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PRISER - Tistory 2023. 12. 9. 14:50

0. 목차

  1. '웜홀'이란?
  2. '웜홀'을 시간 여행에도 응용할 수 있다.
  3. '웜홀'을 지나가려면?
  4. 양자론에서 주목받는 웜홀
  5. 블랙홀 정보 역설
  6. '양자론'과 '상대성 이론'을 융합하는 돌파구가 될까?

1. '웜홀'이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과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은 1935년에 '일반 상대성 이론의 입자 문제(The Particle Problem in the General Theory of Relativity)'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것이 현재 '웜홀(Wormhole)'로 알려진 것이 등장한 최초의 논문이다. 이 논문은 '블랙홀(Blackhole)' 안에 존재하는 '특이점(Singularity)'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이점(Singularity)'이란 우주의 모든 질량이 무한 밀도로 압축되어 있는 가설상의 지점을 말한다. '블랙홀(Blackhole)'이란 그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한 번 삼킨 것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천체이다. '아인슈타인' 등은 블랙홀에 삼켜진 것은 내부에 있는 터널 같은 구조를 통해 '화이트홀(Whitehole)'이라는 천체로 보내진다는 모델을 생각했다. '화이트홀'은 '블랙홀'과 '쌍(Pair)'이 되는 천체로, 블랙홀에 삼켜진 것이 화이트홀에서 방출된다. 그리고 이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잇는 구조가 '웜홀(Wormhole)'이다.

 논문이 작성된 당시에는 '블랙홀'이나 '웜홀'이라는 말은 없었고, '아인슈타인-로젠 다리(Einstein-Rosen bridge)'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블랙홀과 웜홀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존 휠러(John Wheeler, 1911~2008)'이다. 이런 용어들은 아인슈타인이 죽고 나서 1950년대 후반 이후에 생겼다. '웜홀(Wormhole)'은 직역하면 '벌레 먹은 구멍'이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처럼 떨어져 있는 두 지점을 잇는 터널 같은 존재이다. 그것이 벌레가 과일 등을 먹으면서 나아가 뚫은 구멍과 비슷하기 때문에 '웜홀'이라고 명명되었다. 터널 같은 구조라고 해도 웜홀은 보통의 터널과는 전혀 다르다. 웜홀은 서로 떨어진 두 지점을 바로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직선거리 따위는 전혀 관계없다. 만약 서울과 부산 사이에 웜홀이 개통되면, 서울에 있는 웜홀의 입구로 들어간 순가에 바로 부산에 있는 웜홀의 출구로 나오게 된다. SF에서 이야기하는 '워프(Warp)'이다.

1-1. 웜홀은 SF에서 이미 친숙한 이동 수단

 웜홀을 워프 항법에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SF 소설 '콘택트(Contact)'가 계기였다. 이 소설을 쓴 사람은 천문학자이자 SF 작가이기도 했던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이다. 소설은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영화는 1997년에 공개되었다. 소설을 집필 중이던 '칼 세이건(Carl Sagan)'은 주인공이 지구에서 26광년 떨어진 별 가까이로 갈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인 이론 물리학자 '킵 손(Kip S. Thorne, 1940~)'과 상의했다. 그러자 '킵 손'은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을 이동하는 방법으로 웜홀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것을 계기로 '킵 손'은 통과 가능한 웜홀을 통해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제시한 논문을 1988년에 발표했다. 참고로 '킵 손'은 웜홀의 명명자인 '존 휠러(John Wheeler)'의 제자이다. 웜홀을 사용한 이동 방법은 '콘택트(Contact)'에서 채용되었다.

 '웜홀'을 사용한 이동은 2014년에 공개된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도 등장한다. 이 영화에도 '킵 손'이 과학적인 조언을 했다. 이렇게 해서 웜홀은 SF 영화에서도 친숙한 이동 방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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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웜홀'을 시간 여행에도 응용할 수 있다.

 웜홀이 SF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워프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웜홀은 시간 여행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도 있다. 웜홀을 사용한 시간 여행법을 고안한 사람은 역시 '킵 손'이다. '킵 손'이 고안안 방법은 다음과 같다.

 10년 전 과거의 세계로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웜홀을 만들고 그 출입구 A와 B를 지구 가까이에 설치한다. 다음에 어떤 방법으로 출입구 B만 광속 가까운 속도로 먼 곳으로 이동시켰다가 방향을 돌려 지구 옆으로 돌아온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왕복 운동을 하면 정지한 경우에 비해 시간이 느려진다. 그래서 지구 옆으로 돌아온 출입구 B의 시각은 출입구 A 및 지구의 시각보다 느려진다. 여기에서는 10년 어긋나는 것으로 하자.

 '웜홀(Wormhole)'은 '어디로든 문' 같은 것이므로, 두 출입구 A와 B는 웜홀을 통해 문의 앞면과 뒷면처럼 바짝 붙어 있다. 그래서 출입구 B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왕복운동하는 동안에도 사실 A 입장에서 보면 B는 정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의 지연이 생기지 않는다. 즉, B의 '뒤'에 붙어 있는 A는 B와 같은 시각(10년 전)이 되는 것이다. 이제 지구에서 우주선을 타고 출발해 출입구 B를 통해 웜홀로 들어간다. 그러면 출입구 B를 통해 '뒤'에 있는 출입구 A는 10년 전이므로 웜홀을 통과한 우주선은 10년 전의 출입구 A를 통해 나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우주선은 10년 전 과거의 지구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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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웜홀'을 지나가려면?

3-1. 주위의 물체를 밀어네는 Exotic Matter

 웜홀을 사용한 '워프(Warp)'이든 '시간 여행'이든, 웜홀 안을 지나가지 않으면 멀리 떨어진 곳이나 과거로 갈 수 없다. 하지만 웜홀은 만약 생긴다고 해도 당장 찌부러져 지나갈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킵 손'은 '웜홀'이 찌부러지지 않게 유지하기 위해 '음의 에너지(Negative Energy)'를 가진 물질이 필요하다고 논문에 썼다. 보통의 물질은 존재하기만 해도 중력, 즉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발생한다. 이른바 만유인력이다. 한편, '음의 에너지'를 지닌 물질은 반대로 주위의 물질을 밀어내는 힘을 발생시킨다. 말하자면 '만유 척력'이라고 할 수 있는 힘이다. 이런 음의 에너지를 지닌 물질을 '이그조틱 물질(Exotic Matter)'이라고 한다.

 '음의 에너지(Negative Energy)'가 자연계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시 세계에서는 양과 음의 에너지가 '쌍(Pair)'이 되어 순간적으로 생겼다가 다음 순간에 바로 소멸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미시 세계로부터 음의 에너지만 꺼내 사용하는 방법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3-2. 웜홀을 지나가려면 초현실적인 기술이 필요

 일본 오사카 공업대학교의 '신카이 하사아키' 교수는 웜홀의 통과 가능성을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웜홀 안을 우주선 등을 타고 통과할 수 있었다. 단, 음의 에너지를 우주선에서 주위를 향해 내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웜홀이 당장 찌부러져 버린다.

 웜홀을 사용한 '워프(Warp)'와 '시간 여행(Time Travel)'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려면 초현실적인 가정을 엄청나게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웜홀을 어떻게든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목적한 곳에 출입구를 설치해야 한다.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웜홀의 출입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또 웜홀 안을 통과하기 위한 우주선도 필요하고, 빠져나가기 위한 '음의 에너지'도 필요하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만큼 실제로 웜홀을 사용해 뭔가를 하려면 초현실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라도 실현될 만한 것이 있느냐 하면 안타깝게도 하나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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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양자론에서 주목받는 웜홀

 웜홀은 낭만적인 존재이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실재한다고 확신할 수도 없고,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법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웜홀이 최근 '양자론(Quantum Theory)'에서 주목받고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는 2022년 12월 1일 호에 '양자 프로세서에서 통과 가능한 웜홀 역학(Traversable wormhole dynamics on a quantum processor)'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를 사용해 웜홀과 '양자 얽힘(Quantum Mechanics)'의 관련성을 조사했다는 내용이었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양자 얽힘(Quantum Mechanics)'이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순식간에 정보가 전달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양자론(Quantum Theory)'과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은 양립할 수 없음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미시 세계(양자론이 적용되는 세계)'에서 소립자 사이에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계산하고자 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둘을 융합한 이론인 '양자 중력 이론'을 만드는 일은 물리학자들의 오래된 과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로운 시점에서 웜홀을 다시 파악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양자 얽힘'과 '웜홀'을 결부시키는 연구도 그중 하나이다. '블랙홀의 정보 손실 문제'를 해결하는 시나리오로서, 또 '양자론(Quantum Theory)'과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을 통합하는 이론을 세우기 위해 '웜홀(Wormhole)'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4-1. 양자 얽힘을 통해 노벨상을 수상

 '양자 얽힘(Quantum Mechanics)'이라는 현상을 최초로 지적한 사람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다. '아인슈타인'은 웜홀을 함께 연구한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에 덧붙여 '보리스 포돌스키(Boris Yakovlevich Podolsky, 1896~1966)'까지 포함시킨 3명의 이름으로 '양자 얽힘(Quantum Mechanics)'에 관한 논문을 1935년에 발표했다. 제목은 '양자 역학에서의 물리적 실재에 대한 기술은 완전하다고 할 수 있는가?(Can quantum mechanical description of physical reality be considered complete?)'이다.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이 틀렸음을 지적하기 위해 이 논문을 발표했다. '양자 얽힘'이라는 상대성 이론과는 양립할 수 없는 기묘한 현상을 예언하는 양자론이 틀렸다고 주장한 것이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자연계의 최고 속도는 초속 약 30만 km인 '광속(Speed of Light)'이다. 어떤 물체와 정보도 빛보다 빨리 이동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양자 얽힘'에서는 그 법칙을 깨고 초광속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것처럼 보인다. '양자 얽힘'을 빛의 소립자인 '광자(Photon)'를 사용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광자의 편광 상태는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의 두 방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이 불가사의한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한다. 단 관측하는 순간 '중첩'이 아니게 되고, 편광 방향은 수평 방향과 수직 방향 중 어느 한 방향으로 정해진다.

 특수한 장치를 사용하면 '편광 방향이 중첩 상태이면서 서로 방향이 90˚ 달라지는 관계성을 가진 '광자 쌍'을 만들 수 있다. 그 관계성을 유지한 채 광자 상을 멀리 떼어놓는다. 멀리 떼어 놓은 뒤 한쪽 광자의 편광 방향을 측정했더니 가로 방향이었다고 하자. 그러면 둘이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측정한 순간에 다른 한쪽 광자의 편광 방향이 세로 방향으로 확정된다. 이러한 광자 쌍의 불가사의한 관계성이 '양자 얽힘'이다.

 아인슈타인 등은 '양자론을 믿으면 몇 억 광년 떨어져 있어도 어느 광자의 측정 경과가 다른 한쪽 광자에게 순간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상대성 이론을 위반하는 그런 기묘한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즉, 양자론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나중에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양자 얽힘 관계에 있는 두 광자 사이에서는 그 영향이 동시에 전달된다. 즉,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틀렸고, 양자론의 생각은 옳았다. 양자 얽힘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자들은 그 업적으로 20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4-2. '양자 얽힘'과 '웜홀'은 같은 것인가?

 그러면 '양자 얽힘'과 '웜홀'은 어떤 관계일까? '양자 얽힘'은 '양자론'이라는 이론에서 유도된 현상이고, '웜홀'은 '상대성 이론'이라는 이론에서 유도된 현상이다. 하지만 이 둘에는 멀리 떨어진 두 입자와 공간을 잇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0년대에 들어 '양자 얽힘이 웜홀에 의해 이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는 연구자들이 나타났다. 이것은 '양자 얽힘'과 '웜홀'은 같은 현상을 다른 형태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런 의견을 제시한 대표적인 연구자가 아르헨티나의 이론 물리학자 '후안 마틴 말다세나(Juan Martin Maldacena, 1968~)'이다. '후안 마틴 말다세나'는 '양자 얽힘'과 '웜홀'의 '같음'을 'ER-EPR'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이 공동 연구자들과 1935년 발표한 두 논문에서 나왔다.

 첫 번째 논문은 처음에 소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과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의 1935년 논문 '일반 상대성 이론의 입자 문제(The Particle Problem in the 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이다. 이 논문에서는 '웜홀'을 '아인슈타인-로젠 다리(Einstein-Rosen bridge)'라고 표현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네이선 로젠'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ER 다리'라고 줄이기도 한다.

 두 번째 논문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네이선 로젠(Nathan Rosen, 1909~1995)', '보리스 포돌스키(Boris Yakovlevich Podolsky, 1896~1966)'의 '양자 역학에서의 물리적 실재에 대한 기술은 완전하다고 할 수 있는가?(Can quantum mechanical description of physical reality be considered complete?)' 논문이다. '양자 얽힘'은 논문의 공저자인 3명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EPR 역설'이라고도 부른다.

 '후안 마틴 말다세나(Juan Martin Maldacena)'가 같다고 주장하는 '웜홀(ER 다리)'과 '양자 얽힘(EPR 역설)'은 아인슈타인이 같은 해에 발표한 두 논문에서 나왔다. 양자 얽힘은 틀렸다고 주장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이 두 현상이 같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분명 깜짝 놀랄 것이다.

4-3. 얽힌 입자는 웜홀로 이어져 있다.

 '양자 얽힘'과 '웜홀'이 같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설에 따르면, '양자 얽힘' 상태인 두 입자가 있을 때는 각각의 입자가 있는 곳을 출입구로 하는 웜홀이 된다고 한다.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입자는 실은 웜홀에 의해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설을 사용하면, 양자 얽힘에 의해 정보가 초광속으로 전달되는 수수께끼를 일정하게 해석할 수 있다. '웜홀'이라는 가까운 길을 통해 멀리 떨어진 입자에 정보가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네이처(Nature)' 2022년 12월 1월 호에 발표된 '양자 프로세서에서 통과 가능한 웜홀 역학(Traversable wormhole dynamics on a quantum processor)' 논문에서는 양자 컴퓨터를 사용해 웜홀에 상당하는 상태를 만들고 웜홀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검증했다. 그 결과, 이론적으로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논문은 정보가 웜홀을 통과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였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의 계산 규모는 작고, 양자 얽힘과 웜홀이 등가인 것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검증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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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블랙홀 정보 역설

 '블랙홀 정보 역설(Black Hole Information Paradox)'은 '절대로 파괴될 수 없는 정보라는 것이 블랙홀 내부에서는 파괴될 수도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최근 들어 이 문제와 관련해 웜홀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물질이 블랙홀에 삼켜져 버리면, 그 물질이 블랙홀 안에서 어떻게 될지 밖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블랙홀 안으로부터는 빛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간이 지나면 '블랙홀'은 '증발'해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된다. 블랙홀이 소멸하면 삼켜진 물질의 '정보'도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정보(Information)'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의 배열 방식과 속도 등을 말한다. 하지만 '양자론'에 따르면, 물질이 가진 정보는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 이 모순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블랙홀 정보 역설(Black Hole Information Paradox)'은 물리학의 중대한 미해결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2019년에 '아흐메드 알름헤이리(Ahmed Almheiri)' 등은 웜홀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블랙홀을 잇는 웜홀을 통해 정보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정보의 상실을 피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 이론은 중력 이론과 소립자 이론이 비슷한 측면을 이용하는 '홀로그래피 원리(Holographic Principle)'의 연장 위에 있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도 많아, 실제로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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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양자론'과 '상대성 이론'을 융합하는 돌파구가 될까?

 지금까지 말했듯이, 최근 들어 '웜홀'은 '워프'와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으로서가 아니라, '양자 얽힘(Quantum Mechanics)'을 설명하고 '블랙홀 정보 역설(Black Hole Information Paradox)'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학에서는 좀처럼 해결할 수 없던 문제가 의외의 곳에서 돌파구가 발견되어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웜홀을 사용해 '양자 얽힘'과 '블랙홀 정보 역설' 등에 대한 연구를 진전시킬 실마리를 찾은 것이 아닐까? 단, 이런 방향에서의 접근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연구를 더 해봐야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양자론'과 '상대성 이론'을 어떻게 융합시킬 수 있을지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