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공학 (Engineering)

과학 수사 기술

SURPRISER - Tistory 2023. 1. 7. 19:01

 SBS의 드라마 '싸인'은 과학 수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이다. 물론 이 드라마는 '허구(Fiction)'이며 비현실적인 장면도 적지 않지만, 실제 진짜 범죄 수사에서도 과학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현대의 범죄 수사는 과학 기술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범죄를 입증하는 데 자백과 진술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물적 증거를 중시하게 됨에 따라 과학 수사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리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수사에 사용되는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아주 미세한 흔적에도 범죄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DNA 분석'과 '영상 해석' 등을 이용한 수사로 사건을 해결한 예는 드물지 않다. 과학 수사 기술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0. 목차

  1. '자백 중심'에서 '물증 중심'으로
  2. DNA 분석
  3. 지문 감식
  4. 영상 해석 기술
  5. 하일브론의 유령
  6. 교묘해지는 범죄와의 대결은 계속될 것이다.

1. '자백 중심'에서 '물증 중심'으로

 과거의 범죄 입증에서는 자백과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법정 물증이 중시되고 있다. 또 지역의 연대가 약해져 이웃의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존 탐문 수사 등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날로 교묘해지는 범죄에 대항하기 위해, 수사 기관도 과학 수사를 요구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몰랐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을 활용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과학 수사를 담당하는 곳은 경찰청 소속 '과학수사 관리관(KCSI: Korea Crime Scene Investigation)'과 '국립 과학수사연구원(NFS: National Forensic Service)'이다.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에서는 '지문 검색', '발자국 검색', '몽타주 작성', 'CCTV 분석', '프로파일링(Profiling)' 등 형사들의 수사와 가까운 영역을 담당하고, '국립 과학수사연구원(NFS)'에서는 'DNA 감정', '약물 분석', '음성 해석'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국립 과학수사연구원(NFS)'이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를 알리지만, 직접 범죄 수사를 하지는 않는 것과 달리, '과학수사 관리관(KCSI)'은 과학 수사도 하고, 형사들과 범죄 수사도 한다.

반응형

2. DNA 분석

2-1.DNA 분석의 정확도는 565경 분의 1

 과학 수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DNA 분석'일 것이다. 우리의 몸은 세포로 되어 있으며, 세포의 핵에는 유전 정보를 담당하는 'DNA'가 있다. DNA 분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이라는 4종류의 '염기(base)'가 배열된 것이다. 염기의 배열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DNA 분석이란 현장에 남은 시료의 염기 배열을 조사함으로써 개인을 특정하는 기술이다.

 한국에서 DNA 분석이 수사에 도입된 것은 1992년 의정부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 해결이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불안정해서 신뢰성이 낮았지만, 그 후 연구 개발을 통해 정확도가 향상되어, 다른 두 사람이 같은 DNA로 판정될 확률이 '1000분의 1'에서 '100만 분의 1', 그리고 '4조 700억 분의 1'이 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 도입된 신기술을 사용하면 그 확률은 565경 분의 1이라고 한다. 2022년 기준, 지구의 인구는 대략 80억 명 정도이므로, 적절하게 이루어진 'DNA 분석'에서 사람을 착각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Zero)'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분석 결과가 형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되어 유죄 판결의 단서가 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2-2. DNA 분석의 순서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통해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누구 것인지 확실히 밝혀진 DNA를 따로 입수해, 그것과 일치하는지 대조해야 한다. 'DNA 분석'의 기본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DNA 채취: 먼저 사건 현장 등에서 '혈액'이나 '피부 조각' 등 관련자의 세포가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시료를 채취한다. 그리고 시약과 원심 분리기 등을 사용해 단백질 등을 제거하고 DNA만 추출한다. 현장에서 채취된 시료는 아주 작거나 시간이 지나 상태가 나쁜 경우도 많아, 이 과정은 매우 섬세한 작업이라고 한다. 담당자에게는 세심한 주의와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2. DNA 증폭: 이 단계에서는, 분석하기 DNA가 너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PCR법(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 효소 연쇄반응법)'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DNA를 증폭시킨다. 구체적으로는 증폭시키고자 하는 특정 지역에 결합하는 시약인 '프라이머(Primer)', DNA를 증폭시키는 효소인 'DNA 중합 효소(DNA Polymerase)' 그리고 'DNA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더해 온도를 조절한다. 그러면 DNA의 이중 나선 구조가 풀려, 증폭시키고 싶은 장소에 '프라이머'가 결합하고, 그곳을 기점으로 'DNA 중합 효소'에 의해 증폭이 시작된다. 이 일을 반복함으로써 DNA 양을 수만~수백만 배로 증폭시킬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명해진 'PCR 검사'도 마찬가지로 'DNA 중합 효소'를 이용한 것이다. 단, 코로나19의 PCR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지니고 있는 RNA를 DNA로 변환한 다음 PCR에 의한 증폭이 이루어진다.
  3. 시퀸서로 분석: DNA 분석에서는 PC법으로 증폭한 DNA 검체에 대해 염기 배열을 해독하는 '시퀀서(Sequencer)'라는 장치로 분석한다. PCR법으로 증폭한 DNA의 모든 염기 배열을 해독하는 것은 아니다. DNA의 염기 배열에는 '마이크로 새틀라이트(STR)'이라는 특정 염기 2~6개 정도로 이루어진 배열이 반복되는 장소가 있다. 반복되는 횟수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세어 누구의 DNA인지 특정할 수 있다. 반복 횟수를 세는 STR의 장소가 많을수록 분석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최신 기술에서는 21군데를 조사해 '565경 분의 1'의 정확도를 실현하고 있다.

2-3. 아주 적은 시료로도 분석 가능

 그러면 실제로 어떤 상태이면 DNA를 분석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그 사람의 세포가 포함된 시료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한 것은 본인의 동의를 얻어 면동으로 입안의 점막을 채취하는 것이다. 그밖에 혈액, 정액, 피부 조각, 모근이 달린 모발, 손톱 등도 유용한 시료가 된다. 담배 필터, 사용한 칫솔, 면도날, 타액으로 붙인 우표, 입을 댄 페트병 등도 보관 상태에 따라서는 분석할 수 있다. 조건이 좋으면, 몇 개의 세포나 1ng이라는 매우 미량의 시료로도 분석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인간이 의도적으로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행동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말을 하면 침이 튀어나오고, 무엇인가에 닿으면 세포가 달라붙는다. '지문에 남은 피부 세포', '셔츠 칼라에 묻은 때', '자동차 에어백에 붙은 콧물'에서도 DNA를 분석할 수 있다. 반면, '화장된 뼈'나 '오래된 혈흔' 등은 분석하기 어렵다. 현장의 상황과 손상된 정도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DNA 분석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이른바 '오염(Contamination)'이다. 시료의 채취와 DNA 추출 과정에서 수사관이나 분석자 등의 세포가 섞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수사에 혼란을 주어 잘못 체포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 본인도 모르는 질병 취약점이나 미래 세대까지 전해질 유전 정보 등이 들어 있기 때문에 DNA는 '완벽한 개인정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가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2-4. 과거의 사건을 해결하기도

 시료가 매우 오래되었어도 DNA 분석을 할 수 있다. 보존되어 있던 역사상 인물의 세포나 얼음에 묻힌 채 발견된 수천 년 전 인간의 DNA를 조사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기술 진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2000년 8월 1일 이후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한 공소 시효가 2015년에 폐지되었다. 경찰청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는 용의자의 DNA와 미해결 사건의 현장에서 채취된 시료 등을 비교하면, 시간이 지난 미제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최근의 DNA 분석에서는 '세포핵(Cell Nucleus)'에 들어있는 DNA의 STR을 이용하는 방법이 주류이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우리의 세포에는 핵 이외에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는 소기관도 DNA를 가지고 있어, 이 염기 배열을 조사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에는 '핵 DNA'에 비해 채취하기가 쉽지만, 어머니에게서 자식으로만 유전하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핵 DNA' 가운데 아버지에서 자식으로만 유전하는 Y염색체를 분석하는 방법도 있다. Y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존재하기 때문에 성범죄 수사 등에도 활용된다.

2-5. 단일염기 다형성(SNP)

 그리고 '단일염기 다형성(SNP: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라는 DNA 특징을 이용하는 새로운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SNP란 염기 배열 가운데 하나의 염기만이 다른 염기로 대체되어 있는 부분을 말한다. 인간의 DNA에는 무수히 많은 SNP가 있으며, 어떤 SNP를 갖고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피부와 눈의 색깔, 얼굴 생김새, 체격, 질병 취약점 등 다양한 신체적 특징과 관계하고 있어 의학과 생물학에서도 관심이 높은 분야이다. STR를 이용하는 기법에 비해 미량이고 손상된 시료여도 분석할 수 있으며, 복수의 SNP를 비교함으로써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있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실제로 활용되고 있으며, 세계 여러 연구기관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현장에 남은 DNA를 바탕으로 그 인물의 신체적 특징을 밝혀 수사에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의 세포에서 범인의 얼굴을 재현하기는 어렵더라도, 피부와 눈의 색깔, 체격 등을 판명할 수 있으며,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반응형

3. 지문 감식

3-1. 지문 감식 기술도 크게 향상

 개인을 식별하는 수단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지문 감식'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DNA 분석에 왕좌를 물려주었지만, 지금도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지문'은 손가락 끝 피부에 있는 요철이 만드는 무늬를 가리키는데, 사람마다 다르며 평생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솟아오른 부분을 '융선'이라고 한다. 무엇인가에 손을 대면 피지 등이 도장의 인주 역할을 해 지문이 남는다.

 지문에는 융선의 시작과 끝, 합류와 분지 등 '특이점'이라는 장소가 있다. 2개의 지문을 대조하는 경우, 먼저 같은 형태인지를 비교한 다음, 특이점을 비교해 12개 이상이 일치하면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것은 국제적인 기준이며, 우연히 12개 특이점이 일치할 가능성은 1조 분의 1이라고 한다. 다만 실제 수사에서는 불완전한 지문밖에 채취할 수 없거나 지문이 닳아 있어서 12개의 특이점 일치를 얻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헨리 지문 패턴'은 영국인 '에드워드 리처드 헨리(Edward Richard Henry, 1850~1931)'가 제안한 방법으로, 지문의 융선을 기초로 한 분류이다. '와상문(Whorl)', '궁상문(Arch)', '제상문(Loop)'으로 분류되며, '제상문'은 '우제상문(Right-Loop)'과 '좌제상문(Left-Loop)'으로 세분되며, '궁상문(Arch)'은 '솟은 궁산문(Tented Arch)'로 추가 분류되면 그 형상은 다음과 같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지문형은 말발굽처럼 생긴 '제상문(49.3%)', 소용돌이 모양의 '와상문(45.5%)', 활처럼 굽은 '궁상문(5.2%)' 순서라고 한다. 어떤 형태의 지문이 많은지는 인종에 따라 다르다.

  1. 와상문(Whorl): 중심부의 융선이 소용돌이, 동심원 모양이다. 삼각주는 기본적으로 2개이다.
  2. 궁상문(Arch): 구부러진 융선이 손가락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흐른다.
  3. 제상문(Loop): 융선이 손가락의 한쪽에서 들어와, 발굽 같은 바퀴를 그리며 같은 쪽으로 흐른다.

지문의 종류

3-2. 보이지 않는 지문을 찾아내는 최신 기술

 사건 현장 등에 남은 지문 가운데 혈액이나 먼지 등이 묻어 있는 것은 언뜻 보아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지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단지 무엇인가에 닿았을 뿐인 지문은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아 '잠재 지문'이라고 한다. 현장에 남아 있는 지문은 대부분 '잠재 지문'이기 때문에, 어떻게 가시화하느가가 승부의 관건이 된다.

 '잠재 지문'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이전부터 흔히 사용되고 있는 것은 '분말법'이다. 지문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곳에 알루미늄과 탄소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특수한 분말을 솔을 이용해 꼼꼼하게 부착시켜 융선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범죄 수사 드라마 등에서 낯익은 장면이기도 하다. 분말과 솔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지문이 붙어 있는 물체의 색깔과 재질 등에 따라 구분해 사용한다. 분말로 지문이 드러나면, 사진을 촬영한 다음 접착테이프와 같은 젤라틴 종이에 베껴 옮긴다.

 이 밖에 '액체법'과 '분무법' 등 수십 종류의 방법이 있다. 지문으로서 묻어 있는 물질은 인체에서 나온 지질, 아미노산, 젖산, 요소 등의 유기물과 염화나트륨과 칼륨 등의 무기물이다. 이것들에 시약을 발라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그 변화를 이용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닌히드린(Ninhydrin)'이라는 화합물은 아미노산에 반응해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종이나 목재 등에 묻는 지문을 검출하는 데 유용하다. 또 가스로 변한 순간접착제 성분을 지문에 남은 수분과 반응시켜 하얗게 발색시키는 기법도 있다. 지문의 상태와 부착된 물체에 따라 적절한 시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유리, 금속, 플라스틱, 서류, 지폐, 의복, 가죽 등 다양한 물체에 묻은 지문을 채취할 수 있다. '수십 년이 지난 시료'나 '물에 잠긴 시료'에서 지문을 검출하는 기술도 있다. 최근에도 분말과 시약 등이 계속 연구 개발되고 있어, 이전에는 불가능했을 지문을 정확히 검출할 수 있게 되었다.

3-3. 보이지 않는 지문을 빛나게 하는 '여기 광원(ALS)'

 또 지문 검출에 변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과학 수사용 라이트', '법광원', 가변 광원'이라고도 불리는 '여기 광원(ALS)'이다. 시료에 분말을 바르거나 시약과 반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빛(전자기파)'을 비추는 것만으로 지문 등이 떠올라 보이게 된다. 단, 밝은 장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어둡게 한 다음 작업해야 한다. 대부분의 유기물 등은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추면 '여기 상태(에너지가 높은 들뜬 상태)'가 되어 고유한 파장의 빛을 내는 성질이 있다. 이 점을 이용해, 대상물에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춰 발광시킨 다음, 고글을 사용해 여분의 빛을 차단하면 지문 등이 빛나 보인다. 지문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파장 500~530nm의 초록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시광선만이 아니라 자외선이나 적외선도 흔히 사용된다. 지문에 특수한 분말을 바른 다음 '여기광(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높아졌다가 낮아지면서 내는 빛)'을 비추는 방법도 있다.

 '여기 광원'을 이용하면 지문 외에도 다양한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파장의 여기광을 적절히 사용해, 혈액, 정액, 소변, 족적, 모발, 살갗의 멍, 문어의 위조 흔적 등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ALS 기자재가 매우 고가엿던 탓에 수사 일선에 많이 보급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낮아져 사건 현장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반응형

4. 영상 해석 기술

4-1. 응용 범위가 넓은 '영상 해석 기술'

 최근 영상과 동영상에 관련한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향상되고 있으며, 사회의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것을 범죄 수사에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최근 거리에는 곳곳에 CCTV가 설치되고, 블랙박스를 탑재한 자동차도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촬영한 영상이나 동영상도 SNS 등에 올리고 있다. 그런 정보로부터 수사의 단서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CCTV 영상은 선명하지 않거나 높은 곳에서 찍은 것이 많다. 특정하고 싶은 인물이 정면에서 뚜렷하게 찍힌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그래서 도움이 되는 것이 '영상 해석 기술'이다. CCTV의 영상을 확대하면 모자이크 한 듯 화질이 조악해지기 쉽다. 그 경우, 화소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처리를 반복하거나, 색깔의 콘트라스트를 강조함으로써 선명하게 할 수도 있다. 또 연속 촬영한 복수의 영상이 있으면, 겹치지 않게 포개어 선명하게 하는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것들은 인물 이외의 것, 예컨대 차량을 특정하고 싶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CCTV에 찍힌 비스듬하게 아래를 향하고 있는 인물이 지명 수배범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경우에는 '얼굴의 3D화'가 효과적이다. 수배범을 정면이나 옆에서 찍은 사진이 있으면, 눈, 코, 입 등 특징점의 위치 관계 등을 바탕으로 3D 영상을 작성할 수 있다. 그것을 회전시켜 CCTV의 영상과 같은 각도로 돌린 다음 겹쳐 비교하는 것이다. 전신 골격의 3D 영상을 작성하기도 한다. 얼굴의 골격과 특이점의 위치 관계는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쓰거나 성형 수술을 해도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수배범이 변장을 했더라도 식별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인물의 뒤에서 찍은 영상을 통해 키를 산출하거나 날씨나 배경 등에서 일시, 장소를 계산하는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4-2. 특징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개인을 특정한다.

 CCTV 등에 기록되어 있는 정보는 방대하다. 모든 것을 인간이 확인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범인에게 도주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안면 인식'과 '안면 인증', '걸음걸이 인증' 등의 기술이다.

  1. 안면 인식: '안면 인식'은 기본적으로 얼굴 윤과, 눈, 코, 입 등의 특징점과 그것들의 위치 관계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판별을 하는 것이다. 그 시스템에는 '인공 지능(AI)'이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다양한 얼굴 특징과 위치 관계의 경향이라는 패턴을 자동적으로 학습하며, 정보를 많이 제공할수록 성능이 향상된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 지능이라면, 인간이 봐서는 알 수 없는 영상에서 순간적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기술은 출입국 관리나 대규모 이벤트 등 많은 곳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2. 걸음걸이 인증: '걸음걸이 인증'도 영상 해석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걷는 모습을 찍은 영상에서 '손발의 움직임', '보폭', '자세' 등의 특징을 인공 지능이 찾아 내, 다른 영상의 인물과 같은 인물인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걷는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응형

5. 하일브론의 유령

 2007년 5월, 독일의 하일브론이라는 거리에서 주차장에 정차 중인 순찰차 안에서 있던 경찰 2명이 총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 명은 사망하고 다른 산명은 중상을 입었고, 범인은 권총과 수갑을 빼앗아 도주했다.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바탕으로 DNA를 분석한 결과,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독일 각지의 살인, 강도 등의 흉악 사건에서 검출된 DNA가 이 사건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도 같은 DNA가 확인되었다. 수사 당국은 국경을 넘나드는 연속 범행으로 보고 범인의 행방을 쫓았다.

 DNA 분석 결과, 범인은 여성일 가능성이 높고, 동유럽이나 아시아 출신자에게 많은 특징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는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수십 건의 범죄 현장에 증거를 계속 남겼지만, 정체를 전혀 알 수 없느 이 흉악범을 '하일브론의 유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2009년 1월에는 30만 유로의 현상금을 걸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2009년 3월, 사건은 의외의 전개를 보였다. 절도를 하려고 학교에 침입한 소년이 현장에 남긴 음식물 통조림에서 '하일브론의 유령'의 DNA가 검출된 것이다. 의문을 느낀 수사 당국은 재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하일브론의 유령'의 DNA는 시료 채취에 사용하는 수사용 면봉을 만드는 업체의 종업원의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종업원은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종업원의 DNA가 묻은 면봉이 각지의 범죄 수사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건에서 DNA로 검출된 것이다. DNA의 '오염(Contamination)'이 실재하지 않는 범인을 만들어 내, 원래는 별개의 사건이었을 각각의 사건 수사를 혼란시킨 것이다. 과학 수사에서의 '오염'은 수사에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오인 체포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원래 DNA 같은 미소 시료는 신종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과학 수사 기술이 제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인간인 이상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6. 교묘해지는 범죄와의 대결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 외에도 '필적 감정'과, '목소리 해석', '물질의 성분 분석' 등 수사의 많은 장면에서 과학적인 기법이 도입되고 있으며, 그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뛰어난 과학 수사라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열의와 끈기가 필요하다. '과학 수사 기술'과 '과학 수사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 생활이 안전이 유지되고 있다. 더욱 복잡해지고 교묘해지는 범죄와의 대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