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장(Force Field)
0. 목차
- 역장(Force Field)
- 마이클 패러데이
- 4가지 힘
- '공상과학물에 나오는 역장'은 만들 수 없는가?
- 플라즈마 창(Plasma Window)
1. 역장(Force Field)
1-1. 공상과학물에서 나오는 '역장'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을 보면 '커크(Kirk)' 선장이 가장 자주 내리는 명령은 '보호막 작동(Shilds up)'이라는 명령이다. 이 명령이 떨어지면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일종의 '역장(force field)'이 '엔터프라이즈호(Enterprise)'를 에워싸게 된다. 적의 공격이 워낙 강력하여 역장의 파워가 외부로 새어나가면, 엔터프라이즈호의 선체에 점차 강한 충격이 전달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죽거나 항복해야 한다. 이처럼 '스타트렉'에서 역장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그런데 '역장(Force Field)'이 무엇일까? 공상과학영화에서 나오는 '역장'은 쉽게 말하면, '얇고 투명하면서 레이저 광선이나 로켓포 등을 막아주는 투명한 만능 보호 장벽'이다.
'블리자드(Blizzard)'사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유닛을 보호하는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일종의 역장'이 나온다.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 Craft)'에는 3개의 종족 '테란(Terran)', '프로토스(Protoss),' '저그(Zerg)'가 있다. 그중 프로토스의 유닛에게는 'Shield(보호막)'가 있는데, 적의 공격이 들어오면 'Shield(보호막)'가 유닛을 보호한다. 프로토스의 'Shield'도 '공상과학물에 나오는 역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2. 현실에서도 가능한가?
그러면 '역장(Force Field)'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언뜻 보기에는 원리가 너무 단순하여, 현실 세계에서도 곧 실현될 것 같지만, '역장 보호막' 개발의 현실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역장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일조차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부 물리학자들은 '역장'을 실생활에 응용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여 현대인의 삶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던 것처럼, '역장'이 발명되면 우리의 일상생활은 엄청나게 변할 것이다. 우선 새로운 기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군대에서 이 기술을 제일 먼저 도입하여, 적의 미사일이나 총탄을 막아주는 방어막을 구축할 것이다. 또 대형 교량이나 고속도로 등도 이론적으로는 버튼 하나만 눌러서 건설할 수 있게 된다. 역장을 잘 이용하면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초고층 건물이 잔뜩 들어선 대도시를 순식간에 건설할 수도 있다.
2. 마이클 패러데이
그러면 '역장'이라는 개념은 누가 만들었을까? '역장'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19세기의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이다. '마이클 패러데이'는 '전자기학(Electromagnetics)'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과학자이다. '전자기학'은 전기 현상과 자기 현상 및 전기와 자기의 상호작용 등 전자기 현상 전반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는 1791년에 노동자 계층의 집안에서 태어나, 1800년대 초부터 제본소의 견습공으로 일하며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갔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그동안 신비에 둘러싸여 있던 '전기력(Electric force)'과 자기력(Magnetic force)'의 특성을 상당 부분 밝혀내면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고 있었는데, '마이클 패러데이'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이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전기와 자기에 관련된 지식을 닥치는 대로 수집했고, 영국 왕립학회의 석학이었던 '헙프리 데이비(Humphrey Davy, 1778~1829)' 교수가 런던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베풀었던 강연도 열심히 들었다.
2-1. '발전기'를 발명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험프리 데이비(Humphrey Davy)' 교수가 화학실험을 하다가 한쪽 눈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실험을 도와줄 조수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그 일을 '마이클 패러데이'가 맡게 되었다. 그때부터 '패러데이'는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왕립학회 회원들의 신임을 얻어나갔으며, 혼자서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졌다. '험프리 데이비' 교수는 '마이클 패러데이'의 천재성에 강한 시기심을 느껴 한때 그의 출세 길을 가로막기도 했으나, 뛰어난 젊은이의 열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패러데이'는 실험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인정받았고, 언제부턴가 스승의 명성도 능가하게 되었다. 1829년에 '험프리 데이비' 교수가 죽은 후, '패러데이'는 일련의 획기적인 실험을 통해 '발전기(Generator)'의 기초를 닦아놓았다. 그의 연구 덕분에 탄생한 '발전기'는 전 세계 도시의 밤을 밝히면서 현대인의 삶은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2-2. '역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패러데이의 가장 큰 업적은 물리학에 '역장(force field)'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패러데이의 역선(Lines of Force)'로서, 전기와 자기의 역장이 공간에 퍼져나가는 형태를 도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예컨대 쇳가루가 뿌려진 곳에 자석을 갖다 놓으면, 쇳가루는 거미줄과 비슷한 모양을 그리며 재배열되는데 이것도 역다. 지구도 하나의 거대한 자석에 비유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역선(자기력선)'은 남극에서 출발하여 북극으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형성된다. 또 번개가 치는 날 피뢰침 주변에 형성되는 역선(전기력선)'은 피뢰침의 끝부분에 집중된다. 패러데이는 텅 빈 공간이 완전히 비어 있지 않고, 멀리 있는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역장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다.
패러데이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연구노트는 수식이 아닌 그림으로 가득 차 있으며, 역장을 분석할 때에도 오직 그림만을 사용했다. 그런데 패러데이가 수학을 몰랐던 것은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 덕분에 역장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법이 개발되었고, 이 그림은 오늘날 전 세계 학교의 과학 교과서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수학이 순수과학의 기본 언어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학적 분석보다 그림이 더 효율적인 경우도 종종 있다.
2-3. '역장'이라는 개념이 '현대 전기 문명'의 대부분을 창조했다.
역사학자들은 과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인 '역장'을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어떻게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줄곧 연구해 왔다. 사실, 현대물리학 전체가 패러데이의 '장(Field)'으로 서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클 패러데이'는 1831년에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전선 근처에서 자석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전선에 전류가 유도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전선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전류'가 생성된 것이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장에 의해, 전선 속의 '전자(electron)'가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전류란 전자가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패러데이'가 '역장'의 개념을 처음 제안했을 때, 물리학자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역장'이야말로 물체를 움직이게 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실질적인 힘'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조명 불빛은 패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적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선 근처에서 자석이 회전하면 역장이 생성되고, 이 역장은 전선속의 전자를 움직이게 한다. 전자의 이동은 곧 전류이며, 그 덕분에 우리는 전구를 밝힐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도시에 공급되는 전력은 이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예컨대, 높은 댐에서 방류된 물이 거대한 자석을 돌려 전류가 생성되고, 이것이 고압선을 타고 각 가정에 공급된다. 다시 말해 '마이클 패러데이'가 창안한 역장의 개념은 현대 전기 문명의 대부분을 창조했다고 할 수 있다.
패러데이가 창안한 '역장'이라는 개념은 이후에도 수많은 물리학자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예컨대 그 유명한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일반 상대성 이론(Theory of general relativity)'도 역장의 개념으로 중력을 재해석한 이론이다.
3. 4가지 힘
지금까지 물리학이 이룬 최고의 업적 중 하나는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힘을 단 4가지로 통폐합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창안한 '역장'의 개념으로 서술되는데, 안타깝게도 여기 등장하는 역장은 공상과학에서 말하는 역장과 다소 거리가 있다.
3-1. 중력(Gravity)
'중력(Gravity)'은 우리의 발이 땅바닥에 붙어 있게 해주고, 지구와 별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주며, 태양계와 은하계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주는 조용한 힘이다. 만약 중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시속 1600km로 지구에서 이탈하여 우주 공간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력이라는 것이 공상과학물에서 등장하는 '역장'과 완전히 반대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력은 상대방을 '인력'으로만 작용할 뿐, 결코 '척력'으로 작용하는 법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중력은 다른 힘과 비교했을 때, 매우 약한 힘이며 매우 먼 곳까지 작용하는 힘이다. 다시 말해서 공상과학물에 등장하는 '평평하고 얇은 보호막'과 완전히 정반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구 전체가 깃털 하나를 잡아당기는 힘(깃털의 무게)'는 손가락 하나로 가볍게 이겨낼 수 있다. 질량이 6×1024kg이나 되는 지구가 행사하는 힘을 손가락 근육 하나로 극복할 수 있으니 얼마나 약한 힘인지 상상이 갈 것이다.
3-2. 전자기력(Electromagnetism)
'전자기력(Electromagnetism)'은 도시의 밤을 밝혀주는 힘이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레이저, 라디오, 인터넷, 전기, 자력 등은 모두 '전자기력'이라는 힘을 통해 작동한다. '전자기력'은 역사 이래로 인간이 활용해온 자연력 중 가장 유용한 힘인 것이다. 그리고 '전자기력'은 인력으로만 작용하는 중력과는 달리 '인력'과 '척력'이 모두 존재한다. 그러나 전자기력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보호막(Shield)'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 전자기력은 아주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예컨대 플라스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절연체들은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무기를 던지면 '전기장' 또는 '자기장' 보호막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 전자기력은 중력과 마찬가지로 아주 먼 곳까지 작용하는 힘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얇은 평면 안에 집중시킬 수가 없다. 전자기력과 관련된 법칙들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의 방정식에 축약되어 있는데, '방어막 역할을 하는 역장'은 이 방정식의 해가 되지 못한다.
3-3.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
'약한 핵력(Weak Nuclear Foce)'과 '강한 핵력(Strong Nuclear Force)'은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힘으로써, 지구의 중심부에 열을 공급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화산', '지진', '대륙이동'은 모두 그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약력(약한 핵력)'으로 귀결된다. '강력(강한 핵력)'은 원자핵의 구성입자인 '양성자'와 '중성자'를 강하게 결합시키는 힘이다. 태양을 비롯한 모든 별의 에너지는 '강력'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들이 방출하는 빛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약력'과 '강력'은 원자핵 크기 정도의 초단거리에서 발휘되는 힘이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보호막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작용하는 거리가 너무 짧아서 매우 다루기가 까다로운 것이다. 현재 약력과 강력을 제어할 수 있는 분야는 ' 입자가속기(Particle Accelerator)'로 소립자를 충돌시키는 입자물리학 실험이나 원자폭탄의 제조 정도이다.
4. '공상과학물에 나오는 역장'은 만들 수 없는가?
지금까지 4가지 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런데 위의 설명에 의하면, '공상과학물에 등장하는 역장'은 '우주를 지배하는 4가지 힘'의 특성에 위배된다. 그렇다고 '역장'을 절대로 만들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제5의 힘이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힘이 천문학적 스케일에서 작용하지 않고 수 cm~수십 cm 범위에서 작용한다면, '공상과학물에 등장하는 역장'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플라즈마(plasma)'를 이용하여 '역장'의 특성을 흉내 내는 것이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 이외에 물질이 취할 수 있는 '제4의 상태(원자가 전자를 잃어버린 상태)'이다. 우리는 주로 고체, 액체, 기체의 상태에만 익숙하지만, 우주적인 스케일에서 보면 가장 흔한 것이 바로 '플라즈마' 상태이다. 플라즈마 속의 원자들은 전기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통해 쉽게 제어될 수 있다.
5. 플라즈마 창(Plasma Window)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체의 온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플라즈마 상태가 되고, 여기에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가해주면 특정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예컨대, '플라즈마(Plasma)'로 '창(Window)'을 만들면 공기와 진공을 분리하는 벽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플라즈마 창을 잘 이용하면, 공기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으면서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유인 우주 탐사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TV 시리즈 '스타트렉'에도 이와 비슷한 도구가 등장한다. 모선인 '엔터프라이즈호'의 격납고에는 여러 척의 소형 우주선이 보관되어 있는데, 이들으과 바깥 우주를 격리하기 위해 '플라즈마 창(Plasma Window)'이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설정하면 투명한 유리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으므로, 세트 제작비가 크게 절약된다. 게다가 '플라즈마 창'은 원리적으로 제작 가능하므로, 무리한 설정을 피해갈 수 있다.
5-1. 전자빔 용접'을 위해 '플라즈마 창'을 발명했다.
'플라즈마 창'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1995년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의 물리학자 '애디 허쉬코비치(Ady Herschcovitch)'였다. 그는 '전자빔(Electron Beam)'으로 금속을 용접하는 기술을 연구하다가, 이 장치를 개발했다고 한다. 용접 램프에서 초고온의 아세틸렌가스를 분사하여 금속의 접합부를 녹이는 식으로 진행되는 '전자빔 용접'은 기존의 용접보다 금속을 녹이는 속도가, 빠르고 접합부도 깨끗할 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절감되는 등 장점이 많았다. 그러나 '전자빔 용접'은 진공 중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작업실 전체를 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애디 허쉬코비치'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마 창'을 발명했다. '전기장'과 '자기장'을 이용하여 높이 1m, 반지름 30m의 플라즈마 창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체를 6700℃까지 가열하면, 보통의 기체와 마찬가지로 플라즈마 입자들이 벽에 압력을 행사하여, 외부의 공기가 진공챔버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준다.
5-2. 플라즈마 창으로 적의 포화를 막아주는 보호막이 가능할까?
그런데, 플라즈마 창으로 적의 포화를 막아주는 '보호막(Shield)'을 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먼 훗날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고 온도도 높은 '플라즈마 창'이 발명된다면, 적진으로부터 날아온 포탄이 창에 닿는 순간 곧바로 증발해버리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상과학물에 등장하는 '보호막'처럼 좀 더 실용적인 도구가 되려면, 다양한 기능을 가진 역장을 여러 층으로 겹겹이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나의 층은 포탄을 막지 못한다 해도, 이런 층을 여러 겹으로 쌓으면 막강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차단력을 발휘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인 셈이다.
- 일단 가장 바깥에 있는 층은 '다량의 전하가 충전된 플라즈마 창'으로서, 금속을 증발시킬 수 있을 정도로 고온 상태를 유지한다.
- 두 번째 층에는 고에너지 레이저빔으로 만든 커튼을 설치해 둔다. 이 커튼은 수천 개의 레이저빔이 그물을 이루고 있어서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물질을 기화시킬 정도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 레이저 커튼 뒤에는 '탄소나노튜브'로 이루어진 격자층을 설치해둔다. 튜브 하나의 굵기는 탄소 원자의 크기와 비슷할 정도로 가늘지만, 강도는 철선보다 강하다. 지금의 기술로는 이와 같은 탄소나노튜브를 작은 크기로만 만들 수 있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길이로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단 탄소나노튜브로 그물을 만들기만 하면 그 강도가 가히 환상적이어서, 거의 대부분의 물질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튜브가 워낙 가늘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이렇게 하면, 보이지 않으면서 막강한 차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처럼 가장 바깥 층에는 '다량의 전하가 충전된 플라즈마 창'을, 두 번째 층에는 '레이저 커튼'을, 그 안에는 '탄소나노튜브로 이루어진 격자층'을 쌓아 투명 보호막을 만들면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훌륭한 보호막이 될 것이다.
5-3. '프로크로마틱스'를 사용해 레이저빔 막기
그러나 이렇게 제작된 보호막도 공상과학물에 등장하는 역장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지는 못한다. 막 자체가 투명해서, 외부에서 발사된 '레이저빔(Laser Beam)'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보호막으로는 레이저 광선이 난무하는 전쟁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레이저빔'을 막으려면 형태가 한층 더 개선된 장치인 '포토크로마틱스(Photochromatics)'가 필요하다. 이것은 자와선을 흡수하여 유리알이 검게 보이는 선글라스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원리는 '최소한 두 가지 상태에 존재할 수 있는' 분자에 기초하고 있다. 분자가 둘 중 하나의 상태에 있으면 전체적으로 투명하게 보이지만, 적외선에 노출되면 즉시 다른 상태로 전이되면서 불투명해진다.
앞으로 '나노 기술(Nano Technology)'이 더욱 발달하면,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만큼 강력하면서, 레이저에 노출되면 광학적 성질이 변하는 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재료로 보호막을 만들면, 입자빔이나 대포는 물론 레이저광선도 막아낼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장비가 존재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포토크로마틱스'는 분명히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