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지구 과학 (Earth Science)

'가뭄'의 과학

SURPRISER - Tistory 2023. 1. 7. 00:12

 세계 각지에서 기록적인 가뭄이 잇따르고 있다. 강은 마르고 농장물은 시들며, 사람들은 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가뭄은 전 세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면서, 가장 복잡한 자연재해라고 한다. 앞으로 가뭄은 점점 늘어나고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가뭄은 왜 늘어나고 있을까? 그리고 늘어나는 가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뭄이라는 치열한 재해에 대해 알아보자.

0. 목차

  1. 잇따르는 기록적인 가뭄
  2. 가장 복잡한 자연재해
  3. 메가 가뭄
  4. 돌발 가뭄
  5. '가뭄'과 '지구 온난화'
  6. 가뭄 대책

1. 잇따르는 기록적인 가뭄

 가뭄은 느리게 진행되고 장기간에 걸쳐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음습한 기상 재해이다. 국제연합 기구 중 하나인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에 따르면, 1970년~2019년의 약 50년 동안 기상 현상에 관련된 재해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는 200만 명이 넘는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기상 재해가 '가뭄'이다. 전 세계적으로 6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가뭄' 뒤로는 '홍수'와 '태풍'이 이어진다. 경제적인 피해도 매우 크다. 농작물 피해 같은 직접적인 손실에 덧붙여 농가 수입 감소와 농작물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 미친 영향 같은 간접적인 손실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금액이 가뭄으로 인해 사라지는 셈이다.

 최근 들어 세계 각지의 심각한 가뭄을 보도하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가뭄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농업이다. 오래 이어지는 가뭄으로 북아메리카에서는 농작물 재배 면적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가뭄에 이어, 앞으로는 더 빈번하고 심각한 가뭄이 상습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1. 미국: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2000년에 발생한 가뭄이 2022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가뭄은 측정 가능한 최대 범위인 서기 800년 이후 1200년 만에 가장 극심한 가뭄이라고 한다.
  2. 남미: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등에서도 심각한 가뭄에 여러 해 계속되어 생활에 필요한 물도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3.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2019년~2020년에 걸쳐 오스트레일리아 사상 최대 규모의 삼림 화재가 일어났다. 원래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2019년에 고온과 건조기 이례적으로 오래 계속되어 지금까지 한 번도 있어 본적이 없더 화재로 이어졌다고 한다.
  4. 유럽: 또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유럽 각지에서는 '가뭄'과 '열파(수일 또는 수주 간 계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 '화재'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극단적인 고온을 초래하는 열파는 가뭄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포르투갈에는 2022년 7월 14일, 이 나라에서 사상 2번째로 높은 기온인 47℃를 기록했다.
  5. 아프리카: 과거부터 죽 가뭄과 그에 따른 기근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에서도 가뭄이 멈출 기미가 없다. 특히 가뭄이 심각한 곳은 아프리카의 뿔이라는 동아프리카, 그리고 앙골라와 마다가스카르이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소말리아'에서는 2022년 초 시점에 이미 24만 5000명이 식료와 물을 얻기 위해 집을 버리고 이웃나라나 도시부로 이주했다고 한다. 이주자의 수는 아프리카 전체에서 늘어나고 있다.
  6. 한국: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빈번한 가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반응형

2. 가뭄이란 무엇인가?

2-1. '가뭄'은 가장 복잡한 자연재해

 '가뭄'이란 수주~수년에 걸쳐 강수량이 평년보다 극단적으로 적어 물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특정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기상 재해이다. 충분히 비가 내려 저수지 등의 수량이 가뭄 이전 상태로 돌아가면, 가뭄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설명하지만, 가뭄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뭄과 관련된 요소가 너무 많아서 정리하는 것조차 어렵다. 게다가 가뭄은 '자연재해 중에서 가장 복잡한 현상'이라고 한다. 가뭄이 이토록 복잡한 이유는 지구를 순환하는 '물'의 움직임을 다양한 시간·공간 규모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의 건조와 습윤 정도는 '강수량'과 '증발량(기온)'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강수량'이 '증발량'보다 많으면 습윤한 기후가 되고, '강수량'이 '증발량'보다 적으면 건조한 기후가 된다. 가뭄에 대해 생각할 때는 '강수량'과 '증발량'에 더해 '저수량(댐과 지하수)' 및 '사람에 의한 이용량' 등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또 태평양에서는 '엘리뇨·라니뇨 현상'도 가뭄에 영향을 미친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대서양에서 생기는 '아조레스 고기압(Azores High Pressure)'은 1850년 이후 확대되어 왔으며, 서유럽을 과거에 없던 건조 상태로 내몰고 있다고 한다.

 가뭄이 발생하는 공간적인 넓이는 시골·도시·지방·국경을 넘어서는 광대한 범위까지 실로 다양하다. 마찬가지로 가뭄의 시간적인 길이도 '가뭄의 강도', '가뭄이 일어나는 메커니즘'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뭄이 어디서 일어났는지를 지도 위에 나타내는 것도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강수량'과 '증발량(기온)' 등 가뭄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한다.

2-2. 다양한 가뭄의 정의

 연구자는 어떤 관점에서 가뭄을 보는가에 따라 가뭄의 정의를 구분해 사용한다. 대표적인 정의에는 강수량의 감소에 주목하는 '기상학적 가뭄', 하천 유량과 지하수 등의 수위에 주목하는 '수문학적 가뭄', 토양의 수분 양에 주목하는 '농업적 가뭄'이 있다.

  1. 기상학적 가뭄: 강수량의 비정상적 감소와 강우의 부족을 말한다. 우량은 지역차가 크기 때문에, 가뭄에 이르는 기간과 정도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2. 수문학적 가뭄: 하천 유량과 저수지 유량의 감소를 말한다. 강우의 감소가 오랜 기간을 지나 영향을 나타낸다.. 강 유역과 지구의 물 순환 시스템을 반영한다.
  3. 농업적 가뭄: 토양 수분이 극도에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농업적 및 생태학적 가뭄이라고도 한다. 식물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 물의 수요에 대해 물의 공급이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사회 경제적 가뭄'도 있다. 연구자는 각각의 목적에 맞는 정의를 사용해 가뭄의 정도를 수량화한다.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지역에서는 '사회 경제적 가뭄'이 발생하기 쉽다.

반응형

3. 메가 가뭄

 10년, 20년 등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는 가뭄을 '메가 가뭄'이라고 한다. 북아메리카의 남서부에서는 2000년에 시작된 가뭄이 20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원래 북아메리카 남서부는 건조한 토지이다. 실은 건조한 토지는 농업에 어울린다. 건조지는 일사 조건이 좋기 때문에 물까지 있으면 풍요한 농지가 된다. 북아메리카 남서부는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북부로부터 수로를 통해 운반해 관개함으로써 풍요로운 농업 지대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이 지역은 심한 가뭄과 그에 따를 들불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규명하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에 입각하지 않으면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파크 윌리엄스(Park Williams)' 박사 연구팀은 나무의 나이테 등으로부터 과거의 토양 수분의 양을 추정해 보았다. 그랬더니 북아메리카 남서부에서는 몇 번이나 메가 가뭄이 발생했지만, 2000년 이후의 메가 가뭄은 적어도 과거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가뭄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 원인의 최대 19%는 인간 활동에서 유래한 기후 변동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파크 윌리엄스' 박사는 몇 년 동안 계속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이 '메가 가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응형

4. 돌발 가뭄

 일반적으로 가뭄은 조금씩 확실하게 시간을 두고 시작되어, 수주 내지 수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된다는 생각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주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이르는 현상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것을 '돌발 가뭄'이라고 한다. 홍콩 이공대학교의 '칭야민(Yamin Qing)'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200년~2020년 동안 세계에서 일어난 '돌발 가뭄'의 약 40%는 토양의 건조가 시작되고 나서 불과 5일 사이에 가뭄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의 '돌발 가뭄'의 전체의 70% 이상이 15일 이내에 발생했다.

 이 정도로 급격하게 가뭄이 일어나면, 농작물을 살릴 수가 없다. 2012년 북아메리카 중앙부에서 일어난 '돌발 가뭄'에서는 농작물이 큰 타격을 받아 357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2018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대규모 '돌발 가뭄'이 일어나 식물이 말라죽고 가축 수가 기록적으로 감소했다. 중국 남부와 아프리카에서도 최근에 '돌발 가뭄'의 보고가 늘고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고온 바람을 '푄(Foehn)'이라고 하고, 이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푄 현상'이라고 한다. '푄 현상' 때문에 토양이 급격하게 건조해 가뭄처럼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돌발 가뭄의 한 요인일지 모른다. '돌발 가뭄'은 연구자들에게도 새로운 개념이므로, 앞으로 계속 조사가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아래의 지도는 '인공위성 관측 데이터'로부터 계산한 '돌발 가뭄'의 발생 지역을 나타낸 것이다. 1980년~2015년의 35년 동안 돌발 가뭄이 일어난 해의 비율을 색깔로 나타냈다. 붉은색 지역은 '돌발 가뭄'이 다발했을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이 지도에서 '돌발 가뭄의 지표'로 사용된 것은 '증발산량'이다. 검은색 사각형으로 나타낸 15개 지역에 대해서는 '돌발 가뭄'이 일어난 계절과 원인을 분석했다.

'돌발 가뭄'이 일어난 해의 비율 (1980년~2015년)

5. '가뭄'과 '지구 온난화'

 요즘 연구자들은 최근에 일어나는 가뭄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북아메리카 남서부처럼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있다고 과학적으로 이야기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대의 결론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는 21세기에 접어들고 나서 '메가 가뭄'이 일어나 온난화의 영향이 영향이 아닐까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과거로 더듬어 올라가 유럽의 기상을 조사해 보았더니, 15세기나 18~19세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가뭄이 일어났음이 밝혀졌다. 현재 유럽의 가뭄은 자연계 요동의 범주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15세기나 18~19세기의 '메가 가뭄'은 태양의 활동이 저하되는 '극소기(태양 활동이 거의 없는 시기)'라는 시기와 일치하며, 이는 가뭄에는 태양의 활동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발생한 '가뭄'과 '지구 온난화'의 관계를 시사하는 논문이 발표되는 것은 가뭄이 발생하고 나서 여러 해가 지난 다음의 일이다. 그래서는 신속한 대책을 강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2014년부터 네덜란드 연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월드 웨더 애트리뷰션(World Weather Attribution)'이라는 활동이다. 이것은 세계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관여하는지를 제일선의 연구자들이 과학적으로 분석해 속보로 알려주는 것이다. 가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프리카 각지,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 분석이 이루어져 웹사이트에 결과가 공표되었다. 이런 노력으로 미디어에서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보도할 수 있고, 정책 결정자는 보다 적확한 대책을 신속하게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응형

5-1. 온난화로 인한 기상의 극단화

 북아메리카 및 유럽의 사례처럼 하나하나의 가뭄과 지구 온난화의 관계는 사례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지구 전체의 경향으로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최신의 과학적 견해이다. IPCC의 최신 보고서에는 1950년대 이후 '열파'와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대되고 있으며, 그것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 '호우'와 '태풍'도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다량의 강수를 초래하는 호우와 태풍의 늘어남'과 동시에 '강우의 부족이 초래하는 가뭄이 늘어남'은, 지구의 기상이 극단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극단적인 기상이 될까? 기온이 높아지면 증발량이 늘어난다. 그러면 대기 중의 수증기 양이 늘어나고, 증발로 인해 토양의 수분 양도 줄어든다. 대기 중의 수증기 양이 늘어나므로 '호우'와 태풍'을 늘어나고, 토양의 수분이 줄어듦으로 '가뭄'도 늘리는 것이다. 기상에는 기류, 해류, 지형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가뭄'과 '호우'의 증감은 일률적이지 않다. 그러나 지구 전체의 경향으로 보면 지구의 기상은 극단화되고 있으며, 호우와 가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5-2. 미래에 가뭄은 일상적인 일이 되는가?

 그러면 앞으로 가뭄은 얼마나 더 늘어날까? 여기에서는 두 가지 예측을 소개한다.

 하나는 2022년에 발간된 'IPCC 제6차 보고서'의 예측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850년~1900년에 세계 주요 건조지에서 심각한 가뭄은 10년에 1회 정도 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기온이 평균 1℃ 올라, '심각한 가뭄'이 10년에 약 1.7회로 늘어났다고 한다. 앞으로 기온이 평균 1.5℃ 상승하면, 이 빈도는 10면에 2회가 되고, 2℃ 상승하면 2.4회, 4℃ 상승하면 4.1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가뭄의 빈도'의 증가와 함께 '가뭄의 강도'도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계속되면 지금보다 심각한 가뭄이 최대 지금보다 3배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하나의 예측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일본 도쿄 대학교'의 연구자들이 2022년 6월에 발표한 것이다. 연구자들이 착안한 것은 1865년~2005년 최대였던 가뭄을 넘어서는 가뭄을 '심각한 가뭄'이라 했을 때, '심각한 가뭄이 여러 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언제인가?'이다. 즉 '심각한 가뭄이 언제 일상화되는가?'하는 점이다. 전 지구의 육지를 59개 지역으로 나누어, 2099년까지의 하천 유량 변화가 시뮬레이션 되었다. 아래의 그림은 그 시뮬레이션 결과이다. '심각한 가뭄'이 5년 연속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를 제시했다. 상단은 '가능한 대로 온난화 대책을 취한 경우(RCP 2.6)'이며, 하단은 '지금 이상으로 온난화 대책을 취하지 않은 경우(RCP 8.5)'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어느 경우든 2080년까지 '심각한 가뭄'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짙은 색으로 나타낸 지역이다. '지금 이상으로 온난화 대책을 취하지 않은 경우(RCP 8.5)' 남아메리카 남서부, 지중해 연안의 유럽과 북아프리카는 2030년 무렵에 '심각한 가뭄'이 일상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가뭄이 어쩌면 앞으로도 죽 계속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각각의 지역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절망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래 예측이다.

 이런 미래 예측과 현황을 근거로 '가뭄의 기준' 그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다. 이상한 가뭄이라도 지속된다면, 그것이 새로운 평년과 같은 가뭄이 되기 때문이다. 지구의 변화에 맞춰, 가뭄의 정의와 기준도 바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심각한 가뭄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

5-3. 눈의 감소로 가뭄 위험이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눈이 감소하는 것의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눈 녹은 물은 농업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적설(쌓여 있는 눈)'은 물을 공급해 주는 저수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세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면 눈이 감소하는 경향에 있다고 한다. 이미 세계 각지의 스키장은 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설량과 적설량의 극단적인 감소를 의미하는 '눈 가뭄(Snow Drought)'이라는 말도 사용하게 되었다.

 눈이 감소하는 방식에는 크게 2종류가 있다. 하나는 강설량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눈이 내려도 바로 녹아 적설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광범위하게 물 부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지역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100년까지 적설이 사라질 것이라 예상된다. 그런 곳에서는 만성적인 가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5-4. '조기 경계'를 하여 피해를 줄인다.

 '가뭄 맵'을 이용하면, 광대한 범위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동향을 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상에서 얻은 기상 관측 데이터'와 '인공위성을 통해 얻은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디서 어느 정도의 가뭄이 일어나는지를 앞으로의 예상과 함께 지도 위에 나타낸다. '가뭄 맵'을 사용함으로써 '조기 경계'가 가능해진다. 가뭄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 작물을 조금 이르게 수확하거나 '관개 수로(논이나 밭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로)'를 정비할 수 있다. 가뭄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얻은 관측 데이터'는 과거에 비해 해상도가 높아져 보다 정밀하게 건조의 정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산악 지역과 개발 도상국 등 현지에서는 상황 파악이 어려운 곳의 정보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필요한 원조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국제 연합에서는 가뭄을 모니터링하면서, 기근 발생을 가능한 한 빨리 알아차리는 것에 여러 해 동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 도상국의 농업은 대부분 수리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오로지 빗물에만 의존하는 형태이다. 때문에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바로 식량 부족으로 이어진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원조가 필요한 것이다.

반응형

6. 가뭄 대책

 세계가 앞으로 극단적인 기상과 마주할 것은 거의 틀림없다. 생물에게 불가결한 '물'을 빼앗는 가혹한 환경인 '가뭄' 앞에서 절망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그 기술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미래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조기에 경계하며 서로 도울 수 있는 힘도 있다. 그러면 가뭄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리고 각국 정부는 가뭄에 대해 어떤 대책을 취할 수 있을까?

6-1. 드립 관개

 비에 의존하는 농업보다 '관개 농업' 쪽이 물의 이용 효율이 좋지만, 아래의 사진처럼 논에 파이프를 두르고 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려 조금씩 물을 주면, 물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을 '드립 관개(Drip irrigation)'라고 한다. 이스라엘에서 만든 기술이며, 현재 이스라엘의 농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번에 대량의 물을 식물에게 주는 것에 비해, 드립 관개로 조금씩 물을 주면 식물의 생육도 향상된다고 한다.

드립 관개(Drip irrigation)

6-2. 절수형 내건성 품종 개발

 일본 우쓰노미야 대학교의 '오카다 마사노리' 부교수 연구팀은, 2019년에 잎에서의 수분 손실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앱시스산(Abscisic Acid)'이라는 식물 호르몬의 수용체를 많이 만드는 밀을 개발했다. 이 밀은 건조에 강하며, 수분 손실을 억제하면서도, 보통의 밀과 같은 광합성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험 결과, 물 1L 당 수확량이 35% 증가했다. 물의 이용이 제한되어 기존 밀 재배를 할 수 없는 건조지에서도 재배 가능성이 있다.

절수형 내건성 품종

6-3. 안개 채집

 가뭄이 자주 일어나는 남아메리카의 '칠레(Chile)'와 '페루(Peru)'에서는 20세기부터 '안개'가 중요한 수자원으로 이용되어 왔다. 아래의 사진처럼 '망(농지에서 사용되는 차광 네트)'을 치고 안개를 채집해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것이다. 안기 알갱이가 크고, 바람이 강하며, 망의 눈이 가늘수록 많은 물을 채집할 수 있다.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안개 채집(Fog Collection)'이 이루어져 부족한 물을 보충한다.

안개 채집(Fog Collection)

6-4. 바닷물 담수화

 아래의 사진은 '두바이(Dubai)'에 있는 세계 최대급 '해수 탈염 플랜트(해수 담수화 플랜트, Seawater Desalination plant)'이다. '두바이'에서 사용되는 '담수(염분의 함유량이 적은 보통의 육수)'의 거의 대부분을 이 플랜트에서 만든다. 무진장의 바닷물로부터 염수를 얻는 것은 훌륭한 기술이지만, 많은 비용이 계속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북아프리카에서도 '메가 가뭄' 대책의 하나로 '해수 탈염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두바이의 '해수 탈염 플랜트(해수 담수화 플랜트)'

6-5. 각국 정부의 가뭄 대책

  1. 오스트레일리아 정부: 오스트레일리아는 가뭄 대책의 선진국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원래 건조한 토지이며, 오스트레일리아 농가는 항상 가뭄에 대비하고 대처해 왔다. 가뭄은 재해가 아니라 토지의 특성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가뭄의 빈도가 늘어나고, 강도는 강해지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2018년도부터 연간 11억 달러를 가뭄 대책에 투입할 방침을 세웠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가뭄 대책은 3단계로 나뉜다. '가뭄에 대비한다', '가뭄에 대처한다', '가뭄에 회복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되풀이하는 데 '적응'할 수 있으면, 지속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말한다. '적응'이란 환경에 맞추어 의식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가뭄이 심각해질 것을 받아들이고, 기존 방식을 필요에 따라 바꾸며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2. 미국 정부: 미국도 가뭄 대책의 선진국으로, 미국 정부는 가장 먼저 생활에서의 물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 '관개 설비의 관리', '소량의 물로 재배할 수 있는 작물로의 전환', '빗물 이용' 등이다. 그래도 부족한 만큼을 새로 만들어 내기 위해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기 위한 플랜트 건설도 추진하고 있고, 사용한 물을 정화해 재이용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또 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는 '농가가 절수형 농업을 실시하는 것을 도시부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체제에 의해 샌디에이고 전체적으로 1995년~2010년 사이에 40만 명 이상의 인구 증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의 총 이용량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