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태계 (Ecosystem)

'반딧불이'는 왜 빛날까?

SURPRISER - Tistory 2022. 10. 12. 03:24

 여름철 밤, 시골에 가면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Firefly)'를 보는 경우가 있다.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반딧불이'의 빛은 환상적이어서 황홀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반딧불이'는 왜 빛나고, 무엇을 위해 빛을 내고 있는 걸까?

0. 목차

  1.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는?
  2. '반딧불이'가 빛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것
  3. 발광 시스템의 응용
  4. '반딧불이' 외에도 발광 생물은 많다.

1.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는?

 '반딧불이'가 빛을 낸다고 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반딧불이'는 약 2000종인데, 그 가운데 빛을 내는 것을 약 20~30% 정도 뿐이며, 나머지는 빛을 내지 않는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옵션' 기능으로, 생명에 필수적인 기능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도대체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딧불이'의 빛은 수컷과 암컷과 교신하게 이용하고 있다. 반딧불이의 빛나는 색깔은 반딧불이의 종류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예컨대 '노란색(최대 발광 파장 570nm)'과 '황록색(최대 발광 파장 550nm)' 등 분명히 차이가 나는 색깔이 있다. 반딧불이의 눈에 센서를 넣어 실험 한 결과, 반딧불이는 색깔을 구분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색깔뿐 아니라 '명멸(불이 켜졌다 꺼졌다 함)' 패턴도 종류나 암수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명멸의 되풀이하거나 점점 희미해지면서 계속 빛나는 것 등 다양하다. 즉, 빛나는 색깔과 패턴에 따라, 반딧불이는 자기와 같은 종류인지, 또는 암컷인지 수컷인지를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빛나지 않는 '반딧불이'는 어떻게 상대를 알아볼까? 빛나지 않는 반딧불이는 냄새로 판단한다고 한다. 빛나는 반딧불 가운데도 빛과 냄새 두 가지로 판단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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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딧불이'가 빛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것

 그러면 반딧불이는 어떻게 빛을 내고 있을까? 반딧불이의 발광은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발광 물질'과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가 생물체가 빛을 내는 데에 관여하는 효소인 '루시페라아제(Luciferase)'의 도움을 얻어 '산화(산소와 결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실제로는 '루시페라아제'의 구조 차이에 의해 색깔에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산소 공금의 조정 메커니즘의 차이에 의해 '명멸 패턴'의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색깔이나 패턴의 차이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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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광 시스템'의 응용

 그러나 위에서 소개한 발광에 필요한 물질이 갖추어지면, 반딧불이의 몸속이 아니라도 빛이 만들어진다. 이 발광 시스템은 다양한 곳에 응용될 수 있다.

3-1. '미생물의 검사'에 이용되는 발광 시스템

 먼저 반딧불이의 발광 시스템은 '미생물 검사'에 이용될 수 있다. 예컨대 음식물에 어느 정도 균이 포함되어 있는가 등을 검사하는 '미생물 검사'도 그 하나이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은 미생물을 포함해 모두 'ATP'나 '산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루시페라아제(Luciferase)'나 '루시페린(Luciferin)'을 샘플에 가하면, 그 안에 있는 미생물의 ATP와 반응해 빛을 낸다. 반응 후 얼마나 강하게 빛나는가에 따라 미생물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미생물 검사에서는, 한 번 미생물을 배양해 증식시키고 나서 미생물 자체를 검출하는 방법을 취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결과를 얻기까지 여러 날이 걸렸고, 그래서 식품의 유통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반딧불이의 '발광 시스템'을 이용하면, 샘플을 채취해 바로 검사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 자리에서 바로 검사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개량되어 있다. 음식점의 주방 등에서 '청결 검사'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반딧불이의 발광 시스템 이용은 음식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2004년에 착륙한 화성 탐사차 '스피릿(Spirit)' 등 화성을 탐사하는 로봇을 만들 때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스피릿'은 2010년까지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면서 조사 활동을 하였다. NASA 연구진들은 '스피릿'이 화성에 착륙할 때 지구의 미생물이 화성에 따라가지 못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화성의 환경에 지구의 미생물이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제대로 멸균시켰는지를 '루시페라아제(Luciferase)'와 '루시페린(Luciferin)'을 사용해 확인하였다.

화성 탐사차 '스피릿(Spirit)'

3-2. '환경 계측'에 이용되는 발광 시스템

 반딧불이의 발광 시스템은 '환경 계측'에도 사용되고 있다. '환경 계측'에서는 토양 속의 '다이옥신(Dioxine)'을 흡수하면 '루시페라아제'가 만들어지도록 설계한 '세포(Cell)'를 사용한다. 다이옥신의 양을 루시페라아제의 양으로 변환하고, 빛의 세기에서 다이옥신의 양을 분석하는 것이다.

3-3. '유전자 관측'에 이용되는 발광 시스템

 반딧불이의 발광 시스템은 '유전자 관측'에도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 관측'에서는 목적하는 유전자가 발현했을 때, '루시페라아제(Luciferase)'가 합성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유전자의 작용을 발광으로 대치시켜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일본 훗카이도 대학 대학원 의학연구과 '오미야 요시히로' 교수는, '철도 벌레(Railroad Worm)'라는 발광 생물에 함유된 붉은색과 초록색 발광 시스템을 이용해, 체내 시계에 관계하는 2개의 유전자를 2색으로 나누어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2개의 유전자가 12시간 주기로 따로 활동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많은 현상은 여러 유전자가 관계하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움직임을 관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3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관측할 수도 있다.

철도 벌레(Railroad Worm)

4. '반딧불이' 외에도 발광 생물은 많다.

 발광 생물은 '반딧불이'뿐만이 아니다. 물고기, 오징어, 해파리, 멍게, 버섯, 세균 등 다양한 발광 생물의 존재가 알려져 있다. 발광 목적도 암수의 교신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예컨대 반딧불이는 푸른빛을 내어 해면에 그림자가 잘 비치지 않게 함으로써 아래에 있는 적에게 잡히는 것을 피한다. 또 어떤 반딧불이는 발광함으로써 적을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어떤 목적으로 빛을 내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발광 생물도 많다. 반딧불이조차 모두 그 목적이 알려져 있지 않다. 반딧불이 중에는 애벌레도 빛을 내는 무리가 있는데, 그 발광은 암수의 인식에 관계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애벌레가 왜 빛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답할 수가 없다. 반딧불이의 발광조차 모든 수수께끼가 다 규명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