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의료용 마약

SURPRISER - Tistory 2023. 4. 4. 04:34

0. 목차

  1. 오피노이드(Opioid)
  2. 쾌감을 만드는 '보상계'
  3. 60종 이상의 '신경 전달 물질'이 발견되었다.
  4. 보상계에 의한 쾌감이 의존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5. 최강의 진통제 오피오이드

1. 오피노이드(Opioid)

 암 환자에게 '통증'은 커다란 문제이다.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통증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체력을 소모하면 치료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암 등으로 인한 강한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의료용 마약'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의료용 마약'인 '모르핀(Morphine)'은 '알칼로이드(Alkaloid)'라는 유기 화합물의 일종이다. 적절하게 사용하면 강한 진통 작용을 나타내는 반면, 쾌감을 가져다주고 의존성이 있기 때문에 마약으로 지정되어 있다.

 '모르핀(Morphine)'은 마약인 '아편(Opium)'의 주성분이다. '양귀비(Poppy)'라는 식물의 덜 익은 열매에 상처를 내면 하얀 유액이 나오고 잠시 있으면 검게 굳는데, 이것을 가열·건조한 것이 '아편'이다. 양귀비의 재배와 아편 채취는 예로부터 이루어졌다. 기원전 1552년에 이집트에서 쓰인 것으로 알려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의학서 '에베르스 파피루스(Ebers Papyrus)'에도 아편을 수면제 등으로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이다. 기호품으로 흡입하기 시작한 곳은 18세기의 중극이라고 하며, 그 강한 의존성으로 인해 '아편 전쟁(The Opium War)'이 일어난 것으로도 유명하다.

 1805년에 '아편'에서 '모르핀'을 분리하는 데 성공한 후, 모르핀은 진통제로 널리 이용되었다. 한편, '크림 전쟁(Crimean War, 1853~1856)'이나 '남북 전쟁(American Civil War, 1861~1865)'에서는 의사들이 부상자에게 모르핀을 과도하게 투여해 많은 중독자가 나오고 말았다. 모르핀은 뇌의 '보상계(Reward System)'라는 신경 회로에 작용해 쾌감을 가져다줌과 동시에 온몸의 신경에 작용해 진통 작용을 한다. 이 밖에도 모르핀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진통 작용과 쾌감을 주는 물질들이 있는데 그들을 통틀어 '오피오이드(Opioid)'라고 한다.

아편(Opium)

1-1. 내인성 오피오이드

 사실은 인간의 몸속에도 '오피노이드'가 생성되는데, '내인성 오피오이드'라고 부른다. '내인성 오피오이드'는 '엔도르핀(Endorphin)'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엔케팔린(Enkephalin)', '다이놀핀(Dynorphin)', '엔도모르핀(Endomorphine)' 등이 있다. 이들은 '신경 전달 물질'의 일종이다.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이란 신경 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주고받는 물질을 말한다. 엔도르핀의 일종인 '베타 엔도르핀(β Endorphin)'은 인체가 어떤 고통을 받았을 때 가장 많이 분비되며 그 진통 작용은 '모르핀'의 6.5배라고 알려져 있다.

 또 '베타 엔도르핀(β Endorphin)'은 마약과 마찬가지로 강한 쾌감을 준다. 마라톤 등으로 장거리를 달리면, 도중에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도리어 상쾌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현상이다. 이것은 신체적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분비된 '베타 엔도르핀'이 동시에 쾌감을 주어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베타 엔도르핀'의 분비는 생체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으키는 방어 반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출산 때나 한방의 '침과 뜸' 치료를 받고 있을 때 등에도 '베타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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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쾌감을 만드는 '보상계'

 인간은 식욕, 수면욕, 성욕 등 본능적인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쾌감을 느낀다. 또 칭찬을 받았을 때나 입시에 합격했을 때 등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도 쾌감을 느낀다. 이들은 모두 뇌의 '보상계(Compensation System)'라는 신경회로에 의해 만들어진다. 보상계는 주로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 세포(Dopamine Neuron)'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래쪽 피개 영역'이라는 부분과 '측좌핵(Nucleus Accumbens)' 등을 연결한다.

 어떤 욕구가 충족되면 '아래쪽 피개 영역'의 '도파민 신경 세포(Dopamine Neuron)'가 흥분해서 전기 신호가 발생한다. 이 전기 신호가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고 분비된 도파민이 옆에 있는 신경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새로운 전기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차례차례 신호가 전달되면서 '욕구가 충족되었다.'는 정보가 보상계 회로를 통해 측좌핵 등에 도달해 쾌감이 생겨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보상계는 1953년에 실험용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발견되었다. 실험용 쥐의 뇌에 전극을 꽂고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을 했더니, 실험용 쥐가 그 자극을 좋아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그래서 사육 용기에 레버를 달고, 실험용 쥐가 레버를 눌러 스스로 전기 자극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실험용 쥐는 처음에는 망설이는 듯한 행동을 보였지만, 점차 식사와 수면, 다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오로지 레버만을 누르게 되었다. 1시간에 7000번이라는 속도로 레버를 누른 쥐와 1시간에 2000번이라는 속도로 24시간을 계속한 쥐도 있었다.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일으킨 신경 회로가 나중에 '보상계'로 불리게 되었다. 식사 등의 본능 적인 행동보다 쾌감을 만드는 자극 쪽이 우선된다는 점에서 '도파민'이 주는 쾌감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잘 알 수 있다.

2-1. 신경 세포의 브레이크가 망가져 쾌감이 생긴다.

 '베타 엔도르핀'이나 '모르핀'에 의해 생긴 쾌감에도 '보상계'가 관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도파민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도파민 신경 세포'는 그 작용이 억제된 상태에 있다. '도파민 신경 세포'에는 '가바(GABA: γ-aminobutyric acid)'라고 불리는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하는 'GABA 신경 세포'가 붙어 있다. 이때 분비된 GABA가 '도파민 신경 세포'에 결합하면 신경 세포의 작용이 억제된다. 말하자면 GABA가 '도파민 신경 세포'에 결합해 도파민 분비에 '브레이크(Break)'가 걸린 상태이다.

 'GABA 신경 세포'의 표면에는 '신경 전달 물질'을 받기 위한 다양한 수용체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or)'이다.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or)'에는 '뮤(μ)', '델타(δ)', '카파(κ)'의 3종이 있다. '베타 엔도르핀'이 분비되거나 '모르핀'이 투여되면, 그들은 'GABA 신경 세포'의 '뮤 오피노이드 수용체'에 결합한다. 그렇게 되면 GABA 신경 세포로부터 GABA 분비가 줄면서, 도파민 신경 세포의 억제 상태가 풀려 도파민이 분비된다. 결국 브레이크가 풀리고 가속기가 작동하는 것이다. 분비된 도파민은 대부분 '도파민 트랜스포터(Dopamine Transporter)'를 통해 '도파민 신경 세포'에 회수되지만, 일부는 '측좌핵의 신경 세포'에 흡수된다. 그 결과 쾌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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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0종 이상의 '신경 전달 물질'이 발견되었다.

 신경 전달 물질은 100종 이상이 존재한다고 생각되는데, 현재까지 약 60종 정도가 발견되었다. 신경 전달 물질은 주로 '아미노산(Amino Acids)', '모노아민(Monoamine)', '신경펩티드(Neuropeptide)'로 구분된다. '아미노산 신경 전달 물질'에는 '글루탐산(Glutamic Acid)'과 'GABA(γ-aminobutyric acid, 감마 아미노 부티르산)', '글리신(Glycine)' 등이 있고 '모노아민 신경 전달 물질'에는 '도파민(Dopamine)',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아드레날린(Adrenaline)', '세로토닌(Serotonin)' 등이 있다. '신경 펩티드(Neuropeptide)'란 아미노산이 2개 이상 연결되어 이루어진 물질로, '오렉신(Orexin)', '엔도르핀(Endorphin)' 등이 포함된다. '베타 엔드로핀'은 아미노산 31개가 결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밖에 '아세틸콜린'과 'ATP(아데노신 3인산)'라는 물질 등도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로 작용한다.

 그리고 신경 전달 물질에는 결합한 세포를 흥분시키는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과 흥분을 억제하는 '억제성 신경 전달 물질'이 있다. 대부분의 신경 전달 물질은 '흥분성'과 '억제성' 양쪽의 작용을 하는데, 글루탐산은 흥분성이고, 'GABA'나 '글리신'은 억제성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이 자동차의 가속기 역할을 하고, '억제성 신경 전달 물질'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면서 뇌 속에서 정보 전달이 조절된다.

신경 전달 물질 분류 설명
글루탐산(Glutamic Acid) 아미노산(Amid Acid)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 약 70%의 신경 세포에서 이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신경 전달 물질로,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GABA(γ-aminobutyric acid) 억제성 신경 전달 물질. 글루탐산에서 만들어진다. 불안을 가라앉히거나 수면을 촉진한다.
글리신(Glycine) 억제성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Dopamine) 모노아민(Monoamine) 쾌감과 활기에 관여한다.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주의, 불안, 학습 등에 관여한다.
아드레날린(Adrenaline) 분노나 활기 등에 관여한다.
세로토닌(Serotonin) 정신을 안정시킨다.
히스타민(Histamine) 알레르기 반응과 염증 등에 관여한다.
엔도르핀(Endorphin) 신경 펩티드(Neuropeptide) 진통 작용, 쾌감에 관여한다. 뇌내 마약이라고도 한다.
오렉신(Orexin) 식욕과 수면 등에 관여한다.
아세틸콜린(Endorphin) 기타 최초로 발견된 신경 전달 물질로 인식·지능·기억 등에 관여한다.

4. 보상계에 의한 쾌감이 의존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보상계가 준 쾌감에 의해 실험용 쥐가 이상 반복 행동을 보였던 실험을 소개했는데, 이와 같은 일이 인간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어떤 행동을 하면 보상계가 자극을 받아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면, 인간은 그 유혹에 저항할 수 없게 되어 다시 쾌감을 얻기 위해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설령 그 행동으로 자신의 생활이 파탄될 것을 알아도 쉽사리 멈출 수 없게 된다. 이처럼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상태가' '의존증(Addiction)'이다. '의존증'에는 크게 나누어 '행위 의존'과 '물질 의존' 두 종류가 있다.

  1. 행위 의존: '행위 의존'은 특정 행동을 하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되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병적 도박'의 경우, 도박을 반복하면서 돈을 잃으면 다시 도박을 통해 만회하려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이 밖에도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해, 게임 시간이나 빈도를 제어할 수 없게 되는 '게임 중독'이나, 필요하지 않은 명품 옷 등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이른바 '쇼핑 의존증' 등도 행위 의존의 일종으로 생각된다.
  2. 물질 의존: '물질 의존'은 '알코올', '담배', '각성제', '대마', '모르핀' 등의 물질에 익숙해져 그러한 물질이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물질 의존'중 하나인 '약물 의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약물은 '정신 의존'과 '신체 의존' 두 가지를 형성한다. '정신 의존'이란 약물에 대한 쾌감을 잊을 수 없게 된 결과, 약물을 더 원하게 되고 약물의 사용을 제어할 수 없게 되는 등의 상태를 말한다. 또 약물을 계속 섭취하면 약물을 끊었을 때 '금단 증상'이라는 상태가 나타난다. 이것이 '신체 의존'이다. 예컨대 '모르핀'의 금단 증상으로는 '불안감', '근육이나 관절의 극심한 통증', '불면', '설사', '구토', '소름을 동반한 강렬한 오한' 등이 있다. 단속적인 섭취로 인한 '만성 중독'이나 1회의 대량 섭취로 인한 '급성 중독'의 결과, 호흡 정지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뒤에서 더 설명하겠지만 '모르핀'은 의료 목적으로 적절한 양을 사용하면 의존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기타 약물을 포함해 남용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또 '뇌내 마약'인 '베타 엔드로핀'에 의해서도 의존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된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반복적으로 체험한 사람은 몸 상태가 아무리 나빠도 매일 달리기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다리에 이상이 생기거나 달리기를 쉬면 자신을 책망하거나 울적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상태를 '러닝 의존증(Running Addiction)'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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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강의 진통제 오피오이드

 '베타 엔도르핀'이나 '모르핀'에는 쾌감을 가져다주는 작용과 함께 '진통 작용'도 있다. 다만, 이들 진통 작용을 발휘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둘 다 '중추 신경계(뇌와 척수)'와 '말초 신경(온몸의 기관과 조직에 분포하는 신경)' 등의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의 작용을 제어하는 것 같다.

 의료에 사용되는 진통제 가운데, 모르핀 등의 오피오이드 진동제는 가장 강력한 진통 작용이 있다. '암으로 인한 통증' 외에 다른 진통제로는 충분한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없는 통증이 있는 경우에 사용된다. 천연적으로 생기는 '모르핀(Morphine)' 외에, 아편에 포함된 성분에서 합성된 '옥시코돈(Oxycodone)', 화학 합성으로 만든 '펜타닐(Fentanyl)' 등이 사용된다.

 오피노이드 진통제에는 '내복약', '주사약', '좌약' 등이 있다. 그리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속효성 약(Short-Acting Drug)'과, 효과가 장시간 이어지는 '서방성 약(Sustained-Release Drug)' 등이 있다. '속효성(Short-Acting)'이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성질을 말하고, '서방성(Sustained-Release)'이란 약의 유효 성분이 천천히 방출되는 성질을 말한다. 암으로 인한 통증 완화가 목적인 경우에는 강한 통증이 나타난 다음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진통 작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투여량과 투여 방법이 계획되어 정기적으로 투여한다. '모르핀'의 경우, '서방성 약'을 1일에 1~3회 복용하고 통증이 강해지면 '속효성 약'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작용으로는 '변비', '구토', '졸음', '호흡 횟수의 저하' 등이 있다.

5-1. 오피오이드 위기(Opioid Crisis)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진통제 의존자의 증가가 문제가 되어 '오피오이드 위기(Opioid Crisis)'라고 불린다. 2016년에는 미국의 가수 '프린스(Prince)'가 요통 치료 등에 사용했다고 보이는 '펜타닐(Fentanyl)' 과다 섭취로 사망했다. 2017년에는 1년 동안 170만 명이 오피오이드 의존증에 걸리고, 그 가운데 47000명이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것은 미국의 1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웃도는 수치이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복용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편이다. 그래서 요통, 무릎 통증 등의 치료를 원하는 외래 환자의 요구에 따라 의사가 선뜻 처방전을 내주는 관행이 그 배경에 있다. 처방전만 있으면 누구든 근처의 약국에서 '오이오이드 진통제'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제약회사의 적극적인 영업과 암거래로 약을 판매하는 업자가 있다는 점도 '오피오이드 위기'에 박차를 가한다.

5-2. 올바르게 약을 사용하면 오피오이드 의존증이 생기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에는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처방과 사용은 법률로 엄격하게 규제된다.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무계획적으로 대량 사용하면 의존증이 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관리 아래 투여량이 조절되기 때문에 의존증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통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 세포의 억제가 풀려 도파민이 과다 분비된다. 그것이 방아쇠가 되어 의존증이 생긴다. 그러나 사실은 통증이 있을 때 적절한 양을 사용하면, 원리적으로는 의존증이 생기지 않는다.

 암으로 인한 통증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환자를 괴롭히는 통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장기 등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통증인 '염증성 만성 동통'이고, 다른 하나는 암세포의 확산에 따라 신경이 직접 손상되면서 생기는 통증인 '신경 장애성 만성 동통'이다.

  1. '염증성 만성 동통'이 있는 경우: '염증성 만성 동통'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 '내인성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다이놀핀'이 분비된다. '다이놀핀(Dynorphin)'은 '도파민 신경 세포'의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해 진통 작용을 한다. 사실은 '다이놀핀'이 도파민 신경 세포'에 결합하면 '도파민 신경 세포'의 작용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지 않아 의존증이 생기지 않는다.
  2. '신경 장애성 만성 동통'이 있는 경우: '신경 장애성 만성 동통'이 있는 경우에는 '베타 엔도르핀'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GABA 신경 세포'의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과잉 활성화된 상태에 있다. 그렇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의 기능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GABA 신경 세포의 작용이 억제되지 않아 도파민의 방출이 방해된다. 따라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지 않아 의존증이 생기지 않는다.

 생물에는 몸의 상태를 계속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하는 '네거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 메커니즘이 갖추어져 있는데, '베타 엔도르핀' 등 몸속에서 만들어진 물질은 이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이 메커니즘이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의 기능을 저하시켜 과잉 활성화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면 '베타 엔도르핀'과 '오피오이드'에 의한 GABA 신경 세포의 제어가 일어나지 않게 되어, 도파민 과잉 분비가 방해된다. 오피오이드 진통제'는 통증을 최소한으로 억제함으로써 '생활의 질(QOL: Quality of Life)'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는 적극적으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사용해도 의존증이 생기지 않는 메커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