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Owl)
자연계에서 가장 조용히 나는 새로 알려진 '올빼미'는 큰 날개를 소리 없이 퍼덕이며 사냥감에 접근해 순식간에 포획하는 특수한 능력을 지녔다. 육식성이고 사나운 면도 있지만, 큰 눈과 귀여운 모습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밤의 숲속에서 기다리는 모습은 숲의 현자를 떠올리게 해, 그리스 신화에서는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종자'로 등장하여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올빼미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자.
0. 목차
-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올빼미
- 뛰어난 시각과 청각
- '올빼미'의 신체 구조
- '올빼미' 갤러리
1.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올빼미
'올빼미', '부엉이', '소쩍새'를 완전히 다른 부류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부류의 새이다. 모두 생물 분류 단계에서 올빼미목 올빼미과에 속하며, 영어로는 올빼미와 부엉이라고 따로 부르지 않고 'Owl'이라고 통틀어 부른다. '올빼미목'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의 모든 대륙에 분포하며 현재 약 230종이 알려져 있는데, 그중 68%가 남반구에 산다. 초원, 사막, 설원 등 시야가 트인 곳에서 사는 종도 있지만, 대략 75%는 숲에서 산다. 올빼미는 전체 길이 75cm 이상이 수리부엉이와 큰회색올빼미부터 전체 길이가 12~14cm밖에 되지 않는 '엘프올빼미'와 '피그미올빼미'까지 종에 따라 몸의 크기가 다양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올빼미'와 '부엉이' 모두 '올빼미목 올빼미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머리에 귀와 같은 '귀깃(ear tuft)'이 있는 종을 '부엉이', 귀깃이 없는 종을 '올빼미'로 구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예외도 많으며, '솔부엉이'만 해도 귀깃이 없다. 약 230종의 올빼미 무리 가운데, 약 43%가 '귀깃'을 지닌다. '귀깃'을 귀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귀는 아니다. 올빼미의 귀는 깃털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눈 옆에 붙어 있다. '귀깃'의 역할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무리를 식별하고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귀를 지닌 포유류를 모방했다는 가설', '둥근 머리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배경에 스며들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가설' 등 여러 의견이 있다.
올빼미는 약 6500만 년 전에 살던 야행성 새 '네오아베스(Neoaves)'에서 진화했다고 생각된다. '올빼미'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새는 '딱따구리목'과 '부엉이목'이다. 최근 DNA 분석을 통해, 조류의 DNA는 대형 공룡이 멸종한 직후인 약 6600만 년 전부터 빠르게 바뀐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오래된 올빼미 무리의 화석은 6500~560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올빼미목' 가운데는 '가면올빼미과'가 가장 일찍 종을 형성해, 가장 먼저 서식 지역을 넓혔다고 생각된다.
한국에서는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기준, '수리부엉이', '금눈쇠올빼미', '칡부엉이' 등 10종이 알려져 있다. 올빼미 무리 중에는 '솔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등의 철새도 있는데, '솔부엉이'는 봄에서부터 여름에 걸쳐 한국을 찾는 여름 철새이며, '쇠부엉이'와 '칡부엉이'는 10~3월에 산림 지대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이다.
2. 뛰어난 시각과 청각
'올빼미'는 뛰어난 사냥꾼이다. 정면을 향한 눈은 윗눈꺼풀을 다는 방법으로 인간처럼 깜박거린다. 눈동자와 수정체가 매우 커서, 아주 작은 빛만 있으면 어둠 속에서도 사냥감을 잡을 수 있다. 대신 완전 야행성인 '올빼미'는 한자의 빛에서는 지나치게 눈이 부셔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주행성'인 소쩍새 무리는 색을 식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외선을 이용해 사냥감을 찾는 능력이 있다. 올빼미의 안구는 동그랗지 않고 원뿔형으로 정면을 향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주위를 보기 위해서는 목을 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올빼미의 목은 잘 움직이도록 되어 있으며 270˚ 이상 움직이는 종도 있다.
올빼미는 시각만이 아니라 청각도 뛰어나다. 올빼미류는 다른 조류와 달리 귓구멍이 매우 크고, 청각을 관장하는 뇌 영역의 신경 세포 수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좌우 양쪽 귀는 높이와 방향이 다르다. 그로 인해 좌우로 들어오는 소리가 어긋나, 그 차이를 통해 음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 '첫째 날개깃(Primary Feather)'이라는 10장의 날개깃 가장자리는 부드럽고 가는 홈이 나 있는데, 그 덕분에 날개 소리를 내지 않고 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첫째 날개깃을 '비행 날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3. '올빼미'의 신체 구조
올빼미류의 몸은 다른 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수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그 몸의 구조를 살펴보자.
- 소음 방지 기능이 있는 날개깃: 올빼미 날개 끝부분에는 10장의 '첫쨰 날개깃(추진력을 얻는 날개깃)'이라는 깃이 있다. 가장자리에 가는 홈이 나 있어 날개가 바람을 가를 때 나는 소리를 막을 수 있다. 게다가 날개에는 1mm 정도의 부드러운 깃털이 나 있기 때문에 깃을 비비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 미약한 빛을 포착하는 눈: 체중이 비슷한 조류와 비교하면, 올빼미목의 눈은 약 2.2배 크다. 매우 큰 각막과 수정체를 지녔으며, 섬모체를 수축시키거나 이완시켜 각막과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다. 안구가 긴 원뿔형이기 때문에 각막의 면적도 넓다. 올빼미의 시각 감도는 인간의 35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올빼미의 눈은 인간처럼 얼굴 앞부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입체시를 구현할 수 있다.
- 좌우 다른 위치에 있는 귀: 좌우 귓구멍의 높이와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음원에서 나온 소리가 좌우 귀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에 차이가 있고, 강약 차이도 있다. 따라서 올빼미는 음원의 위치를 3차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어둠 속에서도 사냥감을 포획할 수 있다.
- 소리를 모으는 기능을 하는 얼굴: 올빼미의 얼굴에는 가는 깃털이 가지런히 나있다. 그 깃털의 방향에 의해 안면이 '파라볼라 안테나(Parabolic Antenna)'와 같은 역할을 해, 소리를 효과적으로 귀에 모을 수 있다.
- 등 뒤를 볼 수 있는 목: 올빼미의 목에는 인간의 2배에 해당하는 14개의 목뼈가 있어 목이 유연하게 회전한다. 또 턱뼈 아래쪽의 혈관에 혈액 저장 주머니가 있다. 목을 갑자기 회전시키면 혈관이 압박되어 혈류가 막히지만, 이 주머니 덕분에 뇌와 눈에 필요한 혈액을 보낼 수 있다.
- 유연한 발가락: 올빼미의 발가락은 4개인데, 그중 넷째 발가락은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다른 새는 나뭇가지를 잡을 때 3개의 발가락은 앞을 향하고 나머지 하나는 뒤를 향한다. 그러나 올빼미는 넷째 발가락을 뒤로 움직여 앞쪽으로 2개, 뒤쪽으로 2개의 발가락을 사용해 나뭇가지를 단단히 붙잡을 수 있다. 그리고 사냥감을 잡을 때는 넷째 발가락을 옆으로 벌려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감을 세게 움켜쥔다. 발과 발가락에 깃털이 있는 종이 많은데, 붙잡은 사냥감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4. '올빼미' 갤러리
4-1. 칡부엉이
- 학명: Asio otus
- 특징: 인상적인 눈과 깃
짙은 주황색 눈을 지닌 '칡부엉이'는 '귀깃(ear tuft)'이 길며, '칼깃'의 일부가 주황색을 띤 진한 황토색이어서 눈에 매우 잘 띈다. 전체 길이 35~40cm의 중형 올빼미이다. 북미에서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널리 분포하고, 한국의 전 지역, 중국 동부 지역, 일본 중부지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주로 쥐를 중심으로 한 소형 포유류가 주식이다. 단독 혹은 쌍으로 생활하며, 겨울철에는 10여 마리가 집단을 이룬다.
4-2. 가시부엉이
- 학명: Athene cunnicularia
- 특징: 지면의 구멍을 이용해 둥지를 짓는다.
'가시부엉이'는 '광부올빼미' 또는 '굴파기올뺴미'라고도 한다. 전체 길이 19~25cm의 소형 올빼미로, 올빼미류 중에서는 드물게 지상에서 생활한다. 프레리도그 등의 포유류가 땅을 파서 살다가 버린 굴을 둥지로 이용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스스로 굴을 파는 종도 있다. 곤충과 거미 등을 즐겨 먹으며, 소형 포유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도 포식한다. 북미 대륙 서부에서 남미 대륙의 남쪽 끝까지 분포하며, 전원 지대의 사바나, 초원 등의 개방된 곳에 서식한다.
4-3. 금눈쇠부엉이
- 학명: Athene noctua
- 특징: 땅 위를 달리며 사냥한다.
'금눈쇠올빼미'는 전체 길이 21~23cm의 소형 올빼미이다. 지중해 주변의 아프리카 북부에서 유럽 중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까지 분포한다. 곤충류를 즐겨 먹지만, 소형 포유류와 조류 등도 포식한다. 땅 위를 달리며 사냥감을 잡을 때도 있다. 기본적으로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활동한다.
4-4. 난장이올빼미
- 학명: Glaucidium passerinum
- 특징: 작은 몸으로 큰 사냥감을 노린다.
'난장이올빼미'는 소형 올빼미로, 전체 길이가 15~19cm에 불과하다. '유라시아피그마올빼미'라고도 부른다. 유럽 중서부에서 중국 북부, '사할린 섬(Sakhalin Island)'까지 서식하며, 유럽의 피레네산맥 등의 삼림 지대에도 분포한다. 주식은 멧밭쥐 등의 소형 쥐와 소형 조류이며, 때로는 자신과 비슷한 크기의 사냥감도 포식한다.
4-5. 흰올빼미
- 학명: Nyctea scandiaca
- 특징: 작은 몸으로 큰 사냥감을 노린다.
'흰올빼미'는 흰색 깃털로 덮인 대형 올빼미로, 전체 길이는 53~70cm이다. 깃털은 암수 차이가 있는데, 암컷에는 갈색 반점과 옆줄 무늬가 보이지만, '수컷'은 성체가 되면 거의 온몸이 새하얗게 된다. 북극권 주변의 바위가 많은 툰드라 지대에 서식한다. 쥐의 일종인 레밍 등 소형 포유류가 주식이다. 바위 등의 낮은 곳에서 날아올라 사냥감을 노리고 활공하며 사냥한다.
4-6. 소쩍새
- 학명: Otus sunia
- 특징: 나무와 동화한 모습
'소쩍새'는 전체 길이 17~21cm의 소형으로, 큰 귀깃이 특징이다. 스리랑카와 인도 북부에서 말레이반도, 타이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주식은 곤충과 거미이며 지상과 나무 위에서 포식한다. 새끼는 귀깃이 보이지 않으며, 부드러운 솜 같은 깃털로 덮여 있다. '소쩍새'는 나무에 올라 눈을 감고 있으면, 나무에 동화된 것처럼 보인다.
4-7. 블라키스톤물고기잡이 부엉이
- 학명: Ketupa blakistoni
- 특징: 세계 최대급 올빼미
'블라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는 세계 최대급 올빼미로, 날개를 펼치면 178~190cm나 된다. '귀깃(ear tuft)'은 보통 눈에 띄지 않지만, 대상을 주시할 때는 크게 세운다. 물고기를 좋아하며, 쥐나 오리, 개구리 등도 잡아먹는다. 시베리아 남동부에서 일본 훗카이도에 걸쳐서만 서식한다. 총 개체 수는 50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며,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4-8. 서부부엉이
- 학명: Megascops kennicottii
- 특징: 선인장 둥지에서 잠자는 올빼미
서부부엉이는 전체 길이 21~24cm 정도의 소형 올빼미로, 짧은 깃털이 있다. 북미 대륙의 서쪽, 알래스카·캐나다 북부에서 멕시코 중부에 걸쳐 분포하며, 약간 개방된 낮은 나무숲이나 선인장이 자라는 사막 등에 서식한다. 겨울에는 소형 포유류와 조류, 개구리 등을 먹지만, 그 이외의 계절에는 주로 곤충을 먹는다. '서부부엉이'는 나무나 선인장에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이나 딱따구리가 뚫은 구멍을 둥지로 이용한다.
4-9. 흰올빼미
- 학명: Nyctea scandiaca
- 특징: 갈색 무늬가 있는 암컷 흰올빼미
'흰올빼미'는 흰색 깃털로 덮인 대형 올빼미로, 전체 길이는 53~70cm이다. 깃털은 암수 차이가 있는데, 암컷에는 갈색 반점과 옆줄 무늬가 보이지만, 수컷은 성체가 되면 거의 온몸이 새하얗게 된다. 북극권 주변의 바위가 많은 툰드라 지대에서 서식한다. 쥐의 일종인 레밍 등 소형 포유류가 주식이다. 바위 등의 낮은 곳에서 날아올라 사냥감을 노리고 활공하며 사냥한다.
4-10. 큰회색올빼미
- 학명: Strix nebulosa
- 특징: 눈속에 숨은 사냥감을 노린다.
'큰회색올빼미'는 전체 길이 57~80cm의 대형 올빼미로, 특히 머리가 둥글고 커서 머리둘레가 51cm나 된다. 얼굴에는 여러 겹의 갈색 동심원 모양의 무늬가 보이며, 얼굴 크기에 비해 눈이 작아 보인다. 눈과 눈 사이에 X자로 난 흰 깃털이 눈에 띈다. 북미에서부터 유라시아 대륙의 삼림 지대에 널리 분포하며 땅다람쥐, 레밍 등을 포식한다. 얼어붙은 눈 밑의 사냥감도 발톱으로 파서 끌어내 포획할 수 있다.
4-11. 일본긴점박이올빼미
- 학명: Strix uralensis japonica(올빼미 아종)
- 특징: 나무 구멍 등지에서 사는 올빼미
'일본긴점박이올빼미'는 나무 구멍 등을 둥지 삼아, 단독 혹은 쌍으로 생활한다. '일본긴점박이올빼미'는 올빼미목의 대표종이라 할 수 있는 긴점박이올빼미의 아종이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전 세계 중위도의 숲에 널리 분포하는데, 일본에는 훗카이도와 '사할린(Sakhalin)' 등에 서식한다.
4-12. 긴꼬리올빼미
- 학명: Surnia ulura
- 특징: 긴 꼬리를 지니고 고속으로 비행한다.
'긴꼬리올빼미'는 끝이 뾰족한 날개 외 긴 꼬리를 가진 '매'나 '솔개'와 비슷하다. 직선으로 고속으로 날지만, 정지 비행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전체 길이 36~41cm의 중형 올빼미이다. 주식은 멧밭쥐류이며, 낮에도 포식 활동을 한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의 냉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4-13. 가면올빼미
- 학명: Tyto alba
- 특징: 하트 모양 얼굴이 트레이드마크
'가면올빼미'는 전체 길이 29~44cm의 중형 올빼미이다. 검은 눈과 특징적인 하트 모양 얼굴을 하고 있다. 중앙 유럽에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조류 가운데 서식 지역이 넓다. 멧밭쥐 등의 소형 쥐를 주식으로 한다. 가면올빼미의 청력은 인간의 수십 배에 달해,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청각만으로 사냥감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