '뇌 손상 후의 재활에 유효하다는 점'도 밝혀졌다. 그래서 병원 시설 같은 안전한 장소에서 고령자에게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하도록 함으로써 재활과 노화 방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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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스마트폰'과 '인간 확장 공학'

 자전거, 피아노, 테니스 등은 연습을 거듭함으로써 실력이 나아지고 숙련된다. 반복 연습으로 뇌의 '대뇌 피질의 운동 영역에 있는 신경 세포가 반응하기 쉬워지고, 그 동작이 정보로서 정착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절차 기억(Procedural Memory)'이라고 한다. 생쥐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절차 기억'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대뇌 피질의 신경 세포끼리 결합하는 방식이 변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뇌에서 비슷한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서 동작이란 엄지손가락의 운동만으로 고속으로 매끄럽게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문자를 입력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여기서 동작이란 손가락의 운동만으로 고속으로 매끄럽게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문자를 입력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사람에서는 생쥐처럼 신경 세포끼리의 연결을 직접 조사할 수 없다. 그래서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안네-도미니크 긴드라트(Anne-dominique Gindrat)' 박사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자 26명과 구식 휴대 전화 사용자 11명에게서 'EEG'를 장착시켜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할 때의 대뇌 피질 반응을 조사했다. 그러자 엄지손가락의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빠르고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앞서 확인했을 때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사용해 화면을 조작했다. 또 하루의 사용 시간을 신고하게 했더니, 스마트폰 사용자는 평균 약 100분이나 사용한데 비해 구식 휴대 전화 사용자는 10~20분으로 매우 짧은 시간이었다.

 이 실험 결과는 사람의 뇌 기능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파악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은 '인간 확장 공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 확장 공학'이란 인간의 지각과 신체 능력을 테크놀로지로 확장하는 것이다. 예컨대 손에 인공적인 '제6의 손가락'을 정착해 훈련하면 마치 자기 손가락처럼 조작할 수 있게 된다느 연구도 있따. 놀랍게도 훈련 뒤 인공 손가락을 떼어 내면 '손가락을 잃어버렸다'고 느낀다고 한다.

'기느라트(Anne-dominique Gindrat)' 박사

9-1. 미래의 스마트폰 형태

 스마트폰의 기능이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스마트폰이 계속 사용된다고는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래의 스마트폰 형태를 소개한다.

  1. BMI(Brain Machine Interface): 뇌와 기계를 직접 연결해 뇌에서 생각하기만 해도 스마트폰 등의 기계를 조작하는 'BMI(Brain Machine Interface)'라는 기술이 있다. BMI를 사용하면 뇌에 삽입된 전극을 통해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 들여 그것에 따라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이 앱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만 해도 앱이 작동하는 것이다. 실제로 '뉴럴링크(Neuralink)'에서는 BMI를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 또 안경 형태의 디바이즈 렌즈에 화면을 표시하는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도 개발되고 있다. 예컨대 2022년 3월에는 중국 기업 '엔리얼(Nreal)'에서 '엔리얼 에어(Nreal Air)'라는 스마트 글라스를 발매했다. 무게는 79g으로 경량이며 보통의 안경처럼 장착할 수 있는데, 기존 스마트폰과 연결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렌즈 위에 표시해 조작하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풍부하게 해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목적을 가지고 적절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겠다는 의식과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의 많은 부분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연구 성과 등을 주시하면서 넓은 관점에서 스마트폰의 올바른 활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엔리얼 에어(Nreal 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