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Science)/생명 과학 (Life Science)

면역 폭주(Immune Overdrive)

SURPRISER - Tistory 2023. 12. 6. 11:29

0. 목차

  1. 복잡하게 통제되는 면역 시스템
  2. 면역 폭주(Immune Overdrive)
  3. 자가 면역 질환
  4. 면역 폭주가 원인이 되는 '뇌 질환'
  5. 희소 돌기 아교 세포
  6. 신경이 면역 폭주를 제어한다.
  7. 새로운 치료의 개발

1. 복잡하게 통제되는 면역 시스템

 우리 몸은 끊임없이 바이러스나 세균, 기생충 등 여러 가지 '병원체(Pathogen)'와 접촉해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병원체가 몸속에 침입해도 감염이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것은 우리 몸에 병원체에 대항하는 방어 메커니즘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메커니즘을 '면역 시스템(Immune System)'이라고 한다. 만약 면역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우리는 감염증에 쉽게 목숨을 잃을 것이다. '면역 시스템' 연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면역 시스템'은 면역 세포들이 고도로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루고, 집단으로 싸워 몸을 지키는 메커니즘이다. 우리의 면역 시스템을 담당하는 것은 주로 '백혈구(Leucocyte)'라는 세포 기술이다. '백혈구'는 'T 세포', 'B 세포', 'NK 세포' 등의 '림프구(Lymphocyte)',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등의 '과립구(Granulocyte)', 그리고 '대식 세포(Macrophage)',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등으로 분류된다. 백혈구는 각각 기능·역할·형태 등이 서로 다르다. 또 뇌에는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와 '별 아교 세포(Astrocyte)'라는 면역에 관여하는 특수한 세포도 있다.

 면역 시스템은 각각의 세포로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밀접하게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네트워크화된 방어 전선을 구축한다. 면역 세포가 병원체 등의 적과 싸울 때, 그 방어 전선에서는 '염증'이라는 반응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병원체가 몸속에 침입했을 때의 반응을 생각해 보자. 몸속에서는 평상시에 이물질의 침임에 대비해 백혈구가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면서 순찰한다. 병원체가 목구멍 등에 침입하면 먼저 '대식 세포'와 '수지상 세포'가 병원체를 잡아먹음으로써 파괴해 없앤다. 병원체를 잡아먹은 '수지상 세포'는 병원체를 분해하고, 그 일부를 침입한 적의 정보로서 면역 시스템의 사령탑인 'T 세포'에게 넘긴다. 정보를 받은 T 세포는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단백질을 사용해 B 세포와 대식 세포 같은 공격하는 세포를 활성화한다. 'B 세포'는 침입한 병원체에 맞춘 '항체'라는 무기를 대량으로 합성해 방출함으로써, 혈관을 확장에 공격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거나 면역 세포를 집합시킨다. 혈관 확장 등에 의해 감염된 곳이 붉어지거나 부풀거나 열을 내거나 한다. 이것이 '염증 반응(Inflammatory Reaction)'이다.

백혈구 종류
대식 세포(Macrophage) -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
림프구(Lymphocyte) T세포(T Cell)
B세포(B Cell)
NK세포(Natural Killer Cell)
과립구(Granulocyte) 호중구(Neutrophil)
호산구(Eosinophil)
호염기구(Basophilis)
  1. 대식 세포(Macrophage): '대식 세포(Macrophage)'는 직접 병원체를 잡아먹어 없앨 수 있다.
  2.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는 적이 될 병원체의 정보를 다른 세포에게 전달하는 파수꾼 같은 역할을 한다.
  3. T 세포(T Cell): 'T 세포'는 다른 면역 세포에게 지령을 내린다.
  4. B 세포(B Cell): 'B 세포'는 '항체(Antibody)'라는 원격 무기를 사용해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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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면역 폭주(Immune Overdrive)

2-1. 면역이 과잉 반응하는 '면역 폭주'

 병원체 등의 이물질을 없애고 나면, 원래 염증 반응은 신속하게 진정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면역 세포가 폭주하면 '과잉 염증 반응'이 일어나 자기 자신이 손상되는 사태가 일어난다. 과잉 반응하는 '면역 폭주(Immune Overdrive)'이다.

 그 하나가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다. '코로나19(COVID-19)'의 중증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다. '사이토카인(Cytokine)'이란 면역 세포끼리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방출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것만 해도 수백 종류에 이른다. 사이토카인은 종류마다 각각 전달하는 전달하는 정보가 다르며,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거나 기능을 억제하거나 성숙시킨다. 그 기능에 따라 '인터루킨(IL: Interleukin)', '인터페론(IFN: Interferon)', '종양 괴사 인자(TNF: Tumor Necrosis Factor)' 등으로 분류된다. '사이토카인'의 종류는 아래에 표에 적힌 것들 등이 있다. 그들 가운데 IL-6이나 TNF-α 등 염증과 관계있는 것을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고 한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활성화된 '대식 세포(Macrophage)' 등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방출된다. 그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받아들인 주위의 면역 세포들은 활성화되어 혈관이 확장되는 등 염증이 진행된다. 염증이 진행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더 만들어져 방출된다. 이 반응이 억제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 악순환이 되어 대량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혈액 속에 방출된다. 이것이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라는 상태이다.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에서는 대량을 과잉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해 감염되지 않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코로나19'의 일부 환자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해 폐의 상피 세포 등에 강한 염증이 생기거나 혈전이 만들어져 호흡 기능 상실을 비롯한 심각한 증상을 초래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코로나19의 중증화에 일부 과여함이 알려지고 나서, 중등중환자나 중증 환자에게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하나이 IL-6를 억제하는 약을 사용하게 되었다.

사이토카인 분류 세부 분류
인터루킨(IL: Interleukin) 인터루킨-1(IL-1) IL-1α
IL-1β
인터루킨-2(IL-2) IL-2
인터루킨-3(IL-3) IL-3
인터루킨-4(IL-4) IL-4
인터루킨-5(IL-5) IL-5
인터루킨-6(IL-6) IL-6
인터루킨-7(IL-7) IL-7
인터루킨-8(IL-8) IL-8
인터루킨-9(IL-9) IL-9
인터루킨-10(IL-10) IL-10
인터루킨-11(IL-11) IL-11
인터루킨-12(IL-12) IL-12
인터루킨-13(IL-13) IL-13
인터루킨-14(IL-14) IL-14
인터루킨-15(IL-15) IL-15
인터루킨-16(IL-16) IL-16
인터루킨-17(IL-17) IL-17
인터루킨-18(IL-18) IL-18
인터루킨-20(IL-20) IL-20
인터루킨-21(IL-21) IL-21
인터루킨-22(IL-22) IL-22
인터루킨-23(IL-23) IL-23
인터루킨-24(IL-24) IL-24
인터루킨-25(IL-25) IL-25
인터루킨-26(IL-26) IL-26
인터루킨-27(IL-27) IL-27
인터루킨-31(IL-31) IL-31
인터루킨-33(IL-33) IL-33
인터루킨-35(IL-35) IL-35
인터페론(IFN: Interferon) 알파 인터페론(IFN-α: Interferon-Alpha) IFN-α1
IFN-α2
IFN-α4a
IFN-α4b
IFN-α5
IFN-α6
IFN-α7
IFN-α8
IFN-α10
IFN-α14
베타 인터페론(IFN-β: Interferon-Beta) IFN-β1a
IFN-β1b
감마 인터페론(IFN-γ: Interferon-Gamma) IFN-γ1
IFN-γ2
IFN-γ3
IFN-γ4
IFN-γ5
종양 괴사 인자(TNF: Tumor Necrosis Factor) TNF-알파(TNF-α) FNF-α1a
FNF-α1b
FNF-α2a
FNF-α2b
FNF-α3
'TNF-베타(TNF-β)' 또는 'Lymphotoxin(LT)' LT-α (Lymphotoxin-alpha)
LT-β (Lymphotoxin-beta)

2-2.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면역 폭주'

 '면역 폭주(Immune Overdrive)'는 '사이토카니 폭풍(Cytokine Storm)'처럼 면역이 과잉 반응 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는 폭주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 시스템은 자기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면역 세포는 자신과 이물질을 구분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면역 세포는 상대가 적인지 아군인지 어떻게 판단할까? 우리의 세포 대부분에는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HC: 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라는 자신만의 '라벨(Label)'이 붙어 있다. 이 라벨은 세부적인 구조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라벨을 확인하면 자기 세포인지 타인의 세포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면역 사령탑인 'T 세포'나 특정한 적을 공격하는 B 세포는 흉선이나 골수 등의 조직에서 성숙되는 과정에서 '선발 시험'을 치른다. 이때 자신의 라벨에 반응하는 것은 '시험에 불합격'이 되어 몸에서 제거되고, 올바로 적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만 선발된다. 나아가 자신에게 반응하는 T 세포나 B 세포가 이 시험을 용케 통과하더라도, 성숙한 뒤에 색출되어 '휴지 상태(불응 상태)'가 된다. 이런 선발 과정을 통해 자신의 라벨을 가진 세포가 공격받지 않는 메커니즘이 완성된다. 이것을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라고 한다. 이런 거듭된 선발을 거친 '면역 관용' 메커니즘에 의해,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지 않고 적에게만 공격하는 면역 시스템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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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가 면역 질환

 그러나 뭔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휴지되었던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종양에 의해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면역의 공격으로 근육의 힘이 약해지는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20% 정도는 흉선에 종양이 있다. 종양으로 인해 흉선에서 이루어져야 할 선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신을 공격하는 'T 세포'가 만들어져 자신의 근육에 있는 단백질을 공격하는 것이다.

 감염이 폭주의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용련균(A군 베타 용혈성 연쇄 구균)'에 감염되어 '류머티즘열'이나 '사구체 신염'을 일으키는 예이다. '류머티즘열(RF: Rheumatic Fever)'은 관절이나 심장에 염증이 일어나는 병이고, '사구체 신염(Glomerulitis)'은 신장의 사구체라는 부위에 염증이 일어나는 병이다. '용련균'이 가진 항원 단백질의 정보가 자신의 심근이나 사구체에 있는 단백질의 정보와 비슷해서 일어난다. '용련균'의 정보를 받아들인 면역 세포가 심근이나 사구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어린이가 용련균에 감염되면 때때로 항생 물질 등의 항균제로 확고하게 완전히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는데, 이것은 이런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면역 세포가 자신을 공격해 일어나는 질환을 통틀어 '자가 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이라고 한다. 장에서 일어나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갑상샘에서 일어나는 '바제도병', 그리고 '전신성 에리테마토데스', '관절 류머티즘', '중증 근무력증', '류머티즘열(Rheumatic Fever)' 등이 있으며, 면역의 공격 대상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다.

자가 면역 질환 항원(Antigen)
전신성 에리테마토데스 DNA
하시모토병 갑상샘 퍼옥시다아제(Peroxidase)
바제도병 감상샘 자극 호르몬 수용체
중증 근무력증 아세틸콜린 수용체
길랭-바레 증후군 테타늄 독소(Tetanus Toxic)
다발성 경화증 말이집 염기성 단백질
1형 당뇨병 췌장 베타 세포
관절 류머티즘 활막(Synovial Membrane)
궤양성 대장염 -
크론병 -
쇼그렌 증후군 -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
류머티즘열 -
  1. 전신성 '에리테마토데스(Erythematodes)': 관절, 피부, 신장 등 온몸의 여러 장기에서 염증이 일어난다.
  2. 하시모토병(Hashimoto's Disease): T 세포의 이상으로 갑상샘 기능이 저하해 온몸의 권태감이나 부종, 몸무게 증가가 일어난다.
  3. 바제도병(Basedow Disease): 자기 항체의 영향으로 갑상샘 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져 '두근거림', '땀 과다', '몸무게 감소' 등이 일어난다.
  4.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맟로 신경에 접하는 근육이 공격받는다. 뇌에서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가 전달되기 어려워져 근력이 저하된다.
  5.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말초 신경이 공격을 받아 신경의 기능이 상실된다. 증상으로는 '손발 저림'이나 '힘 빠짐(탈력)' 등이 있다.
  6.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중추 신경이 공격을 받아 신경이 담당하는 기능이 사라진다. 증상으로는 '손발 저림', '시력 저하' 등이 있다.
  7. 1형 당뇨병: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가 공격받아 혈당치가 높아진다.
  8. 관절 류머티즘(Articular Rheumatism): '활막'에서 염증이 일어난다. 증상으로는 '관절의 팽창'과 '통증' 등이 있다.
  9.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대장의 점막이 공격받는다.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발열' 등이 있다.

3-1. 자가 면역 질환'은 유전성 요인도 있지만 환경적 요인도 있다.

 일란성 쌍둥이에서는 '자가 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의 증상이 수십~50% 일치한다. 그 점에서 유전성 요인도 확실히 있지만, 환경요인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받은 스트레스에 의해 '자가 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또 식생활도 중요하다. 장내 세균이 면역에 관여한자는 의견은 최근 뜨거운 화제 중 하나이다. 장내 세균이 뇌의 면역 이상에 관여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대부분의 '자가 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은 단순하게 하나의 요인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드물며, 유전을 포함해 다양한 요인이 관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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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면역 폭주가 원인이 되는 '뇌 질환'

 지금까지 상관없다고 생각되던 질환에도 '면역 시스템(Immune System)'이 관여하는 것이 아닌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뇌의 면역을 통해 지금까지 치료가 어려웠던 뇌 질환의 메커니즘 규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뇌 질환' 중에서도 '면역 시스템(Immune System)' 폭주가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질환들에 대해 살펴보자.

  1. 기면증(Narcolepsy): 수면 장애인 '기면증(Narcolepsy)'은 한낮에 참기 어려운 잠이 엄습해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던 중처럼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에 갑자기 잠이 들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기면증 가운데 적어도 1형은 면역에 의해 뇌의 '시상 하부(Hypothalamus)'에 있는 '신경 세포(Neuron)'가 손상되어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 '오렉신(Orexin)'을 만드는 신경 세포가 공격을 받아 수면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 공격의 계기는 역시 감염증이 의심된다.
  2.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우울증(Depressive Disorder)'과 '면역(Immune)'의 관계도 연구되고 있다. 우울증에는 뇌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나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등의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이 감소해 균형이 무너짐으로써, 신경의 정보 전달이 교란되어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들어 그 교란에 염증, 즉 면역 세포의 폭주가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 염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 뇌에 상주하는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라는 면역 세포이다.

4-1. '브레인 포그'도 면역 이상이 요인일까?

 '코로나19(COVID-19)'의 후유증 가운데 '브레인 포그(Brain Fog)'에 자신을 공격하는 '항체(Antibody)'가 관여한다는 설이 주목받고 있다. '브레인 포그(Brain Fog)'란 머리에 '안개(Fog)'가 낀 것처럼 뇌의 작용에 둔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집중력이 없어지거나, 글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기억이나 생각을 떠올리지 못하고, 격렬한 피로를 느낀다. 업무와 학교로의 사회 복귀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예도 많으며, 치료법의 확립이 필요한 후유증의 하나이다.

 어떤 대학의 교수는 코로나19의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계속되어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교수가 어깨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에서 '스테로이드제(Steroid)' 주사를 맞았더니 며칠 뒤 '브레인 포그'가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한다. 그 뒤로도 몇 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을 때마다 '브레인 포그'가 개선되었다고 한다. '스테로이드제'는 염증 등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약이다. 스테로이드로 개선된다면 '브레인 포그'는 염증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런 사례가 그 밖에도 많아, 면역 반응의 관여를 조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브레인 포그(Brain Fog)'의 증상이 '근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 증후군(ME/CFS)'과 비슷한 것도 면역 이상을 의심하는 이유이다. ME/CFS란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질환이다. '근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 증후군(ME/CFS)'는 '자가 면역 질환'이라는 설이 주류이며, 환자에게서 뇌의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을 공격하는 물질, 즉 '자기 항체(Autoantibody)'가 검출된다고 한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Brain Fog)' 환자에서도 똑같은 '자기 항체(Autoantibody)'가 검출된다. 단, 현재로서는 브레인 포그의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에서 '자기 항체'가 검출되는 것은 아니다. 또 감염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Brain Fog)'는 '자가 면역 질환'이 아니라 감염 자체로 일어난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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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희소 돌기 아교 세포

5-1. '희소 돌기 아교 세포'는 뇌의 독자적인 면역 세포

 뇌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혈관에는 '혈액 뇌 관문(Blood Brain Barrier)'이라는 관문이 갖춰져 있다. 그래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면역 세포도 보통은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바이러스가 '혈액 뇌 관문(Blood Brain Barrier)'을 재빨리 빠져나가 침입하는 경우가 있다. 뇌도 감염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혈액 뇌 관문(Blood Brain Barrier)'에 있는 특수한 '게이트(Gate)'를 통해 'T 세포(T Cell)', 'B 세포(B Cell)', '대식 세포(Macrophage)' 등 면역 세포도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뇌에는 그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면역 세포가 존재한다. 그것이 뇌에 상주하는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이다.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는 대식 세포의 일종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뇌에 존재하고 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뇌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에는 거의 모두 관여한다고 생각되며, 이른바 뇌 면역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주위의 '신경 네트워크(Neural Network)'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신경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도 담당하는 것 같다.

 우울증의 경우, 어떤 원인으로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로부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방출된다고 생각된다. 그에 따라 '신경 세포(Neuron)로부터 방출되는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이 교란되는 것 같다. '면역 세포(Immunocyte)'에 의한 염증 반응의 결과, 우울증 증상이 일어난다는 설이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다수에서 뇌에 약한 염증이 일어났음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모든 우울증이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여러 가지 요인이 '신경 전달 물질'의 교란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5-2. '희소 돌기 아교 세포'가 뇌 질환의 열쇠가 될까?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나 '수막(Meninges)' 사이 같은 뇌와 외부의 경계 부분에 존재하는 '뇌 경계 대식 세포'를 비롯한 뇌의 독자적인 면역 세포의 역할이 최근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그에 따라 여러 가지 뇌 질환과 면역의 관계가 밝혀져 왔다. 주목받는 것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과의 관계이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β)'라는 단백질이 축적되고, 그 뒤 신경이 변성해 기능이 사라짐으로써 일어난다. 생쥐 등의 실험에서는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가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 밝혀졌다. 한편, '희소 돌기 아교 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변성(Neurodegeneration)', '신경의 감소'에 관여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즉, '희소 돌기 아교 세포'는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좋은 작용뿐만 아니라, '신경 변성'을 일으키는 나쁜 작용에도 관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희소 돌기 아교 세포'의 작용을 전환하는 스위치 같은 메커니즘이 발견되면, 그것을 제어함으로써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에 관해서도 생쥐 등에서 과잉 활성화된 '희소 돌기 아교 세포(Oligodendrocyte)'에 의한 염증이 뇌의 '신경 변성(Neurodegeneration)'에 관여한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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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경이 면역 폭주를 제어한다.

 '면역(Immune)'이 폭주해 뇌의 '신경(Nerve)'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신경'이 '면역 시스템'의 폭주를 제어하기도 한다. 2021년에 이스라엘의 연구팀은 뇌에 '면역 기억(Immunological Memory)'이 존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생쥐의 뇌에서 '섬엽(Insular Lobe)'이라는 특정 부위의 신경 작용을 제어함으로써, 장 속의 염증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것은 '면역 응답(Immune Response)'에 관한 정보가 뇌기 보존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뇌가 '면역 시스템(Immune System)'을 제어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Irritable Bowel Syndrome)'처럼 스트레스로 인해 염증이 심해진다고 생각되는 병의 메커니즘도 밝혀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말초 신경계(Peripheral Nerve System)'에서는 이미 '교감 신경(Sympathetic Nerve)'에서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통해 'T 세포(T Cell)'가 활성화되는 예가 밝혀졌다. 이것을 억제함으로써 염증성 질환을 억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7. 새로운 치료의 개발

 지금까지 소개한 것처럼 새로운 메커니즘의 규명은 새로운 치료약 개발의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우울증 치료에는 감소한 '신경 전달 물질(Neurotransmitter)'을 조정하는 약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면역을 제어함으로써 '신경 전달 물질'이 감소하는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면, 더 근본부터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뇌(Brain)'는 '신경 과학(Neurology)', '면역 시스템(Immune System)'은 '면역학(Immunology)', 이렇게 별개 분야라고 생각하지 않고, 복잡하게 서로 관련된 둘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없었던 방법으로 '뇌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