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Chinese sweetleaf)
'수국'은 자유자재로 변하는 색깔을 자닌 다채로운 모양의 초여름 꽃이다. 장마철이 되면 '꽃집', '마당', '공원' 등에서 수국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수국에 대해 알아보자. 특히 수국이 어떻게 다채로운 색깔을 가질 수 있는지 살펴보자.
0. 목차
- '수국'의 원종
- '수국'의 색깔은 어떻게 정해질까?
- '수국' 갤러리
1. '수국'의 원종
'수국(Chinese sweetleaf)'이라고 하면, 작은 꽃이 모여 공 모양의 형태를 떠올릴 것이다. 이와 같은 꽃의 형태는 손으로 치면서 노는 공과 비슷하기 때문에 '공 모양' 수국이라고 부른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이러한 '공 모양'의 수국의 대부분은 사실 품종 개량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공 모양'의 수국의 원종은 일본산으로, 아래의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수국의 학명은 Hydrangea macrophylla f. normalis) 이것이 유럽으로 전해져 품종이 개량된 결과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수국'이 만들어졌다.
아래의 사진의 수국에서 꽃의 구조를 살펴보자. 수국에는 '장식화(裝飾花)'와 '양성화(兩性花)'가 있다. '꽃차례(花序, 꽃이 줄기나 가지에 붕어 있는 상태)'의 가장자리에 있는 '장식화'는 눈에 두드러져서 '화분(꽃가루)'을 운반하는 곤충을 끌어들인다. 장식화의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실은 '꽃받침(Calyx)'이며, 꽃잎 아래에 있다. '장식화'의 중앙에 암술이나 수술도 있지만, 정상으로 발달하지 않기 때문에 장식화의 대부분은 '종자(Seed)'를 만들 수 있다.
그에 비해 '꽃차례'의 중앙에 모인 작은 '양성화(兩性花)'는 종자를 만들 수 있다. '장식화'는 어디까지나 곤충을 유인하는 데 특화되어 있으며, 그 곤충들이 '양성화'의 '수분(가루받이)'을 돕는다. 참고로 '공 모양'의 수국은 품질 개량을 통해 '양성화'가 없어지고 '장식화'로만 되어 있기 때문에, 종자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공 모양'의 수국은 '꺾꽂이(Cuttage)' 등으로 번식시킨다. '꺾꽂이(Cuttage)'란 식물의 영양기관인 가지나 잎을 잘라낸 후 다시 심어서 식물을 얻어내는 재배 방식으로, 무성생식에 속한다.
2. '수국'의 색깔은 어떻게 정해질까?
수국의 색깔은 다채롭게 바뀐다. 실제로 같은 수국이라고 해도, 해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왜 색깔이 바뀌는 걸까?
수국의 꽃은 하나의 색소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의 일종인 '델피니딘-3-글루코시드(Delphinidin-3-glucoside)'라는 물질이며, 꽃받침의 색소 세포의 '액포' 속에 있다. '액포(Vacuole)'는 노폐물 등을 모아 두는 주머니 같은 구조의 세포소기관이다. '안토시아닌'이 녹아 있는 물을 산성으로 하면 붉은색으로, 알칼리성으로 하면 푸른색이 된다는 사실이 20세기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수국의 색소 세포 속 산성의 비율에 따라 꽃의 색깔이 바뀐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액포 하나하나의 산·알칼리의 정도가 실제로 측정되었다. 관측 결과, 푸른색 세포의 평균이 대략 pH3.9, 붉은색 세포의 평균이 대략 3.2로, 수국의 어떤 색깔의 꽃이든 세포 속은 산성임이 밝혀졌다.
그러면 어떻게 색깔이 정해질까? 흙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꽃의 색깔을 바꾸는 커다란 원인은 수국이 흡수하는 '알루미늄 이온'의 양이다. 수국 속의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알루미늄 이온'과 만나면 '배위화합물'이라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파랗게 되는 성질이 있다. 토양이 산성이면 수국이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하기 쉬워져, 꽃의 색깔이 파랗게 된다. 토양이 알칼리성이면 수국이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하기 어려워져, 붉은색 그대로의 색깔이 된다. 화분에 심은 수국을 마당에 옮기면 색깔이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화분의 흙과 마당의 흙 사이에 산성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 산성의 비율뿐 아니라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색깔이 바뀐다. 그것은 '조색소(助色素)'의 존재 때문이다. 조색소 자체는 무색이지만, 조색소와 색소가 만나면 색감이 변한다. 일반적으로 수국에는 꽃을 파랗게 하는 조색소가 들어 있다. 조색소의 양은 생육 환경의 차이나 유전적으로 정해진다. 그래서 생육 환경이나 품종에 따라 수국의 꽃 색깔에 차이가 생긴다. 참고로 하얀색 수국은 유전적으로 색소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색깔이 변하는 경우가 없다. 수국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하나의 꽃받침 안에서도 조금씩 색깔이 다른 무늬로 되어 있다. 수국은 꽃받침의 세포 하나하나마다 색깔이 다르며, 그 미묘한 색깔은 '액포의 산성도', '토양 속의 알루미늄 이온량', '유전적으로 정해진 조색소의 비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뒤얽혀 결정된다. 그래서 미묘한 색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얼룩과 같은 색소 세포의 조합을 수국의 색깔로 보고 있는 셈이다.
2-1. 원하는 색깔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면 가정에서 수국의 꽃 색깔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수국을 심은 토양에 원예 상점에서 팔고 있는 '황산알루미늄'을 가하면 토양 속의 알루미늄 이온 농도가 높아져 더 파랗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색깔을 만들기는 어렵다. 수국을 재배하는 농가에서조차 색깔의 관리는 힘들다고 한다. 색소의 합성에는 일조량의 조건 등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마음에 드는 색깔을 만들기는 간단하지 않다.
또한 알루미늄 이온은 대부분의 식물에게 독이된다. 따라서 정원에 아무 때나 '황산 알루미늄'을 뿌리면 수국 이외의 식물이 말라 죽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수국' 갤러리
수국 무리는 세계에 약 70종, 일본에 12종이 자생한다. 얼핏 수국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만, 모두가 산을 걷거나 하면 눈에 띌 가능성이 있는 일반적인 수국들이다.
한편, '원예 품종(garden variety)'은 원예적 가치가 있어 선발되거나 교잡 등을 통해 개량된 원예 작물의 품종을 말한다. '수국'의 원예 품종의 수는 엄청난 종류가 있으며, 해마다 새로운 품종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아주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가진 수국을 살펴보자.
3-1. 미국 수국
- 학명: Hydrangea arborescens
- 특징: 작은 장식화가 빽빽하다.
'미국 수국'은 미국에서 자생하는 '공 모양'의 수국으로, '애너벨(Annabelle)'이라고도 불린다. 곧게 뻗은 가지의 끝에 희고 작은 장식화가 빽빽하게 피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3-2. 작은 수국
- 학명: Hydrangea hirta
이 종은 장식화가 없으며, 거무스레한 가지가 특징이다. 도쿄 부근의 간토 지방보다 서쪽의 산속에 분포한다.
3-3. 둥근 수국
- 학명: Hydrangea involucratahirta
'둥근 수국'은 주로 동일본의 태평양 쪽에 분포하는 야생종이다. 공 모양으로 딱딱해진 꽃봉오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둥근 수국'이라고 불린다.
3-4. 덩굴 수국
- 학명: Hydrangea petiolaris
'덩굴 수국'은 덩굴을 뻗어 다른 수목이나 바위 등에 기어오르면서 자라는 수국이다. 일본 전국에서 볼 수 있다.
3-5. 떡갈잎 수국
- 학명: Hydrangea quercifolia
'떡갈잎 수국'은 미국에 자생하는 구국이며, 작은 꽃들의 덩어리가 포도송이처럼 원뿔 모양을 이루는 특징이 있다. 그 이름대로 떡갈나무 같은 잎이 있다. 가을에는 잎이 붉게 물든다.
3-6. 붉은색 수국
- 학명: Hydrangea serrata
'붉은색 수국'은 장식화가 붉은색이라는 특징을 가진 '산수국(Hydrangea serrata)'의 원예 품종이다. 일본에서는 다홍색이라는 뜻으로 '쿠레나이'라고 부른다. 화원이나 식물원에서는 여러 가지 품종의 수국이 재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