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원리 (Anthropic Principle)
현재 인류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 수많은 행운이 겹친 결과일 것이다. 지구 같은 행성이 존재할 확률도 정말 극히 낮은 확률이며, 지적 생명체가 생겨난 것도 기적적인 일이었다. 우리 우주의 물리 법칙이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지금의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째서 인간은 생명의 탄생을 위해 고도로 미세하게 조정된 것처럼 보이는 우주에 살고 있는 것일까? 무지성주의자들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신(God)'에 의한 '창조설'을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미세하게 조정돼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 설계'를 옹호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될 수 있을까?
0. 목차
-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학적 원리'의 대립
- 우리 우주는 얼마나 절묘한 물리 상수를 가지고 있는가?
- 약한 인류 원리
- 강한 인류 원리
1.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학적 원리'의 대립
현재 물리학계에는 인간의 역할을 과학적으로 정의하는 문제를 놓고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원리(Conpernican Principle)'와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가 바로 그것이다.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 원리'는 서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원리'는 우주의 방대함과 '다중우주(Multiverse)'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인류 원리'에서는 생명이 얼마나 희귀한 존재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1-1. 코페르니쿠스 원리
'코페르니쿠스 원리(Conpernican Principle)'는 범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위치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평범함의 원리(Mediocrity Principle)'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까지 얻어진 관측자료들을 살펴보면, 이 주장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의 지위를 '우주의 중심'에서 '별 볼일 없는 행성'으로 추락시켰다. 또 '애드윈 허블(Edwin Hubble)'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은하수(우리 은하)'가 수십억 개가 넘는 은하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암흑물질(Dark Matter)'과 '암흑에너지(Dark Energy)'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원소들이 우주를 이루는 구성요소의 0.03%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은 '관측 가능한 우주(Observable Universe)'가 전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새로운 우주가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게다가 'M-이론(M-Theory)'이 옳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4차원의 시공간(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은 11차원으로 확장된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눈에 보이는 우주는 우주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했다.
1-2. 인류학적 원리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는 3차원 우주에서 기적 같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에 생명체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생명체가 탄생하고 번식하려면 수많은 조건들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우리가 바로 그런 축복받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에서 특별하게 선택받은 행성인 것 같다. '양성자의 수명', '별의 크기', '다양한 원자' 등 모든 조건들이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가장 적절한 값으로 세팅되어 있다. 이토록 이상적인 환경이 우연히 조성되었는지, 아니면 조물주의 보살핌이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엄청나게 많은 조건들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2. 우리 우주는 얼마나 절묘한 물리 상수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 우주에는 4가지의 기본적인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력(강한 핵력), '약력(약한 핵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아직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은 '암흑 에너지(Dark Energy)'도 있다. 이 힘은 정확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 현재 우리 우주의 구조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네 가지 힘의 비율이 조금이라도 달랐더라면 안정적인 원자들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물리법칙이 미세하게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2-1. 중력(Gravity)
'중력(Gravity)'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힘으로서, 물체의 질량에 의해 크기가 결정된다. 그런데 중력이 지금보다 더 강했다면 항성 내부의 밀도가 더 강해졌을 것이다. 그러면 핵융합 반응이 활발해지고 항성의 수명도 짧아졌을 것이다. 결국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 때까지 빛나는 항성의 수도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반대로 중력이 더 약했다면 물질들이 더 합쳐지기 어려웠을 것이고 별이나 은하가 생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2-2. 강력(강한 핵력)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은 '강력'과 '약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원자 스케일의 근거리에서만 작용하고 먼 거리에서는 급격히 감소하는 힘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힘일 것이다. 그중 '강력(강한 핵력)'이란 원자핵 속의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 내부의 쿼크들을 단단하게 결속시켜주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서로 끌어당겨 강하게 결합시켜주는 힘이다.
'빅뱅(Big Bnag)'과 항성 내부에서의 '핵융합 반응(Nuclear fusion reaction)'에 의해 여러 가지 원소가 합성되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그 일련의 반응에서 첫째 단계는 양성자와 중성자, 또는 양성자와 양성자끼리의 '중수소 원자핵의 합성'이다. 중수소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 1개씩이 '강력(강한 핵력)'에 의해 달라붙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중수소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강력(강한 핵력)'이 지금의 우주보다 불과 10% 정도라도 약했다면, 달라붙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핵력이 약하다는 말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일정 거리에 놓았을 경우, 지금의 우주와 비교해 '강력(강한 핵력)'에 의해 끌어 당기는 힘이 약해진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만약 핵력이 약해 중수소 원자핵을 만들 수 없었다면 우주는 어떠한 운명을 맞이했을까? 중수소 원자핵이 합성될 수 없었다면, '수소 원자핵(양성자)'에서 헬륨이 합성되는 길이 막힌다. 즉, 우주 탄생 3분 뒤에도 수소 원자핵밖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 나아가 '강력(강한 핵력)'이 약하면, 예컨대 무거운 별이라도 별의 내부에서 수호 원자핵끼리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그래서 헬륨이나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가 합성되지 못한다. 따라서 '강력(강한 핵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수소 가스'가 모여 별 같은 덩어리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핵융합의 불길이 붙는 경우가 없다.
즉, '강력(강한 핵력)'이 조금이라도 크거나 작았다면 아마 우리 우주는 수소가 존재하지 못했거나 수소만 존재하는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우리의 우주에도 질량이 너무 작아 빛나지 않은 '갈색 왜성(Brown Dwarf)'이라는 '항성이 되지 못한 별'들이 존재하지만, '강력(강한 핵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갈색 왜성'같은 어두운 별만 남게 될 것이다.
2-3. '전자기력과 강력의 비율'이 달랐다면
우리 우주에서는 수소 원자가 가장 먼저 탄생했고, 이를 시작으로 헬륨 원자와 탄소 원자들 등 더 무거운 원소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이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자인 탄소 원자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면, 우리는 아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기율표의 원소들과 원자핵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구조는 전자기력과 강력의 '크기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강력과 전자기력의 비율은 약 100:1인데, 이 비율이 조금이라도 달랐으면 두 힘의 균형 상태가 붕괴되어 대부분의 원자들은 당장 분해되고 말았을 것이다.
'탄소(C 원자번호 6번)'는 모든 '유기물'의 골격이 되는 원소로, 생명에 없어서는 안될 원소 중 하나이다. 탄소는 항성 속에서 일어나는 '헬륨 원자핵'의 '핵융합 반응'에 의해 합성된다. 그런데 헬륨 원자핵 2개는 충돌하더라도 융합되지 않는다. 이것은 헬륨 원자핵이 매우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융합해서 생겨야 할 베릴륨 원자핵이 10-17초 만에 곧 2개의 헬륨 원자핵으로 분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헬륨의 연소에는 '헬륨 원자핵' 3개가 거의 동시에 충돌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원자핵은 10-12cm 정도로 매우 작아 3개가 동시에 충돌할 확률은 매우 작다. 실은 우리 우주에서는 '헬륨 원자핵' 2개가 충돌하면 완전히 핵융합은 못하지만, 10-17초 동안 '공명 상태(resonance)'를 만든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명 상태'란 원자핵이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것 같은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헬륨 원자핵'이 충돌하면, 다시 헬륨 원자핵 3개가 공명 상태를 만든다. 그리고 2개의 탄소가 공명된 상태에 '헬륨 원자핵'이 하나 더 충돌하면, '헬륨 원자핵' 3개가 융합해 '탄소 원자핵'이 생성된다. 탄소의 합성에는 이러한 공명 상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공명 상태가 우리 우주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은 핵력이나 전자기력의 강도 등이 절묘한 값을 취한 결과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우주보다 핵력이 0.5%라도 약하거나 강했다면, 탄소 합성 반응으로 공명이 일어나지 않아 탄소는 합성되지 않는다.
탄소가 생기지 않으면, 항성에서는 더 이상의 핵융합 반응도 진행되지 않는다. 즉, 우주에서 무거운 원소가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 탄소가 합성될 수 없는 우주에는, 탄소보다 무거운 원소를 성분으로 하는 고체 모양의 먼지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먼지가 모여 생기는 지구 같은 '암석 행성'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며, 고체의 핵을 가진 목성 같은 '가스 행성'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2-4.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 차
우리 우주에서는 '중성자(Neutron)'가 '양성자(Proton)'보다 0.14% 무거웠기 때문에 우주 초기에 중성자가 줄어들어, 많은 '수소 원자핵(양성자)'이 중성자와의 융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량의 수소가 남았다.
-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이 같았다면: 그런데 만약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럴 경우, 우주 초기에 중성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 후의 원소 생성기에는 '수소 원자핵(양성자)'는 중성자와 모두 융햅해 모두 소비되고 만다. 결국 우주는 헬륨투성이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 우주에서의 최초 원료는 수소가 아니라 헬륨이 된다. 헬륨의 핵융합 반응은 수소 핵융합 반응보다 빨리 진행된다. 우리 우주의 항성은 생애의 약 80%를 수소를 연소하는 데 소비하고 있지만, 이 우주에서는 그 시기가 없어지므로 항성의 수명은 짧아질 것이다. 헬륨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1억 ℃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가벼운 별에서는 이 고온이 실현되지 못해서 연소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헬륨투성이의 우주에서는 무거운 항성의 비율이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항성일수록 수명은 짧다. 이것을 고려하면 항성의 '평균 수명'은 더욱 짧아져, 지적 생명체를 길러낼 가능성도 훨씬 작아질 것이다.
- 양성자가 중성자보다 무거웠다면: 양성자가 중성자보다 무거웠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러면 우주 초기에 많은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해 양성자가 줄어들어 버린다. 질량 차에 따라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생기는 것은 대량의 중성자와 약간의 헬륨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우주에서는 고립된 중성자는 불안정해 약 15분이면 양성자로 붕괴된다. 만약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 차이가 반대였다면 중성자와 양성자의 성질이 뒤바뀐다. 중성자는 안정되고 양성자 쪽이 불안정해져 중성자로 붕괴하게 될 것이다. 양성자가 매우 불안정해 우주 초기에 거의 남지 않으면, 헬륨도 거의 합성되지 않으므로 우주는 중성자만으로 출발하게 된다. 중성자는 양성자와는 달리 전기를 띠지 않으므로, 그 뒤에도 원자를 만드는 경우가 없다. 중성자는 중력에 의해 모여, 어느 정도의 가스 덩어리가 되어 성운과 비슷한 구조를 이룰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우주의 별처럼 중성자 가스가 한 군데로 모여 공 모양으로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우주는 항성도 행성도 없이, 중성자 가스만이 떠도는 보잘것없는 세계가 될 것이다.
2-5. 암흑 에너지(Dark energy)
가장 절묘한 수치를 가지고 있는 물리 상수 중 하나는 '암흑 에너지'다. '암흑 에너지(Dark energy)'란 우주의 팽창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다. 만약 암흑 에너지의 값이 조금이라도 더 컸으면 우주의 팽창 속도가 너무 빨라지 우주의 밀도가 작아져 은하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암흑 에너지가 조금만 더 작았더라면 다시 수축하여 우리 우주는 '빅 크런치(Big Crunch)'로 멸망했을 것이다. 그러면 지적 생명체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3. 약한 인류 원리
이토록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 우주의 물리법칙은 신기하게도 인간이 존재하기에 매우 적합한 상태로 존재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리는 이를 '약한 인류 원리'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우주가 하나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의 이론(ToE: Theory of everything)'의 유력한 후보인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에서는 물리 법칙이나 물리 상수가 다양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초끈 이론은 우리가 사는 우주 외에도 수많은 우주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 경우 물리 법칙이나 물리 상수가 다른 무수히 많은 다중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우주 중에는 바로 소멸해 버리는 우주도 있고, 급속히 팽창해 항성을 만들지 못하는 우주도 있고, 블랙홀 투성이의 우주도 있을 것이다.
이 다중 우주론에 의하면 수많은 우주 중에서 인간의 존재에 매우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우주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신기한 일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관측되는 우주는 반드시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약한 인류 원리'의 생각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주상수들이 누군가에 의해 조정되었다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주상수들이 정밀하게 조정될 확률이 낮더라도 시행 횟수가 무한히 높다면 우연히 조정된 우주가 탄생할 확률이 충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약한 인류 원리'는 우리의 우주가 왜 미세조정되었는지를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많은 물리학자들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다.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도 생전에 '약한 인류 원리'를 지지한다고 밝혔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의 '마틴 리스(Martin John Rees, 1942~)'은 물리상수들이 적절한 값으로 세팅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중우주(Multiverse)'의 증거라고 했다. 생명체에게 알맞도록 조절된 물리상수가 모두 다섯 개가 있는데, 그는 다중우주의 대부분이 생명체에게 부적절한 상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4. 강한 인류 원리
인류 원리를 기본 개념을 강하게 주장하는 '강한 인류 원리'에서는 우주가 어느 수준이 되면 관측자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관측자가 등장할 수 있도록 우주의 물리법칙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결국 우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관측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관측자가 등장할 정도로 극악한 확률이 일어날 것을 설명하려면, 우주의 탄생에 특정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강한 인류 원리를 주장하는 것은 '창조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런데 우주의 탄생 이전에는 '창조자'가 존재한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기 때문에 '강한 인류 원리'는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