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감각 정보가 뇌에서 지각되기까지의 메커니즘

SURPRISER - Tistory 2021. 10. 5. 02:32

 우리는 눈과 귀, 코 등의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 세계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들어온 정보는 '뉴런(신경 세포)'를 매개로 하여 뇌에 전달되어 비로소 인식된다. 외부에서 온 감각 정보가 뇌에서 지각되기까지의 메커니즘에의 큰 흐름을 살펴보자.

0. 목차

  1. 감각 정보의 지각
  2. 뉴런(신경 세포)
  3. 신호 전달
  4. 감각 기관에서 뇌로

1. 감각 정보의 지각

 우리의 눈과 귀, 코 등의 감각 기관은 외부로부터 오는 여러 정보를 포착한다. 그리고 감각 기관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의식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재료로 삼는다. 만약 감각 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없으면 우리는 더 높은 수준의 뇌 기능도 발휘할 수 없다. 이처럼 감각 기관은 모든 뇌 활동의 입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뇌 활동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감각 기관에서 포착된 정보는 '혈관(Blood Vessel)'을 통해 심장에서 지각된다고 추측했다. 이러한 생각은 중세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 지각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1. 펜필드의 실험

 지각이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캐나다의 외과의사였던 '와일드 펜필드(Wild Penfield)'의 실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펜필드는 '뇌전증'환자의 뇌를 수술할 때 뇌의 몇몇 부위에 가느다란 전극을 대고 약한 전류를 흘렸다. 그러자 환자는 거기에 없는 것을 보고나 들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사물을 보거나 소리를 듣거나 하는데 반드시 눈으로 볼 필요가 없고 귀로 들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당시의 뇌 수술은 머리 표면에만 마취를 했기 때문에 수술 도중에 환자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을 바탕으로 '팬필드'는 대뇌 피질의 어느 부분이 무엇에 관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도를 작성했다. '팬필드'의 이 테스트를 통해 시각과 청각, 후각 등의 감각이 뇌의 어떤 부위와 관련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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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뉴런(신경 세포)

 사람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다. 뉴런은 뇌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본 단위의 세포이다. 다른 세포와는 달리, 뉴런은 본체인 '세포체'에서 가늘고 긴 돌기가 몇 갈래 나온다. 뉴런은 이 돌기를 이용해 다른 뉴런과 신호를 주고받는다. 돌기에는 신호를 보내는 '축삭(신경 돌기)'과 신호를 받는 '수상 돌기'가 있다. 축삭은 하나의 뉴런에 하나만 있고 수상 돌기에 비해 가늘고 긴 경우가 많다. 세포체에서 뻗어 나온 축삭은 가지를 나누면서 다른 뉴런의 수상 돌기로 연결된다. 이 연결 부분을 '시냅스(synapse)'라고 한다. 시냅스의 수는 뉴런당 수천 개에서 수만 개나 된다. 뇌는 이런 복잡한 수많은 회로에서 정보가 교환되면서 기능한다.

 뉴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원뿔 세포(Cone Cell)', '과립 세포(Granule Cell)' '푸르키녜 세포(Purkinje Cell)' 등이 알려져 있으며 각각 뇌의 뉴런 회로 일부가 되어 뇌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뉴런은 뇌에 있는 신경세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뇌 이외의 곳에 있는 신경 세포도 뉴런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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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호 전달

 '뉴런'의 '신호 전달 방식'에는 주로 '전기 신호'와 '화학 신호' 두 종류가 있다. 전기 신호는 축삭과 수상 돌기에서 사용되고, 화학신호는 시냅스에서 사용된다. 그러면 시냅스에서 축삭까지 전달되는 전기 신호란 무엇일까? 전류는 전기를 띤 전자가 전선 안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뉴런의 전기 신호'는 '전자의 흐름'이 아니다.

3-1. 나트륨 이온 채널

 축삭에 한정해 설명을 하자면, 축삭 표면에는 '나트륨 이온 채널(Sodium Ion Channel)'이라는 개폐식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이 열리면 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Na+)'이 세포 밖에서 흘러들어 세포 안이 전기적으로 양(+)이 된다. 그러면 축삭 내부에 국소적인 전류가 발생한다. 그러면 그것을 감지한 이온 채널이 구멍을 열고, 새로 나트륨 이온을 불러들인다. 축삭에서는 이런 반응이 연쇄되면서 전기 신호가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전류는 저항 때문에 멀리 전달될수록 약해진다. 하지만 뉴런은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전선에 비해 훨씬 전류를 전하기 어렵다. 하지만 뉴런의 축삭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신호가 그리 약하지는 않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채널이 점차 열려 새로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기 신호는 가늘고 긴 축삭을 통해 가는 도중에 중단되는 일이 없다. 또 축삭이 중간에 가지를 나누어도, 전기 신호가 약해지지 않는다.

3-2. 시냅스의 정보 전달

 축삭을 통해 온 전기 신호는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로 가야 한다. 하지만 축삭의 말단과 수상돌기의 사이에는 '시냅스'라는 틈이 있기 때문에 쉽게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이곳을 뛰어넘기 위해 뉴런은 전기 신호를 화학 신호로 바꾸는 전략을 취한다.

 축삭의 말단에 전기 신호가 도달하면 '칼슘 이온 채널'에서 칼슘 이온이 축삭의 말단 안으로 흘러든다.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오면 '글루탐산' 등의 화학물질을 담은 '시냅스 소포'가 축삭의 말단의 표면으로 운반된다. 그리고 이 화학 물질이 '시냅스 소포'에서 '시냅스' 틈새로 방출된다.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뀐 것이다. 반대편의 수상 돌기에서는 '수용체'가 화학 물질을 기다리고 있다. 이 화학물질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수상돌기 쪽에 구멍이 열린다. 이 구멍으로 흘러 들어온 나트륨 이온은 새로운 뉴런에서 다시 전기 신호를 발생시킨다. 뉴런의 신호가 시냅스 틈새를 넘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1000초 정도밖에 안 걸린다. 또 뉴런은 시냅스 틈새에서 주고받는 화학 물질의 양을 조절하면서 다음 뉴런에 전할 신호의 양도 변화시킨다.

'시냅스'의 정보 전달

3-3. 발화(發火)

 그러면 수상돌기에 전해진 신호는 그 후 어떻게 될까? 간단히 생각하면 다음 뉴런으로 전달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세포체(Cell Body)'에서 '전기 신호의 다수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각 뉴런에는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시냅스(Synapse)'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전기 신호가 끊임없이 도착한다. 이렇게 전달받은 전기 신호는 세포체에서 합쳐진다. 다만 그 양이 일정한 양을 넘었을 때 축삭으로 전기 신호를 보낸다. 이처럼 뉴런이 흥분하여 신호를 보내는 것을 '발화(Firing)'라고 한다. 하지만 신호가 일정한 양을 넘지 않으면 발화(發火)가 일어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뉴런 회로를 흐르는 신호는 끊어지는 것이다.

 시냅스에서 세포체까지 수상 돌기에 전해지는 신호를 '시냅스 전위(Synaptic Potential)'라고 한다. '시냅스 전위'는 시냅스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크기는 효율에 따라 크기가 변한다. 즉, 아날로그 신호이다. 한편 '활동 전위'는 발생하는 경우와 '활동 전위'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 양자택일밖에 없다. 즉, 신호가 일정한 양을 넘지 않으면 축삭의 근원에서 전기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은 디지털 신호이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 신호를 조합시켜 유연하게 정보를 처리한다.

 발화를 촉진하는 '흥분성 신호'도 있지만, 반대로 발화를 억제하는 '억제성 신호'도 있다. '흥분성 신호'는 주로 양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에 의해 전해진다. 반면 '억제성 신호'는 주로 음전기를 띤 '염화 이온'에 의해 전해진다. 이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가 합쳐져 뉴런이 '발화' 여부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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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각 기관에서 뇌로

 그러면 감각 기관에 의해 받아들이는 정보는 어떻게 뇌에서 지각될까? 감각 정보는 시각의 경우 '물체에서 반사된 빛', 청각의 경우 '소리', 후각의 경우 '냄새'이다. 먼저 감각 기관에서 받아들인 정보는 감각기관 안에 있는 특수한 뉴런에 의해 전기 신호로 바뀐다. 이후 이 전기 신호는 지금까지 설명한 방법에 의해 뉴런 사이를 지나 '대뇌 피질(Cerebrum Cortex)'에 도착한다. '대뇌 피질'은 감각 정보의 지각뿐만 아니라, 언어나 행동 계획 등 고도의 정보처리를 하는 영역이다.

 '대뇌 피질(Cerebrum Cortex)'에 도착한 정보는 몇 가지의 성분으로 나뉜다. 예컨대 시각 정보의 경우 '모양', '색깔', '움직임' 등의 정보로 나뉘어 전해지는데, 이를 '병렬 분산 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라고 한다. 뇌가 이와 같은 정보를 취합하면 감각기관에서 받아들인 정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