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에어버스 A350(Airbus A350)

SURPRISER - Tistory 2023. 1. 7. 21:12

 A350은 전 세계의 항공 회사가 도입하고 있는 '에어버스(Airbus)'사의 '중형 제트 여객기'다. 한국에서는 '아시아나 항공(Asian Airlines)'에서 2023년 1월 기준, A350을 13대 운항 중이며 앞으로 3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A350의 표준형인 A350-900을 중심으로 첨단 기술이 빚어낸 A350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A350의 개발 배경
  2. 경량화된 기체
  3. 신형 주 날개
  4. 조용하고 효율 좋은 새로운 엔진
  5. 조종사의 부담을 줄여주는 첨단 기술
  6. 표준형보다 동체 길이가 긴 A350-1000

Airbus A350-900

1. A350의 개발 배경

 여객기라고 하면 '보잉(Boeing)사에서 만든 '점보제트(보잉747)'와 같은 초대형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항공 수송은 점보제트처럼 대형 여객기로 지역의 중심이 되는 공항으로 대량 수송한 후, 그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각자의 목적지로 가는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이 주류였다. 마치 자전거의 바퀴에 있는 '허브(Hub)'와 '스포크(Spoke)' 같은 형태이다.

 그러나 현대의 요구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로 바뀌었으며, 그에 따라 장거리를 비행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직접 연결하는 일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보잉'사의 'B787 드림라이너'이다. 첨단 기술을 채용해, 대형기와 맞먹는 긴 항속 거리를 실현한 기체는 각국 항공 회사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B787에 대항하는 기체로서 '에어버스'사가 개발한 것이 'A350'이다.

1-1. 초대형 여객기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아래 사진에는 앞쪽에서부터 '에어버스(Airbus)'사의 A330, A350, A380이 늘어서 있다. A330은 약간 소형의 여객기이며, A380은 세계 최대급 대형 여객기이다. A330은 1994년 취항했는데, 그 후 몇 가지 파생형이 만들어졌다. 2018년에는 A330의 후계기로서 고효율의 신형 엔진 '트렌트 7000(Trent 7000)'을 탑재한 A330neo(New Engine Option)'도 운용되기 시작했다.

 A380은 2층 구조로, 이코노미석으로 시트를 배치했을 때의 좌석수로 배치했을 때 최대 853석이나 되는 기체이다. A380은 보잉사의 B747과 함께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를 상징하는 기체였지만, 2021년에 생산을 종료했다. 이런 점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앞쪽에서부터 '에어버스'사의 A330, A350, A380

1-2. 가로폭이 넓은 동체

 사실 처음 A350이 발표되었을 때 주위의 반응은 뭔가 좀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존 'A330'의 연장선상에 있던 기체가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자 '에어버스'사는 A350의 설계를 바꿨다. 그리고 새롭게 'A350 XWB(Extra Wide Body)'로서 등장한 것이 현재의 A350이다. '와이드보디(Wide Body)'란 객실에 2개의 통로가 있는 기체를 가리킨다. A350은 동체 부분을 다시 설계해, 처음에 A330과 같았던 동체 단면을 넓게 확장했다. 그 결과 객실의 최대 폭은 B787의 5.49m 보다 12cm 넓은 5.61m가 되었다. A350의 매력은 가로폭이 넓은 동체에 그치지 않는다. 아래의 사진은 A350의 객실의 모습으로, A350은 중형기임에도 좌우 2개의 통로가 있는 9열 객석을 확보하였다.

1-3. 연비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다.

 A350은 1세대 전의 동급 여객기와 비교해 연비가 25% 향상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5%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비 성능이 향상됨으로써 비용이 절감되었으며, 항속 거리도 늘어나 A350은 최대 15000km의 엄청난 항속 성능을 지니게 되었다. 큰 폭의 연비 향상에는 경량화된 기체와 '공기력(Aerodynamic)' 특성이 뛰어난 '신형 주날개', 그리고 나중에 설명한 신형 엔진 '트랜트 XWB(Trent XWB)'가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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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량화된 기체

 A350은 가볍고 강한 강도를 지닌 복합 재료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을 곳곳에 사용했는데, 그 비율은 중량비로 기체의 53%나 된다. 복합재료는 그 자체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대형 부품이라는 점도 핵심이다. 이전의 금속 부품은 부품끼리의 이음새가 엄청나게 많았다. 이음새에는 부품을 겹치기 위해 '리벳', '볼트', '너트', '보강판' 등을 쓰기 때문에 중량도 늘어난다. 복합 재료를 많이 사용하여 부품의 겹침과 부품 수를 줄인 것도 경량화한 비결이다. 그리고 이음새가 적으면 기체의 정비, 점검 면에서도 작업이 줄어든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날개에도 50% 이상의 복합 재료가 사용되었다. 이전의 주요 재료였던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은, 새를 비롯한 다른 물체와 충돌해 파손되지 않도록 강한 '인성(외부에서 잡아당기거나 누르는 힘 때문에 갈라지거나 늘어나지 않고 견디는 성질)'이 필요한 날개 전면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2-1. 복합 재료로 기체를 경량화

 '복합 재료'는 굵기 수 '마이크로미터(μm)'의 탄소 섬유를 묶고, 틈 사이에 플라스틱을 주입해 판 모양으로 만든 다음 이것을 형틀에 넣어 진공 가열로에서 가열해 만든다. 매우 가볍고 강한 소재로, 비중은 철의 약 4분의 1, 알루미늄의 약 3분의 2, 강도는 같은 중량의 철과 비교해 10배나 된다.

 아래 사진은 A350의 동체 부분으로, 검은색 부분이 복합 재료다. 동체 바깥쪽이 흐린 노란색을 띤 것은 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코팅 처리했기 때문이다. A350은 중량비로 기체의 53%에 복합 재료를 사용했으며, 두랄루민이 19%, 티타늄이 14%, 철이 16%, 기타 소재가 8%를 차지한다. 기체의 50% 이상에 복합 재료를 사용한 것은 에어버스사의 여객기로는 최초이다.

A350의 동체 부분
A350의 동체 부분
A350의 동체 부분

3. 신형 주 날개

 A350의 주날개의 날개폭은 64.75m이고 날개 끝에는 공기 저항을 억제하는 '윙릿(Winglet)'이 있다. 신형 주날개는 설계까지 4000시간 이상의 풍동 실험을 거쳤다. 그러나 최대한 '공기력(Aerodynamic)' 특성이 뛰어난 날개를 설계하더라도 비행 중인 날개에 발생하는 상황은 항상 바뀐다. 그래서 A350의 날개는 비행 중에 '플랩(Flap)'을 제어함으로써, 주날개의 전체 형상을 연속으로 변화시켜 최적의 구조를 유지해 공기력 특성을 높이도록 되어 있다.

 날개 끝의 위로 솟은 구조를 '윙릿(Winglet)'이라고 부른다. 비행기는 날개 윗면과 아랫면에 생기는 압력 차이에 의해 양력을 얻는다. 비행기 날개는 아랫면 기압이 높고 윗면 기압이 낮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려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압력 차이는 날개 가장자리에서, 날개 아랫면에서 윗면으로 흘러드는 공기의 소용돌이인 '날개 끝 와류(Wing Tip Vortex)'를 만든다. 날개 끝 와류는 날개에 영향을 미치는 공기의 방향을 바꿔 저항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날개 끝에 윙릿을 달면 공기의 소용돌이가 가라앉아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윙릿은 1980년대에 NASA에서 발명되어 A350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객기에 채용되고 있다.

A350의 '윙릿(Winglet)'
윙릿(Winglet)
윙릿(Winglet)

4. 조용하고 효율 좋은 새로운 엔진

 A350에는 롤스로이스가 만드는 터보팬 엔진 '트렌트(Trent)' 시리즈 최신형인 '트렌트 XWB(Trent XWB)'가 장착되었다. '트렌트 XWB'는 트렌트 시리즈 제6세대로, B787에도 탑재된 트랜트 1000 개량형 엔진이다. '트렌트 XWB'는 트렌트 시리즈 제6세대로, 보잉사의 B787에도 탑재된 트렌트 1000 개량형 엔진이다.

 터보팬 엔진의 효율은 '바이패스 비(Bypass Ratio)'가 하나의 지표가 되는데, '바이패스 비'가 높은 엔진일수록 효율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사는 '트렌트 XWB'를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엔진'으로 평가한다. '트렌트 XWB'의 '바이패스 비'는 9.6:1로, 예컨대 A330에 탑재된 '트렌트 700'의 바이패스 비 5:1의 약 2배에 이른다. 엔진의 고효율도 A350의 연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엔진의 고효율도 A350의 연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바이패스 비(Bypass Ratio)'가 높은 엔진은 소음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바이패스 비가 높은 '트렌트 XWB' 역시 엔진음이 매우 조용하다. 높은 바이패스 비뿐만 아니라, 기체가 경량화되어 엔진에 여유가 생긴 점도 소음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A350의 소음 레벨은 지금까지의 에어버스사의 제트 여객기 가운데 가장 낮다.

4-1. 공기를 두 갈래로 분리해 흘린다.

 '롤스로이스(Rolls-Royce)'사가 A350에 제공한 제트 엔진 '트렌트 XWB'를 조립하는 모습이다. '제트 엔진(Jet Engine)'은 일반적으로 흡입한 공기를 압축기로 압축하고 연소실로 보내진 압축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 추진력을 얻는다. 현대의 제트 여객기에 많이 채용되는 '터보팬 엔진(Turbofan Engine)'은 제트 엔진의 한 형태로, 엔진 전면에 공기를 흡입하기 위한 거대한 팬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트렌트 XWB'의 경우, 전면 팬의 지름은 3m나 된다. '터보팬 엔진'에서는 흡입된 공기는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나는 팬의 중심부를 지나는 공기로, 압축기를 거쳐 연소실로 들어가 연소된다. 다른 한 갈래의 공기는 '코어(엔진의 중심부)'를 감싸듯이 흘러가는데, 이 공기의 흐름을 바이패스류(Bypass Current)'라고 한다.

 추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행기의 속도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연소 가스를 뒤쪽으로 분출시켜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분출 속도가 너무 빠르면, 연소 가스의 대부분은 기체의 추진력으로 전환되지 않고 버려진다. 그런데 터보 엔진의 연소 가스는 그 상태로는 분출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래서 대량의 공기가 비교적 낮은 속도로 흐르는 '바이패스류'가 중요하다. 바이패스류 덕분에 전체의 분출 속도가 평균화되어 적절한 분출 속도를 실현할 수 있다. 그리고 바이패스류가 분출된 공기의 전체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출력도 향상된다. '엔진 중심부를 지나는 공기량'에 대한 '바이패스류 유량'의 비를 '바이패스 비'라고 한다. '바이패스 비'가 높을수록, 즉 바이패스류의 유량이 많을수록 엔진은 추진력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

'롤스로이스'사가 제트엔진 '트렌트 XWB'를 조립하는 모습
트렌트 XWB (Trent XWB)
트렌트 XWB (Trent XWB)

5. 조종사의 부담을 줄여주는 첨단 기술

 제트 여객기에는 '자동 브레이크'가 있어서, 착륙할 때 작동해 자동으로 기체의 속도를 줄여준다. A350에는 A380에서 옵션으로 처음 도입되었던 '활주로 이탈 시스템(BTV: Brake to Vacate)'이 표준 장착되었다. BTV는 자동 브레이크 기증 중 하나이다.

 비행기는 착륙하면 활주로를 벗어나 유도로를 통해 비행기를 세워두는 '주기장(Apron)'으로 향한다. 이때 지금까지의 자동 브레이크는 기체를 일정한 감속 비율로 감속시킬 뿐이었는데 비해, BTV는 조종사가 이탈 유도로를 지정하면 그곳에 최적 속도로 도착하도록 자동으로 감속해 준다. 이런 점에서도 A350의 첨단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조종사의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주기장'으로 향하는 데 드는 시간을 단축시켜 항공기의 혼잡도 덜어 준다. 큰 공항에는 활주로와 유도로가 많아, 최단 경로를 선택하는 일은 조종사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

5-1. 첨단 조종석

 아래의 사진은 A350의 '조종석(Cockpit)'이다. 조종석에 갖춰진 6면의 디스플레이에는 비행 계획과 엔진 상태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이들 디스플레이는 상호성이 있어서, 장애가 발생하거나 하면 화면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다. 천장에 있는 빨간 주머니 안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Head-Up Display)'가 들어 있으며, 사용할 때는 창 앞쪽에 배치된다. HUD는 투과형 스크린으로 기체의 속도와 고도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기장석은 왼쪽, 부조종석은 오른쪽이며, 좌우 바깥쪽에서 사이드 스틱 형태의 조종간이 있다. 사이드 스틱 방식의 조종간은 에어버스사의 큰 특징이다. 조종석 중앙에 있는 레버는 엔진 추진력을 제어하는 '스로틀 레버(Throttle Lever)'이다.

 6면의 디스플레이 가운데, 양끝 2면과 중앙 하부 1면은 터치 패널로 되어 있다. 터치 패널은 물리 키로도 조작할 수 있으며, 각 조종사의 앞쪽에 키보드가 수납되어 있다. 중앙 콘솔에는 키보드와 커서를 조작할 수 있는 '트랙볼(Track Ball)'이 갖추어져 있다.

A350의 조종석
A350의 조종석
A350의 조종석
A350의 조종석
A350의 조종석
A350의 조종석

5-2. '너구리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

 기수 창의 '윈드실드(Wind Shield)'는 기체에 큰 저항을 줄 수 있다. A350의 '윈드실드'는 기수의 형태에 맞춰 곡면으로 만들어져 저항을 줄이도록 되어 있다. 또 윈드실드' 둘레에 검은색 테두리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윈드실드' 둘레의 검은색 테두리는 A320 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창의 온도를 주위와 맞추는 역할을 한다. 특히 A350은 항공 팬들 사이에서 '너구리 얼굴'의 비행기로 알려져 친밀감을 주고 디자인적으로도 A350의 특징이 되었다.

6. 표준형보다 동체 길이가 긴 A350-1000

 A350에는 동체 부분을 연장해 객석을 늘린 A350-1000도 있다. A350-1000의 전체 길이는 A350-900의 66.8m보다 약 7m 긴 73.79m이고, 최대 좌석 수는 A350-900의 440명보다 40명 많은 480명이다. 날개폭은 둘 다 64.75m이지만, A350-1000은 주날개의 뒤 가장자리가 약 400mm 연장되어 트렌드 XWB-84보다 추진력이 큰 XWB-97을 장착한다. 연료 탑재량에도 늘어나 항속 거리는 16000km를 자랑한다.

A350-1000
A350-1000
A350-1000

7. 초대형 여객기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아래 사진에는 앞쪽에서부터 '에어버스(Airbus)'사의 A330, A350, A380이 늘어서 있다. A330은 약간 소형의 여객기이며, A380은 세계 최대급 대형 여객기이다. A330은 1994년 취항했는데, 그 후 몇 가지 파생형이 만들어졌다. 2018년에는 A330의 후계기로서 고효율의 신형 엔진 '트렌트 7000(Trent 7000)'을 탑재한 A330neo(New Engine Option)'도 운용되기 시작했다.

 A380은 2층 구조로, 이코노미석으로 시트를 배치했을 때의 좌석수로 배치했을 때 최대 853석이나 되는 기체이다. A380은 보잉사의 B747과 함께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를 상징하는 기체였지만, 2021년에 생산을 종료했다. 이런 점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앞쪽에서부터 '에어버스'사의 A330, A350, A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