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심리학 (Psychology)

환경심리학

SURPRISER - Tistory 2022. 11. 21. 09:46

0. 목차

  1. '환경심리학'이란?
  2. 범죄와 환경
  3. 은둔과 환경
  4. 비행과 환경
  5. 스트레스와 환경

1. '환경심리학'이란?

 '환경심리학(Environmental Psychology)'이란 '인간의 행동이나 심리'와 '환경'의 상호 작용을 밝히려는 학문이다. 환경심리학에서는 인간과 환경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파악한다.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끼리는 서로 관여하고 영향을 준다는 의미에서 '인간-환경계'라고도 한다.

 환경심리학은 심리학 분야 중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학문 분야로, 1960년대 말 무렵 미국에서 탄생했다. 1960년대에 들어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인구가 밀집한 도시 환경에서 저소득층이 모인 빈민가가 형성되고, 대기 오염 등의 '환경 문제', '소음' 등 다양한 문제가 표면에 드러났다. 그와 함께 '도시의 환경 악화'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도시 공간을 둘러싼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의 하나로 '환경심리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탄생했다.

 환경심리학이 다루는 영역은 매우 넓다. 어떤 장소나 공간을 사람이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연구하는 '환경 인지', 타인과의 관계에 따라 거리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등을 연구하는 '사회적 거리', 생활 방식이나 개인 방 등의 '주거 공간', 교통 환경이나 밀집 또는 소음 등에 대해 연구하는 '도시 환경'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분석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범죄학'이나, 재해 발생시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과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을 연구하는 '회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환경심리학이 다루는 영역 설명
환경 인지 거리 판단, 도시 이미지, 인지 지도 등
사회적 거리, 퍼스널 스페이스 영역 공간, 좌석 배치 등
주거 공간 생활 방식, 집합 거주, 고층 거주, 개인 방 등
도시 환경 교통 환경, 밀집, 소음 등
작업, 노동 환경 작업 효율, 환경 음악, 스트레스 완화 환경 등
지역 공동체 문제 근린 소음, 인간 관계, 공동 자원 등
재해 문제 방재, 정신 위생, 피해자 지원, 가설 주택 거주 등
환경과 정신 위생, 스트레스 회복 환경, 스트레스 환경 등
학교 환경 학급 크기, 개방형 교실 등
범죄와 환경 방법, 환경 범죄학, 범죄 다발 지역 등
환경 디자인 공원 설계, 장식물 등
자연 보호 문제 환경 배려 행동, NIMBY 등
기타 병원 환경, 이주 등

2. 범죄와 환경

2-1.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있을까?

 불특정 다수의 인간이 모여사는 도시에서 범죄의 발생을 완전히 막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을 밝힐 수는 있다.

 일반적으로 '범죄를 구성하는 요인'에는 '잠재적 범죄자', '잠재적 피해자', '감시자' 등 세 가지 요소를 들 수 있다. 설령 '잠재적 범죄자'가 있다고 해도, '감시자', 결국 사람이 눈이 많은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감시자'에는 방법 순찰이나 경비원, 점포 내 감시원, 방범 카메라 등 감시가 목적인 사람이나 물건 이외에 '지역 사회의 현실'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도시의 경관이나 구조 등에 주목할 때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존재할까?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요소(잠재적 범죄자, 잠재적 피해자, 감시자)'가 '범죄가 일어나기 어려운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해도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은 분명히 존재한다. 예컨대 가로등이 적은 어두운 골목이 있으면, 감시의 눈이 미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잠재적 범죄자'와 '잠재적 피해자'가 만나게 되면 범죄가 일어나기 쉬울 것이다.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가로등을 밝게 하거나, 나무의 아래쪽 가지나 높은 벽 등의 차폐물을 제거하거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눈을 늘려 범죄를 억제하려는 조치이다. 또 '도로의 구조'로 말하면,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직선 도로에서는 '차치기' 사건이 발생하기 쉽다는 데이터가 있다.

범죄를 구성하는 요인

2-2. '공동 주택의 경계'는 방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범죄자의 침입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역성을 확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영역성'이란 예컨대 집의 택지를 집의 택지를 담장으로 두르고 입구로서 문을 세우는 등, 외부 환경과 집을 구분하는 일을 말한다. 서양의 고급 주택지에서 볼 수 있는 '게이트 타운(Gate town)'같은 것은 극단적인 예이다.

 '영역성을 확정'하는 또 다른 예로 '공동 주택의 경계'가 있다. 실제 대규모 공동 주택에서는 '부지 안에 있는 공원'이나 '엘리베이터 홀(엘리베이터 앞의 대기 장소)'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범죄'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 주차장에서 승하차할 때를 노린 범죄, 도난, 파손 등의 피해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 주택에서는 거주하는 사람만 입구로 들어갈 수 있는 보안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열쇠를 가진 사람을 따라 들어가면 누구든 통과할 수 있고, 쉽게 침입할 수 있는 뒷문 등이 있으면 '방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1-3. 사회 공동체에 의한 감시 효과

 사회 공동체에 의한 감시 효과는 서로가 얼굴을 알고 서로의 환경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높아진다. 인간관계가 약하고 상대의 일에 대해 무관심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자연 감시'의 기능이 약해진다. 따라서 주민 사이의 관계가 약해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되지 않는 점도 범죄가 발생하는 커다란 원인이다. 거주자끼리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는 약간 수상한 사람이 부지 안에 있어도 그 사람이 거주자인이 외부 침입자인지 판별할 수 없다. 이처럼 사회 공동체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사람의 눈이 많아도 감시자로서 기능하지 않는다.

 교외의 대형 쇼핑센터에서처럼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많이 출입하는 곳에서도, 사람의 눈은 많지만 그것이 감시자로서 기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로 우연히 그 장소에 함께 있었을 뿐인 타인이며, 주변의 상황에 관심을 갖지 않는 환경에서는 감시 효과가 현저히 낮아진다. 또 방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범죄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설령 방범 카메라가 있다고 해도 카메라의 영상을 항상 감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범죄를 완전하게 예방할 수 없다.

 또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나 애착이 약하면, 범죄자를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컨대 집의 창문이 깨진 채 방치되어 있는 지역이나, 벽에 낙서가 있거나, 길거리가 쓰레기로 넘치는 지역에서는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깨진 창문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라는 현상으로, 창이 깨진 건물이 방치되어 있는 상태는, 그곳에 사는 주민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드러내,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장소로 인식되어 범죄자를 끌어들이게 된다. 이런 예는, 거리의 풍경이 '범죄자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파악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범죄가 일어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감시자를 설치·강화하는 것이다. '순찰 강화'나 '방범 카메라의 설치' 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그 지역에 사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높임으로써, 지역 공동체를 형성해 자연 감시가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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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은둔과 환경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보통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은둔형 외톨이'라고 부른다. '은둔형 외톨이'의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환경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며, 사람 각각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발달 장애나 우울증 등의 '정신적 질환'이나 '부조화'가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도 있고, '친구와의 갈등'이나 '따돌림' 등 인간관계가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 원인에 따라 '환경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와 '환경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3-1. 자기 방에 틀어박히기 쉬운 환경

 '발달 장애'에서 나타나는 '은둔'은 청소년의 방이 개인용이라면, 그런 상태가 유발되거나 조장하는 것으로 문제시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개인용이기 때문에 '은둔'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개인의 방이 은둔 증상을 일으킨다면, 대부분의 청소년이 병적인 은둔형 외톨이가 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개인이 방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 방에 틀어박혀 가족과의 대화가 너무 적어지는 것도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방이 지나치게 쾌적하면 청소년은 자기 방에 틀어박히게 된다. 방에 자물쇠가 달려있거나, 비디오·오디오 기기가 갖추어져 있으면 은둔 경향이 더 높아진다는 데이터가 있다. 요즘 청소년들이 더 쾌적한 방에 틀어박히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TV·오디오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개인 방에서 완전히 치워버리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청소년이 현관에서 곧바로 자기 방으로 갈 수 있는 집의 구조가 자기 방에 틀어박히는 습관을 조장한다고 알려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건축이나 방을 배치하는 설계 단계에서 은둔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 연구된 적이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집의 방 배치는 은둔형 외톨이와 관계가 없음이 증명되었다. 반대로 사춘기 여자의 경우, 외출하려 할 때마다 거실에 있는 가족에게 그 모습을 들켜 외출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싫어해, '거실 통과형'의 배치가 외출을 삼가고 자기 방에 틀어박히는 경향이 높인다고도 한다.

 그리고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과도한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자기 방의 유무보다도 가족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개인의 방은 가족 간이나 부모 자식 간의 문제에서 생기는 영향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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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행과 환경

4-1. '비행'은 자신만의 거처를 밖에서 찾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비행'과 '개인의 방'의 관계는 어떨까? 비행으로 치닫는 청소년은 개인 방을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있다. 여기에는 '가정의 경제적 조건(자기 방을 가질 수 있는 넓은 집에 거주할 수 있는지 없는지)'이 적지 않게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의 발달심리학 관점에서 생각하면, 사춘기부터 청년기에 걸쳐 있는 아이는 특정 시기에 어느 정도 발에 틀어박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시기는 청소년이 자신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시기이다. 청소년은 자기 전공 공간에 박혀, 자신이 어떤 성격이며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등을 자문자답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게 되고, 개인의 방은 그런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춘기의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자신은 여기에 있어서 좋다는 감각을 높여줄 수 있는 안심하고 편안해지는 공간, 이른바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을 확립한다. 집 안에서 편안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경우, 또는 가족과 관계가 나빠 가정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경우, 청소년은 밖에서 자신만의 거처를 찾게 된다. 이것이 '비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번화가를 몰려다니며 같은 또래와 지내며 즐겁다고 느끼는 그 장소가 자신만의 거처가 된다. '비행'은 건전하게 틀어박힐 수 없었던 청소년의 도피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4-2. 비행을 막으려면 어떤 환경을 제공해 줘야 하는가?

 환경을 정비해서, 비행을 방지하거나 갱생을 촉진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환경이란 '건물의 구조'나 '거리의 경관' 등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 '사회 공동체의 관여'까지 포함한 환경이다.

 고립되기 쉬운 빈곤 가정이나 편모·편부 가정에 대한 지원은 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 어린이가 참가할 수 있는 축제나 이벤트 등의 지역 활동을 개최하고 참가를 권유하는 등 '사회 공동체 차원의 지원'도 지역 어린이들의 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약한 가정의 청소년의 경우, 주위 어른으로부터의 인정이나 칭찬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하며, 자신의 존재를 매우 소중한 것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또한 비행 행동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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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트레스와 환경

 인간이라면 누구든 싫은 일이나 슬픈 일이 있으면, 기분이 가라앉아 우울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은 그런 정도의 일시적인 감정의 동요가 아니다. 우울증은 뇌속의 '모노아민계(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신경 전달 물질'의 감소가 원인의 하나로 생각된다. 우울증은 당사자의 마음가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등의 요인은 '개인의 생각'이나 '생활 환경'에 따라 크게 다르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환경으로 '소음 환경', '밀집 환경', '재해로 인한 환경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이들 환경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이들 환경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의 종류나 크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서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환경'에 대해 살펴보자.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환경
소음 환경 기차나 자동차 소리, 떠들석한 대화
밀집 환경 공동 주택, 이웃집과의 거리가 짧은 경우 등
재해로 인한 환경 변화 지진, 홍수, 화재 등

5-1. '밀집 환경'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 쉽다.

 '밀집 환경'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 쉽다. 예컨대 임시 주택 등 밀집된 주택에서 살면, 스트레스가 커지기 쉽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생활하는 것 외에도 모르는 사람과 얼굴을 맞대며 지내야 하거나, 주변의 소리에 신경이 쓰이고, 사생활을 유지하고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해 불면 상태가 되어 우울증이 생긴다. 재해로 인해 상처를 입거나, 질병에 걸리고, 가족을 일거나, 직장이나 집을 잃어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밀집 환경' 중에서도 특히 고층 공동 주택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 쉬운 것으로 보고되었다. 고층 공동 주택은 대규모 건물인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거주자는 서로에 대해 모른 채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모르는 거주자와 매일 어딘가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태는 커다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고층 공동 주택에서는 고층에 사는 거주자일수록 강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고층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고혈압에 걸리기 쉬운 경향'과 '흡연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또 유아와 소아에 대해서는 혼자 행동할 수 있는 범위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자립이 늦어지면 '부모에 대한 의존'의 비율도 높아진다고 한다.

5-2. 원치 않는 이주는 큰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다.

 원치 않는 이주는 큰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전근이나 취직 등을 이유로 전향적인 기분으로 이주하는 당사자보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가족들이 강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한다. 또 재해로 인해 지금까지 친하게 지냈던 지역 공동체를 떠나 이주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커다란 스트레스를 느낀다. 더구나 이주할 곳은 사생활을 확보하기 위한 '밀집 환경'이거나 '행동의 제약이 큰 환경'이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도 커진다. 더구나 재해로 인해 고향이나 추억의 장소를 잃는 일은 '애착 환경의 상실'이 되어 매우 강한 스트레스가 된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될 요인 그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환경을 '회복 환경'이라고 한다. 예컨대 '애착 환경의 상실'에 동반된 스트레스의 완화에는 지역이나 가족, 친구의 지원이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다. 또 자연과 접촉하고, 자연을 봄으로써 많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5-3. '도시 계획'이나 '주거 공간 설계'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노력

 현대 사회에서는 많든 적든 밀집한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환경심리학의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도시 계획'이나 '주거 공간의 설계'에 응용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물리적인 환경을 바꾸어 모든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곳에 사는 '자신의 특성(개개인의 나이나 라이프 스타일 등)'을 고려해 생활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어떤 환경에 애착을 느끼고 어떤 환경에 스트레스를 느끼는지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람과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고층 주택'에 살면, 고립감으로 인해 강한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다. 반대로 타인의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인 경우, 개방적이며 결속이 강한 시골 마을과 같은 환경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또 자신의 나이나 자녀의 성장에 따른 사생활의 변화 등에 의해서도, 살기 쉽다고 느끼는 환경은 변할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환경의 관계는 때와 장소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점은 사는 환경에서 '공간을 통한 자기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냄으로써 애착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집에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면, 그 방을 자기가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방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를 확인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확립하기 쉬워진다.

 도시 환경 전체를 보는 경우에도, 애착의 정도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도시 개발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을 살린 개성 있는 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예컨대 그곳에 사는 주민이 거리 경관 만들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거리로 정비해 가면서 거리에 대한 애착을 높일 수 있다. 그로 인해 지역 전체에 대한 자연 감시의 힘이 강해져 '비행'이나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