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심리학 (Psychology)

저장 장애(Hoarding Disorder)

SURPRISER - Tistory 2023. 1. 7. 18:58

 '저장 장애(Hoarding Disorder)'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물건을 과도하게 수집하여 저장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가진 정신 질환을 말한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아깝다', '언젠가 사용할지 모른다' 등 어떤 이유를 붙여 계속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정도라면 병은 아니지만, 만약 집 안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로 물건이 넘친다면 '저장 장애(Hoarding Disorder)'일 수 있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물건을 자신의 분신처럼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타인이 마음대로 물건을 버리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저장 장애'의 특성과 적절한 대처법을 정신 의학과 심리학에 근거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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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차

  1. 저장 장애는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
  2. 생활보다 물건을 우선하면 위험 신호
  3. '저장 장애'의 특징
  4.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정리하면 더욱 악화된다.
  5. '저장 장애'의 원인
  6. '저장 장애'의 치료

1. 저장 장애는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

 '미국 정신의학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는 2013년에 정신 진단의 기준을 19년 만에 개정해서 최신판인 'DSM-5'를 발행했다. 여기에서 '저장 장애'란 DSM-5에서 새롭게 분류된 정신 질환이다. 그전에는 물건을 모으는 행위(저장 행동)'을 '강박증(강박성 장애)'의 한 가지 증상으로 생각했다. '강박증'은 '~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특정 행위를 반복하는 질병이다. '강박 행위'에는 더러움이 신경 쓰여 손을 계속 씻거나, 집의 자물쇠나 화기를 거듭 확인하는 일 등이 있다. 이러한 강박 행위의 하나의 예로 '물건을 저장'하는 행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저장 행동에는 강박증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징이 보인다는 점에서, DSM-5에서는 새롭게 '저장 장애'가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되었다.

 미국에서 보고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남녀 2~6%가 '저장 장애'로 추정된다. 결국 20명 가운데 1명 정도는 저장 장애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잠재적인 추정치이고, 실제로는 '저장 장애' 증세가 나타나면서도 그것이 질병으로 판명되지 않은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저장 장애는 본인 스스로 자각하기가 어려운 질병이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물건을 많이 모음으로써 기쁨과 평온함을 얻는다. 물건을 정리하는 것, 버리는 것이라는 인식은 애당초 없다. 이른바 '쓰레기 집'처럼 집안에 물건이 넘쳐나는 상황은 그 사람에게는 보통 일이다. 가족과 친구가 '저장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도 질병이라는 자각이 없으면 의사의 진찰을 받기 어렵다. 저장 장애는 우울증 등 다른 정신 질환을 진찰하면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저장 장애는 다른 정신 질환과 함께 존재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저장 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의 약 50%가 '우울증', 약 28%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저장 장애' 행동은 우울증이나 강박증, ADHD 등의 2차적 증상으로도 보인다는 점이다. 치료하기 위해서는 '저장 장애'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정신 질환을 동반한 2차적인 저장 장애인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2. 생활보다 물건을 우선하면 위험 신호

 자신의 방에 쓸데없는 물건이 하나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집 안에 몇 년 동안 입지 않았고, 앞으로도 입을 것 같지 않은 옷은 없는가? 만약 그런 옷이 옷장 안에 정리된 상태로 있어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처분할 마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필요한 물건이 발을 디딜 틈도 없이 집 안에 넘쳐난다면 '저장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저장 장애'의 한 가지 기준은 본래 의도한 목적으로 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예컨대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 '부엌에서 요리를 할 수 없다', '침실에 잠잘 공간이 없다', '욕실에서 샤워를 할 수 없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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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장 장애'의 특징

 '저장 장애'의 특징은 물건을 '지나치게 모은다', '버리지 못한다', '정리하지 못한다' 등의 세 가지이다. 이 특징을 하나씩 순서대로 살펴보자.

3-1. 지나치게 모은다

 첫 번째로 '지나치게 모은다'는 특징을 살펴보자. 가게나 온라인 쇼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지나치게 구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보통은 비용이나 물건의 보관 공간을 고려해 사들이는 양을 조절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물건은 그리 쌓이지 않는다. 그러나 '저장 장애'인 사람은 그것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자기가 원한다고 생각한 물건을 앞뒤 분별없이 입수한다. 물론 돈이 없으면 물건을 살 수 없다. 하지만 저장 장애인 사람이 원하는 물건에는 '가격'이 붙어 있지 않아도 된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어디까지나 독자적인 가치 기준에 따라 물건을 입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남성은 집 앞 쓰레기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가지고 왔다. 기르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본인에게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물건이라는 사실이다. 화장지 심지를 모으는 여성도 있다. 망원경이나 칫솔꽂이, 햄스터가 노는 도구로 재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저장 장애'인 사람은 다양한 물건에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즉, 창조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옮겨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어딘가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저것 생각하지만, '바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 계속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 TV 등에서 자주 보도되어 화제가 되었던 어떤 '쓰레기 집'이 있었다. 3층 가옥이 빈 병과 쓰레기 등으로 넘쳐나, 집주인인 남성은 거리에서 생활해야 할 정도였다. 남성은 물건을 저장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빈 병으로 작품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30년이 지난도 빈 병 작품은 실현되지 못했고, 결국 행정 당국에 의해 폐기되었다.

3-2. 버리지 못한다.

 두 번째로 '버리지 못한다'는 특징을 살펴보자. 여기에서 버린다는 것은 사용이 끝난 물건을 쓰레기로 폐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재활용품으로 내놓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저장 장애'인 사람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에는 물건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품 본래의 용도와 사용 목적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처럼 구입한 의류나 가구 등이 상표가 붙은 채 미사용으로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다 먹은 초콜릿이나 껌의 포장지 같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물건을 저장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본인조차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유를 물어도 납득할 만한 답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건에 집착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일상생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저장 장애'의 문제는 그런 사태를 본인이 자각할 수 없을 정도로 물건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게 강해진다는 점에 있다. 흥미롭게도 저장 장애'인 사람은 다른 사람의 물건은 아무런 문제 없이 처분하고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만 어떤 특별한 애착과 책임감 같은 것을 갖는 모양이다.

 저장 장애인 사람 가운데는 물건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손에 넣은 물건을 버리면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과, 중요한 사람과 이별할 때와 같은 슬픔을 느낀다. 저장 장애인 사람이 가진 물건에 대한 독특한 애착과 책임감은, 그 물건들을 버리는 데서 오는 고통의 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장 장애인 사람은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느끼는 경우가 있다. 입어서 낡은 의복을 처분하면, 그 옷을 입었던 날들의 기억까지 잃는다고 느낀다. 몇 년 전의 신문이나 잡지, 서류를 '중요한 사실이 적혀 있을지 모른다.'고 걱정하며 언제까지나 보관한다. 다 쓴 플라스틱 용기를 버릴 때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또 물건을 자신의 주변에 둠으로써 불안감이 가라앉고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물건으로 넘쳐나는 공간은 위험한 세계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둥지'나 '고치'와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이와같은 예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2013년 앙케트 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남녀 43093명 가운데 5명에 1명꼴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처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물건에 대한 애착과 그에 따르는 물건을 버리는 일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3-3. 정리하지 못한다.

 세 번째로 '정리하지 못한다'는 특징을 살펴보자. 집 안에 물건이 넘쳐나도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수 있으면, 생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장 장애'인 사람은 정리와 분류를 제대로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는 평소 분류라는 행위를 무심코 하고 있다. 예컨대 의류라면 의류, 식기라면 식기처럼 용도와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저장 장애'인 사람에게는 이것이 어렵다. 예를 들어 국수를 삶을 냄비와 라면을 끓일 냄비를 각각 다른 용도의 요리 기구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이 둘은 '냄비'라는 공통의 범주로 분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말한 '버리지 못한다'는 특징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소유한 물건이라면 문제없이 분류할 수 있다. 결국 분류할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물건에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수집가(서적·우표·골동품 등 특정한 물건을 모으는 사람)'와 '저장 장애'인 사람의 알기 쉬운 차이점은 결국 분류와 정리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있다. '수집가(Collector)'는 모은 물건을 스스로 정리해 보관하거나 장식한다. 이에 반해 '저장 장애'인 사람은 모은 물건을 생활 공간에 어수선하게 늘어놓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만다. 또 저장 장애인 사람은 과거의 기억과 추억을 잃는 것에 대한 강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물건을 시야에 들어오기 쉬운 장소에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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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정리하면 더욱 악화된다.

 지금까지 알아보았듯이 중요한 점은 '저장 장애'인 사람은 '정리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 '정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저장 장애'인 사람 가운데는 물건은 자신의 분신이며, 따라서 오히려 정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강제로 정리하거나 처분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중요한 물건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으로 인해, 저장 장애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역으로 말하면, 자신의 방에 물건이 넘치는 상태를 보며 '정리해야 하는데...'라고 자각하는 사람은 결국 장애가 없거나 경증이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물건으로 넘친 공간을 불쾌하게 느끼지만, 정리하고 싶어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증상을 보이는 질병도 있다. 앞서 말한 '우울증', '강박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범주성 장애(ASD)', '조현병' 등의 다른 정신 질환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1. 우울증: '우울증'은 '깊은 슬픔', '의욕 저하', '사고력 저하' 등의 정신적 증상과 불면, 식욕 부진 등의 신체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질병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의욕과 사고력 저하로 어떤 물건을 정리하거나 처분하고 싶어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집안에 불필요한 물건과 쓰레기가 넘치는 경우가 있다.
  2. 강박증: '강박증'은 '~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특정 행위를 되풀이한다. '강박증'에서도 물건을 모을 뿐 버리지 못하는 저장 장애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나중에 필요해지면 곤란해질 것이라는 불안과 공포로 인해 물건을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3.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DHD'는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부주의'나 가만히 있지 못하는 '과잉 행동'이 주로 나타난다. 발달 장애의 하나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인 사람은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물건의 정리나 처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4. 자폐 범주성 장애(ASD): 'ASD'는 대인 관계나 소통의 장애, 흥미나 행동의 집착이 주로 나타난다. 강한 집착으로 인해 물건의 처분이나 정리를 태만히 하게 된다. ADHD와는 대조적으로 물건을 쌓아 두는 경향이 있다.
  5. 조현병: '조현병'은 환각, 망상 같은 증상, 그리고 뇌의 활동이 떨어져 희로애락에 대한 감정이 부족해지거나 억울 상태가 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은 뇌 기능의 부조에 있다고 한다. 환각이나 망상으로 인해 '이 물건을 처분하면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식으로 생각해 물건을 처분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의욕이나 기력이 떨어져 정리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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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장 장애'의 원인

 '저장 장애'는 주로 성인이 되기 전의 젊은 시기에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심리학자 '제시카 그리셤(Jessica Grisham)'이 2006년에 보고한 조사에 따르면, 25세 이하에서 저장 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전체의 68.2%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젊은 시기에 증세가 나타났어도 '저장 장애'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성년은 스스로 물건을 살 돈 도 없고 방을 어지럽혀도 부모가 정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혼자 살게 된 이후로 비로소 저장 장애였음이 드러나는 예가 많다고 한다.

 그러면 '저장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장 장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능성으로는 '선천적 기질'과 '과거의 체험과 환경' 등이 복잡하게 뒤얽혀 증세가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5-1. '저장 장애'인 사람은 OFC라는 부위의 활동이 떨어져 있었다.

 단, 중요한 단서가 뇌신경 과학 분야에서 발견되고 있다. '저장 장애'인 사람의 뇌를 조사했더니 희로애락의 감정과 동기 부여,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안와전두피질(OFC)'이라는 부위의 활동이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독특한 가치 기준을 바탕으로 물건을 저장하는 경향이 있다. '저장 장애'인 사람은 일반적으로는 가치가 낮다고 여겨지는 행동을 선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저장 장애'와 '안와전두피질(OFC)'의 활동 저하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2019년 4월에는 일본 쓰쿠바 대학의 '시다라 무네타카' 교수 등의 연구 그룹이 붉은털원숭이의 실험을 통해 OFC가 '어떤 선택이 더 가치가 높은가?'라는 비교 처리에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 실험에서는 붉은털원숭이가 물을 마시기 위한 작업으로, 가치가 다른 선택지를 차례로 제공하며 붉은털원숭이가 선택하게 했다. '가치가 높은 선택지'란 '적은 노력'으로 많은 '보상(이 실험에서는 물)'을 얻는 작업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 OFC의 신경 활동은 제시된 선택지의 가치 차이에 비례해 변했다. 그리고 약품을 주입해 OFC의 신경 활동을 저하시키자, 선택지의 가치 차이가 작은 경우에는 가치가 훨씬 낮은 선택지를 고르는 빈도가 상승했다.

5-2. '저장 장애'인 사람은 대부분 과거에 특징적인 경험을 했다.

 한편 대부분의 '저장 장애'인 사람은 과거에 특징적인 경험을 한 점이 보고된다. 예컨대 어린 시절에 부모를 통해 물건을 소중히 하는 것을 배워, 물건 보관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게 강해진 경험이다. 또는 부모가 깨끗한 것을 극단적으로 좋아해 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정리·정돈을 강요받음에 따라, 물건으로 차 있는 공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극단적으로 강해졌다는 보고도 있다.

 더 나아가 경제적으로 궁핍할 때 알루미늄 캔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인정받았다는 경험에서, 그 이후 알루미늄 캔을 보면 주워 오게 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또 가족이 사망했다. 부모가 이혼했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는 등의 상실 체험에서 증세가 나타난 예도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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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장 장애'의 치료

  1. 인지 행동 요법: 물건에 대한 생각을 바꿈으로써 행동을 바꾸어나가는 '인지 행동 요법'에서는 '저장 장애'가 개선된 예가 있다. 예를 들어 '행동 실험'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에서는 협력자에게 우선 하루만 물건을 맡긴다. 그리고 솟아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게 한다. 처음에는 '이것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 '심각한 일이 일어날 거야'라는 불안감이 생긴다. 그러나 기록할 때마다, 상상하던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시킨다. 이렇게 조금씩 물건이 곁에 없는 상태에 익숙해질 수 있다.
  2. 필요한 물건을 분류해 보기: '저장 장애'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경우에는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과 '비교적 그렇지 않은 물건'을 조금씩 분류해나감에 따라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반드시 본인과 상담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조금씩 분류할 때마다 '깨끗해졌네요'하면서 칭찬하는 일도 중요하다.
  3. 약물 치료: 저장 장애에 대해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불안과 충동을 누그러뜨리는 목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방법도 먼저 본인에게 저장 장애 행동을 개선하고 싶다는 동기가 없으면 실행에 옮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